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10월(합본호)

경영은 과학 그 이상이다
토니 골스비 스미스(Tony Golsby-Smith),로저L.마틴(Roger L. Martin)

FEATURE MANAGING ORGANIZATIONS

경영은 과학 그 이상이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한계

로저 L. 마틴, 토니 골스비-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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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니스 실무자들과 연구자들은 경영학이 과학이며 경영 의사결정은 면밀한 데이터 분석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빅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경영은 과학이다는 생각이 강화됐다. EY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영진의 81%모든 의사결정의 중심에는 빅데이터가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EY빅데이터는에 의존한 의사결정을 없앨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주장한 계기를 만들어줬다. 관리자들은 이러한 개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중 다수는 응용과학 분야 출신이며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MBA 학위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프레드릭 윈슬로 테일러Frederick Winslow Taylor과학적 경영을 도입했던 20세기 초에 시작된 그 학위 말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MBA 졸업생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만 1년에 15만 명의 졸업생이 배출됐다. MBA는 지난 60년 동안 경영학을 자연과학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노력은 상당 부분 1959년 포드와 카네기재단이 내놓은 미국 경영교육 현황에 관한 보고서에 대응하면서 시작됐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이루어진 이 보고서 작성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MBA는 자격이 부족한 학생들로 채워졌으며 경영학과 교수들은 다른 사회과학이 받아들인 자연과학의 엄밀한 방법론을 따르기를 거부했다. 요컨대, 경영 교육은 충분히 과학적이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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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

 

문제점

빅데이터 혁명은 모든 경영적 의사결정이 과학적 분석을 통해 내려져야 한다는 신념을 강화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방식에는 한계가 있으며 전략적 옵션을 좁히고 혁신을 저해하는 경향이 있다.

 

발생 원인

과학적 방법은 태양이 항상 내일 떠오르는 것과 같이 변하지 않는 자연 현상을 이해하도록 설계되었다.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평가하는 방법으로는 효과적이지 않다.

 

해법

관리자들은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아리스토텔레스가 처음 설명한 은유, 논리 및 감정의 도구를 적용해 실현가능한 내러티브 생각해내야 한다. 그런 다음 내러티브가 적용되기 위해서 무엇이 사실이어야 하는지 가설을 세우고 프로토타이핑을 통해 가설을 검증해야 한다.

 

포드재단이 학술지 창간을 지원하고 하버드경영대학원과 카네기공대Carnegie Institute of Technology(카네기멜런대의 전신), 콜롬비아대, 시카고대의 박사과정 프로그램 설립 자금을 댄 것도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경영학이 과학이라는 건 사실일까? 또 데이터 분석과 지적인 엄격함을 동일시하는 것이 맞는 걸까? 앞으로 우리가 제시하는 바와 같이 위 질문에 대한 답이 둘 다아니오일 때 관리자들은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까? 우리는 데이터 분석에 덜 의존하고 상상력과 실험, 의사소통에 더 의존하는 전략 수립과 혁신을 위한 대안적인 접근 방법을 제시해 보려 한다.

 

우선 과학이 어디서, 또는 누구로부터 시작됐는지 돌아보자.

 

비즈니스는 과학인가?

우리가 과학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플라톤의 학생으로 인과관계와 이를 증명하는 방법론에 대해 처음으로 글을 썼다. 이것이증명또는 증거를 과학의 목적이자진리의 궁극적인 기준으로 만들었다. 이처럼, 아리스토텔레스는 과학적인 탐구에 대한 접근방식의 창시자였다. 이 방식은 갈릴레오와 베이컨, 데카르트, 뉴턴 등이 2000년 후에과학적 방법the Scientific Method’으로 공식화했다.

 

과학이 사회에 미친 영향을 과대평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방법론에 뿌리를 둔 계몽주의 시대의 과학적 발견은 이후 산업혁명과 전 세계적인 경제 발전으로 이어졌다. 과학은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다. 우리가 아인슈타인과 같은 위대한 과학자를 현대판 성인으로 여기게 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또 과학적 방법을 다른 형태의 탐구에 대한 본보기로 보게 된 것과사회 과목이 아닌사회과학을 이야기하게 된 건 더더욱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과학적 방법을 우리가 너무 과도하게 적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할지도 모르겠다. 그는 자신의 접근방법을 정의할 때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경계를 설정했다. 그건다르게는 설명할 수 없는자연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왜 태양은 매일 떠오르고, 월식은 어떻게 일어나며, 왜 물체는 항상 땅에 떨어지는 걸까? 이러한 것들은 모든 인간의 통제를 넘어서는 것이며 과학은 이러한 일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일이 필연적으로 일어난다고 결코 주장한 적이 없다. 이와 반대로 그는 인간의 자유 의지와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선택을 하는 힘을 믿었다. 바꿔 말하면, 사람들이 선택하기에 따라 세상의 많은 것들은 다르게 될 수 있다. 그는우리가 결정을 내리고 그에 따라 의문을 품는 대부분의 것들은 우리에게 대안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우리의 모든 행동은 우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 어떤 무엇도 필요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는다”고 썼다. 그는 이 가능성의 영역이 과학적인 분석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발명과 설득에 의해 주도된다고 믿었다.

 

우리는 이것이 경영전략과 혁신에 관한 의사결정을 할 때 특히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 미래에 나아갈 방향에 대한 그림을 그리거나 단순히 역사를 분석해서 변화를 가져올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고객의 과거 행동을 분석해 디자인한 제품은 절대로 고객의 행동을 탈바꿈시킬 수 없다는 점을 제시하고 싶다.

 

그렇지만 고객의 습관과 경험을 완전히 바꿔 놓는 것은 훌륭한 경영 혁신이다. 스티브 잡스, 스티브 워즈니악과 같은 컴퓨터 분야의 개척자들은 사람들이 상호작용하고 비즈니스를 행하는 방식에 혁명을 일으킨 새로운 장비를 만들었다. 철도, 자동차와 전화는 모두 이전 데이터 분석으로는 예측할 수 없었던 엄청난 행동과 사회적 변화를 가져왔다.

 

혁신가들은 자신들의 창작에 과학적 발견을 포함시키는 경우가 분명히 있지만 그들의 진정한 천재성은 과거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제품이나 과정을 상상해내는 능력에서 나온다.

 

현실 세계는 단순히 과학의 불가항력적인 법칙에 의해 결정된 결과가 아닌데도 진정한 혁신의 가능성을 거부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경영적 의사결정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으며 관리자들은 그러한 제약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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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가능과 불가능

대부분의 상황에는 변화할 수 있는 요소와 변화할 수 없는 요소가 있다. 그 차이를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상황이 가능성에 의해 지배되는지(, 우리가 좋은 쪽으로 바꿀 수 있는 것) 아니면 필요에 의해 지배되는지(변화할 수 없는 요소)를 묻는 것이 필요하다.

 

샘물을 담는 플라스틱 병입(보틀링) 생산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를 위한 표준적인 공정과정은’(소형의 두꺼운 플라스틱 튜브)을 가열하고, 공기 압력을 사용해 병을 본래 크기로 만들고, 단단해질 때까지 식힌 다음 마지막으로 물을 채운다. 전 세계의 수천 개의 병입 라인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 중 일부는 달라질 수 없다. 원재료가 병 모양의 크기만큼 늘어나기 위해서 얼마나 열을 가열해야 하는지, 병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서 공기압은 얼마나 필요한지, 병을 얼마나 빨리 식힐 수 있는지, 얼마나 빨리 물이 채워질 수 있는지는 변하지 않는다. 이는 열역학과 중력의 법칙에 의해 결정되며 이는 경영진들이 바꿀 수 있는 요소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은 엄청나게 많다. 과학의 법칙이 각 단계를 좌우하지만, 수십 년 동안 병입을 지배했던 공정 순서를 따를 필요가 없다. 리퀴폼LiquiForm이라는 기업은 공기를 사용하는 대신 병에 들어가야 할 액체로 압력을 가해 병을 형성했다. 두 단계를 하나로 결합하는 방법이 없을지를 고민해본 뒤 나온 결과다. 이 아이디어는 실행이 가능한 것으로 판명이 났다.

 

경영진은 모든 의사 결정 상황을 ‘(변화) 불가능 ‘(변화) 가능의 상태로 해체한 뒤 논리를 테스트해봐야 한다. 초기 가설이요소는 바뀔 수 없다는 것이라면 경영진은 어떤 자연의 법칙이 이를 시사하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 ‘불가능의 합리적인 근거가 강력하면 현 상황을 최적화 할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접근 방식이다. 이런 경우에는 과학에 주도권을 주고 데이터 및 분석 도구 키트를 사용해 선택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비슷한 방식으로, 경영진은가능으로 분류한 요소를 뒷받침하는 논리를 살펴봐야 한다. 행동이나 결과가 과거와 다를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원 근거가 충분히 강력하다면, 디자인과 상상력에 맡기고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분석틀을 활용하라.

 

데이터가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결론의 충분한 증거가 될 수는 없다. 데이터는 논리가 아니다. 사실 가장 돈을 많이 번 경영 전략들은 증거를 거스르는 것에서 나왔다. 레고의 예르겐 비 크누스토르프Jørgen Vig Knudstorp회장이 적절한 사례를 제공한다. 2008년 그가 회사의 CEO였을 때다. 데이터에 따르면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에 비해 벽돌 장난감에 관심이 훨씬 적었다. 레고를 가지고 노는 아이의 85%는 남자아이였고 여자아이들을 끌어들이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따라서 회사의 많은 매니저들은 여자아이들이 태생적으로 벽돌을 가지고 노는 것을 덜 좋아한다고 믿게 됐다. 그들은 이 일을불가능상황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그러나 크누스토르프는 그러지 않았다. 문제는 레고가 여자아이들에게 집 짓기 장난감을 가지고 놀도록 하는 방법을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는 데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의 직감은 2012년 성공적인 레고 프렌즈 라인의 출시로 입증이 됐다.

 

레고 사례는 데이터가 증거 이상의 것은 아니며 무엇의 증거인지 항상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데이터가 없다고해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만약 새로운 결과나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당연히 과거에서 증거를 찾을 수 있다. 따라서 진정으로 엄격한 사상가는 데이터가 제시하는 것뿐 아니라 가능성의 범위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도 고려한다. 그리고 이는 분석과는 매우 다른 작용인 상상력을 동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가능불가능의 구분은 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유동적이다. 혁신가들은불가능에 도전하면서 그 경계를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강하게 밀어붙일 것이다.

 

기존의 프레이밍 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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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기 위해선 먼저 틀을 깨뜨려야 한다. 현 상황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인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떨쳐내기 어려운 인식이다.

 

우리는 최근 비영리단체 고객을 둔 컨설팅회사에 자문을 하면서현상유지의 함정status-quotrap’에 대한 좋은 예를 알게 됐다. 비영리단체는 특정 프로그램에 직접 비용으로 쓸 자금은 넉넉하게 후원을 받는다. 하지만 간접비용에 대한 지원을 얻기 위해 애를 먹어재정 악순환에 직면한다. 예를 들어, 한 대형 사설 재단은 한 자선단체가 남미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진행했던 여학생 교육 프로그램을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지역으로 확장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모두 댈 수 있지만, 운영과 관련한 간접비용과 프로그램 개발 비용은 일부만 보장해 주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간접비용은 대부분의 프로그램 전체 비용의 40~60%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기부자들은 보통 기부금의 10~15%만 간접비용으로 쓸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비중을 낮은 수준으로 설정한다.

 

컨설팅회사는 이런 문제 정의 프레임을 받아들이고, 기부자들의 생각을 파악하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시켰다. 기부자들이 간접비용에 할당된 비율을 늘리도록 설득하는 것이 전략적인 과제라고 믿었다. 기부자들은 간접비용을 일종의필요악으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이 컨설팅회사는 믿었다. 최종 수혜자에게 돌아가야 할 자원의 일부가 중간에 새 나가는 것이라고 말이다.

 

우리는 회사 파트너들에게 이런 생각이 맞는지 확인해 보라고 했다. 기부자들을 설득하려고만 하지 말고 먼저 간접비용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들어보라고 했다. 파트너들이 들은 얘기들은 놀라웠다. 기부자들은 비영리기구의 재정 악순환 문제를 잘 알고 있었고 싫어했다. 자신들이 그 현상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 문제는 기부자들이 간접비용을 관리하는 관리자들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일단 잘못된 믿음에서 해방되자, 파트너들은 빠르게 비영리단체가 비용 관리 역량을 키우고 기부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광범위한 프로세스 중심의 해법을 고안했다.

 

이해관계자들의 말을 듣고 공감하는 것은 공식 설문조사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처럼 엄격하거나 체계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이는 인류학자, 민속학자, 사회학자, 심리학자 및 기타 사회과학자들에겐 익숙한, 통찰력을 얻는 데 입증된 방법이다. 많은 경영 리더들, 특히 디자인 중심의 사고와 기타 사용자 중심의 혁신에 대한 접근 방식을 적용하는 이들은 인간 행동을 이해하는 데있어서 관찰에 의한 정성적인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예를 들면, 레고의 크누스토르프가 제기한 성별에 대한 의구심은 4년동안 민족지학적ethnographic연구를 촉발했다. 연구는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에 비해 협동적인 놀이에 더 흥미를 보이기 때문에 협동을 요하는 집 짓기 장난감이 여자아이들에게도 매력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민족지학적 연구는 강력한 도구이기는 하지만, 새로운 틀의 시작점에 지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당신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계획을 세운 뒤 그 비전을 가지고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의 생각을 제한해온 과거의 틀을 대체하는 새로운내러티브,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은 자연과학의 원칙과는 전혀 다른 원칙을 가지고 있다. 자연과학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지만 이야기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묘사할 수 있다.

 

 

 

설득력 있는 내러티브 구성하기

믿기 어렵겠지만, 우리에게 과학적 방법을 알려준 바로 그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흥미진진한 내러티브를 만드는 방법 또한 제시했다. ‘수사학The Art of Rhetoric’에서 그는 설득 시스템의 3가지 요인에 대해 설명한다.

 

•에토스:현 상황을 변화시킬 의지와 성격.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이야기 작성자가 신뢰성과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

•로고스:논쟁의 논리적 구조. 문제를 가능성으로, 가능성을 아이디어로, 아이디어를 행동으로 탈바꿈하는 엄격한 논거를 제공해야 한다.

•파토스:공감하는 능력. 대규모 변화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저자가 청중을 이해해야만 한다.

 

두 대형 보험회사의 수십억 달러 규모 합병 사례를 통해 에토스와 로고스, 파토스 사용 방법을 살펴볼 수 있다. 두 기업은 오랜 경쟁자였다. 이 합병에선 승자와 패자가 있다. 위에서 아래까지 모든 직원들은 긴장했고 불안해했다. 게다가 두 기업은 각각 인수를 통해 성장했기 때문에 사실상 20~30개에 이르는 서로 다른 문화의 합병이나 다름 없었다. 이렇게 이어져온 작은 그룹들은 독립적이었고 시너지를 내기 위한 회사의 통합 노력에 저항했다. 설상가상으로 합병 직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보험시장이 8% 축소됐다. 따라서 합병된 기업 리더들은 쇠퇴하는 시장, 의심 많은 조직문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렸다.

 

합병 후 통합에 대한 통상적인 접근방식은 합리적이고 축소지향적이다. 두 조직의 현재 비용구조를 분석한 뒤 역할이 중복되는 직원을 해고해 둘을 하나의 효율적인 구조로 합치는 것이다. 그러나 합병된 이 회사의 리더는 일반적인 방식을 따르고 싶지 않았다. 그보다는 밑바닥에서부터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싶었다. 이 회사의 경영진은 일반적인 합병 후 통합보다 더 크고 더 나은 무언가를 성취하는 목표를 명확히 함으로써 에토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그는 로고스가 필요했다. 다른 미래를 위한 강력하고 흥미로운 논거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는번성하는 도시에 합병한 회사를 비유해 새로운 로고스를 구축했다. 새로운 조직은 도시와 마찬가지로 계획된 방식은 물론 계획되지 않은 방식으로도 성장하는 다양한 생태계가 될 것이라는 의미에서다. 모두가 성장의 일부가 되어 도시에 기여할 터였다. ‘번성하는 도시라는 논리는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몰입하고 자신의 가능성과 조직에서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게 할 정도로 직원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

 

직원들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건설하는 데 전념할 수 있는 감정적인 연결고리를 만드는 파토스 또한 필요 했다. 이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리더십 그룹은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을 채택했다. 일반적으로 임원들이 합병 후 통합 계획 관련 의사소통을 할 때는 주로 토론회와 프레젠테이션, 이메일을 활용한다. 직원들은 메시지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이 된다. 그 대신 이 회사의 리더십 그룹은 협업 세션을 구성했다. 이 세션에서 직원들은 부서별로번성하는 도시에 빗댄 회사의 성장방식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고, 이를 활용해 과제를 고민하고 실행방안을 계획했다. ‘번성하는 도시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보험사의 사고·신고 처리부(Claim Department)는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 재무부서는 어떨까? 실제로 리더들이 지어놓은 큰 내러티브 안에서 직원들은 자신들만의 작은 내러티브를 만들었다. 이 접근방식은 용기를 필요로 했다. 보수적인 산업에 속한 이렇게 큰 조직에는 너무나도 유별나고 장난스럽게 여겨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접근법은 대성공이었다. 6개월 이내에 직원 참여 점수는 비참한 48% 수준에서 90% 수준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는 성과로 이어졌다. 산업이 불황인 상황에서도 회사 비즈니스의 8%가 성장했으며 고객만족도 점수는 평균 6점에서 9(1~10점 척도)으로 올랐다.

 

이 사례는 또 다른 수사학적 도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바로 한 문장 안에 내러티브의 기본 뼈대를(arc) 포착하는 강력한 은유다. 잘 만들어진 은유는 세 가지 설득의 요소를 모두 강화한다. 논리적 논점인 로고스를 더 흥미롭게 만들며, 관객들이 논점에 공감하게 돕는 파토스를 더 강력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더 흥미롭고 매력적인 요소인 에토스는 리더의 도덕적 권위와 신뢰성을 향상시켜 준다.

 

 

은유가 중요한 이유

강력한 은유(메타포)에 의해 좋은 이야기가 뿌리를 내린다는 건 잘 알려져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자신은 다음과 같이 관찰했다. “통상적인 말은 우리가 이미 아는 것만을 전달한다. 우리는 은유를 통해서만 뭔가 새로운 것을 가장 잘 포착할 수 있다.” 사실 그는 수사학에서 은유에 대한 숙달이 성공의 열쇠라고 믿었다. 그는은유의 마스터가 되는 것이 단연 최고의 위대함이다. 그것은천재성의 표시라고 썼다.

 

어쩌면 비과학적인 구조에 관한 이러한 주장이 과학적으로 확인이 됐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한 것 같다. 인지과학 분야의 연구는 창조적인 통합의 핵심 엔진이유동적인 연상작용(associative fluency)’이라는 걸 증명했다. 이는 보통 연관성이 없는 두 가지 개념을 연결해 새로운 아이디어로 만들어내는 정신적인 능력을 말한다. 개념들이 더 다양할수록 창조적인 연관성은 더 강력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는 더욱 기발하다.

 

새로운 은유는 통상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두 가지를 비유하게 된다. 예를 들면, 햄릿이 로젠크란츠에게덴마크의 감옥라고 말했을 때, 그는 두 가지 요소를 독특한 방식으로 연관 짓는다. 로젠크란츠는덴마크의 의미를 알고감옥의 의미도 안다. 그러나 햄릿은 그가 아는 덴마크도 아니고 감옥도 아닌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이 세 번째 요소가 바로 독특한 조합으로 만들어진 기발한 아이디어 또는 창조적인 통합이다.

 

연관이 없는 개념을 연결하면 제품 혁신이 나오기도 한다. 새뮤얼 콜트Samuel Colt가 발명한 회전식 리볼버 권총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는 젊은 시절 배에서 일하면서 선박의 키가 클러치에 의해 회전하거나 잠기는 방식에서 힌트를 얻었다. 한 스위스 엔지니어는 산에서 걷다가 옷에 엄청나게 잘 달라 붙는 까끌까끌한 씨앗의 접착 성질을 알아 차린 후 벨크로(찍찍이)를 만드는 데 적용했다.

 

은유는 소비자들이 이해하고 결부 짓는 것을 거들어 혁신을 더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초기에말 없는 마차, 오토바이는모터가 달린 자전거로 묘사됐다. 스노보드는 단순히눈에서 타는 스케이트보드였다. 스마트폰을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필수 기기로 만든 진화의 가장 첫 단계는 1999년 리서치 인 모션Research in Motion이 출시한 블랙베리BlackBerry 850였다. 이 제품은 이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삐삐로 판매됐다. 초기 사용자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은유인 셈이다.

 

훌륭한 은유 없이 흥미로운 서사를 고안해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세그웨이Segway(전동으로 움직이는 이륜 이동수단)의 실패만 봐도 알 수 있다. 슈퍼스타 발명가 딘 카먼Dean Kamen이 개발했고 차세대 대표 아이템으로 과대포장 됐던 이 기계는 수억 달러대의 벤처캐피털 자금을 조달해 개발됐다. 첨단기술을 훌륭하게 적용했지만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다. 높은 가격이나 규제와 같이 실패의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핵심 이유는 세그웨이가 비교 가능한 대상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고 우리는 주장하고 싶다. 사람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차에서처럼 앉는 것도 아니고 자전거 탈 때처럼 페달을 밟은 것도 아니고 오토바이처럼 핸들을 조종하는 것도 아니었다. 전에 세그웨이가 돌아다니는 걸 봤을 때를 생각해 보라. 아마도 기계에 타고 있는 사람이 우스꽝스럽고 엽기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비교할 만한 긍정적 경험이 없으므로 우리의 마음은 세그웨이로 가지 않았던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식의 주장이 은유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단지 훨씬 어려울 뿐이다. 말 없는 마차가 세그웨이보다는 팔기가 쉽다.

 

효과적인 내러티브 선택하기

가능성의 영역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강력한 은유가 있는 서너 가지 설득력 있는 서사를 만들어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런 뒤에 어떤 것이 가장 적합한지 합의하기 위한 테스트 과정을 거치게 한다. 이것이 의미하는 건 뭘까? ‘불가능의 세상에서는 데이터의 신중한 분석이 최적의 결정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우리가 뭔가를 존재하게 만들고자 하는가능의 세상에는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없다. 가진 옵션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해야 한다.

 

조건을 명확히 하라.제안한 변화가 원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것을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그 제안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세상에서이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명제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에서 무엇이 진실인지를 토론하기보다 이 같은 사고방식을 통해 혁신가들이 새로운 합의점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조건의 대부분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지 그룹이 동의하고 책임있게 실행하는 것이 주안점이다.

 

이것이 새로운 의자를 개발한 일류 사무용 가구 회사가 몇 년 전에 추구한 접근방식이었다. 이 회사가 만든 신제품은 시장에 나온 어떤 의자보다도 근본적으로 뛰어나게 설계됐다. 그러나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었고 일반 사무용 의자의 2배 가격으로 팔아야 했다. 정량적 시장조사에 따르면 고객들이 새 제품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은 포기하지 않고 고객들의 무관심을 열정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명제가 참이 돼야 하는지를 물었다. 만약에 고객들이 실제로 의자를 사용해 본다면 획기적인 성능을 경험하고는 열광적인 지지자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회사는 고객 시험 사용을 기반으로 한 출시 전략을 들고 나왔다. 이후 이 의자는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고 인기가 많은 사무용 의자가 됐다.

 

곧 이어 이 회사의 매니저들은 벽과 천장, 바닥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새로운 사무실 디자인 콘셉트에 대해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제품은 내장을 하지 않은 새 건물에 설치할 수 있어 사무실 공간을 구축하는 비용을 대폭 낮출 수 있다. 고객과 빌딩 세입자들은 당연히 관심을 보일 터였다. 그러나 새 시스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건물 소유주도 이를 받아들여야 했다. 안타깝게도 새 시스템은 건물주들이 통상적으로 얻는 사무실 공사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없애기 때문에 세입자들에게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건물주들이 협조를 해줄 것 같지는 않았다. 이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새로운 데이터를 만들어라.가능의 세상에서 실험 접근 방식은불가능세상에서의 접근방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불가능세상에서는 관련 데이터에 접근하고 엮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때로는 단순히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의 통계자료를 찾아보는 일일 수도 있다. 어떤 때는 설문조사와 같은 방식을 통해 데이터를 파헤쳐야 한다. 또한 수집한 데이터가 제시하는 바가, 예를 들면 소비자는 제품의 좋은 기능보다 긴 제품 수명을 선호한다는 것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공인된 통계 테스트를 적용해 검증해야 할 수도 있다.

 

‘가능’ 세계에서는 관련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미래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이 과거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여준 뒤 그들의 반응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과 같이프로토타이핑을 통해 데이터를 만들어 내야 한다. 사용자들이 예상대로 반응하지 않으면 프로토타입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그런 다음 혁신이 성공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데이터를 만들어낼 때까지 이와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물론 명백하게 안 좋은 프로토타입 아이디어도 있다. 여러 개의 내러티브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각각에 대해 무엇이 사실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개발하고 모두를 위한 프로토타이핑 연습을 수행한다면 어떤 내러티브가 실전에서 가장 설득력이 있는지 의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 참여하면 팀원들은 선택한 내러티브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보다 책임감을 갖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데이터의 과학적인 분석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었다고 해서 모든 경영적인 의사결정까지 그것을 토대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물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변하지 않는 세상을 어떤 경쟁자보다도 더 빠르고 철저하게 이해하기 위해 과학적인 방법을 이용할 수 있으며 그래야만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다 정교한 데이터 분석의 개발과 빅데이터에 대한 열정은 순수한 자산이 된다.

 

그러나 사물이 변할 수도 있는 맥락에서 과학을 활용할 때 우리는 무심코 변화가 불가능하다고 믿게 된다. 이 영역은 더 나은 것을 발명하는 이들에게 넘어가 버릴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그것을 회의적인 눈으로 바라보며오래 가지는 못할 거야’ ‘이례적인 현상이야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경쟁사가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고객이 그것에 의해 설득당했음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어버린 것이다. 이것이 분석적인 방법론을 적절한 부분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비즈니스 세계에 적용할 때 치르는 대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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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김선우 / 에디팅:이미영

 

로저 L. 마틴(Roger L. Martin) Martin Prosperity Institute의 소장이자 토론토 로트먼경영대학원의 전 학장이다. ‘Playing to Win 승리의 경영전략(진성북스, 2013)’을 공동으로 썼다.

토니 골스비-스미스(Tony Golsby-Smith)는 지금은 액센추어 전략(Accenture Strategy)의 일부가 된 호주 시드니의 컨설팅기업 세컨드 로드(Second Road)의 창립자이자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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