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월호

새로운 기업문화 분석기법
아미르 골드버그(Amir Goldberg),매튜 코리토어(Matthew Corritore)

ORGANIZATIONAL CULTURE

분석

이메일과 슬랙, 글래스도어를 통해서 조직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보자.

 

 

 

 

기존의 문제

문화는 직관적으로 느껴지지만 정량적으로 측정하기는 어렵다. 기업문화 연구의 핵심은 설문조사인데, 여기서 얻은 정보를 100% 신뢰하기는 어렵다.

 

새로운 접근법

직원들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오간 내용의 언어적 특성을 연구함으로써 조직문화 분석에 대한 새 실마리를 얻었다. 이메일과 슬랙 메시지, 글래스도어 후기를 연구해 기업문화에 대한 일반적 통념에 의문을 품고 파헤쳤다.

 

연구 결과

· 직원이 기업문화와 잘 맞는지도 중요하지만, 시간에 따라 변하는 기업문화에 제대로 적응하는지가 성공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 인지적 다양성은 팀의 아이디어 창출에는 도움이 되고 아이디어의 실행에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 좋은 기업문화는 다양성을 보장해 혁신을 촉발하지만, 그 기저에는 조직의 단합을 이끌 공동의 가치관이 뿌리박고 있어야 한다.

 

 

 

기업문화는 성공의 촉매가 될 수도, 방해물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기업문화를 측정할 때 흔히 사용하는 설문조사나 질문항목들은 정확하지가 않다. 직원들의 자기평가도 바람직한 척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어떤 가치와 신념이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정작 현실에서는 언행 불일치를 보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설문조사는 끊임없이 변하는 조직의 단편적인 순간을 일회성으로 포착하는 데 그친다. 그리고 이 주제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각 회사의 독특한 개성, 고유의 조직문화도 몇 가지 정해진 유형에 끼워 맞춰서 일반화하곤 한다.

 

그래서 우리 연구팀은 조직문화 평가와 측정을 위한 새로운 방법에 주목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메일과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 슬랙Slack의 메시지, 기업 평판 사이트 글래스도어Glassdoor의 후기 등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남아 있는디지털 발자국digital traces을 추적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사용되는 언어를 분석해 우리는 조직문화가 어떻게 직원들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할 수 있었다.

 

한 연구에서 우리 팀원 두 명은 중견 IT기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사내 이메일에서 드러난 언어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직원들이 다른 동료들과 얼마나 궁합이 잘 맞는지를 평가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약 120개의 소프트웨어 개발팀이 슬랙에서 주고받은 메시지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팀원들간 의견과 아이디어의 다양성이 각 팀의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는지, 부정적 영향을 미쳤는지를 측정했다. 글래스도어의 도움을 받아서, 직원들이 익명으로 소속 회사의 조직문화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분석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문화적 다양성이 회사의 효율성과 혁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점검했다.

 

요즘은 이메일과 슬랙 같은 도구로 인해 디지털 데이터 발자국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빠르고 저렴하게 쓸 수 있는 IT도구들이 나오면서 조직문화 측정을 위한 새로운 과학적 방법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는 전산언어학적 접근법computational-linguistics approach을 활용해피플 애널리틱스분야에 통용되던 기존 가설들이 맞는지 확인하고, 경영자들이 어떻게 조직문화를 전략적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려 한다. 직원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알고리즘의 편향성을 줄이려는 적절한 노력이 동반된다면, 이런 접근법이 조직문화와 관련한 경영자의 여러 애로사항을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내용

 

우리 팀이 최근 집중 연구한 주제는 (1)‘회사와 잘 맞는지(궁합)’회사에 잘 맞추는지(적응력)’의 비교, (2)회사와 궁합이 좋을 때의 장점과 단점, (3)인지적 다양성, (4)다양성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 등이다.

 

회사와의 궁합 vs 적응력.직원을 채용할 때 회사문화와의 궁합을 중점적으로 보는 경영자의 경우, 우리 회사나 팀이 가지고 있는 가치, 규범, 행동양식이 입사 지원자에게서도 나타나는지를 확인한다. 반면 문화에 대한 적응력 측면은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여기서 적응력이란, 회사 내 문화적 규범이 시간에 따라 변할 때 민첩하게 대응하고 수용하는 능력을 가리킨다.

 

최근 우리 팀원 두 명은 스탠퍼드대 고빈드 매니언Govind Manian, 크리스토퍼 팟츠Christopher Potts와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첨단 IT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성과에 회사와의 궁합과 적응력이 각각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연구였다. 이들은 직원 601명이 5년 동안 사내에서 주고받은 이메일의 언어적 특성을 비교했다. 이를테면, 연구 참가자가 자주 욕설을 입에 담는 동료와 이야기할 때 같이 욕설을 하는 빈도가 얼마나 되는지 들여다봤다. 또 소속집단에서우리라는 표현을 쓸 때 참가자가 같이우리라고 하는지, ‘를 지칭할 때 덩달아라고 하는지도 살폈다. 연구 대상 직원들이 어떻게 동료들의 대화 문화에 적응해 나가는지도 시간을 들여 관찰했다.

 

예상대로 조직문화와이 잘 맞는 직원이 승진도 잘하고, 더 나은 성과평가와 높은 보너스를 받는 등 두루두루 순조로운 모습을 보였다. 비자발적으로 퇴사하는 빈도도 낮았다. 그런데 연구에 따르면 이런 궁합보다도 조직문화 적응력이 성공적인 회사생활에 더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시간에 따라 변하는 회사문화에 빠르게 적응한 직원이 입사 초반 회사와 좋은 궁합을 보이던 직원보다 성공적인 회사생활을 이어 나간 것이다. 역동적이고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기업의 문화와 규범은 시시각각 달라지고 진화한다. 그런데적응능력자들은 이런 변화 속에서도 계속해서 궁합을 유지했다.

 

위 연구결과들은 문화적 동질화라는 프로세스가 입사 이후에도 지속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실제 우리가 직원들이 회사의 문화에 동화되는 과정을 조사해보니 사람마다 다른 모양의 궤도를 볼 수 있었다. 각자 매끄럽게 조직에 스며드는 때가 있고, 다소 거리를 느끼는 때가 있는 등 부침을 보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결국 동료들의 행동규범을 자연스럽게 습득했다. 회사에서 잘린 직원들은 대개 조직문화에 동화되기 어려워하던 사람들이었다. 또 회사를 자발적으로 떠난 사람들도 흥미로운 특징을 내비쳤다. 이들은 입사 초기에 빠르게 조직에 스며들었다가, 이후 조금씩 삐걱대기 시작하고, 동료들과 어울리기 힘들어지고 아웃사이더가 될 때 사표를 냈다.

 

궁합과 적응력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우리 팀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의 제니퍼 채트먼Jennifer Chatman, 리처드 루Richard Lu와도 공동연구를 수행했다. 우리는가치관 일치’value congruence인식 일치perceptual congruence’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가치관 일치는 조직을 바라보는 개인의 가치관과 신념이 동료들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뜻하고, 인식 일치는 개인이 다른 동료들의 가치관이나 신념을 얼마나 정확히 인식해 조직의문화코드를 이해하는지를 뜻한다. 조사 결과 가치관 일치 수준이 높은 직원은 조직과 잘 맞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퇴사할 확률이 낮았다. 이에 따라 이 지표는 장기근속 확률을 예측하는 데는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업무성과 예측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반면 인식 일치 수준이 높은 직원은 일을 잘했고, 이 지표는 업무성과 예측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장기근속 여부와는 큰 상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결과는 회사가 오래 근무할 만한 충성도 높고 성실한 사람을 원한다면 기존 직원과의 가치관이 맞는지를 봐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나 업무생산성이 높은 사람을 원한다면 낯선 문화나 분위기를 빨리 읽고 민첩하게 적응할 지원자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나쁜 궁합도 장점이 있다.기업문화와 궁합이 안 맞는 직원을 채용하는 것의 장점이 있을까? 세상을 보는 관점이 상당히 다른 사람의 존재는 때때로 창의력과 혁신을 촉발한다.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대개 비주류이기 때문에 괜찮은 아이디어를 내도 쉽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최근 우리 팀은 고빈드 매니안, 크리스토퍼 포츠, 윌리엄 먼로William Monroe와 함께 사내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상에서 원래라면 교류가 없을 부서나 팀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의 직원들의 조직문화 동화 수준을 조사했다. 가령, 엔지니어링 부서와 세일즈 부서 두 곳을 연결하는 직원이 있다면 두 부서 사이에 다양한 정보와 아이디어가 오갈 수 있다.

 

조사 결과, 평균적으로 회사문화와 궁합이 잘 맞는 직원이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조직과의 궁합이 좋은 직원이 이런 부서간 다리 역할을 수행할 때 많은 이점을 누렸다. 한 예로 엔지니어링 부서 및 세일즈 부서와 교류하면서 두 문화에 잘 동화되는 직원의 경우 엔지니어링 부서와는 기술에 대한 유머로 서로간의 거리를 좁히고, 세일즈 부서와는 고객을 주제로 한 대화로 친분을 다졌다. 반대로 여러 부서와 교류하는 사람이 문화적으로 동화되는 데 실패하면 대가가 컸다. 확실하게 뿌리내린 소속집단이 없어 사회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아웃사이더 취급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회사문화와 궁합이 나쁜 점이 역으로 장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여러 부서와 두루 어울릴 만한 네트워크는 없지만, 정체성이 확실한 사회적 소집단에 속한 사람들이 이 경우에 속했다. 이들은 자신이 속한 소집단 내에서 사회적 관계를 단단히 다진 덕분에 문화적 아웃사이더라는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창의적 의견을 최대한 관철시킬 수 있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결국 조직에 순응하는 사람, 혹은 조직문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과 문화적 아웃사이더를 한데 묶어 고용하는 게 효과적인 인사 전략임을 보여준다.

 

인지적 다양성.팀이 문화적으로 다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문화적 다양성이 인지적 다양성, 즉 다채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그러나 팀의 인지적 다양성이 과연 좋은 성과를 위한 발판인지 걸림돌인지에 대한 연구결과들은 대체로 신빙성이 없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인지적 다양성을 나타내는 표본의 대표성 부족이다. 보통 이런 연구들은 인종이나 성별, 성격, 그리고 직원 본인들이 평가하는 신념과 가치관 등을 인지적 다양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하지만 그것이 적절한 지표라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이런 부류의 연구들은 커뮤니케이션 및 상호작용 과정에서 다양성이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이는 직원들이 자신의 감정과 의견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팀 내 역학관계가 프로젝트 주기에 따라 계속 자주 바뀌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연구들은 인지적 다양성을 고정불변의 요소로 가정하는 경우가 많다.

 

스탠퍼드대 카타리나 릭스Katharina Lix, 멜리사 밸런타인Melissa Valentine연구원과 함께 실시한 새 연구는 117개 원격 소프트웨어 개발팀 내부에서 주고받은 슬랙 메시지 내용을 분석해 이런 약점을 해결하고자 했다. 우리는 팀원들끼리 비슷한 주제를 두고 논의하다 다양한 의미, 관점, 스타일을 보이는 순간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 다양한 요소들이 성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가령, 고객 요구에 대한 의견을 나눌 때 고객들이 어떤 모양과 느낌의 UI를 원하는지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는 사례들을 분석한 것이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개발자들이 서로를 끝내 이해하지 못하고 얘기가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불협화음 속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한 경우도 있었다.

 

우리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지적 다양성이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프로젝트 주요 단계별로 달랐다. 팀이 마주한 현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초기 단계에서는 다양성 때문에 목표실현 가능성이 낮아질 확률이 컸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아이디어 구상에 들어가는 중간 단계부터는 다양성이 팀을 성공으로 이끄는 힘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현장에서 실행에 옮기는 마지막 단계에 가까워지면 다양성은 다시 장애물이 됐다.

 

문화적 다양성과 전체 기업 차원 분석.지금까지 팀 내 다양성에 일장일단이 있다는 것을 살펴봤다. 그렇다면 회사 전체 차원에서는 다양성이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통적으로 기업들은 동질적이고 효율적인 조직문화 혹은 다양하고 혁신적인 문화,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직문화가 동질적일수록 직원들이 업무규칙이나 원칙에 동의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아지고 협업이 쉬워지는 반면, 업무수행에 있어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올 가능성은 적어진다고 봤다. 반대로 조직문화가 다양하면 적응과 혁신으로 이어지는 건강한 갈등은 촉발되지만, 합의점에 도달하기는 어렵다고 인식했다. 그런데 막상 이런 사고방식의 근거는 희박하고 불확실하다.

 

최근 우리 연구진은 글래스도어에 등록된 상장사 약 500곳의 직원들이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어떤 언어로 묘사하는지를 살펴봤다. 예를 들면, “우리 회사는 협업을 중시합니다라거나우리 회사는 기업가정신을 강조합니다등의 언어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의 첫 단계에서는 개인간 문화적 다양성, 다시 말해 직원들이 얼마나 회사의 규범이나 가치관에 대해 상이한 의견을 갖고 있는지를 파악했다. 그 결과 우리는 문화적 다양성이 크면 직원들간 서로 합의점에 이르기가 어렵고 총자산이익률(ROA) 기준 업무효율성도 낮아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연구의 다음 단계에서는 한 개인의 문화적 다양성 수준을 측정했다. 문화적 다양성이 큰 회사 직원들의 경우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당시 측정기준은 글래스도어 리뷰에 각 직원이 관심주제로 선정한 조직문화 관련 이슈의 수였다. 이를테면, 넷플릭스 직원들의 경우 자율성, 책임감, 협업, 치열한 내부경쟁 등의 개념으로 회사문화를 묘사했다. 우리 연구팀은 한 개인이 가진 문화적 다양성이 클수록 기업의 시장가치가 높고, 특허권 등 우수한 지식재산을 선보일 확률도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해 일에 접근하는 직원일수록 창의적이고 혁신적이라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이 연구결과는 기업이 개개인의 문화적 다양성은 장려하되 직원들 간에는 이견 없이 회사의 규범이나 가치관을 따르도록 하는 데 성공한다면, 효율성과 혁신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포기해야 하는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넷플릭스는 다양한 문화권의 직원을 기용함으로써 풍성한 문화와 혁신을 이뤘다. 이런 성공은 직원들이 투명성과 책임성 등 회사 전체를 관통하는 가치관에 대한 공통된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같은 가치관을 공유한 덕분에 원활한 협업과 효율적 업무수행이 일어났던 것이다.

 

현장에 주는 시사점

 

이 연구결과를 봤을 때 회사 경영진은 어떻게 조직문화를 활용해 직원 개개인과 팀, 나아가 전사 차원의 성과를 높일 수 있을까?

 

첫째, 직원을 채용할 때 경영자는 기존 직원들과 유사한 가치관과 믿음을 가진 지원자를 뽑음으로써 이직률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회사문화와의 궁합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인사책임자가 조직의 다양성을 제한하고, 독창적인 관점을 가진 우수한 직원을 저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조직문화는 격동하는 시장환경과 인력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변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책임자는 지금 당장의 회사문화와 궁합이 잘 맞는 사람보다는 앞으로 잘 적응할 만한 지원자를 찾는 편이 더 좋다.

 

또한, 인사책임자는 조직에서 튀는 사람에게도 눈을 돌려야 한다. 이들이야말로 창의성과 혁신을 조직에 불어넣을 수 있는 인물들이다. 다만, 기업이 튀는 인재를 잘 활용하려면 책임자가 나서서 해당 인재가 그룹 내에서 끈끈한 유대를 쌓을 수 있도록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튀는 인재의 경우 동료들의 신뢰와 지지가 있어야만 괴이한 아웃사이더 취급을 받지 않고, 별난 혁신가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리더들은 팀에서 서로 다른 관점이 표현되는 방식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인지적 다양성은 복잡한 문제에 대해 참신하고 혁신적인 해결책을 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프로젝트 기획 및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서 그 중요성은 커진다. 그러나 팀이 아이디어의 실행에 집중해야 하거나 마감일이 임박한 상황에서는 다양성이 오히려 방해가 된다. 이런 경우에는 팀원들은 문제가 무엇인지,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통일해야 한다. 리더라면 이 두 가지 사이를 매끄럽게 오가야 한다. 또 언제 어떻게 다양한 목소리를 유도해야 하는지, 언제 의견 합치를 봐야 하는지 등을 꿰고 있어야 한다.

 

이쯤에서 헷갈려서는 안 되는 지점이 있다. 바로 다양성에 대한 정의다. 때때로 다양성이얼마나 다양한 직원으로 조직이 구성돼 있는지를 의미할 때가 있다. 특히 의사결정 요직에 여성이나 소수인종이 별로 없다는 등의 특정 인구의 과소 대표성 등의 문제에 기업들이 적극 대처하기 시작하면서 이런 인식은 최근 수년간 더욱 강화됐다. 그러나 우리 연구팀은문화적 다양성을 얼마나 다양한 성별이나 인종으로 구성됐는지가 아니라 구성원간 가치관이나 규범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다양한지로 정의했다. 인적 구성의 다양성이 떨어져도 문화적으로 풍부할 수 있다. 그 역도 마찬가지다.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우리 연구는 성별, 인종, 민족 다양성을 개선하는 기업의 시도와 어느 정도 관련은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별개라고 봐야 한다.

 

셋째, 리더는 다양성과 통일성이 공존하는 문화를 조성해 혁신과 효율성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한다. 이런 문화에서는 직원들 역시 다문화 성향이 있다. 즉 일에 대한 가치관과 규범을 딱 하나로 정해놓는 게 아니라 여러 가치관과 규범을 넘나드는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내놓는 다양한 아이디어는 차세대 혁신을 주도하는 것과 같은 복잡한 문제를 잘 처리하는 원동력이 된다. 매니저라면 부하 직원들이 이런저런 여러 방법을 동원해 일하도록 북돋아야 한다. 어떤 프로젝트에서는 대대적인 협업을, 어떤 프로젝트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독려하는 식이다. 이런 다양성과 함께 통일성도 확보해 매끄러운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직 구성원이 하나된 마음으로 같은 문화적 규범에 고개를 끄덕이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는 신규 직원의 적응기간은 물론 일상에서도 이 공동의 규범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구성원들에 적극 주지시켜야 한다. 가령, 투명성을 기업의 공통된 가치로 내세우는 넷플릭스 임원들은 자신의 실수에 대해 동료와 이야기 나누는 직원들에게 보상을 주기도 한다.

 

경영자를 위한 새로운 도구

 

경영자들은 우리처럼 이 방법들을 동원해 회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난제를 풀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 팀은 스탠퍼드대 박사과정의 안잘리 바트Anjali Bhatt와 함께 앞선 연구에서 활용된 언어적 접근의 조직문화 분석이 합병 뒤 통합단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예측하는 데도 유용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우리 팀은 3개 시중은행의 합병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해당 직원들 사이에 오간 이메일을 분석해 조직문화 동화에 있어 개인차가 얼마나 큰지를 짚어냈다. 이런 방법들은 합병 전 실사 기간에 회사 간 문화적 동질성을 평가하는 진단 단계에서도 쓰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두 조직을 통합하는 동안 경영자가 어디에 어떻게 개입해 관리할지를 탐색하는 단계에서도 쓸모가 크다.

 

하지만 이런 도구들을 쓰다보면 윤리적인 문제가 대두되기도 한다. 우리 연구진은 참가직원들의 비밀유지 원칙을 엄격하게 준수했다. 연구진은 물론이고 회사가 연구에 쓰인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단서로 실제 인물을 알아낼 수 없게 했다. 또한 우리는 이런 방법을 직원이나 팀의 선발 및 포상/벌칙용으로 활용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한다. 네 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개인 혹은 개별 팀의 성과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다양한 개인과 팀 활동들의 평균적인 성과를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둘째, 기업문화는 개인 혹은 팀 성과를 결정하는 여러 변수 중 하나에 불과하다. 셋째, 알고리즘 기반 예측은 매니저에게 과도한 확신을 불어넣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마지막으로, 알고리즘에 필요 이상의 무게가 실리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다. 가령, 인간이 가진 편향성을 강화해 여성을 포함한 과소 대표집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측은 알고리즘이 하는 것이지만, 이를 바탕으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몫이다. 따라서 매니저들은 주의를 기울여 메타데이터를 익명으로 유지하고, 알고리즘이 내린 결정이 편향적이지는 않은지 정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언어적 접근법을 잘못 활용하면 불신을 조장하는 등 조직문화에 의도치 않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처럼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막을 수 있다면, 이런 방법들을 잘 활용해 경영자가 조직문화를 전략적 자원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인사이트를 얻고 회사 전체의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매튜 코리토어(Matthew Corritore)는 캐나다 맥길대 데소텔스경영대학원 조교수로 전략 및 조직 분야 전문가다.

아미르 골드버그(Amir Goldberg)는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조직행동학과 부교수다. 새미어 B. 리바스타바(Sameer B. Srivastava)는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하스경영대학원의 부교수다.

스리바스타바 교수와 골드버그 교수는 버클리-스탠퍼드대 컴퓨터문화연구실을 함께 이끌고 있다.

 

번역 노이재 에디팅 김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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