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월호

사내 웰니스WELLNESS 프로그램이 오히려 직원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Defend Your Research

사내 웰니스WELLNESS프로그램이 오히려 직원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연구 내용:런던시티대 카스경영대학원의 안드레 스파이서André Spicer교수는 직장 내 웰니스wellness에 대한 개념을 문화적, 역사적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스톡홀름대 칼 시더스트롬Carl Cederström교수와의 공저을 통해 최근 발표했다. 그는 기업의 웰니스 프로그램들이 투자 효과도 적을 뿐 아니라 오히려 많은 직원들의 건강을 저해하고, 일자리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결론을 냈다.

 

논의점:그렇다면 회사가 주최하는 마라톤 대회나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점으로 작용하는 걸까? 스파이서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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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서 교수:이 주제를 분석하면서 저와 칼 교수는 웰니스 프로그램들이 효과가 없다는 사실에 꽤 놀랐습니다.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의 조사 결과를 비롯한 여러 자료들은 직장의 웰니스 프로그램들이 제대로 시행되더라도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사실을 보여줬어요. 체중감량 프로그램을 예로 들자면, 처음에 등록한 직원들 중 소수만이 끝까지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들이 감량한 체중도 평균 1kg 정도에 불과했죠.

 

제가 예상하지 못했던 점은 많은 프로그램들이 기대했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를 내고 있는 듯 보였다는 사실입니다. 웰니스 프로그램들은 직원들에게 죄책감과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었어요. 저희가 살펴본 한 대규모 웰니스 프로그램의 경우 원래는 안정된 직장 환경에서 행복하게 일했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했어요. 프로그램이 시작된 뒤로 직원들은 고용주에게 잘 보이기 위해 외모를 더 가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고, 흡연 등의 행위가 자신들의 고용 안정에 영향을 끼친다고 느끼는 듯했죠.

 

HBR:뭔가 해롭게 들리네요.

그 이상입니다. 도덕 심리학 논문들을 보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체중 같은 웰니스의 기준이 되는 특성들로 타인을 판단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놀랄 일은 아니죠. 하지만 제 관심을 끈 것은 어떤 사람의 건강하지 않은 행동을 보고 느낀 혐오감 때문에 그 사람을 전반적으로 나쁘게 인식하는 경우가 얼마나 흔히 발생하느냐 하는 것이었어요. 만약 사람들이 뭔가 건강에 해로운 행동을 하고 있는 당신을 목격한다면 그들은 당신을 불성실한 직원으로 여길 겁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점심을 엄청나게 많이 먹고 있다면, 그걸 본 사람들은 당신을 게으르고 비효율적인 사람이라고 추측할 거예요.

 

그러면 웰니스 프로그램이 효과가 없을뿐더러 역효과를 낳는다는 주장이 정당할까요?

어떤 경우에는 그렇습니다. 우리는 웰니스에 대해 특별히 강한 목표의식을 가진 직원들이 자신의 건강을 개선하려고 엄청난 에너지를 쏟으며 고생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직원들은 가끔 업무에 집중해야 할 시간을 뺏기기도 하지요. 또 웰니스에 대한 사명감으로 직원들의 사생활이 침해받는 일은 더 흔합니다. 업무와 운동에 시간을 다 쓰다 보니 그 외 다른 일에 할애할 시간이 없어지게 되는 것이죠.

 

어째서 우리는 웰니스 프로그램에 많은 돈을 쓰는 걸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단순합니다.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이죠. 기업 대상의 웰니스 시장은 거대한 규모의 산업이기 때문에 이 개념을 도입하라고 회사들을 압박하고 있어요. 또 다른 이유는 우리가 집단적으로 웰니스의 효과를 믿기 때문입니다. 일부 사회학자들은 종교가 그래왔듯 웰니스가 점점 세속화되는 사회에서 생기는 공허함을 채워준다고 믿습니다. 기업들은 건강한 사람이 곧 생산적인 사람이라는 일반적 이데올로기에 웰니스가 잘 들어맞기 때문에 이를 권장하는 것이고요.

 

과연 건강한 사람들이 더 생산적이라고 할 수 있나요?

아픈 사람의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병을 앓느냐에 따라 그 정도는 다르겠지만요. 하지만 신체조건이 뛰어날수록 리더십이나 관리능력, 생산성도 뛰어나다는 상관관계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거의 없습니다. 이 점은 웰니스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마케팅되는 방법과 더불어 중대한 문제로 작용하고 있죠. 지난 20년에 걸쳐 한 가지 변화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웰니스에 대한 기준이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평균 수준의 몸무게는 더 이상 뛰어난 신체조건이라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공중보건정책 전문가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들은 정부와 기업들이 건강한 직원의 예로평범한사람들이 아니라 뛰어나게 건장한 달리기 선수들이나 아주 말랐지만 근육질 몸매를 가진 사람들의 사진을 사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도 자신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들은 모델들의 사진을 보며 이렇게 말하죠. “내가 저렇게 될 리가 없지.” 그리고는 그냥 포기하고 맙니다.

 

한편 체격조건이 뛰어난 사람들은 직장에서 이상적 모델이 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직원들을 잘못된 논리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신체적 건강함과 업무능력을 연결해서 보는 것이죠. 여러 실험에 따르면 취업지원자 중 과체중 지원자는 평균 체중의 지원자와 다른 조건이 똑같다 하더라도 긍정적 평가를 받을 확률이 더 낮았습니다.

 

 

, 그런 사람들이 있죠!

그런 잣대는 결국 양쪽 모두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체격조건이 뛰어난 사람들 역시일반 그룹으로 밀려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종종 웰니스에 집착하게 되니까요. 그들은 건강한 신체를 성공한 직장인의 표상으로 여깁니다.

 

성공한 직장인들이 더 건강한 편인가요?

그런 사람들은 당신이 그렇게 믿길 원하겠죠. 눈에 띄는 트렌드가 한 가지 있는데요. 지난 20년간 자신의 약력에 신체적 건강함을 언급한 CEO 수가 급증했다는 점입니다. 리더가 되려면 자신의 건강을 입증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마라톤을 하는 CEO의 숫자는 100%나 증가했죠.

 

말로만 그러는 사람도 있겠죠?

아마도요. 어쨌든 건강한 신체가 세상에 자신을 알리는 중요한 방식이라고 여기는 리더들이 많아지고 있는 건 확실합니다. 그런 분들은 종업원들에게도 같은 방식을 요구하죠.

 

강압적인 느낌이 드네요. 피곤해서 몸은 축 처졌지만 나는 훌륭한 직원이다라고 생각하는!

현재로선 웰니스 프로그램에 강압적인 면이 있다는 데 저도 동의합니다. 극소수가 기준이 되는 일종의 1% 현상이죠. 뚜렷한 증거도 없이 도덕적 평가가 이뤄지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웰니스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더 건강하고 부유한 사람들 쪽으로 편향돼 있습니다. 신선식품과 마찬가지예요. 이미 많이 섭취해 상대적으로 덜 필요로 하는 사람들 쪽으로 신선식품의 구매가 편향돼 있잖아요. 조사 결과를 보면 웰니스 프로그램들도 대개의 경우 고위직 직원들에게 그 기회가 열려 있어 오히려 프로그램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만한 신입사원들이나 계약직 직원들은 적절히 이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웨어러블 기술은 웰니스 프로그램의 성격을 더욱 강압적으로 만들까요?

이상한 일이지만 사람들은 독재 시스템이나 감시를 두려워하면서도 자신의 행동을 모니터링 당하는특권에 대해서는 기꺼이 그 대가를 지불합니다. 재소자들에게나 채울 법한 추적 팔찌tracking band를 수백 달러나 들여 차고 다니니까요. 만약 스스로가 원하는 일이고, 그런 추적 팔찌가 실제로 웰니스에 도움이 된다면 좋은 일이겠죠. 하지만 회사가 이런 웨어러블 기기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경우에는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그로 인해 일과 사생활 간의 벽이 완전히 무너지니까요. 근무시간이 아닌데도 내가 조깅을 하러 가는지, 아닌지 회사가 추적하게 됩니다. 완전히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죠.

 

그럼 회사의 웰니스 정책과 합리적인 선에서 맞춰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중요한 점은 회사에서 직원들의 웰니스에 개입하는 일이 완전히 무가치한 건 아닙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이런 제도를 통해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대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건가요?

 

첫째, 고용주들은 이 모든 프로그램이 정말로 필요한지부터 자문해봐야 합니다. 때로는 직원들을 위한 피트니스 시설 정도로도 충분히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둘째, 고용주들은 웰니스 프로그램들을 통해 무엇을 달성하고자 하는지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전 직원을 금연시킨다는 취지로 프로그램이 도입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런 비현실적인 목표는 역효과를 냅니다. 셋째, 명확한 경계가 필요합니다. 직장 밖에서 직원들을 감시하는 기술을 이용하는 것은 문제니까요. 직장 일이 사생활을 침범할수록 직원들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증거들도 나오고 있지요. 마지막으로, 작은 변화로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자연 햇빛과 신선한 공기, 제철 과일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똑같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데도 많은 회사들은 천편일률적으로 러닝머신을 사는 데만 돈을 투자하니까요.

 

인터뷰어 스콧 베리나토Scott Berin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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