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월

기후변화에 따른 사업 전략의 변화
카터 로버츠(Carter Roberts)

COLUMN Strategy Migration in a Changing Climate - Robe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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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Simone Shin

 

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제25회 동문회에서 하워드 스티븐슨(Howard Stevenson) 교수가 한 연설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자신의 운을 스스로 개척하라(Make Your Own Luck)’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그는 강당을 가득 메운 청중을 향해크게 성공하고 싶다면 시대의 큰 흐름에 부응하는 비즈니스를 하라고 역설했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서 가장 크게 주목받는 현안들은 무엇일까? 스티븐슨 교수가 청중을 유도하자 중국의 성장, 자원 고갈, 기후변화 등의 이슈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강당은 이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다들 자신이 속한 조직의 전략이 과연 이러한 현 시대의 추세에 바탕을 두고 있는지 되짚어보는 듯한 분위기였다.

 

내가 몸담고 있는 세계자연기금(WWF• World Wildlife Fund)은 기업체가 아니다. 세계 최대의 환경보호 네트워크다. 그러나 바로 이런 환경단체로서의 막중한 사명 때문에 우리는 앞서 언급했던 시대의 조류를 고려한 사업 전략을 남들보다 신속하게 수립해야만 했다. 이런 전략에는 인류와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중대한 지역들, 다시 말해 아마존과 메콩강 유역, 태평양의 산호초와 어장 같은 곳들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배정하고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계획도 포함된다. 기후변화도 우선 순위로 고려되지 않을 수 없다. 환경이 변하면 동물과 인간도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해류와 수온의 변화에 따라 어느 지역의 산호초가 가장 오래 살아 남을지, 미래를 위해 산호초의 종자를 어떻게 보존해야 할지 파악해야 한다. 삼림 지대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멸종되는 생물이 생기지 않도록 나무에 생긴 병충해의 초기 징후와 동물의 이동 양상에 따른 대비책을 세워놓아야 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기업들은 재무 리스크와 평판 리스크를 완화시킬 수 있는 방도를 모색하며 미래에 대비해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제는 WWF만이 기후변화를 고려한 사업 전략을 만들려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건 아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진보적인 기업들 역시 재무 리스크와 평판 리스크를 줄일 방도를 모색하며 미래에 대비해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WWF가 세계 최대 규모의 기업들 중 다수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기에 나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이 기업들이 어떤 전략을 중점적으로 이행하려는지도 꿰뚫고 있다. WWF와의 기업 파트너십은 모두 다 같은 방식으로 시작된다. 기업이 실무 리더들을 소집해 비즈니스에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요인을 정확히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기후변화라는 주제가 당연히 대두될 수밖에 없다. 회사가 천연자원 및 에너지의 공급과 가격에 얼마나 많이 의존하고 있는지를 상기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개 기업에서는 조직 차원에서 발생하는발자국1] 을 계산하고 감축 목표를 설정하는 것으로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첫 단계에 돌입한다. WWF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쳤다. 우리의 탄소발자국은 모두 출장과 사무실 운영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직원의 출장을 줄이고 친환경건물 인증(LEED Platinum)을 획득하기에 충분한 수준의 설비로 바꾼다는 목표를 세웠다.

 

[1]온실 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뜻하는탄소 발자국

 

두 번째 단계는 기업 고유의 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을 갖춘 회사의 경우, 이는 종종 시장에 대한 영향력 행사가 될 수 있다. 월마트, 코카콜라, 맥도널드 같은 기업들은 이제 그들과 거래하는 사업체들에지속가능성을 하나의 조건으로 요구한다.

 

세 번째 단계는 큰 차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예기치 못한 제휴 관계를 맺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과 NGO의 협력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생산방식을 채택한 제품의 유통과정을 추적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이 전() 경쟁 협력2]을 통해 힘을 모으고 있는 모습도 더 자주 눈에 띈다. WWF는 이러한 경향 속에서 새로운 전략적 가능성을 끄집어낼 수 있었다. 기업들이 합심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리에게도 강력한 자산이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건 바로 지속가능성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혁신 능력, 협력에 기여할 수 있는 전 세계적 기반과 브랜드 인지도다. 이 같은 단체들과의 협력이야말로 우리가 취해온 가장 큰 전략적 변화인 셈이다.

 

WWF는 물론 많은 기업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기존 운영 전략을 뒤바꿔야 했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여백 경영(기존 핵심 사업과 역량에서 벗어난 새 비즈니스 영역에 도전하는 것)’의 기회 또한 얻게 됐다. 기후변화는 전 세계의 야생 생물과 인류에게도 확실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지만 기업들에도 큰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게 하는 동인이다. 비즈니스계의 리더들이 앞으로의 행보를 현명하게 계획하면 할수록 우리 모두는 보다 커다란 행운, 그리고 질 높은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2]다른 분야에서는 경쟁하지만 초기 연구개발과 같은 공동의 관심사에는 함께 대처한다는 논리

카터 로버츠

카터 로버츠(Carter Roberts)는 세계자연기금(WWF•World Wildlife Fund)의 의장 겸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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