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6월호

보잉은 737맥스 여객기 추락 사건에 어떻게 대응해야 했을까
샌드라 서처(Sandra Sucher)

CRISIS MANAGEMENT

보잉은 737맥스 여객기 추락 사건에 어떻게 대응해야 했을까

샌드라 J. 서처

 

 

 

 

섯 달 간격으로 보잉 737맥스 여객기가 두 차례 추락하는 충격적인 사건을 보면서 의문을 떨칠 수가 없다. 보잉은 왜 여객기 운항을 중단하지 않았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미 연방항공청(FAA)의 이전 판단을 뒤집고 여객기 운항 중단을 명령하기 전까지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과 아메리칸항공은 왜 이 기종을 계속 운항했을까?

 

 

이 같은 사건들은 리더에게 있어 고난이다. 3 10일 일요일, 두 번째 사고기인 에티오피아항공기의 추락 원인은 신속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각국 항공당국의 의견도 갈렸다. 유럽과 아시아는 비교적 신속하게 737맥스 8기종 운항을 중단한 반면, 미국 FAA검토 결과, 시스템 결함 문제가 아니며 항공기 운항 중지를 명령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인들도 거들었을 뿐만 아니라 데니스 뮬렌버그Dennis Muilenburg보잉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사 항공기의 안전에 대해 안심시키려 했다. 트럼프는 트위터에난 내가 탄 비행기를 아인슈타인이 조종하는 걸 원치 않는다고 썼다. 요즘 항공기의 설계가 너무 복잡해지고 있다고 불만을 표한 것이었다. 3 13일 수요일, 뉴욕타임스는 현재까지 40개국 이상이 보잉 737맥스의 운항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이 모든 혼란은 어느 쪽에도 득이 될 게 없다. 해당 기업 투자자, 회사 직원, 승객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잉사의 리더들이 상황을 더 잘 프레이밍 했더라면, 많은 혼란을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재앙이 시작될 무렵 리더가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가 있다. 바로, 프레이밍의 기술을 이용하여 문제의 본질을 설명하는 것이다. 프레임은 문제와 기회를 파악하는 우리의 사고방식을 형성한다. 그리고 다루고 있는 문제가 어떤 종류인지 알려준다. 이걸로 문제의 유형을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행동하고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안도 찾을 수 있다.

 

1982, 시카고에서 타이레놀을 복용한 사람 7명이 숨진 사건(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이 발생하자, 당시 존슨앤드존슨 CEO였던 제임스 버크James E. Burke는 이 사건은 공중보건 문제라고 선언했다. 다들 주지하다시피, 이러한 프레이밍을 기점으로 존슨앤드존슨은 사람 목숨이 달린 위태로운 상황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모범 사례를 만들 수 있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사고발생 지역의 타이레놀만 수거하라고 권고했음에도, 존슨앤드존슨은 미 전역에서 시판된 캡슐형 타이레놀을 모두 수거했다. 쉽게 열 수 없도록 포장을 새로 디자인했고, 6주 만에 시장에 내놓았다. 첫 번째 사건 이후 4년 만에 두 번째 독살사건이 발발했을 때, 버크는 전국에 방송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존슨앤드존슨은 임의로 개봉할 수 없도록 설계된 캐플럿형caplet타이레놀만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그런 결정을 내렸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표했다.

 

버크는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의 본질을 여러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회사를 무너뜨리려는 누군가의 수작이라고 할 수도 있었고, 존슨앤드존슨 공장에서 소매점으로 유통하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라고 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살인범의 단독 범행으로 책임을 전가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각 프레이밍에 따라 다른 방책을 마련해야 했을 것이다. 버크가 독극물 사건을 누군가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면, 존슨앤드존슨을 파멸시키려는 익명의 아웃사이더를 상대로 큰 희생을 감수하며 승소하기 힘든 전쟁을 벌여야 했을 것이다. 유통 문제로 간주했다면, 타이레놀 공급망과 시스템의 결함 가능성을 철저히 검토해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살인범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했다면? 이러한 일반화가 현실에서 얼마나 대책 없는 주장으로 간주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 그리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기업 시스템을 향한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보잉사의 뮬렌버그 CEO는 대통령 등 여러 사람에게 이 항공기가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자동항법장치 오작동으로 인해 기수가 아래로 향할 경우, 조종사들이 사태를 파악하고 자동항법장치를 중단할 수 있도록 훈련 프로그램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 뮬렌버그의 프레임은 이러한 듯하다. ‘이건 조종사 훈련으로 해결 가능한 기술적 문제다.’

 

공산품의 오작동 사건에서 흔히 사용되는 프레임이다. 그러나, 두 추락사건의 유사점이 우연의 일치인지 혹은 시스템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신호인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더 많은 사람이 위험에 노출됐다는 점과 많은 나라의 항공당국이 사고기 기종 운항을 중단했다는 점을 간과한 채 설정된 프레임처럼 보인다. 항공규제당국들이 내린 조치는인간의 안전 최우선프레임을 반영한 것이다. 이는 보잉사가 대중에게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는 리스크가 얼마나 불확실하고 위험한 건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럼 보잉은 어떻게 말할 수 있었을까? 더 나은 프레임은 아마 이랬을 것이다. ‘저희는 이 기술적 문제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추락 원인이 밝혀지고 저희와 글로벌 항공당국들이 항공기를 다시 운항해도 되겠다고 확신할 때까지 737맥스 8s 9s의 운항 중단을 권고합니다.’

 

이러한 프레이밍으로 더 확실한 조치를 취할 수 있고, 인명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각 나라의 항공당국들과 제휴할 수 있다. 그리고, 대통령의 명령이 떨어지기 전 보잉이 이렇게 성명을 발표했더라면, 대중과 관계자들에게 더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사건의 교훈은, 지도자가 뭔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 먼저 냉정히, 열심히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회사가 직면한 문제의 유형을 파악하고, 명료한 언어를 사용해 이를 설명해야 한다. 일의 수습을 담당할 사내 직원들과 이 사건을 외부에서 지켜보고 있는 대중에게, 회사가 지금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 이해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프레이밍은 목적에 맞게 신중하게 사용돼야 하는 도구다. 잘 활용하면 놀라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직원들이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도록 북돋아주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대중에게 우리 회사의 판단력과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줄 수 있다. 심지어 존슨앤드존슨의 사례처럼 문제가 미해결 상태로 남아 또다시 상대해야 할 상황이 오더라도 말이다.

 

 

번역 황영지 에디팅 조진서

 

샌드라 J. 서처(Sandra J. Sucher)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경영실무 담당 교수이자

펠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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