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10월(합본호)

드론 이코노미
크리스 앤더슨 (Chris Anderson)

THE BIG IDEA

드론 이코노미

크리스 앤더슨

 

공중에서 물건을 배달하는 초소형 택배 헬리콥터의 역할은 드론이 가진 잠재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제는 드론이 만들어내는 플랫폼 경제의 파괴력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할 전략을 개발해야 할 때다.

 

 

 

[이미지 닫기]

910_49_1

 

드론, 지금 일하러 갑니다

무인 비행기 드론을 활용한 파괴적 경제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드론 경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그 속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할지  여기에 제시한다.

크리스 앤더슨

 

내 사무실이 있는 길 아래쪽은 요즘 공사가 한창이다. 덕분에 나는 아침마다 윙윙거리는 소음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소리의 주인공은 4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검은색의 소형 헬리콥터, 일명쿼드콥터드론이다. 이 드론은 레일 위를 미끄러지듯 일직선으로 현장 상공을 비행하며 공사 현장을 정찰한다. 현장 근로자들은 위에서 윙윙대는 소리가 이미 익숙한 까닭에 더 이상 고개를 들어 바라보지도 않는다. 공사장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크레인이 별로 특별하게 보이지 않는 것처럼, 드론이 날아다니는 이런 장면도 이젠 일상적인 업무의 한 부분이다. 하늘을 나는 로봇이 건설 현장에서 활약하는 이 상황의 이면에는 진정한 드론 경제의 혁명이 존재한다.

 

물리적 형태를 지닌 모든 것을 지상과 공중에서 정밀 촬영해 디지털로 만드는리얼리티 캡처reality capture’는 마침내 비즈니스의 형태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준의 기술로 성숙했다. 위성과 비행기, 자동차로 데이터를 수집해 2D 3D 형태로 표시하는 구글 지도를 통해 작게나마 이 기술을 엿볼 수 있다. 당초 인간이 사용할 목적으로만 개발된 이런 지도 제작 방식은 이제 자동차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훨씬 더 선명한 해상도를 갖춘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효율적으로 운행하려면 대도시의 상세한 부분까지 그려내는 3D 지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실 세계를 이런 지도 형태로 만들어내는 방법은 현재 영화와 비디오게임 제작에 쓰이는모션 캡처motion capture’기술과도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 기술은 원하는 장면을 만들어 스캐너에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사람들을 스캔장비가 갖춰진 넓은 공간에 배치한 후 필요한 장면을 촬영한다. 하지만 드론을 이용하면 스캐너를 원하는 장면이 있는 곳으로 가져갈 수 있으니 종전과 정반대인 셈이다. 이들은 피사체 주위를 돌며 일반적인 카메라와 스마트 소프트웨어만으로 실제 사진에 가까운 상세하고 현실적인 디지털 모델을 만들어낸다.

 

문득 생각해 보면 우리가 지금 드론을 건설 현장과 영화 제작에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10년 전만 해도 이 기술은 실험실에나 존재했고, 5년 전에는 너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대형마트에만 가도 클라우드에 저장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드론을 구입할 수 있다. 이제 드론은 가격도 매우 저렴하고 공중에 카메라를 쉽게 띄울 수 있는 장점 덕분에 상업적으로 유용한 기기로 자리잡고 있다. 드론이 수집한 데이터는 건설업 외에도 농업(작물지도 제작), 에너지(태양광 및 풍력 발전용 터빈 모니터링), 보험(지붕 스캐닝), 시설물 점검, 통신 등 실제 사물을 다루는 수많은 유형의 산업에서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흔히측정할 수 있는 대상이면 뭐든지 관리할 수 있다고 말해 왔지만, 수많은 사물로 구성된 세계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드론이 지금처럼 일반화되기 전까지는.

 

산업계는 상공에서의 데이터 수집에 지금까지 주로 위성이나 항공기를 활용해 왔다. 하지만 공중 센서로서의 역할은 드론이 이들을 넘어선다. 항상 지구의 3분의 2를 덮고 있는 구름 때문에 시야가 가려지는 위성보다 훨씬 해상도가 높은 데이터를 더 자주 수집할 수 있고, 항공기보다 경제적이고 편리하며 안전하다. 레이저 스캐너에 맞먹는 정확도로 언제 어디서나 상공에서 바라본 모습을 제공할 수 있는 드론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 인터넷을 물리적 세계로 확장하려는 세기적인 프로젝트에서 드론은 3차원, 즉 공중에 도달하는 길을 열어준다. 한마디로비행하는 사물 인터넷Internet of flying things으로 부를 수도 있겠다.

 

물론 드론을 아직 취미용 완구, 혹은 아웃도어용 디지털카메라 고프로GoPro와 함께 장착하는 카메라 세트 정도로 여기는 이들도 있고, 그런 유형의 드론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여전히 높다. 하지만 드론 이전에 등장했던 스마트폰과 같은모험적 상품의 상업화사례에서 보듯이, 드론은 이제 비즈니스용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실전용 데이터 수집 플랫폼, 즉 스마트폰과 맞먹는 개방성과 확장성을 기반으로 무한대에 가까운 잠재적 활용도를 지닌 하드웨어로 떠오르고 있다. 모든앱 경제가 그렇듯이 지금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놀랍고 기발한 활용 방법들이 등장할 것이다. 이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강력한 애플리케이션이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드론 하면 무인 배송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각종 언론에서이것이 바로 멋진(또는 두려운) 미래의 비전이라며 클릭을 유도하는 영상을 보여줄 때 드론이 무언가를 배달하는 모습이 늘 단골로 등장하는 탓도 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무인 배송은 가장 무의미하면서도 가장 복잡한 방법으로 드론을 활용하는 것이다. 매우 복잡한 물리적 환경에서의 자율비행에 관련된 모든 기술과 규제 문제는 스키장의 최상급자용블랙 다이아몬드 슬로프만큼이나 어렵고 복잡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드론 산업은 해당 사안의 연속선상에 놓인 반대쪽 면, 바로데이터에 집중하고 있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문제를 포함, ‘로봇이 앞마당을 날아다닌다는 각종 민원에 시달려야 하는 사유지 상공의 상업적 이용은 최소화되고 있다.

 

드론 경제는 전형적인 파괴적 형태다. 드론은 사람들이 며칠씩 걸려야 할 일을 단 몇 시간 만에 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추고 있다. 또한 다른 수단으로 매우 상세한 시각적 데이터를 얻는 데 드는 비용의 극히 일부만으로 동일한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 이동전화 기지국 점검처럼 아주 위험한 작업에서 사람을 대신하며, 실제 근무 현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말 그대로 비즈니스에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 , 관리비용의 절감이라는 차원에서 다양한 산업 실무 현장에 새로운 통찰력과 역량을 제시하고 있다.

 

다른 로봇들과 마찬가지로 드론은 자율비행이 가능하며, 이는 파일럿과 비행체를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현행 규제에 따르면 드론 운항에는지상 조종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비록 하는 일이 스마트폰 버튼을 누르며 드론이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바라보는 것에 그치더라도 조종사는 있어야 한다. 하지만 드론이 점점 더 스마트해지면서 인간의 시야가 미치는 시각적 라인을 벗어나는 비행, 즉 기체에 장착한 센서와 기계적 시야가 멀리 떨어진 지상에 있는 인간의 눈을 충분히 대신할 수 있는 방식의 비행도 관련 규제 대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완전히 자율적인 활용이 가능해지면 전통적으로 한 비행체에 한 명의 파일럿을 두는 운항 방식이다수의 비행체에 한 명의 파일럿’, 더 나아가다수의 비행체에 조종사가 아예 없는방식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때가 바로 자율성에 따른 경제적 가능성이 진정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물리적 세계를 스캔하는 한계비용이 제로에 이르면 우리는 이런 작업을 훨씬 더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펼쳐지면 위성 대신 저비용으로 고해상도 관측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지구 관측 대중화의 길이 열린다고도 볼 수 있겠다. 언제 어디서라도 하늘에 접근할 수 있는 대안인 것이다.

 

드론 경제는 이제 현실이며, 이를 활용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를 두고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그 방법을 여기 제시한다. 설명을 위해 드론의 기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업무 환경이면서 맨 앞에서 잠깐 언급했던 건설현장으로 돌아가본다.

 

 

근사한 점심 한 끼면 리얼리티 캡처 기술이

건설업은 농업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산업으로 연간 규모가 8조 달러에 이르지만, 실상은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전형적인 상업용 건설 프로젝트는 예산보다 평균 80% 비용이 초과되며 일정도 20개월 지연된다.

 

설계자의 CAD 파일을 띄워 놓은 컴퓨터 화면상에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인다. 하지만 진흙과 먼지로 뒤덮인 현장은 다르다. 예산을 초과한 8조 달러 중 3조 달러가 끊임없이 변경되는 작업 지시와 수정, 스케줄 변동 등으로 낭비되는 현상이 바로 이론과 실제 사이의 차이를 보여준다.

 

드론은 이 차이를 메우기 위해 도입됐다. 내가 있는 사무실 창문 밖을 윙윙대며 현장을 지나다니는 드론은 정밀한 수평 유지 장치인 짐벌gimbal에 탑재된 고성능 카메라로 현장 이미지를 캡처한다. 목표물의 초고해상도 사진을 촬영한 후 사진측량 기법을 활용해 시각적 데이터에서 기하학적 구조를 도출하고, 이를 클라우드로 전송한다. 그러면 데이터가 다시 사진처럼 선명하고 사실적인 2D 3D 모델로 전환된다. 구글은 구글지도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2, 3년 전에 수집된 것으로 보이는 데이터를 활용해 낮은 해상도로 같은 작업을 수행한다. 구글어스에 접속해 3D 버튼을 누르면 이 작업의 결과를 볼 수 있다. 건설현장에서 사무실로 사용하는 트레일러 내부의 화면에는 드론이 오전 나절까지 수집한 데이터로 상공에서 바라본 현장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 화면은 미화 1쿼터 동전 크기만 한 사물도 상세히 볼 수 있을 만큼 확대할 수 있고, 비디오게임이나 가상현실 장면처럼 여러 각도로 회전할 수 있다. 공정의 진행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CAD 파일이 스캔된 화면 위에 겹쳐 있다. , 실제 공정의 모습과 설계 화면을 겹쳐 놓은 것이다. 마치 증강현실 렌즈를 통해이렇게 만들려는 것지금까지 만든 것을 비교해보는 것과 같다. 이 두 모습의 차이가 각 현장에서 매일 수천 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지점이며, 이를 산업 전체로 놓고 보면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그러므로 현장감독관은 건축과정을 매일 모니터링해야 한다.

 

오류와 수정, 그리고 예측범위를 벗어난 문제들은 관념적 설계를 현실에 구현하고자 할 때 불가피한 현상이다. 그래도 충분히 이른 시간에 상충하는 부분을 찾아내 고치거나 피하고, 또는 앞으로 해야 할 작업에 필요한 변화를 반영하도록 CAD 모델을 업데이트라도 할 수 있다면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다. 줄자와 클립보드에서 레이저, 고정밀 GPS, X선에 이르기까지 건설 현장을 측량하는 방법은 많다. 하지만 이들을 사용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현장 전체를 대상으로 사용하는 일은 드물다. 반면 드론을 활용하면 적게는 하루 25달러만으로 현장 전체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나타나는 지도를 매일 작성할 수 있다.

 

 

  • 아티클 다운로드
    (PDF)
    5,000원

    담기바로구매

  • 2017년 9-10월(합본호)
    25,000원
    22,500원

    구매하기

  • 디지털서비스
    1년 150,000원

    디지털서비스란

    신청하기

전략 다른 아티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