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월호

AI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마르코 이안시티(Marco Iansiti),카림 R. 라카니(Karim R. Lakhani)

TECHNOLOGY

AI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려면

지능형 기계machine intelligence, 비즈니스의 법칙을 어떻게 바꾸는가.

 

 

 

 

내용요약

시장의 변화

우리는 인공지능을 가치 창출과 전달의 주된 원천으로 삼는 새로운 종류의 기업들이 출현하는 걸 목격하고 있다.

 

과제

AI가 주도하는 운영모델은 산업을 구분짓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으며 비즈니스 경쟁의 법칙을 뒤집고 있다.

 

결론

디지털 스타트업과 전통 기업은 모두 운영과 전략, 경쟁에 미치는 AI의 혁명적인 영향을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

 

 

 

앤트 금융서비스 그룹Ant Financial Services Group의 이용자 수는 출범한 지 단지 5년 만인 2019년에 10억 명을 돌파했다. 알리바바에서 분리돼 나온 앤트금융은 인공지능(AI)과 모바일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Alipay 데이터를 이용해 대단하면서도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그 사업범위는 소비자 대출, 머니마켓펀드, 자산 관리, 건강보험, 신용평가 서비스, 그리고 심지어 사람들이 탄소배출량을 줄이도록 장려하는 온라인게임까지 아우른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가장 큰 은행들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직원 수로 그 은행들보다 10배 이상 많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앤트금융은 2018년 있었던 최근 펀딩 라운드에서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금융서비스 기업인 JP모건체이스의 절반에 가까운 1500억 달러( 175조 원)의 가치로 평가받았다.

 

앤트금융은 전통적인 은행이나 투자기관, 보험회사와는 달리 디지털에 핵심기반을 두고 있다. 중요한 운영활동 경로 위에 사람이 없다. AI가 모든 걸 주도한다. 대출을 승인하는 매니저도, 자산관리 관련 조언을 제공하는 직원도, 소비자 의료비용을 허가해 주는 담당자도 없다. 그래서 앤트금융은 전통적인 기업이 갖는 운영상의 제약조건 없이 전례없는 방식으로 경쟁하고 다양한 산업에 걸쳐 무한한 성장과 영향력을 달성할 수 있다.

 

AI의 시대를 맞아 이런 새로운 종류의 기업이 출현하고 있다. 앤트금융과 같은 무리에는 구글과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대기업과 지브라 메디컬 비전Zebra Medical Vision부터 웨이페어Wayfair, 인디고AgIndigo Ag, 오카도Ocado등 작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많은 기업이 속해 있다. 이런 기업 중 한 곳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항상 놀라운 일이 반복된다. 바로 작업자나 관리자, 프로세스 엔지니어, 감독자, 고객서비스 담당자에 의해 운영되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의존하는 대신 알고리즘에 의해 가치가 발생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야 나델라Satya Nadella AI를 회사의 새로운런타임runtime1이라고 부른다. 물론 매니저와 엔지니어들이 AI와 알고리즘이 작동하도록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이후엔 시스템이 디지털 자동화를 통해 또는 회사 밖 공급자들의 생태계를 활용해 스스로 가치를 제공한다. 아마존에서 가격을 정하고, 스포티파이에서 노래를 추천하며, 인디고의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고, 앤트금융에서 대출자격을 심사하는 건 모두 AI의 몫이다.

 

전통적인 제약이 사라지면 경쟁의 법칙은 바뀐다. 디지털 네트워크와 알고리즘이 기업의 구조에 통합되면서 산업은 다르게 기능하기 시작하고 산업 사이 경계는 모호해진다. 이러한 변화는 태생적인 디지털회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새로운 경쟁자와 마주하게 된 보다 전통적인 기업들도 AI 기반 모델로 옮겨가기 때문이다. 이제 월마트와 피델리티, 허니웰, 컴캐스트는 이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경쟁을 하기 위해 데이터와 알고리즘, 디지털 네트워크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스타트업을 운영하든, 전통적인 기업을 개혁하기 위해 노력하든 AI가 운영과 전략, 경쟁에 미치는 혁명적인 영향을 이해하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

 

 

AI 공장

 

이 새로운 기업의 핵심에는 우리가 ‘AI 공장이라고 부르는 의사결정 공장decision factory이 있다. 구글과 바이두에서는 소프트웨어가 매일 수백만 건의 광고경매를 운영한다. 디디와 그랩, 리프트, 우버에서는 알고리즘이 어떤 차량이 운행할지를 결정한다. 아마존에서는 헤드폰과 폴로셔츠의 가격을 설정하고 일부 월마트 지점에서는 바닥을 청소하는 로봇을 운영한다. 피델리티에선 고객서비스봇을 가동하고 지브라 메디컬에서는 X선 사진을 판독한다. 각각의 사례에서 AI 공장은 의사결정을 과학으로 취급한다. 분석을 통해 내부 및 외부 데이터를 예측과 통찰, 선택으로 체계적으로 변환하며 이는 다시 운영상의 작업흐름을 지도하고 자동화한다.

 

이상하게도 디지털기업의 성장을 폭발적으로 이끌 수 있는 AI는 심지어 그다지 정교하지도 않을 때가 많다.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 AI가 꼭 공상과학에서 나오는 수준일 필요는 없다. 인간의 행동과 구별이 불가능하거나 인간의 추론능력을 따라 하는, 때로는()인공지능strong AI으로 불리는 그런 AI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전통적으로 인간이 해왔던 일을 대신할 수 있는 컴퓨터 시스템만 있어도 된다. 이는 흔히()인공지능weak AI’로 불린다.

 

AI 공장은 이미 약인공지능으로도 다양하고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정보 비즈니스를 관리할 수도 있다. 또 아마존의 창고로봇이나 구글의 자율주행차량 서비스인 웨이모처럼 회사가 어떻게 물리적인 제품을 만들고 배달하며 운영하는지 안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디지털 의사결정 공장은 가장 중요한 절차와 운영 관련 의사결정을 다룬다. 소프트웨어가 회사의 핵심적인 부분을 구성하고 인간은 가장자리로 이동한다.

 

모든 공장에는 네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첫 번째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이다. 데이터를 체계적이고 지속가능하고 확장가능한 방법으로 수집하고 정리하고 통합하고 보호하는 반자동화된 프로세스를 말한다. 두 번째는 알고리즘이다. 비즈니스의 미래 상황이나 활동에 대한 예측을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세 번째는 실험 플랫폼이다. 새로운 알고리즘 관련 가설을 측정한다. 알고리즘에 의한 제안이 의도된 효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서다. 네 번째는 인프라스트럭처인데 이런 과정을 소프트웨어에 내장하고 내부와 외부 사용자와 연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구글이나 빙과 같은 검색엔진을 보자. 누군가가 검색창에 몇 개의 문자를 입력하기 시작하는 즉시 알고리즘은 많은 사용자가 이전에 입력한 용어와 이 특정 사용자의 과거 검색내용을 토대로 완성된 검색어를 동적으로 예측한다. 이런 예측은 드롭다운 메뉴(‘자동 추천’)에 나타나 사용자가 빠르게 적절한 검색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모든 키보드 누름과 클릭은 데이터 포인트로 저장되며 모든 데이터 포인트는 향후 검색에 대한 예측을 향상시킨다. AI는 또한 유기적인 검색 결과를 생성하는데 이는 이전에 정리한 웹 인덱스에서 뽑아내며 이전 검색결과에서 생성된 클릭에 따라 최적화된다. 또 단어의 입력은 사용자의 검색과 가장 관련이 있는 광고에 대한 자동 경매를 가동시키고, 그 결과는 추가적인 실험과 학습 루프loop2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검색쿼리나 검색결과 페이지 안에서 또는 밖에서 한 모든 클릭은 의미 있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검색을 많이 할수록 예측은 더 나아지며 예측이 더 좋을수록 검색엔진은 더 많이 사용된다.

 

 

규모/범위/학습의 한계를 제거하다

 

규모의 개념은 적어도 산업혁명 이래 비즈니스에 있어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했다. 위대한 앨프리드 챈들러Alfred Chandler는 현대 산업의 기업들이 어떻게 훨씬 낮은 단가로 전례없는 생산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는지 설명함으로써 대기업이 작은 경쟁기업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는 또 기업들이 더 넓은 생산의 범위, 즉 다양성을 달성하는 능력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이점들을 강조했다. 개선과 혁신에 대한 압박은 학습이라는 세 번째 요건을 추가했다. 이렇게 규모, 범위, 학습(scale, scope, learning)은 기업 운영의 성과를 올리는 필수요소로 간주됐다. 이 세 가지는 오랜시간 동안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동과 경영에 의존하는, 세심하게 규정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통해 작동해 왔다. 그리고 이는 전통적인 IT시스템에 의해 강화됐다.

 

이 산업 모델은 수백 년 동안 점진적으로 개선돼 왔지만, 이제 디지털기업들이 규모/범위/학습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AI 기반의 프로세스는 전통적인 프로세스에 비해 훨씬 더 빠르게 확장될 수 있고, 다른 디지털화된 사업과 쉽게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더 넓은 범위가 가능하며,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학습과 개선의 기회를 만들어 낸다. 마치 더욱 정확하고 정교한 고객행동모델을 제작한 뒤 그에 맞는 맞춤서비스를 내놓는 능력과 같다.

 

전통적인 운영모델은 확장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수익이 감소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AI 기반 모델에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규모가 커짐에 따라 수익이 전례가 없는 수준까지 계속 오를 수 있다.(72페이지 ‘AI 기반 기업이 전통 기업을 앞지르는 방식참고) AI 기반 기업이 전통적인 기업과 경쟁하면서 비슷한 (또는 더 나은) 가치제안과 훨씬 더 확장이 용이한 운영모델로 같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너무 뻔하다.

 

이런 종류의 대결을충돌이라고 부른다. 학습과 네트워크 효과 모두가 가치창출에 대한 그 규모로 크게 영향력을 증폭시키면 디지털 코어에 기반을 둔 기업들은 전통적인 조직들을 압도할 수 있다. 아마존이 전통 유통업체와, 앤트금융이 전통 은행과, 디디와 우버가 전통 택시 서비스와 충돌했을 때의 결과를 생각해 보자. 클레이턴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마이클 레이너Michael Raynor, 로리 맥도널드Rory McDonald파괴적 혁신이란 무엇인가?’(HBR코리아, 2015 12월호)에서 주장한 대로 이러한 경쟁에 의한 혼란competitive upsets은 파괴적 혁신 모델에 잘 들어맞지 않는다. 충돌은 기술이나 비즈니스모델의 특정 혁신에 의해 일어나지 않는다. 완전히 다른 종류의 기업이 출현한 결과물이다. 충돌은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경쟁우위의 본질을 재정립할 수 있다.

 

AI 기반 운영모델은 기존 운영모델이 대규모로 창출하는 가치에 근접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네트워크 효과는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는 가치를 거의 창출하지 못하며 새롭게 적용되는 대부분의 알고리즘은 적정량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전까지는콜드 스타트로 고생한다. 앤트금융은 빠르게 성장했지만 알리바바가 2004년에 시작한 핵심 결제서비스인 알리페이가 지금의 규모에 도달하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렸다. 이는 전통적 모델에서 일하는 경영자들이 처음엔 디지털 모델이 자신들을 따라 잡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 하지만 디지털 운영모델이 자리를 한 번 잡으면 훨씬 뛰어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으며 전통적인 기업을 빠르게 추월할 수 있다.

 

AI 기반 기업과 전통 기업 사이의 충돌은 소프트웨어, 금융서비스, 유통, 통신, 미디어, 헬스케어, 자동차와 심지어 농업 관련 업종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운영모델을 디지털화하고 새로운 위협에 대응해야 할 절박한 필요에 직면해 있지 않은 사업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전통 기업 다시 건설하기

 

전통 기업의 리더들에게 디지털화된 기업과의 경쟁은 단순히 기업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거나 심지어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알고리즘을 이해하며 실험하는 걸 넘어선다. 기업 조직과 운영모델을 완전히 다시 만들어야 한다. 아주 오랜시간 동안 기업들은 집중과 전문화를 통해 규모와 범위, 학습을 최적화해 왔고 이는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사일로silo3구조로 이어졌다. 여러 세대 동안 IT는 이런 패턴을 바꾸지 않았다. 수십 년 동안 IT는 특정 기능과 조직단위의 성과를 개선하는 이용됐다. 전통 기업 시스템은 심지어 사일로 구조와 기능 및 제품에 따른 구분을 종종 강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일로 구조는 AI 주도 성장의 적이다. 실제로 구글 광고와 앤트금융 마이뱅크MyBank는 의도적으로 사일로 구조를 버리고 통합된 데이터 코어와 일관된 코드 기반을 활용하도록 설계됐다. 회사 각 부문별로 자체 데이터와 코드가 있으면 내부 개발은 파편화되며 각 부문과 외부 비즈니스 네트워크 또는 생태계와의 연결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모든 부서와 기능에 도움을 주며 기여하기도 하고 무언가를 얻어가기도 하는 고객을 360도 이해하는 것 또한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기업이 새로운 디지털 코어를 구축할 때는 그 안에 깊은 조직적 구분을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AI 기반 모델로의 전환이 쉽지는 않지만, 많은 전통 기업들이 변신을 시작했다. 그중에는 우리가 함께 일한 기업도 있다. 실제로 우리는 최근 연구에서 서비스업과 제조업 분야 350곳 이상의 전통적인 기업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이 조직 내 데이터와 분석에 더 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노드스트롬과 보다폰, 컴캐스트, 비자 등 많은 기업은 이미 운영모델의 주요 요소들을 디지털화하고 재설계했으며, 정교한 데이터 플랫폼과 AI 기능을 개발하는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비즈니스의 중요한 요소를 디지털화하기 위해선 반드시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일로 구조와 파편화된 기성 시스템에 대응하고 기능을 추가하며 문화를 재구성하는 건 필요하다.(그러한 변환을 주도하는 주요 원칙을 자세히 살펴보려면 73페이지 ‘AI 기반의 회사로 거듭나기참고)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Fidelity Investments AI를 통해 고객서비스, 고객 통찰 및 투자 권고 등의 주요 분야 프로세스를 용이하게 만들었다. 이 회사는 데이터 자산을 하나의 디지털 코어에 통합하고 이를 중심으로 조직을 재설계하기 위한 다년간의 노력으로 AI 주도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작업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지만, 이미 회사 전체의 많은 고부가가치 사용 사례에서 AI의 영향을 명백히 볼 수 있다. 월마트는 아마존에 대항하기 위해 AI를 중심으로 하는 운영모델을 새로 구축하고, 쪼개져 있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 체계로 대체하고 있다. 월마트는 이를 통해 회사가 가진 고유한 데이터 자산을 강력한 새 애플리케이션에서 다양하게 사용하고, AI와 여러 분석 기능을 통해 더 많은 운영작업을 자동화하거나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또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 운영모델의 대대적인 변신에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다.(70페이지 ‘AI 기업으로 변신한 마이크로소프트참고)

 

 

회사의 전략과 역량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AI에 기반한 기업이 전통 기업과 충돌하면서 경쟁우위는 점차 디지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제어하는 능력에 의해 정의되고 있다.(HBR코리아 2019 1-2월호플랫폼 기업, 어떻게 성공할까?’ 참고) 비즈니스를 연결하고, 그 사이에 있는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 및 AI를 통한 가치를 추출하는 데 탁월한 조직이 우위를 점한다. 전통적인 네트워크 효과와 AI에 기반한 학습곡선은 서로에 대한 영향력을 높이면서 서로를 강화한다. 구글, 페이스북, 텐센트,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에서 이런 역동성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많은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서로 다른 산업 전반에서 경쟁우위를 높이는 데 필요한 알고리즘을 구축함으로써 강력한허브회사가 됐다.

 

반면 전통적인 산업분석에 중점을 둔 기존의 전략접근법은 점차 쓸모가 없어지고 있다. 자동차기업을 예로 들어 보자. 자동차업체들은 우버에서 웨이모까지 전통 산업의 경계 밖에서 들어오는 디지털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기업 경영진이 전통적인 산업적 맥락에서 벗어나 자동차도 AI에 기반한 고()연결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면, 그들은 자신을 지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지역상거래와 광고, 뉴스 및 엔터테인먼트 피드, 위치기반 서비스 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한때는 경영진에게자신이 이해하는 산업 안에서 잘 아는 비즈니스를 계속 하라는 조언을 해줬다. 하지만 알고리즘과 데이터 흐름의 시너지는 산업의 경계를 모른다. 그리고 이런 경계를 넘어 고객과 데이터를 활용하지 못하는 조직은 크게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전략은 산업 분석과 기업 내부자원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여러 기업들이 만드는 산업 간 연결구조와 그 기업들이 이용하는 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의 흐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 모든 건 조직과 직원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머신러닝은 직업과 소득수준, 전문 분야에 관계 없이 거의 모든 일의 본질을 바꿀 것이다. AI 기반 운영모델이 인간의 희생을 요구한다는 사실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어쩌면 현재 직업활동의 절반이 AI에 의한 시스템으로 대체될 수 있다.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애초에, 기업의 운영모델은 많은 부분 예측가능하고 반복가능하도록 설계돼 왔으니까. 예를 들어 매장에서 결제할 때 제품을 스캔하는 것, 카페라테를 만들며, 탈장수술을 하는 등의 각종 프로세스는 잘 표준화돼 있다. 인간의 창의성을 많이 요구하지 않는다. AI로 인한 개선은 많은 직업을 풍요롭게 하고 다양하고 흥미로운 기회를 만들겠지만 동시에 많은 직업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직업의 대체뿐 아니라 전통적인 역량의 쇠퇴도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킬 것이다. 거의 모든 환경에서 AI 기반 기업은 고도로 전문화된 조직과 대결을 펼치고 있다. AI가 주도하는 세상에서 경쟁을 위해 필요한 건 산업별 전문화보다는 데이터 소싱, 프로세싱, 분석 및 알고리듬 개발을 하는 보편적인 역량이다. 이 보편적인 역량은 전략과 비즈니스 설계, 리더십까지 다시 쓰게 만들고 있다. 과거에는 디지털 및 네트워크 비즈니스 전략들이 굉장히 다양해 보였지만, 이제는 다들 비슷해 보이게 됐다. 운영성과를 높이는 일도 마찬가지다. 산업 전문성은 예전보다 덜 중요해졌다. 우버가 새 CEO를 찾을 때, 이사회는 리무진서비스 기업이 아니라 디지털 기업인 익스피디아를 경영했던 사람을 고용했다.

 

우리는 산업별로 핵심 역량이 달랐던 시대에서 데이터와 분석에 의해 구성되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에 저장된 알고리즘에 의해 움직이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알리바바와 아마존이 유통 및 금융서비스, 헬스케어, 신용점수와 같이 전혀 다른 산업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이 부문들은 비슷한 기술 기반을 많이 갖고 있으며, 공통된 방식과 기구를 사용한다. 전략도 바뀌고 있다. 비용과 품질, 브랜드자산, 전문화되고 수직적인 전문성vertical expertise에 기반한 전통적인 차별화 전략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네트워크 포지션business network position, 고유한 데이터의 축적 및 정교한 분석의 배포와 같은 우위 전략으로 옮아가고 있다.

 

 

리더십의 과제

 

운영상의 제약을 제거하면 엄청난 성장을 이룰 수 있기는 하지만, 그게 항상 좋은 건 아니다. 마찰이 없는 시스템은 불안정한 경향이 있으며 일단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나 속도를 줄이지 못하는 초보 스키어를 생각하면 쉽다. 예를 들어 바이럴 밈4과 같은 디지털 시그널은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확산될 수 있으며 중단이 거의 불가능하다. 이를 처음 시작한 조직이나 네트워크의 주요 허브를 제어하는 곳도 마찬가지다. 마찰력이 없으면, 폭력을 선동하는 비디오와 가짜뉴스 헤드라인을 다양한 네트워크에 있는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 빠르게 전파할 수 있으며 클릭수와 다운로드를 최적화하기 위해 변형할 수도 있다. 보낼 메시지가 있다면 AI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노출하고 개인화하는 환상적인 방법을 제공한다. 그러나 마케팅 담당자에겐 천국일 수 있는 것이 일반인에겐 악몽이 될 수도 있다. 디지털 운영모델은 가치도 집중시키지만 피해도 집중시킬 수 있다. 의도는 긍정적이라 하더라도 잠재적인 부작용은 상당히 클 수 있다. 하나의 실수가 큰 디지털 네트워크를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에 노출시킬 수 있다. 알고리즘에 대한 검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편견과 잘못된 정보를 엄청난 규모로 악화시킬 수 있다. 위험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디지털 은행이 전례없는 방식으로 고객 저축을 끌어모으는 방식을 고려해 보자. 세계에서 가장 큰 머니마켓펀드 중 하나를 운영하는 앤트금융은 수억 중국 소비자의 저축금액을 맡고 있다. 여기에 따르는 리스크는 매우 크다. 특히 비교적 안정성이 덜 입증된 기업에는 그렇다.

 

 

디지털의 규모, 범위, 학습능력은 개인정보 보호 및 사이버보안 문제뿐만 아니라 시장집중과 혼란, 불평등 증가로 인한 사회적인 난기류 등 새로운 어려움을 많이 만들어 내고 있다. 기업을 감시하도록 설계된 규제기관들은 이 모든 급속한 변화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AI가 주도하는 세상에선 일단 시장에 적합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확보되면 사용자 수와 몰입도와 수익이 급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제약 없는 성장이 위험하다는 건 점점 더 명백해지고 있다. 디지털 운영모델을 받아들이는 기업의 잠재력은 크지만 광범위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런 기회와 위협 속에서 길을 찾는 건 기업과 공공기관 모두에게 진정한 리더십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1.컴퓨터 프로그램 실행을 돕는 소프트웨어

2.프로그램 중에서 되풀이해서 실행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명령

3.회사 안에 성이나 담을 쌓고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구조를 일컫는 말

4.Meme. 특정 메시지를 전하는 그림, 사진 또는 짧은 영상. 비슷한 말로짤방

5.프로그램 개발자의 선입견이나 편견이 알고리즘에 반영되는 경우나, 데이터 자체의 편향 등을 제거하지 못해서 생기는 편향 등을 의미

 

 

마르코 이안시티(Marco Iansiti)는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기술과 운영관리 유닛 그리고 디지털 이니셔티브를 이끄는 교수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아마존을 비롯한 많은 정보기술 분야의 기업에 조언을 해준다.

카림 R. 라카니(Karim R. Lakhani)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교수이자 하버드대 혁신과학연구소의 창립자이자 공동소장이다. 둘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프레스, 2020)을 함께 썼다.

 

 

번역 김선우 에디팅 고승연

  • 아티클 다운로드
    (PDF)
    5,000원

    담기바로구매

  • 디지털서비스
    1년 150,000원

    디지털서비스란

    신청하기

전략 다른 아티클

무료 열람 가능 아티클 수 0/1 회원가입 | 서비스상품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