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월호

“아픔을 인정하는 것이 회복의 시작입니다”
아디 이그내이셔스(Adi Ignatius)

MANAGING YOURSELF

“아픔을 인정하는 것이 회복의 시작입니다

아디 이그네이셔스, 셰릴 샌드버그, 애덤 그랜트

 

셰릴 샌드버그와 애덤 그랜트가 들려준 회복에 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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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릴 샌드버그는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인생을 살고 있었다. 좋은 직장, 베스트셀러 저서,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다. 그러던 2015년 어느 날 멕시코에서 함께 휴가를 보내던 남편 데이브 골드버그Dave Goldberg가 심장 이상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그날 이후 그녀에게는 갑자기슬픔에 잠긴 미망인이라는 원치 않은 정체성이 새로 생겨났다.

 

가정과 회사에서 간신히 안정을 되찾은 그녀는 자신의 아픔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COO를 맡고 있는 셰릴의 계정에는 거의 200만 명에 달하는 팔로어가 있다. 그녀는 자신의 개인적 고통과 고립된 느낌을 담담하게 긴 에세이로 적어 모두와 공유했다. 그녀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 하나 하나는 우리가 삶의 비극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녀는 삶의 에너지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친구이자 저술가인 애덤 그랜트 와튼스쿨 교수에게 회복탄력성 관련 연구에서 참고할 만한 내용이 없을지 조언을 구했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신간를 공동 집필하게 됐다. HBR은 최근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에서 저자인 셰릴 샌드버그와 애덤 그랜트를 직접 인터뷰했다.

내 자신과 내가 속한 팀, 그리고 내가 속한 조직의 회복력을 키우려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두 사람과 나눈 대화를 간략히 정리해 소개한다.

 

 

HBR:왜 남편을 잃은 아픔에 대해 쓰기로 결심했나요?

 

셰릴 샌드버그:데이브를 먼저 떠나 보낸 건 제가 겪은 가장 힘든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그 몇 분, 며칠, 몇 주, 몇 달을 버틸 수 없을 줄 알았어요. 사람들은 제가 마치 유령인 것처럼 말 걸기를 두려워했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고립되더군요. 셸로심Sheloshim[1]기간이 끝나갈 때쯤 제가 경험하고 있던 모든 것에 대해 페이스북에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사람들과 공유하는 게 바람직한지는 확신이 서지 않았는데, 글을 쓴다고 상황이 더 나빠질 이유도 없고 오히려 좋아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글에 대한 반응은 어떻게 느끼셨는지?

 

샌드버그:친구와 동료들이 제게 미처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제 글을 보고는 그래도 되겠다고 느꼈다고 하니 큰 도움이 됐죠. 한 지인은 거의 매일 저희 집 근처까지 차를 몰고 왔지만 들어오기가 겁났다고 했어요.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한 후에는 벨을 눌렀죠. 다른 사람들도 제게 말을 붙이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랬지만 서서히 말을 걸기 시작했죠. 친구나 지인들의 반응도 고마웠지만, 페이스북에 답글을 주신 많은 분들의 이야기도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결혼 3주년 기념일 전날 아내를 잃었다고 하면서, 흔히 남성들이 주도하는 분야에서 여성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아내의 삶을 기리고 있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어요. 친구들과 낯선 이방인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 글을 적고 있었죠. 이런 반응들이 제가 책을 쓰도록 한 원동력입니다.

 

라는 제목은 어디서 착안하셨나요?

 

샌드버그:사실 아빠를 대신해서 아들과 놀아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 나온 제목이에요.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 친구 필이 아이디어를 하나 냈는데, 그때 제가그래도 아이 아빠가 살아 있었다면···’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필이 이렇게 답했어요. “그게 옵션 A였는데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잖아. 그러니까 옵션 B를 멋지게 성공시키면 되지 않겠어?”

 

애덤은 여기에 어떻게 합류하게 된 건가요?

 

샌드버그:애덤과는 원래 친분이 있었고, 훌륭한 심리학자라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남편을 갑자기 보내고 나서 제가 애덤한테 물었어요. 아이들이 이 시기를 잘 버틸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도와줘야 좋을지 말입니다. 행여나 아이들이 행복감을 영영 잃어버리지 않을까 정말 두려웠죠. 하지만 애덤과 함께 일하면서 인간이 가진 회복의 힘resilience은 그 양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서, 아이들에게서, 조직 내에서, 그리고 지역사회 안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대상임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 맥락에서는 그동안 깨달은 내용을 나누기 위한 시도예요.

 

 

 

[1]유대교 전통 중 배우자가 사망했을 경우 갖는 30일의 추모기간.

 

 

 

 

본인의 감정과 약점을 모두 당당하게 내보이게 되었는데, 리더십 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겼나요?

 

샌드버그:회사로 막 돌아왔을 때는 아직 슬픈 감정을 제대로 주체하지 못했습니다. 하루 업무는 고사하고 짧은 회의에도 앉아있기가 힘들었어요. 게다가 회사 동료들로부터얼마나 힘들고 어려울지 잘 이해하니 너무 부담 갖지 마시라는 말까지 들으니 자신감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나와서오늘은 문제 없이 잘하셨어요라거나, ‘아까 말씀하신 내용 좋았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그래도 머리가 좀 맑아졌죠. 특히 마크 저커버그가 해준 말들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제는 저도 힘든 상황에 놓인 임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그들의 자신감 회복을 돕기 위해서 각별히 노력하려고 합니다. 어떤 비극적인 일을 겪으면 그 일이 삶의 다른 부분까지 스며들어 나타나는 부수적인 손실은 너무나 생생한 현실이죠. 누구나 충분히 슬픔과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회사가 배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직장으로 돌아오면 어떤 형태로든 계속해서 조직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도록 도와주어야 하고, 계속 감정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절대 배제시켜서는 안됩니다.

 

가족이나 배우자의 죽음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능한 한 빨리 직장에 복귀하는 쪽을 권하시나요?

 

샌드버그: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슬픔을 표출하는 데는 다양한 방식이 있고 여러 갈래의 길이 있어요. 이 사람에게 맞는 타이밍이 저 사람에게도 맞지는 않습니다. 책에서 소개한 한 여성의 사례가 있는데, 남편이 세상을 뜬 바로 다음날 회사에 출근했더니 동료들이 아주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취급했다고 합니다. 사실 그녀는 집에 혼자 있는 걸 견딜 수 없었기 때문에 다른 장소 어딘가로 가야만 했던 거죠. 어떤 사람들은 슬픔의 터널을 통과하는 데 몇 달, 혹은 그 이상이 필요할 수도 있어요. 누구나 자기만의 길을 찾게 됩니다.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주위 사람들과 어느 선까지 공유할 것인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고립 상태의 돌파구를 찾으려고 당초 생각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제 경험을 드러내고 나누게 됐어요. 반면 겉으로 드러내놓고 이야기하길 꺼리는 사람들도 물론 있죠. 우리는 모든 사람들의 타이밍과 감정을 존중해야 합니다.

 

 

직장 동료가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면

 

직원이 이렇게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맞을 때 회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합니까?

 

애덤 그랜트:자연재해로 집을 잃거나 가족 중에 갑작스럽게 중환자가 발생하는 등 위기에 처한 직원에게 금전적 지원이나 특별 휴가와 같이 지원 수단을 제공하는 회사는 그로 인해 실제 이익을 얻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직원들이나를 배려해주는 조직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받죠. 자신의 회사가 일하기에 인간적인 곳이라는 데서 자부심을 갖고 더 업무에 충실하게 됩니다. 회사들이 이런 부분에 좀 더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충분한 근거가 있어요.

 

사람들은 비극적인 일을 당한 동료에게 무슨 말을 건네야 할지 몰라서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거나 이상한 소리를 하기도 하죠.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나요?

 

샌드버그:무엇보다 아픔을 인정하는 것이 회복의 시작입니다. 모두들 알고는 있지만 언급을 피하는 그 단어, 그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야 합니다. 남편을 떠나 보내기 전에는 저도 암 진단을 받거나 갑자기 배우자를 잃은 동료한테너무 안타까워, 그래도 힘내라고만 했지 굳이 길게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어요. 계속해서 그 아픔을 상기시킬까 두려웠던 거죠. 하지만 제가 직접 남편을 잃고 보니 그건 터무니없는 생각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걸 다른 사람들이 저한테 상기시킨다는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걸 제가 왜 기억을 못하겠어요? “저기, 지금이 당신과 아이들에게 아주 힘든 시간일 거예요. 요즘 어떻게 지내요?”라는 말로 그 고통 자체를 인정하면 오히려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당신은 이 시련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거예요라고 하면 적당히 친절한 표현이고, “이 시련을 당신이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줄게요라고 하면 훨씬 더 강한 격려의 말이 됩니다.

 

 ‘제가 도울 방법이 없나요라고 물어보는 사람들은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되나요?

 

샌드버그:제안은 고맙지만, 그건 고통을 겪는 중인 사람이 되려 도움을 요청하고 무엇이 도움이 될지 생각하도록 부담만 주는 겁니다. 슬픔에 휩싸였는데 무엇을 요청할 수 있을까요? 댄 리비Dan Levy는 저와 함께 페이스북에서 일하는 동료인데, 정말 안타깝게도 아들을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잃었어요. 그때 한 친구가 병원으로 오면서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자네도 뭘 좀 먹을래?”가 아니라햄버거 포장 중인데 재료 중에 뭘 빼달라고 할까?”라는 내용이었다고 하더군요. 차라리 이렇게 아주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편이 의외로 큰 도움이 됩니다.

 

 

충격을 딛고 성장으로

 

이번에 나온 책을 쓰는 과정에 있어서, 혹은 독자 반응이 어떨지에 대해서 두려움은 없었나요?

 

샌드버그:사실 속 깊은 이야기를 사람들 앞에 드러내면서 전혀 긴장이 안 되더라고 하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저는 데이브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이 가진 의미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찾고 싶었어요. 남편은 아낌없이 베푸는 사람이었습니다. 저희 가족과도 친하고, 남편이 운영하던 회사 서베이몽키Survey Monkey의 현재 CEO를 맡고 있는 잰더 루리Zander Lurie가 장례식에서 이런 말을 했었어요. 데이브에게 어떤 도움을 받고서 인생이 바뀐 분들은 손을 들어 보라고 말이죠. 그랬더니 넘치도록 많은 사람들이 손을 들었어요. 이토록 베푸는 삶을 살았던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 저는 제 경험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애덤과 제가 연구한 결과도 계속 나누고, 역경을 이겨낸 사람들의 감동적인 사연을 발굴해 알리면서 사람들을 도울 생각입니다.

 

 

애덤, 그러면 이런 이야기들을 공론화함으로써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그랜트:우리 두 사람 모두 슬픔에 대한 전문가가 아닙니다. 저는 동기와 의미에 대해 연구합니다. 셰릴은 자신의 개인적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요. 이건 슬픔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대상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역경과 사람들이 마주할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이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과 인내하며 버텨낼 힘을 어디서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에 관한 고민의 과정입니다.

 

‘회복력’이란 종전의 위치 그대로 돌아올 수 있는 능력을 뜻합니다. 그런데 저서에 보면외상 후 성장이라는 개념도 있습니다. 이건 어떤 생각을 바탕으로 한 것인가요?

 

그랜트:회복력은 두 심리학자 리처드 테데스키Richard Tedeschi와 로렌스 캘훈 덕분에 널리 회자되기 시작했죠. 이들은 아이를 잃은 부모들을 연구하던 중이었는데, 피해 부모들은 당연히 엄청난 고통도 겪었지만삶에 긍정적인 변화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외상을 겪은 사람이 성장한다는 것이 과연 무슨 뜻인지를 규명하려고 모든 연구자들이 함께 노력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 더 강한 사람이 되었다고 느꼈다는 말을 합니다. “이렇게 힘든 걸 극복했으니, 이젠 무엇이든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어떤 이들은 자신이 아직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발견했고, 어떤 이들은 이전에 비해 훨씬 깊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기도 했습니다. 삶에 새로운 의미와 목적을 찾았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두의 공통점은 의미 있는 삶을 원했다는 거죠.

 

셰릴도 이런 내용이 익숙한가요? 지금 애덤이 언급한 내용들 중에 직접 경험해본 감정이 있으신지요?

 

샌드버그:감사의 마음은 분명하게 느꼈어요. 예전에 애덤이 제게 말했습니다. 남편에게 사고가 났을 때 훨씬 안 좋은 상황이 되었을 수도 있다고 말이죠. “아니, 여기서 더 어떻게 나빠질 수 있다는 건가요?”라고 묻자 애덤이 그러더군요. “(애들 아빠가) 운전하다 말고 심장 부정맥이 왔을 때 차에 아이들이 타고 있었을 수도 있잖아요라고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들은 저는 머리가 도리어 맑아졌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살아있다는 사실에 새삼 감사하면서요. 더 심한 시나리오를 떠올려서 슬픔을 극복한다는 건 언뜻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우리 삶에서 아직까지 괜찮은 것들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지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누구도 자발적으로 이런 식의 인격 성장을 원하지는 않죠. 남편이 살아 돌아올 수 있다면 저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인생의 트라우마조차도 우리를 성장시킬 수는 있습니다.

 

먼저 충격적인 경험 없이 그런 방식으로 성장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랜트:사실 이 대목은 셰릴과 함께 일하면서 발견한 흥미로운 아이디어들 중 하나입니다. 사회과학적 현상과 셰릴의 개인적 경험을 나란히 놓고 대비시켜 보려는 접근 방식이죠. 셰릴도 비슷한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외상 후에 성장하기도 한다면 왜 외상 전에 성장하는 건 없느냐고 말이에요. 처음 그 질문을 들었을 때 저는 좀 당황했습니다. 충격적인 일을 누가 경험하고 싶겠습니까? 하지만 충분히 합리적인 생각입니다. 사람들이 성장에 관한 이런 교훈들을 얻기 위해서 끔찍한 일을 반드시 직접 경험해야만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면외상 전 성장의 실제 사례가 있는지요?

 

샌드버그:제 친구 케이티 미틱Katie Mitic은 제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뜨는 걸 보고는 뭔가 생각이 들었는지, 생일을 맞은 친구들에게 직접 긴 편지를 써서 자기가 왜 그 친구들을 사랑하고 고맙게 느끼는지 전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더니 편지를 받은 친구들도 똑같이 하기 시작했죠. 실제로 충격적인 일을 겪지는 않았지만 인간관계를 더 돈독히 하고 삶의 의미와 감사함을 찾는 좋은 방법 중 하나였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역경에 대비하기 위해 회복력을 기르는 거예요. 그리고힘든 상황을 겪지 않는 사람은 세상에 없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언제나 몇 개의옵션 B’를 선택해서 살고 있습니다.

 

 

회복력 기르기

 

회복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그랜트:직장의 경우 가장 효과적인 것은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실패를 경험합니다. 누구나 실수를 하죠. 이를 직시하는 것은 엄청나게 힘들 수 있지만, 그게 우리가 회복력을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저는 이걸 대학원에 다닐 때 깨달았습니다. 저는 발표하는 시간이 정말 두려웠는데, 남을 가르치는 일을 하려니 도저히 피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피드백을 받기 위해 노력했죠. 다른 사람들의 수업에 초빙 강의를 자원했고, 강의가 끝난 후에는 평가 설문지를 돌렸습니다. 물론 읽다가 힘든 적도 많았죠. 제가 너무 불안해 보여서 듣던 사람들도 불안했다고 쓴 학생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런 과정을 통해 제가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잘못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개선을 위한 목표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주위의 다른 사람에게 건설적 비판을 통해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열린 자세를 일터에도 적용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겁니다.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는 것에 대해 모두가 이야기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이 점을 실행에 옮기지 못합니다.

왜 그런가요?

 

그랜트:한마디로 자존심이죠. 실패는 배움의 기회라고 여겨야 하고, 나중에 더 나은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실패한 만큼 배운다고 하니 어디 한번 최악의 실패를 만들어 보자는 사람은 없죠. 실패할 것을 예상하고 실패하는 경우는 없어요. 미처 방심했기 때문에 실패하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실패 즉시 자존심과 체면을 지키고내가 바보라서 실패한 것이 아니다는 걸 애써 증명하려는 태도를 취합니다. 사실은 개선과 진전에 방해가 되는 태도입니다.

 

실패를 좀 더 건설적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랜트:저는 전문 경영인들과 어떤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제시하는 특정 상황에 대한 본인들의 성과뿐만 아니라 사후 피드백을 얼마나 잘 수용하는지에 대해서도 스스로 따져볼 것을 부탁합니다. 이런 방식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경영인들의 경우 대체로는 피드백을 굉장히 열린 자세로 받아들이는데, 성과에 대한 욕심이 강한 사람들의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A’를 받고 싶어 하는 분들이죠!

 

그러면유익한 실패를 하는 조직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그랜트:첫째는 사람들이 자신의 실패와 실수에 대해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겁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에드먼슨Amy Edmondson은 병원들이 어떻게 대형 의료 과실을 예방할 수 있는지 연구했습니다. 그녀는 병원 구성원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때 더 많은 정보를 파악하고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실수를 솔직히 인정할 수 있게 되고, 의도하지 않은 실수 때문에 처벌받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페이스북은 직원들에게 실패를 야기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기를 권하기로 유명합니다. 그런 정서를 어떻게 조직문화로 구축하셨나요?

 

샌드버그:한 가지 방법은 다른 조직들로부터 배우는 것입니다. 몇 년 전 페이스북 경영진이 버지니아 콴티코의 해병대 훈련장을 견학한 적이 있어요. 해병대원들이 받는 극한 훈련 몇 가지를 체험하기도 했죠. 훈련이 하나씩 끝날 때마다 잘못 진행된 사항들을 대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하는 걸 봤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런 방식이 업무 부담만 가중시킨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의디브리핑이 당연한 문화로 자리잡으면 정체되지 않고 계속 배우는 조직이 된다는 것을 배웠어요.

 

회복력이 강한 기업은 환경 변화에도 효과적으로 적응합니다. 비결이 뭐라고 보시나요?

 

그랜트:회복력은 역경에 반응하는 속도와 힘에 따라 결정됩니다. 최선의 방법은 예상 못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위기 대응 매뉴얼을 준비해두는 겁니다. 스페이스엑스SpaceX는 흥미로운 사례 중 하나죠. CEO인 엘런 머스크는 로켓 발사가 계속 실패하자 가장 불안한 10대 위험 요인을 골라 목록으로 정리하자고 했습니다. 그런데 실패 사례 중 한 번은 11번째로 위험했던 요인 때문에 발생한 걸로 드러났으니, 목록 이름을가장 위험한 11대 요인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네요. 신뢰도가 높은 조직들은 이와 같은 매뉴얼을 실무 여건에 반영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잘못될 수 있는 사항들을 철저히 목록으로 만들어 미리 점검하고, 예측 범위를 벗어난 실패가 새로 추가되면 바로 업데이트하죠.

 

그러면 페이스북은 예측할 수 없는 위기를 의식적으로 대비하고 있나요?

 

샌드버그:마크 저커버그는 종종기업이 실패하는 이유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얘기합니다. 하나는 계획을 달성하지 못한 경우고, 다른 하나는 계획을 달성하긴 했지만 원대함이 부족했던 경우입니다. 마크는 페이스북이 두 번째 원인으로 실패하기를 절대 원하지 않아요. 계획이 원대하지 못했다는 건 근본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실패한 걸로 보기 때문이죠. 직원들이 안심하고 자신의 실패에 대해 보고하고 인정하며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스스로 학습하며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게 하려면 목표를 원대하게 잡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HBR에서도 계획을 짜서, 혹은 계획에 없더라도 잠깐씩 휴가를 가거나 온라인 사용시간을 줄이는 등의 방법이 개인의 회복력을 길러준다는 내용의 아티클을 게재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랜트:뒷받침할 증거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사람들이 휴식이나 휴가를 너무 좁은 의미에서 보는 경향이 있다고 봅니다.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 킴 엘스바흐Kim Elsbach의 연구에서 확인된 사실인데, 머리를 쉬게 하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머리를 안 써도 되는 일을 하는 겁니다. 현대인은 점점 더 복잡한 스킬을 익히고 사용하며 일을 하기 때문에 단순 반복적인 일은 멀리 하는 경향이 있죠? 그건 실수입니다. 어렵고 창의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작업, 그리고 엑셀 표에 들어갈 데이터 입력 같은 반복 작업 사이를 적당히 전환하면 재충전에 분명 도움이 됩니다.

 

흔히들 유머감각이 회복력에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고통에 사로잡힌 상태에서 어떻게 유머감각을 떠올릴 수 있나요?

 

샌드버그:유머의 힘은 굉장히 강합니다. 제 책의 편집을 도와준 TV 코미디 작가 넬 스코벨Nell Scovell 4남매 중 한 명인데, 모친상을 당했을 때이 안에는 4남매 중 엄마의 사랑을 가장 많이 획득한 사람의 이름이 있습니다라고 적힌 봉투를 들고 장례식장 입구에서 조문객을 맞았어요. 매주 우승자를 뽑는 TV 리얼리티 쇼 진행자들의 단골 멘트인데, 무척 슬픈 날이었지만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죠. 이렇게 힘든 시기에는 아주 잠깐이라도, 심지어 그 상황을 소재로 해서라도 웃을 수 있는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좋습니다. “그래, 견딜 수 있어라는 생각을 갖게 하니까요.

 

책에서 아이들이 스스로의 장점을 깨닫게 해서 회복력을 길러주는 방법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직장에도 이 모델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그랜트: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녀 교육이 조직 리더십보다 훨씬 까다롭고 힘들다는 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죠. 아이들이 어떤 충격으로부터 회복할 힘을 얻는 주요 동력 중 하나는자존감의 확인입니다. 사람들이 내게 관심을 갖고, 알아봐주고, 돌봐주고, 나를 신뢰한다는 믿음을 갖는 겁니다. 아이들이 자존감을 잃어버리면 그 결과가 각종 비행, 반사회적 행동, 공격성과 같이 파괴적인 형태로 나타나요. 같은 맥락에서 직원들 모두에게 그들이 중요한 인재임을 깨닫게 해주고, 회사가 항상 신경 쓰고 있다고 보여주는 것은 모든 리더들의 의무입니다. 그게 바로 실무 현장을 직접 찾는 경영 방식이 아주 효과적인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나를 믿고 내게 의지하는 사람들이 이곳에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야 합니다. 많은 리더들이 도움을 요청하기를 두려워하곤 하는데, 직원들은 자신도 영향력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하죠. 리더가 부하 직원들에게 꺼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발언 중 하나가 뭔지 아세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군요입니다.

 

 

집단적 충격을 대하는 자세

 

지난 미국 대선 결과는 거의 절반 가까운 국민들에게 비통함과 유사한 반응을 일으켰습니다. 이런 상황이 오면 기업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그랜트: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몸담고 있는 대학교라는 조직의 관점에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대선 직후에 몇몇 사람들은 신이 났고, 어떤 이들은 비탄에 잠겼고, 또 어떤 이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느껴야 할지 전혀 모르는 모습이었죠. 강의실과 캠퍼스, 그리고 교내 사무실에서 과연 얼마나 공개적으로 정치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 논란이 컸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지성의 자유로운 교류가 가능하도록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굳게 믿습니다. 그것이 대학의 존재 목적이죠. 그래서 저는 강의 시간에오늘은 대선의 역학, 그리고 이번 대선이 리더십에 미칠 영향에 대해 토론합시다라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공화당 지지자는 마치 아이비리그 캠퍼스에 있을 자격도 없는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 같다고 몇몇 학생들이 말했죠. 그건 분명 잘못된 겁니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친구와 절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요. 그 사람이 당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신념을 갖고 일상에서 행동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셰릴이 쓴 <린 인Lean In>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하지만 셰릴의 삶이일반 서민의 삶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일부 비판도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비평을 예상하고 계신가요?

 

샌드버그:저는 제가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잘 압니다. 물론 데이브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불행한 일이지만, 제 삶의 다른 여러 부분에서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멋진 직업과 멋진 상사를 뒀고, 엄청난 자산과 자원을 가졌습니다. 삶을 고달프게 하는 역경과 시련이 모두에게 고르게 분배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저도 압니다. 하지만에는 저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역경을 극복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고, 각종 연구조사와 이론적 바탕을 두고 완성된 책이에요. 누구도 충격과 고통, 정신적 트라우마를 혼자 겪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번역: 성내리 / 에디팅: 석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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