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8월호

마블과 핑크퐁 성공의 공통점
이승규

Commentary on feature

마블과 핑크퐁 성공의 공통점

이승규 스마트스터디 공동창업자 & CFO

 

 

 

 

 Commentary on Feature 보기읽어야아티클    > 잡기어려운 녹색 소비자들

 

 

 

“핑크퐁은 애들이나 보는 거지, 이제 너무 시시해.” 핑크퐁의 소비자 조사 인터뷰에 참가한 일곱 살 남자아이가 말했다. 아이는녹색 헐크가 정말 세요라고 덧붙였다. 필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네가 우리 타깃이 아닌 건 알거든. 하지만 (시청)연령이 이렇게나 내려오다니. 믿기지 않아. 헐크 대단해.’

 

필자는 2008아이언맨부터 시작된 22개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시리즈 중 극장에서 17편을, 비행기 안에서 다섯 편을 봤다. 필자 역시 그 아이처럼 마블의 팬이다. 필자가 느끼는 MCU의 매력은 전형적인 영웅 서사구조를 취하고 있지만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뻔뻔하나 미워할 수 없는 토니 스타크(아이언맨), 그리고 그와 함께 엮이는 개성 강한 슈퍼히어로들과 나름대로의 명분을 가지고 행동하는 빌런(악당)들 간에 매편 고조되는 갈등, 스펙터클한 전투 장면들도 빼놓을 수 없는 MCU의 장점이다.

 

MCU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 이번 HBR의 아티클마블의 블록버스터 머신은 콘텐츠 업계가 배울 수 있는 환상적인 네 개의 솔루션을 도출했다. (1)경험이 있는 무경험자를 선택하라, (2)핵심 팀이 주는 안정감을 활용하라, (3)과거의 공식에 도전하라, (4)고객의 호기심을 키워라 등이다. 필자가 일하는 스마트스터디의 핑크퐁은 MCU와는 다른 고객 세그먼트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IP의 제작과 유통, 부가사업에 있어서 우리 역시 이 네 가지 원칙을 적용해 왔던 것 같다. 또 앞으로도 우리의 전략에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한다.

 

 

핑크퐁의핑거스냅모멘트

 

MCU처럼, 우리도과거의 공식에 도전해큰 성공을 거뒀다. 우리에게 있어핑거스냅과 같은 대폭발의 순간은 2015 4월에 있었다. 마블 영화에서 핑거스냅은 이 세상 생명체의 절반을 날려버리는 마법이지만, 우리에게는 정반대였다. 그때의 결정이 아니었다면 현재 핑크퐁이 가진 매출과 브랜드 영향력의 절반은 없을 것이다.

 

원래 핑크퐁 콘텐츠는 핑크퐁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그것도 유료로만 볼 수 있었다. 그러다가 거실의 큰 TV 화면에서도 아이들이 콘텐츠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올레TV, SK브로드밴드 등의 IPTV로 진출했다. IPTV 진출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상충하지 않았고, 충성 유저에게 추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으며 신규 유저를 획득할 수 있는 사업 확장이었다. 여기까지는 고민할 필요가 별로 없었다.

 

그 당시, 2015 1분기까지 유튜브는 핑크퐁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는 법을 설명한 동영상을 올리는 일종의 마케팅용 플랫폼에 불과했다. 그런데 당시 미국과 영국에서는 키즈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스튜디오들이 유튜브를 통해 상당한 매출을 만들고 있음을 알게 됐다. 유튜브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무료다. 콘텐츠 앞, 뒤 혹은 중간에 삽입된 광고를 통해 생기는 매출을 유튜브와 콘텐츠 공급자가 분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유료 콘텐츠가 유튜브에 무료로 볼 수 있게 풀리면 앞으로 앱에서 구매가 일어날까?” “유튜브에서의 매출액이 앱에서의 콘텐츠 판매 감소를 상쇄할 만큼 정말 커질까?” 내부적으로는 카니발라이제이션(자기잠식)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격론 끝에, 우리는 기존의 성공 공식이던 앱, IPTV VOD 같은 유료 서비스를 고수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유튜브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11년 스마트폰의 가능성을 보고 앱 시장에 뛰어든 것처럼, 2015 4월에는 유튜브의 미래에 대한 믿음, 그리고 플랫폼에서 선두주자가 갖는 이점에 대한 이해가 이런 결정에 도움을 줬다. 그 결과 2019 6월 기준 핑크퐁 유튜브 채널은 누적 조회수 170억 회, 영문 채널 구독자만 해도 2000만 명이 넘는 글로벌 톱3 키즈 채널이 됐다. 베이비샤크(상어 가족) 댄스는 유튜브 역대 조회수 9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 다음, 인재 활용 이슈가 있었다. HBR 아티클에서 말하는 것처럼핵심 팀을 유지하면서경험 있는 무경험자를 사용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콘텐츠 기업이 신규 사업에 착수할 때는 외부 경력자를 채용하거나 에이전시를 활용하는 방안 중에 고민하게 된다. 외부 경력자나 에이전시를 쓰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게 일을 위임해서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퀄리티의 결과물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 또 시장의 움직임을 일단 보면서 추가 투자 등 주요한 의사결정 시기를 연기할 수 있는 점에서 위안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유튜브에 처음 진출할 때, 핑크퐁 콘텐츠를 깊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만이 핑크퐁만의 재미를 유저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사내에서 (1)원어민 수준의 영어 구사능력을 갖춘 인력 (2)유튜브의 각종 기능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IT 활용능력을 갖춘 인력 (3)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1]  에 대한 이해와 마케팅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력을 모아 핵심 팀을 구성하고, 2015 8월 첫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동시에, 아기상어를 비롯한 핑크퐁의 동요 뮤직비디오 창작팀은 영유아 교육전문가 외에도 뮤지컬 배우, 힙합댄스 전공자, 동화작가, 피아니스트, 무대연출가, 체육교사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자로 구성했다. 이렇게 한 이유는 과거의 공식 즉레거시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재미와 의미 사이에 균형을 맞춰가는 핑크퐁 콘텐츠의 특징은 이런 기반에서 만들어졌다.

 

마지막으로, MCU쿠키 영상등으로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처럼 핑크퐁도 고객의 호기심을 터치하는 요소들을 사용하고 있다. ‘토이스토리시리즈로 유명한 픽사Pixar는 자사의 애니메이션 작품 시작부에 디즈니 성()룩소 주니어라는 램프를 등장시킨다. 이와 마찬가지로 핑크퐁 영상의 시작은 핑크빛 여우 캐릭터인 핑크퐁이 도맡는다. 이런 인트로는 핑크퐁의 이름과 특징을 알리는 매체가 됐다. 2019 1분기부터는호기라는 민트색 고슴도치가 등장하며 영상이 시작된다. 이렇게 핑크퐁 스타일로 새로운 캐릭터와 콘텐츠를 슬며시 보여주며 고객의 호기심을 일으키고 흥미를 높여가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스콧 피어런Scott Fearon은 자신이 보기에 망하는 길을 가고 있는 기업들의 주식을 공매도함으로써 돈을 벌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담은 책 < Dead Companies Walking >에서 실패하는 기업의 특징들을 꼽았다. ⑴오직 가까운 과거로부터만 배운다, ⑵성공 법칙에 너무 의존한다.

 

이런 덫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뻔한 제품이나 서비스와 결별할 수 있는 결단력, 그리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실행력이 필요하다. 이제 포스Force가 우리와 함께 하길 빈다. 

 

[1]  스타트업이 제품과 시장을 동시에 만들어 나가며 급속하게 성장하도록 하는 방법론

 

 

이승규 이사는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했다. 넥슨, KOG에서 온라인게임 마케팅과 사업개발을 경험하고, 2010년 스마트스터디를 공동창업해 CFO 직과 해외사업 을 맡고 있다. 스마트스터디는 유아동브랜드핑크퐁을 통해 4000여 편의 동요·동화 영상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 모바일앱, 도서, 완구, 공연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대표 콘텐츠인핑크퐁 아기상어(Baby Shark)’는 유튜브 누적 조회 수 29억 회, 유튜브 역대 최다 조회 영상 8, 20주 연속 빌보드 핫 100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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