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3-4월호

장수(長壽)가 가져온 새로운 기회
폴 어빙(Paul Irving)

ARTICLE

장수(長壽)가 가져온 새로운 기회

고령화시대의 새로운 소비시장

폴 어빙

 

 

 

 

로벌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소비자 기회와 시장이 등장할 것이다. 모든 기업은 노년층 고객의 니즈, 욕구, 구매력을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첫 번째 아티클에서 나는 조직이 나이든 직원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내부에서 시작할 수 있는 직원 중심의장수전략을 개괄적으로 서술했다. 이번에는 소비자를 상대로 한 대외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시니어용 제품과 서비스 시장은 이미 탄탄하며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뚜렷한 소비습관과 서비스 니즈로 인해, 2015년 현재 50세 이상 미국인은 소비자 직접 지출 및 관련 경제활동 부문에서 76000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와 미국은퇴자협회의 2016년 공동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전체 가계 자산의 80% 이상을 쥐고 있다. 또 미국은퇴자협회가 2010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노년층의 90%가 계속해서 자가주택 거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체가 노인층의 니즈에 잘 대응할 수 있다면, 더 많은 노인이 계속 자기 집에 살면서 지속적으로 경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2020년이 되면 60세 이상 인구의 글로벌 소비력이 연간 15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남보다 앞서 생각하는 기업에는 흥미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열릴 것이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노년층은 앞으로 소비시장과 자산시장의 형태를 바꿀 것이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는 지금 추세로 볼 때 글로벌 경제 성장동력 중 하나인 60세 이상 인구가 2015~2030년까지 전체 도시 소비증가율의 절반을 차지하리라고 전망한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와 미국은퇴자협회의 공동보고서는 이렇게 썼다. “장수경제가 경제영역을 변화시키면서 노동인구의 형태를 바꾸고, 기술의 발전과 혁신을 촉진하고, 노화에 대한 인식을 뒤집고 있다.”

 

여러 업계에 걸쳐, 인간의 생활을 개선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제 건강 분야에서는회색이 대세gray is the new black라고 전한다. 생명공학, 디바이스, 제약, 돌봄서비스 분야의 신제품과 신규 서비스는 모두 노년층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123개 포장소비재 카테고리 가운데 119개에서 노년층이 소비를 주도한다. 노년층은 어느 연령층보다 식료품점에서 돈을 많이 쓰고 새 차를 더 많이 구매한다. 노년층은 호화여행 소비의 80%를 차지한다. 노년층은 교통, 엔터테인먼트, 음식, 주류에 대한 구매욕이 강해서, 참신한 아이디어와 혁신 제품을 소비할 거대한 표적시장이 되고 있다.

 

금융서비스 업계는 일찍부터 노년층, 그중에서도 주로 은퇴를 계획하고 있는 이를 대상으로 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길어진 노후를 준비하는 고객과 클라이언트 덕분에 은퇴는 이 업계의 강력한 성장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고령 노동자와 기업가를 위한 금융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장수시장 중에서도 고령 투자자의 금융자산에 의해 주도되는 이 분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60세 이상의 인구가 전 세계 부의 대부분과 미국 가처분소득의 70%를 쥐고 있다.

 

대다수 기업의 장수마케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노년층 소비자를 겨냥한 전략이 필요하다. 새로운 기회, 새로운 시장을 파악하는 일은 시작에 불과하다. 나이차별적이고 구시대적인 메시지를 사용하지 않으려면 기업이 노년층에 대한 기존의 지식을 재고해야 한다. 고령직원을 제품 기획,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투입해 이들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야 한다. 노인들이 참여하는 포커스그룹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에 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

 

대다수 기업의 장수시장 전략은 아직 초기 단계다. 하지만 앞서 나가는 몇몇 업계 기업의 현황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필립스와 네슬레는 노년층이 주도하는 여러 트렌드를 활용하기 위해 사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이들 기업은 향후 엄청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이는 건강과 웰니스를 미래 중점 사업으로 삼았다. 필립스는 조지타운대 맥도너경영대학원의 글로벌 소셜 엔터프라이즈 이니셔티브와 함께 노년층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커넥티드 케어 솔루션, 안전 애플리케이션, 인지건강을 위한 혁신기술 등 신기술을 개발 중이다. 그 결과, 예를 들면 환자와 의사가 보안 디바이스를 통해 핵심 의료정보를 열람, 모니터링, 공유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네슬레는 개인 맞춤형 식이요법과 영양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 중이며, 건강보조식품 회사와 제약회사의 지분을 매입 혹은 인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얼마 전 시니어용 원격의료 및 개인 비상대응 서비스 제공업체 그레이트콜GreatCall을 인수한 베스트바이Best Buy는 노년층 고객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레이트콜의 고객층에 접근함으로써 베스트바이는 건강 서비스 및 모니터링 업계에 더 깊이 침투하고, 자사의 효율적인 공급망과 마케팅 영향력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베스트바이가 시니어 시장의 규모와 잠재력을 알아보고, 새로운 서비스 사업 분야를 통해 자사의 제품 및 서비스를 다각화하고 전자제품에 대한 마진 압박을 상쇄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했다면서 이번 인수를 반겼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고객 대면업무를 하는 직원들이 노년층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은행은 기대수명 연장이 의료서비스 선택, 주거 이슈, 은퇴 및 재정적 안정에 대한 새로운 문제를 제기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내가 속한 USC 레너드 데이비스 노인학대학과 공동으로 장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고객상담사들에게 노인층 고객의 경험, 우선순위, 투자 목적 등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우버와 리프트는 각각 고령자 친화적 웹도구, 애플리케이션, 전화 시스템을 통해 노인들에게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동성이 건강과 웰빙에 상당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두 차량공유 회사는 노인, 노인이 있는 가족, 간병인에게 더 쉽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른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여러 가지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테면 두 회사는 노인들이 차량서비스를 간편하게 예약할 수 있도록 호출서비스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리프트는 그레이트콜과, 우버는 라이드위드24RideWith24와 손잡았다.)

 

인텔은 건강 이상을 알려주는 사물인터넷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5G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건강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전달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개발 등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 가정보안시스템 업체 네스트Nest는 노인이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스마트홈 제품 라인을 변경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런 사례는 장수시장의 전망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장수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제품·서비스 설계 방법뿐만 아니라 홍보 방법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노인에 대한 정형화된 이미지 대신 현실적인 이미지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미디어와 광고의 힘을 이용해야 한다. 노년층 고객은 자신을 가르치려 들기보다 자신의 니즈에 공감해 주기를 바란다. 기업은 노화의 긍정적 측면과 현실적 측면을 동시에 강조하면서도 이런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아직 갈 길이 먼 기업이 많지만, 제대로 방향을 잡아 나아가는 기업도 있다. 도브는 프로에이지Pro-Age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펼쳐 시장점유율을 대폭 늘렸다. 요거트 브랜드 다농은 액티비아 요거트 마케팅을 소화 건강이라는 보편적 이슈에 중점을 뒀다. 2017년 얼루어 매거진은 스킨케어나 메이크업 관련 서술을 할 때안티에이징이라는 용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선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노년층 소비자의 니즈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만족시킬지에 대한 이해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노인인구는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이 질문에 답하는 일은 결코 간단치 않다. 만능 해결책이 없다. 그래도 우리는 사람들이 더 오래, 더 편안히, 더 의미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과 서비스, 노인에 대한 낙인이나 정형화된 이미지에 기대 홍보하지 않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수요가 이미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수요는 향후 몇 십 년간 급성장할 것이며, 당장 이를 만족시키는 기업이 있다면 상당한 이익을 거둘 것이다. 실로 엄청난 기회가 있는 셈이다. 이 기회가 기업 실적과 사회에 공히 이득을 안겨줄 것이다.

 

 

폴 어빙(Paul Irving)은 밀켄연구소 고령화센터 회장이자 Encore.org 이사회장이다. USC

레너드 데이비스 노인학대학 상주 학자로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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