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월호

효율성의 비싼 대가
로저L.마틴(Roger L. Martin)

Spotlight

효율성의 비싼 대가

낭비 제거는 경영과학의 성배(聖杯). 하지만 지나치게 강조하면 많은 문제가 생긴다. 기업은 탄력성에도 그만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Idea in Brief

문제점 

경영이 기업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과학처럼 보이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오로지 효율성만 추구하면 기업의 탄력성이 떨어진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효율성을 꾸준히 더 높인 기업은 수익의 더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시장 지배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때 산업은 하나의 지배적 사업 모델을 중심으로 통합된다. 이런 결과는 대재앙 수준의 실패를 불러올 커다란 위험과 높은 착취 가능성을 수반한다.

 

해결책

기업, 정부, 경영교육에서는 조직의 탄력성을 더 많이 강조해야 한다. 이는 기업의 규모를 제한하고, 국제 무역과 자본시장에 마찰을 더 많이 도입하고, 전략적 의사결정을 할 때 장기투자자들에게 더 많은 결정권을 주고, 학습 기회가 더 풍부한 일자리를 만들고, 효율성과 탄력성의 균형을 맞추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일을 포함한다.

 

 

 

 

1776년 발간한 역작국부론 >에서 애덤 스미스는, 노동자들이 각자의 책임 아래 완제품을 만들어낼 때보다 현명하게 분업할 때 기업이 훨씬 더 생산적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40년 뒤 데이비드 리카도는정치경제학과 과세의 원리에 대하여 >에서 비교우위론을 활용해 논쟁을 더 진전시켰다. 리카도는 포르투갈의 노동자가 와인을 만들고 영국의 노동자가 옷을 만드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며, 각 집단이 비교우위를 가진 분야에 집중하고 상대방과 무역거래를 할 때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새로운 기술의 도입이면서, 낭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프로세스 혁신인 산업혁명을 반영하고 이끈 통찰이었다. 업무를 조직하는 방식이 개인의 노력보다 생산성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전문화가 상업적 이익을 창조한다는 개념은 지금까지도 경영학 연구의 근간을 이룬다. 그런 점에서 스미스와 리카도는 프레드릭 윈슬로 테일러의 선구자였다. 테일러는 경영을 과학으로 취급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도입했고, 이렇게 시작된 움직임은 생산 과정의 모든 낭비를 제거하는 전사적 경영관리 시스템을 설계한 W. 에드워즈 데밍에 이르러 정점에 달했다.

 

스미스, 리카도, 테일러, 데밍은 모두 경영을 시간, 원자재, 자본의 낭비를 제거하는 객관적 기능을 가진 과학으로 바꿔 놓았다. 효율성이 순수한 미덕이라는 신념은 결코 쇠퇴하지 않았다. 그 신념은 세계무역기구처럼 더 효율적인 무역 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다자간 기구로 구현됐다. 무역, 해외 직접투자 자유화, 효율적 형태의 과세, 규제 완화, 민영화, 투명한 자본시장, 균형 예산, 낭비와 싸우는 정부를 통해 워싱턴 컨센서스[1]에 안착했다. 지구상의 모든 경영대학원 강의실에서도 이런 믿음을 독려하고 있다.

 

 

낭비 제거는 합리적 목표처럼 들린다.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관리자를 원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나는 지나치게 효율에 집중할 경우, 초효율적 기업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지경에 이르는 놀랄 만큼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려 한다. 이런 현상은 효율성이 향상되고, 고도의 전문성이 창출되고, 가장 효율적인 경쟁자들에게 계속해서 시장지배력을 부여해서, 효율성으로 얻는 보상이 점점 더 불평등해지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로 인해 몇몇 기업과 사람들에게 점점 많은 수익이 돌아가는 극도로 위험한 사업환경이 조성됐으며, 이는 결코 지속될 수 없는 결과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기업, 정부, 학계가 효율성보다 덜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비교우위의 원천에 더 강력히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탄력성이다. 탄력성에 집중할 경우 효율성에서 비롯한 단기 이익은 감소할지도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더 안정적이고 공정한 사업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나는 탄력성을 위한 안건에 포함돼야 할 사항을 기술하는 것으로 이 아티클을 끝맺고자 한다.

 

 

효율성에 끊임없이 집중하는 것이 왜 위험한지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경제적 활동으로 인한 보상이 어떻게 분배되는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가정을 탐색해야 한다.

 

 

 

결과는 실제로 무작위가 아니다

 

소득, 이익 등 경제적 결과를 예측할 때, 우리는 종종 개인 수준에서의 모든 보상이 무작위적이라고 가정한다. 우연에 좌우된다는 것이다. 물론 사실이 아니다. 보상은 우리의 선택을 포함해 수많은 요인으로 결정된다. 하지만 이 요인은 너무나 복잡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한 경제적 결과는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무작위성은 우리의 관찰 내용에 부합하는 단순화된 가정이다.

 

경제적 결과가 무작위적이라면 통계학에 따라 가우스 분포를 따르게 된다. 즉 그래프에 분포했을 때 대부분의 보상은 평균에 가깝게 나타나고, 양쪽 방향으로 갈수록 발생이 점점 줄어든다. 가우스 분포는 정규 분포라고도 하는데 키, 몸무게, 지능 같은 인간의 특성을 비롯해 우리 세계의 많은 것들이 이 패턴을 따르기 때문이다. 모양 때문에 벨 커브라고 불리기도 한다. 데이터가 추가될수록 전체 데이터는 더욱 정규적으로 분포하게 된다.

 

가우스 분포가 인간의 삶과 자연에서 매우 보편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영역에서 이를 기대하는 경향이 있다. 물리적 세계만이 아니라 더 확장된 세계에서도 결과가 정규분포를 따르거나 따라야 한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개인 소득과 산업 내 기업 실적이 대략 가우스 분포를 따를 거라 예상하고, 그에 따라 시스템을 구축하고 행동 방향을 결정한다. 정의된 바 한 산업에 대해 생각하는 고전적인 방식은, 소수의 승자와 (아마도 폐업하게 될) 패자가 있고 중간 지점에 군집을 이루는 수많은 경쟁자가 있다는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효율성이 가져오는 대부분의 이익은 다른 기업들도 이를 채택하면서 빠르게 사라지고, 실패한 기업은 새로운 기업이 대체한다. 이처럼 이상적인 경쟁 형태가 정확히 반독점정책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다. 우리는 어느 한 기업이 아주 크고 강력하게 성장해서 이 분포를 엉망으로 만들기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결과가 무작위 분포를 따르고 비교우위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면, 효율성에 대한 경쟁은 지속 가능하다.

 

하지만 경제적 결과에 대한 무작위성의 가정이 정당화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 사실 효율성의 이익은 일부 기업에 지속적인 우위를 만들어주고, 결과는 완전히 다른 유형의 분포를 따른다. 지난 세기 이탈리아 인구의 20%가 전체 토지의 80%를 차지한 현상을 관찰했던 이탈리아의 과학자, 빌프레도 파레토의 이름을 딴 파레토 분포다. 파레토 분포에서는 대부분이 낮은 쪽 끝에 몰려 있고, 높은 쪽 끝에서는 꼬리가 계속 확장된다. 의미 있는 평균이나 중간값은 없다. 분포가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가우스 분포에서와 달리 추가 데이터 포인트는 파레토 분포를 심지어 더 극단적으로 만든다.

 

이런 현상은 가우스 결과와 대조적으로 파레토 결과가 서로에게 독립적이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언급했듯이 가우스 분포를 따르는 특성인 키를 생각해 보라. 한 사람이 키가 작다는 사실이 다른 사람의 키가 큰 데 기여하지 않는 만큼, 각 성별 내에서 키는 정규분포를 이룬다. 이제 어떤 사람이 인스타그램에서 누구를 팔로할지 결정할 때 일어나는 일을 생각해 보라. 보통 그 사람은 다양한 사용자가 얼마나 많은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팔로어가 얼마 없는 사람은 고려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반대로 최근 11500만 명의 팔로어를 기록한 킴 카다시안처럼, 많은 팔로어를 보유한 유명인사는 곧장 매력적인 후보가 된다. 많은 팔로어라는 효과는 추가 팔로어라는 더 많은 효과를 가져오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인스타그램 팔로어는 파레토분포를 따른다. 극소수의 사람이 팔로어를 거의 차지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소수만 보유한다. 팔로어 수의 중간값은 150~200명으로, 킴 카다시안에 비하면 미미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부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 순간 세상에 존재하는 돈의 양은 한정적이다. 내가 가진 달러는 다른 사람이 가질 수 없다. 내가 1달러를 버는 일은 다른 사람이 1달러를 버는 일과 독립적이 아니다. 게다가 더 많은 달러를 가질수록 돈을 더 많이 벌기가 더 쉬워진다. 속담처럼 돈이 돈을 벌게 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듯이, 미국의 가장 부유한 1%는 전체 부의 약 40%를 소유한 반면 하위 90% 23%만 소유하고 있다. 가장 부유한 미국인은 가장 가난한 미국인보다 1000억 배 더 부유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가장 큰 미국 성인의 키는 가장 작은 미국 성인의 키의 세 배도 되지 않는다. 이는 파레토 분포에서 결과가 얼마나 더 넓게 퍼져 있는지 다시 한 번 보여준다.

 

 

부의 지역적 분포에서도 비슷한 양극화를 볼 수 있다. 부자들은 점점 더 좁은 지역에 모여 산다. 1975년 가장 부유한 미국인 5% 가운데 21%가 가장 부유한 10개 도시에 살았다. 2012년 그 비율은 29%로 늘어났다. 소득도 마찬가지다. 1966년 아이오와 주 시더래피즈 시의 1인당 평균소득은 뉴욕 시 1인당 평균소득과 같았다. 지금은 37% 뒤처져 있다. 1978년 디트로이트 시의 1인당 평균소득은 뉴욕 시와 대등했다. 현재는 38% 뒤처진다. 1980년 샌프란시스코 시의 1인당 평균소득은 미국 평균보다 50% 더 높았다. 현재는 88% 더 높다. 뉴욕 시의 경우 이 수치는 80% 172%.

 

사업 성과도 파레토 분포를 향해 이동하는 듯싶다. 기업 합병은 선진국에서 점점 더 흔한 일이 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산업에서 한 줌도 안 되는 기업에 수익이 쏠리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년 동안 미국의 산업 75%의 집중도가 심화됐다. 1978년 가장 수익성이 높았던 100대 기업은 모든 상장기업의 수익을 합한 금액의 48%를 벌었다. 하지만 2015년 이 비율은 믿기 어려운 수준인 84%가 됐다.(‘소수의 커지는 힘참조) 소위 신경제 성공 사례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네트워크 효과에서 비교우위를 얻는 플랫폼 사업의 역학은, 킴 카다시안과 인스타그램의 경우처럼 가우스 분포를 파레토 분포로 빠르게 바꿔 놓았다.

 

효율성의 추구가 이른바 모노컬처의 역할과 함께 이런 역학에 어떻게 들어맞는지, 그리고 일부 기업이 권력과 이기심 때문에 어떻게 시스템을 악용하고 좀먹는 결과를 가져오는지 살펴보자.

 

 

 

통합하라는 압력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의 빌 맥켈비를 비롯한 복잡성 학자들은, 성과를 파레토 분포 쪽으로 향하도록 체계적으로 밀어내는 몇 가지 요인을 찾아냈다. 그중에는 우리가 의문을 갖는 이 시스템에 가해지는 압력과 참가자들 사이의 연결 용이성이 있다. 복잡성 이론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예시인 모래산을 생각해 보라. 우리는 모래산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하나씩 수천 개의 모래알을 추가할 수 있다. 각각의 모래알은 실제로 거의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가된 하나의 모래알이 전체 모래더미를 무너뜨릴 수 있는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갑자기 하나의 모래알이 엄청난 효과를 낸다. 하지만 만약 무중력 환경이라면 모래산은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모래산은 오로지 중력이 마지막 모래알을 잡아당기고 다른 모래알들이 무너지도록 충격을 줄 때만 넘어진다.

 

사업 성과에서 중력에 해당하는 것은 효율성이다. 미국 폐기물 관리 산업을 생각해 보라. 한때 미국 전역에는 수천 개의 소형폐기물 관리회사, 즉 쓰레기 수거회사가 있었다. 각 회사는 한 대에서 여러 대의 트럭을 보유하고, 특정한 경로에 있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들 수천 개 기업의 수익성은 대체로 정규분포를 따르고 있었다. 대부분의 기업이 중간값에 몰려 있었지만 매우 효율적이고 규모가 큰 일부 기업의 수익은 더 높았고, 취약한 기업의 수익은 더 낮았다.

 

그때 폐기물 관리회사 WM의 창시자 웨인 후이젠가가 등장했다. 이 사업의 비용구조를 들여다본 후이젠가는 트럭 매입(트럭은 비쌌고 집중적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했다)과 수리 및 관리(집중적으로 사용되다 보니 이 두 가지는 중요하면서도 비용이 많이 들었다)가 두 가지 큰 요인이라는 점을 알아챘다. 각 소기업들은 트럭을 한 번에 한 대나 몇 대 구매했고, 이 작은 편대를 수리하는 수리센터를 운영했다.

 

후이젠가는 자신이 특정 지역의 많은 경로를 담당할 권리를 매입하면 두 가지를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첫째, 트럭 제조업체들에 더 강력한 구매 레버리지를 행사해 차량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개별적인 수리 및 관리 시설의 문을 닫고, 훨씬 더 효율적인 단일 시설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후이젠가가 이 작업들을 진행할 때 더 높은 효율성이라는 효과는 그 효과를 더욱 증폭시키는 발판이 됐다. 후이젠가는 계속해서 작은 청소업체를 매입하고, 새로운 지역으로 확장할 수 있게 해주는 자원을 만들어냈다. 이는 WM을 더 크게, 그럼에도 더 효율적으로 만들었다. 이런 상황은 WM이 그들의 지역에 들어와 입찰에서 더 낮은 가격을 부를 수 있었기 때문에 모든 소기업에 경쟁적인 압력으로 작용했다. 소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손실을 보거나 WM에 회사를 파는 것이었다. 후이젠가의 성공은 곧 그 시스템에 대한 압력이 엄청나게 증가했음을 의미했다.

 

무너지는 모래산처럼 폐기물 산업은 빠르게 통합됐다. 지배기업이 된 WM은 가장 큰 수익을 벌어들였다. 두 번째로 큰 기업이자 또 다른 통합업체인 리퍼블릭 서비스도 상당한 수익을 얻었다. 통합업체가 되기를 희망하는 꽤 작은 규모의 몇몇 기업은 수익을 거의 내지 못했다. 수많은 소기업은 입에 풀칠할 정도로만 운영됐다. 오늘날 이 산업은 WM이 승자 독식하는 파레토 분포로 구성돼 있다. WM 2017 140억 달러가 넘는 돈을 벌었다. 2018 3월 후이젠가가 사망했을 때, 그는 수십억 달러를 소유한 재벌이었다.

 

만약 WM이 그토록 효율적이라면 우리가 왜 반대해야 할까? 모든 소비자가 혜택을 보는 건 아니며, WM이나 소기업 집단이 청소노동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지 아닌지가 중요할까? 대답은 초효율의 지배적 모델이 재앙 수준으로 실패할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농업에서 사례 하나를 살펴볼 것이다.

 

 

모노컬처의 문제점

 

한때 아몬드는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재배됐다. 하지만 몇몇 지역의 아몬드가 다른 지역보다 품질이 더 우수하다고 판명됐고, 대부분의 생산환경처럼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얻을 수 있었다. 알려진 대로 캘리포니아 센트럴밸리는 아몬드 재배에 최적지였고, 오늘날 전 세계 아몬드의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이것이 생물학자들이 모노컬처라고 부르는 고전적 비즈니스 사례다. 한 공장에서 단일한 제품을 생산하고, 한 기업이 하나의 산업을 지배하고, 하나의 소프트웨어가 모든 시스템을 지배하는 식이다.

 

 

이런 효율성에는 대가가 따른다. 아몬드 산업은 불필요한 중복성이나 느슨함을 제거하도록 설계됐고, 그 과정에서 중복성이 제공하는 보호수단을 잃었다. 단 한 번의 극심한 기상악화, 단 하나의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전 세계 생산의 대부분을 쓸어가 버릴 수도 있다.

 

그리고 통합은 파급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캘리포니아의 아몬드 꽃은 촉박하고 한정된 기간 안에 수분이 이뤄져야 한다. 나무들이 똑같은 토양에서 자라고, 똑같은 날씨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전역에서 벌통이 운반돼 와야 한다. 동시에 벌들 사이에 넓게 퍼진 전염병은, 벌을 필요로 하는 모든 식물에 수분 작업을 할 수 있는 미국인들의 능력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전염병이 발병한 이유를 설명하는 한 가지 이론은, 모노컬처 수분이라는 유례없는 일 때문에 전국에서 벌통이 트럭으로 운반되면서 벌들의 저항력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권력과 이기심

 

WM의 사례에서 봤듯이 효율적 시스템이 가져오는 또 다른 결과는, 가장 효율적인 기업이 필연적으로 가장 강력한 기업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이 주로 이기심을 추구하기 위해 움직인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시스템의 효율성이 더 높아질수록 효율적인 기업이 이를 악용할 가능성은 더 커진다. 이렇게 되면 효율성의 목적은 더 이상 사회 전체의 가치를 장기적으로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다. 그 대신, 효율성은 지배적 기업에 가장 큰 즉각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시작한다.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권자들이 최대 주주와 공통된 명분을 내세우는 자본시장에서 이런 역학을 볼 수 있다. 일은 이렇게 진행된다. 기관투자가들이 고위급 임원들의 주식 기반 보상을 지지한다. 그러면 임원들은 효율성이란 명목으로 급여를 줄이고, 연구개발 및 자본투자 지출을 삭감하는 조치를 취한다. 즉각적인 비용 절감으로 인해 현금 흐름이 증가하고, 따라서 주가가 치솟는다. 투자자들, 특히 헤지펀드를 적극 거래하는 투자자와 임원들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팔아 단기수익을 실현하는데, 결과적으로 이렇게 판매한 주식은 주가가 하락하면 거의 대부분 제자리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들의 수익에는 비용이 따른다. 가장 명백한 패자는 회사의 취약한 재원 때문에 해고당한 직원들이다. 장기 주주들도 기업의 미래가 위태로워진다는 점에서 손해를 본다. 소비자들은 기업이 제품 개선을 위한 투자를 줄이면 품질이 나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손해를 입는다.

 

 

주주 가치를 옹호하는 이들은,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를 가진 신규 기업이 진입해 경쟁을 벌이면 이런 손해를 보상할 거라고 주장한다. 신규기업이 해고된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소비자들이 그들의 제품에 몰려들고, 주주들은 더 높은 수익을 약속하는 투자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시장이 매우 역동적이고, 권력이 소수 기업에 집중되지 않았다는 가정이 깔려 있다. 이런 가정이 유효한 일부 분야가 있다. 항공산업이 그중 하나다. 주요 자산인 항공기와 게이트는 구입과 처분이 비교적 쉽기 때문에, 수요가 증가하면 신규 기업들의 진입이 가능해진다. 하지만 은행을 세우거나, 칩 제조공장을 건설하거나, 통신회사를 출범시키기는 쉽지 않다.(역설적이게도 신규 기업의 진입이 가장 어려운 분야는, 기존 기업에 강력한 힘을 실어주는 네트워크 효과와 비교우위가 연계돼 있는 온라인 신() 경제의 일부 가장 핫한 분야다.) 게다가 때때로 권력 집중이 너무 심해져서, 지배적 기업을 규제하려면 1890년대 반독점정책처럼 정치적 조치가 필요하다.

 

연금펀드 사업은 지배적 내부자들이 허점을 악용했던 끔찍한 사례를 제공한다. 이론상 연금 수급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은 장기투자 의사결정의 질인 만큼, 펀드매니저들은 이를 토대로 경쟁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의 75개 대형 연금펀드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규모의 25개 연금펀드 중 19개가 정부가 만들고 규제하는 독점기관이다. 이 연금펀드의 고객은 서비스 제공 회사를 선택할 수 없다. 텍사스에 거주하는 교사라면 반드시 자신의 연금 자산을 정부기관인 텍사스교직원퇴직연금에서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명백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펀드매니저들의 일자리는 비교적 안정적이다. 그들은 시스템을 악용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

 

시스템을 악용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특정 방식으로 투자하라는 유혹을 수용하는 경우다. 주로 헤지펀드가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투자하라고 유혹한다. 지난 10년만 보더라도 (정부 독점의) 미국 최대 연금펀드 중 두 곳의 고위간부가 헤지펀드로부터 수백만 달러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우리가 직접 확인한 사건보다 더 많은 부정이 조사망을 빠져나갔다고 가정해도 될 것이다. 물론 뇌물은 항상 그렇게 노골적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자기 재정으로 감당할 수 없는 호화 여행을 보내준다는 제안을 받아들인 펀드매니저도 있고, 수익성 좋은 일자리를 찾아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로 이직한 펀드매니저도 많다.

 

특히 교활한 연금펀드의 관행은, 공매도 하는 헤지펀드에 주식을 빌려주고 그 대가로 펀드매니저들이 수익률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수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받는 행위다. 연금펀드가 그런 대여기관들 중에 가장 규모가 크다. 헤지펀드가 이런 관행으로 자본시장에 변동성을 일으켜 트레이더들에게 기회를 제공하지만, 기업 리더들의 장기적 경영능력을 손상시킨다. 연금 수급자들은 헤지펀드나 연금펀드 매니저들이 혜택을 보는 동안 고통을 받는다.

 

경쟁의 보이지 않는 손은 이기심에 사로잡힌 사람들을 조종해, 성과가 실제로 무작위로 나타나는 매우 역동적인 시장에서만 장기간에 걸쳐 가치를 극대화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이미 보았듯이 경쟁이 몇몇 기업에 상당히 오랫동안 우위를 부여하는 단기적 효율성에 배타적으로 집중하는 한, 경쟁 프로세스는 그에 역으로 작용한다. 이런 기업들은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한편 시장권력을 갖는데, 이 권력은 가치를 창조하기보다 추출해서 그들의 이익을 위해 가치를 확보하는 일을 더 쉽게 만든다.

 

어떻게 하면 이 불가피해 보이는 효율성의 엔트로피가 우리 사회를 장악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을까? 앞서 언급한 대로 저평가 받고 있는 비교우위의 원천, 탄력성에 주의를 더 기울여야 한다.

 

 

탄력성을 향해

 

탄력성은 어려움에서 회복하는 능력, 충격을 받은 뒤 용수철처럼 원래로 되돌아가는 능력이다. 효율성이 제공한 기존 환경에 적응하는 것과, 그런 환경 속에서 변화에 적응력을 갖는 것의 차이를 생각해 보라. 탄력적인 시스템은 대개 효율성이 파괴하려는 특성, 즉 다양성, 중복성, 느슨함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효율성의 파급효과를 억제하고 탄력성을 기르기 위해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다음과 같다.

 

규모를 제한하라. 1980년대 초반부터 반독점정책은 효율성을 방해하지 않도록 집행을 완화하는 추세를 보였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합병이 과잉 집중을 낳을 수 있다는 이유로 시험대에 올랐을 때효율성 증대는 정당한 방어논리로 여겨졌다. 설령 효율성으로 얻은 이익이 소수의 유력 기업에만 돌아간다고 해도 말이다.

 

우리는 이런 추세를 뒤집어야 한다. 시장 지배는 설령 유기적 성장 같은 합법적인 수단으로 달성했다 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다. 페이스북이 스냅챗을 무너뜨리기 위해 핵심 사업에서 나온 강력한 자금력으로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을 지원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은 이 세상을 위해 좋지 않다. 아마존이 다른 모든 소매업체를 죽이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수십 년 전 인텔이 경쟁사 AMD의 칩을 사용하지 않는 대가로 컴퓨터 제조업체들에 할인을 제공해서 AMD를 견제하려 했던 행동은 옳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퀄컴이 이와 비슷한 행동을 하도록 내버려둔 것도 옳지 않다. 설령 순효율을 낮춘다는 의미가 될지라도, 역동적인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반독점정책은 훨씬 더 엄격해져야 한다.

 

 

마찰저항을 도입하라.우리는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방법을 모색하면서 모든 마찰저항을 몰아냈다. 이는 마치 방 안의 모든 미생물을 제거해서 완벽하게 깨끗한 방을 만들려는 시도와 같다. 하지만 상황은 새로운 미생물이 침입해 더 이상 방어능력이 없는 거주자를 사정없이 파괴하기 전까지만 순조롭게 진행된다.

 

이런 함정을 피하려면, 기업과 정부는 주기적으로 면역 치료에 관여해야 한다. 모든 마찰을 제거하도록 시스템을 설계하는 대신, 적절한 장소와 시간에 생산적인 마찰저항을 주입해 시스템의 탄력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테면 국제 무역장벽을 더 낮추는 일이 무조건 좋은 일이라고 봐서는 안 된다. 리카도는 분명 무역이 효율을 개선한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파레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지는 못했다. 정책입안자들은 몇몇 거대 기업이 국가의 시장을 지배하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 무역장벽을 일부 설치해야 한다. 설령 그런 지배가 최대의 효율성을 산출하는 듯 보일지라도 말이다. 파리의 소규모 바게트 베이커리는 겹겹의 강력한 규제 덕분에 험악한 경쟁에서 보호받는다. 그 결과, 비록 싸지는 않지만, 프랑스 바게트는 세계 최고가 됐다. 일본의 비관세장벽이 외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일본 시장 진입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지만, 일본에서 가장 성공적인 몇몇 글로벌 자동차회사가 출현하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마찰저항은 자본시장에도 필요하다. 현재 미 규제당국의 목표는 유동성을 극대화하고 거래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이는 먼저 뉴욕증권거래소가 수많은 다른 거래소를 인수하도록 허용한 다음, 대륙간 거래소가 뉴욕증권거래소를 인수하는 것을 규제당국이 허용했음을 뜻한다. 이 목표를 더 완전히 실현하면, 이미 파레토 배분의 먼 끝 쪽에 있는 억만장자 헤지펀드 소유주들이 더 적은 수의 더 큰 규모의 시장에서 부를 거래하면서 훨씬 더 극단적인 파레토 결과를 만들어 내는 속도를 높일 것이다. 규제당국은 유럽연합이 유럽 최대의 거래소인 런던증권거래소와 도이치뵈르제의 합병을 막은 사례를 좀 더 따라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기관이 새로운 거래소를 개설하려 할 때, 그 길에 장애물을 설치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 그런 장애물은 오로지 합병된 기업의 힘을 더욱 공고히 할 뿐이다. 또 정부가 캘리포니아 공무원퇴직연금과 뉴욕 주 퇴직연금펀드 같은 공공 부문 연금펀드의 주식 대여를 금지하면 공매도와 주가 변동성은 극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참을성 있는 자본을 독려하라. 자기 자본은 원래 장기적 지분이어야 한다. 일단 투자가 되면 기업은 개념상 그 자본을 영원히 보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누구나 회사의 허가 없이 주식시장에서 자본을 매입할 수 있다. 단기투자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장기자본은 단기자본보다 장기적 전략을 세우고 이를 펼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만약 당신이 나에게 100달러를 주면서 하루 전에 통보만 하면 당신이 돈의 사용처를 바꿀 수 있다고 한다면, 그 돈의 가치는 10년 동안 내가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을 때의 가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계량적 차익거래를 하는 헤지펀드르네상스 테크놀로지 1000분의 1초 정도만 주식을 보유하는 반면, 워런 버핏은 그가 자주 하는 농담처럼 주식을영원히보유하고자 한다면, 버핏의 자본은 르네상스의 자본보다 더 가치가 있다.

 

이런 가치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두 가지 유형의 자본 투자에 부여되는 권리는 정확히 같다. 잘못된 일이다. 의결권은 주식 보유기간을 토대로 제공돼야 한다. 이런 접근법에 따르면, 주주는 보통주를 보유한 기간에 대해 3650일 혹은 10년까지 하루당 한 표를 받아야 한다. 만약 누군가가 10년 동안 100주를 보유했다면, 그 사람은 365000표를 행사할 수 있다. 만약 그 사람이 주식을 매각한다면, 구매자는 구매 당일 100표를 얻는다. 만약 그 구매자가 장기 보유자가 된다면, 최종적으로 의결권은 365000개까지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구매자가 퍼싱스퀘어처럼 월 단위로 주식보유 기간을 측정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라면, 장기투자자들의 지분이 전략에 미치는 그들의 영향을 매우 적절히 억제할 것이다.

 

의결권을 이런 방식으로 배분하면 장기 주주들이 가장 소중한 유형의 자본을 제공한 것에 대해 보상해주는 셈이 된다. 이는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회사를 사실상 통제하는 것을 극도로 어렵게 만든다. 그들이 한 주를 취득하는 순간, 그 주식의 권리는 한 표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이 나쁜 경영진이 자리를 유지하도록 만들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지 않다. 현 경영진이 불만족스러운 투자자는 한 주의 경제적 소유권을 한 개의 의결권과 함께 매각할 수 있다. 앞서 제안한 시스템에서도 불만이 있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한 주의 경제적 소유권을 한 개의 의결권과 함께 매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경영진이 만족스러운 투자자가 많은 상태에서 그 회사에 자산을 팔거나, 연구개발 투자를 줄이거나, 회사의 미래에 해가 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도록 강요해서 쉽게 돈을 벌려는 행동주의자가 있다면, 그런 안건을 밀어붙이기 위한 의결권을 모을 수 있는 능력은 제한될 것이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라.효율성을 추구하면서, 우리는 일상적 노동은 최소화해야 할 비용이라고 믿게 됐다. 기업은 교육과 기술 개발에 과소 투자하고, 임시직이나 시간제 노동자를 활용하고, ‘잉여 시간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을 빡빡하게 잡고, 노동자들이 극도로 낮은 보수를 받도록 기술이 거의 요구되지 않는 일자리를 설계한다. 노동이 단지 비용이 아니라 생산적일 수 있는 자원이라는 사실은 무시된다. 그리고 이를 관리하는 현재의 방식은 달러로 표시되는 비용은 줄이겠지만 생산성은 끌어내린다.

 

장기적 생산성에 초점을 맞추면 어떻게 될까? 기술 수준과 임금은 낮은데 시간만 보내는 일자리를 설계하는 대신,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일자리를 설계하면 어떻게 될까? MIT 제이넵 톤은 < The Good Jobs Strategy >에서 몇몇 할인 소매업체가 노동자의 참여의식과 지식수준을 높이고, 고객서비스를 개선하고, 이직률을 낮추고, 매출과 이익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등 직원들에게 전념한 모든 활동이 어떻게 더 많은 투자로 이어졌는지 기술한다. 직관에 어긋나는 듯 보이는 이 전략의 핵심은, 느슨한 틈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예상치 못한 가치 있는 방식으로 고객을 응대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 전략으로 혜택을 보는 건 기업만이 아니다. 더 넓은 경제단위에서 값싼 노동 모델은 엄청난 비용 부담이 된다. 월마트 같은 기업들은 인건비를 절감할 때, 기존에 고용주가 지던 비용을 납세자들에게 단순 전가한다. 최근 미 의회는 직원 200명을 보유한 월마트 매장 한 곳이 연방 예산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식품 및 에너지 보조금, 주택 및 의료서비스 지원, 연방세금 공제 등 저임금에 따른 혜택을 위해 납세자들이 직원 한 명당 지는 부담은 연 2759달러에 달했다. 11000개의 매장과 230만 명의 직원을 보유한 기업으로 잘 알려진 월마트의 노동효율성은 실제로는 비싼 가격표를 달고 있다.

 

 

탄력성을 가르쳐라.경영교육은 오직 효율성을 추구하는 데 골몰하고, 학생들에게도 그 질을 측정하기 위해 단기 대용지표를 사용하는 분석기술을 가르친다. 결과적으로 졸업생들은 (내 생각에는 무심코) 매우 효율적이지만 대체로 탄력성은 부족한 비즈니스를 구축할 생각을 하면서 세상에 나간다.

 

경영대학원의 학장, 교수, 학생들은 분명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교과 과정은 반대로 보인다. 재무관리에서는 효율적인 재무구조를 추구하도록 가르친다. 효과적 비용관리는 경영회계의 목표다. 인사관리는 효율적인 인력 구성을 가르친다. 마케팅은 세그먼트를 효율적으로 설정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운영관리는 공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일과 관련 있는 과목이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주주가치의 극대화다.

 

물론, 이런 것들이 그 자체로 나쁜 게 아니다. 장기적으로 기업은 주주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 문제는 현재의 시장가치가 주주가치를 규정한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이번 분기에 절감한 인건비가 효율성을 규정한다. 올해 기업운영 환경을 위한 최적의 자본구조가 효율적인 자본 이용을 규정한다. 모두 장기적 아웃풋을 측정하는 단기적 방법들이다.

 

우리가 계속 이런 단기 대용지표들을 추구한다면, 관리자들은 장기적인 탄력성에 부과될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기업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하고, 단기 대용지표의 기준에서 매우 효율적으로 보이는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들 것이다. 이런 펀드는 의결권을 위임받은 자문기관과 규제당국의 칭송을 받을 것이며, 그들은 자신의 행동이 기업을 더 취약하게 만드는 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민주적 자본주의의 미래를 위해 경영 교육은 탄력성에 역행하기보다 이를 추구하는 목소리가 돼야 한다.

 

 

철학자이자 정치경제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1992역사의 종말 >에서, 현대 역사의 핵심 주제가 전제정치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민주적 자본주의 사이의 투쟁이라고 주장했다. 후자가 우세한 건 분명하다. 하지만 후쿠야마가 말했듯이, 민주적 자본주의가 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기는 조금 무리가 있다. 우리는 매일 민주적 자본주의를 전통적으로 뒷받침해온 경제적 효율성이 그에 수반된 이익을 배분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한다. 파레토 분포의 삭막한 진실은, 시간이 흐르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결합이 우리 대다수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유권자들의 중요한 믿음을 위협한다. 우리의 시스템은 우리가 생각하고 싶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취약하고 훨씬 덜 공정하다. 변화가 필요하다.

 

번역 이희령 에디팅 조영주

 

[1]미국식 시장경제 체제의 대외 확산 전략

 

 

로저 L. 마틴(Roger L. Martin)은 마틴경제발전연구소 디렉터로 토론토대 로트먼경영대학원의 학장을 지냈다. < Creating Great Choices: A Leader’s Guide to Integrative Thinking >(Harvard Business ReviewPress, 2017)의 공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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