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월호

CEO 선임 이후 과정도 중요하다
댄 시암파(Dan Ciam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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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선임 이후 과정도 중요하다

 

승계 작업은 CEO가 새로 선임된 뒤에도 끝나는 게 아니다

 

댄 시암파

 

Idea in Brief

문제점

일부 추정에 의하면 신임 CEO들 중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는, 외부 영입이든 내부 승진한 경우든 상관없이 18개월 안에 실패한다.

 

발생 이유

조직에 새로 합류한 이들은 정치적 상황을 잘못 해석하며 조직이 과거의 습관을 쉽게 버릴 거라고 생각한다. 반면 이사회와 주요 임원들은 승계 작업의 태생적인 복잡함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새 리더에게 1차원적인 기대치를 설정한다.

 

대응책

포괄적인 승계 절차는 후보자가 CEO 직을 수락함과 동시에 시작되고 CEO가 일을 시작한 뒤 수개월 동안 지속된다. 자리에서 물러나는 CEO와 최고인사책임자, 그리고 이사회 등 모두가 새로 온 CEO가 회사의 조직문화와 사내 정치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사회 회의실은 축제 분위기로 휩싸였다. 수십억 달러 규모를 자랑하는 이 소비재기업의 이사들은 수개월에 걸쳐 장수해온 기존의 최고경영자CEO를 대체할 후계자를 물색해 왔다. 여러 후보를 면접한 뒤 그들은 만장일치로 해리라는 이름의 한 외부 후보자를 선택했다. 해리는 세계적인 CEO들의 양성소로 알려진 한 다국적기업의 큰 부서를 이끌면서

 

이례적인 매출 성장을 이룬 인물이었다. 그는 면접에서 세련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사회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회사의 전략에 대한 깊이 있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추천서들 역시 요란스럽게 칭찬 일색이었다. 해리는 동시에 다른 두 기업의 CEO 자리에도 물망에 올랐지만 다행히도 이사회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대형 소비재기업이 자율성이 가장 두드러지고 성장 전망도 좋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사회는 4월 연례회의에서 해리의 선임 사실을 발표했다. 곧이어 전임 CEO가 나가고 해리가 들어섰다. 이사들은 성공적인 임무 완수를 자축했다. 그들에겐 가장 중요하면서도 힘든 승계 작업을 끝마쳤으므로.

 

하지만 절대 끝난 게 아니었다. 이사회와 전임 CEO, 최고인사책임자CHRO가 해리의 성공을 위한 토대를 아직 마련해 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뤄지고 혁신은 어떻게 일어나며 회사에서 누가 가장 영향력이 큰지 등에 대해 해리와 논의하지 않은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새 리더는 자신이 인계받은 직원들에 대해 파악하고 고위경영진 사이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익히느라 출근 직후 몇 주 동안에는 일할 채비를 갖추지 못했다. 우선, 최고재무책임자CFO CEO 선발에서 제외된 터라 몹시 낙담한 상태로 남을 음해하고 권력에 굶주려 있다는 평을 듣고 있었다. 둘째로 해리는 조직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비용 관리에 치우친 강점과 변화를 꺼리는 회사의 성향을 제대로 간파하는 데 실패했다. 결정적으로, 6월 말 첫 이사회 전까지 3개월 동안 이사들 중 아무도 신임 CEO를 만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해리 역시 혼자서 일을 진행하기를 선호하는 편이라 이사들에게 굳이 연락을 취하지 않았다. 한 이사는 회고했다. “그가 너무 뛰어나 우리가 도와줄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우리 모두는 그가 일하는 걸 방해하지 말자고 최종 결론을 내렸던 셈이죠.”

 

첫 이사회에서 해리가 두 부서를 통합하고 기업인수를 위해 부채를 떠안는 방안을 포함하는 공격적인 전략을 꺼내 들자 이사들은 당황했다. 이사들은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맡기려고 해리를 선임했지만 급하게 돈을 들여 모두 뜯어고치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진화하는 접근방식을 기대하고 있었다. 당연히 이사들은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CEO는 낙담했다. 그 후로 몇 달 동안 벌어진 CFO와 핵심 이사들 사이의 비밀스러운 소통은 이사들의 해리에 대한 신뢰를 조금씩 무너뜨렸다. 결국 이사회는 선임 15개월 만에 그들이 뽑은 최고의 CEO로부터 사표를 받아내기에 이르렀다. 이 소식에 회사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음은 물론이다.

 

공동 책임

 

신임 CEO는 외부 영입이든 내부 승진이든 한 가지 버거운 통계를 의식해야 한다. 일부 추정에 의하면 새로 선임된 CEO들 중 3분의 1에서 절반 정도가 18개월 안에 실패로 판명난다고 한다. 이런 실패 사례 중 일부는 새 리더의 잘못된 전략적 선택 때문에 생긴다. 하지만 후보의 역량과 잠재력을 과대 평가하거나 직무에 맞지 않는 능력을 가진 리더를 선임하는 경우처럼 이사회의 부적합한 선택 탓에 일어나기도 한다. 새 리더가 인계받은 작업을 망치는 명백한 잘못을 저지른 경우도 있고 이사회가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단순한 경우는 거의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승계 실패의 99%는 공동 책임이다.

 

CEO 자리로 직행하는 경우든 아니면 머지않아 CEO 노선으로 향하게 될 2인자로 들어가는 경우든, 실패를 겪는 신임 CEO들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실수를 저지른다.

 

• 정치적인 상황을 유심히 살펴 읽어내지 않는 바람에 필요한 관계와 연합 노선을 구축하지 못한다.

 

• 새로 준비한 전략적 의제, 운영상의 의제가 필요로 하는 문화적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한다.

 

• 전임 CEO로부터 인계받은 직원들이 오래된 습관과 행동을 쉽게 포기할 거라고 여긴다.

 

한편, 이사회와 핵심 임원들은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실수를 범한다.

 

• 승계 작업의 태생적인 복잡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CEO 인수인계가 낮은 직급처럼 단순하다고 생각한다.

 

CEO 선임 직후 초기 몇 달 동안 새 리더에게 어려움을 안겨줄 수 있는 회사의 문화적, 정치적 측면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못한다.

 

• 새 리더에게 1차원적이거나 너무 포괄적인 기대치를 설정한다. 특히, 재무적 또는 운영상의 목표만 강조할 뿐 문화적, 정치적, 개인적 목표에 대해서는 동등하게 구체적인 차원에서 다루지 않는다.

 

 

신임 CEO 체제로의 전환 시 사용되는 포괄적 접근방식의 목적은 바로 이런 실수들을 피하는 것이다. 전환(이행)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회사는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새 리더를 맞을 준비를 갖추게 된다. 그리고 새 리더는 조직 내 권력관계, 조직문화가 전략의 변경에 미치는 영향, 또 그런 전략적 수정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어떤 문화적 변화가 필요한지에 대해 더 잘 파악하게 된다. 이런 방식의 체제 전환작업은 CEO와 이해관계자들, 특히 가장 중요하게는, 이사회 멤버들과의 관계를 생산적으로 만드는 견고한 토대를 구축하게 해준다.

 

미국의 대통령 후보들은 일반적으로 선거일에 투표가 이뤄지기 수개월 전에 인수위원회를 구성해 새 정부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이길 경우에 대비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의 세계에서는 너무도 많은 CEO 체제 전환 과정이 약식으로, 또는 즉흥적으로 이뤄진다. 고위직 전문 헤드헌팅업체 하이드릭앤드스트러글스와 스탠퍼드대 록 기업지배구조센터가 2010년 공동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한 기업의 절반은 새 리더를 위한 공식적인 전환 계획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인력채용업체 스펜서 스튜어트의 북미 CEO 사업 부문을 이끌고 있는 제임스 시트린은 체제 전환 절차가 있다 하더라도 신임 CEO가 취임한 첫 주가 지나서도 그 절차를 진행하는 기업은 20%도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임 CEO 체제로의 이행은 온보딩과는 다르다. 온보딩은 브리핑과 회의로 이뤄진, 의제 중심의 공식적인 단기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을 말한다.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하는 오리엔테이션에서 공식적인 이벤트가 새내기들에게 귀중한 정보를 제공하듯이 온보딩은 체제 전환 과정의 유용한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동화assimilation가 천천히, 비공식적으로 일어나듯이 (가장 중요한 순간은 종종 기숙사방이나 식당에서 생긴다) 신임 CEO 체제로의 이행은 공식적이면서 동시에 비공식적이고, 계획적이면서 또 즉흥적이며 오래 걸리는 상호작용 과정이다. 이 과정은 제대로 진행할 경우에는 이사회의 선택을 받은 후보자가 CEO직을 수락함과 동시에 시작되고 새 CEO가 직무 수행을 시작한 뒤에도 여러 달 동안 지속된다.

 

또 전환 과정은 포괄적 승계 작업의 후반부 작업으로 여겨지는 편이 적절하다. 많은 이들이 내부 후보나 외부 후보를 찾고 평가하며, 차기 CEO가 갖춰야 할 특성을 규정하고, 궁극적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을 승계 작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는 겨우 전체 작업의 절반일 뿐이다. 승계는 CEO가 직을 수락한 뒤에 벌어지는 활동, 즉 성공 확률을 극대화하도록 고안된 그런 활동들을 포함해야 한다. 여러 면에서 이 후반부의 단계가 모집·평가 단계보다 더 어렵다. 조직의 바람직한 미래상과 관련된 여러 감정(정서), 자아, 신념 같은 요소들, 특히 기업 문화와 사내 정치를 수반하기 때문이다. 너무 빨리 승리에 취하면 새로운 리더가 지원 기반을 마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환경을 남겨줄 수 있다. 이는 승계 작업이 실패할 확률을 높이며 주주와 직원, 그리고 개인 경력에도 엄청난 손해를 끼칠 수 있다.

 

이사회는 승계 작업의 태생적인 복잡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CEO 인수인계가 낮은 직급처럼 단순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세 가지 변수

 

포괄적인 CEO 전환 과정을 만들고 시행하는 데 있어서 구조와 타이밍에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핵심적인 변수가 있다. 첫째, 신임 CEO는 내부 출신인지, 외부 출신인지? 둘째, 곧바로 CEO가 될 것인지 아니면지명후계자로서 회장 또는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같은 직함을 달고 자리에서 물러날 CEO 곁에서 일하는 시간을 가질 것인지? 셋째, 권력 이양이 곧바로 일어날지, 자리에서 물러나는 CEO가 이사회 의장이나 고문으로서 회사에 존재감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지?

 

많은 기업들이 내부 승진한 CEO에게는 성공적인 승계를 위한 전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데 인색하거나 아예 지원 없이 때우려 하는 태도를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일리가 있다. 내부 후보자는 이미 사내에서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온보딩만으로도 충분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새 직무를 맡으면 직면하게 될 여러 특별한 문제를 인식하는 점에서는 내부 후보자도 전환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내부 승진자들은 대부분 CEO로 일해본 적이 없고, 준비가 거의 돼 있을 리 없는 수준의 책임을 감당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더욱이, 그들은 CEO직을 놓고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었을 수도 있는 이전 동료들로 이뤄진 팀을 인계받게 된다. 이들을 위한 승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이런 역학관계를 다루는 데 도움을 받는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또 내부 승진 CEO들은 이사들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사회를 관리하는 일과 그저 정기적으로 이사회에서 발표를 하는 일은 하늘과 땅 차이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승진한 CEO들은 대부분 직전까지 동료였던 직원들로 구성된 팀을 인계받는데, 그 중 일부와는 CEO 자리를 놓고 경쟁까지 한 사이다.”

 

자리에서 물러나는 CEO의 역할

 

CEO가 해고를 당하거나 밀려나서 물러나게 되면 승계 절차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은퇴와 함께 진행되는계획된 승계에서는 물러나는 CEO가 새로 오는 CEO가 회사에 적응하고 회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전임자가 장기간 회사에 머무는 걸 모든 새 리더들이 반기지는 않는다. 그러나 사우스캐롤라이나대 패트릭 라이트의 2012년 연구에 따르면 40% CEO가 물러난 뒤에도 이사회 멤버나 고문 자격으로 남아 회사 일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임자가 차기 CEO 자격으로 조직에 합류한 경우 현직 CEO는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듯 확장된 개념의 전환 작업은 이 둘이 각자 어떤 역할을 할지 명확히 정하면서 시작해야 한다. 후임은 실질적인 책임, 전략과 운영상의 성공과 맞물린 목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플랫폼, 그리고 CEO로 올라서는 시기에 대한 명확한 시간표를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두 리더는 자신들의 관계들에 관한 세부 사항에 대해 동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어떤 부분에서 협력을 할 것인가? 이사회와 최고경영진이 그들을 진정한 파트너로 보기를 원하는가? 현재의 CEO는 어떤 종류의 사안을 결정 전에 후임자와 상의할 것인가? 그들의 진전 상황을 보여줄 중요한 이정표나 국면은? 권력과 책임의 이양은 조금씩 진행될 것인가, 아니면 단번에 이뤄질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는 현직 CEO가 이행 과정을 지휘한다. 그는 현 업무에 충실하고 단기성과에 대한 책임도 유지해야 하지만 자신들의 후임이 초기에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돕는 데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한 다국적 대기업을 이끄는 어떤 걸출한 CEO를 예로 들어 보자. 이 글에서 그를이라고 부르겠다. 회장 겸 CEO 10년 동안 일한 뒤 밥은 직속부하이자 회사에서 가장 큰 부서의 수장인 그레그에게 그 역할을 넘겨주기 위한 준비를 했다. 성공적인 승계답게 이 건은 사전에 계획이 잘 이뤄졌다. 밥은 은퇴하기 2년 전부터 이사회를 통해 차기 CEO에게 필요한 특성을 규정한 뒤 내부 후보자들을 가늠해보고,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옵션도 검토하는 신중한 과정을 주도했다. 그레그가 이사회의 낙점을 받은 뒤부터 밥은 마치 자기 일처럼 그가 CEO 역할에 녹아들 수 있도록 도왔다.

 

조직을 떠나는 여타 CEO들과 달리 밥은 고위경영진 각자가 모두 체제전환 작업에 어느 정도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는 각각의 부하직원에게 그레그를 돕도록 특정작업을 할당했고 자신을 위한 작업과 과제 목록도 만들었다. 그는 자신의 중대한 관계 네트워크를 분석해 그레그를 체계적으로 핵심인사들에게 소개시켰다. 규제 사안, 시장, 인재, 재무 등과 관련해 자신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했는지에 대해 꼼꼼한 브리핑을 준비했다. 자기관리에 관해 포괄적이면서 통찰력 있는 생각을 공유했다. 자기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서로 충돌하는 요구사항들은 어떻게 다뤘는지, CEO로서의 자신을 지원하는 행정조직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어떻게 활력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는 어떻게 이겨냈는지도 다 알려줬다. 현 경영진의 강점과 약점을 추리고 멤버들 사이의 긴장과 갈등을 줄이기 위해 시도했던 방법도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이런 이슈들에 대해 논의하며 둘만의 시간을 보냈고 고객과 규제 담당자, 제휴 파트너를 만나기 위해 함께 출장을 다녔다.

 

이 과정 전반에 걸쳐 밥은 상사보다는 코치에 가깝게 행동했다. 그는 CEO로 있으면서도 그레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하기 위해 눈에 띄게 뒤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레그가 잘한 일도 있다. 그는 밥의 조언을 능숙하게 받아들였다. 밥의 조언을 자신에게 맞게 해석했고,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거부할 건 거부했다. 하지만 시종일관 자신의 스승에게 정중하게 예의를 갖췄다. 신임 리더 체제로의 이행 작업은 둘 모두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색한 순간들도 있었고, 어떤 회의에서는 직원들이 누가 최종 의사결정권자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레그가 CEO가 됐을 때 그는 훨씬 더 준비가 잘돼 있었다. 밥의 코칭이 아니었으면 도저히 가능하지 않았을 수준으로 말이다.

 

현직에서 물러나는 모든 최고경영자가 어느 정도의 도움 없이도 이런 역할을 잘할 수 있는 성격과 능력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CEO가 갑자기 물러나는 상황이 일어나면 누군가가 반드시 개입해 새 리더에게 코칭을 해주거나 그의 멘토 역할을 해줘야 한다.

 

최고인사책임자(CHRO)의 역할

 

CEO 승계에 대한 책임은 이사회가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CEO가 과정 전반을 지휘하는 게 맞기는 하지만 누군가는 일상적인 세부사항에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그 역할은 바로 회사의 인사업무를 총괄하는 CHRO가 맡아야 한다. CHRO는 승계의 모든 측면에 깊숙이 관여해야 하며(예를 들면, 이들은 보통 임원 채용 담당자를 선택하고 이들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일을 한다) 따라서 그 과정을 조직화하는 데 있어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보통 사내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먼저 외부 후보자들과 소통을 한다.

 

CHRO는 새 리더가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전환 과정을 조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 정치, 문화 이슈에 있어서 신임 CEO의 주된 조언자를 자처하는 역할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자신을 의사전달자나 통역, 자문역이라고 여겨야 한다. 신임 CEO는 기대 수준에 맞게 상황을 파악해 나가면서 전략적, 운영적, 또는 재무적 데이터는 쉽게 얻을 수 있겠지만 다른 임원들의 개인적 배경이나 상호관계, 회사의 일부 독특한 관행들의 유래에 대해 설명을 해줄 누군가를 필요로 하기 마련이다. 이상적으로 보면 CHRO는 새로운 사령탑이 하는 초기의 행동이나 발언이 조직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새 리더가 2인자로 시작을 할 때도 CHRO는 현 CEO와 차기 CEO 사이의 관계가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관찰하고 양자가 관계를 잘 이끌어갈 수 있도록 조언을 건넬 수 있는 최적의 자리에 있기도 하다. CHRO는 새로운 리더가 체제 전환 과정에서 문제에 부딪쳤을 때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 의논할 수 있는 대상이어야 한다.

 

이런 작업들은 새로운 리더가 실제로 회사에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진행하면 안 된다. 한 대형 유통기업이 차기 CEO로 외부인사를 영입했을 때다. 이 회사의 CHRO는 영입 과정에서 이 외부인사와 여러 차례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다음 날 그에게 전화를 걸어 온보딩 계획과 회사의 정치적 구조에 대해 얘기하기 위한 회의를 제안했다. CHRO는 신임 CEO가 살고 있는 먼 도시로 찾아가 오랜 시간 동안 전환 과정에서 부딪치게 될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새 리더에게 매우 소중한 시간이 아닐 수 없었다. “CEO를 맡아 달라는 제안을 수락한 이후 사실 제 머릿속에는 온통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를 어떻게 나올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찼었죠.” 그런데 CHRO와의 대화는미래에 집중하게 만들어줬다고 그는 말했다. “제가 모르는 게 너무 많았는데, CHRO가 언급한 온보딩 계획은 좋은 출발점이 됐습니다.” CHRO는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기억한다. “그의 영역에서 그와 얘기를 나누는 일은 중요했어요. 사무실이 아닌 공간에서 격의 없이 얘기하고 싶었고요.” 둘은 신임 CEO가 현재의 상사에게 어떤 식으로 이직을 통보해야 무리 없이 회사를 떠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시간을 할애해 생각을 나눴다. CHRO가 워낙 사직에 관한 경험을 풍부하게 지니고 있는 덕분이었다. CHRO는 말했다. “그가 정말로 고마워했어요. 둘 사이의 어색함을 누그러뜨리기에 안성맞춤이었죠. 제가 그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그가 조금 감을 잡게 된 것 같았습니다.” CHRO는 먼저 다가감으로 인해 신임 CEO의 핵심 조언자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다.

 

불행하게도, 모든 기업이 이런 일을 능숙히 해낼 수 있는 CHRO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인사부서의 수장들은 이런 능력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이런 임무를 믿고 맡길 수 있을 정도로 CEO나 이사회의 충분한 신뢰를 얻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일부는 CFO나 최고마케팅책임자CMO에 못지않게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CHRO라는 역할을 갈망하거나 그 잠재력을 알아보지 못한다. 이런 경우에 CEO는 승계 절차가 시작되기 한참 전에 CHRO의 지위를 격상해야 한다. 이사회는 CHRO에 대한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일에 관여해야 한다. 능숙한 CHRO라면 기업문화와 인재관리와 같은 주제에 있어 조직 내 최고전문가여야 하며 그가 말하면 동료들과 CEO가 경청할 수 있을 정도의 대인관계와 정치적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사회의 역할

 

신임 CEO 체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이사들이 신경 써야 할 중요한 부분은 얼마나 거리를 유지할 것인지에 관한 문제다. 이사들은 매일 회사에 출근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의 관리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간헐적으로만 보게 된다. 그들은 세세한 부분까지 챙길 수도 없거니와 챙기려고 나서도 안 된다. 하지만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도 위험하다. 이사들은 자신감의 표현으로 신임 CEO가 알아서 하게끔 놔두고 싶어하지만 이런 존중의 표시가 서로를 너무 동떨어지게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신임 CEO는 이런 동떨어짐을 무관심이나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알아서 하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최고의 이사회라면 비()관여와 과다관여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할 줄 안다.

 

이사회가 균형 유지에 실패할 때는 대체로 신임 CEO와 지나치게 멀어진 사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새로 선임된 CEO들은 이사들로부터 승계를 위한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또는 그들이 원하는 만큼 전환 기간이 지속되지 않는다고 지적하곤 한다. 23건의 주요 CEO 전환에 관한 RHR 인터내셔널의 2012년 연구에 따르면 내부 승진 CEO 57%와 외부 영입 CEO 83%는 이사회가 적정선보다덜 관여했다고 답했다.

 

‘명확한 기대치는 이사들이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원책에 속한다. 회의와 회의 사이의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가? 연구조사가 다 끝난 완전한 형태의 계획과 제안에 관여하거나 투표하기를 선호하는가, 아니면 발생 단계에 있는 전략적 아이디어를 거들고 싶은가? 이사회 의장이나 수석이사가 신임 CEO에게 다음의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해 달라고 요청하는 게 대화를 시작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1) 최고의 결과를 내기 위해 이사회로부터 필요한 정보는 무엇입니까? (2) 이사회에서, 이사회가 열리지 않을 때, 또는 일대일 대화에서 이사진이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서로 신뢰하는 관계를 만들기에 가장 좋을까요? (3) 우리 회사의 CEO 찾는 과정을 경험해보고 CEO로서 이사회에 한두 차례 참석해본 결과 우리의 관계를 가장 바람직하게 만들기 위해 이사회 운영 방식 중 한 가지를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습니까?

 

이사들은 CEO와 이사회 사이의 관계는 결국 CEO와 개별 이사들 관계의 합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2012년 뉴욕타임스컴퍼니의 최고경영자로 선임되기 전 영국 미디어기업 두 곳의 CEO를 지낸 마크 톰슨과 같이 경험이 풍부한 비즈니스 리더는 개별 이사들과의 관계를 잘 구축하는 일의 중요성을 이해한다. 톰슨이 타임스컴퍼니에 처음 왔을 때 바로 그 일을 하는 데만도 상당한 에너지를 쏟았다.(‘ CEO의 성공적인 승계 과정 들여다보기참조) 하지만 초보 CEO에게는 이런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이 자연스럽거나 우선순위로 여겨지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런 경우 이사들이 앞장서야 하며 CHRO가 도움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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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성공적인 승계 과정 들여다보기

 

마크 톰슨은 CEO 선임이 발표된 뒤 공식적으로 일을 시작하기까지의 기간을황금기라고 부른다.

 

2012년 뉴욕타임스컴퍼니의 CEO가 되기 위해 BBC를 떠난 톰슨은 비정상적으로 긴 황금기를 보냈다. 런던 올림픽과 옥스퍼드대 강의 때문에 그는 일을 시작하기까지 3개월을 기다렸다. 이 휴식기간은 톰슨에게 준비하고 생각할 시간을 줬다. 그리고 타임스컴퍼니에는 그가 일을 시작하기 한 달 전에 2주간의 종일 회의로 이뤄진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 기회를 줬다. 톰슨의 선임을 주도한 스펜서 스튜어트의 제임스 시트린은 이를 자신이 본 가장 종합적인 CEO 온보딩 프로그램이라고 평했다.

 

빈틈 없는 프로그램을 준비한 건 톰슨의 특이한 배경 때문이기도 했다. 그는 영국의 대형 미디어기업 2곳을 이끌었지만 미국 기업이나 신문사에서 일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그는 타임스컴퍼니에서 한 세기 만에 처음으로 외부에서 영입한 CEO이기도 했다. HBR 대니얼 맥긴과의 75분 동안의 대담에서 톰슨은 새로운 역할을 인계받는 과정에서 가장 도움이 됐던 부분에 대해 공유했다. 다음은 그 주요 내용을 추린 것이다.

 

 

모두가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시종일관 지켜보고 있었어요. 어떤 가치를 지닌 사람인지 파악해 보려는 듯이요.”

 

성공적인 전환은 인터뷰 때부터 시작된다.모든 후보는 해당 기업에 대해 더 많이 알기 위해 질문을 한다. 하지만 방송기자로 시작한 톰슨은 더 깊이 들어갔다. 타임스컴퍼니는 물론 라이벌 언론매체에서 일하는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질문을 던졌다. 거기서 일하는 게 어떤지? 조직이 변화를 진정으로 원하는지? 만약 그렇다면 조직문화는 변화를 잘 받아들이는지?” 같은 질문들이었다. 톰슨은이런 질문에는 보통 시원하게 답을 잘 안해 줍니다라면서본능에 맡겨야 합니다. 다만 많은 이들, 특히 이사회 전체가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라고 설명했다.(이사회는 전 CEO 자넷 로빈슨을 2011 12월에 해고했다.)

 

온보딩 기간 동안의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톰슨은 수십 명의 타임스컴퍼니 임원들이 주도하는 29개의 세션에 참석을 했는데, 전반적인 전략과 재무부터 출장·관련 비용 정책, 연금에 이르는 주제를 다뤘다. 그 자리에서 그는 신중하게 경청하고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모두가 저의 일거수일투족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있었어요. 어항 안에 있는 것 같았죠.” 그는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려고 지켜보고 있었던 거죠. 자기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는지, 우유부단하거나 충동적이지는 않은지.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기는 하지만 사실상 쇼에 출연한 거나 다름 없습니다.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에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는 정말 중요해요. 그저 뭘 배우려고 간 건 아니니까요.”

 

좋은 비서는 기업문화를 잘 해석해 줄 수 있다.톰슨은 BBC에서 함께 일했던 비서를 데리고 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대신 이렇게 요청했다. “저와 완전 반대인 사람, 그러니까 타임스에서 오래 일을 했고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는지 꿰뚫고 있으며 모르는 사람이 없는 그런 비서를 붙여주세요.” 그 결과, 그는 33년차 베테랑 메리 엘렌 라마나를 비서로 두게 됐다. 톰슨은 말한다. “메리 엘렌은 전체 승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예요. 저로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회사의 조직문화와 관련된 이슈들을 제대로 풀이해낼 수 있는 사람이니까요.”

 

의사 결정에 빨리 참여하라.톰슨은 공식 출근날짜가 되기 전부터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지침을 주기 시작했다. 채용 인터뷰에 참여해 핵심 성장 분야인 비디오 부문 전무SVP선임을 도왔고 회사가 보유한 About.com의 지분과 보스턴글로브를 매각하는 이사회의 초기 단계 계획에 관여하고 이를 지지했다. 질 에이브램슨 편집국장과 아서 설즈버거 주니어 회장은 중국 고위 관리들의 금융비리에 대한 탐사보도의 게재 여부를 논의할 때 톰슨도 불렀다. 중국 비즈니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지가 큰 기사였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회고했다. “그들이 제게 물었죠. ‘실어도 될까요?’라고. 전 아주 초기에 시험대에 오른 셈이었죠. 대답은 물론 예스였습니다.”

 

사무실에만 있지 마라.톰슨은 회사의 런던과 파리 지사를 방문했다. 부임한 지 처음 몇 주 안에 에이브램슨 편집국장의 초대로 3일 일정의 실리콘밸리 출장에도 동행해 애플의 CEO 팀 쿡과 페이스북 COO 셰릴 샌드버그도 만났다. 유럽 출장은 그에게 균형감 있는 관점을 제공해줬고, 캘리포니아 여행은교권과 왕권의 분리가 뉴스룸에 큰 힘을 실어주는 회사에서 편집국장과의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는 말했다. “신임 CEO는 재무팀과 전략팀에 둘러싸여 첫 6개월을 사장실 안에서만 보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데 그건 CEO가 하는 일의 일부일 뿐이죠. 본부에서 벗어나 있는 느낌을 느껴보는 건 매우 유용합니다.”

 

자주 만남을 갖고 인사하고 함께 식사하라. CEO가 된 뒤 톰슨은 회사의 고위임원 100명을 만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대개 그는 소규모그룹과 사무실에서 아침과 점심을 함께 했다. 그는 말했다. “매일 밤 한 명과 술 한 잔을 하고 다른 사람과 저녁식사를 했죠.” 그는 그들의 재능과 능력을 그 자리에서 파악하는 유혹을 뿌리치고 일종의 정치인 같은 자세로 만남에 임했다. “CEO는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이메일로 보내는 지시나 명령으로 조직을 바꿀 수 없잖아요. 저를 도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조직의 구성원들을 찾으려고 했어요.” 그는 또 부임 초기에 이사회 멤버들과도 개별적으로 만남을 가졌다.

 

초기에 치고 나가는 것과 천천히 가는 것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라.아마도 외부 영입 CEO의 승계를 위한 인수인계 과정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첫날부터 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확신에 차 보여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톰슨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부분은 첫날 아침부터 CEO가 척척 지시를 내려주기를 기대합니다. 그건 합리적이지도 가능하지도 않아요. 하지만 그들을 이미 만나봤고 그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면 도움이 됩니다. 성급하게 반응하려는 유혹이 있어요. 즉석에서 판단을 하고 막 지시를 내리는 것과 같은 거죠. 이런 식의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아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와 대척점에 있는 건 얘기를 많이 듣는 건데, 그러면 매우 수동적으로 보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 두 극단의 중간 어딘가에 자리를 잡는 게 좋습니다.” 많은 신임 CEO들이 100일 계획을 생각하는데, 톰슨은 그보다 더 긴 전환기간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 데 1년이란 시간이 주어져요. 1년 뒤에도 답이 나오지 않는 CEO는 아마도 그 자리에 맞지 않는 사람일 겁니다.”

 

대니얼 맥긴 HBR의 수석 에디터다.

 

CEO 승계는 기업에 무척이나 중요한 순간이다. 이사회 멤버들로서는 평상시보다 더 많이 만남을 갖고, 토론을 하고, 기여해야 한다고 여겨야 하는 시기다. 인수나 합병건을 진행할 때 정도의 강도를 생각하면 된다. 물론 그런 때에 비하면 CEO 승계는 갑작스러운 회의를 소집하는 일은 덜 필요로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사들은 자신들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라고 생각해야 한다.

 

 

명확한 기대치는 이사들이 제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원책에 속한다.”

 

대부분의 새 리더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재무나 운영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다. 그들의 스타일이나 정치적인 능력이 특정조직의 문화를 관리할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리더들이 그 문화를 이해하고소프트 스킬[1]을 개선해 성공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게 그들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뛰어난 직감과 지각력, 대인관계를 지닌, 열정적이면서 수완이 좋은 리더는 혼자서도 얼마든지 잘 해낼 수 있다. 하지만 체계적인 승계(전환) 과정에서 요구되는 수준보다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CEO가 정곡을 찔렀다. “제가 겪은 온보딩 경험은 제 입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끔찍하지도 않았고 어렵지도 않았지만 그냥 쓸모가 없었습니다. 제가 필요로 했던 건 결국 혼자서 알아냈어요. 하지만 (체계적인 과정이 마련돼 있었다면) 훨씬 쉽고 빠르게 알 수 있었겠죠. ”

 

기업들은 이 글에서 제안한 포괄적 접근 방식의 승계 과정을 밟을 때조차 공식적으로 직함을 바꾸는 데서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는 게 중요하다. 새 리더는 조직의 가장 영향력 있는 관리자들의 충성심을 얻기 전까지는 조직에 완전히 융화됐다고 보기 어렵다. 승계 절차의 정점은 바로 이처럼 신임 CEO가 조직에 단단히 뿌리를 박는 것인데, 이런 모습은 공식적으로 권력이 이양된 뒤에도 몇 달 동안이나 볼 수 없을 수도 있다. 그 순간은 이벤트가 아닌 행동으로 나타나는 법이다. 제록스의 전 CEO 앤 멀케이는 후임자 울슬라 번스가 CEO직을 넘겨받은 뒤 회의에서 목격한 그와 같은 순간을 묘사했다. “모두가 제가 아닌 그녀를 보고 있었어요. 별다른 극적인 요소 없이 전체 팀의 관심이 그냥 넘어가버린 셈이죠. 이렇게 되는 게 맞는 거죠.”

 

이런 변화야말로 바로 승계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다.

 

번역: 김선우

 

[1]기업에서 커뮤니케이션, 협상, 팀워크, 리더십을 활성화할 수 있는 능력. 생산, 마케팅, 재무, 회계, 인사조직 등에 관한 경영 전문 지식은 '하드 스킬이라 불린다.

 

댄 시암파는 전직 CEO로 이사회와 고위경영진 자문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데이비드 L. 도트리히와 공저, 와일리, 2015), (마이클 왓킨스와 공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프레스, 1999) 5권의 책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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