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6월호

투자자 혁명
스베틀라나 클리멘코(Svetlana Klimenko),로버트 에클스(Robert G. Eccles)

FEATURE SUSTAINABILITY

투자자 혁명

주주들도 지속가능 경영에 대해 진지해지고 있다.

 

월터 프릭로버트 에클스, 스베틀라나 클리멘코

 

 

 

 

IDEA IN BRIEF

 

문제

오랫동안 주주들 사이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ESG) 문제는 부차적 요소였다. 하지만 이제는 기관투자가와 연기금들의 덩치가 지나치게 커지면서 시스템 리스크에 대비해 투자를 다각화하는 작업이 쉽지 않아졌다. 따라서 이제 사업 포트폴리오가 환경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새로운 전망

글로벌 기관투자가 43곳의 임원 70명과 인터뷰한 결과, 응답자들은 우선 생각해야 할 과제로 ESG를 꼽았다. 머지않아 주주들이 기업을 상대로 ESG 실적에 대한 책임을 묻는 날이 올 것이다.

 

기업에 의미하는 것

이런 새로운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은 사업목적서를 발표하고, ESG 이슈까지 통합한 재무보고서를 만들어 투자자들과 공유해야 한다. , 중간관리자급의 참여를 확대하고, ESG의 평가 및 보고와 사회적 영향 평가를 위해 내부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 리더들은 이제 기업이 기후변화 등의 시급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고 있음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가 주주들의 요구와는 정면으로 충돌한다고 믿는 리더도 많다. 물론 대형 금융투자기관의 리더 여럿이 지속가능성에 관심을 표명한 바 있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는 것이다. 투자자, 포트폴리오 매니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의 경영진을 만나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이른바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문제를 논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아직 금융투자업계에서는 ESG가 부차적인 문제로 받아들여진다고 보는 기업 경영자들이 많다.

 

 

이는 구시대적 생각이다. 최근 우리 연구팀은 43개 기관투자가에서 활동하는 임원 7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했다. 여기에는 세계 3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뱅가드, 스테이트스트리트, 거대 기관투자가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 그리고 일본 스웨덴 네덜란드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연금펀드 등이 포함됐다. 우리가 알기로, 이렇게 대형 투자기관의 고위임원을 대규모로 조사한 경우는 이번 연구가 최초다. 우리가 만난 투자기관 임원 대다수가 우선순위에 ESG를 놓았다.

 

물론 많은 투자자가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지속가능성 여부를 두고 꾸준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말 대신 행동에 나선 것은 최근 일이다. 우리가 조사한 투자기관의 리더급 대다수가 지속가능성 문제를 자신들의 투자 기준에 반영하고 있으며 그 과정이 의미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이런 투자기관들, 즉 주주들이 기업의 경영진에게 ESG 성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풍경을 보게 될 것이 확실하다. 이미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면 말이다.

 

ESG 문제는 우리 같은 장기 투자자들에게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어드바이저스State Street Global Advisors·SSGA CEO인 사이러스 타라포레발라Cyrus Taraporevala는 우리가 만난 다른 많은 인터뷰이들과 마찬가지로 ESG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타라포레발라는우리 회사는 기후 변화 리스크, 이사회 수준, 사이버안보 등 중요한 문제가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재무 가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하고자 합니다. 투자할 때 이렇게 통합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관련 통계를 보면 자본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알 수 있다. 지난 2006년 유엔이 지지하는책임투자원칙(PRI)’ 기구가 출범했다. 당시 자산투자사와 자산운용사, 서비스제공자 등 투자전문기관 63곳이 ESG 문제를 고려하고 투자하겠다는 조약에 서명했다. 이들의 총운용자산(AUM) 65000억 달러에 달했다. 2018 4월 기준으로 이 조약에 참여한 투자기관은 1715개로 늘었고, 이는 AUM 817000억 달러에 해당한다. , 2018 FTSE러셀이 실시한 글로벌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자산투자사 절반 이상이 ESG 관련 사안을 현재 투자 전략에 반영해 실행하거나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새로운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 매니저가 많은 것 같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nk of America Merrill Lynch가 최근 미국의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자신이 속한 회사에 투자한 금융기관 중 몇 %가 지속가능성을 위한 투자전략을 도입했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물었다. 기업 매니저들은 현실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이들의 평균 예상치는 5%였지만, 실제로는 25% 이상에 달한다.

 

이런 시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의 리더들은 첫째로 이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왜 많은 투자자가 ESG 문제를 진지하게 여기는지 한번 이해하면, 기업이 주주를 위해 장기적 가치를 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조직 개혁을 시도할 수 있다.

 

새로운 물결변화를 이끄는 힘은?

 

약 지난 5년 동안 투자자 사이에서 ESG 문제가 점점 더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이유를 다음 여섯 개로 정리했다.

 

커진 덩치, 커진 책임. 투자업계는 소수 기관에 매우 집중된 시장이다. 글로벌 상위 5개 운용사가 전체 시장의 22.7%, 상위 10개가 전체 시장의 34%를 점유하고 있다. 이렇게 대형 투자전문기관의 덩치가 너무 커졌기 때문에, 현대 포트폴리오 이론Modern Portfolio theory·MPT이 주장하는 대로 자산을 분산투자 한다 해도 시스템적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현대 포트폴리오 이론에서는 투자자에게 변동성을 최소화하고 기대수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분산투자를 제안한다.) 기업의 덩치가 작다면 금() 같은 경기침체 대비용 자산에 투자한다든가, 경기침체를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한 기업을 찾아 그 주식에 투자하는 식으로 기후변화 등 시스템적인 리스크를 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운용자산이 수조 달러에 달하는 기관투자가들은 세계 경제 시스템 아래 어디에도 피할 곳이 없다. 대형 투자기관은 그 덩치 탓에 인류의 터전이 무너지는 상황을 손 놓고 지켜보기만 할 순 없는 것이다. 더구나, 연기금 같은 거대 기관투자가는 연금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장기부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먼 미래를 내다보고 움직여야 한다. 그들에게는 향후 100년간 퇴직연금을 지급해야 할 책임이 있다. 운용자산이 16000억 달러에 달하는 일본공적연금 최고투자책임자 미즈노 히로는우리는 전형적인 보편적 소유자universal owner[1]로서 현 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움직이는 게 당연하다고 말한 바 있다.

 

무엇이 중요한지가 중요하다

 

지속가능한 투자Sustainable investing에서는 무엇이 중요한지 정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이 온갖 ESG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 재무실적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기업이 중요한 문제를 찾아내 그곳에 관심을 쓰면 그렇게 하지 않는 기업에 비해 더 나은 실적을 거둘 수 있다.

 

무엇이 중요한지는 업계마다 다르다.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SASB 77개 산업 전체마다 각각 중요한 ESG 문제가 무엇인지를 분류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가령, 식품소매 및 유통업계에서 중요한 문제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관리, 접근성, 비용, 공정한 업무 관행, 공정한 마케팅과 광고 등이다. 인터넷과 미디어서비스 업계에서는 에너지 관리와 상하수도 관리, 데이터 보안, 고객 사생활 보호, 다양성과 포용성의 증진, 공정한 시장경쟁 등을 꼽을 수 있다. 모자파르 칸Mozaffar Khan, 조지 세러핌George Serafeim, 애런 윤Aaron Yoon이 연구한 결과, 이런 문제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그것이 곧 더 나은 재무실적으로 이어진다는 실증적 증거를 찾을 수 있었다. 이보다도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지속가능성 관련 중요한 이슈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기업이 순위가 낮은 기업보다 더 실적이 뛰어났다는 점이다. 중요하지 않은 이슈들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 기업들은 실적이 더 좋지 않았다.

 

이제 투자업계 주류는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들이 재무적 이익과 직결된 중요한 ESG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결의를 다진다는 식의 모호한 슬로건에는 만족하지 않는다.

 

 

 

지속가능한 투자, 돈이 된다. 대다수의 기업 매니저는 지속가능한 투자가 기존 모델인사회적 책임 투자(SRI)’와 별반 다를 게 없다고 여긴다. 더구나 SRI 원칙대로 운영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우리 회사는 재무적으로 손실을 볼 것이라 믿는다. 이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다. 하버드경영대학원 연구팀(조지 세러핌George Serafeim과 로버트 에클레스 포함)은 여러 기업 중에서 1990년대 초에 이미 조직운영 프로세스를 마련해 ESG 실적의 측정 관리 대외소통을 진행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대상으로 18년 동안의 실적을 비교했다. 그랬더니 전자에 속하는 기업들의 재무성과가 더 좋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세러핌 등 연구진은 기업 ESG 관련 성과와 재무 성과 사이에 상당한 비례관계가 있다고 확인했다. 북유럽지역 최대 금융서비스사 노르디아 에쿼티리서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2~2015년 동안 ESG 관련 여러 순위에서 최상위 기업과 최하위를 차지한 기업간의 실적 차이는 40%나 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의 2018년 연구 결과에서는, 기업의 ESG 성적이 경쟁사보다 더 좋을 경우 3년 수익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런 기업은 주가도 더 높은 가격대를 유지했고 주가가 폭락하는 경우도 적었으며 파산할 확률 또한 낮았다. 다만, 2018년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의 조사 결과, ESG의 여러 요소 중 어떤 것이 중요한지는 지역마다 달랐다. 아문디가 투자한 유럽지역 기업들은거버넌스(지배구조)’에 의해 초과수익이 나느냐 아니냐가 정해졌다. 이와 달리 북미지역의 기업들에는환경이 가장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지속가능한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 중요한 ESG 이슈를 정할 때는 기업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에 실질적 영향을 주는지 아닌지를 집중적으로 따져야 한다. 일례로 전력업체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중요하나, 금융서비스업에는 그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의류업체는 주로 개발도상국 저임금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기에 공급사슬관리(SCM)가 중요한 반면, 제약회사에는 공급사슬관리의 중요성이 떨어진다.(‘무엇이 중요한지가 중요하다참고)

 

지속가능한 투자에 대한 시장 요구 증가.연기금 등 거대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받는 회사에 지속가능한 투자를 위한 전략을 세우라고 요구하는 모습이 늘고 있다. 클리어브리지투자 ESG 투자프로그램 담당 겸 투자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메리 제인 맥퀼런Mary Jane McQuillen이 체감하기에도 최근 수년간 ESG가 언급되는 횟수가 뚜렷하게 증가했다. 왜 그럴까? 전문적인 기관투자가들은 지속가능한 투자가 수익률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이 가운데 고액 순자산보유자 등 많은 이가 비재무적 성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UBS에서지속가능한 금융부문을 책임지는 리나 쿠페르슈미트-로하스Rina Kupferschmid-Rojas큰손 고객들 중에는 자신들이 한 투자로 인해 세상이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UBS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개인자산운용 은행으로 약 24000억 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ESG 투자를 하라는 요구가 점점 강해지면서 많은 자산운용사가 새로운 펀드를 앞다투어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UBS 자산운용 부문의 경우, 지속가능 임팩트 관련 투자펀드의 크기가 2016 12월 이래 3배 이상 늘어나 AUM 1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산운용부문 대표 마이클 발딩거Michael Baldinger지속가능 임팩트투자 관련 펀드상품의 자산이 매우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고객 요구가 지난 2년에 걸쳐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기관투자가들에게 지속가능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굳이 설득할 필요가 없다. 스웨덴의 연금펀드인 AP2 CEO 에바 할바손Eva Halvarsson과거에는 기관투자가들이나 여러 투자업계 사람들을 붙잡고 ESG가 얼마나 중요한지 땀 흘려가며 호소했다. 이제는 그럴 필요 없이 ESG 요소를 전통 모델과 통합했을 때,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가치를 끌어낼 수 있는지로 대화의 초점이 옮겨졌다고 말했다.

 

신의성실의무fiduciary duty[2]의 새로운 해석.지속가능한 투자를 하면 재무적 수익을 일부분 포기해야 한다고 많이들 오해한다. 이런 관점 때문에 주주에 대한 신의성실의무를 지키고자 한다면 재무성과에만 무게를 둬야 한다고 믿는다. ESG 관련 요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재무성과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무시한다. 그러나, 법조계의 최근 동태와 규제 가이드라인를 보면 ESG 요소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신의성실의무 위반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은 비교적 느릿하게 이런 새로운 흐름을 수용하고 있지만, 캐나다와 영국 스웨덴 등의 국가에서는 여러모로 신의성실의무를 새로이 규정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2018 11 28일 스웨덴 국회에서는 4대 정부 연기금이 지속가능한 투자의모범이 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본격 개혁안이 통과했다. 유엔 산하 PRI기구 정책 담당자 윌 마틴데일Will Martinedale은 주주들에게 “ESG 이슈를 반영하지 않으면 그게 바로 신의성실원칙 위배라고 했다.

 

 

경영진의 솔선수범.대형 투자기관 CEO나 최고투자책임자가 지속가능한 투자를 외치는 것과, 애널리스트나 포트폴리오 매니저가 일상적인 투자현장에서 ESG를 고려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전통적으로 투자회사의 ESG 부문은 포트폴리오 매니저와 산업 애널리스트와는 별개라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었다. 펀드buy-side든 증권사sell-side[3]든 마찬가지였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부문을 볼 때도 실제 사업 부문과 다르다며 따로 떼어놓고 봤다. 요즈음은 다르다. 금융기관의 경영진은 애널리스트와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해오던 전통적인 재무적 활동에 더해 ESG 분석도 적절히 반영하도록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가령 대형 네덜란드 연기금 ABP 프로그램은 모든 자산군의 ESG 전면 통합을 추구한다. APG(ABP 자산운용사) 글로벌 책임투자 및 지배구조 부문을 이끄는 이사 클라우디아 크루스Claudia Kruse책임투자는 우리 투자철학의 핵심이라며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모든 투자 평가마다 리스크와 수익률, 비용은 물론 ESG까지 고려할 책임이 있다. 우리 회사의 문화가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새로운 흐름에 영향을 받아, 투자자가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 경영진이 지속가능성을 보는 관점도 마찬가지로 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보통 투자기관의 투자담당자들은 기업의 CEO CFO와 대화를 나누고, 투자기관의 ESG 팀원은 기업의 ESG 팀원과 대화를 나누곤 했다. 앞으로는 ESG 이슈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화 하나로 모아질 것이다. 기업의 주식을 사고파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투자 결정에 ESG 요소를 포함시킨다면, 해당 기업의 리더들도 마찬가지로 ESG 요소를 기업 경영에 반영하는 게 당연한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전통적 재무분석과 ESG를 성공적으로 통합한 기업으로 운용규모가 61000억 달러에 이르는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들 수 있다. 블랙록 CEO 래리 핑크Larry Fink는 지난 수년간 지속가능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를 현실로 이루는 일, ESG 평가기준과 투자전략의 전면 통합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블랙록의 지속가능한 최고투자책임자 타리크 팬시Tariqu Fancy ESG 요소와 기존 금융분석 통합 시도를 가리켜 습관으로 굳은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일에 빗댔다. 팬시는어떤 투자자는 성향상 자연스레 그 방향으로 따라가지만, 어떤 투자자는 자신들이 운용하는 자산의 종류와 지리적 위치, 투자 성향에 따라 좀 더 시간을 두고 (ESG) 재무적 가치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팬시는 환경이나 사회분야 NGO 출신이 아니라 투자자로 업계 커리어를 시작한 덕에 조직 내 투자담당자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블랙록의 규모를 볼 때, 조직 전체에 투자자 행동 변화가 일어나려면 시간과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팬시는 이 변화가 블랙록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시스템 전체 차원에서도 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밀레니얼세대가 노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팬시 같은 CIO들이 ESG를 도입하기가 더 수월해지고 있다. 밀레니얼세대는 ESG가 모든 기업 분석의 핵심적 요소라고 본다. 할바르손에 따르면 AP2 직원 20%가 밀레니얼세대에 해당한다. 할바르손은밀레니얼세대는 지속가능성이 일상 업무에 이질적인 느낌 없이 녹아 있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ESG 행동주의의 증가.금융시장에서 주주 행동주의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주주 행동주의의 핵심으로 ESG가 조명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주식 및 채권 투자자는 불간섭주의를 원칙으로 삼았다. 보유할 만하다고 판단하면 주식이나 채권을 보유했고, 보유하기 싫거나 이미 가격이 최고점을 찍었다고 생각하면 매도했다. 하지만, 주식을 오래 보유하고자 하는 액티브 매니저든 무한정 보유하는 패시브 매니저든 모두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이 중요한 ESG 이슈를 해결해 재무성과를 높이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 적극적 개입의 방법으로는 대리결의와 대리투표가 있다. 이는 적극적 주주권 행사 전략의 하나로 지속가능한 투자를 목표로 한다. ESG 연구를 진행한 세계 최대 의결권자문사 ISS에 따르면, 2018 810일 미국 기준으로 채택된 환경 및 사회적 이슈(E&S) 관련 주주 결의안은 476개로 집계됐다. E&S에 초점을 둔 결의안 비중은 2006~2010 33%에서 2011~2016 45%까지 늘었다. 2017년까지로 하면 50%를 넘겼다. 이 결의안들이 주로 다룬 주제는 기후변화와 기타 환경문제, 인권, 인적자원 관리, 기업 임직원 다양성 등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일부 행동주의 펀드마저 지속가능한 투자라는 새 시류에 발맞추고 있다. 가령, 미국의 헤지펀드 기업 JANA파트너스JANA Partners는 자나임팩트캐피털펀드JANA Impact Capital Fund·JIC를 출범,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과 파트너십을 맺고 애플에 아동과 청소년의 아이폰 과다사용 문제를 해결해 달라 촉구했다.(저자 중 한 명인 에클스는 JIC 자문위원회 소속이다.) JANA 파트너 겸 JIC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 찰스 페너Charles Penner가 보기에는 이 압박이 효과가 있었다. 페너는애플이 아동과 청소년 고객 안전을 위해 전념하겠다고 우리가 우려를 표명한 바로 다음날 발 빠르게 대응했다실제 애플은 새 대책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밸류액트캐피털 CEO 제프 웁벤Jeff Ubben 2018년 초 밸류액트스프링펀드ValueAct Spring Fund를 선보인 뒤, 글로벌 전력회사 AES에서 최초로 E&S 관련 행동을 취했다. 그는 AES 이사진에 합류했고, 그 이후 AES는 석탄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사업모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증권시장에 상장된 미국 전력회사 가운데 최초로 기후 관련 정보를 공시해 정부 권고안을 따르려 노력하고 있다. AES가 이처럼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맞추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면서, 이전에는 AES를 꺼리던 유럽 및 캐나다 지역의 투자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었다. 웁벤은 필자들과의 인터뷰에서우리의 목표는 밸류액트스프링펀드가 투자한 기업이 지속가능성에 집중한 덕분에 장기적으로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그로 인해 주식 가격이 추가적으로 상승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규모도 작고 사용 가능한 자원이 블랙록처럼 많지 않은 투자기관, 혹은 JANA처럼 주주 행동주의 철학을 갖지 않은 여러 투자기관들은 글로벌 사회책임투자 컨설팅업체 헤르메스에쿼티오너십서비스Hermes EOS같은 곳들과 파트너 관계를 맺고 ESG 문제를 다루고 있다. 2018 9월 기준 헤르메스EOS 45개 자산 소유자와 자산운용사 고객을 대표하고 있으며 AUM 4680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7년에는 659개의 투자기업에서 환경, 윤리, 지배구조, 전략,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관련 1704개의 이슈를 다뤘고 이 중 3분의 1가량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헤르메스EOS 대표 한스-크리스토프 허트Hans-Christoph Hirt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수집하는 게 아닙니다라며변화를 끌어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직으로 투자자 320명과 AUM 21조 달러를 대표하는 기후변화 대응 100+Climate Action 100+라는 곳이 있다. 이들은 최대 온실가스 배출기업·국가를 상대로 기후변화에 광범위하게 대응하고 감축 목표를 세우라고 로비하고 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의 전략부문 대표 앤 심슨Anne Simpson은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이 연합은저항할 수 없는 힘으로꼼짝 않던 사물(변화할 의사가 없는 오염물질 배출기업들)’에 압력을 주는 것과 같다. 심슨은이렇게 많은 대형 기관투자가가 뚜렷한 의도 아래 전 지구적으로 힘을 합치는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ESG 투자, 무엇이 발목 잡나.

 

ESG 투자가 탄력을 받고 있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ESG 투자의 가장 큰 문제는 기업 지속가능성 관련 보고가 대부분 투자자가 아니라 NGO 등 기타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쓰여진다는 데 있다. 투자자에게는 크게 쓸모가 없는 것이다. 물론 에퀴팩스EQUIFAX, 액시엄Acxiom등의 데이터분석 업체들은 각종 데이터와 보고서를 수집해서 ESG 성과 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만들어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유의 보고서는 차선책에 불과하다. 당사자인 기업이 직접 ESG 정보를 제시하지 않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이다.

 

기후정보표준위원회Climate Disclosure Standards Board, 글로벌지속가능보고가이드라인GRI 등 몇몇 단체에서 부족한 정보를 보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어떤 정부에서도 아직 표준 가이드라인을 도입한 바는 없다. , 기업이 자체 가이드라인을 도입했을 때조차, 공개한 통계가 맞는지 제3자를 통해 감사한 적도 없다시피 하다.

 

ESG 데이터의 세계는 혼란스러운 미국 서부개척시대를 연상시키지만, 시장의 힘과 여러 NGO 노력에 힘입어 정보의 가용성과 질적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더구나 일부 분야에서는 규제 덕분에 큰 진전이 있었다. EU에서 세운 지침이 대표적이다. EU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면 매년 1회 비재무적인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블랙록의 최고투자책임자 팬시는 “ESG 데이터가 질적으로 완벽하다고 보기 어렵다라면서도빠르게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대 준비하기

 

필자들의 연구에 따라, 기업이지속가능한 투자라는 새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취해야 할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목적을 분명히 표현하라.블랙록의 래리 핑크는 매년 CEO 연례서한을 쓴다. 2018, 그가 작성한 장문의 서한목적의식A sense of Purpose이 한바탕 소동을 불러왔다. 이 서한에 따르면장기적으로 번영하기 위해서 모든 기업은 재무적 성과를 달성할 뿐 아니라, 사회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보여줘야한다. 이어 2019년 작성한 서한이익과 목적(Purpose & Profit)’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갔다. “목적이란 유일하게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동력입니다라며이익은 절대로 목적과 모순될 수 없으며 이익과 목적은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블랙록 투자 스튜어드십 글로벌 책임자 미셸 에드킨스Michelle Edkins보기에 어떤 사람들은목적을 좇다 보면 이익에서 멀어진다고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 옥스퍼드대 교수이자 기업목적 전문가인 콜린 마이어Colin Mayer는 최근 필자들과의 인터뷰에서기업의 목적은 단지 이익을 창출하는 데만 있는 게 아니라 인류와 지구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 과정에서 이익을 거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에 주어진 사회적 책임과 위치와 관련해 이사회가 외부와 소통하는 방법 중 가장 쉬운 방법은 사업목적서statement of purpose를 발간하는 것이다. 사업목적서 상에 기업의 존재 이유와 사업의 지속적 번창에 가장 핵심적인 이해관계자가 누구인지를 밝히고, 경영진이 내리는 결정들이 어떻게 평가되고 보상될지에 대한 시간적 계획도 밝힌다. 무엇보다 핵심은 사업목적서 발행 주체가 이사회라는 데 있다. 기업이 가진 세대간 통합의 책임이 바로 이사회에 있기 때문이다. 헤르메스EOS는 기업 이사회가 사업목적서를 발간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업체의 허트 대표는기업의 목적이 명확해야 이사회의 효율이 높아진다라며이는 투자자와 기타 이해관계자 사이의 건설적인 관계 마련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주주들과의 소통을 늘려라.자산군이나 액티브 패시브 투자를 따지지 않고 모든 투자자는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에 더 깊게 개입하고 싶어 한다. ‘지속가능한 투자가 이제투자와 같은 말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주주들은 CFO 등 고위간부에 더해 이사회와 직접 접촉하기 원한다. 사업목적서를 만드는 것은 좋은 시작이지만, 더 광범위하고 통합적인 주주 대상의 보고가 필요하다. 국제통합보고위원회International Integrated Reporting Council정의에 따르면, “통합적 보고서란, 외부 환경을 고려한 상황에서 기업 전략과 지배구조, 실적, 전망을 어떻게 가치창출로 이끌 수 있는지 정확히 알리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 보고서는 ESG이슈가 재무실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 이 보고서를 통해 주주와 기타 이해관계자는 해당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통합적 사고에 기반해 활동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를 이용해 단기적 재무성과에서 장기적 가치창출로 지향점을 옮길 수 있다.

 

사업목적서와 통합보고서는 기업의 장기적 계획을 알리고 싶을 때 좋은 도구다. CECP전략적 투자자 이니셔티브Strategic Investor Initiative CEO들의 모임이다. 이 모임은 프레임워크를 마련해 경영진이 각사의 장기 전략을 세워 공유하게 하며, 이를 위해 CEO-투자자 포럼을 개최한다. 이 포럼에는 S&P500 기업 스무 곳 이상이 참여한다. 3M, 에트나, 벡턴디킨슨Becton Dickinson, 글락소스미스클라인, IBM, 유니레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 경영진은 운용자산이 총 25조 달러가량인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장기 전략을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회사가 책임지고 분기별 콘퍼런스콜에 나서야 한다. 단기성과에 얽매인 증권업계 분석에 휘둘리는 일을 막아야 한다. 실적 전망을 발표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리고 경영진은 콘퍼런스콜 자리에서 회사가 세운 ESG 목표의 어디까지 달성했는지, ESG 목표 달성이 어떻게 재무실적에 기여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 실제 그렇게 하고 있는 기업이 상당히 많다. 2018년 골드만삭스 보고서를 보면, S&P 상장사 절반 가까운 곳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ESG를 주요 이슈로 다룬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 매니저급의 참여를 확대하라. 대형 투자기관을 보면 CEO CIO 등 고위직에서 ESG 이슈를 다루고 애널리스트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를 따라가는 흐름을 보인다. 그러므로 이런 투자기관들이 투자하는 기업 역시 중간관리직도 적극적으로 개입해 중요한 ESG 문제를 파악하고 관리하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간매니저급이야말로 회사의 자원을 동원해 전략적 목표를 실현하는 사람들이다. 누버거버먼Neuberger Berman ESG 투자부문 대표로 AUM 3150억 달러를 담당하고 있는 자산매니저 조너선 베일리Jonathan Bailey에 따르면, 진짜 변화는 개별 사업부에서 ESG가 부서 목표와 혁신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진지하게 여길 때 시작된다. 베일리는투자자와 CEO가 환경을 조성하지만,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해 주주와 사회에 기여하는 곳은 중간 매니지먼트라고 말했다.

 

이사회와 경영진이 책임지고 중간매니저들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 상황이 적절하다면, 경영진이 투자자와의 대화에 중간관리자가 함께할 수 있다. 또한, 개별 사업부 중간관리자가 사업에 영향을 줄 ESG 문제를 파악하는 자리에 참여해 함께 각 문제 중요성을 평가해야 한다. 고위관리자가 중간관리자를 평가 보상할 때는 재무 실적과 ESG 성과 두 개 모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뿐만 아니라 1분기나 1년보다 더 긴 시간을 두고 평가해야 한다.

 

ESG 실적 정보 수집을 위한 내부 시스템에 투자하라.대기업은 어디든 정밀하고 탄탄한 IT인프라를 구축해 재무보고서를 작성한다. 반면,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춰 ESG 성과를 측정하는 곳은 거의 없다. 기업들은 ESG 데이터를 만들 때 엑셀 스프레드시트를 쓰거나 탄소배출량, 공급사슬, 또는 고객유지율 등 특정 주제만 다루는 맞춤형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이용한다. 이렇게 얻어지는 ESG 데이터는 품질도 낮고 타이밍도 제각각이다. 투자자는 물론 기업 매니저 스스로 쓰기에도 불편하다. 오늘날 많은 기업이 통합 보고서를 작성하고 싶어도, ESG 관련 데이터를 원하는 타이밍에 찾기도 어렵고 재무정보와 비교할 수 있는 형식을 갖추고 있지도 않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GRI와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처럼 ESG 정보의 표준을 만들면 유용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기업 리더는 다음 세 가지 방법으로 변화를 더 빨리 촉진할 수 있다.

 

첫째, 외부에 발표할 보고서를 쓸 때 이런 기준들을 실제로 적용해 본다. 둘째, 재무 관련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에 ESG 지표까지 다룰 수 있게 소프트웨어를 확장해 달라고 요구한다. 몇몇 대형 소프트웨어업체에서는 이미 하는 일이다. 이 업체들은 시장에 뚜렷한 수요가 발생하면 더 빨리, 더 열심히 일할 것이다. 셋째, 기업이 감사법인을 압박해 재무제표를 검증하게 하듯, ESG 관련 성과에 대한 검증도 철저히 하도록 요구한다. 물론, 각종 난관(IT시스템 통합과 관련 기준 확립 등)과 우려(부채 증가 등)가 예상된다. 하지만, 이는 해결할 수 있으며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숙제다. 투자자들의 초점이 바뀌는 상황에 부응해야 한다.

 

 

측정 기준 및 보고 방식을 개선하라.어떤 ESG 이슈들은 기업 순이익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반면, 사회 전체 차원에서는 영향을 준다. 투자업계 내부에는 이에 관심을 갖고 사회에 공헌하고자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기업에 기꺼이 투자하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기업이 이런 투자자를 유치할 때 어려운 점이 있는데, 아직 기업 외부 효과를 측정하는 방식에 대해 합의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 기업이 만드는 상품과 서비스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측정할 공인된 잣대가 없다. 한 가지 예로, 지리적 위치 문제를 들 수 있다. 중국에 풍력발전소를 세울 때와 노르웨이에 풍력발전소를 세울 때 그 사회적 효과를 비교하면 중국에서의 효과가 더 크다. 중국에 세우는 풍력발전소는 화력발전소를 대체하지만, 노르웨이는 이미 전력생산 대부분을 수력발전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팩트매니지먼트프로젝트The Impact Management Project·IMP는 사회적 영향 측정과 소통의 조화를 추구하는 조직들의 네트워크다. IMP CEO 클라라 바비Clara Barby는 자신들이커다란 텐트같다고 말한다. 각양각색의 사람과 조직이 모여 기업과 투자기관 모두에게 유용할 기준 확립에 전념하고 있다는 뜻이다. 투자기관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기업들도 이 일에 앞장서 서로서로 배우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사회적 영향을 생각한다는 비전하에 세운 체제 중 하나가 유엔지속가능발전목표(UNSDGs). UNSDGs는 빈곤 및 기아 근절, 책임 생산 소비 강화, 성평등 제고 등 지속가능한 미래에 필수적인 17개 목표를 제시했다. 2016년 글로벌 회계법인 PwC 17개국의 470개 기업이 발표한 지속가능성 관련 보고서들을 조사했다. 이 중 62% UNSDGs를 언급하고 있었다. 그러나 겨우 28%만이 사회에 주는 실질적 영향과 관련된 양적 지표를 포함하고 있었다.

 

결론.투자기관이 기업을 평가하는 방법에 있어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 정확한 시기는 예측할 수 없지만, 피할 수는 없다. 대형 패시브 자산운용사들과 연기금들이 지분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가장 먼저 새로운 방법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그러나 중간 규모의 기업들 역시 곧 검증대에 오를 날이 머지않았다. 사회 전체에 기여하는 기업에 기꺼이 보상하겠다는 투자자들이 있다면, 기업 모두 이런 투자자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번역 노이재 에디팅 조진서

 

 

[1]자산 규모가 너무 커서 전 세계 모든 투자 자산군에 투자할 수밖에 없는 대형 연기금 등을 일컫는 말. 이런 대형 연기금의 수익률은 특정 자산의 성과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에 달려있으므로, 매년 측정하는 단기 수익률 외에도 사회적 책임과 환경보호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다.

[2]운용사는 돈을 맡긴 고객의 이해관계에 따라 투자해야 한다는 원칙

[3]바이사이드는’ ‘물주를 의미하며, 셀사이드는 갑에게 돈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한국 국민연금공단은 매년 펀드의 일부를 국내외 여러 증권사와 투자은행에 맡겨서 운용하게 하고 수수료를 지급한다. 이 수수료가 엄청나므로, 증권사와 투자은행들은 국민연금을 상대로 치열한 영업전을 펼친다. 이때인 국민연금을 바이사이드, ‘인 증권사와 투자은행들을 셀사이드라고 부른다.

 

 

로버트 에클스(Robert G. Eccles)는 옥스퍼드대 사이드경영대학원 방문교수로 경영실무를 가르친다.

스베틀라나 클리멘코(Svetlana Klimenko)는 세계은행 선임 재무관리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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