2018
1-2월(합본호)

부정적인 평가는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스콧 베리나토(Scott Berinato)

DEFEND YOUR RESEARCH

부정적인 평가는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하버드경영대학원 박사과정 폴 그린Paul Green은 동료연구원 2명과 투명한 동료평가 제도peer-review process를 운영하는 한 회사의 현장 자료를 연구했다.

 

이 회사는 직원 300명에게 어느 정도 스스로 직무를 규정하고, 함께 일할 사람을 선택할 재량권을 줬다.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동료에게 비판적 평가를 받은 직원은 자신을 좀 더 긍정적으로 평가해 줄 사람과 일할 수 있도록 역할을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렇게 결론내렸다.

 

부정적인 평가는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폴 그린의 주장을 들어보자.

 

그린:이 회사 사람들은 부정적 평가를 받으면, 그런 평가를 한 동료를 떠나 다른 사람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려고 했습니다. 부정적인 평가를 많이 받을수록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려는 경향이 더 강했고요.

 

저는 동료연구원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 브래들리 스타츠Bradley Staats와 이 연구 결과를 다시 실험해 봤습니다. 피험자들이 쓴 에세이를 표면상 동료가 평가해서 피드백을 주는 것처럼 했죠.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사람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사람보다, 그 다음 과제에서 새로운 동료를 찾으려는 경향이 훨씬 강했습니다.

 

HBR:그 회사에서 나타난 현상을 투명한 동료평가 제도와 실제로 연결지을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같이 일을 안 해도 되는 재량권이 있는 경우,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사람은 보통 그 관계를 벗어나려고 합니다. 같이 일을 해야만 한다면, 부정적인 피드백을 상쇄하기 위해 조직 안에서 관계를 맺을 다른 사람을 찾아나섭니다. 그들은 다른 부서나 다른 사무실 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내려고 하는데, 이런 현상을칭찬 쇼핑shopping for confirmation이라고 합니다.

 

쇼핑이라면 재미있겠는데요.이런 상황에서 칭찬 쇼핑은 심리적으로 필요한 것 같습니다. 부정적인 피드백은 도움을 주려는 건데도 위협으로 인식되죠. 칭찬 쇼핑은, 자기를 긍정하려면 그런 시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회적 관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 사회적 관계가 없으면 찾아나서게 됩니다.

 

부정적인 피드백은 효과가 없다는 말인가요?부정적인 피드백은 자기 긍정에 필요한 자양분을 주지 못합니다. 아이러니의 극치라고 할 수 있죠. 성과 평가와 피드백은 대개, 우리가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내가 모르는 나를 비추는 빛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기반합니다. 잔인할 정도로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알아야 하는 거죠. 생각처럼 자신은 그렇게 훌륭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 게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고 보는 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빛을 비추지 않을 사람을 찾아나서게 만드는 거죠. 의도했던 효과가 전혀 없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늘 긍정적이기만 한 피드백은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은데요.피드백이 어떤 식으로 행동하게끔 동기를 부여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피드백이 어느 정도 그런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지 않는 친구를 찾는 일처럼 다른 효과도 불러온다는 점을 말하고 있을 뿐입니다. 사람들은 다양한 동기로 일합니다. 자기 약점을 발견했을 때 개선하려 들지 않는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이 소중한 존재이고, 대체로 회사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는 점도 알아야 하죠. 직원들에게는나를 가치있는 존재로 느껴야 한다나를 개선해야 한다라는 두 가지 대립하는 동기 부여가 필요합니다. 지금의 피드백 구조는 이 둘을 잘 조화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 부정적인 피드백을 긍정적인 피드백 사이에 끼워넣어야 할까요?아뇨, 그건 좋은 방법이 아니에요. 피드백을 항목별로 나눠서이건 잘했습니다. 이건 형편없군요. 이건 잘했습니다. 이건 형편없군요하는 식으로 말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부정적인 피드백과 함께 그가 어떤 사람인지, 조직에서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인정해줘야 합니다. 늘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요. 사람들이 다만 자신이 가치있는 존재라고 느껴야 한다는 겁니다.

 

직원들의 고유한 장점과 가치를 폭넓게 인정해줘야 한다는 건가요?그렇습니다. 또다른 실험에서 우리는 피험자들에게 에세이 쓰기에서와 비슷한 부정적인 피드백을 줬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에 대해 10분 동안 쓰게 해서, 자기 확신을 얻을 수 있는 기회도 줬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칭찬 쇼핑이 거의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효과를 내는 성과 평가 제도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진정으로 폭넓은 자기 확신이 있다면 사람들은 피드백에서 자기계발 동기를 얻게 될 겁니다. 개인 관계의 맥락에서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가는 이야기죠. 저는 아내한테 부정적인 피드백을 꽤 자주 받습니다.

 

이해가 됩니다.하지만 한 번도 칭찬 쇼핑을 하거나이 관계를 끝내야 해라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아내의 피드백은 폭넓고, 긍정적이고, 서로 칭찬하는 관계의 맥락에서 이뤄지기 때문이죠.

 

기업 관리자들이 이 가설을 믿던가요? 믿어야 합니다. 전체 기업의 절반 이상이 동료평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대기업은 전부 다 채택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피드백을 받으면 사람들이 고무될 거라고 생각하는 게 너무 순진합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업무성과가 안 좋으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할 때, 생각보다 많은 일이 벌어집니다. 인간은 복잡하거든요. 내가 보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나 사이의 차이를 메우는 부정적인 피드백의 논리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칭찬 쇼핑은 인간의 내재된 욕망일까요? 의지로 멈출 수는 없을까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말씀드렸듯이 부정적인 피드백 자체가 심리적인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지난 20~30년 동안 이뤄진 연구에서, 이런 심리적인 위협이 행동뿐만 아니라 신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무기력증, 불안감,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거죠. 우리는 자기 위안을 삼기 위해 뭔가를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의식적인지 아닌지는 몰라요. 어쩌면 의식적인 부분과 무의식적인 부분이 조금씩 섞여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을 곁에 두고 싶어하는 것은 근본적이면서도 내면 깊이 자리한 욕망입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우리는 그런 사람을 찾으려고 다양한 방법을 쓰게 됩니다.

 

우리는 이번 자료에서, 현행 피드백 제도가 주변인들로 방호벽을 쳐서 비판을 듣지 않도록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바깥 소리가 들리지 않고 자기 목소리만 메아리치는 밀실 같은 거죠. 피드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뿐더러, 아예 작동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게 만듭니다.

 

이런 현상을 뉴스와 소셜미디어 세계에도 적용할 부분이 있을까요? 우리도 좋아하는 콘텐츠로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 같거든요. 연구의 맥락을 좀 벗어나지만, 국내 정치 무대도 매우 비슷하다고 봅니다. 사람들은 정치적 견해로 자기 정체성을 아주 강하게 드러내는 편이죠. 그들이 자기 신념을 부정하는 정보를 피해, 자신에게 좀더 친절하고 긍정적인 환경을 좇는다는 증거는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형태의 밀실도 결국 우리를 약하게 만듭니다. 항상 지지자들만 곁에 둔다면 자신의 약점, 개선할 필요가 있는 정치적 혹은 사회적 정체성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겁니다. 정치적, 사회적, 일적으로 성공하는 사람은 타인의 위협적인 견해도 기꺼이 듣고, 거기서 얻은 통찰을 올곧게 자신에게 적용하려고 노력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피드백의 메커니즘에 대해 더 연구할 계획이 있으신지요?물론입니다. 우리는 피드백의 메커니즘을 모두 이해해서 좀 더 나은 체제를 만들고 싶습니다. 모든 피드백이 위협으로 작용하지 않는 안정적인 환경과 관계를 구축하는 게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이런 환경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승진 경쟁, 나쁜 재무성과, 다운사이징 등이 사람들 사이에 벽을 세우죠. 우리는 사람들을 가르는 벽이 많지 않은 체제를 개발하려고 합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해결할 수 있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제 한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 인터뷰에서 당신의 성과는 수준 이하라고 말해야겠는데요. 이보다 잘하기를 바랐거든요.그렇다면 저기 다른 에디터와 이야기해야겠군요. 저분은 내가 꽤 잘했다고 생각할 것 같네요.

 

인터뷰어 스콧 베리나토

번역: 손남옥 / 에디팅: 조영주

 

  • 아티클 다운로드
    (PDF)
    5,000원

    담기바로구매

  • 2018년 1-2월호
    25,000원
    22,500원

    구매하기

  • 디지털서비스
    1년 150,000원

    디지털서비스란

    신청하기

전략 다른 아티클

무료 열람 가능 아티클 수 0/1 회원가입 | 서비스상품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