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6월호

경기침체에서 살아남아 도약하는 방법
월터 프릭(Water Frick)

FEATURE ECONOMICS & SOCIETY

경기침체에서 살아남아 도약하는 방법:

연구 결과 종합

 

월터 프릭

HBR 부편집장

 

 

 

2000년 초, 당시 창립된 지 5년밖에 되지 않았던 온라인서점 아마존닷컴은 재무상태를 개선하고자 67200만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한 달 뒤, 닷컴버블이 붕괴됐다. 이후 몇 년 동안 디지털 스타트업의 절반 이상이 폐업했다. 당시 아마존의 라이벌이던 여러 이커머스 회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닷컴버블이 단 몇 주만 더 빨리 붕괴했다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기업의 하나로 간주되는 아마존도 경기침체의 희생양이 되었을지 모른다.

 

경기침체recession 2분기 연속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기침체를 유발하는 원인에는 유가 상승 같은 경제 쇼크, 글로벌 금융위기 전에 나타났던 금융 패닉,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가 말했던 소위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 때문에 닷컴버블이 붕괴됐다) 같은 경제적 기대의 급격한 변화 등이 있으며, 때로는 이 세 가지 중 몇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경기침체 시 어려움을 겪는다. 수요가 줄면서 매출도 함께 감소하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 결과를 보면 경기침체의 충격을 완화하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란제이 굴라티, 니틴 노리아 등이 기고한 2010 HBR 기사 ‘Roaring Out of Recession’에 따르면 1980, 1990, 2000년대에 있었던 경기침체 기간 동안 이들이 연구한 상장기업 4700개 중 17%가 특히 안 좋은 결과를 맞아 결국 파산하거나, 상장폐지되거나, 다른 기업에 인수됐다. 그러나 놀랍게도 9%는 경기침체 후 3년 동안 단지 회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경쟁사들보다 최소 10% 더 높은 매출과 이익 증가를 달성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관련 데이터를 이용한 베인의 최근 연구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베인이 분석한 기업들 중 상위 10%는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에 이익이 꾸준히 증가했으며 그 후에도 이익은 계속 증가했다. 맥킨지의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차이는 기업이 준비돼 있었는지 아닌지에 있었다. 베인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었던 기업들은 대부분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수립하지 않았거나 차선책 시나리오를 고민해 보지 않았고, 따라서 불황이 닥치자 급격히 생존 모드로 바꾸고 비용을 대폭 삭감하고 방어적 태세로 전환했다”. 경기침체에서 간신히 살아남기만 했던 기업들은 이후 회복 속도가 더디게 나타났고 사실상 제대로 정상화하지 못했다.

 

 

그러면 기업은 경기침체 전 어떤 준비를 해야 하며 경기침체 발생 시에는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연구조사와 사례분석 결과를 보면 답을 얻을 수 있다. 일부 사례에서는 일반 통념이 맞는다고 나왔으나 다른 사례에서는 통념을 뒤집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가장 흥미로운 결과는 부채, 의사결정, 인력관리, 디지털 전환의 네 가지 영역에서 나타났다. 모든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근본 메시지는 경기침체가 변화관리의 강도 높은 훈련이며 기업이 이를 성공적으로 이겨내려면 유연해야 하고 적응을 위한 준비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침체 전에 디레버리징하라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레베카 헨더슨Rebecca Henderson은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첫 번째 규칙: 회사를 파산시키지 말 것.” ,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바닥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기에는 매출이 감소하면서 운영비용을 충당할 현금이 줄어든다. 불황에서 살아남으려면 능숙한 재무관리가 필요하다. 아마존이 닷컴버블이 꺼지기 전 자금을 조달하지 않았다면 그 이후에는 선택지가 크게 줄어들었을 것이다. 미리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아마존은 그해 말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발생한 손실을 흡수할 수 있었고, 외부 판매자들을 위한 플랫폼인 아마존 마켓플레이스Amazon Marketplace를 선보일 수 있었다. 경기침체기 동안, 그리고 그 이후 아마존은 주방용품, 여행, 의류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더욱 확대하고, 캐나다 등 새로운 시장에 진출했다.

 

연구에 따르면 부채 수준이 높은 기업이 경기침체에 특히 더 취약하다. 2017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그자비에 지루Xavier Giroud와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의 홀거 뮐러Holger Mueller는 미국 여러 지역에서 기업의 폐업과 그에 따른 실업, 그리고 주택가격 하락 간의 관계를 살펴봤다. 전반적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할수록 소비자 수요도 감소했고, 이는 폐업과 실업률의 증가로 이어졌다. 그러나 또한 이러한 현상은 부채 수준이 가장 높은 기업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들은 경기침체가 발생하기 전 일정 기간 동안, 자산 대비 부채비율로 측정한 레버리지leverage수준이 높아진 기업들과 낮아진 기업들의 두 그룹으로 분류했다. 수요 감소로 많은 타격을 입은 기업들의 절대 다수가 레버리지 수준이 높았다.

 

 

“채무가 많을수록 원리금 상환을 위해 많은 현금이 필요하다고 홀거 뮐러는 설명한다. 경기침체가 닥치면 현금이 적게 들어오기 때문에디폴트의 리스크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이다. 부채가 많은 기업은 결국 정리해고 등 보다 공격적 비용 삭감을 감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격적 비용 삭감은 기업의 생산성을 낮추고 신규투자를 위한 자금조달 능력을 저해한다. 레버지리로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사실상 줄어들게 되고, 기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좋은 기회를 포착할 수 없게 된다.

 

불황 시 높은 부채 수준이 리스크를 어느 정도 초래하는지는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스탠퍼드경영대학원의 샤이 번스타인Shai Bernstein,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조시 러너Josh Lerner,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의 필리포 메자노티Filippo Mezzanotti는 글로벌 금융위기 동안 레버리지 수준이 비슷한 기업들 중 프라이빗에쿼티(PE) 소유의 기업들이 PE 소유가 아닌 기업들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PE는 일반적으로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에 차입을 받도록 요구한다. 부채가 많은 기업이 경기침체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자본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PE 소유 기업들이 더 나은 성과를 낸 것은 필요할 때 PE가 이들의 자본조달을 도와줬기 때문이었다. 주식 상장이나 증자는 기업이 채무상환 부담을 피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경기침체 발생 전에 주식을 발행하면 디폴트의 문제가 덜 심각해진다고 뮐러는 설명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많은 회사들이 어느 정도의 부채를 지닌 채 불황에 들어선다. 뮐러의 연구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부채수준이 증가한 기업들의 평균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38.3%였다. 레버리지를 낮춘 기업들의 평균은 19.5%였다. 부채비율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한 수준의 부채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뮐러는 경기침체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맥킨지의 최근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이겨낸 기업들은 그렇지 못한 기업들보다 2007~2011년 사이 레버리지를 크게 낮췄다.

 

디레버리징은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맥킨지의 미히르 마이소르Mihir Mysore는 말한다. 경기침체가 확실해지기 전에 부채를 줄이라는 의미다. “냉철한 시각으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해야 한다고 그는 조언한다. 자산을 줄이는 것은 사업의 핵심부문에 대한 비용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레버리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의사결정에 주목하라

 

경기침체 동안, 그리고 그 이후 기업의 성과는 어떤 의사결정을 하는가뿐만 아니라 누가 의사결정을 내리는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2017년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라파엘라 사둔Raffaella Sadun, 콜레주 드 프랑스Collège de France의 필리프 아기옹Philippe Aghion, 스탠퍼드경영대학원의 니컬러스 블룸Nicholas Bloom과 브라이언 러킹Brian Lucking,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존 반 리넨John Van Reenen은 경기침체를 이겨내는 기업의 능력에 조직구조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조사했다. 한편으로 이들은어려운 결정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은 중앙집중적centralized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앙집중적 기업은 전사적 입장에서 상황을 더 잘 판단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이들의 인센티브는 회사의 성과와 보다 긴밀하게 연결된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는 거시경제 쇼크를 견뎌내기에는현장의 정보가 중요해지기 때문에분산적decentralized기업이 더 나은 입장일 수 있다.

 

연구원들은 세계경영서베이World Management Survey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한 공장의 책임자가 투자 결정, 신제품 도입, 영업 및 마케팅 결정, 직원 채용 등에 얼마나 자율성을 갖는지 물었다. 공장 책임자에게 재량권이 거의 없는 기업은 매우 중앙집중적인 기업으로, 재량권이 많은 기업은 덜 집중적인 기업으로 분류됐다. 또한 미국 통계국Census의 비슷한 조사 결과를 검토하고, 기업의 매출, 고용 수준, 이익, 기타 성과 측정요인과 비교했다.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 가장 많은 타격을 받았던 여러 산업의 데이터도 수집했다. “분산화decentralization는 위기 시 가장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렸으나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기업들과 관련이 있었다고 연구원들은 주장한다.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서 분산화의 효과는 약해졌다. 권한의 위임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특히 중요하다는 신호다.

 

분산화가 왜 도움이 됐을까? 사둔은경기침체기에는 많은 불확실성과 혼란이 발생한다고 말한다. 분산적 기업들은 의사결정 권한을 중앙에서 현장으로 위임했기 때문에 변화하는 상황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이들은 수요의 변화에 맞춰 적극적으로 판매 제품을 조정했다. “조직구조는 불확실성을 이겨내는 한 가지 방법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사둔은 말한다.

 

물론 경기침체 대비를 위해 빠르게 조직구조를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연구결과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분산화는 전문성이 있는 곳에서 의사결정을 하게 해 준다라고 사둔은 말한다. 경기침체 시에 의사결정 권한을 중앙에 붙들고 있어야 한다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높은 경기침체 시에는 필연적으로 모험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의사결정이 조직 전체에서 이뤄져야 한다. 분산화를 하지 않더라도,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여러 직급의 모든 직원들로부터 의견을 수집하면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다. “경기침체는 변화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사둔은 말한다.

 

 

정리해고 외 다른 방법을 고민하라

 

경기침체기에 정리해고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에서 2009년 한 해에만 210만 명이 정리해고를 당했다. 그러나 상장기업에 대한 란제이 굴라티 팀의 연구에 따르면 위기를 이겨내고 부상한 기업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정리해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운영 개선에 더 집중했다.

 

왜냐하면 정리해고는 근로자에게만 나쁜 것이 아니라 기업에도 높은 비용을 야기한다. 채용과 교육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 따라서 기업은 경기가 다시 좋아지면 재고용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근로자를 정리해고하기를 원치 않으며 특히 경기침체가 짧게 끝날 것으로 예상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또한 정리해고는 직원들의 의욕을 꺾어 생산성을 저해하는데 불황기의 생산성 저하는 기업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다.

 

다행히도 정리해고가 인건비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근로시간 단축, 일시해고(무급휴가)furlough, 성과급 등도 고려해야 한다. 2000년 주식시장 폭락 후 허니웰Honeywell은 전체 직원의 20% 가까이를 정리해고 했고, 이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샌드라 J. 서처Sandra J. Sucher와 샤린 굽타Shalene Gupta HBR 2018 5–6월호기업가치 훼손 없이 해고하기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허니웰은 국가별 근로규정에 따라 무급휴가를 주거나 또는 수당을 일부 지급하는 방식으로 1~5주 동안 직원들을 일시해고했다고 서처와 굽타는 말한다. 그로 인해 약 2만 개의 일자리가 살아남았다. 허니웰은 2000년 경기침체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더 심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순이익, 현금흐름 측면에서 더 좋은 상태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냈다.

 

 

일부 국가에서는 제도적으로 정리해고의 대안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장려한다. 여러 국가, 그리고 미국 절반 이상의 주에서 일종의단축근로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근로시간이 단축된 근로자들은 부분 실업수당을 받는다. 프랑스에서 근로자의 4%, 기업의 1% 2009년 단축근로 프로그램을 이용했으며 근로자와 회사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2018년 유럽의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센터CERP, Centre for Economic Policy Research의 보고서에 따르면 피에르 카우크Pierre Cahuc, 프란시스 크라마르츠Francis Kramarz, 샌드라 네보Sandra Nevoux는 단축근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회사는 더 적은 수의 근로자를 정리해고 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동안 더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경기침체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기업들과 부채 수준이 가장 높은 기업들에서 가장 많은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단축근로 프로그램은 취약한 기업들이 근로자를 정리해고 하지 않고 버틸 수 있게 도와준다. 보조금이 없었다면 회사는 정리해고를 해야만 했을 것이고, 그러면 경기침체가 끝난 후 회복하기가 더 어려워지거나 혹은 완전히 폐업하게 됐을 것이다. 연구원들은 다섯 명의 근로자들이 단축근로를 할 때마다 한 개의 일자리가 살아남게 된다고 추산한다. 그리고 한 개 일자리를 살리는 데 드는 비용이 다른 프로그램들과 비교했을 때 더 적게 든다고 추산한다. 단축근로 수당이 없었다면 실업수당을 지급했어야 하므로, 단축근로 프로그램은 실제로 프랑스 정부의 예산을 절약해줬다.

 

일시해고(무급휴가)와 단축근로의 장점은 정리해고와 마찬가지로 어떤 근로자에게 적용할지를 회사가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직원 생산성을 감안하지 않고 단행되는 전사적 임금삭감이나 고용동결은 직원들의 의욕을 저해하고 가장 생산성이 높은 직원을 잃는 등의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고용동결도 전 부서에 무차별적으로 적용되며 부서별 고용의 필요성과 가치의 차이를 감안하지 못한다.

 

회사 성과나 생산성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는 성과급은 생산성을 저해하지 않고 인건비를 통제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고위임원, 일선 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성과급에 대해서는 열띤 찬반 토론이 끝없이 있어 왔으며 찬성과 반대 입장 모두 많은 증거를 제시해 왔다. 그러나 최근 백악관경제자문가위원회의 크리스토스 마크리디스Christos Makridis와 미 노동통계국의 모리 기틀만Maury Gittleman의 연구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제시한다. 2004~2014년 전국보상조사National Compensation Survey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국 기업들은 경기침체기에 성과급에 더 자주 의존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이 성과급이 회사에 더 좋은 전략임을 말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울수록 성과급 방식이 활용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들은 성과급을 이용하면 회사가 상황 변화에 따라 근로자의 인센티브를 보다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기술에 투자하라

 

경기침체기에는 위기에 대비하고 안전하게 몸을 사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경기가 안 좋을 때 신기술 도입의 유인이 더 생긴다. 2018년 논문에서 업존 고용연구소Upjohn Institute for Employment Research의 브래드 허슈바인Brad Hershbein과 로체스터대 리사 B. Lisa B. Kahn 2007~2015년 동안 올라온 1억 개 이상의 온라인 구인목록과 경제 데이터를 비교해 기업이 어떤 종류의 인재를 찾는지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했다. 이들은 경기침체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미국 여러 도시에서 컴퓨터 역량 등 고급기술 보유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노스이스턴대의 앨리샤 새서 모데스티노Alicia Sasser Modestino, 하버드케네디스쿨과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Case Western Reserve의 대니얼 쇼그Daniel Shoag, 뉴잉글랜드공공정책센터의 조슈아 밸런스Joshua Ballance에 따르면 그 이유는 고용주가 실업률이 높은 상황을 이용해 채용에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이들의 연구에서 고급기술 역량에 대한 수요는 노동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정상적 수준으로 돌아왔다.

 

허슈바인과 칸에 따르면 회사가 까다로워지기만 한 것이 아니라 보다 디지털화되기도 했다. 미국 경기침체의 타격을 가장 많이 받은 지역에서 기업들은 정보기술(IT)에 대한 투자도 늘렸고, 이에 따라 기업의 구인목록에서 IT 기술 요건이 급증했다.

 

왜 기업은 자금상황이 어려운 경기침체기에 기술투자를 늘리는 것일까? 경제학자들의 이론에 따르면 경기가 좋을 때 기술투자를 하는 것보다 기회비용이 낮기 때문이다. 경제가 호황일 때 기업은 생산을 최대한 늘리려고 한다. 만약 이때 자원을 돌려 신기술에 투자한다면 그만큼의 수익 달성의 기회를 놓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수요가 적은 시기에는 회사를 최대 한도로 운영할 필요가 없어지며, 따라서 남는 운영 예산을 IT 투자로 돌려도 매출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어떤 의미에서는 불황일 때 기술도입 비용이 낮아진다.

 

이론상은 그렇지만 실제로는 다른 이유가 더 작용할 수도 있다. 기술은 사업의 투명성, 유연성, 효율성을 높여준다. 맥킨지의 시니어 파트너인 케이티 조지Katy George에 따르면 경기침체 전, 그리고 경기침체 동안 디지털전환이 우선시되는 첫 번째 이유는 분석기술 향상은 경영진이 사업의 상황, 경기침체가 사업에 끼치는 영향, 운영상 개선 잠재성이 있는 영역 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이유는 디지털기술이 비용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지는 업무 자동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도입 등 단기간에 효과를 내는 디지털전환 프로젝트에자체조달self-funding하는 것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 번째 이유는 IT 투자를 통해 기업이 보다 민첩해져서 경기침체 시의 불확실성과 빠른 변화에 더 잘 대응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녀는 제조업에서이제 드디어 디지털기술과 고급 분석기술의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 제조사들은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 공급 혹은 민첩한 대응의 두 가지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었고 둘 다를 이루기는 어려웠다. 유연성을 갖추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기술은제품과 물량 변경,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 등에서 훨씬 많은 유연성을 가져다 준다.”

 

조지의 시각에 따르면 이 점이 앞으로의 경기침체가 과거의 경기침체와 달라지는 측면이다. 이미 디지털 기술, 분석기술, 비즈니스 민첩성 등에 투자한 기업은 자신이 직면한 위협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빠르게 대응할 것이다. 우리가 살펴본 것처럼 경기침체는 기업들 간 성과 격차를 넓히고 오랫동안 유지시킨다. 연구원들은 디지털기술도 마찬가지 작용을 한다고 말한다. 디지털전환을 간과한 기업은 다음 경기침체 시에 극복할 수 없는 정도의 성과 격차를 느끼게 될지 모른다.

 

번역 한지은 에디팅 최한나

 

월터 프릭(Walter Frick) HBR 부편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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