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8월호

경영지원 부서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제니퍼 리엘(Jennifer Riel),로저 L. 마틴(Roger L. Martin)

FEATURES OPERATIONS

경영지원 부서에도 전략필요하다

 

 

로저 L. 마틴

로트먼경영대학원 명예교수

제니퍼 리엘

로트먼경영대학원 겸임교수

 

 

 

 

 

 

IDEA IN BRIEF

문제점

사업 부서에서 경영지원 부서가 자원을 낭비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경영지원 부서가 실제 현업 부서 프로젝트로 가야 할 투자금을 가져가서 회사 경쟁력을 깎아내린다는 평가다.

 

원인

경영지원 부서는 전략을 세울 때 기업의 니즈를 반영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과도한 업무를 자초해 어느 일 하나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곤 한다. 때론 본사 전략에 부합하는지 고려하지 않고 이미 충분히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일에 과잉 투자를 하기도 한다.

 

해결책

경영지원 부서장은 전략을 수립할 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먼저 던지고 답을 고민해야 한다. ‘지원 부서가 매일매일 내리는 결정에 비춰볼 때 현재 지원 부서는 어떤 전략을 암묵적으로 채택하고 있는가?’ ‘해당 경영지원 부서를 제외한 나머지 부서가 전략적으로 우선순위에 두는 일은 무엇인가’, ‘경영지원 부서는 해당 전략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스티븐은 최근 다양한 브랜드를 갖춘 대형 의류업체의 혁신부서 책임자로 선임됐다. 본사 산하에 전통을 자랑하지만 관리 중심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브랜드들에 혁신적인 문화를 구축하는 게 스티븐이 맡은 중책이었다. 스티븐은 우리 연구팀과 함께한 혁신 워크숍에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좋을지 조언을 구했다.

 

우리는전략부터 시작하라고 답했다. 먼저 혁신이 필요한 핵심적인 의사결정을 숙고해서 분명히 표현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팀이 지향하는 목표와 그 목표에 다다를 수 있는 방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티븐은 썩 내키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자기 팀에는 전략이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회사 브랜드들이 이미 스티븐의 팀에 호의적이며 혁신의 필요성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팀을 위해 별도 전략을 짜는 건 외려시간 낭비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이대로도 할 일이 많아 너무 벅차다고 했다. “사실 지금 업무량은 우리가 이미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실은 그렇기 때문에 스티븐 팀에는 전략이 필요했다. 스티븐 팀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많은 업무를 맡고 있었다. 스티븐은 회사에 기여하기 위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는 미흡했다. 팀이 모두를 위해 모든 일을 다하려고 했던 탓이다. 경영지원 부서장으로서 전략을 거부한 것, 즉 어떻게 팀이 자원을 할당하고 어떤 업무를 우선시하고 배제할지 등을 정하지 않기로 한 것 자체가 전략적 선택이었다. 스티븐은 전략을 선택하지 않기로 선택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스티븐 팀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우리는 기업 컨설팅과 연구를 진행하면서 스티븐 팀뿐 아니라 본 글에 언급된 기업을 포함해 다양한 업종의 수십 개 기업에서 같은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기업들 대부분은 본사와 사업부서에 전략이 필요하다는 데 고개를 끄덕인다. 전략을 짜고 이행하는 데 소홀한 리더들도 최소한 회사와 사업 부문들이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성과를 낼지를 명확히 하는 작업 자체는 가치 있다고 인지한다. 그런데 IT, HR, 연구개발, 파이낸스 같이 사업부 공통의 서비스shared service를 지원하는 경영지원 부서들에 자체 전략이 필요하다고 하면 고개를 갸웃거린다. 기업에서 경영지원 부서들은 그저 사업 부서가 요구하는 방식대로 원하는 만큼만 일하기 위해 존재할 따름이다.

 

하지만 그러다가 큰코다칠 위험이 있다. 특히나 경영지원 부서에 관련된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그래프판매관리비SG&A 증가 현상참고) 지원 부서가 의식적으로 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무의식적으로 두 가지 조직문화 모델을 택할 수밖에 없는데, 이 두 개 모델 모두 기업 성과에 골칫덩이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전략을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무의식적으로 채택하게 되는 전략 2가지를 소개하고 이 전략들이 왜 기업 성과에 타격을 입히는지를 설명하겠다. 그 다음에는 경영지원부서가 본사와 사업 부서에 발맞춰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을 제시하겠다.

 

 

싫든 좋든 전략은 이미 존재한다

 

전략에 대해 아무도 말하지 않는 한 가지 비밀이 있다. 바로 모든 조직은 전략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문서로 정리한 전략이든, 공식적인 계획에 따라 채택한 전략이든 말이다. 기업의 행보를 보면 어떤 전략을 택했는지 알 수 있다. 전략이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을 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논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목표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고, 또 시간이 지나면서 변할 수 있다. 기업은 토론과 탐색 과정 없이 결정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은 헛된 시도로 끝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략은 엄연히 존재한다.

 

예컨대 파이낸스 부서가 7년간 모든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을 해야 한다고 결정한 것은 전략적 선택이다. 장기적 투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이익보다 즉각적이고 단기적인 이익을 선택한 것이다. IT 부서에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아웃 소싱하기로 결정하는 것도 전략적 선택이다. IT 부서는 아웃소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사내에서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것보다 가치 창출에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HR 부서에서 국내외 법인의 채용 제도를 표준화하기로 한 결정 또한 전략적 선택이다. HR 부서는 채용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 규모를 키우는 것이 지역별 맞춤형 채용을 해서 현지 문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적응하는 것보다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전략적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굳이 별도로 공식적인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을까? 그렇다. 경영지원 부서는 무의식적으로 다음의 2가지 전략을 택해서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 사업 부서에서 원하면 뭐든지 한다.우리는 이를하인형 전략servile strategy이라고 부른다. 이 전략은 경영지원 부서는 사업 부서의 입맛에 따라 일해야 한다는 믿음에 근거한다. 최근 한 기업의 CEO가 우리 연구팀과 나눈 대화를 인용하면전략은 사업 부서가, 지원은 지원 부서가 한다고 보는 것이다. 관리자들은 본능적으로 여기에 동의한다. 회사는 고객을 위해 제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니까 제품을 만들고 고객을 모시는 사업 부서에서 본사 전략을 책임지는 게 타당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영지원 부서 역시 사업 부서를 뒷받침함으로써 고객을 섬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지원 부서는 무의식적으로 하인형 전략을 채택하고 모든 직원을 위해 모든 일을 하려고 애쓰다가 과도한 업무에 시달려 결국 실망스러운 성과를 내게 된다. 그렇게 지원 부서가 존재감이 없어지고 수동적인 조직으로 퇴보하면 회사 안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자원을 활용할 수 없게 된다. 새로운 사람을 영입하는 것뿐 아니라 기존 인재를 붙들어 두기도 힘들어진다. 어느 누구도 쓸모없는 부서에서 일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인형 전략을 택한 지원 부서는 늘 존폐의 위협에 시달린다. 한정된 자원을 회사 모두를 위해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쓰다 보면 결과적으로 사업 부서 어느 한 곳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결과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러면 사업 부서들은 지원 부서 역량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거나, 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아웃소싱 업체를 찾아 나서게 된다.

 

둘째, 지원 부서가 최우선이다.이 전략은 하인형 전략으로 실패한 경영지원 부서장이 흔히 취하는 하인형과 정반대되는 방식이다. 지원 부서에 사업 부서와 대등한 수준의 권력과 중요성을 부여하는 현상인데 특히 대기업에서 두드러진다.

 

우리는 이를황제형 전략imperial strategy이라고 부른다. 경영지원 부서장들은 지원 부서 업무를 최우선순위에 놓는다. 사업 부서의 니즈나 본사 전략과 어떻게 발맞춰 나갈지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예컨대 IT팀에 머신러닝과 데이터애널리틱스 분야의 브레인 역할을 맡기는데, 요즘 IT분야에서 가장 잘나가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리스크 및 컴플라이언스 팀은 리스크 평가 관련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하며, 그것을 기반으로 기업 의사결정에 많이 개입할 방법을 찾는다. 파이낸스 팀은 정교한 보고 체계를 세움으로써 사업 부서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와 관계없이 실적 자료를 산더미처럼 생산해낸다.

 

우리 연구팀이 만난 모든 황제형 전략의 경영지원 부서장들은 본인들의 전략이 회사와 사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로는 본래 해당 업무 부문에서 뛰어나다고 알려진 기업들밖에 제시하지 못했다. IT 부서는 구글, 파이낸스는 골드만삭스, 물품 조달은 월마트, 물류는 페덱스를 벤치마킹하는 식이다. 그리고 이 기업들과 자사 사이에 전략적 유사성은 따지지 않고 그대로 따라하기만 한다. 이를 두고 일선 관리자들은 지원 부서에서 사업 부서에서 쓸 회사 자원을 가져다가, 시장 경쟁력 강화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데 쓴다고 불평한다.

 

결과는 뻔했다. 지원 부서는 여느 독점기업이 그렇듯 고객이 아닌 자기들을 위해 움직이는 조직으로 변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이런 지원 부서들은 독점조직이 맞다. 지원 부서 측에서 금지하거나 제동을 거는 바람에 사업 부서가 외부 벤더를 통해 HR이나 파이낸스 서비스를 받기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생긴다. 황제형 경영지원 부서에서는 기존 독점기업의 부정적인 면면이 너무 쉽게 발견된다. 자만심이 넘쳐 오만하고 도를 넘는 행동을 일삼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독점기업과 마찬가지로 큰 반발을 사고 만다.

 

하지만 꼭 이렇게 되란 법은 없다. 경영지원 부서도 회사의 경쟁우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실제 사례들도 찾아볼 수 있다. 이를테면,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프록터앤드갬블의 고객 정보 및 애널리틱스 지원 부서는 고객 분석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경쟁우위의 원천인 고객분석을 통해 전략적 선택에도 크게 기여한다. 유사한 사례가 또 있다. 종이 및 포장 제조업체 웨스트록에서는 물류지원 부서가 배송체계 유연화와 맞춤형 배송 서비스를 추진해 경쟁우위 확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앞의 사례를 본보기로 삼고자 한다면, 경영지원 부서는 무의식적으로 채택하게 되는 위 2가지 전략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 그 대신 회사를 차별화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목표 아래 어디를 중점적으로 지원할지 정해야 할 뿐 아니라 보다 분명하고 명시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효율적인 경영지원 전략은 어떻게 수립할까?

 

경영지원 부서장은 문제가 무엇인지를 규정하고 전략을 준비하면서 다음의 두 가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첫째, 경영지원 부서가 일상적으로 내리는 결정에 비춰 볼 때,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전략은 무엇인가? 둘째, 경영지원 부서를 제외한 나머지 부서에서는 전략적으로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으며 여기에 경영지원 부서가 얼마나 중요한가?

 

위 두 가지 질문을 통해 경영지원 부서장들은 표면에 드러나는 전략이든 아니든 간에 현재 전략에서 어떤 부분이 성공적이고 어떤 부분이 실패인지 직접 파악할 수 있다. 아마도 지원 부서 전략이 본사 전략과 어긋나는 지점이 많아, 지원 부서가 일은 했으나 결과적으로 회사의 가려운 곳을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일 수 있다. 모든 부서를 두루두루 지원하려고 하다가 정작 성공에 결정적인 부서를 소홀히 했을 수도 있다. 또 본사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있는데, 경영지원 부서가 이 역량 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문제점 파악은 첫 단계로서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에 지나치게 매달려서는 안 된다. 물론 방대한 연구자료를 축적하고 싶은 유혹이 들 때가 있다. 우리 회사의 강점, 경쟁기업 경영지원 부서가 하는 일 등을 상세하게 서류화 하고싶은 충동이 뒤따를 수 있다. 하지만, 문제에 집착하기보다는 오히려 해결책을 탐색하는 편이 훨씬 더 가치가 있다.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온갖 지식을 동원해 몇 시간씩 토론하면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해결책이 나올것이다. 예컨대 자동차업체 임원진이 안정성 및 신뢰성이 더 문제인지, 브랜드 및 디자인이 더 심각한 문제인지를 결정하는 데는 방대하고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현재 상황에 대해 의견 일치를 봤다면, 다음으로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대안을 찾기 위해 다음의 서로 관련된 두 개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

 

경영지원 부서의 활동 영역은?경영지원 부서 입장에서 이는 간단한 질문이다. 경영지원 부서장들은 사내 부서 가운데 첫째 본사 전략에 가장 중요한 사업 부서로 어디를 중점적으로 지원할지, 둘째 기업 경쟁력과 연관해 무엇으로 지원할지, 셋째 지원한다면 어떤 부분을 외부에 맡기고 어떤 부분을 직접 맡을지 파악해야 한다.

 

이를테면, HR 부서가 보기에 전반적으로 회사에 창의적 디자인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하자. 그렇다면 HR 부서는 첫째 각 사업 부서를 이끄는 CEO들을 중점적으로 지원하고, 둘째 젊은 디자이너를 영입하고 육성해 지원할 수 있다. 이때 HR 부서의 핵심 역량은 디자인 인재를 얼마나 잘 영입하냐로 결정된다. 셋째 HR 부서는 디자이너 교육과 개발 부문을 파트너십을 맺은 유수 기업 및 디자인 학교에 외주를 줄지, 인재 모집과 교육에 수반되는 행정 업무를 외부 에이전시에 맡길지 선택할 수 있다.

 

어느 부문을 활동 영역으로 잡을지는 경영지원 부서별로 나눠서 본사 전략에의 여러 부분을 지원할 수 있다. 한 디지털 플랫폼업체가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고 하자. HR 부서가 아시아 시장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대신 리스크 및 준법감시 부서는 유럽연합 규제 상황의 모니터링을 맡을 수 있다. 유럽연합의 정책 변화로 회사 주력 사업이 타격을 입는 일도 생길 수 있는 까닭이다.

 

어떻게 성과를 올릴까?본사 또는 사업 부서 차원에서 만든 전략과 관련해 어떻게 성과를 낼지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고객에게 경쟁기업보다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면 된다. GE라면 경쟁기업인 지멘스보다 어떻게 기업고객에 더 괜찮은 가치를 제안할지 찾을 필요가 있다. 코카콜라라면 어떻게 펩시보다 더 나은 가치를 탄산음료 소비자에게 제공할지 고민해야 된다. 앞서 같은 경우는 경쟁기업이 어디인지 규정하기 쉬운 편이다. , 어떤 가치를 제안하고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할지도 시중 상품과 시장가격을 조사하고 실적 보고서를 분석하면 헤아릴 수 있다.

 

그러나 경영지원 부서가 어떻게 해야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앞서처럼 본사나 사업 부서의 경우와 달리 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각 회사의 지원 부서끼리는 상대적 가치를 비교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가령, 버라이즌이 자사 네트워크 지원 부서가 티모바일 네트워크 지원 부서보다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지는 계산하기가 아주 어렵지 않다. 반면, 두 회사 HR 또는 파이낸스 부서 중 어떤 곳이 더 뛰어날지 비교하는 것은 앞서의 경우보다 계산하기 어렵다. 더구나 동종 업계 기업들이라고 해도 경영지원 부서끼리 반드시 직접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경쟁 기업일지라도 추구하는 전략이 달라 그에 따른 역량도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에서는 HR 부서가 몹시 중요해도 또다른 기업에서는 파이낸스 부서가 더 중요할 수 있다. HR부서로 성장해 온 회사에 파이낸스로 큰 회사의 HR부서를 벤치마킹하라고 할 수는 없다. 서로 유사한 전략을 채택했을 때만 경영지원 부서끼리 비교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HR 부서가 파이낸스 부서를 벤치마킹해서도 안 되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외려 외부공급자outsourced provider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는 편이 적절할 때가 종종 있다.

 

경영지원 부서는 어떻게 하면 기존 전략보다 더 나은 지원을 제공하고 성공 방법을 고안할지, 이를 위해서는 어떤 전략들이 필요한지에 주목해야 한다. 이때 지원 부서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지금으로서는 여러 전략 가운데 무엇이 정답일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경영지원 부서장들은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각 전략이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질문을 던져야 한다.

 

경영지원 부서장들은 어떤 역량과 시스템이 필요한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또 어떤 상황에서 어떤 역량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하는지, 그 이유도 고민해야 한다. 무엇을 갖춰야 성공하는지를 알면, 여러 테스트와 실험을 고안해 선택지를 더 줄일 수 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위와 같은 전략을 어떻게 만드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포시즌스호텔앤드리조트 HR 부서를 살펴보고자 한다.

 

 

 

 

포시즌스호텔의 인재 전략

 

포시즌스 전략의 핵심은 수십 년 넘게 제공한 럭셔리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포시즌스는 고객을 정중히 모시면서 고객이 행복한지, 집에 있는 듯 편안함을 느끼는지 등에 서비스의 초점을 맞췄다. 2009년 출간된 창업자 이사도어 샤프Isadore Sharp의 저서에 따르면, 이런 럭셔리 서비스 전략은 직원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는우리 호텔의 장기근속 사원들은 주어진 업무 이상을 신경 썼다라며우리 호텔 숙박객이 불편한 데는 없는지, 보다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어떤 역량을 강화해야 하는지를 고심했다고 적었다. 동시에 포시즌스 차원에서 이러한 직원들을 영입해 육성하고 직원들이 이직하지 않도록 계속해서 동기를 부여했기에 다른 호텔에서는 찾을 수 없는 서비스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포시즌스 HR 부서는 경쟁우위를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원 부서 전략의 관점에서 샤프와 HR 부서가 어떻게 일했는지 살펴보자. 그러면 포시즌스에서 문제를 어떻게 규정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알 수 있다.

 

문제 규정하기.서비스 기반 사업이 대개 그러하듯이 호텔 업계 인건비는 현재 전체 운영비용의 약 50%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런 이유로 호텔 체인 대부분이 인건비를 최소화해야 할 항목으로 취급한다. 일선 호텔에서는 언제든 교체 가능한 기계부품 정도로 직원들을 취급한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조사한 결과 2018년 호텔업계 종사자 이직률이 73.8%인 것도 당연한 결과다.

 

이처럼 직원 이직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주요 호텔체인의 인사방침은 대개 뛰어난, 장기근속 가능성이 높은 총괄지배인을 확보하는 데 맞춰져 있다. 총괄지배인을 채용하고 난 다음에는 신입직원을 단기간에 대규모로 채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 직원 근속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이 부분에 투자해야 할 필요성 자체를 못 느낀다. 이직률이 높은 현상을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보는 탓이다. 그 대신 비용절감으로 여러 노동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예컨대 근무시간을 최소화하고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는 표준을 세우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식이다.

 

 

 

 

샤프가 처음 호텔 및 접객 산업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업계에서는 이렇게 운영하는 게 당연시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샤프는 차츰차츰 이를 타개해 나갔다. 당시 호텔체인들은 럭셔리라고 하면 대개 공간을 럭셔리하게 꾸민다는 식으로 이해했다. 웅장한 건축물과 화려한 장식을 내세우고 고객을 왕처럼 모시는 서비스, 고도로 표준화된 서비스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샤프의 생각은 달랐다. 샤프가 보기에 력셔리란, 건물과 인테리어에만 한정된 게 아니라 접객 서비스에까지 적용되는 개념이었다. 타지에 머무는 투숙객에게 집과 직장을 대신하는 서비스, 따뜻함과 정중한 환대로 가득한 서비스, 이렇게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는 현장 스태프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보통 일반적인 호텔의 인사전략에서 불가피하게 높은 이직률을 낮추려고 노력하는 방법은 총괄매니저 그룹을 유지하고 개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는 샤프의 새 비전에 전혀 부합하지 않았다. 포시즌스가 계속 성장하자 HR 부서는 본사 전략에 들어맞으면서 고객서비스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경영지원 부서의 활동 영역을 정하고 성과 올리기.포시즌스 HR 부서는 우선 일선직원들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경쟁 호텔들과 차별화된 방식으로 직원을 뽑고, 관두지 않게 힘쓰고, 또 업무 의욕을 불어넣는 데 집중했다. 샤프는 이력서나 대행업체에 채용을 맡기지 않고 직접 다섯 차례에 걸쳐 입사지원자 면접을 보고 뽑았다. 마지막 면접은 호텔 총괄매니저와 함께 했다. 덕분에 연차보다는 태도와 자세가 철저히 검증된 호텔 스태프를 구성할 수 있었다.

 

HR 부서는 호텔 스태프의 정년을 늘리기 위해 애썼다. 엔트리 레벨로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그걸로 경력이 끝나지 않고 오히려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만든 것이다. 이는 선순환구조로 이어졌다. 직원 평균 정년이 약 20년에 가까워지면 포시즌스 HR 부서는 기껏해야 1년 근무가 보통인 경쟁호텔보다 채용과 교육과 보상에 투입할 자원을 10배 더 늘릴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포시즌스는 보다 훈련되고 숙련된 직원들과 일하면서도, 인사에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을 수 있었다.

 

샤프가 포시즌스를 이끌면서 직원의 행복도와 충성도, 근속연수가 일제히 상승했고 업무역량도 개선됐다. 포시즌스는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업계를 선도하는 가격 프리미엄까지 손에 넣었다.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언제든 제공할 수 있는 빈틈없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직원 채용 시스템이 체계화되고 규모도 늘어났다. 포시즌스의 직원 교육 시스템은 명성을 떨쳤다. 샤프 아래서 포시즌스는 크게 번창했고, 세계에서 가장 크고 수익도 많이 내는 럭셔리 호텔로 성장했다. 이 모든 성공을 뒷받침한 것은 HR 전략이었다.

 

 

 

 

지원 부서를 지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포시즌스 HR 부서는 경쟁우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쳤지만, 모든 경영지원 부서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원 부서의 전략이 회사의 경쟁우위와 직결되지 않더라도, 회사가 성과를 내는 데 지원 부서의 역할과 지원 부서가 내리는 결정은 매우 중요하다. 쉽게 말해, 지원 부서들을 지원하고자 한다면, 그 방법은 효율적이고 비용 효과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요소를 찾아 투자해야 한다. 지원 부서가 내린 결정이 부실하면 본사 전략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전형적인 리스크 관리 및 준법감시 부서를 생각해 보자. 어떤 기업은 리스크 평가 및 경감 부문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한다. 하지만 지원 부서가 사업에 아무리 중요할지라도 리스크 평가 및 경감이 중요한 기업은 드문 편이다. 리스크 부서의 경우, 전략의 어디가 문제인지 다양한 관점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기준이 충분한지를 따질 수 있다. 회사가 현재 실시하는 준법감시 교육만으로도 각종 사건·사고와 스캔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지 묻는 것이다. 이해관계자 이슈와 관련해, 투자자 사이에서 명성을 얻으려면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도 헤아릴 수 있다. 혹은 매니저가 운영 리스크를 이해하고 산출할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를 고민할 수 있다.

 

또 경영지원 부서는 무엇으로 어떤 부서를 도울지도 선택할 수 있다. 예컨대 현장 직원 또는 사업 부서장을 지원 대상으로 고를 수 있다. CEO나 이사진도 지원할 수 있다. 지원 부서 입장에서는 사내 모든 부서가 일종의 잠재적 고객일 수 있지만, 어떤 부서를 중점적으로 지원해 성과를 낼지를 반드시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준법감시 부서가 보기에 건강과 안전 문제가 큰 위협 요소라면, 공장 관리자를 중점 지원하고 싶을 수 있다. 이 경우 지원 부서는 공장 관리자에게 공장시설 배치나 가동장비 선정 등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전문지식과 정보를 제공하거나 직원을 위한 준법감시 교육을 중점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

 

마찬가지 방식으로 의사결정자들의 마음을 살수도 있다. 준법감시 부서는 안전 우려가 큰 의사결정 책임자들을 지원할 때 이들과 깊이 있는 신뢰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지원 부서가 신뢰를 얻으면 윗선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 또 효율적인 맞춤형 온라인 준법감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기존에 제공하던 교육의 비용과 시간을 늘리지 않으면서도 의사결정자의 리스크 감지 및 중재 빈도를 높일 수 있다.

 

경영지원 부서들은 사내 모든 부서를 지원하느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 또 지원 부서만의 왕국을 세워 하찮은 권력을 휘둘러서도 안 된다. 사업 부서처럼 지원 부서도 전략에 맞춰 무슨 일을 할지 그 일이 전략과 어긋나지는 않는지 정할 수 있다. , 어떤 부서에 얼마나 자원을 할당할지 효율적으로 정하면 경쟁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 사내 다른 부서들과 마찬가지로 경영지원 부서도 매일매일이 선택의 연속이다. 경영지원 부서도 일관성 있는 전략을 개발해 운영한다면 회사에 빼놓을 수 없는 동력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번역 노이재 에디팅 배미정

 

 

로저 L. 마틴(Roger L. Martin)은 현재 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전략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 로트먼경영대학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명예교수다.

제니퍼 리엘(Jennifer Riel)은 세계적인 디자인컨설팅 업체 IDEO 전략부문 글로벌이사 겸 로트먼경영대학원 겸임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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