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8월(합본호)

CMO는 왜 오래가지 못할까?
닐 모건(Neil Morgan),킴벌리 A. 휘틀러(Kimberly A. Whitler)

SPOTLIGHT

CMO는 왜 오래가지 못할까?

킴벌리 A. 휘틀러, 닐 모건

 

해결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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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

 

문제점

조사에 참여한 CEO 80%는 자사의 CMO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고 답했다. 고위경영진 중에서 CMO의 이직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현상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원인

대다수의 CMO 직무가 제대로 된 설계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직무에 기대하는 내용이 그에 주어지는 권한이나 성과측정 지표와 일치하지 않는다.

 

해법

CEO는 어떤 유형의 CMO가 회사에 필요한지 먼저 정해야 한다.

전략중점형 CMO는 회사의 포지셔닝 및 제품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 상품화중점형 CMO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린다. 전사총괄형 CMO는 전략중점형 CMO와 상품화중점형 CMO의 업무를 모두 맡으면서 손익 관리까지 담당한다.

채용담당자는 CEO CMO 유형을 잘 결정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CMO 직무를 충실히 설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한편 CMO 지원자들은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자신이 맡을 역할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2012년 한 대형 유통업체는 새로 최고마케팅책임자를 맡을 적임자를 찾기 시작했다. 직무소개서를 보면 모두가 부러워할 좋은 자리였다. 신임 CMO로 채용되면 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끌어올리는 중책을 맡아 선두를 견인하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만 같았다. CMO로 이직을 꿈꿔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다하지 않을 기회로 보였다.

 

 

예상대로 수월하게 해당 업체는 소비재 업계에서 경험을 쌓은 노련하고 유능한 임원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신임 CMO는 당찬 포부와 함께 새로운 사무실로 출근했다.

 

하지만 1년 후 CMO는 심한 자괴감에 빠졌다. 직무소개서의 내용과 업계에서의 경력, 그리고 채용담당자 및 총괄 CEO와 나눴던 대화를 바탕으로 그는 자신에게 성장전략을 짤 수 있는 권한이 당연히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실질적인 역할은 대부분 광고, 소셜미디어 등 마케팅 활동에만 한정돼 있었다. 신제품 출시, 가격 책정, 점포 개설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없었고 영향력도 제한적이었다. 해당 CMO 말에 따르면 진짜 문제는 그가 회사의 목표를 달성할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직무설계가 부실하고 CMO의 권한과 CEO의 기대치 사이 간극이 너무 커서 누구라도 성공적인 CMO가 될 수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CMO는 필자들과의 면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떠났다.

 

 

우리는 CMO가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며 이와 같은 일화들을 너무 많이 접했다. CEO CMO 간 관계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2012년 퍼네즈마케팅그룹이 세계 각국에서 실시한 설문 결과에서도 80% CEO가 자사의 CMO를 믿지 않거나 실망스럽게 여긴다고 답해 이들 간 갈등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에 반해 CFO CIO믿지 않거나 실망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한 CEO의 비율은 불과 10%였다. CMO로 재직 중인 당사자들 역시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CM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74%가 현재 직무에서 자신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었다.

 

이처럼 CEO CMO 사이의 순탄하지 못한 관계를 생각하면 고위경영진 중에서 CMO의 이직률이 유독 높은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임원 헤드헌팅업체 콘 페리가 내놓은 고위경영진의 평균 재임기간 분석에 따르면 CEO 8, CFO 5.1, CHRO 5, CIO 4.3년인 데 반해 CMO의 평균 재임기간이 4.1년으로 가장 짧았다. 필자들의 조사에서, CMO 57%는 채용 후 지금까지의 재직기간이 모두 3년 이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CMO들의 퇴사 속도는 더 빠를 수 있다.(‘CMO의 재직기간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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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O들은 주로 회사 내부를 상대로 업무를 하는 CFO, CHRO, CIO들과 달리 고객과 회사 간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임 CMO들은 보통 입사 직후 제품의 포지셔닝을 변경하거나 포장 또는 광고 캠페인을 업데이트하는 등 회사의 전략적 방향을 수정하곤 하는데, 이런 활동은 대개 막대한 비용 지출을 수반한다. 그렇다 보니 직무 불만족이나 실적 부진을 이유로 CMO를 자주 교체하는 회사는 적지 않은 채용비용과 퇴직금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물론 내부적 혼란까지 겪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CMO의 높은 이직률이 상당 부분부실한 직무설계에 기인한다고 본다. 회사를 막론하고 잘못된 사람을 채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직무가 맡을 책임과 그에 거는 기대, 성과측정지표가 서로 합치되지 않고 비현실적이라면 CMO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와 같은 문제적 패턴의 반복을 막기 위해 CEO가 취할 수 있는 4단계 조치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CMO 역할에 적합한 인재를 판별하는 방법,

그리고 CEO, 임원 채용담당자, CMO 후보자가 서로 어떻게 협력해야 CMO가 최대한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1단계

직무를 명확히 정의한다

 

우선 간단한 질문부터 시작하자. CMO가 하는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놀랍게도 여기에 대해 명확하거나 널리 인정되는 답은 없다.

 

우리는 연구 과정에서 300명 넘는 CEO, CMO, 임원 채용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CMO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170개 가까운 대기업에서 제시하는 CMO 직무소개서와 링크드인에 등록된 CMO 프로필 500개 이상을 분석하고 검토했다. 그 결과 CMO들이 배정받는 업무의 성격과 실제 CMO들이 갖춘 기술, 이들이 받은 교육, 경력 등이 너무나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리가 이 글에서 말하는 CMO는 마케팅 업무의 최고책임자를 통칭하는 차원에서 쓰는 용어다. 조직에 따라 마케팅 부사장 등 다른 호칭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음을 밝힌다.)

 

 

관찰 결과 대부분의 CMO에게는 핵심 업무에 해당하는 항목이 몇 가지 있다. CMO 90% 이상이 마케팅 전략과 실행을 책임지고, 80% 이상이 브랜드 전략과 고객 지표를 관리한다. 하지만 그 외의 담당 업무를 살펴보면 가격 책정, 영업 관리, PR, e커머스, 제품 개발, 유통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했다.

 

 

물론 모든 CMO가 하는 일이 같을 수야 없다. 기업마다 니즈와 도전과제, 목표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CMO의 업무도 이를 반영해야 한다. 그러므로 CEO는 이력서부터 챙길 것이 아니라 어떤 유형의 CMO가 조직에 가장 적합한지부터 정해야 한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세 가지 각기 다른 유형의 CMO를 파악할 수 있었다.(‘CMO의 세 가지 유형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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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전략에 집중하는 CMO들이 있다. 회사의 포지셔닝에 대한 직접적인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결정한 사항을 토대로 신제품, 서비스, 경험을 설계하도록 한다. 고객 인사이트와 애널리틱스 관련 업무를 관리하는 CMO도 많다. 본질적으로 전략 중심 CMO들은 회사의 혁신 활동을 진두지휘하며, 우리가 살펴본 전체 CMO 31%가 이 유형에 해당했다. 중앙집중형 마케팅 조직이 전사적 차원의 전략 구축을 지원하는 형태의 멀티 브랜드 기업, 그리고 일부 B2B 서비스 기업에서 전략 중점형 CMO를 많이 볼 수 있다.

 

 

둘째, 상품화에 집중하는 CMO들이 있다. 이들은 전체 CMO의 대다수를 차지하며, 직접적인 판촉 업무를 책임지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해 이미 설계가 끝난 제품, 서비스, 경험의 상품 가치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데 주력한다. 일반적으로 이들의 업무에는 전통적인 마케팅 활동과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통해 매출 증대를 불러올 수 있는 고객 관계를 구축하는 일도 포함된다. 절반에 가까운 46% CMO가 이런 유형에 속한다. 이러한 상품화 중점형 CMO들은 마케팅이 아닌 다른 부서들이 사업 성공을 좌우하는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고, IT기업의 엔지니어들처럼 혁신을 주도하는 부서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셋째, 전사적 차원에서 디자인과 전략 실행에 중점을 두고 전략과 상품화를 모두 책임지는 전사 총괄형 CMO들이 있다. 이 유형의 CMO들은 특별히 손익 관리와 함께 혁신, 영업, 유통, 가격 책정 등 가장 폭넓은 업무를 담당한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CMO 23%가 이런 전사적인 업무를 맡고 있다. 단일 브랜드 기업들과 일부 생활소비재 기업들에서 이런 유형을 흔히 찾을 수 있다. 업무 범위가 워낙 넓고 업무가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특징 때문에 이런 경력이 있는 마케팅 담당자들은 예전부터 뛰어난 제너럴 매니저[1]로 여겨져 왔으며, 다른 기업에 CEO로 발탁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다면 CEO 입장에서 회사에 적합한 유형의 CMO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외적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1. 전략의 설정에 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인가?소비자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품, 서비스, 경험을 설계하려는 경우 CMO의 역할은 전략이나 전사적인 수준에 집중되어야 한다. 업종이 같아도 회사마다 처한 상황은 모두 다르므로 어떤 유형의 회사가 이 범주에 속한다고 확실히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재무, 기술, 제조 등 내부 지향적 기능을 가진 쪽이 기업의 전략을 주도한다면 마케팅 부서는 상품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주로 중공업, 산업, IT, 고등교육, 헬스케어, B2B 분야의 기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기술이나 상품에서의 혁신이 수요를 만들어내는 경우 CMO가 전략을 수립하거나 이윤 증대 활동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확률은 높지 않다.

 

 

2. 전사적 차원의 성장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성장이 느리거나 경쟁이 치열한 업종에서는 수요 구축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전략중점형 CMO나 전사적 CMO가 필요할 것이다. 반면 성장이 용이하고 그다지 어렵지 않은 기업이라면 상품화 중점형 CMO가 더 적합할 수 있다.

 

 

3. 시장이 얼마나 자주 급변하는가?비즈니스 모델이 변하고 있거나 기존 업계의 경계에 큰 변화가 발생한 상황에서는 전략중점형 CMO나 전사 총괄형 CMO가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주변 환경(소비자, 경쟁업체, 채널 파트너, 시장)과 회사의 내부 활동(핵심 역량, 전략 방향)에 대해 두루두루 알고 있는 이런 CMO들은 경영진이 불확실성 속에서 사업을 잘 이끌어 나가고 새로운 수요 창출 방법을 발굴하도록 도울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다음과 같은 내적 요인도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1. 지금까지 CMO가 계속 맡아온 업무. CMO가 계속 상품화 업무를 중점적으로 맡아왔다면 전략중점형이나 전사총괄형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다른 부서에 속했던 업무를 가져와야 한다. 해당 부서에서 그 업무를 오랫동안 잘 관리해 왔다면 당연히 업무 이관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보통은 CMO의 업무 범위를 줄이는 편이 쉽지만 오히려 확대하는 것이 합리적인 경우도 많다. 일례로 한 대학교에서는 줄곧 상품화만 담당하던 CMO가 있었는데, 그가 입학 절차의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을 제시해 성장 기회를 만들어내자 전략 기획까지 함께 맡으며 역할 범위가 확대된 적이 있다. , CMO의 업무를 확장하려면 그에 대해 기대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하고 내부 반발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CEO가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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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업의 구조.여러 사업부문이나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의 경우 기능적 리더십 업무가 조직 전반에 분산되는 경향이 있다. 사업 부문마다, 혹은 브랜드마다 재무, 마케팅, IT 책임자가 따로 있다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보통 CMO가 조직 전반에 걸쳐 전략적 리더십을 제공한다. 글로벌 기업, 멀티 브랜드 기업에서 흔히 보이는 구조다. 이런 기업에서는 카테고리 매니저나 사업부문 매니저가 손익 관리를 담당한다. 하지만 회사의 몸집이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고위경영진의 역할을 점차 분화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CMO도 마찬가지로 최고상품화책임자, 최고혁신책임자, 최고분석책임자 등 여러 부문으로 나뉠 수 있다. 반면 운영하는 브랜드가 하나뿐이거나 모든 마케팅 기능이 중앙집중화된 회사의 경우 CMO가 전사를 총괄해 업무를 수행하는 편이 훨씬 수월하다.

 

 

 

[1]특정 분야의 전문가로서가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

 

 

 

 

2단

CMO의 담당 업무를 직무 범위에 맞게 조정한다

 

CEO CMO에게 위임할 직무 범위를 결정했다면 업무 내용도 그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거의 대부분의 CMO는 브랜드 전략과 인사이트 도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전략중점형 CMO 역시 혁신과 제품 설계의 출발점이 되는 사내싱크탱크활동을 관리· 감독해야 하지만, 전략을 광고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같은 전술로 전환할 수 있는 권한은 거의 없다. 상품화중점형 CMO에게는 브랜드 전략을 개발하고 이를 마케팅 계획으로 전환해 소셜 마케팅, 디지털 마케팅, 광고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행사, 파트너십 등을 통해 판매를 촉진할 수 있도록 폭넓은 권한이 주어져야 하지만,

이들이 회사 차원의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는 초기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한이 거의 없다. 또한 전사 차원에서 손익 관리 업무를 관장하는 CMO는 프로세스 전체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치명적인 실수는 책무와 권한을 조율하는 부분에서 많이 발생한다. 기업들은 흔히 CMO가 실적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CMO의 직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작 상품화 쪽에만 치중되어 있다는 사실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 CMO에게 부여한 권한과 책임 범위를 넘어서는 일들을 다들 기대하는 셈이다.

 

 

CEO가 이미 괜찮은 자리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을 CMO로 영입하려고 애쓰면 이런 문제가 한층 심화되는 경우가 많다. 약속을 남발하고 회유하는 일은 부서를 막론하고 유능한 인재 채용에 흔히 보는 관행이지만, 우리가 연구한 바에 따르면 마케팅 쪽에서 특히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CMO의 업무 범위에 대한 공통의 이해와 일관된 기대치가 없는 데다 마케팅 임원들의 지식과 능력이 균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3단계

성과 지표와 기대 수준을 서로 맞춘다

 

CMO의 역할과 책임이 일단 명확해지면 성과를 측정하는 방법도 규정해야 한다.

 

상품화에 집중하는 쪽으로 직무가 설계되었다면 이제 예산 목표를 달성하고, 웹사이트 개선을 비롯한 각종 프로젝트의 결과를 책임지고, 마케팅 프로그램을 통해 매장 방문객 증가 등의 성과를 내고, 직원의 만족도와 실적을 개선하는 등의 경영 차원의 성과에 대한 책임을 CMO가 지게 된다. 반면 전략에 집중할 CMO는 수익 증대, 동일 매장 매출 증대 등의 기업 실적 관련 업무를 책임진다. 그 밖에도 예산 목표를 달성하고 경영 성과도 내야 한다. 그리고 손익을 관리하는 CMO라면 영업이익과 순이익 측면의 경영 실적, 예산 목표 달성 여부, 프로젝트 결과, 경영 성과를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해야 한다.

 

 

이런 식의 접근이 어쩌면 당연하게 보이겠지만, 놀랍게도 이를 제대로 따르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우리가 조사한 직무소개서 중 불과 22%에만 CMO 성과측정 방법이나 담당 업무가 언급되어 있고, 직무에 대한 기대사항을 명확하게 기술한 직무소개서는 2%에 불과했다. 전체 직무소개서의 90%에는 직무에 대한 기대사항이 언급되어 있지만 대개 내용이 모호했다. 일례로 한 IT기업의 마케팅 이사 직무소개서에는공격적인 성장 전략의 수립과 이행을 돕는다고 명시돼 있다. 그렇다면 이 직무의 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전략 계획의 수립인가, 아니면 일정한 성장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가? 만일 그것이 맞다면 측정은 어떤 방법으로 하는가? 측정지표와 목표를 사전에 정하지 않는다면 CMO의 목표 달성 여부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4단계

요건에 맞는 후보자를 찾는다

 

CMO의 역할을 아무리 잘 규정한다 해도 후보자 심사는 쉬운 일이 아니다. 모든 후보자의 전문성과 경력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변호사와 회계사가 되려면 자격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마케팅에는 이런 제도가 없다. 우리가 조사한 CMO 가운데마케팅 관련학위 소지자는 고작 6%에 불과했다. 전체 CMO 44% MBA를 취득했지만, 이전 전공은 모두 달랐다. 이들은 공학, 경제학, 수학, 철학, 정치학, 심리학 등 다양한 방면의 학위를 소지하고 있었다. 결국 경력 초반에 마케팅 임원들이 쌓은 경험과 이들이 받았던 교육, 특히 이들의 상사가 전략중점형 CMO였는지, 상품화중점형 CMO였는지, 아니면 전사총괄형 손익 담당 CMO였는지의 차이가 경력 후반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직무 역할을 결정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분석 결과 파악한 또 다른 문제점은 거의 모든 CMO 직무소개서에 명시된 역할과 실제로 회사가 요구하는 경력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우리가 조사한 전체 직무소개서 중 39건에는 CMO제품 전략을 관리하게 된다고 적혀 있었지만 관련 경력은 요구하지 않았다. 어떤 경우는 이런 간극이 반대 방향으로도 나타났다. 34건의 직무소개서에는 다이렉트 마케팅 업무가 포함되어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에게 다이렉트 마케팅 경력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담당 업무와 자격요건 간 불일치가 얼마나 큰 혼란을 줄 수 있는지 한 대형 제조사의 CMO 직무소개서를 예로 살펴보자. 회사에서 제시한 직무소개서에는 마케팅 이사가 고객선호도 결정 요인 분석, 브랜드 전략 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 전략 실행 관리·감독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실제 하는 일은 마케팅 인사이트 그룹, 마케팅 프로젝트 관리 그룹, 미디어 그룹 관리 업무가 전부다. 이 직무소개서를 본 사람들은 CMO의 역할을 실제보다 훨씬 크게 오인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직무소개서는 CMO 후보자에게최고의 소비재 분야 경력,’ 즉 손익 관리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그 밖에도 기업 전략과 마케팅 전략을 이끄는 리더십과 영업 경력까지 요건으로 내걸고 있다. 하지만 실제 주어지는 업무에는 손익 관리나 영업이 없다. 아무 관련이 없는 자격요건만 늘어놓은 셈이다. 이보다 리서치 및 분석 기술, 미디어 경력, 디지털 마케팅 경력을 토대로 마케팅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장 내 실적을 달성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더 나은 적임자로 보인다. 이처럼 내적 일관성이 명백히 결여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인터뷰한 CEO CMO 중에서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어떻게 더 나은 결과를 낼 것인가?

 

CEO들은 CMO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자초한 결과임을 깨닫지 못한다. CEO CMO의 직무를 올바로 정의하고 적임자가 선정되도록 채용과정을 챙긴다면 CMO에 대한 만족도를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

 

 

신임 CMO를 채용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다음 질문들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좋다.

 

 

• 회사의 현재 우선순위를 감안할 때 CMO로부터 어떤 성과를 기대하는가? 세 가지 유형의 CMO 중 우리 회사에 적합한 유형은 무엇인가? CMO가 경영진의 강점과 약점을 어떻게 보완해야 하는가?

 

 

• 회사가 기대하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CMO에게 위임해야 할 기능과 책임은 무엇인가?

다른 경영진의 역할을 감안할 때 신임 CMO에게 이 정도 수준의 책임을 맡기면 원활한 업무가 가능할 것인가?

 

• 성과를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 CMO에게 제시할 주요 단계별 성과 목표는 무엇인가?

 

 

• 필요한 스킬과 경력은 무엇인가?

 

 

특히 마지막 질문에 대해서는 특정 직무에 능한 사람이 아니라최고로 우수한 사람을 무작정 선호하는 CEO가 너무 많은데, 비현실적인 이상을 추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CMO 후보자 입장에서는 직무소개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신의 직무가 제대로 설계되어 있다고 답한 CMO들은 대부분 제안 수락에 앞서 본인이 직접 직무소개서 내용을 다듬고 조율할 기회가 있었던 이들이었다. CMO가 자신에게 주어질 책임과 기대 사항의 세부 내용에 대해 협상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신임 CMO는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다음 사항들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 이 회사에서 CMO가 실질적으로 맡을 역할은 무엇인가? 고위임원들 간에 그에 대한 합의가 있었는가? CEO, CFO, CHRO, 그리고 이사회 모두가 CMO의 역할을 동일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CMO의 실질적인 책임은 무엇인가? 조직도상에서 CMO에게 업무를 보고하는 기능 부서는 어디이며, 그렇지 않은 곳은 어디인가? CMO는 어느 부서의 예산 항목을 책임지는가? 누락된 예산 영역이 있는가?(채용과정에서 CMO 후보자에게 예산 공개를 주저하는 회사도 일부 있으나, 이는 사실 후보자가 당연히 요청할 수 있는 부분이다. 회사가 CMO의 책임을 투명하게 밝히는지 알아보는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다.)

 

 

CMO에 대한 기대사항과 성과지표가 CMO에 부여하는 책임 및 경력 요건과 일치하는가?

성공적인 CMO가 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는가?

 

 

위와 같은 사항을 확인했다면 CMO에게 부여된 역할, 기대사항 및 책무에 대해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요약해 채용담당자와 CEO에게 보여주고, 그들도 이에 동의하는지 확정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한편 임원 채용담당자는 채용 프로세스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CEO CMO의 역할 범위를 이해하고 있는가? 직무소개서 작성보다 직무설계가 먼저라는 점을 CEO가 이해하고 있는가? CMO의 역할을 수정할 경우 다른 고위경영진에 미칠 영향을 CEO가 충분히 고려했는가?

 

 

• 기대사항, 책임, 성과측정 방법과 규정된 CMO 역할이 서로 일치하는가? 직무소개서에 명시한 내용이 서로 명확하게 일치하는가? 직무소개서에 개괄적으로 명시한 요구 스킬들이 기대사항 및 책임과 일치하는가?

 

 

• 어떤 유형의 전문성을 지닌 CMO가 회사가 원하는 역할에 가장 적합한가?

 

 

CMO의 역할 유형에 여러 종류가 있으며, 각자의 이력과 보유 스킬이 주어진 역할에 얼마나 적합한지에 대한 정보를 지원자들에게 제공했는가?(특정 직무에 대한 채용과정에서 지원자들에게 이런 차이에 대해 공개적이고 솔직하게 알려주면 이들이 향후 도전과제를 예상해보고 본인이 어떤 부분의 경험이 부족한지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CMO 직무설계 방법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임원 채용담당자다. 따라서 CMO의 직무에 대해 의논할 때는 채용담당자가 대화를 주도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인터뷰한 CMO 전문 리크루터 중에서회사에 적합한 CMO 직무설계 방법 CEO에게 안내하는 지침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고작 1명뿐이었다. 모든 이들이 신임 CMO의 성공을 도움으로써 각자 얻는 바가 있겠지만, 채용담당자들에게는 더욱 많은 것이 걸려 있다. 자신이 뽑은 후보자가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실패할 경우 채용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힘들게 얻은 교훈

 

우리는 CMO 채용이 빈번히 실패로 끝나는 이유를 추적하며 8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특히 공동 저자인 킴벌리는 어설프게 CMO의 직무를 설계했을 때 당사자가 겪게 되는 피해를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킴벌리가 처음 마케팅 임원을 맡았던 곳은 P&G였는데, 이곳에서 마케팅 담당자들은 보통 손익에 대한 책임을 맡는다. 그래서 킴벌리도 자연스럽게 모든 CMO의 역할에 손익 관리가 포함된다고 생각했다. P&G를 퇴사한 몇 년 후 그녀는 상당히 매력적인 CMO 채용 공고에 지원해 인터뷰 기회를 가졌다. 채용담당자는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자리라며 자신 있게 추천했다. 그런데 입사 첫 주에 킴벌리는 자신에게 손익 관리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전략 수립 회의에 그녀의 이름이 적힌 자리는 없었고, 킴벌리는 광고가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잘 따르는지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됐다. 채용 제안을 수락했을 때는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업무였다.

 

당시를 돌아보면 킴벌리는 이제서야 명백하게 보이는 몇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면접 도중 정확한 질문을 통해 정보를 얻지 않고 직무소개서 내용과 채용담당자의 말만 믿었다. 채용 제안을 수락하기 전에 회사의 조직도와 예산 정보만 확인했더라면 업무 범위가 당초 생각보다 훨씬 협소하다는 사실을 금방 눈치챘을 것이다. 그리고 직무설계의 중요성에 대해 채용담당자나 CEO와 사전에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논의할 수 있었다.

 

 

킴벌리는 이러한 실책을 만회하고자 자신에게 주어진 직무 범위와 그에 대한 기대치를 바꾸려고 노력했다. 두 차례 시장 내 성과를 올린 그녀는 손익 관리 권한을 가진 COO와 상의해 마케팅 부문의 역할을 다시 설계했다. 이 회사의 CEO도 마케팅 조직의 업무 범위가 넓어져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고 이런 변화를 지지했다. 당시에는 경제 전반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COO도 재무성과에 대한 책임을 CMO와 분담하게 되는 상황을 더없이 반겼다. 시간이 흐르면서 핵심 관계자들은 마케팅 조직이 더 많은 손익 관리 업무를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고, 결국 CMO 역할의 성격도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킴벌리의 사례에서 보듯이 채용 후에도 CMO가 스스로의 업무 범위를 주도적으로 바꾸는 일은 가능하다. 하지만 채용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일치는 회사와 경영진 모두에게 분명한 손해고, 이를 바로잡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든다. 애초부터 CMO가 자신의 능력 및 경력과 일치하는 업무에 에너지를 쏟는다면 회사에도 당연히 이로울 것이다.

 

CEO CMO가 이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우리의 연구가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회사가 처음부터 CMO 직무를 올바로 설계하고 그에 맞는 적임자를 찾아낸다면 다른 동료 임원들은 물론이고 모든 직원과 주주들에게도 좋은 일이다.

 

 

번역: 장효선 / 에디팅: 석정훈

 

킴벌리 A. 휘틀러는 버지니아대 다든경영대학원 마케팅전공 조교수이며 펫스마트의 임원과 데이비드 브라이덜 앤드 비저 홈즈의 CMO를 지냈다. 닐 모건은 인디애나대 마케팅 석학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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