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월호

직원도 만족하는 피플 애널리틱스
벤 웨이버(Ben Waber)

ARTICLE

직원도 만족하는 피플 애널리틱스

직원들을 겁먹게 하지 않는 피플 애널리틱스 프로그램, 어떻게 만들까?

벤 웨이버

 

 

 

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한 논의는 주로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의 역학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기업이 수집할 권리가 있는 개인정보는 무엇이며, 기업은 개인정보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관리해야 할까? 그런데 고용주와 피고용주 사이의 역학은 이보다 훨씬 곤란한 질문을 제기한다.

 

데이터를 활용한 과학적인 직원관리 방법, 피플 애널리틱스people analytics는 지난 몇년간 인재관리의 통찰을 얻기 위해 나이, 성별, 재직기간, 인사고과 점수 등 직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왔다. 하지만 수집할 수 있는 정보가 많지 않다 보니 활용도는 제한적이었다.

 

최근 들어 센서기술과 실시간 데이터 수집 덕분에 기업들이 훨씬 다양한 직원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이제 관리자들은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초 단위로 감시하고 심리상태까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이메일, 채팅, 일정관리 시스템에서 얻은 데이터와 기존의 HR 데이터를 함께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센서를 이용해 누가 누구와 대화하고, 서로의 업무를 얼마나 방해하고, 어디서 시간을 보내고, 스트레스가 얼마나 쌓였는지 등등 직원들의 습관과 관련한 아주 상세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더구나 사원증과 사무용 가구에도 사물인터넷이 적용되면서, 기업이 수집할 수 있는 직원 관련 정보의 양은 앞으로 수십, 수백 배 늘어날 것이다. 인사부서는 이제 원한다면 직원들에 대해 거의 모든 사실을 알아낼 수 있다.

 

올바르고 윤리적인 방법으로 적용된 새로운 측정도구들이 벌써부터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철도, 금융, 퀵 서비스 레스토랑 등 다양한 업계의 기업들은 웨어러블 센서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직장 내 성적 편견을 정량화해 줄이고, 직원들의 각성도는 높이되 피로도는 낮추고, 업무수행도를 큰 폭으로 개선하고, 이직률을 낮추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맛보기에 불과하다. 새로운 기술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직원 입장에서는 데이터 수집으로 얻는 이 모든 가치가 그다지 명확하지 않다. 선진적 피플 애널리틱스 기술은 오히려 직원들의 자율적인 시간 관리와 실험 정신을 저해할 수도 있다. 이를테면 비용 측면에서 새로운 업무방식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이익이 된다 해도 당장은 생산적이지 않을 수 있다. 심지어 분석도구들로 인해 테일러주의적 과잉감시를 통한 정보 남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저 측정할 수 있다고 해서 측정해야 하는 건 아니다. 노동자권익 단체들은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감시로 인해, 고용주가 노동자에게 지나친 권한을 행사하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또 사측이 민감한 개인정보를 유출하거나 남용하지 않으리라고 보장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실제로 기업의 시스템은 빈번하게 뚫리고 있다. 게다가 스트레스와 관련한 정보가 직원들의 건강 상태를 예측하고, 그에 대해 선제 조치를 취하기 위한 의료 정보로 둔갑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또 데이터는 그릇된 타당성을 부여하기도 한다. , 특정한 결론이 마치 사실인 양 받아들여지고(직원 A의 생산량이 10% 더 적으므로 직원 A는 생산성이 낮다), 타당한 대안적 관점은 무시될 수 있다.(직원 A는 오류를 줄이거나 다른 직원을 교육하는 등 다른 부분에서 생산성을 발휘한다.)

 

이런 새로운 현실을 고려할 때, 관리자들은 다음과 같은 까다로운 질문의 답을 찾아야 한다. 직원들의 업무습관을 분석하는 도구를 직원 성과평가에 활용해야 할까? 기업이 접근해도 되는 직원 데이터는 무엇일까? 기업은 분석 결과를 직원에게도 공유해야 할까? 직원의 개별 데이터를 모두 살펴봐야 할까? 어떤 직원이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을 알아볼 목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해도 괜찮을까? 기업, 입법자, 규제당국은 이미 직장 내 모니터링 도구의 활용 원칙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한편, 관리자에게는 직원들의 반발이나 입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발하지 않으면서 피플 애널리틱스 프로그램을 효과적이고 윤리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에 대한 지침도 필요하다. MIT에서 샌디 펜틀랜드Sandy Pentland와 함께 진행한 연구, 그리고 내가 경영하는 애널리틱스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설계한 경험을 통해, 나는 과학적으로 뒷받침되는 몇 가지 모니터링 기술 사용에 대한 근본 원칙을 파악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원칙들이 잠재적 이슈를 효과적으로 완화하고, 이를 적용하지 않았을 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목격했다.

 

 

피플 애널리틱스 기술을 성공적으로 적용하려면 보통 4~6주가 걸린다. 물론 더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는 조직도 있지만, 제대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경영진이 민감한 윤리적 이슈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직원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분석 결과의 타당성이 확실히 존중받을 수 있다. 아래 소개할 원칙들 가운데 하나라도 누락된다면, 직원 참여율은 곤두박질치고 피플 애널리틱스 프로그램의 기반이 향후 수년간 흔들릴 것이다.

 

지금부터 윤리적이고 스마트한 직원 데이터 활용 방법을 알아보자.

 

사전 동의.우선 가장 간단하고 가장 오래된 프라이버시 지침부터 지켜야 한다. 새로운 유형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프로그램을 개시할 때는 직원들의 사전 동의를 받고, 동의하지 않는 직원의 데이터는 수집하지 말아야 한다. 직원의 데이터를 강제로 수집하는 일이 미국과 다른 많은 국가에서는 합법이지만, 모든 국가가 그렇지는 않다.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 같은 규제 정책이 특별히 일터에 적용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은 아니지만, 다국적 기업의 데이터 수집 활동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데이터 수집을 허용하는 관할권 내에서도 강제적인 직원 모니터링이나 데이터 수집 사후 거부(특히 데이터 수집 관련 조항이 온보딩 때 나눠주는 서류에 작은 글씨로 기재돼 있는 경우)는 여러 윤리적·사업적 우려를 낳는다. 무엇보다도 경제적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이던 번스타인Ethan Bernstein의 획기적인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업무활동이 완전히 투명하게 노출되고 있다고 느끼는 직원의 업무성과가 대체로 낮았다. 인재유치 경쟁이 치열할 경우, 직원 데이터 수집을 강제하는 기업의 이직률이 증가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기업의 평판이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실제로 아마존, 테스코,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직원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제안하거나 부실하게 운영해서 몇 주 동안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다. 이들 프로그램 중 일부는 좋은 의도에서 시작됐다. 텔레그래프의 경우, 데스크 센서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할 목적이었다. 이런 좋은 취지에 반대하는 직원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회사가 프로그램 실행을 너무 서둘렀고, 직원들에게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센서부터 몰래 설치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조직 내부의 거센 반발과 언론의 신랄한 비판에 부딪친 텔레그래프는 데스크 센서를 모두 떼어내야 했다.

 

 

데이터 수집에 대한 직원 사전 동의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작업은 결코 간단하지 않으며, 시간도 많이 걸린다. 이런 프로그램에는 데이터 수집을 거부하는 직원이 압박이나 불이익을 받을 위험을 방지하는 강력한 직원 보호 조치가 포함돼야 한다. 무엇보다 데이터를 합했을 때 개별 직원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게 만드는 보호장치가 중요하다. 더 나아가 데이터 제공 동의서 양식 작성, 데이터 익명화(열정과 호기심이 앞선 관리자가 직원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실시간으로 엿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등의 예방 조치를 추가로 마련하면 좋다.

 

명확하고,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동의서 양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의 내부심의위원회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내부심의위원회는 연구자가 실험 참가자와 소통하는 절차를 철저하게 규정한다. 연구자는 위원회의 동의서 양식에 수집하려는 데이터 유형과 활용 방식을 명확히 기술해야 한다. 기업도 직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베이스 테이블이 사용되는지 상세히 설명한 부가자료를 제공해, 수집하려는 정보에 대해 명확히 알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법적 효력이 있는 양식에 기업과 직원이 서명해야 한다.(내가 운영하는 회사 휴머나이즈Humanyze의 동의서 양식을 참고해도 좋다.)

 

소통 및 투명성.전 직원에게 동의서 양식을 뿌린 다음, 많은 직원들이 데이터 제공에 동의해 주기를 기대하는 전략은 성공하기 어렵다. 피플 애널리틱스 프로그램을 윤리적으로 실행하려면 활발한 소통과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나는 다음과 같은 접근방식을 사용한다.

 

 

 

1주차: 애널리틱스 프로그램 계획을 전체적으로 소개하는 이메일을 전체 직원에게 발송한다. 여기에 회사의 접근방식과 목표를 요약해 설명하고, 이와 유사한 애널리틱스 프로그램에 관한 뉴스 기사 링크를 첨부한다.

2주차: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해당 기술에 대한 교육 세션을 진행하고, 질의응답과 의견수렴 시간을 갖는다. 이후 관리자는 자기 팀원들에게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부하직원들의 질문에 답한다.

3주차: 최고경영자가 타운홀 미팅을 마련하고, 이 자리에서 관리자들을 통해 전체 직원에게 회사가 준비한 자료를 배포한다. 직원들이 걱정되는 부분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질문하도록 유도한다.

 

 

애널리틱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직원에게 소액의 돈이나 아마존 기프트카드, 회사 티셔츠 같은 상품을 보상으로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내 경험에 비춰보면 이런 방법은 문제가 많고, 효과도 없다. 우선 참여한 직원의 신원이 회사에 노출된다. 인센티브가 반드시 참여율을 눈에 띄게 끌어올리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직원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제공한 대가로 어떤 보상을 받음으로써, 마치 자신의 프라이버시 권리를 양도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고 훨씬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직원들은참여하는 대가를 지불한다면 내 정보를 상당히 많이 수집하나 보군. 그 정보를 엉뚱한 일에 쓴다 해도 누가 알겠어?’라고 의심을 품게 된다.

 

어떤 프로그램을 도입하든 관리자는 반드시 사전에 직원들의 반발에 대비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에서 추진하는 모니 터링 프로그램이라도 감정적 반응, 까다로운 질문, 비난을 불러오게 마련이다. 직원 대다수가 동참해 주리라고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직원들이 현재의 상황을 정확히 납득하는 한편, 회사가 진실을 말하고 숨기는 게 없다는 관리자의 말을 믿을 수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신뢰가 낮거나 사기가 떨어진 조직문화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단순히 회사가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고 직원들에게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완전히 투명하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보여줘야 한다.

 

나는 다른 조직의 피플 애널리틱스 프로그램을 보면서, 어떤 데이터를 수집 중이고, 수집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직원들에게 일부러 숨기는 조직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기업들은 순진하게도 직원들이 이런 데이터 수집 관행을 모를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위법은 아니지만 윤리적이지도 않은 관행은 거센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많은 기업이 이런 일을 겪고 있다. 비윤리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기업들은 대개 안팎의 문제를 동시에 겪는다.

 

 

종합적 데이터.많은 기업이 익명의 데이터를 수집해 병합하면 익명의 데이터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현실은 다르다. 개인마다 독특한 행동양식을 보이기 때문에, 익명화 된 데이터를 통해서도 데이터 주인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 통신망 데이터를 이용할 경우 더 쉽게 알아낼 수 있다.

 

가령 애나라는 사람이 개인사무실을 갖고 있고, 그녀의 사무실 내 위치를 상시 추적하는 블루투스 비콘이 사원증에 부착돼 있다고 가정해 보자. 애나는 일중독자다. 직원들의 이름을 가리고 각 직원이 사무실에 머무르는 시간 데이터를 보여주면, 한 사람이 사무실에서 보낸 시간이 유독 길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 사람은 분명 애나일테고, 동료들이라면 틀림없이 그녀를 알아볼 것이다. 이는 한 가지 데이터로 특정인의 신원을 밝힐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단순한 예다. 사실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을 통해 우리는 훨씬 모호한 개인 데이터로도 개개인의 신원을 밝힐 수 있다. 이를테면 사람들의 위치 패턴을 통해 신원을 파악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 그리고 의미론적 분석을 통해 개개인의 언어 습관만 파악해도 높은 확률로 텍스트의 저자를 알아맞힐 수 있다.

 

회사가 지급한 휴대전화는 대개 위치 추적에 활용되는데, 이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 직원이 회사 안에 있을 때만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휴대전화는 사원증과 같은 기능을 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직원이 회사 밖에 있는 동안의 위치도 기록·수집될 수 있다. 이런 데이터는 업무 활용도가 높지 않을뿐더러 지극히 민감한 개인정보이므로 수집해서는 안 된다.

 

이런 위험을 피하는 일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 개인의 행동을 분석하거나 특정인을 추적하는 활동은 프라이버시 위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방법론적으로도 썩 훌륭하지 않은 데이터 분석법이다. 왜일까?

 

 

• 맥락의 차이: 사람들은 자신이 놓인 특정한 상황 때문에 특정한 행동방식을 보일지도 모른다. 가령 어떤 회사가 고성과자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어떤 유능한 직원의 데이터를 살펴보고, 그가 점심시간에도 일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하자. 그렇다면 고성과자는 점심시간에도 일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될까? 한 사람의 사례만 보고 이렇게 단정하기는 어렵다. 어쩌면 이 직원이 열 명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결정사항이 있고, 그 열 명이 모두 모일 수 있는 시간이 점심시간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만일 이런 식으로 처리해야만 하는 의사결정 사항이 없다면, 점심시간 근무만으로 고성과자를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 프라이버시 침해: 각 개인의 행동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활동에는 분명 빅브러더적 측면이 있다. 설령 이런 분석을 통해 편익을 얻을 수 있다 해도 직원들은 당연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작용은 편익을 압도할 것이다. 직원 이직률 증가, 업무성과 감소, 기업평판 악화와 같은 부작용을 감수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시도다.

 

 

기업 애널리틱스 팀은 개인별 데이터 대신 집단 평균, 상관관계 같은 종합적 데이터 수집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이 관심을 둬야 할 부분이 각 개인의 행동패턴이 아니라 행동분포도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런 데이터 관행이 조직의 니즈에도 부합한다.

 

숫자 너머에 답이 있다.회사가 아무리 정교하게 데이터를 수집한다 해도 엉뚱한 대상을 측정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예를 들어 의사소통 패턴보다 소통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그렇지가 않다. 우리 팀이 자문을 맡은 어떤 회사의 최고경영진은 특정 사업부와 소통하는 시간이 월 평균 5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이 사업부는 1만 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회사 전체 수익의 10% 이상을 책임지고 있었다. 예상대로 이 사업부는 계속 실적 부진을 겪었고, 전략적으로도 전사적 목표와 연계돼 있지 않았다. 최고경영진과 소통하는 짧은 시간 동안 주고받는 이야기의 내용은 중요하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경영진이 이 사업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과 거의 소통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우리 팀은 경영진이 단순히 상호 소통 시간을 늘리기만 해도 이 사업부의 실적이 높아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제아무리 완벽하고 선진적인 알고리즘이나 데이터세트를 동원해도, 실제 업무의 복잡성을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는 사실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완벽한 알고리즘이나 선진적 알고리즘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거나, 그런 알고리즘을 만들어 주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컨설턴트에게 넘어가지도 말아야 한다. 조직 구성원들은 전체 업무 범위를 이미 잘 알고 있다. 이런 사실을 무시하고 맹목적으로 어떤 알고리즘에만 집착한다면, 수많은 의사결정 오류를 저지를 것이다. 맥락을 고려한 정성적 정보가 있으면 정량적 측정 지표를 제대로 다루는 방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행동 데이터를 활용해 팀별 성과를 높이고 싶어했던 한 엔지니어링 기업의 사례를 보자. 이런 상황에서는 응집력(채팅 데이터와 센서 데이터로 측정한 집단 결속력) 같은 측정 지표가 성과 향상과 상관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한 차례 파일럿 실험을 통해, 응집력을 강화하면 각 팀이 조직의 핵심 성과지표인 적시공급on-time delivery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경영진은 이 결과만 보고 모든 팀의 조직 응집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도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

업무를 맡은 팀은 다른 팀보다 훨씬 자주 일정을 어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업무 특성상 프로젝트 일정을 예측하기가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팀에 응집력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건 부적절하다. 오히려탐험(타 팀과의 활발한 상호작용)’ 같은 다른 행동 데이터가 성과를 더 정확하게 예측해 준다. 만일 이 기업이 응집력 강화 프로그램을 무조건 전사적으로 도입했다면 혁신에 집중하는 팀들의 성과는 더 낮아졌을 것이다.

 

 

우리 팀은 늘 이런 문제와 마주친다. 그래서 모든 그룹에 똑같은 데이터 분석 방법을 일괄 적용할 수 없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조직 내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한다. 이들의 심도 깊은 맥락적 지식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조직의 각 부문에서 어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피플 애널리틱스는 앞으로 우리의 의사결정능력을 무궁무진하게 키울 수 있다. 직원들의 업무만족도가 높아지고, 수입이 늘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질 수 있다. 이를테면 일본은 과로사를 줄이기 위해 모니터링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과거 일본 기업들은 업무량 절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1년 후까지 자살한 직원이 없으면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업무량이 실제로 줄어드는지 즉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효과가 없는 기존 방법을 계속 밀고 나가는 대신, 업무 환경을 실제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파악하고 이에 따라 전략을 조정할 수 있다. 덕분에 말 그대로 사람 목숨을 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기업에는 직원들이 애널리틱스 기술에 겁먹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책임도 있다. 이제 기업들이 나서서 다양한 직원 보호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깐깐한 법적 규제가 대거 등장해 기업들에 타격을 줄 것이다.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 같은 법이 생길지도 모른다. 우리가 피플 애널리틱스를 통해 엄청난 편익을 누릴 기회가 아예 사라질지도 모른다. 따라서 애널리틱스 업계와 기업들은 강력한 직원 보호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걸 잃게 될 것이다.

 

 

 

번역 장효선 에디팅 조영주

 

 

벤 웨이버(Ben Waber)는 조직애널리틱스기업 휴머나이즈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다. <  People Analytics: How Social Sensing Technology Will Transform Business and What It Tells Us About the Future of Work  >를 썼다.

 

  • 아티클 다운로드
    (PDF)
    5,000원

    담기바로구매

  • 2019년 1-2월호
    25,000원
    22,500원

    구매하기

  • 디지털서비스
    1년 150,000원

    디지털서비스란

    신청하기

전략 다른 아티클

무료 열람 가능 아티클 수 0/1 회원가입 | 서비스상품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