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월호

‘은근하게’ 진행되는 럭셔리 브랜딩

Marketing

       

은근하게’ 진행되는 럭셔리 브랜딩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CFO 55% 어떤 프로젝트의 순현재가치(NPV) 0보다 크더라도 다음 분기 영업이익을 컨센서스 이하로 떨어뜨릴 것 같으면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다.

 

도미니크 바턴(Dominic Barton)이 쓴 ‘THE CITY AND CAPITALISM FOR THE LONG TERM’.

  

 

기업들이비과시적 소비에서 이득을 취하는 방식

 

의 지난 10년 동안 마케터들은비과시적 소비의 부상에 대해 얘기해왔다. 다시 말해 엘리트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브랜드 사치품보다 눈에 확 띄지 않는 은근한 럭셔리 제품을 점점 더 선호하고 있다는 뜻이다. 런던대 로열홀러웨이의 마케팅 교수 지아나 에카트Giana Eckhardt는 이런 추세가 유럽과 미국에서 전개되는 과정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하지만 2012년에 중국에서 안식년을 보낸 뒤 그녀는 이것이 자신과 럭셔리 분야의 모든 최고마케팅책임자들이 충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전 세계적인 현상임을 확신하게 됐다.

 

“중국이 과시의 나라로 여겨졌던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갑자기 중국인들이 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태도를 비웃고 심지어 옷에서 상표를 떼어내기까지 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죠.” 에카트는 이렇게 회상한다. 변화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 알아내기 위해 그녀와 두 명의 동료들은 그런 경향에 대한 연구를 검토하고 전 세계 시장에 걸쳐 소비자 행동을 조사했다. 과학적이기보다 다분히 일화적인 증거들이 보이기는 했지만 이들은 세 가지 요인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첫째, 브랜드 로고는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부를 드러내주지 못한다. 럭셔리 브랜드들이 디퓨전 라인Diffusion line[1]·액세서리 라인, 렌트더런웨이Rent the Runway같은 서비스업체, 패스트패션 브랜드에서 내놓는 모방 제품, 그리고 고급 모조품을 통해 중산층으로 확산돼왔기 때문이다. 미국 와튼스쿨의 마케팅 권위자 조나 버거Jonah Berger교수는 2010년에 발표한 한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구매자들이 대부분 백만장자가 아니라 평범한 소비자에 불과하다면 그 상품은 부자를 동경하는워너비들의 상징물로 전락할 것이다.” 둘째, 노골적인 신분 상징에 대한 상류층 소비자들의 관심은 본질적으로 시들해져왔다. 에카트와 동료들은 그런 경향이 2000년대 말 경기침체기에 나타났던 세간의 이목을 피하는 태도에서 비롯됐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지금까지 지속돼왔다고 말한다.

 

셋째, 소셜미디어 덕분에 틈새 브랜드들(고트Goat여성복,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가죽 제품, 킴프턴Kimpton호텔, 블루보틀커피Blue Bottle Coffee)이 부상했다. 어떤 사회경제 계층에 속하든 취향이 같은 사람들은 그런 브랜드를 통해 버거가 말하는미묘한 신호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다. 버거의 실험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패션 학도 같은교육받은 엘리트는 은근하게 표시가 들어간 상품, 미묘하면서도 독특한 스타일, 뭇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고급 브랜드들을 상당히 선호하는데 결과적으로 그런 상품의 공급자들은더 노골적인 경쟁자들에 비해 오래 번창하게 된다.

 

물론 이런 상황은 과시적 브랜딩에 모든 것을 건 기업에는 큰 문제가 된다. 에카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와 얘기를 나누는 기업들 가운데 80%는 그런 문제를 잘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반응은 이렇다. ‘어쩌면 좋지? 우리 전략은 모두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남들에게 넌지시 알리려고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기반을 두고 있는데.’ 바로 그게 그들이 MBA 과정에서 배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경향이 주기적이 아닌 장기적 변화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20년 뒤 사람들은 과거를 되돌아보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가 브랜드를 그런 식으로 이용한 적이 있다니 믿기지가 않는군.’”

 

지금까지 경영자, 컨설턴트, 애널리스트, 학자들은 그런 경향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빨리 알아차리지 못하고 굼뜨게 대응해왔다. 하지만 일부 모범적인 경영기법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에카트 연구팀은 기업이 경쟁에서 앞서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두 가지 경영기법을 언급한다.

 

브랜드명과 호화로움(럭셔리 느낌)이 은근하게 드러나도록 상품을 다시 디자인하기
루이비통, 마이클 코어스, 테슬라, 아우디 등의 기업들은 로고를 작게 줄이거나, (핸드백의 겉면이 아닌 안감에 넣는 식으로) 숨기거나, 옵션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에미리트항공은 기내 좌석 배치와 탑승 방식을 새롭게 바꿔 비즈니스석, 일등석 승객이 특혜를 받는 모습이 이코노미석 승객에게 보이지 않게 했다. 패트론은 테킬라 병의 금박 장식을 확 줄였고, 티파니는 패션 주얼리 상품에 들어가는 브랜드명을 간단하게 ‘T’로 축약했다.



 

경험, 예술성, 실용성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쇄신하기.
에카트는 중국 고급 의류 브랜드인 상하이탕Shanghai Tang(리치몬드그룹의 자회사)과 상샤Shang Xia(에르메스 소유)를 비교한다. 그녀에 따르면 전자는브랜드 신호를 아주 요란스럽게발산하며허우적거리고있는 반면, 후자는 상품을 만드는 장인, 고상한 매장, 최상급 고객 서비스를 강조하며 조용하게 존재하면서 중국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에카트는 세계적인 호텔리조트 체인 주메이라Jumeirah도 언급한다. 주메이라는 각 자산의 독특한 특성, 이를테면 옥상에서 채집한 꿀을 곁들인 차 서비스(프랑크푸르트)와 바다거북 재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두바이) 등을 마케팅한다. 예를 조금 더 들면 영국 백화점 셀프리지스Selfridges는 브랜드와 가격을 강조하지 않는아늑한 쇼핑 공간을 만들었고, 애플은 애플워치의 사회적 암시력이 아닌 실용적 효용을 강조해 명품 시계 제조사들과 경쟁을 벌이고, 직영직거래 농장을 둔 일부 고급 레스토랑들은 돔페리뇽 샴페인, 고베 와규, 알마스 캐비아 등이 아니라 지역에서 양조한 사이다나 방목으로 키운 닭, 유기농 재래종 토마토를 내세운다.

 

하지만 에카트 교수 연구팀은 두 가지 방식을 잘 병용하는 기업도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다임러는 중국에서 과시적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라인을 여전히 마케팅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그에 비해 덜 과시적인 100% 전기차 브랜드 덴자Denza도 선보였다. 또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의류에 로고를 넣지 않는 패션 브랜드 톰포드는 프라이빗 블렌드 향수 컬렉션도 마찬가지로 수수한 방식으로 포장하지만 페르시아만 지역에서는 그 향수를 특대형 병에 담아 판매한다.

 

에카트는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브랜드 포트폴리오의 균형은 기업의 타깃 소비자와 지리적 시장에 달려 있다. 하지만 우리는 비과시가 대단히 중요한 세계적 추세로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럭셔리는 갈수록 사회적이기보다 개인적인 것이 돼가고 있다.”

 

미묘한 신호

 

일부 럭셔리 브랜드들은 비과시를 점점 더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기 위해 화려한 로고와 포장을 자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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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dea In Practice

 

“우리는 몰입을 유도하는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HBR은 세계적인 호텔 체인 주메이라그룹의 최고영업책임자CCO 앨리슨 브로드헤드Alison Broadhead와 비과시적 소비의 부상에 대한 주메이라의 대응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다음은 대담 중 일부를 정리한 내용이다.

 

소비자의 취향 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있나요?우리의 모토는늘 독특하게stay different’입니다. 우리 포트폴리오를 보면 서로 비슷한 호텔들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죠. 몰디브에 있는 리조트는 아주 단순하게 구성돼 있어요. 그곳에서는 공간이 곧 사치품입니다. 이를테면 70평짜리 객실을 잡을 수도 있죠. 포트솔러Port Soller에 있는 리조트는 경치가 일품인데, 그게 바로 호화스러운 요소입니다. 이스탄불과 로마에서는 유서 깊은 건물에 자리하고 있어요. 현지 문화에 섞여 들어가면서 거기에 초점을 맞춘다는 게 취지입니다. 두바이는 더 전통적인 럭셔리 시장이지만 우리는 부티크 스타일의 호텔과 해변 빌라를 비롯해 다양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누구든 각자 취향에 맞는 뭔가를 찾을 수 있는 거죠.

 

과시적 소비에 대한 반발이 모든 곳으로 확산될 것 같습니까?선진국 사람들은 정서적 욕구를 충족하는 데 점점 더 주력해왔습니다. 여행을 가고, 한정된 여가 시간을 잘 보내고 하는 게 다 그런 일에 속하죠. 신흥시장에는 아직도 과시 욕구가 있지만 그런 상황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인과 중국인들이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지는 한 세대밖에는 안 되지만 벌써 좀 더 체계적인 경험을 찾고 있어요.



 

마케팅 방식을 어떻게 바꿔왔나요?우리는 훨씬 더 몰입적인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우리를 찾을 때, 다시 말해 고객들이 여행을 꿈꾸고, 조사하고, 예약하고자 할 때 우리가 시야에 들어올 뿐만 아니라 이용 가능한 대상이 되길 바란다는 얘기지요. 그건 5~10년 전에 인기를 끌었던 큼직한 지면 광고와는 다릅니다. 우리는 다양한 고객군에게 가치를 더해주는 패키지, 이를테면 음식과 음료, 혹은 스파와 건강 같은 패키지를 강조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현재의 고객 및 잠재적 고객과 정서적 관계를 맺기 위해 온라인 동영상에 투자해왔어요. 지금 우리는 유튜브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호텔 브랜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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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럭셔리 브랜드의 세컨드 브랜드. 프라다의미우 미우’, 아르마니의아르마니 익스체인지 - 편집자 주

 

참고자료 조너선 A. J. 윌슨(Jonathan A. J. Wilson), 지아나 M. 에카트(Giana M. Eckhardt), 러셀 W. 벨크(Russell W. Belk)가 쓴 ‘The Rise of Inconspicuous Consum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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