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월호

의료서비스, 진정한 경쟁이 필요하다
토머스 H. 리(Thomas H. Lee),리모어 대프니(Leemore Daf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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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서비스, 진정한 경쟁이 필요하다

그리고 모든 이해관계자는 각자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리모어 S. 대프니, 토머스 H.

  

 

Idea in Brief

문제점

미국의 의료제도는 비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없으며, 말도 안 되게 비싸다. 여타 분야에서는 경쟁이 품질과 효율성을 높이고 혁신을 촉진하고 가격을 낮춘다.

그런데 의료서비스 기관들은 경쟁을 완화시킬 요량으로 적극적으로 통합에 나서고 있다.

 

해결책

의료서비스의 지급인(보험사)과 공급자(병원)는 경쟁적인 의료서비스 시장의 출현을 가로막기보다는 자신들의 전략에 중심이 되는 가치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향후 방향

의료서비스 산업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은 다섯 가지 측면에서 변화를 촉진할 수 있다.

환자를 서비스의 핵심에 두고, 선택권을 넓히고, 서비스 양에 따른 보상을 중단하고, 가치기반 지불방식을 표준화하며, 결과에 관한 데이터를 투명하게 한다.

 

 

 

은 소식이 있다. 부담적정보호법Affordable Care Act, 일명오바마케어Obamacare라고 불리는 건강보험 개혁 법안 덕분에 의료서비스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미국인이 과거보다 늘어났다. 그렇다면 나쁜 소식도 있을까? 서비스 자체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비스 공급자들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의료서비스 체계는 여전히 혼란스럽고, 미덥지 못하고, 비효율적이고, 무지막지하게 비싸다.

 

이미 적잖은 해결책이 제시돼 있다. 이 글에서는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할 예정이다. 그러나 해결책의 핵심은 의료서비스 분야에 더 많은 경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타의 경제분야에서 경쟁은 품질과 효율성을 높이고, 혁신을 촉진하며,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낸다. 의료서비스도 예외일 수 없다.

 

의료업계의 경영자들은 이미 경쟁이라면 지겹도록 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기존 경쟁자와 새로운 경쟁자, 대체의료기관에 환자를 뺏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을 테니까. 서비스 제공에 드는 비용은 갈수록 치솟고 있지만 깐깐한 보험사들은 환급비율을 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더 깎으려고 든다. 더군다나 영상촬영과 외래수술처럼 서비스 공급자 측의 수익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비스들이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다.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의 다섯 가지 경쟁요인[1]이 모두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면 누구나 밤잠을 설치기 마련이다.

 

합병, 시장점유율 매수, 보험사나 공급업체와의 협상력 강화를 통해 경쟁을 차단하려는 의료서비스 기관도 적지 않다. 2005년부터 2015년 사이 미국의 연간 병원 합병 건수는 두 배로 증가했다.(‘병원 합병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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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서비스의 합병을 제안하는 기관의 대표들은 합병을 통해 가치를 끌어올려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실제로 합병 결과, 기관의 성과가 향상됐거나 서비스 가격이 낮아진 사례를 들어보라고 요구하면 그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만다. 별로 놀라운 현상도 아니다. 이 글의 저자들 중 한 명(리모어 대프니)이 동료 연구자들과 더불어 수년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비스 공급자를 통합하는 경우 눈에 띄는 품질 개선은 없고 서비스 가격만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다. 근본적으로 같은 문제를 떠안고 있는 경쟁기관과 합병을 해봤자 해결책을 찾기는커녕 문제의 규모만 키울 뿐이다. 주와 연방의 독점규제기관은 경쟁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합병건을 취소하기는 했지만 정부라고 합병 사례마다 반기를 들고 나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는 무한 반복되는 두더지 잡기 게임과 같으며 서비스 공급자들은 늘 자기네들이 승리를 쟁취할두더지라고 굳게 믿는다.

 

단기적으로는 그럴듯해 보일지라도 협상 영향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하는 합병은 의료서비스 업계의 가치창출 능력과 장래의 발전 가능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오늘날 의료서비스 업계에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시장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이제 의료기관들은 계속 경쟁을 피하기만 할지, 아니면 조직의 전략에 중심이 되는 가치를 놓고 경쟁을 벌일지 결정해야 한다. 이 글에서 우리는 현재 이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근본적인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의료서비스를 개혁하기 위해 규제기관, 서비스공급자, 보험회사, 고용주, 환자 본인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감당해야 할 역할에 대해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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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을 가로막는 장벽들

 

가치를 둘러싼 경쟁을 하려면 서비스 공급자들은 환자들의 요구에 충실히 부응하거나, 경쟁자보다 가격을 낮추거나, 아니면 둘 다를 실현해야 한다. 그러나 서로 밀접하게 연관된 네 가지 장벽이 앞을 가로막고 있는 탓에 이런 경쟁을 유도하기는 쉽지 않다.

 

제한된 환급 기반 인센티브.대부분의 경우 서비스 공급자들은 가치 전달에 대해 금전적인 보상을 받지 못하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딱히 불이익을 당하지도 않는다. 최신 기술과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언론에서 최상의 평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등 브랜드와 마케팅 메시지의 힘을 내세워 재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병원은 많다. 공급자의 브랜드는 결과물에 대한 실제 성과와 무관한 때가 많지만 보험사와의 환급비율 협상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공급자의 매출이 꼭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런 가치를 놓고 경쟁을 펼칠 만한 인센티브는 거의 없다.

 

제한된 시장점유 인센티브.공급자들이 가치를 개선했다 하더라도 반드시 시장점유율 증가로 그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는다는 법은 없다. 소비자는 대개 비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터라 저렴한 서비스를 찾아 다닐 필요성이 매우 적고 보험사들도 그걸 유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격을 낮춘다고 해서 신규 환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공급자가 서비스 품질이 나아졌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해서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는 없다. 대부분의 공개된 품질지표는 공급자들 간에 거의 차이가 없는, 과정process에 대한 측정치다(유방 촬영, 자궁경부암 검사 비율 등). 환자들은 공급자들이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다고 가정하므로 그런 데이터에 큰 관심이 없고 그 때문에 공급자를 바꾸려 하지도 않는다.

 

가치에 관한 데이터 부족.가치에 바탕을 둔 서비스를 설계하고 최적화하려면 성과와 비용에 관한 양질의 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중에서 실제로 구할 수 있는 건 거의 없다. 공급자들이 결과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해도 그들의 데이터 수집과 분석 방법론이 거의 표준화되지 않은 상황이라 그런 데이터 집합은 비교, 경쟁, 학습에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개별 환자나 치료절차 차원에서 볼 때 비용에 관한 데이터는 기본적인 수준을 넘지 못한다. 마구잡이 식으로 다른 사업과 돌려막기를 하는 비즈니스 환경 탓이다. 예를 들어 많은 이윤을 가져다 주는 영리보험 환자들로 돈이 안 되는 메디케어Medicare[2], 메디케이드Medicaid[3]환자들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메운다. 수익성이 좋은 서비스(방사선 치료 등)는 이윤이 남지 않는 서비스(정신건강 관리 등)를 벌충한다. 공급자들은 이윤이 남는 서비스와 계약에서 나온 수익으로 다른 분야의 손실을 메우는 방법이 서비스와 환자별 비용을 측정하고, 품질을 타협하지 않으면서 비용을 줄일 방법을 찾는 까다로운 작업보다는 손쉬운 해결책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과와 비용에 관한 중요한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가치에 초점을 두는 사업은 대개 눈에 잘 띄지 않으므로 보상받기도 어렵다.

 

[1]기존 기업들 간의 경쟁 강도, 신규 진입자의 위협, 대체재의 위협, 공급자의 교섭력, 구매자의 교섭력 등 기업의 잠재적인 이윤 수준을 결정하는 다섯 가지 요인

[2]일정 자격을 갖춘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에게 연방 정부가 의료비의 50%를 지원하는 제도

[3]소득이 빈곤선의 65% 이하인 극빈층에게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공동으로 의료비 전액을 지원하는 제도

 

 

노하우 부족.마지막으로 의료서비스는 단순한 노하우 문제도 겪어왔다. 가치를 추구하는 데 따른 금전적 인센티브가 부재한 데다 관리자들을 이끌어줄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가 없는 탓에 의료서비스 제공 방식을 바꾸는 데 반드시 필요한 관리기술이 개발되지 못했던 것이다. 의료서비스 업계의 리더들은 신속하게 합의를 유도하고, 변화에 대한 문화적 저항을 극복하며, 우수한 성과를 올리는 팀을 육성하는 방법을 익히지 못했다. 린 경영lean management[4]의 원칙이나 고신뢰도 문화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한다. 또한 이들은 강력한 저항을 눈앞에 둔 상태에서 효율성을 높이려면 언제 어디서 서비스를 줄여야 할 것인가와 같은, 데이터 주도의 까다로운 전략적 선택을 했던 경험이 없다.

 

무너지는 장벽들

 

이렇게 서로 얽힌 장벽들이 수십 년간 의료서비스 산업의 경쟁을 막았지만 이제 우리는 중요한 전환점에 이르렀다. 시장 동향, 정보통신기술의 발전, 의료서비스 리더십의 변화라는 조건이 결합돼 환경을 바꾸고 있다.

 

환급에 근거한 인센티브의 증가. 2015 1월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실비아 매슈스 버웰Sylvia Mathews Burwell은 메디케어 행위별수가 지불의 30%(2014년에 3620억 달러)를 서비스 가치에 대한 보상을 하는 대안 모델로 바꾸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변경안은 2016년 말부터 발효되며, 2018년 말에는 그 비율이 50%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새 계약 체제에서는 서비스 품질과 비용 측면에서 모두 우수한 공급자들의 경우 환급이 늘어나고 실적이 낮은 공급자는 환급률이 떨어질 것이다. 버웰의 발표 직후에 생명보험회사 시그나Cigna는 같은 목표를 추구하겠다고 선언했고, 곧 다른 지급인들도 그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보험회사들이 이런 목표에 미치지 못한다 해도 그들이 행위별수가 지급의 증가에 강하게 반대한다는 점만은 명확하다. 우리는 한 주요 병원의 관리자들에게 영리보험회사와의 최근 계약협상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병원은 8% 인상을 제안했다가 20% 인하라는 역제안을 내민 보험사의 태도에 크게 당황했다. 격렬한 협상 끝에 쌍방은 첫해에는 공급자 측의 인상이 없고 다음 2년간은 약간 인하하는 계약에 합의했다.

 

그 공급자의 관리자들을 비롯해 우리가 접촉한 사람들은 공급자들이 더 이상 재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상을 하거나 돌려막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체로 동의했다. 인사, 설비, 약품에 소요되는 비용이 매출보다 빨리 증가하고, 매출을 높이려면 갈수록 성과에 의존해야 하는 환경이 되자 가치 중심적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더욱 절실해졌다.

 

시장점유 인센티브의 증가.최근까지 소비자는 의료서비스에서 가치를 찾을 이유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소비자의 행동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더 비싼 공급자에 접근하는 것을 제한하는 저비용의 폭 좁은 네트워크를 신청하거나, 비싼 서비스를 위해 현금을 부담해야 하는, 공제 비율이 높거나 단계별 보험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점차 늘고 있다.

 

또한 정보의 흐름이 빨라지면서 보험회사는 환자들에게 기존 상품과 유사하지만 더 저렴한 대체상품을 자주, 효과적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계획 수술을 앞두고 있는 환자에게 보험회사는 예정된 병원이 아닌 외래진료기관을 이용한다면 같은 의사에게 같은 시술을 받더라도 비용이 적게 든다는 사실을 안내한다. 이런 대안을 제시받은 환자들은 대개 의사(어디서 수술을 하든 개의치 않을)에게 연락해 치료 장소를 바꾼다.

 

이렇게 고객층이 값싼 대안으로 전향하게 되면 공급자들은 같은 지급 수준에서 보험사들과 계약을 갱신한다 해도 시장점유율을 잃게 될 수 있다. 환자들이 식탁에서 주고받는 대화는 공급자들에게 협상테이블에서의 계약 협의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는 대기업과 보험회사가 점점 늘고 있다. 포괄수가제는 환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가치에 대해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의료센터에서 암 치료나 중요한 수술을 받도록 유도한다. 이런 기업과 보험회사는 어떤 종류의 환자들이 얼마나 멀리까지 이동을 하는지 파악해 그에 따라 프로그램을 조정한다. 대부분의 기관은 시장점유율을 잃는다 해도 여전히 별 타격을 입는다고 할 수 없지만 환자 이탈에 대한 두려움은 분명히 존재하며, 갈수록 커질 것이다.

 

서비스 공급자에게는 환자의 식탁에서 오가는 대화가 협상 테이블에서 진행되는 계약을 위한 논의만큼이나 중요해지고 있다.”

 

데이터의 개선. 두 가지 변화가 데이터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다. (1) 일관된 기준의 출현과 성과 측정에 대한 인센티브 (2) 데이터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의 폭넓은 채택이 그 두 가지다. 국가품질포럼National Quality Forum[5]은 품질 측정을 위한 기준을 마련했고, 보건 성과 측정을 위한 국제 컨소시엄International Consortium for Health Outcomes Measurement은 일반적인 조건에서 서비스 평가에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성과 측정 세트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메디케어 포괄수가제는 성과를 공개하는 기관에 지급하는 금전적 인센티브를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환자의 경험에 관한 메디케어의 과거 데이터 패턴을 고려하면(처음에는 자발적 보고로 시작했지만 곧 의무로 바뀌었다) 성과 데이터의 공개 역시 유사한 경로를 따르리라 기대할 수 있다.

 

성과 데이터를 수집해 비교하는 작업 역시 점차 수월해지고 있다. 이제 거의 모든 의료인의 책상에 전자의료기록electronic medical records·EMR이 자리 잡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의료인들이 EMR에 불만을 갖고 있는 데도 합당한 이유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데이터 전달 시스템 전반에 걸쳐 상호운용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경쟁구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의사들이 다른 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 대한 기록과 연구 결과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면 그들은 어느 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지에 관해 잘 아는 상태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그곳의 환자들을 조회해 공급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다.

 

750명에 달하는 의사와 16개의 소속 병원을 보유한 보스턴 지역의 비영리기관인 애트리어스 헬스Atrius Health사례를 살펴보자. 애트리어스의 모든 의료인과 공급자는 EMR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으므로 의사들은 이 점을 이용해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모든 소속 병원은 애트리어스의 사업을 놓고 경쟁할 수 있으며 실제로도 그렇게 하고 있다.

 

노하우 확장하기.의료업계를 오랫동안 지배한 원로 리더들이 퇴장하면서 노하우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과거의 경우, 의료서비스 기관의 수장은 무엇보다 자율성을 중시하는 의사들이었다. 오늘날에는 자율성보다 팀워크를 중시하는 젊은 의사들이 리더를 맡고 있다. 이들은 경영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걸 습득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이 차세대 리더들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과 전략 분야의 학위를 취득하고, 의료서비스 기관의 관리자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한때 의사들을 대표직으로 추대하던 미국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영예로운 2년 단위 펠로십은 컨설팅회사 등에서 관리직을 지낸 경험자들로 대체됐다. 의료서비스 기관의 일인자가 누군지 살펴보면, 과거에 70살 된 의사들이 꿰차고 있던 자리를 40대 의학박사 겸 MBA 출신이 차지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에는 그저 현상 유지를 하고 외부의 적을 막아내는 능력을 기준으로 리더를 선정하지는 않는다. 성과 개선을 주도하는 능력, 다시 말해 조직이 경쟁에서 승리하도록 이끄는 능력이 더욱 중시된다.

 

[4]제품의 생산, 관리, 판매, 물류 등의 전 과정에서 낭비 요소를 최소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경영 기법의 일종

[5]환자 보호와 의료서비스의 품질을 측정, 감시하는 미국의 비영리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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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촉진하기

 

경쟁을 가로막던 장벽이 무너졌으니 이제 의료서비스 업계는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조치를 취할 때가 됐다. 그 과정의 속도를 높이는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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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가장 우선시한다.사실 고객을 가장 중시하는 것은 대부분의 업계에서 핵심 원칙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공급자들이 내부 이해관계자(특히 의사들)를 자극하지 않는 것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모든 조직은 환자의 복지를 1순위에 둘 때만 가치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2011년에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시작한, 환자에게 당일 예약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생각해 보자. 당시만 해도 특수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진료예약을 잡으려면 수주일, 심지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흔했다. 시간이 지체되면서 불안을 견뎌야 하거나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았다면 피할 수 있었을 합병증의 고통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공급자들에게는 이 문제를 해결할 인센티브가 거의 없었다. 사실 일부 대학병원 의사들은 대기자 명단이 길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자랑 삼기도 했다. 예약을 정하려고 전화한 환자들에게 클리블랜드 클리닉이 그날 당장 진료를 받길 원하느냐는 질문을 하기 시작하자 다른 진료센터들도 신속하게 그 뒤를 따랐다. 지금도 오래 기다려야 하는 상황은 무척 흔하지만 이제 인터넷에서 대학병원의당일예약을 검색해보면 수천 건의 검색 결과가 나타난다. 이 단순한 변화는 환자를 우선시하는 풍조가 경쟁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환자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서비스 제공 방식을 조정하는 일이 쉬운 건 아니다. 당일예약은 실행하기 상당히 쉬운 편이지만, 이와 달리 엄청난 충격을 가져오는 변화도 있다. 고객 중심 전략의 첫 단계는세분화segmentation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를 유사한 요구를 지닌 집단으로 분류하고 이런 집단을 관리하기 위해 다양한 학문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조직하는 일은 확고히 구분된 의료조직과 내부 자금의 흐름에 도전하는 조치다. 이렇다 보니 특히 구세력의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구세력들 역시 조화롭고 통합된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하려면 팀이 개인보다 낫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가치 중심의 시장에서 팀은 그저 있으면 좋은 존재가 아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하는 존재다.

 

선택권을 넓힌다.의료서비스를 바로 세우는 변화를 위해서는 모든 수준의 의사결정자들이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 소비자가 건강보험 상품을 선택할 때, 환자들이 의사를 선택할 때, 의료인이 환자를 치료할 시설을 선택할 때가 모두 해당되는 문제다. 선택권이 존재하면 승자와 패자가 명확하게 갈리는 터라 모든 공급자들에게 서비스를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압박을 줄 수 있다. 관리자와 정책 결정자들이 목소리를 높인다면 변화를 향한 열정을 조금이나마 불러일으킬 수 있겠지만 조직의 힘을 효과적으로 모으는 동기는 경쟁자에게 시장점유율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밖에 없다. 신참 주자든 기존 주자든 간절함과 위기의식을 지닌 조직은 새로운 선택권을 만들고 경쟁을 촉진하는 등 가장 큰 혁신을 일으킨다.

 

시카고에 근거를 둔 의료서비스 공급 시스템인 애드버킷 헬스케어Advocate Health Care를 예로 들어보자. 이 기관은 시카고대와 노스웨스턴대 같은 유명 대학병원이 시장을 지배하던 1995년에 설립됐다. 애드버킷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의 여지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볼 때 가장 지속가능한 전략이라고 믿는다. , 총비용은 동결하면서도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춘 통합된 의료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오바마케어가 통과된 이후로 애드버킷은 환자서비스를 재편하고 최적화하는 데 주력했다. 품질 목표를 달성하면서도 가격 기준을 맞춘 공급자에게 보상하는절감액 공유shared savings방식과 공급자들에게 환자별로 매달 고정된 금액을 제공하는 종합적인 균일할당제 계약하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였다.

 

이는 과감한 시도였다. 애드버킷은 품질과 서비스를 개선하는 동시에 총비용을 줄여야 했다. 그러나 당시의 환급 환경을 지배하고 있던 행위별수가 계약은 비용을 줄인 공급자들에게 사실상 불이익을 줬고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에 대한 보상도 해주지 못했다.

 

애드버킷의 도박은 결국 효과를 거뒀다. 종합적인 균일할당제 아래 크게 성장해 오늘날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게 됐으며(2011년의 11%에서 크게 늘어난 비율이다) 절감액 공유 방식에서도 추가로 30~35%의 수익이 창출되고 있다. 애드버킷은 비용 증가율을 지역 평균 밑의 수준으로 줄였고 보험회사와 협력해 보다 적절한 가격대의 협소한 네트워크 상품을 통해 절감액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한다. 오늘날 애드버킷은 일리노이에서 가장 큰 의료시스템이며 주에서 가장 폭넓은 의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애드버킷의 전략에서는 인수와 합병을 통한 성장이 큰 역할을 했지만 그 성공은 규모가 아니라 환자에게 혁신적인 새 선택지를 제공하려는 노력에 기인한다.

 

시장을 주도하는 공급자들에 진지하게 도전하려면 의료서비스는 애드버킷이 보여준 간절함을 지녀야 한다. 우리가 만난 타 지역 시장점유율 2위 공급자의 고위관리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을 경쟁자로 여기지만 그들은 우리를 경쟁자로 여기지 않습니다. 정말 좋잖아요. 우리가 자기네들 밥그릇을 뺏고 있는 걸 그들은 이제서야 알아차리고 있으니까요.” 그 공급자는 폭넓은 환자 중심 사업과 조직 개선 작업에 착수했고, 그 일부를 경쟁업체가 모방함으로써 사업의 우수성이 증명됐다.

 

관리자와 정책결정자들이 목소리를 높인다면 변화를 향한 열정을 조금이나마 불러일으킬 수 있겠지만 조직의 힘을 효과적으로 모으는 유일한 동기는 경쟁자에게 시장점유율을 뺏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서비스 양에 따라 보상하지 않는다.가치 중심의 지불 방식value-based payments[6]이 증가세를 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의료서비스 분야에서 대부분의 돈은 여전히 비효율과 과다 이용을 유발하는 행위별수가제도 사이를 흘러다니고 있다. 행위별수가 체계 위에 비용을 줄이는 서비스(예를 들어 진료연계 등)를 제공하는 대가로 대단치 않은 인센티브를 얹어 놓으면 조율을 잘한다 해도 서비스의 양만 늘어날 뿐이다. 사실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해도 서비스를 추가하는 조치로 전반적인 의료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니 환자들의 시한부 관리 계획을 개발하는 의사들에게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돈을 절약할 수 있기를 기다리며 애써 숨을 참고 있지는 말자. 의료서비스 자체보다는 서비스제공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재편성해야만 비용 절감을 가져올 수 있다.

 

서비스 공급자들에게 서비스의 전체 에피소드(내용)나 정해진 기간에 걸쳐 환자의 상태를 관리하는 데 소요되는 금액을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된다. 포괄수가제가 가장 좋은 예다. 2016 7~8월호 HBR에 실린의료서비스의 수가 결정이라는 글에서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와 로버트 캐플런Robert Kaplan이 자세히 설명했듯이, 포괄수가제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며 이 제도가 장기이식처럼 집중 분야에서 가치 향상을 유도할 수 있음은 확실히 증명됐다. 그러나 포괄수가제를 비롯한 행위별수가 이외의 모델이 이론의 굴레를 넘어 실제 현장으로 대폭 이동하려면 반드시 매력적이고 무시할 수 없는 인센티브가 제시돼야 한다.

 

가치에 지불하는 방식을 통일한다.공공과 민간 지급인들이 재정적 리스크를 공급자에게 떠밀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그들은 게임의 법칙에 동의해야 한다. 환자를 유사한 요구에 따라(일반적으로 심부전이나 전립선암 등 같은 상태의 환자) 분류하고 그런 조건에 대한 관리의 질을 평가하는 데 동의해야 한다. 지급인들은 공급자, 정부 기관, 건강관리 IT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데이터의 수집, 분석을 위한 보편적인 방법을 제안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공급자들이 복잡한 환급 방식 때문에 우왕좌왕하지 않고 서비스 전달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끔 서비스 전체 내용에 대한 공통된 지불 구조에 동의해야 한다.

 

모든 환자를 완벽하게 분류하기란 불가능하지만 이런 방향으로의 움직임은 분명 없는 것보다는 낫다. 지급인들은 공급자들과의 협력을 통해 규칙을 정함으로써 의료 서비스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한다.의료서비스 공급자들은 결과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할 때도, 데이터를 표준화할 때도 그 결과를 공개적으로 공유하기를 꺼린다. 그러나 진짜 경쟁은 환자, 지급인, 타 공급자 등의 의사결정자들이 결과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 때 실현된다.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되자 이식, 심장수술, 체외수정, 환자 경험 등에서 임상 결과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소비자들이 데이터를 별로 염두에 두지 않을지 몰라도 공급자들은 역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으려고 경쟁할 것이며, 지급인들과 관련 의사들은 결국 좋은 평가를 받는 공급자들에게 비중을 두게 될 것이다.

 

이런 투명성은 많은 공급자들을 불안에 빠뜨린다. 그들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이 결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보고된 데이터가 잘못 해석될 것을 우려한다. 예를 들어 빈곤층을 보살피는안전망역할을 하는 기관과 상태가 가장 심각한 환자들을 끌어들이는 대학병원은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환자집단을 치료하는 병원에 비해 훨씬 나쁜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조정 방법으로 환자집단 간의 차이에서 오는 효과를 줄인다 하더라도 투명성 탓에 공급자의 순위가 공정하지 못하게 매겨질 가능성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명성은 경제적 인센티브보다 더 효과적이고 저렴하게 품질 향상을 유도할 수 있다.

 

[6]치료행위 자체가 아니라 치료의 결과에 대해 지불하는 방식

 

 

이해관계자의 의무와 역할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 떠오르면서 너도나도 현재진행 중인 급속한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있다. 정부, 공급자, 지급인, 고용주, 소비자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규제기관으로서의 정부.정부와 수많은 소속기관은 보험회사의 지불 요건을 확립하고 강화하고 어느 의료서비스 기관에 지원을 할지 결정하는 등의 중요한 규제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경쟁의 보호와 촉진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연방거래위원회, 법무부의 독점금지 부서, 주 검찰총장은 모두 독점금지법을 집행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의료서비스 합병건의 양과 비즈니스 관행의 변화속도는 이 사안들을 조사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압도한다.

 

이런 기관의 재원을 늘린다면 보건서비스 부문의 생산성에 장기적으로 현명한 투자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비영리 건강보험조합인 블루크로스 블루실드Blue Cross Blue Shield의 단단하게 자리잡은 반경쟁 관행인지역 제한exclusive territory협약처럼 가입자들 상호간의 경쟁을 사전에 차단하는 조치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시험대에 올리고 폐기하기가 쉽지 않다. 경쟁을 저해한다고 밝혀진 합병을 취소하는 일은 비용이 많이 들뿐더러 대단히 까다롭다. 따라서 사전에 차단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정부기관은 지역 의료서비스 시장에서 변화, 특히 합병이 일어날 가능성을 감시하고 그에 대한 발표를 함으로써 경쟁을 촉진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하려면 새로운 자원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돈을 벌려면(이 경우에는 돈을 아끼려면) 돈을 써야 한다는 비즈니스업계의 격언이 적용될 것이다.

 

이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2012년에 발효된 주 입법에 의해 설립되고 지원받는 매사추세츠 건강정책위원회Health Policy Commission·HPC를 들 수 있다. HPC는 모든 공급자들에게 합병과 인수 계획을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대규모 거래를 분석한다. 합병 주체들은 그들의 거래가 어떻게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지 설명해야 하고 합병 이후에는 목표달성 과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한다. HPC 2013~2017년 기간에 대한 전체 의료서비스 비용의 연간성장률 목표치를 3.6%로 잡았다. 이는 2013~2015년간 주의 GDP 예상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치다. 공급자들은 HPC가 이 목표를 임의로 정했다고 불평했지만 이런 조치는 의도한 효과를 냈다. 공급자들은 보험사들과 계약 협상을 하면서 이 목표를 반영하기 위해 그들의 환급 인상 요구를 하향 조정했다.

 

마지막으로 규제기관은 지급인과 공급자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주자들을 위해 장벽을 낮춰야 한다. 주 의회는 소비자보다 기존 업체를 보호하는 법을 폐지할 수(또는 제정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법은 꽤 흔하다. 텍사스에서는 환자들이 원격의료 상담을 받으려면 일단 의사와 직접 만나야 한다. 그런 요구 사항에 대한 건강이나 안전상의 합리적인 이유가 없더라도 마찬가지다. 일부 주에서도 비슷한 장벽을 만들어 놓았다. 이런 장벽은 없어지더라도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경쟁을 가로막는 이런 장벽은 전통적인 의료서비스 제공 모델에 대한 도전에 저항하는 주() 의료계의 태도를 반영하며, 특히 기존 공급자들 사이의 경쟁이 약한 지역에서는 정부가 서비스 제공을 혁신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증명해 준다.

 

지급인으로서의 정부.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는 변화를 주도하는 강력한 리더로 떠올랐다. 혁신적인 지불 메커니즘을 개발하고, 원대한 목표를 설정하고, 시스템의 거대한 규모를 이용해 시장을 움직이면서 말이다. 메디케어의 관절치환을 위한 포괄진료Comprehensive Care for Joint Replacement·CJR 프로그램을 살펴보자. 이 프로그램의 체계 아래 67개 지역의 병원들은 개별 서비스(방사선, 마취, 수술 등)에 각각 비용을 부담시키기보다 허리와 무릎 관절 교체와 관련된 전체 에피소드를 위해 일괄 비용을 징수한다. CJR과 메디케어의 초기 통합수가제 사이의 중요한 차이는 초기 프로그램은 임의적이지만 CJR은 의무라는 점이다.

 

이제 병원장들은 CJR에 참여할지 협의하려고 모임을 갖는 대신 이를 어떻게 운영할지 협의하기 위해 만난다. 품질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병원들은 절감된 비용을 공유하리라는 기대를 품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병원은 손해를 볼 각오를 해야 한다. 지난 7월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서비스 센터는 급성 심근경색, 관상동맥 우회수술, 대퇴부 골절 수술을 위한 접근법을 이행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들은 2017 7월에 시작될 예정이다.

 

메디케이드는 각 주가 제도를 마련하는 차원에서도 변화의 주역이 되고 있다. 아칸소, 테네시, 오하이오에서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은 최근에 천식, 임신, 주의력 결핍 장애, 울혈성 심부전 등 12가지 이상의 조건을 포괄하는 의무적 포괄수가제를 실시했다.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규정에 따르면 메디케이드 가입자를 포괄하는 영리보험회사는 향후 3년 동안 매출의 20~30%를 가치기반 지불방식에서 창출해야 한다. 뉴욕 주는 2020년까지 메디케어 지불건의 80~90%를 가치기반 지불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런 의무를 준수하는 공급자에게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여러 주에서 메디케어가 커버하는 인구 비율은 이제 25%에 육박하고 있다. 이 환자들이 다른 곳으로 옮긴다면 수지를 맞출 수 없는 공급자들이 적지 않다. 10년 전만 해도 공급자들이 적극적으로 메디케이드 환자들을 유치해야 한다는 생각은 그럴 듯한 방안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들이 이제 이 시장의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격렬히 경쟁하고 있다는 점을 통해 엄청난 변화가 한창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공급자.의료서비스의 공급자들은 이렇게 전개되는 변화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 경영진은 전략의 핵심을 정할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우리의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를 차별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공급자들은 새로운 지불 모델을 본능적으로 회피하려는 경향을 지닌다. 하지만 향후의 변화를 예측해 위험과 결함이 있더라도 가치에 대한 보상을 하는 모델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포괄수가제 같은 새로운 서비스 제공 방안을 개발하고 다른 공급자들과는 물론 보험회사와도 협력해 이런 제도를 더 개선하기 위해 무한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공급자의 경쟁자들이 기능을 상실하는 영역에서는 서비스 제공 방식을 재설계해 가치를 향상시키는 동시에 가치를 보상하는 지불 모델을 개조할 기회를 동시에 얻게 된다.

 

환자, 지급인, 공급자, 구매자의 협력단인의료서비스의 변화를 위한 태스크포스Health Care Transformation Task Force의 출현은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로 볼 수 있다. 이 태스크포스에는 2020년까지 비용과 품질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결제 방법을 통해 수입의 75% 이상을 창출하기로 약속한 26개 공급자 집단이 포함된다. 이 공급자들은 메디케어의 포괄수가제의 일환으로, 수술을 받는 환자들을 위해 성과를 자발적으로 보고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카리스마를 휘두르는 리더의 지배를 받는 소규모 공급자들이 아니다. 비영리 의료서비스 기관인 트리니티 헬스Trinity Health, 애드버킷 헬스케어, 어센션Ascension, 디그니티 헬스Dignity Health, 파트너스 헬스케어Partners HealthCare, 프로비던스 헬스 앤드 서비스Providence Health & Services등 광대한 서비스 제공 시스템을 아우른다. 이들이 그저 입으로만 변화의 필요성을 부르짖는 것도 아니다. 태스크포스에 속한 공급자와 지급인들은 이미 2015년 말에 비즈니스의 41%가 새로운 가치기반 지불모델에 편입됐다고 알렸다. 2014년 말의 30%에서 증가한 비율이다.

 

공급자들이 따르지 말아야 할 한 가지 노선은 환자들을 위한 가치 개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합병이다. 일부 공급자들은 오바마케어가 재정적 위험에 직면해도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규모 조직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수단으로 합병을 장려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료서비스 개혁의 진짜 목표는 단순히 규모만 키우는 게 아니라 질적으로 더 나은 동맹을 권장하는 것이다. 그동안 수평적 합병(이를 테면 라이벌 관계에 있는 병원들 사이의 통합)은 상당히 많이 이루어져 왔지만 이런 거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둘러싼 변화를 거의 이끌어내지 못한다. 반면 수직적 합병(이를 테면 병원과 비응급시설 사이의)은 서비스 품질과 효율성을 개선할 가능성이 훨씬 크며, 합병보다는 합작투자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공급자들은 유사한 가치와 상호보완적인 지리적 범위를 지닌 목표물을 찾아 성장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성장을 추구하는 공급자라면 무엇보다 환자들을 어떻게 더 잘 돌볼 수 있을지 숙고해본 다음에야 정말로 인수가 그 목표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자문해야 한다. 만약 관리자들이 인수가 서비스의 가치를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지 설명하지 못한다면 경영진은 인수건을 계속 진행해야 할지 따져봐야 한다.

 

영리 보험회사.민간 보험회사는 서비스별로 가장 낮은 수준의 환급을 확보하기 위해 지금껏 공급자들과 다퉈왔다. 보험회사들이 낮은 가격을 유지하려면 가치에 대해 공급자들 사이에 경쟁을 유도하고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

 

우선 영리 보험회사는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의 방침에 따라 가치기반 비용지불 방식을 표준으로 삼고 포괄수가제와 유사한 구조를 채택해야 한다. 포괄수가제를 초기에 실시해 본 결과에 따르면 단지 개인 지급인만이 아니라 모든 환자를 위해 서비스 제공 방식을 정비하고, 단일 조건이 아닌 다양한 조건에 대해 포괄수가제를 이행할 때 공급자들이 성공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유에서 영리 보험회사들은 서로 협력해 포괄수가제를 비롯한 가치기반 지불모델에 대한 공통된 정의와 결과 측정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동시에 보험회사들은 기발한 신제품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서로 열띤 경쟁을 벌여야 한다. 공급자들과 마찬가지로 시장 세분화에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예를 들어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을 위한 보험을 설계한다든지 하는). 단순히 규모만 키우는 건 전략에 속하지 않는다. 보험업계는 이미 고도로 통합된 상태이지만 신제품 설계 속도와 고객 만족 수준은 아직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영리 보험회사는 행위별수가제가 늘어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반대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공급자들이 양보다는 가치에 집중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또 보험회사는 시장을 효과적으로 확대할 프로그램을 만들어 공급자들이 통합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환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 다른 지역을 찾아갈 만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지역과 국가의 기준을 바탕으로 가격을 협상하는 것이 그 예다.

 

환자와 기업.소비자들은 실질적으로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방법으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만약 환자들이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공급자에게 서비스를 받기를 선택한다면 더 먼 곳까지 찾아가야 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그러면 공급자들은 서비스 전달 방식을 개선하는 데 역량을 쏟게 될 것이다. 환자들은 조직적이지도, 세심하지도, 안전하지도, 그렇다고 기술적으로 뛰어나지도 않은 서비스에 더 이상 안주해서는 안 된다. 서비스가 기대에 못 미친다면 항의를 하거나 다른 공급자를 찾아 떠나야 한다. 또 소비자는 그들의 고용주에게 (민간 보험 교환을 통해) 폭넓은 범위의 보험 선택을 허용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해 그들의 요구에 가장 잘 맞는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만 지급인들은 저비용, 고품질 공급자들에게 보상을 하는, 손쉽게 탐색할 수 있는 의료보험을 도입할 만한 동기를 찾을 수 있다.

 

고용주들이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월마트 같은 대기업들은 이미 직원들이 고가치 서비스를 찾도록 권장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공급자나 보험사와 협력하고 있다. 고용인들을 대변하는 다른 조직들도 유사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130만 명에게 건강보험을 제공하는 캘리포니아 공무원 퇴직연금제California Public Employees’ Retirement System·CalPERS가 좋은 예다. CalPERS는 가입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그들이 서비스를 받는 장소에 따라 폭넓은 가격대를 제시하고 있다. 예컨대 과거에 CalPERS는 서비스의 품질에 명확한 차이가 없더라도 12000~75000달러 범위에 해당하는 관절치환수술 비용을 지급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alPERS는 지불 가능한 최대 액수인 3만 달러를참조가격으로 도입해 이 가격대를 기꺼이 수용할 고품질 공급자 리스트를 확보했다. 더 비싼 공급자에게 가기로 선택한 환자들은 차액을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환자들은 낮은 가격의 공급자들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시장점유율이 줄어들 위기에 직면하자 대부분의 공급자들은 가격을 낮췄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캘리포니아에서 관절치환수술에 3만 달러 이하의 금액을 부과하는 병원은 60% 가까이 늘어 46개소에서 72개소가 됐다. 이런 변화는 협상테이블에서는 절대 얻어낼 수 없다. 이는 고객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용해 공급자들의 주의를 환기시킨 사례다. 캘리포니아의 유명 병원들이 CalPERS의 가격을 맞추기 시작하자 다른 병원들도 머잖아 그 뒤를 따르게 됐다.

 

소비자들은 실질적으로 승자와 패자를 가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우리는 의료서비스 분야가 향후 몇 년간 직면해야 할 혼란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이 분야의 개혁을 위한 모든 시나리오가 일부 이해 관계자들에게는 언짢거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가치를 두고 경쟁하는 데 실패하면 더 나쁜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품질이 제각각인 혼란스럽고 값비싼 서비스가 개인과 경제에 갈수록 큰 부담을 안기게 될 것이다. 진정한 경쟁은 앞으로 나아가는 노선을 택하는 것이다. 경쟁을 회피하는 의료서비스 기관들은 시류에 역행하고 있음은 물론이요, 잘못된 전략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번역: 김효정

 

리모어 S. 대프니는 하버드경영대학원 1960 MBA 클래스 교수이며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에서 보건과 독점금지 관련 부서의 부국장을 지냈다.

의학박사 토머스 H. 는 의료기관 혁신 컨설팅기업인 프레스 개니(Press Ganey)의 의료 총책임자다. 현재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의사이며, 하버드의학대학원 교수다.

 

더 읽을거리

의료서비스의 경쟁에 관해 더 알고 싶다면 HBR.org에서 다음 기사들을 참고하면 된다.

 

The Strategy That Will Fix Health Care

마이클 E. 포터, 토머스 H.

 

How to Pay for Health Care

마이클 E. 포터, 로버트 S. 캐플런

 

The Risks of Health Insurance Company Mergers

리모어 대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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