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월

MBA 보내준 회사,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을까?
닐 비어든 (Neil Bearden)

꿈의 직장에 가기 위해 학비를 지원해준 회사를 저버려야 하는 상황에 처한 MBA 재학생 닐 비어든

 

MBA 보내준 회사,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을까?

 

HBR 가상 케이스 스터디는 경영자가 겪을 수 있는 상황을 소개하고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이번 케이스는 필자의 수업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전문가

 

 

카롤린 울슈레겔(Carolin Oelschlegel)

스트래티지앤(Strategy&) 이사

 

 

J. 프랭크 브라운((J. Frank Brown)

제너럴 애틀랜틱(General Atlantic) 상무이사, 최고운영책임자(COO)

 

ILLUSTRATION: CRAIG & KARL

 

받는 사람:패트릭 피시번, 대리, 운영팀

보낸 사람:사미어 홉스킨, 대리, 운영팀

보낸 날짜: 2012 1 20 20:41

제목: RE: 오늘 점심 어때?

 

부리토 잘 먹었어. 조언해줘서 고마워. MBA에 진학해 경영 쪽으로 진로를 바꿔야겠다는 확신이 생겼어. 이 일을 하며 많이 배우긴 했지만 평생 대졸 생산관리자로 살 순 없지! 근데 학비가 어마어마하더라!

 


 

받는 사람:요아나 로마노, 부사장, 운영팀

보낸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날짜: 20121 23 14:18

제목:대표님 면담

 

부사장님께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메일 드립니다. 대표님을 만나뵙고 MBA 진학을 위해 학비를 지원해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경영 공부를 더 한다면 분명 회사에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BABA에서 일하는 동안 저는 네 번 승진했고 꾸준히 좋은 업무 평가를 받았습니다. 공장 내 어떤 직책을 맡겨주셔도 잘해낼 자신이 있으며 엔지니어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또한 대부분 다룰 줄 압니다. 하지만 경영 면에서는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대표님과 면담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대표님께서 MBA 학비 지원에 동의해주신다면 저는 회사에 더 많은 도움을 주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심을 담아

 

사미어 홉스킨 드림

 


 

받는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사람:요아나 로마노

보낸 날짜: 2012 1 23 14:42

제목: RE: 대표님 면담 건

 

사미어 대리에게

 

사실 대표님께선 직원을 MBA에 보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십니다. ‘직접 몸으로 부딪혀가며배우는 게 가장 좋고, 교육이 필요하다면 사내에서 받으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시죠.

 

또 대표님께서는화려한 스펙만 만든 후 회사를 떠날까 걱정하세요. 제조업이 그리 멋있어 보이는 직종은 아니니까요. MBA 모집 담당자들이 더멋진경력과 자격증을 가지라고 부추기는 건 잘 알려져 있죠. 대표님은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이에요. 전에 대표님 밑에서 몇 년 동안 일을 배우다 최고경영자 과정을 마친 후 경쟁사로 가버린 부장이 있는데 그 이야기를 아직도 하세요.

 

면담 시간은 잡아보겠지만 노파심에 몇 가지 일러두고 싶었어요. 대표님은 20년 전 사업을 처음 시작하셨어요. 지금처럼 회사를 키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죠. 대표님은 매우 헌신적인 경영자고 직원들도 그러길 바라세요.

 

요아나

 


 

받는 사람:아닐 바바, CEO

보낸 사람:요아나 로마노

보낸 날짜: 2012 1 23 17:52

제목: MBA 학비 지원 건

 

대표님께

 

5년 차 직원 사미어 홉스킨 대리 일로 연락드립니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하고 바로 우리 회사에 입사했으며 입사 이래 크게 성장한 직원입니다. 현재 제가 맡고 있는 운영팀 소속이나 경영직으로 옮기길 원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본부에 속해 대표님 곁에서 일하는 게 목표인 듯합니다.

 

현재 사미어 대리는 MBA 과정을 수료하기 위해 1년간 휴직하며 학비 보조를 받을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평소 이런 생각을 좋아하지 않으시는 건 알지만 사미어 대리를 한번 만나보셨으면 합니다. 우리 회사의 진정한 인재입니다. 시간 내주실 수 있으신지요?

 

존경을 담아

 

요아나

 


 

받는 사람:요아나 로마노

보낸 사람:아닐 바바

보낸 날짜: 2012 1 23 18:37

제목: RE: MBA 학비 지원 건

 

그러도록 하지. 내일 아침 8시 정각에 내 방으로 오라고 전하게.

 


 

받는 사람:요아나 로마노

보낸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날짜: 2012 124 10:17

제목: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부사장님께

 

어려운 부탁임에도 대표님과 면담을 주선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쉽게도 대표님께서는 제 생각을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셨습니다. 성공한 경영인이신 대표님을 믿지만, 이번에는 제가 정식으로 경영 교육을 받은 후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과소평가하신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점점 더 복잡해지고 경쟁이 심해지는 환경을 고려할 때 최신 경영 이론은 분명 회사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부사장님에 대한 대표님의 신망이 두텁다고 알고 있습니다. 대표님께 한 번 더 말씀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전 회사를 떠날 사람이 아닙니다. 대표님을 설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미리 감사 인사 올립니다.

 

사미어 홉스킨 드림

 


 

받는 사람:요아나 로마노

보낸 사람:아닐 바바

보낸 날짜: 2012 1 29 05:02

제목: RE: MBA 학비 지원 건

 

자네 말이 맞아. 사미어는 마치 예전의 나를 보는 듯하더군. 몇 년 더 열심히 경력을 쌓으면 내 곁에 둘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회사에 붙들어놓을 방법을 고민해보게.

 

받는 사람:아닐 바바

보낸 사람:요아나 로마노

보낸 날짜: 2012 2 3 12:17

제목: RE: RE: MBA 학비 지원 건

 

대표님께

 

인사팀에 물어보니 MBA를 마친 후 3년 동안 우리 회사에서 근무하고 그 전에 이직할 경우 학비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계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 법무팀에선 이직을 아예 막을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사미어는 좋은 직원입니다. 회사에 MBA 졸업자가 더 많아지면 좋을 거라는 그의 생각엔 저도 동의합니다. 작년에 컨설턴트에게 지급한 액수를 생각해볼 때 그리 나쁜 투자 같지는 않습니다.

 

인사팀에 말해 일을 진행시킬까요?

 

요아나

 


 

받는 사람:요아나 로마노

보낸 사람:아닐 바바

보낸 날짜: 2012 2 3 12:27

제목: RE: RE: RE: MBA 학비 지원 건

 

인사팀에 말해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게. 검토는 법무팀에 있는 그 러시아계 직원에게 맡기도록 하고. 실수가 있으면 다 잡아내는 사람이니까.

 

만일 그 녀석이 졸업 후 컨설팅 펌에 들어가 우리한테 하루에 만 달러씩 달라고 하면 그 돈은 자네 월급에서 까는 줄 알게.

 


 

받는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사람:요아나 로마노

보낸 날짜: 2012 2 6 13:42

제목: RE: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사미어 대리에게

 

대표님께 말씀드렸고 MBA 지원을 허락하셨어요. 어떤 식으로 계약해야 할지 인사팀과 상의해봤는데, MBA 학비를 지급하고 학위 취득 후 (지금보다 더 높은 직급의) 자리를 보장하기로 했어요. 대신 만 3년 동안 우리 회사에서 일할 의무가 있고,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받은 학비를 반납하는 조건이에요. 계약 조건은 평범해요. 컨설팅 펌에서도 보통 이렇게 계약하죠.

 

법률상 의무는 이게 다지만 더 중요한 조건이 하나 있어요. 알다시피 대표님께서 가장 우려하는 일은 사미어 씨가 MBA를 마치고 돌아오지 않는 거예요. 돈은 큰 문제가 아니지만 안 좋은 선례를 만들까 걱정이신 거죠. 사미어 씨가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대표님께서는 MBA에 직원을 더 보내는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실 거예요. 동료인 패트릭 씨를 비롯해 MBA에 관심 있는 직원이 회사에 몇 명 더 있는 걸로 알아요. 만일 신뢰가 깨진다면 다른 직원들은 혜택을 받지 못할 거예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한 후 우리 회사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해주세요.

 

진심을 담아

 

요아나

 


 

받는 사람:요아나 로마노

보낸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날짜: 2012 2 6 13:49

제목: RE: RE: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부사장님께

 

정말 고맙습니다. 제겐 BABA뿐이에요. 열심히 공부하고 돌아와 회사를 발전시키겠습니다.

 

진심을 담아

 

사미어 홉스킨 드림

 


 

받는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사람:패트릭 피시번

보낸 날짜: 2012 2 6 20:41

제목: RE: MBA야 내가 간다

 

멋지다! 네가 우리한테 길을 열어주는구나!

 


 

받는 사람:라지 홉스킨

보낸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날짜: 2012 5 12 21:37

제목: RE: RE: 학교로 돌아가게 됐어요

 

어머니께

 

아버지께서 주신 위스키는 대표님께 잘 전해드렸어요. 아버지께 말씀 전해주세요. 대표님께서 주소를 물어보셨으니 답례 인사를 보내실 것 같아요. 대표님도 아버지처럼 옛날 분이세요. 아버지께서 일러주신 대로 오늘 대표님과 악수할 때 대표님과 눈을 맞췄다고,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근데 이제남자다운 행동에 대한 조언은 그만하셔도 될 것 같긴 해요.)

 

사랑을 담아

 

사미어 올림

 


 

받는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사람:루시아 볼티모어, 부사장, 인사팀

보낸 날짜: 2012 8 15 09:49

제목:학비 지급 확인

 

사미어 대리에게

 

계약서에 명시한 대로 오늘 계좌 이체로 학비를 납부했어요. 전에 했던 질문에 답을 하자면 의료보험은 계속 유효해요. 개인적으로 내야 하는 돈은 없어요.

 

내년에 봐요.

 

루시아 볼티모어

 


 

받는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사람:패트릭 피시번

보낸 날짜: 2013 6 6 20:16

제목:근황

 

학교 마무리는 잘하고 있어? 여기 일은 잘돼가. 네가 전에 하던 일을 맡았는데 많이 배우고 있어. 나도 곧 MBA 할 생각하니 기대된다. 잘 지내!

 

받는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사람:다나 나이트, 이사, 자이스베르거 어소시에이트

보낸 날짜: 2013 6 10 07:12

제목:채용 정보

 

사미어 홉스킨 씨께

 

자이스베르거 어소시에이트 소속 헤드헌터입니다. 홉스킨 씨 경력에 관심을 가진 고객사를 대신해 연락드립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신생 기업으로 주요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받는 곳입니다. 홉스킨 씨의 공학 및 제조업 경력과 뛰어난 MBA 성적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만나보실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도 될까요?

 

다나 나이트 드림

 


 

받는 사람:다나 나이트

보낸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날짜: 2013 6 10 07:22

제목: RE: 채용 정보

 

나이트 씨께

 

낮에는 계속 수업이 있어요. 오늘 저녁 6시 이후에는 가능합니다.

실례지만 어떻게 제 연락처를 아셨는지요?

 

감사합니다.

 

사미어 드림

 


 

받는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사람:다나 나이트

보낸 날짜: 2013 6 10 07:25

제목: RE: RE: 채용 정보

 

학교에 낸 이력서를 봤어요. 홉스킨 씨 이력에 딱 맞는 자리예요. 정말 좋은 회사니 한번 믿어보세요. 사무실도 멋지고 테니스 코트도 있어요. 식사도 아주 잘 나오는 데다 언제나 재즈 음악이 흘러나오는 곳이에요. 저도 거기서 일하고 싶더라고요! 그럼 6시에 봐요.

 

다나 드림

 


 

받는 사람:다나 나이트

보낸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날짜: 2013 6 10 19:21

제목: RE: RE: RE: 채용 정보

 

나이트 씨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 완벽한 자리 같아요. 하지만 말씀드린 대로 전 회사에서 학비를 지원받고 있고, 상사에게 돌아가겠다고 약속한 상태예요. 학비 지원을 받지 못했다면 MBA에 올 수 없었을 거예요. 생각할 시간을 좀 주세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사미어 드림

 


 

받는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사람:다나 나이트

보낸 날짜: 2013 6 14 19:26

제목: RE: RE: RE: RE: 채용 정보

 

클라우드스킴 측이 홉스킨 씨를 매우 마음에 들어 하셨어요! 하지만 이사회의 투자자들이 주요 직책을 되도록 빨리 채우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어요. 죄송하지만 빨리 결정하셔야 해요. 학비를 돌려주는 조건이라고 하셨죠? 클라우드스킴 쪽에서 비용을 댈 의향이 있는지 물어볼게요. 이전 회사와는 계약 조건만 지키면 괜찮아요.

 


 

받는 사람:라지 홉스킨

보낸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날짜: 2013 6 14 23:47

제목: RE: RE: 결정하기 힘들어요!

 

어머니께

 

아직도 결정을 못 내렸어요. 저도 좋지만은 않아요. 제가 다른 곳으로 가려고 연락한 게 아니라 거기서 연락이 왔는걸요! 부모님 생각은 알지만 이건 믿기 힘들 만큼 좋은 기회예요. 돈도 BABA에서 받던 급여의 두 배고요. 요아나 부사장님과 약속했을 땐 돌아갈 생각이었어요. 이런 일이 생길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아버지를 좀 설득해주세요. 요즘엔 세상이 많이 달라졌어요. 경쟁이 훨씬 치열하다고요.

 

사랑해요.

 

사미어 드림

 


 

받는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사람:요아나 로마노

보낸 날짜: 2013 6 17 18:22

제목: RE: 헤드헌터

 

사미어 씨에게

 

흔히 있는 일입니다. 나도 일하는 동안 몇 차례 헤드헌터의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어요. 알려줘서 고마워요. 이미 직장이 있다고 말한 거죠?

 

조만간 봅시다.

 

요아나

 


 

받는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사람:루시 비나폴라, 인사담당 매니저, 클라우드스킴

보낸 날짜: 2013 6 24 10:14

제목:입사제안서(Offer of Employment)

 

사미어 홉스킨 씨께

 

입사제안서를 첨부합니다. 기본급은 연 146000 달러이며, 계약이 체결되면 MBA 학비의 50%를 보너스로 지급하는 조건입니다. 질문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주세요.

 

루시 비나폴라 드림

 


 

받는 사람:사미어 홉스킨

보낸 사람:요아나 로마노

보낸 날짜: 2013 6 25 18:22

제목: RE: RE: RE: 헤드헌터

 

사미어 씨에게

 

좋은 자리인 것 같긴 하네요. 다만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간 사실은 기억하세요. 회사로부터 도움받은 만큼 회사를 돕겠다고 말하던 그때 그 모습으로 결정해주길 바랍니다. 옳은 결정 내릴 거라 믿습니다.

 

요아나

 

사미어는 BABA로 돌아가야 할까? 아니면 클라우드스킴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까?

다음 페이지 전문가 의견을 참조하세요.

 

닐 비어든(Neil Bearden)

닐 비어든(Neil Bearden)은 인시아드(INSEAD) 싱가포르 캠퍼스 교수다.

 

전문가 답변

 


카롤린 울슈레겔
은 런던 스트래티지앤(Strategy&, 전 부즈앤컴퍼니) 이사이자 스트래티지앤 카첸바흐 센터(Katzenbach Center) 유럽 지부장이다.

 

사미어는 클라우드스킴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BABA보다 지적인 발전을 위해 훨씬 좋은 기회를 줄 것이다. 하지만 전 직장과의 약속을 지켜야 할 의무도 있으므로 BABA와의 감정적, 도덕적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 비록 사미어 자신은 회사를 떠나지만 학비 지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는 주장을 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미어와 BABA 모두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장기적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봐야 한다. BABA의 경우 사미어를 잡아두어 불행한 직원 한 명을 늘리기보다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배출하는 편이 이득이다.

 

잘 생각해보자. 지금 우리는 결혼서약이 아니라 시장에서 이루어진 계약에 대해 다루고 있다. 시장에 속한 모든 것은 변한다. 상황이 변하면 이에 따를 수밖에 없다. 만일 BABA가 위기에 처한다면 경영 상황이 변화됐다는 이유로 사미어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계약 조건대로 학비를 반납하면 그만이지 왜 그 이상을 바라는가?

 

물론 BABA가 좋은 선례를 만들 생각으로 사미어에게 호의를 베푼 것은 사실이다. 그러므로 사미어에게는 기존 상사와 동료에게 모든 일을 솔직히 말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 사미어는 클라우드스킴에서 제안한 일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기회인지, 그리고 이직하면 자신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는지 설명하고 회사 대표 아닐과 부사장 요아나, 나아가 동료 패트릭에게도 양해를 구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결혼서약이 아니라 시장에서 이루어진 계약에 대해 다루고 있다. 상황이 변하면 이에 따를 수밖에 없다.

 

사미어는 클라우드스킴으로 이직했을 때 어떻게 BABA에 장기적 이득을 줄 수 있을지 논의하기 위해 아닐과 요아나를 만나야 한다. 양측은 관계를 유지할 방안뿐 아니라 사미어를 발판 삼아 BABA의 신시장을 개척할 방법을 생각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사미어는 MBA에서 공부하며 만난 이들 중 BABA에서 일할 만한 사람을 찾아보거나, 자신이 직접 BABA의 자문 역할을 할 방법이 없을지 고민해봐야 한다. 몇 년간 열심히 일해 신뢰를 쌓은 BABA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편이 사미어 자신에게도 좋다.

 

아닐과 요아나는 바뀐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상황은 사미어의 도덕성을 시험하는 자리인 한편, 아닐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앞날이 창창한 젊은 직원이 매력적인 기회를 거부하길 바라는 것이 아닐의 진심인가? 만일 그렇다면 사미어는 더더욱 회사를 떠나야만 한다. 그런 가부장적인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아닐과 요아나는 사미어가 회사를 떠나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내실 있는 장기적 관계를 유지할 방안을 사미어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만일 사미어가 BABA에서 하는 일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면 패트릭을 비롯한 젊은 관리자들 또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공산이 크다. 유능한 직원에게 MBA 학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직원이 애정과 헌신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현명한 투자다. 또 요아나가 말했듯 값비싼 경영 기법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회사에 도입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클라우드스킴이 사미어에게 거절하기 힘든 제안을 한 것일 뿐, 학비 지원 자체가 나쁜 결정이었던 건 아니다. 아닐과 요아나는 BABA가 인재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J. 프랭크 브라운
은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성장 지향 투자회사(growth investment) 제너럴 애틀랜틱(General Atlantic)의 상무이사 겸 최고운영책임자(COO).

 

사미어는 클라우드스킴의 제안을 거절하고 약속대로 BABA로 돌아가야 한다.

 

이 문제는 장기적 관점에서 고려해야 한다. 사미어의 경력은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도 40년 정도는 더 일할 것이다. 처음에 그럴싸한 직장을 택한 사람 중 대다수가 훗날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다. 더불어 사미어가 여기 서술된 만큼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젊은이라면 분명 더 좋은꿈의 직장을 찾을 기회가 올 것이다.

 

지금 상황은 사미어가 재능 있는 직원일 뿐 아니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점을 드러낼 좋은 기회다. 이런 장점은 사미어의 가치를 더 높여준다. 훗날 그를 채용하고자 하는 회사에서는 사미어가 MBA를 마친 후 학비를 지원받은 회사로 돌아가 3년간 좋은 성과를 냈다는 점을 높이 살 것이다. 그리고 사미어는 BABA로 돌아갔을 때 전에 하던 일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업무를 맡게 될 거란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아닐과 요아나가 전과 같은 업무를 맡길 생각으로 MBA 학비를 지원했을 리 없다. 이들이 전에 없던 지원을 해준 것은 그를 진정한 재원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또 사미어는 자기 자신만 생각해선 안 된다. 그가 MBA 학비 지원의 투자 성과를 회사에 보여준다면 동료인 패트릭을 비롯해 공부를 더 하길 바라는 직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회사를 떠난다면 다른 사람이 혜택을 받기는 어렵다.

 

더불어 헤드헌터의 조언은 걸러 들을 필요가 있다. 다나 나이트의 주 관심사는 클라우드스킴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지, 사미어의 경력을 발전시키는 게 아니다. 헤드헌팅 회사에 소속된 경우 인재와의 장기적 관계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젊은 직원이 아닌 고위직에게나 해당하는 이야기다. 또한 클라우드스킴이라는 회사에 대해서도 합리적 의심을 품어야 한다. 나라면 우리 회사에 들어오기 위해 다른 회사와 맺은 약속을 깨는 사람은 원하지 않을 것이다. 클라우드스킴 사람들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면 거기서 회사의 수준을 엿볼 수 있다.

 

처음에 그럴싸한 직장을 택한 사람 중 대다수가 훗날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다.

 

마지막으로 BABA를 떠나는 일은 도덕적으로도 옳지 않은 행동이다. 돌아오겠다고 약속하며 요아나에게 보낸 e메일을 다시 읽어보길 바란다. 나라면 그렇게 호언장담했던 약속을 저버린 후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똑바로 보기 힘들 것 같다.

 

아닐과 요아나에게도 몇 가지 조언을 하고 싶다. 사미어가 돌아오길 바라는 건 정당한 기대다. 하지만 3년이라는 의무 근무 기간은 조금 길 수도 있다. (나라면 2년으로 정했을 것이다.) 계약 조건을 명확히 한 점은 좋다. 하지만 MBA 기간 동안 사미어를 혼자 둔 것은 실수였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활동을 하다 보면 전 직장은 멀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지원하고 있는 학생과 지속해서 연락하는 것이다. 컨설팅 펌은 이런 일에 능숙하다. 컨설팅 펌에서는 MBA를 직원에게 내준 과제처럼 여기며, 직원이 이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치도록 최선을 다해 관리한다. 대부분 멘토를 지정해 학생의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데, 멘토는 학생이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내어 도와주고 미래 진로를 함께 고민한다. 이렇게 관리함으로써 학생과 회사 간의 유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만일 여러분이라면?

홈페이지(HBR.org) ‘독자 의견중에서

 

전 직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기술과 경영 지식을 갖춘 사미어는 아닐 대표의 후임자가 될 만한 인물로 높이 평가받을 것이다. 클라우드스킴은 아직 자리가 잡히지 않은 회사다. 조직 문화가 사미어에게 잘 맞을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보장할 수 없다.

마이클 루(Michael Lu)타워스왓슨(Towers Watson) 보험계리사

 

학비를 반납하고 클라우드스킴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BABA 측에서 조건을 조정해줄 수도 있지만, 그래도 클라우드스킴 측에서 제시한 조건이 더 낫다면 사미어는 직장을 바꿀 권리가 있다.

코넬리스 위착소노(Kornelis Wicaksono)스웨덴 룬드대 석사 과정

 

두 직장이 단지 금전적인 면에서만 다르다면 BABA로 돌아가야 한다. 하지만 MBA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할 기회가 새 직장에서 더 많이 주어진다면 클라우드스킴을 택해야 한다.

하지브 사바르발(Harjeev Sabherwal)파리 ESSEC경영대학원 MBA 과정

  

단순히 고용자와 피고용자 사이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미어는 MBA 공부를 하도록 도와준 사람과 개인적으로 약속했다. 나로서는 이 약속을 깰 만한 합리적, 이성적 이유를 찾을 수 없다.

릭 하즈(Rick Hasz)타임워너케이블 프로젝트관리전문가(PMP)

 


CARTOON: ROY DELGADO

“조부모님 회사를 방문하는 게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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