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6월호

미래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기후변화 전략
잔프랑코 잔프라테(Gianfranco Gianfrate),조지프 E. 알디(Joseph E. Aldy)

FEATURE OPERATIONS

미래에 철저하게 대비하는 기후변화 전략

똑똑한 기업들은 탄소가격을 직접 매긴다.

 

조지프 E. 알디, 잔프랑코 잔프라테

 

 

 

전세계 날씨가 극단적으로 변하면서 기후변화가 기업에 주는 위협은 더 이상 이론상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들은 점점 더 심해지는 허리케인과 폭염, 화재, 가뭄으로부터 자산과 공급망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러한기후 리스크를 계산에 넣는 기업이 늘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은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아직 완전히 받아들이지 않은 위협이 있다. 바로 탄소 리스크다. 이는 기후변화 정책이 기업의 전략과 수익에 끼치는 영향을 말한다. 지구온난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기업들은 탄소 배출에 대한 대가를 높이려는 정부의 강력한 조치를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준비되지 않은 기업을 도태시킬 수도 있다. 우리는 이 글에서 미래에 대비하고 더 나아가 그 안에서 성공하기 위해 더 많은 기업에서 채택하고 있는 접근방식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바로 내부탄소가격제다.(‘내부탄소가격제의 증가참고). 핵심은 기업 외부의 탄소가격을 반영해 기업의 자체 배출에 금전적 가치를 매기는 것이다. 2017년 거의 1400곳에 이르는 기업들이 내부탄소가격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거나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앞으로 보여주겠지만, 탄소 배출에 가격을 매기면 회사들은 투자를 평가하고, 위험을 관리하고, 전략을 세우는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IDEA IN BRIEF

 

과제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기후변화의 위협을 자산과 운영 프로세스 전 과정에 적용하려고 한다. 하지만 기후변화 정책이 회사 전략과 수익에 미치는 리스크를 고려하는 데에는 적극적이지 못하다.

 

해결책

기후변화 정책으로 인해 탄소배출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갈수록 많은 기업들이 투자를 평가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며, 전략을 세울 때 자체 배출량의 금전적 가치를 설정하고 있다.

 

과정과 이점

기업들은 자신이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국가와 지역의 탄소가격을 예측한 후 자사의 탄소배출량과 정부의 탄소가격 추이를 반영한 내부탄소가격(ICP)을 설정해야 한다. 정교하게 계산된 ICP를 통해 회사는 향후 규제에 대처할 수 있고 장기적 이득도 얻을 수 있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맥락을 한 번 살펴보자. 기존 기후 및 에너지 정책을 폐지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을 감안하면 미국 기업들은 압박이 사라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을 제외한 세계와 많은 미국의 주들은 기후 변화와 싸우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힘겹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세계 경제의 절반에 해당하는 60개 이상의 지역, 국가 및 지방정부는 탄소 배출에 가격을 매기는 정책을 시행했으며, 184개국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파리협정을 비준했다. 멕시코와 스웨덴 정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정부 및 기타 관할 정부들은 현재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과 유럽연합, 캘리포니아 등은 배출량을 줄이는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총 배출량을 제한하는 배출총량거래cap-and-trade프로그램을 새롭게 시행하고 있다.(‘정부의 탄소가격 결정 방법참고).

 

따라서 미국 정부 정책이 후퇴하고 있기는 하지만 미국 기업들은 탄소가격이 오를 경우 잠재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배출 비용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주정부 차원의 배출총량거래 프로그램을 도입해 이미 미국에서 소비되는 전력의 약 4분의 1에 대한 탄소가격 책정이 이뤄졌다. 둘째, 화석연료 경제와 에너지 효율 가전제품, 바이오 연료, 재생 에너지 관련 규정과 같은 연방 및 주 정부 정책들은 이를 준수해야 하는 기업에 암묵적인 탄소가격을 부과할 수 있다. 셋째,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장비 및 공장, 발전소에 투자할 때 미래 행정부나 의회에 의한 탄소가격의 확대 적용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많은 미국 기업들은 이미 탄소세나 배출총량거래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에서 사업을 하거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기업들이 이런 수많은 정책에 의해 야기되는 위험을 계량화하거나 잠재적인 기회를 포착하기 어려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그 정책들이 얼마나 이질적이고 변덕스러운지 생각해 보라. 예를 들어, EU 배출권거래시스템Emissions Trading System의 배출총량거래 허용량은 2017년에 이산화탄소 1t 5유로에 거래됐지만 2018년에는 1t 20유로 이상으로 급등했다. 이 가격은 스웨덴의 일부 이산화탄소 배출원에 적용되는데, 그곳의 다른 기업들은 1t 90유로보다 많은 별도의 탄소세를 물게 된다. 또 캘리포니아의 배출 허용량은 북동부와 대서양 중부 지역의 전력 부문 배출총량거래 프로그램인 지역온실가스구상Regional Greenhouse Gas Initiative의 세 배에 이르는 가격에 거래됐다.

 

탄소 정책은 지역에 따라 다 다를 수 있지만 한 가지는 사실상 확실하다. 결국에는 모든 관할 지역이 어떤 종류의 가격 체계를 갖추게 된다는 점이다. 내부탄소가격(ICP)을 책정하면 기업들은 향후 불확실한 외부 가격 체계에 대비할 수 있고 투자자들은 저탄소 세상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을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시작하기

 

기업들이 내부탄소가격제를 활용하면 현재는 외부탄소가격 정책이나 관련 규제를 적용받지 않더라도 이산화탄소 배출량 1t의 금전적 가치를 매길 수 있다. 기업들은 세 가지 주요 방식으로 내부 가격제를 사용한다. 첫 번째는 자본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다. 특히 프로젝트가 배출량, 에너지 효율 또는 에너지원 포트폴리오의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현존하거나 잠재적인 정부의 가격 제도와 관련된 재무와 규제 위험을 측정하고 모델링을 통해 관리한다. 이로써 위험과 기회를 포착하고 그에 따라 전략을 조정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ICP는 기업 내 사업부에 실직적인 수수료로 부과될 수 있지만(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겠다) 일반적으로는 경제학과 전략적 분석에서 사용되는 이론적인 가격이다. 어떤 기업에 내부적으로 책정된 가격은 단순히 현존하는 탄소세를 반영하거나 사업을 하는 지역의 가격을 부과한 것에 불과하다. 일부 회사는 명시적인 탄소가격 정책이 시행되고 있는 지역에서 사업을 하지 않을 수 있지만 공급망이 그런 지역으로 확장되면 탄소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특히 전기와 화석연료 등 에너지 집약적인 제품을 대량으로 소비하는 기업이면 더욱 그렇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들이 매기는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적게는 1t 1센트를 책정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1t 100달러가 훨씬 넘게 책정하는 기업도 있다. 이러한 숫자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이산화탄소 1t 10달러는 휘발유 1갤런당 약 10센트로, 석탄화력발전소 전기 1kWh 1센트로, 가스발전소 전기 1kWh 0.5센트로 환산할 수 있다. 산업과 국가, 회사의 목표에 따라 선택되는 탄소의 가격은 달라진다.(‘내부탄소가격의 범위참고).

 

기업들이 내부탄소가격제를 이용하는 다양한 방식을 살펴보기 전에, 탄소가격을 결정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의 탄소가격 결정 방법

 

정부가 탄소에 가격을 매기는 데에는 두 가지 직접적인 메커니즘이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과 시장 기반의 배출총량거래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정부는 또한 기업의 준수비용compliance cost을 초래하는 에너지 규제를 만들어 간접적으로 탄소가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탄소세.탄소세는 간단하다. 정부는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1t당 세금을 부과한다. 하지만 배출량 측정은 까다롭다. 예를 들면 여러 대의 트럭 배기구에서 흘러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측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따라서 탄소세는 실질적인 배출량이 아니라 사용된 화석연료의 탄소 함유량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석탄 1t, 천연가스 1ft3, 또는 석유 1배럴을 완전 연소했을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탄소세는 기존의 석유와 석탄 소비세에 편승하면 행정적으로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다. 석유제품을 사용하는 정유공장과 수입업자들은 이미 석유유출책임신탁기금Oil Spill Liability Trust Fund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배럴당 9센트의 세금을 내고 있으며, 탄광사업자들은 흑폐병장애신탁기금Black Lung Disability Trust Fund을 지원하기 위해 1t당 세금을 낸다. 천연가스 사업자와 수입업자에게 탄소세를 부과하면 화석연료기업 배출의 나머지가 충당된다. 이 방식은 수억 개에 이르는 굴뚝, 배기구 및 기타 배출원 대신 단 몇천 곳의 생산자만 상대해 미국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98%에 적용될 수 있다. 그리고 브리티시컬럼비아와 북유럽의 유사한 업스트림upstream[1]탄소세 부과에 따른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세금은 에너지 가격에 전달돼 에너지 효율과 보존, 탄소 함유가 낮은 에너지원에 대한 인센티브를 창출할 것이다.

 

배출총량거래(cap and trade).배출총량거래 프로그램은 전체 배출량을 제한하려는 목표에서 출발한다. 이는 총량(cap)으로 표현된다. 정부는 이 총량을 배출권을 가진 이가 특정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할당량을 정해 나눈다. 할당량은 일반적으로 경매에서 입찰자에게 팔리거나 이 프로그램의 적용을 받는 회사들에 무료로 제공되며, 여기에는 이들의 과거 배출량에 따른 할당도 포함된다. 적용을 받는 기업은 자신의 배출량을 정부에 보고해야 하며 배출량에 상응하는 할당량을 내놓아야 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기업들은 2차 시장에서 할당량을 사고팔 수 있다. 이 거래에서 정해지는 가격은 1t의 이산화탄소 오염을 줄이는 비용을 나타낸다.

 

규제가 암시하는 가격.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언제나 탄소에 명시적인 가격을 매기는 건 아니다.

가끔은 기업 준수비용을 부과함으로써 그저 암묵적인 가격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면, 정부는 전력 생산의 일부를 꼭 재생에너지원에서 얻거나 가전제품이 최소한의 에너지 효율 기준을 충족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탄소가격은 세금이나 배출총량거래 프로그램에 의해 정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개별 기업은 규제를 지키기 위해 얼마를 지출하는지 계산함으로써 암묵적인 가격을 추정할 수 있다. 암묵적인 가격은 세금이나 할당량 시장에서 정해지는 가격에 비해 투명성이 떨어지며 기업에 따라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기업이 전략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관련 정보를 반영할 수 있다.

 

 

탄소 발자국 측정

 

기업들은 처음 시작부터 자신들의 배출량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직접 및 간접적인 이산화탄소 배출의 양과 지리적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나라별은 물론 심지어 한 나라 안에서도 주별로 저마다 다른 환경 규정과 탄소가격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에너지 기업과 에너지 집약적 제조업체들은 이미 두 가지 개별적인 요건에 따라 직접 배출량을 미국 환경보호국EPA에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른 회사들은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지 수치화 하는 데 뒤처져 있다.

 

직접배출(Scope1)은 회사가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배출원에서 나온다. 회사 보일러나 보유 운송수단에서 배출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간접배출(Scope2)은 회사가 구입한 전기나 열, 증기, 냉각의 소비를 통해 발생한다. 기타간접배출(Scope3)은 회사 공급망 여기저기에서 일어난다. 구매 자재의 생산이나 운송, 폐기물 처리가 좋은 예다. 직접배출과 간접배출을 구별하면 탄소 집약적인 산업에 속하지 않는 기업조차 실제로는 상당한 양을 배출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세계적인 재보험사인 스위스 리Swiss Re는 이산화탄소 직접배출량은 매우 낮지만 2017년 출장으로 인한 간접배출량은 직원당 직접배출의 15배에 이른다. 회사는 이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불필요한 비행을 줄이기 위해 직원 여행과 관련된 배출량에 대해 요금을 부과하는 내부탄소수수료를 각 사업부에 적용했다.

 

배출량을 측정하는 프레임워크는 이 글의 영역을 벗어나지만, 공개된 자료가 많이 있다.(‘추가 자료참고). 예를 들면, 온실가스 프로토콜Greenhouse Gas Protocol은 기업 배출 측정과 관리를 위한 표준화된 접근방식을 만들었으며, 회계 및 보고 표준, 부문별 지침, 계산도구를 제공한다.

 

 

미래 탄소가격 예측하기

 

배출량을 측정한 뒤, 기업들은 현재 및 예상 미래 탄소가격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그중 우선해야 할 것은 사업을 운영 중이거나 확장하려고 계획하는 국가의 기존 기후정책에 대한 평가다. 배출총량거래를 시행 중인 지역에서는 탄소 배출 할당량 거래를 위해 탄소 1t당 가격을 명시적으로 표시한다. 유럽에너지교환European Energy Exchange플랫폼이 한 예다. 다른 지역에서는 국가 세법을 보면 탄소세율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몇몇 국제기구는 기존 정부 정책에 따른 명시적이거나 암묵적인 탄소가격을 집계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매년탄소가격 책정 현황 및 최근 동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각국 규제 시스템의 최신 데이터를 제공한다. OECD는 최근 명시적인 탄소가격(EU 배출 거래 시스템의 허용량 가격 등)과 암묵적인 탄소가격(휘발유 세금과 규제 의무 등)을 설명하는실질 탄소가격을 발표했다.

 

현재의 탄소가격은 유용한 데이터 항목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 미래의 탄소가격에 대한 예측도 해야 한다.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정부가 명확하고 일관된 시그널을 주지 않으며 탄소가격 정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기술과 경제의 발전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협력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2017 CDP(탄소공개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2]와 위민비즈니스We Mean Business연합[3]은 탄소가격 코리도어Carbon Pricing Corridors이니셔티브를 만들었다. 대기업들이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에서 채택된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산업별 탄소가격 수준을 식별하기 위해 도입한 이니셔티브다. 예를 들어, 모두 합쳐 시가총액 약 2000억 달러에 이르는 기업들의 임원들 말에 따르면 화학 산업에서 2020년의 탄소가격은 1t 30~50달러지만 2035년에는 1t 50~100달러까지 상승한다. 이 수치는 기업에 주는 공공정책의 의미에 대해 세 가지 중요한 통찰을 보여준다. 첫째, 기업들은 현재의 규제를 넘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2020년의 가격 범위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기후 정책이 부과하는 탄소가격보다 훨씬 높다. 둘째, 보다 적극적인 기후정책이 마련됨에 따라 평균 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가격의 범위는 더 넓어질 것이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정책과 기술 혁신이 끼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커지기 때문이다.

 

탄소가격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기후전문가와 연구기관, 동료기업, 환경기관의 데이터와 분석을 탐색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학자와 정부 분석가들이 내놓는 예측은 비전문가가 충분히 가늠하기에는 어려운 가정들에 기반한다. 그리고 동료 기업들이 공개한 추정치에만 의존하면 집단사고 효과groupthink effects[4]와 편향된 예측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은 사내에서 전문성을 개발하거나 외부 전문가에게 의존하여 공공 정책 및 관련된 탄소가격의 진화 방향을 파악해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가격 수준뿐만 아니라 변화의 시간표, 도달할 수 있는 극단적 가치, 그리고 각각의 시나리오가 일어날 수 있는 확률도 추정하는 것이 좋다.(‘탄소가격 시나리오 및 시뮬레이션참고).

 

 

내부탄소가격 설정

 

외부탄소가격의 예상 궤적에 대한 감이 있으면 기업들은 ICP를 설정할 수 있다. 이는 탄소 경제학과 회사의 운영 및 전략 둘 다에 관한 깊은 이해를 필요로 한다.

 

한 가지 고려사항은 내부탄소가격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이다. 시간적 범위가 다른 사안에 대해 다른 가격을 적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예를 들어, 스페인 인프라 개발업체인 아시오나Acciona는 입찰을 진행할 때 내부 가격을 다음과 같이 다르게 정한다. 단기 프로젝트는 1t 36유로, 2030년까지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t 45유로, 2050년까지 계속될 프로젝트는 1t 72유로다.

 

단기에서 중기 결정을 내릴 때는 ICP를 현재 탄소가격에 맞추는 설정이 적절하다. 2016년 알파벳이 CDP에 내부탄소가격을 이산화탄소 1t 14달러로 신고했을 때 한 일이다. 이는 그해에 캘리포니아의 배출총량거래 시스템에서 거래된 허용량의 시장가치와 일치하는 가격이다. 기업의 사업 모델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와 같이 장기적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결정을 할 때는 미래 시나리오를 반영하는 내부 가격을 적용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엑손모빌은 국내와 국외 모두에서 탄소 리스크에 지속적으로 많이 노출된다. 이 때문에 1t 80달러의 높은 ICP를 사용한다. 이는 알파벳의 5배 이상이며 EPA, 미국 에너지부, 미국 교통부에서 지난 10년 동안 많은 규정 영향 평가에 사용한 탄소의 장기적인 사회적 비용에 더 가깝다.

 

일부 기업은 특정 배출량이나 탄소집약도carbon-intensity 목표를 설정했다. 신중하게 고려한 ICP는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ICP잠재 가격으로 표현된다. 이는 다른 비용과 마찬가지로 탄소가격이 투자 옵션의 평가에 포함됐음을 의미한다. 이 가격은 현재의 실제 지출을 나타내기보다는, 회사가 탄소 배출에 부과될 것으로 예상하는 비용을 반영할 수 있다. 공공정책과 규제가 투자기간에 걸쳐 진화하기 때문이다. 한 기업이 새로운 발전소의 에너지원을 고르고 있는 중이라고 가정해 보자. 화석 기반 에너지는 현재 규제로 볼 때 가장 저렴한 옵션일 수 있지만, 미래에 예상되는 기후 정책을 반영한 탄소가격을 고려해 보면 재생 에너지가 재정적으로 더 매력적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잠재 가격은 투자와 관련된 숨겨진 비용이 드러나게 할 수 있다. 코노코필립스ConocoPhillips는 재정적으로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겼을 투자 프로젝트를 잠재 가격으로 계산해 본 뒤 포기했다고 밝혔다.

 

 

때로는 내부탄소가격은 단순한 가상 비용이 아니다. 우리가 스위스 리 사례에서 봤듯이, 내부탄소가격은 사업부의 배출에 대해 실제 수수료를 정하고 부과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저탄소 투자와 행동방식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 목표인 이상 원하는 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만큼 ICP를 높게 설정해야 한다. 이 모델을 사용하는 회사들은 각 사업부에 에너지 소비와 관련된 배출량에 비례하는 금액을 부과한다. 모인 수수료는 배출 저감 성과가 가장 좋은 사업부에 보상하거나 회사를 더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투자에 사용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2년 사업부들이 Scope 1, 2, 3 배출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부탄소가격제를 시행했다. 1t 5~10달러 수준의 수집된 수수료는 내부 효율성 프로젝트, 그린 에너지 및 탄소 상쇄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회사 전체 펀드에 편입됐다. 전체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매년 1000만 달러 이상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했고 2012년 이후 거의 1000 t의 배출량을 줄였다고 발표했다.

 

내부탄소가격 설정에 있어 마지막으로 고려할 부분은 탄소 감축 이니셔티브를 임원들이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조직 차원에서 주는 인센티브다. 회사가 야심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고 그 목표에 맞추려는 매니저들에게 걸맞은 보상을 한다면 높은 ICP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격 적용하기

 

기업들이 내부탄소가격을 새로운 투자와 리스크 관리, 장기 전략 관련 의사결정에 어떻게 반영하는지 자세히 살펴보자.

 

새로운 투자.투자를 평가할 때, 기업은 각 옵션의 탄소발자국을 평가하고 내부탄소가격을 사용해 잠재적 탄소비용을 추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발전소의 에너지 공급 방법을 결정할 때, ICP를 적용해 화석연료 기반 전기 대비 재생에너지원 전기의 탄소비용을 추정할 수 있다. 내부탄소가격과 예상 탄소발자국의 결과물은 프로젝트의 순현재가치에 포함되는 재무비용이 된다.

 

탄소가격 시나리오 및 시뮬레이션

 

내부탄소가격을 설정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은 가장 가능성이 높은 외부 가격 수준뿐 아니라 극단적 상황의 가격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다. 탄소 리스크를 평가할 때 매니저와 투자자는 시나리오와 시뮬레이션을 기반으로 한 모델을 사용해 가치평가 접근법 개선을 고려해야 한다.

 

표준 가치평가 접근법은 가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 탄소가격을 반영해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하는 것이다. 시나리오 접근법은 앞서 소개한 방법보다 더 효과적으로 평가한다. 시나리오 기반 평가는 최소 두 가지 시나리오가 필요하지만, 종종 세 가지 시나리오를 필요로 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최선의 경우와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우,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는 것이다. 그런 다음 모든 시나리오에 따른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한다. 그리고 극단적인 탄소가격이 결정되면 투자가치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보여주는최대손실예상금액(VaR)’의 척도로 다양한 평가 결과를 고려할 수 있다.

 

다음 예를 보자. 한 회사가 세 가지 시나리오를 평가한다. 프로젝트 가치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에선 1억 달러(t 15달러의 탄소가격),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12000만 달러(1t 10달러),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4000만 달러(1t 25달러). 범위가 상당히 넓다. 이 프로젝트는 1억 달러라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가치보다 20% 가치가 높거나 60% 가치가 낮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각 시나리오가 발생할 확률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해 투자의 긍정적인 잠재력과 부정적인 위험성에 대한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 경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의 확률이 50%고 나머지 두 시나리오의 확률이 각각 25%라고 가정하면 프로젝트의 예상 가치는 9000만 달러[(1억 달러×0.5)+(12000만 달러×0.25)+(4000만 달러×0.25)]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이 시나리오 접근법은 한 가지 ICP에 기반한 평가보다 확실히 더 유익하다.

 

시뮬레이션 기반 평가는 이러한 접근방식을 확장해 소규모의 가능한 시나리오 대신 미래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의 전체 확률 분포에 초점을 맞춘다. 회사 분석가들은 미래 탄소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률분포로 나타내 세 가지 시나리오를 반영한 프로젝트 평가를 보여줄 수 있다. 이 접근방식은 수학적으로 복잡하지만 오라클 크리스털 볼Oracle Crystal Ball과 같은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패키지로 쉽게 다룰 수 있다.

 

 

내부탄소가격의 사용은 재무적인 평가의 질을 높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줄어들기보다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암묵적 가격을 정해서 에너지와 기계, 재료와 같은 생산비용에 대해 정보에 입각한 판단을 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프랑스 타이어 제조기업 미쉐린은 2016년부터 내부탄소가격을 1t 50유로로 정했다. 이 가격을 프로젝트 기간에 예상되는 탄소발자국과 곱하면 회사는 프로젝트의 탄소비용과 투자수익을 추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미쉐린 경영진은 생산능력 증대, 보일러 업그레이드, 물류 등에 대한 결정을 내릴 때 탄소의 암묵적 비용을 고려한다. 지금은 규제 탄소가격이 없는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미쉐린은 의도적으로 유럽과 중국에서 부과된 탄소가격보다 높은 ICP를 설정했다. 기후 규정이 없는 국가와 기존 규칙이 더 엄격해질 가능성이 있는 국가 모두에서 기후와 관련해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리스크 관리.기후 정책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규제되는 탄소의 가격은 갑작스럽게 변할 수 있다. 내부탄소가격은 규제 변화의 영향을 측정하고, 회사가 직접 통제하는 운영의 범위를 넘어서서 공급망 전반에 걸친 탄소 리스크에 대한 노출을 평가하는 데 유용하다. 탄소 리스크 관리는 통화 및 금리변동과 같은 다른 금융 리스크나 준법 리스크 관리와 비슷하다.

 

배출총량거래 시스템이 있는 지역의 발전소와 공장은 탄소를 배출할 권리인 할당량에 대한 대가를 내야 한다. 탄소가격이 높으면 전력회사들이 화석연료를 태우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청정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이 장려된다. 전력회사는 에너지 투자 결정과 탄소 허용량 거래를 통해 탄소가격 상승에 대한 위험을 헤지hedge하고 있다. 여기에는 가격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에 사용할 할당량을 구매하거나 저축하는 것이 포함된다. 내부탄소가격은 많은 전력회사에 헤징 전략 지침을 제공한다.

 

ICP는 또 규제 준수를 관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캐나다의 금속 및 광업 회사인 텍리소스Teck Resources는 다양한 탄소가격 및 규제 시나리오 하에서 회사의 노출과 리스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체계적인 분석을 한다. 예를 들어, 브리티시컬럼비아에서 운영되는 사업의 노출을 평가할 때, ICP를 주 정부의 현재 세금과 같은 1t 30달러에서 2021년 예정된 세금인 1t 50달러로 다양하게 가정하는 시나리오를 사용한다. 이러한 시나리오로 덕분에 회사는 2022년 잠재적 탄소비용을 4500만 달러에서 8000만 달러로 추정할 수 있게 됐다. 이는 텍리소스의 재무계획에 반영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정보다. 탄소 리스크 관리가 기업의 운영에만 국한돼서는 안 된다는 점은 중요하다. 내부탄소가격은 기업들이 공급업체를 벤치마킹하고 그들과 탄소 저감 협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공급망의 여기저기에서 탄소 리스크를 줄여준다.

 

 

 

전략.내부탄소가격은 배출 감소를 가속화하고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과 수익 기회를 찾도록 돕는 장기 전략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예컨대, 스웨덴 포장 및 가공 회사인 테트라팩은 신제품 개발에 ICP를 이용했다. 테트라팩은 EU 배출권 거래 시스템 가격을 기준점으로 다이내믹하게 ICP를 설정하고 있으며, 최저가격은 1t 10유로다. 이 가격 덕분에 회사는 재활용 및 재생 재료를 뚜껑과 상자, 기타 포장 제품에 혼합하면 일어날 수 있는 재무적 영향을 측정할 수 있었다. 측정 결과, 회사 공급망에 더 많은 재생 재료를 도입하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트라팩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는 알루미늄을 덜 사용하는 혁신적인 새로운 포장을 출시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골드만삭스는 탄소 중립성을 달성하기 위해 내부탄소가격을 채택했다. 보다 폭넓게 말하자면, 골드만삭스는 탄소 경제학과 시나리오 계획에 대한 정교한 이해를 통해 전 세계 청정에너지 기업의 주요 거래 은행이자 녹색채권과 같은 새로운 금융상품의 가장 큰 인수자가 됐다.

 

 

결과에 대한 평가 및 이해관계자의 참여 확대

 

탄소가격을 기업 운영과 전략적 의사결정에 통합시키는 일은 정기적으로 재평가돼야 하며 그 결과는 업데이트된 가격을 설정하는 절차에 다시 반영돼야 한다. 예를 들어, ICP가 사업부별로 충분히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거나, 회사 ICP보다 탄소가격이 높은 지역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으면 내부 가격을 올리는 것이 맞다.

 

기업이 탄소 정책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와 최고경영진부터 실질적으로 헌신하고 문화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고위경영진부터 회사의 배출 목표와 전략에 대해 모든 직원과 소통해야 하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고려해야 한다. 기업들은 공급망 상의 파트너들과 ICP 프로그램의 목표를 공유하고 협력업체 및 고객과 협력해 탄소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이는 ICP를 최적화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해관계자에는 고객과 공급 파트너, 녹색펀드가 운영되는 지역공동체, 그리고 결정적으로 투자자가 포함된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이 기후변화 정책에 따라 어떻게 리스크와 기회를 관리하는지 이해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예컨대, 세계 최대의 자산관리 업체인 블랙록BlackRock은 최근 기후변화가 사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공개하도록 기업에 압박을 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2017년에는 엑손모빌 주주의 60% 이상이 장기적인 기후변화 정책으로 인한 재무적 위험에 대해 더 많이 공개할 것을 요청하는 결의안을 승인했다.

 

시나리오 플래닝scenario-planning 기술은 기후정책 리스크에 대한 엄격한 분석과 합쳐지면 기업 임원들에게 다양한 탄소가격 제도하에서 사업이 어떻게 진화할지에 대한 폭넓은 시각을 제공한다. 이러한 정교한 기능을 개발하면 매니저들이 규제기관 및 정책입안자와 더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동참하기

 

많은 기업들이 아직 탄소가격을 책정하지 않았다. 일부 기업은 탄소 배출이 아주 적어서 새로운 탄소 정책이 현금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이는 흔히 하는 잘못된 가정이다. 직접 배출을 무시해도 될 정도로 적은 기업도 간접배출과 기타간접배출까지 고려하면 상당히 큰 배출자가 될 수 있다. 다른 기업들은 잠재적 규정과 정책을 예상하고 평가할 만한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또 탄소 리스크에 얼마나 노출이 돼있는지 잘 이해하지 못해서 탄소가격을 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탄소가격을 채택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은 기업들이 경쟁력 있는 운영과 전략에는 탄소가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리스크를 이해하고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기업만이 장기적인 이점을 유지할 수 있다. 점점 더 많은 국가가 탄소가 없는 경제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번역 김선우 에디팅 이미영

 

 

[1]원유의 탐사, 시추 등 생산 부문을 뜻함.

다운스트림(downstream)은 석유의 유통과 판매 단계를 의미

[2]세계 시가총액 상위 500대 기업인 ‘FT500 글로벌 인덱스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의 이산화탄소 감축에 대한 대응을 평가하는 협의회 성격의 기구

[3]기후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기업들과 협력하는 비영리 연합

[4]응집력 있는 집단은 갈등을 최소화하고 의견의 일치를 유도해 비판적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이론

 

 

조지프 E. 알디(Joseph E. Aldy)는 하버드케네디스쿨 공공정책 부교수다.

잔프랑코 잔프라테(Gianfranco Gianfrate) EDHEC경영대학원 재무담당 부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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