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월(합본호)

유니콘 기업이 성장하는 방법

Entrepreneurship

 

유니콘 기업이 성장하는 방법

 

스타트업이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7년 전까지만 해도 우버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5년 전만 해도 우버는 활동 지역이 샌프란시스코에만 한정된 회사였다. 오늘날 우버는 세계 65개국에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글을 쓰는 현재 시점에 이 회사의 가치는 500억 달러가 넘는다. 그동안 우버는 엄청난 자금을 축적하면서 사업을 확장하고 경쟁자들을 물리쳐 왔다.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유치한 투자금만 80억 달러에 이른다.

 

우버를 비롯한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가 넘는 비공개 스타트업을 일컫는 소위유니콘 기업들의 급속한 성장은 유례없는 현상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그리고, 그런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일까?

 

벤처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들과 함께 일하는 실리콘밸리 컨설팅업체 플레이비거Play Bigger가 한 연구에 따르면, 이 회사들이 최근 몇 년 동안 급속도로 성장세를 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적어도 시가총액을 따져보면 그렇다. 플레이비거는 IPO(기업 공개) 이전에 벤처 투자금을 많이 유치하는 것이 기업의 성공에 중요한 요인인지 검토하고, 기업을 공개하기에 가장 좋은 시점이 언제인지도 연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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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비거 연구자들은 우선 성장 속도를 검토했다. 2000년 또는 그 이후에 사업을 시작한 1235개 회사의 시가총액을 계산한 다음 이를 각각 회사가 설립된 햇수로 나눴다. 그 결과가시가총액까지 걸린 시간이다예를 들어, 5년 전에 설립된 20억 달러 가치의 회사는 10년 전에 설립된 30억 달러 가치의 회사보다 TTMC를 따져 보면 더 빨리 성장했다. 상장기업의 경우, 시가총액은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의 총 가치를 의미한다. 비공개기업의 경우, 시가총액은 가장 최근에 유치한 투자 라운드에서 벤처캐피털로부터 받은 평가다. (비공개시장의 평가는 정확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가치 창출을 추정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연구 결과는 예상보다도 극적으로 나타났다2012~2015년에 설립된 회사들은 2000~2003년에 설립된 회사들보다 두 배 빨리 기준 시가총액에 도달했다. 다시 말하면, 오늘날의 스타트업은 10년 전에 설립된 스타트업보다 두배가량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연구에는 닷컴 시대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의 신생 기업들이 1990년대 스타트업들에 비해 더 빨리 성장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플레이비거의 연구 결과에 대해 일부 벤처 투자회사들은 이 데이터가 그저거품을 반영할 뿐이라고 말한다. 투자자들이 유니콘 주식에 필요 이상으로 돈을 지불하고 있으며, 따라서 유니콘 기업들의 시가총액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 11월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s가 사진공유 메신저 업체인 스냅챗Snapchat 지분을 25% 평가절하 했다고 보도했다. 스냅챗은 가장 최근인 지난해 5월 투자를 유치했을 당시 150억 달러의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달, 모바일 결제 업체 스퀘어Square는 비공개 시장에서의 평가(2014 60억 달러)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에 IPO를 신청했다.

 

플레이비거의 창업 파트너 알 라마단Al Ramadan은 비록 거품이 오늘날 스타트업의 빠른 성장 속도를 설명하는 일부 요인이기는 하지만 근본 원인은 따로 있다고 주장한다. “전례 없는 빠른 속도로 상품과 서비스가 발견되고 도입되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텀블러Tumblr, 핀터레스트Pinterest등 디지털 플랫폼을 타고 흐르는입소문이 정말이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지요.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에요.” 라마단은 이렇게 말한다. 더욱이 2007년 아이폰의 등장은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에 다가가는 기회를 제공했을 뿐 아니라 애플을 통해, 또 나중에는 안드로이드 앱스토어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빠른 속도로 유통시키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라 1990년대 이래 스타트업의 기도문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많은 벤처 투자 기업들이 가능한 한 많은 자본을 조달하기 위해 회사를 빨리 키우려고 한다. 현금을 비축해 두면 아무래도 운신의 폭이 커지고 잠재적 라이벌 기업들을 저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플레이비거가 진행한 또 다른 연구는 이 같은 견해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플레이비거 연구자들은 2000년 이후 벤처 투자금을 조달한 뒤 주식시장에 상장한 69개 미국 기업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IPO 이전에 받은 투자 금액이 IPO 이후 시가총액의 증가를 예측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지, 다시 말하면 기업의 장기적 가치 창출을 나타내는 지표가 되는지 연구했다. 그 결과, 둘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솔직히 이런 결과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투자 금액이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아주 많으니까요라고 플레이비거 창업 파트너 크리스토퍼 로슈헤드Christopher Lochhead의 말이다.

 

투자 금액으로 장기적 가치 창출을 예측할 수 없다면 무엇으로 할 수 있을까? 이 연구는 두 가지 흥미로운 상관관계를 보여준다. 첫 번째는 IPO 시점의기업 나이. “창립 6년에서 10년 사이에 상장한 회사들은 IPO 이후에 총 가치의 95%를 창출했습니다라고 라마단은 말한다.

 

IPO 시점의 회사 나이로 미래의 가치 창출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어떤 함의를 품는지 해석하기는 쉽지 않다. 오늘날 기업들은 단지 성장세가 빠른 것뿐만이 아니라 비공개기업으로 존속하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그리고 회사 나이와 시가총액 증가의 관계가 우연성을 품고 있는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가장 탄탄한 기업들이 우연하게도 같은 시기에 일제히 기업을 공개하는 걸까? 아니면 아주 일찍 또는 아주 늦게 상장하는 기업들에는 IPO 이후 가치 창출을 방해하는 어떤 요인이 내재돼 있는 걸까? 플레이비거는 다음 연구에서 이 상관관계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

 

IPO ‘시점에 대해 한 가지 가능한 해석은 많은 유니콘 기업들이 기업공개 기회를 잃고 지나치게 오랫동안 비공개기업으로 남아 있는다는 것이다. 스타트업들은 서둘러 상장하지 않고 헤지 펀드나 뮤추얼 펀드, 벤처 투자업체들로부터 풍부한 민간 자본을 받는 쪽을 선호한다. 공개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오름세를 보고 싶어 하므로 성장 단계에서 지나치게 오랫동안 비공개기업으로 머무르는 유니콘 기업들은 결코 성공적인 IPO를 실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는 동안 수익을 실현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기업 공개를 재촉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예를 들어 1999년 설립됐지만 계속 비공개기업으로 남아 있던 헤드셋 업체 조본Jawbone은 한때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의 선두주자로 부상했으나 시장점유율이 점차 줄어들면서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더 이상 이 부문의 톱5 판매기업 순위에 들지 못하게 됐다. 조본은 지난해 11월 직원 15%를 정리해고 하겠다는 발표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지막 연구 결과는 좀 더 정성적이다. 플레이비거 연구자들은 소비자 스스로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범주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가 여부에 따라 회사들에 대한 점수를 매겼다. 기존 솔루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문제를 규명하는지, 방대하고 활발한 개발자 생태계를 조성하는지 등을 검토했다. 그 결과, IPO 이후 창출하는 가치의 대부분이 소위카테고리 킹category kings기업들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카테고리 킹은 완전히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해 내는 회사들로, 페이스북이나 링크드인LinkedIn, 태블로Tableau를 떠올리면 된다. 이런 틈새시장은 대부분승자독식세계라고 보면 된다. 카테고리 킹이 시장의 76%를 장악한다.

 

“우리는 항상 이런 말을 듣습니다. ‘, 이건 거대한 시장이 될 거야. 많은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어.’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로슈헤드는 설명한다.

 

기술 분야의 스타트업은 새로운 상품 카테고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치열한 경주를 벌이고 있다. 그리고 그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단순히 투자금을 더 많이 조달하는 것으로는 이 경주에서 이길 수 없다. 또 기업공개를 너무 서두르거나 너무 지체하면 장기적 성공을 이뤄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유니콘 기업들에도 앞으로 펼쳐진 행로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수 있다.

 

 

The Idea In Practice

 

“돈을 많이 모을수록 가치는 덜 창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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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게츠Jim Goetz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오래된 벤처캐피털 업체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의 파트너다. 그는 최근 HBR과의 인터뷰에서 신생 벤처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이유에 대해 얘기했다. 다음은 그 인터뷰를 발췌해 정리한 내용이다.

 

당신이 투자한 왓츠앱WhatsApp은 설립 5년 만에 페이스북에 190억 달러에 팔렸습니다. 그 같은 성장이 이 시장의 변화를 나타내는 걸까요?왓츠앱은 마케팅에 거의 한 푼도 들이지 않았습니다. 입소문으로 선택을 받았죠. 그리고 오늘날 신생 기업들에는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가 있습니다. 30억 소비자와 접촉할 수 있는 채널이죠. 모바일 생태계에서는 최초로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고도 지구 인구의 절반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사업 기회의 규모와 크기에 그런 시장의 변화가 반영될 것입니다.

 

스타트업 마케팅에 벤처 투자금이 필요하지 않다면, 그렇게 많은 자본을 조달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우리 포트폴리오 상에서는 필요한 현금과 장기적 시가총액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역비례 관계입니다. 현금을 많이 조달할수록 가치는 덜 창출한다는 얘기죠. 구글, 시스코Cisco, 오라클Oracle은 현금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효율적으로 사용했습니다. 서비스나우ServiceNow와 팰로앨토 네트워크스Palo Alto Networks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이 회사들은 모두 상장한 지 몇 년 만에 시가총액 100억 달러대를 넘어섰습니다. 많은 현금을 모았을 때 흔히 뒤따르는 위험이 바로 그런 자제력을 잃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본을 지나치게 많이 조달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우버는 어떤가요?우버는 그와 반대되는 사례입니다. 사업을 세계적으로 확장하려면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러므로 우버가 활동 자금을 모은 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가 초기에 투자했던 에어비앤비Airbnb도 현금흐름보고서와 손익계산제안서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많은 자본을 조달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이유에서였어요. 자본을 조달하는 일은 이제 매력적인 권리가 됐고, 이 회사는 그것을 보험으로 여겼습니다. 회사 운영에 필요한 게 아니라 말입니다.

 

지금이 버블인가요?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유니콘이라 불리는 몇몇 신생기업들에 대한 비공개회사 평가는 투자금을 조달하는 작업의 나중 단계에서 부풀려졌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경우에 투자자들은 거래를 자산보다 부채로 보이도록 만드는 용어 때문에 불리한 면을 꿰뚫어보지 못합니다. 만약 투자자들이 이 용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면 일부 유니콘들을 그처럼 높이 평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회사들 중 소수만이 지금으로부터 10년 안에 페이스북 같은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사라질 거예요.

 

참고자료 알 라마단(Al Ramadan), 크리스토퍼 로슈헤드(Christopher Lochhead) 데이브 피터슨(Dave Peterson), 케빈 매니(Kevin Maney), ‘Time to Market Cap: The New Metric That Mat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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