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월호

CSR의 진실
소엘 카림(Sohel Karim),리사 체이스(Lisa Chase),카스투리 랭건(Kasturi Ran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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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in Brief

 

문제점

많은 기업의 CSR 프로그램이 일관성이 없고 조화롭지 못한데다 CEO의 적극적인 개입 없이 다양한 관리자들의 책임하에 시행된다. 이런 식으로는 기업이 사회 및 환경 시스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없다.

 

해결책

기업들은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눠진 활동들을 아우르는 일관성 있는 CSR 전략을 반드시 수립해야 한다. 1영역 CSR은 자선활동에 집중하고, 2영역은 운영 효과성을 개선하는 데 주력한다. 3영역 프로그램들은 공유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사업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활동에 초점을 맞춘다.

 

방법론

기업들은 반드시 각 영역의 기존 프로그램들을가지치기해서 회사의 목적 및 가치관과 일치시켜야 한다. 또한 CSR 이니셔티브의 성공을 측정하는 방법과 기준을 마련하고 영역 간 프로그램들을 조화롭게 조직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내 다양한 부문의 고위관리자들을 포함하는 전사적인 경영팀을 구성해 CSR 전략의 지휘봉을 맡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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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기업은 사회적, 환경적 책임을 실천하기 위한 활동들을 진행해왔다. 기업이 영향을 미치고 또 기업이 의존하고 있는 지역사회와 전체 사회의 ‘웰빙’에 기여하겠다는 광범위한 목표가 있다. 그러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하나의 사업 방식으로 삼아야 하며 모든 CSR 프로그램이 사업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요구와 압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는 CSR에 과중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기업의 사회적, 환경적 활동을 사업 목적 및 가치관과 일치시키는 핵심 목표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물론 CSR 활동이 위험을 완화하면서 기업 평판을 개선하고 사업성과에도 보탬이 된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많은 CSR 프로그램에서 이런 결과들은 해당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가 아니라 일종의 파급효과spillover여야 한다. 이 글은 기업이 CSR 활동을 근본적인 목표에 맞춰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일관성 있고 규범화된 CSR 전략을 수립하는 체계적인 과정을 소개한다.

 

기업이 어떻게 CSR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실행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는 지난 10년간 CSR 전략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책임을 지는 관리자나 임원, CEO 수십 명과 심층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CSR에 대한 사례 연구도 10여 건 이상 진행했다. 얼마 전에는 지난 4년간 하버드경영대학원의 CSR 경영자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142명의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했다(‘설문조사 결과참조). 여러 조사들은 놀라울 정도로 일관성 있는 결과를 보였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공유가치shared value’를 추구하는 일은 기업계 전반에서 이상적인 활동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우리가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것은 표준이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기업들은 순수한 자선활동에서부터 환경의 지속가능성과 공유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 이르기까지 다면적인 형태의 CSR을 전개한다. 게다가 우수기업들은 CSR을 사업목표 또는 전략과 완벽하게 통합하기보다는 기업의 목적과 가치관에 부합하는 설득력 있는 CSR 프로그램을 고안하는 일에 더 관심을 쏟는 것 같다.

 

그러나 이렇게 포괄적인 형태의 CSR을 실천하는 많은 기업에는 어려움이 있다. 다양한 CSR 프로그램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지 못할 뿐더러 상호 간 논리적 연결고리가 부족한 까닭이다. 많은 여론조사에서 CSR에 대한 CEO의 관심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다양한 부서의 사내 관리자들이 CSR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서로 조화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하곤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 CEO가 적극 관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CSR 프로그램이 사회적·환경적 시스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면 기업은 CSR 전략을 일관성 있게 수립해야 한다. 모든 CEO와 이사진은 이것을 CSR 활동의 필수적인 요소로 생각해야 한다. CSR 프로그램을 조화롭게 조정하는 일은 기존 프로그램을 면밀히 조사하고 감사하는 일에서 시작된다.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산업에 속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의 CSR 활동은 크게 3가지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CSR 활동이 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확인하는 것이 첫 번째 해야 할 일이다.

 

 

1영역: 자선활동에 초점을 둔다.이 영역에 포함된 프로그램은 이익을 창출하거나 사업성과를 직접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시민단체에 대한 자금이나 물품 기부, 지역사회의 다양한 활동 참여, 직원들의 자원봉사 지원 등이 여기에 속한다.

 

2영역: 운영 효과성을 개선한다.이 영역의 프로그램들은 기존 사업모델 안에서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운영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회적·환경적 효용을 창출하는 데 집중한다. 그 과정에서 종종 효율성이나 효과성이 개선되기도 한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프로그램이 매출 증가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자원절약이나 쓰레기 감량, 온실가스 감축 등에 초점을 두는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이 여기에 속하며 이것은 비용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이나 건강관리, 교육 지원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활동은 생산성과 근속연수 증가, 기업평판 개선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3영역: 사업모델을 변화시킨다.이 영역의 프로그램들은 오직 사회적 ·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만든다. 이 영역의 프로그램에 요구되는 사업성과 향상은 사회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에 달려 있다. 다국적 생활용품업체 유니레버의 인도법인인 힌두스탄유니레버의 프로젝트 샥티Shakti가 좋은 예다. 샥티는 인도어로 권한부여empowerment라는 뜻이다. 유니레버는 외딴 시골마을을 찾아갈 때 도매상-소매상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유통구조를 활용하는 대신 현지 여성들을 모집해 소액대출을 제공하면서 비누, 세제 등 생활용품을 방문 판매하는 법을 가르친다. 현재 6 5000명이 넘는 여성 기업가들이 이 일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들의 평균 가계소득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동시에 시골 주민들의 위생제품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공중보건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편익은 유니레버에 영업이익으로 돌아왔다. 2012년 기준 샥티 프로젝트는 1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유니레버는 프로젝트 샥티의 성공을 거울삼아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프로젝트 샥티를 보면 알 수 있듯 제3영역 프로그램들이 반드시 포괄적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제한적이거나 국부적인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다. 특정 고객층이나 제품라인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되 사회나 환경에 대한 기업의 영향력을 키우고 사업성과를 올릴 수 있는 잠재력이 큰 프로그램 말이다. 이들 프로그램은 거의 대부분 기존 사업에서 점진적인 확장보다는 전혀 새로운 모델을 필요로 한다.

 

원칙적으로 각각의 CSR 활동은 하나의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그 경계는 상당히 유동적이다. 한 영역에 포함된 프로그램이 다른 영역의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거나 보완할 수 있고, 심지어는 다른 영역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가령 제1영역에서 시작한 어떤 프로그램이 회사의 평판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줘서 그것이 매출증가로 이어진다고 하자. 사업성과 향상은 해당 프로그램의 목표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됐고, 따라서 제2영역으로 이동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 뭄바이에 본사가 있는 다국적 복합기업 타타Tata, 멕시코의 거대 제빵업체 그루포 빔보Grupo Bimbo,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업체 타깃(Target) 등은 자선활동과 지역사회 참여를 발판 삼아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

 

비슷한 맥락에서 제2영역의 활동이 새로운 사업모델을 탄생시키고, 3영역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이케아를 예로 들어보자. 이케아의피플앤플래닛People&Planet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전체 공급사슬이 100% 지속 가능하게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심지어 같은 기간에 매출을 두 배로 끌어올리면서 말이다. 이처럼 공격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케아는 사후 소비자 재활용 고리post-consumer recycling loop를 완성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물론 이케아는 앞으로 새로운 제품의 디자인을 과감히 선보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중고가구를 수거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고안하는 것이다.

 

통합실행 플랫폼을 구축하라

자사의 CSR 활동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끝나면 관리자들은 규범을 도입하고 전체적으로 CSR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우리는 관리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4단계 프로세스를 만들었다. 이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CSR 경영자교육프로그램 수강자들의 경험과 우리의 연구자료, 그리고 기업을 컨설팅하며 얻은 지식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각 단계는 종종 서로 영향을 주며 중복되기도 한다. 4단계를 모두 실천해야 하지만 순서대로 진행할 필요는 없다. 기존 포트폴리오를 조화롭게 재구성하려는 기업이라면 각 영역 안에서 프로그램을 합리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1단계부터 시작해야 하지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일부터 해야 하는 기업이라면 사업 부문 간 종합전략 개발을 강조하는 4단계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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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 영역의 테두리 안에서 프로그램들을 정리하고 정렬하라

 

각 영역의 CSR 프로그램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은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심지어 영역 안에서도 부조화가 매우 일반적이다. 따라서 많은 기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영역별 프로그램들에 일관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목적이나 정체성, 가치관에 부합하는 사회적 또는 환경적 문제와 관련이 없는 프로그램을 축소하거나 중단해야 한다. 예컨대 패스트푸드 기업이라면 직원들의 헌혈프로그램보다는 공급사들의 파트너들로부터 남은 음식물을 수거해서 인근의 무료급식소에 전달하는 프로그램이 더 적절할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지역의 대형금융기관인 PNC가 어떻게 제1영역의 수많은, 그리고 다양한 사업단위에 퍼져 있던 자선활동 및 지역사회 봉사 프로젝트를 단일한 목적 아래 통합했는지 살펴보자. PNC 2010년부터 2015년까지 1억 달러의 자금을 투자해 저소득층 가구 자녀들의 진학 준비를 돕는그로 업 그레이트Grow Up Great’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 PNC의 각 사업단위마다 CSR 예산을 가지고 있었고 지역 담당자들은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예산을 집행했다. 그 결과, 의도는 좋았지만 프로그램이 일관성 있게 진행되지 못했다. 전체 기금의 약 30%는 예술 분야에, 25%는 스포츠에, 20%는 시민운동에, 5%는 교육에, 3%는 건강 분야에 지원됐다. 당시 CEO였던 짐 로어Jim Rohr는 그로 업 그레이트 이니셔티브를 중심으로 기업의 모든 CSR 노력을 통합했다. 그는 유아교육 분야를 오랜 기간 후원해왔고 많은 직원들도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일에 열의를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그 프로그램은 지역사회 발전을 중요시하는 PNC의 정체성에 부합했다. 이질적인 성격의 CSR 프로그램을 정리하고 유아교육에 초점을 두지 않는 프로그램들을 점진적으로 제거했다. 지역 담당자들에게는 재량적 예산을 유아교육에 사용하도록 권장했다. 그 결과, PNC는 재원이 탄탄하면서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고, PNC가 봉사하며 의존하는 지역사회에 의미 있는 효용을 제공할 수 있는 CSR 프로그램을 확보할 수 있었다.

 

제과업체이자 가족소유기업인 그루포 빔보는 제2영역의 CSR 활동들을 정렬하는 사례에 모범적인 답안을 제시한다. 멕시코 최대 제과업체답게 빔보의 직원 수는 10만 명에 육박하며 이 회사와 연결된 소매점 수도 그와 비슷하다. 그루포 빔보의 CSR 프로그램은 사회복지에 초점을 둔다. 직원들이 고등학교를 마칠 수 있도록 무료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부 건강보험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보충적 의료 혜택과 피부양인에 대한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운영자금 부족으로 고통받는 영세 소매업자들의 부담을 덜고, 소자본에 대한 추가 수요를 지원하기 위해 강력한 소액금융 프로그램도 실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들은 모두 제2영역에 속하며 따라서 효율성과 효과성 제고를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생산성이 향상됐고, 이직률이 낮아졌으며, 회사 전체의 유통망도 강해졌다.

 

프로그램을 정렬하라고 해서 달걀을 바구니 하나에 전부 담으라는 뜻은 아니다. 물론 그런 전략이 도움이 될 때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아니다. 회사의 사업 목적과 일치하며 회사가 지지하는 사회적 목표를 지향할 수 있도록 활동을 통합하라는 뜻이다. 이런 기준에 맞지 않는 활동은 적당한 때를 봐서 정리해야 한다.

 

설문조사 결과

우리는 지난 4년간 하버드경영대학원의 CSR 경영자교육프로그램에 참가한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각자 회사에서 시행하는 CSR 활동의 범위와 구조, 관리감독에 대해 질문했다. 관리자들을 이 프로그램에 참여시켰다는 사실은 그들 기업이 CSR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우리의 표본이 처음부터 CSR에 대한 헌신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들에 편향됐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자사의 CSR 활동과 방향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런 활동을 개선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이외에도 우리가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응답자 수: 142

참여 업종: 제조, 포장소비재, 광물채굴, 금융서비스, 미디어, 통신 등

응답자들의 회사에서 현재 진행 중인 CSR 프로그램의 총계: 1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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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과측정척도를 마련하라

 

프로그램 목표가 영역별로 상당히 다르듯 성공요소에 대한 정의도 매우 다양하다. 가령 앞서 설명한 것처럼 제1영역 프로그램들은 이익창출이나 비용절감을 목표로 하지 않지만 제3영역은 그것을 명백한 목표로 한다. 따라서 전자의 경우는 매출이나 순익의 영향력을 측정할 필요가 없지만 후자의 경우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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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영역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를 따지려면 비재무적 성과nonfinancial output를 측정해야 한다. PNC그로 업 그레이트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직원들이 어린이들에게 책 읽어주기 자원봉사에 참여한 시간과 그것을 통한 어린이들의 이해력 향상, 교육자료 개발에 지원한 자금과 그 자료를 수령한 어린이 수 및 그들의 학교성적 변화 등을 측정한다. PNC가 유아교육 지원에 나선 것에 영향을 받아 다른 기업들이 유아교육 프로그램에 제공한 자금도 측정한다. 비영리단체나 제3의 평가기관과 협력하면 더욱 신뢰성 있게 제1영역 활동의 사회적 영향을 평가할 수 있다.

 

2영역 프로그램들은 수익을 창출하거나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성과는 좀 더 친숙하면서도 가시적인 접근법을 통해 측정할 수 있다. 예컨대 에너지 절약 또는 폐기물 감량 프로그램이 기업의 매출이나 순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대기환경과 수질 개선에 얼마나 기여하는지에 대한 정량적 평가가 포함될 수 있다. 이런 측정 결과는 기업의 지속가능성 연례보고서에 통상 반영된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물류운송업체 UPS는 에너지 절약과 이산화탄소 감축 프로그램의 진행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독립적인 감사업체를 고용하고 비용절감과 자원절약에 대한 결과를 공시한다.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CO2 배출량과 배달차량의 마일당 배출량, 육로 배달 시 연료 1갤런당 배송건수, 대체연료를 사용하는 배달차량들의 전체 운행거리 등이 나와 있다. 이 보고서는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한 환경적 효용과 연료 절감으로 인한 순익 증가를 제시한다.

 

 

2영역의 모든 프로그램이 투자 직후 재무적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영역 활동을 통해 사업 이익을 얻으려는 기업들은 프로그램의 순현재가치NPV를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장기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만약 성과가 기대보다 못하다면 이를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사업성과와 얼마나 정확히 연결되는지와 별개로 기업은 CSR 활동으로 인한 사회적·환경적 효용을 측정하고 보고해야 한다. 이는 해당 투자가 기대했던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근거가 된다. 규제 변화가 예상되거나 시장의 요구로 인해 제2영역에 투자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투자를 오직 사업비용으로만 생각하는 편이 적절하다.

 

3영역의 CSR 활동들은 대개 새로운 사업모델을 포함하기 때문에 성과 측정에 특히 어려움이 따른다. 세계적인 점적관수장비drip-irrigation equipment[1] 공급업체로 인도에 본사가 있는 자인 이리게이션Jain Irrigation을 예로 들어보자. 자인의 공유가치 사업모델은 분명 가난한 인도 농민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점적관수농법은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환경의 수자원을 보존해줄 뿐만 아니라 수자원을 통제된 방식으로 공급해 농작물 수확량을 증가시킨다. 자인은 관수장비 구입을 희망하는 가난한 농민들에게 소액금융을 지원하기도 하고,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술적 조언을 제공하기도 하며, 수확한 농작물을 보장된 가격guaranteed price에 구매하기도 한다.

 

3영역에서는 사회적 가치 창출이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기업은 새로운 사업모델로 창출된 사회적 · 환경적 가치 및 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방법을 마련하고 이 두 가지 결과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자인의 사례에서는 농작물 수확량이 크게 증가했다. 통상 헥타르당 500달러를 투자하면 작물 종류에 따라 헥타르당 500달러에서 6000달러까지 총소득이 증가했다. 고객들을 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결과, 자인은 매출을 늘리는 한편 지속적인 영업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

 

3영역에 속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외부 이해관계자들에게 사회적 또는 환경적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순익에 영향을 미치는 목표들을 유지하거나 개선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비록 목표를 달성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3영역 프로젝트가 제2영역과 달리 위험이 큰 의사결정을 포함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하기만 한다면 사회적 웰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3영역의 CSR 활동과 관련해 기업들이 자문해야 할 질문이 있다. 기업 활동이 근본적으로 사회에 기여하는가? 제품이나 기업 활동 중에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목표에 역행하는 것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런 상황을 개선하거나 역전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3. 영역 간 프로그램을 조화롭게 정비하라

 

영역 간 프로그램을 통합한다는 말은 모든 CSR 활동들이 동일한 사회적 혹은 환경적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기업의 목적과 가치관에 부합하는 일관성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영역별 프로그램을 조화롭게 정비하라고 해서 모든 CSR 활동이 반드시 하나의 사회적 또는 환경적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전부를 합쳐 큰 그림을 그렸을 때 일관성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프로그램들이 서로를 보완하면서 기업의 사업목적 및 가치관과 일치해야 한다는 의미다.

 

세계 1위 시멘트 제조업체인 스위스 기업 홀심Holcim이 인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수한 암부자 시멘트Ambuja Cements가 좋은 예다. 암부자의 창업자들은 석회석 광산과 시멘트 가마를 운영하는 지역사회에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공공연히 표명했다. 사회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노력하고 환경을 보존 ·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는 암부자의 CSR 프로그램들은 그런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창업 이후 오랫동안 암부자의 CSR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제1영역 프로그램들로 구성됐고, 암부자 재단이 주도적으로 관리했다. 그러나 2008년 홀심이 암부자의 지배지분을 사들이면서 사회적 · 환경적 지속가능성 쪽으로 좀 더 광범위하게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 재단 프로그램을 보완하기 위해 암부자는 2010년까지 산하 공장들에서 몇 가지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 활동들은 특히 가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있는 공장들의 수질관리를 개선하고 대안연료 사용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프로그램을 포함해 대부분 제2영역에 속했다.

 

암부자Ambuja CSR 통합 노력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 홀심의 인도 현지법인인 암부자 시멘트는 영역 간 CSR 활동들을 통합해서 일관성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아래의 사례를 보면 알겠지만 제2영역에서 시작된 프로그램들이 나머지 영역 중 하나 또는 나머지 영역 모두에 포함되는 활동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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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파이프망을 통해 식물의 뿌리 부분에 간헐적으로 물을 주는 농법 - 역주

 

 

암부자는 2010년 우리의 4단계 접근법을 통해 CSR 활동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재정비하기 시작했다(‘암부자의 CSR 통합 과정참조). 2영역으로 분류되는 암부자의 대안연료 프로그램을 예로 들어보자. 이 프로그램은 농민들에게 생산성을 높이는 영농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제1영역 프로그램을 확장한 것이다. 오늘날에는 암부자가 바이오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매입하는 옥수수대와 왕겨 같은 농업 폐기물을 수거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까지 포함한다.

 

암부자의 물류관리도 영역 간 CSR 활동을 조화롭게 조정하는 방법에 대한 유익한 사례를 제공한다. 암부자의 물류담당 관리자들은 운송 트럭을 운영상 위험요소로 판단했다. 그런 트럭은 대부분 하청업체들이 보유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석회석과 시멘트를 싣고 마을을 통과하면서 난폭하게 운전하곤 했다. 관리자들은 사고가 나면 지역주민들의 분노를 살 수 있고 트럭운송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들은 암부자 재단에 안전운전 프로그램의 시행을 건의했고 이것은 훗날 알코올과 담배, HIV와 에이즈에 대한 건강교육으로 확대됐다. 이것 또한 제2영역의 공급사슬에서 촉발된 요구가 제1영역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번져나간 사례다.

 

세 번째 사례는 제2영역에 속하는물 중립water neutral’프로그램인데 여기에는 암부자의 채굴 활동이 포함된다. 물 중립 프로그램은지하수 보충water recharge’이라는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이것은 제1영역의 활동으로 지방정부로부터 상당한 재정적 지원을 받았다. 지하수 충전은 대수층[2]을 비롯해 다양한 지층에 지하수를 보충하는 일을 말한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광산 인근 농지의 생산성이 몰라보게 향상됐고, 자칫 황무지로 버려질 수도 있는 암부자의 거대한 폐광지가 경작지로 변신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암부자는 제3영역에서 대대적인 사업모델 변환을 추진할 수 있었고 지금은 물이 풍부한 개간지를 현금보상을 얹어 새로운 광산과 교환하기에 이르렀다. 오늘날 암부자는 폐플라스틱을 시멘트 포장이 아닌 가마의 연료로 활용하면서 플라스틱 소비량을 상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는 일에도 열심이다.

 

4. 사업 부문 간 CSR 종합전략을 개발하라

 

CSR 활동이 성공하려면 고위경영진의 조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는 연구기간 내내 CSR 전문가들로부터 이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각 프로그램에 대한 1차적 책임은 각 담당자에게 맡기되 세 영역을 통합하는 업무를 주요 책임으로 하는 직책을 신설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 담당자는 CSR 활동을 일관성 있게 실행하며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각 영역의 핵심 담당자들을 정기적으로 소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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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에서 조화롭게 활동을 전개하는 사례는 드물다. 영역별 프로그램마다 목적이 다른데다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방식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다. 간혹 기업 내부 또는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담당하는 부사장 같은 고위관리자들이 순수하게 자선활동에만 초점을 맞추는 제1영역 프로그램들을 맡기도 한다. 이들은 대개 최고인사책임자CHO에게 보고를 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CSR 리더는 직급상 CEO보다 두 계단 아래다. 대기업에서는 기업이 설립한 재단의 최고책임자가 자선활동과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활동을 관리하기도 한다. 반면 제2영역 프로그램은 대개 운영관리자들이 담당하고 간혹 환경전문가들이 주도하기도 한다. 운영관리자들은 지속가능성 업무를 담당하는 부사장이나 최고지속가능경영책임자(CSO)에게 직접 보고할 수 있다. CEO가 간혹 한두 명의 고위관리자와 협력하면서 그런 프로그램에 직접 개입할 수도 있지만 우리 연구에 따르면 그런 기업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그 중에는 CSO에게 CSR 활동에 대한 모든 책임과 권한을 일임하는 기업도 있지만 그런 프로그램에 고위관리자들의 개입을 배제하는 곳도 있다. 이처럼 CSR 책임이 영역마다 다른 사람에게 분산돼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일관성 있게 CSR 비전을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기업들에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한 경험과 연구 결과를 토대로 우리는 CSR 전략 개발에 효과적인 두 가지 접근법을 찾았다. 하나는 톱다운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대체로 보텀업 방식이다. 먼저 보텀업 접근법부터 알아보자.

 

암부자는 2010년 공장과 기업 차원에서 사회적 · 환경적 활동을 관리 · 감독하는 지속가능성위원회를 발족시켰다. 공장위원회는 매달 정기모임을 갖고 운전자 안전교육과 대안연료처럼 전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사안을 골라 기업위원회에 넘긴다. 암부자 재단은 두 위원회 모두에 담당자를 파견한다. 기업위원회에는 공장에 대한 관리 · 감독 책임이 있는 지사장들과 암부자 재단의 대표, 그리고 마케팅, 영업, 인사, 조달, 광산부지 매입과 같은 사업 기능별 최고책임자들이 참여한다. 기업위원회 회의에서는 기업위원회 고유의 사안은 물론 공장위원회에서 이관된 사안을 다룬다. 이런 과정을 통해 암부자는 제1, 2영역 CSR 활동을 성공적으로 통합했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이는 제3영역 활동으로 이어져 사업모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암부자의 대담한 CSR 목표는 지역사회에서 받은 혜택보다 더 많은 것을 환원하고, 시멘트 제조과정에서 유발한 환경오염을 상쇄하는 것 이상으로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이다.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면서 영역 간 CSR 활동을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2]지하수를 품고 있는 지층-역주

 

 

암부자의 물류 부문도 영역 간 통합노력의 좋은 사례다. 물류담당 관리자들은 운송트럭을 운영상 위험요소라고 판단해 안전운전 프로그램 시행을 건의했고, 훗날 그것은 건강교육으로 확대됐다.

 

이케아가 선보인 청사진이 톱다운 방식의 대표 사례다. 이케아는 2011년 스티브 하워드Steve Howard를 새 CSO로 영입했고 그를 7인 고위경영자모임의 일원으로 위촉했다. 각 운영사업부 책임자들이 모두 참여하고 회사의 비전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이 모임은 경제적 성장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운영됐다. 이는 이케아 웨이IKEA Way로 알려진 사회적 복지 프로그램과 맥을 같이한다. 이케아 웨이는 아동노동력 착취를 예방하고 공급사슬 전반에 걸쳐 근로표준들을 지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케아의 지속가능성 어젠다는 최고위층에서 만들어 회사 전체적으로 시행되는 방식을 지니고 있다.

 

모든 기업이 동일한 CSR 방식을 따르는 것은 실용적이지도 않고 논리적이지도 않다. CSR 프로그램에는 기업이 포함된 업종과 비즈니스가 실행되는 사회적 환경, 운영하고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동기 부여 같은 요인이 다양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제조업체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풍부한 반면 금융회사에는 그런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금융취약계층에 금융 접근성을 확대하거나 문맹 퇴치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에서는 금융회사가 좀 더 성공적일 수 있다. 공중보건을 위한 정부 재원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깨끗한 물과 위생을 지원하는 기부금이 기후온난화를 막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프로그램보다 지역사회에 훨씬 유익한 반면, 사회복지서비스를 위한 정부예산이 풍부한 지역이라면 환경보호 프로그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CSR 부문에서 베스트 프랙티스를 실천하는 기업들은 CSR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조화롭고 상호의존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들이 추진하는 일부 프로그램은 사실상 공유가치를 창출하고, 공유가치 창출을 목표로 시작된 일부 프로그램은 기업보다는 사회에 더 유익한 가치를 창출하기도 하며, 그 중에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우선적인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그러나 모든 프로그램이 갖는 공통점이 있다. 기업의 사업목적은 물론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가치관, 그리고 각 기업이 활동하는 지역사회 니즈와 일치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기업은 주주가치 창출에만 초점을 맞추는 기업과 뚜렷하게 대조될 수밖에 없다.

 

카스투리 랭건(Kasturi Rangan)은 하버드경영대학원 맬컴 P. 맥네어(Malcolm P. McNair) 마케팅 교수이며 하버드경영대학원이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이니셔티브(Social Enterprise Initiative, SEI)의 공동창설자이자 공동의장이다.

 

리사 체이스(Lisa Chase)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연구원이자 프리랜서 컨설턴트다.

 

소엘 카림(Sohel Karim)은 사회적 기업 전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사이언트 어소시에이츠(Socient Associates)의 공동창업자이자 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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