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월호

구내식당에서 팀워크 다지기

Collaboration

 

구내식당에서 팀워크 다지기

 

식사를 함께하면 그룹의 업무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원 간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회사들이 있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제조회사 시게이트 테크놀로지Seagate Technology CEO 빌 왓킨스Bill Watkins는 직원 200명과 함께 뉴질랜드 중부에서 열린, 극기 훈련 수준의 40km 경주에 참가했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의 제프리 오브라이언Jeffrey O'Brien은 시게이트의에코 위크Eco week가 포상이 아닌 팀워크를 위한 극단적인 단합 대회라고 표현했다. 왓킨스는 에코 위크가 직원들의 협동심과 팀워크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팀워크를 다지려는 노력은 대부분 평범하다. 많은 회사가 줄타기, 트러스트 폴(동료를 믿고 뒤로 넘어지기), 다양한 게임 같은 프로그램을 선호한다. 사실 이러한 행사에도 시간과 노력, 비용이 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직원들은 대부분 이런 프로그램이 쓸모없다고 생각한다. 트러스트 폴은 직원 간 친밀감을 형성하려는 잘못된 시도의 전형으로 조롱거리가 된 지 오래다.

 

경영자가 생산성이 높고 단합이 잘 이뤄진 팀을 만들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 방법을 찾은 사람들이 있다. 미국 코넬대의 케빈 니핀Kevin Kniffin과 동료들이 아주 간단한 방법을 찾았다. 바로 음식을 같이 먹는 것이다.

 

먹는 행위는 아주 원초적인 행위라 큰 의미가 있다.”

 

151201_17_1

 

음식을 함께 만들어 한 식탁에서 먹는 행위(학계 용어로는 라틴어를 어원으로 하는커멘살리티commensality라고 한다)가 연구 대상이 되거나 경영자가 관심을 갖기에는 너무 평범하다고 여기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니핀과 동료들은 음식을 먹는 행위가 평범하고 일상적이기는 해도 아주 원초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이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참가자들에게 파트너가 예전 파트너와 일상적인 활동을 같이 할 경우 얼마나 질투가 날지 상상하도록 했다. 그 결과, 파트너가 예전 파트너와 이메일이나 전화로 대화를 하거나 다른 일로 얼굴을 마주하는 경우보다 점심을 같이 먹는다는 상상이 훨씬 더 질투를 불러일으켰다.

 

이 결과는 음식을 함께 먹는 행위에 특별한 친밀감이 따른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것이 팀워크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최근 논문에서 니핀과 동료들은 근무시간에 음식을 같이 준비해 식사하는 소방관들에게 주목했다. 소방서의 공동 식사는 이제는 신화가 된 유명한 전통이다. 소방서 식사를 주제로 한 요리책이 다수 나왔을 정도다. 연구자들은 궁금했다. 끼니를 함께하는 소방관들이 그렇지 않은 소방관들보다 일을 더 잘할까?

 

니핀은 미국의 중간 규모 도시에 있는 소방서 13곳을 방문해 395명의 소방관에게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도시는 소방서 내에 주방과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은 있지만 음식은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소방관들이 돈을 모으고 조리 시간표를 짜고 메뉴를 고르며 음식도 직접 준비한다. 공동 식사가 의무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소방서에서는 사회적 규범처럼 여겨진다. 심지어 기혼자들의 경우에는 집에서 식사를 했더라도 소방서에서 다시 식사하기도 한다. 채식주의자인 소방관은 음식을 가져와 동료들과 함께 먹는다.

 

소방관들은 음식을 함께 먹는 행동이 팀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응답했다. 팀을 가족처럼 느낄 수 있고, 일이 없을 때도밥상공동체라는 의식이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서 니핀은 소방서 지휘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나온 결과는 소방관들의 응답을 뒷받침했다. 음식을 함께 먹는 행동과 팀 성과 사이에 긍정적 연관성이 상당히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식사를 함께 하는 팀원들은 그렇지 않은 팀원보다 협력적 행동을 훨씬 더 많이 했다. 두 배나 더 높은 경우도 있었다. 동료들과 식탁을 함께하는 데 필요한 협력적인 행동, 즉 돈을 모으고 계획을 세우고, 대화를 나누며 청소를 하고 같이 음식을 먹는 행위가 팀의 업무 성과를 증가시킨다고 니핀은 말한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쓸모없는 시간 낭비 같은 행동이 조직의 업무 수행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기업들도 직장에서 직원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식사를 할지 세심하게 투자하고 도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많은 대기업이 외부 케이터링 회사의 도움을 받아 직장 내 구내식당을 운영한다. 구글처럼 한 발 더 나아가 높은 품질의 음식을 다양하게 무료 제공하는 회사들도 있다. 회사에서 음식을 제공하면 직원들이 이동하는 데 시간을 쓰지 않기 때문에 회사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생산성이 높아질 뿐더러 직원들이 함께 밥을 먹을 확률도 높아진다.

 

구내식당을 따로 두지 않았거나 평소에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 회사들도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 팀 리더가 테이크아웃 음식을 주문해 회의실에서 먹도록 하거나 가까운 식당에 함께 가서 먹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사외 단합 대회를 계획할 때 트러스트 폴 같은 워크숍 게임 대신 팀원끼리 정성이 들어간 음식을 만들도록 하는 방법도 있다.

 

연구자들은 이 방법이 지나친 수준으로 활용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동 식사에는 단점도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손실은 고립이다. 팀원끼리만 어울리면 사내 다른 직원들이나 바깥 세상과 단절될 위험이 있다. 또 새로 들어온 직원들이 지나친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 유대가 강한 팀의 경우 새 직원이 끼어들기 어렵다. 소집단으로 이뤄지는 식사 과정이 성과가 나쁜 직원들을 배척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고등학교 구내식당을 떠올리면 된다). 이는 실제로 니핀이 소방관들 사이에서 목격한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음식을 같이 먹는 행위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단점보다 훨씬 더 크다. 건축가들은 사무실을 설계할 때 직원들이 우연히 마주칠 가능성이 높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런 공간이 협업을 촉진시켜주기 때문이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로, 스티브 잡스는 픽사의 새 본사를 지을 때 모든 화장실이 건물 중앙에 위치하기를 원했다. 이렇게 하면 여러 부서의 직원들이 서로 마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연한 만남도 직원들의 협업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공동 식사에 시간과 공간 자원을 투자하는 방법이 더욱 효율적일 듯하다.

 

The Idea In Practice

 

“요리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잘 어울립니다.”

 

151201_17_2

 

시카고에 근거를 둔 온라인 대출회사 에노버Enova의 수석 스카우터 마이라 앤더슨Mira Anderson 25명으로 구성된 팀에서 일한다. 팀원 중 몇 명은 부서가 통합되면서 새로 합류한 인력이다. 새 동료들과 친해지기 위해 앤더슨은 요리 교실에서 단합 대회를 열었다. HBR이 앤더슨의 최근 경험을 들어봤다.

 

요리 교실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우리 회사는 정기적으로 팀워크 다지기 활동을 합니다. 저는 새로 입사한 직원들과 창의적인 활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우리 팀은 술집을 옮겨 다니며 술 마시기와 공중그네 수업을 했습니다. 자연스러운 환경과 음식이 포함된 이벤트는 동료애를 쌓고 사람들이 마음을 여는 데 아주 좋은 방법이더군요. 요리 이벤트에서는 모든 사람이 함께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진정으로 협업을 하도록 만드는 작업이죠. 그리고 음식을 함께 먹는 행위에는 뭔가 특별한 게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벌인 활동 중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어요.

 

줄타기 같은 팀워크 다지기 활동은 대부분 운동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유리합니다. 그게 문제가 되나요? 그렇습니다. 공중그네가 재미있기는 했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았고, 약간 독자적으로 이뤄지는 활동이었어요. 요리가 우리가 일하는 방식과 더 잘 어울립니다. 요리는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요리를 자주 하지 않고 잘하지도 못합니다. 그런데 우리 팀에 새로 합류한 직원 한 명은 주방에 정말 익숙한 사람이었어요. 그녀가 나서서 팀을 이끌었습니다. 그게 사무실에서도 그대로 적용됐어요. 그 뒤로는 그녀가 사무실에서 편안하게 터놓고 말할 수 있게 됐으니까요.

 

식품 알레르기와 식이 제한이 문제가 되지는 않나요?우리 팀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저도 큰 문제가 있었어요. 채식주의자거든요. 하지만 요리 교실과 협의해 적당한 메뉴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주방을 적절하게 설치해서 다양한 식이 성향에 맞는 여러 요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무슨 요리를 했나요?버섯 리소토와 샐러드, 그리고 페이스트리를 만들었는데 아주 맛있었어요. 요리사 한 분이 전 과정을 도와줬습니다. 그러니 요리를 망치는 게 더 어려웠을 겁니다.

 

참고자료 케빈 니핀(Kevin M. Kniffin), 브라이언 완싱크(Brian Wansink), 캐럴 디바인(Carol M. Devine), 제프리 소벌(Jeffery Sobal), ‘Eating Together at the Firehouse: How Workplace Commensality Relates to the Performance of Firefighters’

  • 아티클 다운로드
    (PDF)
    5,000원

    담기바로구매

  • 2015년 12월호 (품절)
    17,000원
    15,300원

    구매하기

  • 디지털서비스
    1년 150,000원

    디지털서비스란

    신청하기

전략 다른 아티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