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월호

‘하드 셀’ 이겨내기
케빈 에버스(Kevin E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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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셀Hard Sell[1]이겨내기

조작된 거짓과 본질을 구분하는 안목을 길러라

케빈 에버스

 

아리스토텔레스 시대 이후로설득이라는 행위에 사악한 면이 있다는 것은 철학의 연구주제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당시 그리스인들에게 사람의 카리스마나 성격으로 인해 판단하는 힘이 흐려질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 감정적으로 조종당하지 않으려면 오로지 논의의 대상에만 집중하라고 강조했다.

 

20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그의 충고는 여전히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보자. 우리는 전혀 배운 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우리가 아무리 객관적인 판단을 하려 해도 기발한 광고 캠페인이나 화려한 프레젠테이션, 호언장담 그리고 사근사근한 영업 담당자, 동료, 파트너, 입사 지원자 등 번지르르하게 말하는 이런 사람들의 꾐에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설득에 관한 대부분의 책과 연구결과는 더 나은 주장을 펼치는 데 초점을 맞추지만, 정반대되는 목적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책을 통해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주의 깊게 요령을 이해하고 우리가 왜 그토록 쉽게 넘어가는지 알면, 우리 스스로를 제대로 보호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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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sible Influence: The Hidden Forces That Shape Behavior

Jonah Berger

Simon & Schuster, 2016

 

처음 단계로 자신의 약점부터 인정해야 하지만, 말처럼 쉽지는 않다. 이번 여름로 주목을 끈 와튼스쿨의 마케팅 교수 조나 버거Jonah Berger는 대다수 사람이 자신의 단점을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사회적 영향social influence[2]이 작용하면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사람들은 동료나 친구들이 타인에게 이끌려 간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런데도 자신은 양떼 무리의 하나가 아니라 양치기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런 현상이다름에 대한 착각illusion of difference’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동료들과 같이 브룩스 브러더스 상표의 버튼다운 셔츠를 입었으면서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다른 색 셔츠를 입었기 때문이다. 또한 자기 생각은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상사의 지시를 따르는 게 아니라고 믿는다. 달리 말하면 사람들은 사소한 차이에 눈이 멀어 명백하게 비슷한 것을 구분하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어떤 아이디어가 온전히 자기만의 생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믿기도 한다.

 

[1]끈질기게 설득하거나 강하게 밀어붙여 판매 또는 홍보하는 방식

[2]타인의 영향을 받아 사람의 행동 또는 생각이 바뀌게 되는 과정

 

 

저자는 수많은 조직을 괴롭히는 집단사고groupthink를 피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개인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질문을 던지며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그렇다면 관리자들이 그런 반발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보거나 듣지 못하면 사람들은 영향받지 않는다. 따라서 저자는 무기명 투표를 이용하면 더 효과적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버거 교수가 제시한 대부분의 아이디어와 사례는 새로운 깨우침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쁜 설득에 대한 싸움은 내면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 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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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ning Arguments: What Works and Doesn’t Work in Politics, the Bedroom, the Courtroom, and the Classroom

Stanley Fish

HarperCollins, 2016

 

“사악한 설득은 권력의 도구다. 참여자들은 상대가 할 말을 잃게 만들고, 듣는 사람의 이성적 동의가 아닌 연민을 얻게 하려는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

스탠리 피시

 

 

문학 이론가 스탠리 피시Stanley Fish는 최근 발표한에서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저자는 누구도 약점이나 편견이 없는 완벽하게 이성적인 존재가 될 수는 없다고 했다. 또한 세상은 오히려 정직하지 않은 의도를 갖고 현란하게 설득하는 사람들로 가득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담과 이브의 타락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까지 다양한 사례를 들려 준다. 하지만 저자는 겸손해질수록 우리가 (양치기가 아닌) 양의 입장에 처해 있는지 더 쉽게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다음으로는 상대의 행동방식에 대해 배우는 단계가 있다.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라면 효과적인 설득 분야의 최고권위자라고 부를 수 있다. 그는 2001 HBR에 실린 ‘Harnessing the Science of Persuasion’에서 호감, 상호성, 사회적 증거, 일관성, 권위, 희귀성의 원칙을 이용해 영향력을 키우라고 했다. 치알디니의 충고는 이제 현장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지식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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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uasion: A Revolutionary Way to Influence and Persuade

Robert Cialdini

Simon & Schuster, 2016

 

최근 발표한은 이전의 연구에 기반을 두었다. 최선의 설득은 단지 세밀하고 정교한 논지를 바탕으로 멋있게 말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저자는 여기에 덧붙여 자신의 제안과 생각을 제대로 전달할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한 창의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알디니는 사실을 듣기도 전에 상대로 하여금 논지의 중요성과 타당성을 납득하게 만드는 능력을 사전설득Pre-Suasion이라고 불렀다.

 

이 책에 가득 실린 일련의 연구와 기법들은 주로 마케팅과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어 독일 음악을 들으면 비싼 독일 와인을 사고 싶다거나 자신이 진취적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신제품 음료를 마셔볼 의향이 높아지기도 한다. 또한 고급 가구를 고르려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구름이 들어간 사진을 보면 가격보다 부드러움이나 안락함을 더 고려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사전설득은 최면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주의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나를 유혹하려고 심리적으로 작전을 펴는 상황이란 사실을 알면 함정을 피할 수 있다. 또한 상세한 사례를 통해 배울 점도 있다. 저자는 고객과의 가격 협상 때문에 고생하던 컨설턴트의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컨설턴트는 이전 협상 테이블에서 비용을 항목별로 설명했지만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다른 방법을 시도하기로 했다. 75000달러의 수수료를 제안하기 직전에아시겠지만 이런 일로 100만 달러를 청구하지는 못하죠라며 농담을 던졌다. 방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웃었다. 하지만 아무도 컨설턴트가 실제 제안한 금액에 반대하지 않았다. 왜일까? 그는 초점 착각focusing illusion[3]이라는 심리학 기법을 사용해 자신이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을 부르지 않았다고 고객들이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초점 착각이란 사람들이 논쟁이나 경험의 한 가지 측면에 집중하는 습관을 말하며 이 경우 초점은 100만 달러를 의미한다. 똑똑한 고객이라면 술수를 알아채고 늘 하던 대로 수수료 협상절차를 밟았을 것이다.

 

개략적으로 저자는 어떤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면 심지어 본능적으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하더라도 성공 가능성을 꿈꾸는 시간만큼 실패의 가능성도 따져보라고 경고한다.

 

또한 설득은 과학이라기보다 기술이라는 저자의 말에 마음이 놓이기도 한다. 매뉴얼이나 요점 리스트를 따라 하는 사람들에게 속아 넘어 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실제 불순한 의도로 접근해 사전설득 기술을 쓰는 잡상인 같은 사람들은 약점이 눈에 잘 띄어 대부분 알아챌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나중에 후회할 일을 하도록 만드는 사기나 조종, 설득에 빠질 가능성을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다. 세 명의 저자 모두 여기에 이견이 없다. 하지만 만일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오류와 실수투성이인지 다시 돌아보고 속임수의 대가들이 사용하는 교묘한 기술에 적절히 대처해 보자. 그렇다면, 새로운 생각이나 견해에 대한 열린 태도로 더 좋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다.

 

[3]한 가지 요소에 너무 신경을 쓰다가 전체에 대한 영향을 과도하게 여기는 현상

 

번역: 박정엽

 

케빈 에버스(Kevin Evers) HBR의 어시스턴트 에디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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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고틀립: 내가 읽고 있는 책

이반 곤차로프의 ,

“유명한 이 러시아 소설은 침대 밖으로 나오지 않으려는 무기력한 청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톨스토이, 체호프와 함께 나도 좋아하는 작품이다.”

 

로버트 고틀립(Robert Gottlieb) Simon & Schuster의 편집장, 뉴요커New Yorker의 편집인을 역임했고 최근 회고록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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