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월

시공간을 초월하는 디지털 유비쿼티 세상
마르코 이안시티(Marco Iansiti),카림 R. 라카니(Karim R. Lakh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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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work Chris Labrooy

Shrinkwrap Stills, Steam Iron

 

인터넷 연결과 센서, 그리고 데이터는 어떤 방식으로 비즈니스 혁명을 일으키고 있을까

 

한 세기가 넘는 기간 동안 GE는 산업장비를 판매하고 수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대부분의 매출을 올렸다. 그런데 지난 수년 사이 자사의 핵심 고객들 중 상당수를 전통적인 경쟁업체가 아닌 기업들에 빼앗길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에 직면했다. 한편으로는 IBM, SAP 같은 IT업체들, 다른 한편으로는 빅데이터를 다루는 신생 기업들이 새로운 경쟁 상대였다. 이 업체들은 고객들에게 전혀 다른 가치를 제안하고자 했다. 믿을 만한 산업장비를 확보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그 장비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급 분석기법과 알고리즘을 활용해 새로운 효율성을 추구하고 여러 가지 혜택들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한 것이다. 이런 흐름으로 인해 GE는 단순 장비 공급자로 전락할 위험에 처했다.

 

2011 GE는 이른바산업용 인터넷영역에 초점을 맞춘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신규 사업 계획을 내놓는 식으로 대응책을 마련했다. 현재는 자사의 기계들에 디지털 센서를 부착하고 공동의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플랫폼과 연결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에 투자하고, 고급 분석 역량을 개발하며, 다양한 인적자원이 참여하는 크라우드소싱 상품 개발 방식도 도입하고 있다. 이런 모든 작업들이 GE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놓고 있다. 일례로 GE가 제트 엔진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익은 단순한 제품 판매에 얽매여 있는 게 아니라 운휴시간 단축과 연간 운항거리 증가 같은 성능 개선 여부와 관련이 있다. 이처럼 디지털을 활용한 성과 기반 접근 방식 덕분에 GE 2013년에 8억 달러 이상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2014년과 2015년엔 그 규모가 적어도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E의 산업용 인터넷은 비교적 최근에 주목받기 시작한, 디지털 연결의 유비쿼티ubiquity[1]를 기반으로 한다. 이미 대부분의 정보 활동은 인터넷에 연결된 노트북이나 모바일 기기를 통해 디지털화하고 있는 추세다. 생활 속 사물들이 모두 인터넷으로 연결되는사물 인터넷이 성장하고 디지털 센서 사용이 널리 확산되면서 디지털화와 연결성이라는 두 가지 큰 흐름은 과거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뤄졌던 작업과 공정, 기계와 서비스 운영의 영역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클라우드 컴퓨팅 덕분에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도 컴퓨터 연산력을 사실상 무한정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 모든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업종을 막론하고 이미 자리를 잡은 기성 기업이든 신생 기업이든 모두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박스기사디지털 기술은 왜 비즈니스에 변화를 가져오는가?’ 참조)

 

디지털 기술은 왜 비즈니스에 변화를 가져오는가?

 

사물 인터넷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이 가진 세 가지 특성을 이해하면 도움이 된다. 첫째, 아날로그 신호와 달리 디지털 신호는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하게 전송될 수 있다. 페이스북 웹페이지는 미국 팔로 알토에 있는 사무실에서 생성된 모습이 인도 방갈로르(벵갈루루)에 있는 사용자가 볼 때도 그대로 유지된다. 둘째, 디지털 신호는 무한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같은 화면을 수십억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똑같이 볼 수 있다. 셋째, 네트워크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가 한번 이뤄지면 동일한 페이지는 추가로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고도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전송될 수 있다. 이처럼 한계비용 제로 수준으로 실행할 수 있는 디지털 업무는 상당한 한계비용을 들여야만 하는 전통적인 아날로그 방식의 업무를 순식간에 대체하게 될 것이다. e메일과 소셜네트워크로 인해달팽이 편지[2]가 사라지고 있는 이유도 그래서다.

 

이처럼 한계비용 제로로 아주 똑같이 무한 복제할 수 있는 특성 덕분에 운영 면에서는 규모의 확장 가능성이 높아지며, 신구 비즈니스 공정을 결합하고, 서로 다른 산업과 집단을 연결해 새로운 기회를 창조하기가 수월해졌다. 페이스북은 비용을 더 들이지 않고도 어떤 브랜드를 어느 누구에게든 연결시킬 수 있다. GE 제트 엔진에 부착된 센서는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장거리 비행에서 필요한 점검 사항을 예측하는 데 유용한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 데이터는 GE의 정비 조직은 물론 제3의 예비 부품 제조사에도 전달될 수 있다. 결국 어디서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은 이 같은 세 가지 기본적 특성에 힘입어 변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편재성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변신과 함께 시작됐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와 SAP는 과거엔 소프트웨어 사용권을 팔아 큰 수익을 올렸으나 지금은 클라우드 소프트웨어와 분석기술을 지원하기 위한 기반시설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수익원을 상품에서 서비스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성과 기반 비즈니스 모델도 시험해보고 있다. 이 경우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으로 특정 기업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정도에 따라 매출이 결정된다. 세일즈포스, 워크데이, 구글, 아마존 웹 서비스 등이 이런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들로 인해 이미 기업용 소프트웨어가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비단 소프트웨어 기업들에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의료장비 제조업체 벡톤 디킨슨은 소프트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에도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가 제작한 진단 장비에 갈수록 확대되는 연결 가능성과 인텔리전스 그리고 플랫폼 기능을 결합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웰스프론트와 알트엑스처럼 자산 관리업계에 속한 기업들도 투자 절차를 최적화하고 자동화하기 위해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피자 회사 도미노마저도 혁신을 촉진하고 서비스와 투명성, 신속한 배달이라는 측면에서 고객의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 디지털 역량과 모바일 기술을 구축하는 데 힘쓰고 있다.

 

Idea in Brief

연구 결과

디지털 변혁, 즉 이전까지 아날로그 방식이었던 기계와 서비스 운영, 조직 업무, 관리 절차가 디지털화함에 따라 여러 산업 분야에서 이미 자리 잡은 기업과 신생 업체(스타트업) 모두 새로운 방식의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시사점

경쟁을 하려면 기업들은 지금까지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가치 창출과 가치 확보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

 

사례

GE산업용 인터넷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전에는 분리돼 있었던 업무와 장비들을 연결시킴으로써 2013년에만 8억 달러가 넘는 증분수익을 거둬들였다. 플러스(증가분)’ 규모는 2014년과 2015년엔 적어도 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어디서나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접속 환경을 뜻한다 - 편집자 주

 

[2]손으로 써서 부치는 종이 우편물을 뜻하는 말로, 느리게 배달된다는 점에서 ‘달팽이’란 수식어를 동반한다 - 편집자 주

 

이제 어디서나 가능한 디지털 연결성이라는 큰 흐름에 적응하는 일은 대부분의 경제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우리는 지금껏 수십 개 산업 분야와 기업들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지켜봤다. 그 중엔 전통적인 기업이나 분야도 있고, 처음부터 디지털 형태였던 곳들도 있다. 우리는 전통적인 혁신의 양상과 운영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이해를 돕기 위해 수백 명의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우리가 이미 자문을 했거나 관심을 지니고 있는 대상들 중 몇몇 기업들이 이 글에 언급됐다.) 그런 과정에서 디지털 변혁은 전통적인와해파괴의 시나리오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핵심은 퇴거와 대체가 아니라 연결성과 재조합이기 때문이다. 거래 방식이 디지털화되고, 데이터들이 새로운 방법으로 생성되고 분석되면서 전에는 별개의 존재였던 사물과 사람, 여러 활동들이 서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프인터넷 연결 기기의 폭발적 증가참조) 따라서 기존 기업들은 원래 갖고 있던 자산을 활용해 기업 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신생 업체들의 공격에 맞서거나 협력을 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천연가스와 전기를 공급하는 미국 기업 퍼시픽 가스 앤 일렉트릭은 구글이 최근 32억 달러에 인수한 디지털 온도조절장치 업체 네스트와 협력하면 가치를 훨씬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박스기사네스트 사례에 주목해야 할 이유참조) 승객과 차량을 연결시켜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유명한 우버는 운전기사들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고객들과 결합시킴으로써 수입을 올리고 있다.

 

가치 창출과 가치 확보에 대해 다시 생각하다

비즈니스 모델을 정의하려면 두 가지 기준이 필요하다. 조직 차원에서 고객들을 위한 가치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고객 가치 제안), 그리고 그 가치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수익 창출)를 규정해야 한다. 디지털 변혁으로 이 두 가지가 모두 바뀌고 있다.

 

GE가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 에온과 맺은 풍력발전 설비 계약을 생각해보자. 예전 같았으면 전력 수요가 증가할수록 GE는 발전회사에 더 많은 터빈과 관련 설비를 팔고자 했을 것이다. 하지만 두 회사의 파트너십을 맺고 GE가 에온의 운영 관련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활용해 고급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과거와 다른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다. 에온은 풍력발전용 터빈 설비를 추가해 발전 용량을 늘리는 대신 비교적 평범한 규모로 설비를 사들인 것만으로 전력 수요를 맞출 수 있었다. 동력 조절과 실시간 분석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로 모든 터빈을 연결하는 설비를 구입한 것이다.

 

GE는 터빈을 비롯한 풍력발전 설비에 달린 센서에서 유용한 데이터를 뽑아내 장비의 성능과 운영, 유지 보수를 최적화함으로써 가치를 창출한다. 그렇게 성능이 개선돼 고객사의 매출이 증가하면 그 수익 증가분의 일부를 대금으로 청구해 가치를 확보한다. 따라서 장비 자체는 더 적게 팔면서도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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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의 변신

2001년 제프리 이멜트가 CEO로 취임할 당시 GE는 효율적인 기업이면서도 극심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GE가 판매하는 최상위 등급의 자본재 가격이 폭락하는 추세였다. 이멜트는 전임자인 잭 웰치 시절에 도입한 장기 서비스 계약CSAs으로 회사의 무게 중심을 옮기는 작업에 속도를 높였다. 이 계약은 하나의 설비에 대해 예방 차원의 유지 보수를 포함한 모든 운영 관리를 보장했다. 이로써 수십 년이 될 수도 있는 설비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비교적 이윤이 높은 수입이 계속해서 들어왔다. 2005년 즈음 장기 서비스 계약은 GE 매출 잔고의 75% 이상을 차지했으며 산업 부문 수익에도 이와 동일한 비중으로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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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회사의 글로벌화를 진행한 동시에 기술과 제품, 서비스 영역에도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습니다.” 2009년 한 산업 단체에서 이멜트가 한 말이다. “우리가 다시 한 번 변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가 바로 산업용 인터넷이었다. GE의 이러한 계획이 제안하는 바는 기계와 데이터 그리고 사람을 연결시키는 개방형 글로벌 네트워크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성과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대거 창출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용 인터넷은 데이터를 종합하고 분석하며 실시간 및 예측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들의 복잡한 운영 방식을 최적화하는 데 주력한다.

 

산업용 인터넷은 GE의 가치 창출과 확보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결정은 훨씬 더 점진적으로 이뤄졌다. 2011년까지 GE는 센서, 마이크로프로세서와 함께 주목할 만한 내장형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발전소와 제트 엔진, 병원과 의료 시스템, 전기나 가스 같은 유틸리티 기업, 석유 굴착 장비, 철도, 그 밖에 전 세계에 걸쳐있는 다른 산업 인프라를 관리했다. 수십만 대의 GE 장치들을 서로 연결하고, 갈수록 더 정교해지는 센서로 무장하는 일은 유지 보수와 운영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합리적으로 확장해나가는 방법이자 전략적으로도 GE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보였다. “저는 우리 핵심 장비에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멜트 CEO의 말이다. “우리는 가장 많은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요. 누구도 따라 하기 힘든 수준이지요. 우리는 현실적으로 상대적인 강점을 갖고 출발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역량 구축하기.기회의 규모와 범위가 확실해지자 이멜트와 그의 팀원들은 GE에 새로운 역량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다. 모든 사업 부문에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개발과 지원이 균일하게 이뤄지려면 글로벌 센터가 필요했다. 신제품을 판매하고 서비스하는 방법을 포함해 고객 관계를 관리하는 데도 새롭고 혁신적인 접근 방식이 뒷받침돼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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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는 효율성과 생산성, 혁신 면에서 세계 최강 기업이다. 하지만 민첩성과 민감성 그리고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 대한 전략적 일관성 면에서는 결코 명성을 떨친 적이 없다. 실제로 이멜트가 2011 11 GE소프트웨어를 설립할 당시만 해도 IT 분야에 대한 GE의 노력은 산발적이었다. 다양한 사업 부문에서 각기 고용한 12000명이 넘는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이 수십억 달러 매출을 올리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기술적인 선택이나 거래 품목을 관리하는 전체적인 전략이 부재했다. 사업 부문마다, 심지어 각 제품 책임자마다 현지 사정에 따라 제각각 다른 결정을 내렸다. 그 결과, 기술적으로나 수익 면에서는 실적의 편차가 컸다. “우리 제품은 저마다 기반이 되는 플랫폼과 구성, 기술, 벤더들(판매업자)의 구성 면에서 하나같이 다 달랐습니다.” 윌리엄 루 부사장이 말했다. 그는 이멜트 CEO가 새로운 사업 부문의 운영을 맡기려고 시스코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루 부사장을 비롯한 고위 경영진은 GE의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이 전체적으로 어느 정도 규모인지 파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 결과, 전체 136개 제품 가운데 17개만이 수익을 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몇 년이 걸리고, 그걸 세상에 내놓으려면 또 몇 년이 걸렸습니다.” 루 부사장이 말했다. “그러니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고객의 욕구를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었지요.”

 

개발 인력 역시 고민거리였다. “우리 회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의 경력은 둘 중 하나였습니다.” 루 부사장이 설명했다. “기계공학자거나 컴퓨터공학자였지요. 하지만 그들 대부분이 경험한 기술은 20세기 방식이었어요. 외부 판매업자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았지요. 때때로 개발 작업 전체를 의지할 때도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GE의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전 세계 사업장에 흩어져 있어 저마다 다른 언어를 사용했다. 루 부사장은 현대적인 접근 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직접 나서서 팀을 조직하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팀원들은 전원 캘리포니아 주 샌 라몬의 GE 소프트웨어 본사에서 다 같이 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모두 한곳에 모여 있으면 새로운 것들을 창조해내기가 훨씬 쉽지요.” 2013 1월까지 그는 62명을 채용했고, 그해 6월에는 150명의 직원이 새 사무실로 옮겼다. 그해 말에 루 부사장의 팀원은 350명에 이르렀는데 그 중 2%만이 사내 다른 부문에서 이동해왔다. 그는 2014년 말까지 1000명이 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데이터 과학자들이 샌 라몬의 시설에서 일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스트 사례에 주목해야 할 이유

 

1년 전까지만 해도 하니웰 경영진 중 구글을 경쟁사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2014 1월을 기점으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구글이 디지털 온도조절장치와 연기 감지기 회사인 네스트를 32억 달러에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디지털 변혁과 연결 수준이 임계치에 가까워져 가장 전통적인 산업 부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지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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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스트 온도조절장치가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은 연료 구입에서부터 온도 설정, 그리고 난방기와 통풍기, 에어컨 가동까지 가정에서 온도를 관리하는 데 필요한 모든 과정을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고 네스트의 클라우드 데이터 서비스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온도조절장치는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나타내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그 데이터를 다시 공기업들과 공유한다. 이로써 에너지 사용 예측의 정확도를 개선하고 결과적으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네스트는 비용 관련 데이터를 고객에게도 보낼 수 있다. “현재 에너지 수요가 높기 때문에 요금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 두 시간 동안 에어컨을 꺼두시면 좋겠습니다라고 알려서 에너지 요금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네스트는 이렇게 창출한 가치를 어떻게 확보할까? 첫째, 종래의 온도조절장치보다 소매가격이 두세 배 높다. 둘째, 전력을 공급하는 공기업들에 성과를 기반으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구글이 에너지 소비 패턴을 보여주는 데이터를 축적해 공기업들에 서비스를 제안하고, 그로 인해 절감된 비용의 일부를 청구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셋째, 그렇게 절약한 비용의 일부를 소비자에게 되돌려주는 방법도 있다.

 

“네스트는 비단 30억 달러 규모의 온도조절장치 산업에서만 활약하는 것이 아니라 무려 6조 규모의 에너지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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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함으로써 네스트는 비단 30억 달러 규모의 온도조절장치 산업에서만 활약하는 것이 아니라 무려 6조 규모의 에너지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네스트의 디지털 클라우드 플랫폼을 다른 업체들의 기기와 서비스에 개방하면 된다. 예를 들면 현재 네스트 플랫폼은 월풀의 고급 세탁 시스템에 연결돼 전력 사용량이 최고치일 때를 피해서 세탁과 건조가 이뤄지도록 일정을 조절한다. 웨어러블 기술을 개발하는 조본(Jawbone)과는 사용자가 잠에서 깼을 때를 감지해 실내 온도를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작업을 함께하고 있다. 주택 보안 시스템(“누군가 방금 온도조절장치 옆으로 지나갔습니다. 집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요”)이나 가전제품(“지금 침실로 들어오셨는데, 작업실에 켜둔 TV는 그대로 두실 건가요?”)과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새로운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에 대한 가능성은 놀라울 정도다.

 

루 부사장은 GE 그룹 전체에 적용할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플랫폼이 완성된다면 좀 더 효율적으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고, 산업 영역의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도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독립 개발자들이 GE 플랫폼을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그는 자신의 팀에서 개발한 모든 지적 재산은 GE가 소유한다고 밝혔다.

 

루 부사장 팀은 GE의 공동 소프트웨어 플랫폼프리딕스에서 운영하는프리딕티비티브랜드를 내걸고 첫 솔루션 제품군을 시장에 내놓았다. 프리딕스와 프리딕티비티를 앞세워 GE에서 보유한 모든 산업 기술들을 점검하고 유지 보수하는 작업을 획기적으로 간소화할 것을 장담한다. 프리딕스는 따로따로 처리되던 컴퓨터 작업과 빅테이터 분석, 자산 관리, 사물 통신, 보안, 이동성을 하나로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궁극적으로는 GE에서 제작한 모든 기계를 클라우드로 연결시키게 될 것이다. (의료 서비스 분야를 비롯한 일부 사업 부문의 경우 제품 종류가 수천 가지에 이르고, 저마다 다른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하며, 구형 컴퓨터 시스템을 활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작은 성취가 아니다.) 이렇게 되면 기계들끼리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과거 데이터를 근거로 예측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불시에 가동이 중단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돕고, 그 밖에 다른 식으로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뉴욕과 뉴저지에 기반을 두고 전력과 가스를 공급하는 미국 공기업 퍼블릭 서비스 엔터프라이즈 그룹PSEG은 실시간으로 바뀌는 전력 수요와 배전망 상황, 연료 공급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딕티비티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이 브랜드의 자산 최적화 솔루션을 적용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PSEG는 발전량이 6% 증가하고 연료 소비는 1.5% 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뿐만 아니라 가스 터빈 설비를 훨씬 탄력적으로 가동할 수 있게 됐다. 피닉스에 있는 세인트 루크 병원은 또 다른 프리딕티비티 솔루션을 활용한다. 병실 배정과 부서별 업무 흐름, 환자 이동과 이송, 장비 관리를 통합함으로써 한 병실 침상에 환자가 들고 나는 데 걸리는 시간을 51분으로 단축했다. 이 시간은 병원의 수용 능력 계획은 물론 환자 만족도에도 중대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프리딕스의 고객사인 철도사업자 노퍽 서던은 프리딕티비티 네트워크 최적화 솔루션을 활용해 더 많은 화물열차가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이동하게 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속도를 10% 높였다. 뿐만 아니라 의무적으로 일정 시간 휴식을 취해야만 하는초과 근무 승무원들로 인한 손실이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정시 운행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3]

 

[3]미 연방철도청에서는 철도 승무원 근무 시간을 최대 12시간으로 제한하고, 기차 연착 등으로 근무 시간이 초과할 경우 12시간 이상 휴식을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역주

 

하지만 GE소프트웨어가 다른 사업 부문들로부터 지지를 얻는 일은 쉽지 않을 때가 많았다. GE의 사업부들은 저마다 독자적으로 운영돼온 데다 일부는 특히 더 구형 시스템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루 부사장은 어느 사업부에도 억지로 따르도록 하지는 않았다. “전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할 생각인데, 누가 총대를 메시겠어요?” 그는 이렇게 회상했다. “일부 사업부들이 함께하길 원했고, 우리는 그들을 아주 빠른 속도로 발전시켜 금세 성공을 맛보게 했어요. 성능이 향상되고 매출이 증가하는 모습을 지켜본 다른 임원들은 그제야 자신의 사업부에 묻더군요. ‘우리가 어떻게 이 일을 할 수 있었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사업 부문들이 프리딕스 플랫폼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루 부사장이 이끄는 사업부가 이러한 협업을 장려하도록 조직돼 있다는 점도 도움이 됐다. CEO실에서 자금을 지원받는 덕분에 GE소프트웨어에는 아직까지는 자체적인 손익계산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저는 다른 사업부들과 경쟁하지 않습니다.” 루 부사장의 말이다. “오로지 그들의 손익계산서만 바라보고 신경 씁니다. ‘우리가 사업 자체에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는 자세로 일하니까요.”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루 부사장은 다음 몇 달 동안 이 플랫폼에서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

 

루 부사장과 팀원들이 이처럼 공동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일을 추진해나가는 한편, 이멜트 CEO와 베스 컴스톡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이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마케팅과 영업 부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했다. 초창기부터 일부 관리자들은 분석기술과 기타 다른 소프트웨어 품목들을 판매하는 것은 GE 사업 영역 밖의 일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반면 소프트웨어 라이선스(사용권) 방식이 좀 더 깔끔한 모델이며, 따라서 더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관리자들도 있었다. 다만 문제는 컴스톡 CMO가 표현한 대로사람들이 필요한지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품을 팔려고 애쓴다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사람들은 그 상품이 작동하는 모습을 눈으로 볼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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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모델을 판매하는 법 배우기. GE는 접근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줘야만 했다. 단순히 고객의 불편한 점을 해결하는 수준을 넘어서 고객의 사업 실적 개선에 초점을 맞춘 솔루션 기반 영업을 하려면 지금까지상자에 담긴 장비를 파는 사람으로서 가졌던 전통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야 했다. “고장/수리 계약에서 성능을 보장하는 계약으로 이행하는 것이 우리가 고객들과 해나가야 하는 전환 작업이지요.” 이멜트 CEO가 말했다. “고객 한 분 한 분과 바꿔나가다 보면 성능 보장 계약이 고장/수리 계약을 완전히 대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GE는 현재 시장 진출과 상업(수익)화 전략을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면서 개발하고 있다. 자사의 영업 조직을 발전시키기 위해 이멜트는 마케팅 부서 내에 기존에 없던 최고영업책임자CCO 직위를 신설하고 케이트 존슨이라는 인물을 영입했다. 존슨 CCO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레드햇과 오라클을 거치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판매 및 서비스 업무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GE에서는 성과 기반의 영업 역량을 구축하고 확대하는 작업을 맡았다. 또 신설된 우수 영업 센터를 관리 감독했는데, 이 조직의 역할은 GE가 앞으로 어떻게 서비스 매출을 늘리고 수익을 높일 것인지에 대한 그림을 구체화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변화가 단지 영업을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존슨 CCO의 이야기다. “제품 관리와 마케팅, 영업 활동, 납품까지 모두 해당됩니다. 개발에서 실행까지 제품의 생애 주기 전체를 아우르는 일이지요. 이것이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확실히 지금 GE에는 아직도 고객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영업사원과 거래처 담당자들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무엇을 팔고, 어떻게 판매하며, 또 누구에게 파는지가 완전히 바뀌고 있다. 이제 영업팀 구성원들 중엔 솔루션 설계자도 포함돼 있는데, 이들은 철저하게 산업적인 지식과 고급 분석기술을 결합해 비즈니스 성과를 계획하고 달성할 모델을 개발한다. 존슨 CCO가격과 할인 한도를 제시하면서 제품 사양을 나열하는 대신에 고객이 중시하는 가치를 바탕으로 한 거래 방식들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가고 있다업계에 심각한 분열을 일으키는 경제 논리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고객 참여를 이끌어내는 일은 훨씬 더 복잡해졌다. 따라서 솔루션을 개발할 때 GE가 가진 기술과 연결성 그리고 분석기술을 고객의 재정 상태 및 실적 데이터와 통합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런 종류의 영업 활동을 펼치려면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갖고 고객들의 비즈니스와 재정 상태는 물론 그들이 수익을 올리는 방식까지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존슨 CCO가 말했다. “그래서 이제 우리 회사의 영업팀은 단 한 명의 잠재 고객을 만나더라도 그 전에 온갖 스프레드시트 계산과 재무 모델링 작업을 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에온과의 계약도 GE가 에온 풍력발전 시설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두 가지 설비투자 방식과 한 가지 운영비 부담 방식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세 가지 방식을 조직적으로 운영하려면 고객사의 대차대조표와 재무 전략 그리고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을 폭넓게 파악하고 있어야만 했다. 그래서 GE 영업팀 직원들은 에온의 구매 담당 책임자와 회계 책임자들을 관리해야 했다. 또 성과를 측정하는 문제를 다루기 위해 에온의 기술 전문가들과도 긴밀하게 작업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방법론은 그 내용을 담은 백서를 통해 공유했고, 에온의 터빈 몇 군데를 골라 시범적으로 적용했다. 이 거래 자체는 구매부터 자산 관리, 재무과 운영에 이르기까지 고객으로부터 여러 단계의 동의를 얻어내야 하는 계약 건이었다. 결국 에온은 운영 비용을 부담하는 모델을 최종적으로 선택했다. GE가 제시한 평가 결과와 방법론을 수용하고, 아주 적은 비용으로도 여러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흡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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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확장하기.이멜트 CEO와 루 부사장, 컴스톡 CMO는 품목 개발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GE에서 제안하는 거래를 가능케 하고 활성화시키려면 공급업체와 유통업자, 관련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업자들과의 느슨한 관계를 그대로 놔두지 말고 강화해야 했다. 이는 지난 수년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술 기업이나 월마트처럼 기술 의존도가 매우 높은 기업들이 혜택을 얻은 방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GE에는 유독 어려운 도전이었다. GE가 속한 산업 분야들은 저마다 발전 정도가 달랐고, 각 사업 부문에는 오랫동안 이어져온 고유의 소프트웨어 관련 이슈들이 버티고 있어 제품 혁신에 제약을 받았다. “이 생태계가 지닌 한계점들에 맞서야 합니다.” 이멜트 CEO가 말했다. “우리는 자산을 최적화하고 예기치 않게 기계 작동이 멈추는 사태를 막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최대치의 고객 가치가 우리 생태계에 자리를 잡게 될 것입니다. 그러려면 이 생태계가 어느 정도로 개방적이어야 할까요? 우리는 어디 선까지 나아갈 용의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요?”

 

GE는 자체적인 생태계를 확장해나가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파트너십을 실험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합작투자를 하게 될 경우, 큰 부담 없이 개별 아이디어들을 시험해보면서 GE 내부의 압박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캐러다임은 GE헬스케어와 마이크로소프트가 2012 2월 절반씩 투자해 세운 합작회사로, 의료 시스템과 구매 기관 모두가 계속해서 더 나은 보살핌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탈레리스는 GE항공과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가 합작 설립한 회사로, 항공기 운항 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와 분석기술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최근 아랍에미리트 국영 항공사인 에티하드 항공과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첫 계약을 맺고, 유지 보수 관련 문제를 예측하며 예방 차원의 관리 방식을 권유하는 업무를 맡았다.

 

GE는 혁신이라는 대업을 위해 크라우드소싱에도 더 적극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GE는 소비재 혁신 플랫폼이자 제조업체인 쿼키의 회원 744000명이 새로운 상품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개선하고, 선정하며, 자금을 지원해 생산할 수 있도록 투자해왔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출시하는 상품을 위해 GE와 거래하는 공급업체들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투자 덕분에 2013년 연말연시 시즌을 앞두고 홈데포와 베스트바이에 네 가지 신상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스마트폰을 지원하는 파워 스트립(멀티탭), 온라인 정보를 제공하는 실물 대시보드(계기판), 모바일 기기와 연결돼 집에 달걀이 몇 개 남아 있으며 얼마나 신선한지 알려주는 스마트 계란 바구니, 그리고 움직임과 소리, , 온도, 습도 등을 감지하는 가정용 다기능 센서 등이다. GE는 얼마 전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창문형 에어컨을 내수시장용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GE항공은 2012 11월 알래스카 항공과 파트너십을 맺고 두 달 분량의 실시간 항공기 추적 데이터를 개방형 플랫폼에 공개하며플라이트 퀘스트공모전을 개최했다. 많은 외부인이 참여해 항공기 도착 시간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찾아내기 위해서 경쟁을 벌였다. 최종 5위 안에 든 참가자들에게는 총 25만 달러의 상금이 지급됐다. 우승을 차지한 스위스인 의사는 기존 기술보다 40% 더 정확하게 비행기 도착 시간을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2007년부터 자동차 디자인에 크라우드소싱 방식을 적용해온 애리조나 소재 로컬 모터스가 GE와 파트너십을 맺고 제조 공정을 처음 시작한 데 이어, 가전기기 분야에서 디자인과 시장성 테스트를 거친 제품 수를 대폭 늘리고 있다.

 

GE는 잠재적 경쟁자들과도 협력해왔다. 센서 기술 부문에서는 인텔, 네트워크 장비 부문에서는 시스코, 서비스 제공 면에서는 액센츄어, 클라우드 부문에서는 아마존 웹 서비스가 있다. 루 부사장이 지적한 것처럼이런 기업들과 협력할 때 생기는 한 가지 큰 걱정은 경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위험일 것이다. 이 사안에 대해 이멜트 CEO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경쟁 기업들과 협력합니다. 우리가 배우고 공유하거나 베풀어야 할 것들이 아주 많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외부에서는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셈이다. 지금 당신 손에 쥐고 있는 통제권 중 어느 정도는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논쟁의 일부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GE의 디지털 변환이 창출해낸 엄청난 기회들에 아무런 위험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GE가 이 길로 계속 나아가면서 그 생태계 구성원들을 소외시키지 않고 가치를 확보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구축하며 그런 식으로 소프트웨어 전략을 규정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한다. 플랫폼 개방성과 관련한 선택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게다가 GE의 비즈니스 모델은 갈수록 고객의 비즈니스 모델과 긴밀하게 결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GE 이외의 기업들이 펼치는 행보

GE는 디지털 기술이 편재하는 새로운 환경 때문에 완전히 새롭게 개조된 많은 기업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소프트웨어 패키지 판매에 의존해온 기존 방식을 벗어나 어떤 플랫폼이나 장치에서도 실행되는 클라우드 기반 생산 서비스 제공자로 거듭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변신하려면 그동안 생산한 제품은 물론 모든 사업을 재조합하고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아웃룩과 오피스 같은 핵심 애플리케이션들이 아웃룩닷컴과 오피스365처럼 서비스 기반 비즈니스 모델로 빠르게 전환됨에 따라 나델라 CEO와 팀원들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패키지 매출은 이제 실제 고객 사용에 기반한 가치 확보로 대체되고 있다.

 

GE와 마찬가지로 포드 역시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정보 기반의 상품들을 새로 만들고 있으며, 실리콘 밸리에서 활약하는 주요 기업들과도 새롭게 관계를 형성해나가고 있다. 마크 필즈 CEO는 신사업 모델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카셰어링 업체 집카와 함께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 카셰어링을 실험해왔으며, 지금은 독일에서 집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포드는 다른 신생 업체들과도 협력하여 운전자들이 주차 공간을 예약해 주거지 주차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의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또 자동차 함께 타기를 바탕으로 하는 주문형 프로그램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다임러는 카셰어링 서비스업체 카투고를 설립해 유럽과 북미 지역 26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며, 최근엔 우버의 경쟁사로 북미 지역 69개 도시에 영업해온 라이드스카우트를 인수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투자 플랫폼 웰스프론트에 투자함으로써 고객의 포트폴리오 투자에 분석기술과 자동화를 접목시키고 있다. 현재 10억 달러 이상의 투자금 관리에 전통적인 방식의 포트폴리오 선정이나 최적화 과정에 의존하지 않고 웰스프론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헤지펀드계에서는 밸류액트가 소프트웨어 기업 아이매치에이티브와 손잡고 펀드 실적에서부터 신규 투자자와 펀드매니저의 심리측정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더불어 훨씬 간소해지고 디지털화된 의사결정 프로세스도 만들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아날로그 세상에 살고 있다. 하지만 5년 뒤면 많은 비즈니스 요소들이 디지털로 바뀌어 새로운 구성의 제품과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디지털 유비쿼티를 대하는 방식

시간이 흘러가면서 디지털 기술과 사물 인터넷은 사실상 모든 업계와 비즈니스에 일대 변혁을 가져올 전망이다. 우리가 살펴본 기업들에서 얻은 교훈들을 바탕으로 이런 변화의 흐름들을 수용하는 적절한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디지털 렌즈로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들여다보라.우리는 여전히 아날로그 세상에 살고 있다. 하지만 5년 뒤면 많은 비즈니스 요소들이 디지털로 바뀌어 새로운 구성의 제품과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우버가 예약, 위치 추적, 요금 청구, 고객 서비스, 운전자 태도, 평가 등을 모두 디지털로 전환함으로써 교통 서비스를 어떻게 바꿔놓았는지 생각해보라. 당신의 사업이나 기업이 속한 업계에서 장비와 인터넷 연결을 활용해 처리하면 좋을 듯한 복잡하고 번거로운 공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당신이나 당신 고객을 가장 힘들게 하는 일은 무엇인가?

 

스마트울은 디지털 고객들로부터 무엇을 배웠나

 

어디서나연결가능한 환경은 마케팅과 제품 혁신 방식도 바꿔놓을 수 있다. 디지털 네트워크를 예로 들면 사용자 데이터를 강화하고, 광고의 효율성을 높이며, 잠재 고객을 발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제조사를 제품 사용자나들과 직접 연결시킴으로써 크라우드소싱 형태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손쉽게 개발할 수 있다.

 

고성능 아웃도어 브랜드 스마트울(Smartwool)의 경영진은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통해 핵심 고객층과 교류하고 싶은 바람에서 개방형 디지털 광고회사 빅터 앤 스포일즈(V&S)를 찾아갔다.

V&S는 금세 스마트울의 단골 고객들이 더는 전통적인 방식의 광고를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바깥 활동을 즐기는 고객들은 오히려 기업 활동에 보다 의미 있게 참여하고 싶어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울은 제품 디자인과 마케팅을 생각할 때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동선수들을 본보기로 삼았다. 전문적인 지식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 옛날 방식이었다. V&S는 패러다임을 바꿔서 페이스북을 통해 스마트울 제품을 테스트할 집단을 모집했다. 이 캠페인을 시작한 지 6개월 뒤 스마트울 페이스북 방문자의 10%가 넘는 2500명이 테스트 참가자로 등록했다. 이처럼 열정적인 팬들은 당장 새 제품을 구입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마트울이 거둬들인 정말 큰 소득은 테스트 참가자들이 제품 성능에 대한 새로운 통찰과 개선책 그리고 신제품 아이디어를 무척 많이 쏟아냈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일부 팬들은 재킷 소매에 엄지손가락 넣는 구멍을 만들어 벙어리장갑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스포츠 양말이 좀 더 가볍고 색상은 더 다양하면 좋겠다는 제안도 냈다. 스마트울의 디자이너들은 이 의견들을 모두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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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울 고객들은 양말 색상이 더욱 다양해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모든 과정은 광고 캠페인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V&S는 품질 테스트에 참여한 사람들과 그들이 제안한 혁신의 성과물을 보여주는 광고물로 스마트울이 새롭게 고객을 포용하는 모습을 포함시켰다. 이 광고가 온라인과 지면을 통해 공개되면서 스마트울의 브랜드 메시지를 확고히 전달하고 전자상거래로의 전환도 강화할 수 있었다.

 

V&S와 스마트울 경영진은 고객의 열정에 놀랐다고 말하면서 디지털 연결이 없었다면 결코 시도할 수 없었던 일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이제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연 스마트울은 제품 혁신과 시장 개척을 위한 과정에 고객을 참여시킬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기존 자산을 활용해 여러 기업을 연결시켜라.전통적인 아날로그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면 기존 자산을 면밀히 살펴 새로운 기회를 찾아보고 다른 업계나 신생 업체들의 세계에 새로운 시너지를 낼 만한 대상이 없는지 찾아보라. 고객과의 긴밀한 관계는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고 그것을 충족시키기 위해 쌓은 역량만큼이나 대단히 가치가 있다. 네스트는 여러 유틸리티 기업들과 관계를 맺고 데이터를 공유해 전반적인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하고 있다. 만약 신생 벤처에서 일하고 있다면 기존 기업들이 진부해지는 노후화를 겨냥해 몰아붙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하면 그들과 연결점을 찾아 그들의 가치를 높이고 그 중 일부를 당신 회사가 확보할 수 있을지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새로운 가치 창출 방식을 살펴보라.어떤 새로운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을까? 새로운 분석기술을 활용해 가치를 끌어낼 수 있는 영역은 어디일까? 산업용 및 소비자용 프린터를 생산하는 3D시스템즈는 프린터 장비와 소모품을 판매하던 기존 방식을 뛰어넘어 플랫폼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당신의 사업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재조합하는 작업은 어떻게 하면 새로운 기회로 이어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당신이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로 하여금 가치를 더하게 할 수 있을까?

 

새로운 가치 확보 방식을 고민하라.아마도 디지털화로 인해 기존 모델들의 일부가 위축되긴 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 흥미로운 기회도 새롭게 생겨날 것이다.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하는 SAP의 시도 덕분에 이 회사 고객들은 사용하는 기능에 대해서만 비용을 부담하면 된다. 신규 고객들을 얻는 능력까지 향상되는 효과를 내면서 말이다. 당신의 비즈니스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창출하는 실질적인 가치를 파악하는 일을 더 잘해낼 수 있는가? 가치 기준의 가격 책정 모델 혹은 성과 기반 모델을 통해 그 가치를 수익화하는 작업을 더 잘해낼 수 있는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라.디지털 변혁이 이뤄진다고 해서 당신 회사가 오로지 소프트웨어만 팔게 되는 건 아니다. 다만 기업 역량의 토대가 바뀌면서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한 전문적인 능력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그리고 전통적인 기술이라고 해서 모두 쓸모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기존에 갖추고 있는 역량과 고객 관계가 새로운 기회의 토대가 된다. 그런 중요한 기반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재 갖고 있는 능력을 보완하는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에 투자하도록 하라. 기계공학 분야의 귀재들을 외면하지 말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짝을 이루게 한다면 가치를 창출하고 끌어내는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새로운 구조 새로운 위험

성과 기반 비즈니스 모델에는 수익 창출 기회만 따르는 게 아니다. 새로운 의존 경향과 위험 부담도 덩달아 생긴다. 고객들이 지닌 성공적인 운영 능력에 의존하게 되고, 따라서 그 고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제 흐름과 잠재적 충격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GE는 고객이 안고 있는 많은 위험을 흡수하겠지만, 그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재정적 이해와 역량 역시 갖추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업체들은 금융계의 도움을 받아 잠재적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신중하게 고안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 연결의 편재 현상은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GE가 소재한 코네티컷 주 페어필드의 운명은 독일의 풍력발전소가 자리 잡은 지역의 날씨나 아부다비에 본사가 있는 항공사의 운영 효율성과 더욱 밀접하게 연결된다. 규제 당국에 대한 압박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국책 모기지 회사인 패니메이에서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르는 전통적인 기관들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될지도 모른다. 부적절한 규제와 금융기관의 투명성 결여는 2007~2008년 세계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다. 서로 다른 기업과 업계의 경계들을 넘나드는 복잡한 관계가 언제나 이해되지는 않는 세상에선 투명성은 고사하고 세계 금융위기와 비슷한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 일시적인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비정상적인 경기 흐름은 더 매섭고 과격해질 것이다. 게다가 위험을 파악하고 관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불경기를 예측하기도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모든 기회에는 위험 부담이 따르게 마련이며, 경각심과 투명성만이 위험을 가장 잘 다룰 수 있다. 개인 투자자와 기업은 물론 기관들까지도 새로운 자산과 새로운 연결, 새로운 의존 경향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기관 차원에서 모든 연결이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보장하고, 힘 있는 기업들이 그들의 의사결정에 책임질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아무쪼록 이러한 기회의 물결이 근거 있는 열정과 결합하길 바란다. 잠재적 위험 요소들을 잘 관리한다면 이 물결 속에서 얻을 수 있는 단기적, 그리고 장기적 보상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수준일 것이다.

 

마르코 이안시티, 카림 R. 라카니

마르코 이안시티는 하버드경영대학원 경영학과의 데이비드 사르노프(David Sarnoff) 교수다. 기술 및 운영 관리 기구와 디지털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카림 R. 라카니는 하버드경영대학원 경영학과 부교수다. 하버드대의 양적 사회과학연구소와 미항공우주국(NASA)이 공동 설립한 토너먼트 실험경진대회 책임 연구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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