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월

핵심 고객을 선정하라
로버트 사이먼스(Robert Si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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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g Idea

성공으로 가는 전략의 첫 단계

 

모든 기업은 자사의 전략이 고객 지향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고객이라는 용어는 경영이론에서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는 말 가운데 하나다. 일상적으로 고객이란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고 매출을 올려주는 사람 또는 단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여기에는 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 내 다양한 관계자들, 다시 말해 소비자, 도매업자, 소매업자, 구매부서 등이 포함된다. 어떤 기업들은 심지어 사내 부서에도 고객이라는 명칭을 붙인다. 가령 제조부서는 연구개발부서의 고객이고, 이 두 부서는 인사부의 고객이라는 식이다.

 

또 어떤 정의에 따르면 고객은 매출과 상관없는 경우도 있다. 거대 제약회사 머크(Merck)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자사의 약품을 이용하는 환자도 아니고 이를 처방하는 의사도 아니다. 머크는 전 세계 연구소 및 대학에 근무하는 연구 과학자들을 핵심 고객(primary customer)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머크의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자사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들이 기초 연구를 수행하고, 논문을 펴내며, 각종 학술회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마치 대학의 과학자들처럼 행동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그 목적은 이를 통한 획기적인 합성물의 발견, 그리고 머크의 영업ㆍ마케팅 그룹에 의한 상품화다. 심지어 이 회사는 연구중심 대학 같은 구조로 이뤄져 있다. 즉 강력한 연구개발부서가 조직의 핵심을 이루면서 회사 자원의 대부분을 지원받는, 단순하고 기능적인 조직 구조를 갖췄다.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머크처럼 고객의 범위를 좁게 정의하려 하지 않는다. 특정한 고객 집단만을 핵심 고객으로 선정하지 않음으로써 경영진은 나쁜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를 어려운 선택을 피할 수 있다. 특히 급속히 성장하는 새로운 시장에서 이런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더욱이 다수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가치사슬 내 모든 파트너들을 고객으로 대하면 내부적 협력과 대응력이 향상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를고객 중심적이라고 생각하는 기업들도 하나의 핵심 고객을 선정하지 않으면 이내 고객 중심적 비즈니스에서 멀어지게 된다. 야후(Yahoo)와 구글(Google)의 서로 대비되는 운명을 살펴보자. 야후는 자사만의 독점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광범위한 인터넷 포털로 시작했다. 이 회사는 사용자 유치를 위해 저널리스트들을 고용해 흥미 위주의 이야기를 쓰게 했고 야후 금융, 야후 무비, 야후 스포츠 같은 유용한 서비스를 개설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야후의 경영진은 소셜네트워크, 제품, 미디어, 광고 등 다수의 부가적인 사업으로 회사 자원을 분산시키기 시작했다. 그 결과 검색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했으며 웹사이트는 혼란스럽고 산만해졌다.

 

이때 구글이 업계에 뛰어들었다. 처음부터 구글은 기술을 중시하는 사용자들,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이를 적용할 수 있는 구글의 역량을 알아보는 사용자들에 중점을 뒀다. 머크와 마찬가지로 구글은 전문기술자와 공학자들에게 회사 자원(그리고 명예)의 상당 부분을 할당했고 이들에게 마음껏 혁신할 자유를 줬다. 사업 전반에 걸친 목표는 검색, 안드로이드(Android), 지도 등 어느 분야에서건 세계 최고의 기술을 만드는 일이었다. 이처럼 초점이 명확한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 및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구글은 경쟁이 치열한 이 업계에서 야후를 빠르게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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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요점은, 핵심 고객(‘핵심이라는 말을 특히 눈여겨보라)을 전략적으로 선정하면 비즈니스를 명확히 규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존(Amazon)이 좋은 사례다. 아마존은 성격이 매우 다른 네 종류의 고객을 상대한다. 소비자, 판매자, 기업, 콘텐츠 제공자다. 어쩌면 당신은 아마존이 이 네 고객 집단을 똑같이 중시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회사가 선정한 핵심 고객은세계 최고의 소비자 중심 기업이 되는 것이라는 자사의 유명한 강령 안에 분명히 나타나 있다. 아마존은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데 최대한의 자원을 투입한다. 이 때문에 판매자나 콘텐츠 제공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아마존 플랫폼에 상점을 개설한 판매자들이 더 많은 전산 자원의 할당을 요구하며 아마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일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흔들림 없는 소비자 중시 정책에 힘입어 아마존은 프라임 무료배송 서비스, 상세한 상품평(부정적인 평가 포함), 도서 미리보기, 경쟁사의 더 저렴한 제품 목록 제공 등 다양한 혁신을 이뤄냈다. 이런 방식들은 근본적으로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아마존의 다른 사업영역에 해가 된다는 비판이 잦았다. 그러나 이 회사가 내린 선택은 가장 중요한 결과들을 가져왔다. 바로 최고의 고객 충성도와 높은 주식 가치다.

Idea in Brief

 

문제

 

누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고객인지가 항상 분명하지는 않다. 실제로 어떤 기업은 가장 중요한 고객이 매출을 거의 올려주지 못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은 모든 관계자들을 고객으로 취급하면서 위험을 회피하려 한다.

 

현실

 

기업들은 핵심 고객 선정을 회피해도 당분간 살아남을지 모른다. 그러나 조만간 경쟁사가 핵심 고객을 명확히 규정하고 고객의 만족에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면 회사는 경쟁에서 밀려날 위험성이 있다.

 

해결책

 

다음의 네 단계를 포함하는 고객 지향적 전략을 채택하라.

 

1회사의 문화와 전통에 가장 잘 부합하고 기존 역량에 가장 밀접하게 합치하는 고객 집단을 찾아내라. 그리고 그 고객의 직간접적인 수익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려라.

2핵심 고객의 구매 이력과 선호를 추적하고 행동을 연구하라. 이를 통해 고객이 무엇을 가장 중시하는지 파악하라.

3핵심 고객의 욕구와 선호를 가장 잘 충족시킬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라.

4 마지막으로, 고객의 욕구 변화를 찾아내고 대응할 수 있는 뛰어난 시스템을 갖춰라.

 

 

 

다음 장에서 나는 진정으로 고객 지향적인 전략의 틀을 제시하고자 한다. 경영진은 이를 통해 회사의 성공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확립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 틀은 다음의 네 가지 단계로 구성된다. 당신의 비즈니스에 맞는 최상의 핵심 고객 발견, 고객이 무엇을 중시하는지 파악할 프로세스 구축, 그에 따른 회사 자원 할당, 당신의 선택을 뒷받침하는 가정이 올바른지 모니터링할 인터렉티브형 관리 프로세스 구축이다.

 

1단계 핵심 고객을 찾아내라

 

머크, 구글, 아마존의 사례에서 보듯이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고객은 매출을 제일 많이 올려주는 고객이 아니라 당신의 비즈니스에서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고객이다. 어떤 기업에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최종 사용자 또는 소비자가 핵심 고객이다. 또 어떤 기업에는 중간유통업자(재판매업자나 중개인 등)가 회사 자원을 쏟아야 할 중요한 고객일 것이다.

 

 

경영진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지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당신의 회사에 맞는 최고의 핵심 고객을 찾아내려면 각각의 고객 집단을 세 가지 측면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 바로 가치관, 역량, 수익 잠재력이다. 각각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가치관(perspective)은 한 기업의 문화, 사명(使命), 전통을 말한다. 회사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속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가치관은 경영진이 사업 기회 및 전략적 방향을 고려할 수 있게 투영해주는 렌즈다. 완벽한 제품 디자인에 대한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집착은 하나의 유산으로 자리 잡아 애플(Apple)의 관리자들이 사업기회를 어떤 방식으로 고려할지(혹은 고려하지 않을지)에 대한 기본 틀을 제공한다. 월마트(Walmart)의 샘 월튼(Sam Walton)은 검소한 생활로 유명했다.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구매자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데 열성적이다. 그는 2012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다른 회사의 경영진은) 아침에 샤워하면서 어떻게 주요 경쟁사를 앞지를지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샤워하면서 고객을 위해 무엇을 만들어낼지에 대해 생각한다.” 핵심 고객을 선정할 때는 반드시 회사의 가치관을 반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을 대하는 직원들의 에너지와 창의력을 끌어내기 어렵다.

 

역량(capability)은 한 기업에 내재돼 있는 특화된 자원을 말한다. 어떤 기업들은 기술에 뛰어나고(애플, 구글, 에어버스(Airbus)), 어떤 기업들은 물류관리에 뛰어나다(월마트, 아마존, (Dell)). 또 최상의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도 있고(랄프로렌(Ralph Lauren), 네슬레(Lestle), 피앤지(P&G)), 특정 산업에 특화된 역량을 지닌 기업도 있다(HBO와 넷플릭스의 원천 콘텐츠 제작, BHP빌리턴의 채굴). 시간이 지날수록 축적되는 이런 역량은 모방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은 특정 고객들의 니즈를 타 기업보다 뛰어나게 충족시킬 수 있는 위치를 차지한다. 델은 사업 초기 소비자 직접판매(direct-to-consumer) 모델을 지원하기 위해 저비용의 막강한 물류 운영 체계를 갖췄다. 오늘날 이 회사는 대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에 초점을 맞추며 핵심 고객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델의 이런 전환은 쉽지 않다. CIO들은 최종 소비자가 원하는 바와는 매우 다른 역량, 즉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합하는 솔루션을 찾기 때문이다.

 

수익 잠재력(profit potential)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고객의 능력을 말한다.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의 다섯 가지 경쟁요인 분석(five forces analysis) 같은 기법들을 사용하면 다양한 고객 유형이 가진 상대적 수익성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핵심 고객을 잘못 선정할 위험도 피할 수 있다. HBO의 경우를 살펴보자. HBO에는 자사의 콘텐츠를 구입하는 케이블TV 사업자가 확실한 핵심 고객처럼 보인다. 그러나 케이블TV 사업자들은 전환 비용(switching cost)이 대체로 낮다. 이들은 다양한 제작사로부터 쉽게 콘텐츠를 구매할 수 있다. 따라서 시장 지배력이 약한 HBO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을 통해 높은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 하지만 HBO는 영화 제작사들을 핵심 고객으로 삼아 이들의 욕구 충족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함으로써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색다른 상품을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케이블TV 사업자들에게 협상의 여지 없는 높은 가격을 청구할 수 있었다. 물론 수익 잠재력이라는 개념이 반드시 높은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고객들에게만 해당되지는 않는다. 월마트의 사례처럼 비용에 민감한 고객들이 선호하는 기업이 되면 대량 판매를 통해 상당한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링크트인(LinkedIn)은 핵심 고객이 이 세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하는 성공적인 기업이다. 링크트인이 어떻게 채용담당자나 광고담당자가 아닌 개인 회원들을 핵심 고객으로 삼게 됐는지는링크트인은 어떻게 핵심 고객을 선정했나를 참고하기 바란다.

 

2단계 핵심 고객이 무엇을 중시하는지 파악하라

 

일단 당신의 핵심 고객이 누구인지 결정하고 나면 다음 단계에서는 그 고객이 제품과 서비스에서 중시하는 특성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동일한 시장과 산업 내에서도 핵심 고객마다 서로 중시하는 부분이 다르다. 어떤 고객은 가능한 최저가를 요구하고, 어떤 고객은 전담 서비스 관계를 원하며, 또 어떤 고객은 최고의 기술이나 브랜드 혹은 그 외 특별한 특성을 찾는다. 그런데 고객들은 스스로 무엇을 중시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문제가 복잡해진다. 고객의 욕구가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내려면 여러 수준에서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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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쉬운 부분부터 살펴보자. 당신은 이미 최상의 핵심 고객을 선정했고 고객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러나 이때에도 여전히 개선의 여지는 많다. 당신은 오늘날 저렴하게 구할 수 있고 손쉽게 이용 가능한 데이터, 즉 고객의 구매 습관, 선호, 검색 활동 등에 관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은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고 고객의 욕구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데 중요한 도구다. 구글에서는 광고, 검색, 지도에 대해 각각 별도의 분석팀이 연구실에서 막대한 시간을 보낸다. 이들은 색깔 변화 같은 미묘한 제품 수정에 고객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측정할 목적으로 고객의 눈동자 움직임 및 기타 변수들을 연구한다. 네슬레의 경우에는 SNS상에서 제품과 관련된, 혹은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문구들이 어떻게 돌고 있는지 추적하기 위해워 룸(war room)’을 만들고 분석가들을 그 안에서 일하게 한다. 이 분석가들은 제품 연구와 마케팅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사의 가치 제안이 핵심 고객의 욕구를 얼마나 제대로 충족시키는지 실시간으로 평가하기 위해 고도의 분석 기법을 사용한다.

링크트인은 어떻게 핵심 고객을 선정했나

핵심 고객을 찾아내려면 세 가지 측면에 따라 각각의 고객 집단을 평가해야 한다. 가치관(당신 회사의 문화, 사명, 전통), 역량(특화된 내재 자원), 수익 잠재력(수익을 가져다주는 고객의 능력)이다. 이 세 가지 조건을 최선으로 만족시키는 집단이 핵심 고객이다.

링크트인을 살펴보자. 링크트인 경영진은 어디에 중점을 둘지 결정할 때 실질적인 매출 잠재력을 지닌 세 종류의 고객(채용담당자, 광고담당자, 개인 회원) 가운데 선택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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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데이터는 이미 파악된 욕구를 잘 충족시키기 위해 제품이나 웹사이트의 기능을 세부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고객이 원하지만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이를 알아내려면 고객에게 직접 질문해야 한다. 영리한 기업은 핵심 고객과 정기적으로 대화의 장을 마련한다. 예를 들어 페덱스는 연 2회 관리자 회의를 개최하는데 이때 기업 고객(이 회사의 핵심 고객) 일부를 초대해 페덱스가 고객의 욕구를 제대로 충족시키는지, 경쟁사들이 더 잘하는 부분은 어디인지 등을 묻는다. 접착제 분야의 세계적 선도 기업인 독일의 헨켈(Henkel)은 최고경영자 카스퍼 로스테드(Kasper Rorsted)의 주도로톱스 투 톱스(tops to tops)’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하에서 모든 임원들은 주요 고객사의 본인 담당자를 정기적으로 만나 고객의 욕구가 제대로 파악되고 있는지, 자사가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다른 회사들, 특히 자사의 제품 주기가 빠른 회사들은 신제품 테스트를 통해 고객과의 대화를 유지한다. 가령 구글의 지메일(Gmail) 1000명이 넘는 기술 분야 오피니언 리더들이 5년간 베타 테스트를 실시한 후 출시됐다.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필요하지만 고객이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아내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이 일은 매우 어려우면서 많은 비용이 들기도 한다. 영리한 기업들은 대개 고객의 일상을 세밀히 관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핵심 고객인 P&G의 경영진은 관리자와 시장 조사원에게 수일간 고객과 함께 쇼핑을 하고 고객의 집에 가서 그 가족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라고 주문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제품들이 고객의 욕구를 얼마나 충족시키는지를 철저하게 이해하라는 취지에서다. P&G의 최고경영자 A.G. 래플리(A.G. Lafley)는 그의 책 <게임 체인저(The Game Changer)>에서 하나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물이 부족한 시장에서 사용하기 간편한 섬유유연제다우니 싱글 린스(Downy Single Rinse)’는 멕시코시티의 하위중산층 가구들과 함께 거주하던 P&G 경영진의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가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킨다고 여긴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런 가정이 맞는지 실제 확인해보는 회사는 드물다. 따라서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해보자. 고객이 무엇을 중시하는지 분명히 파악하고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가치를 보다 잘 전달할 수 있음을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프로세스를 사용하고 있는가?

 

3단계 승리를 위한 자원을 할당하라

 

머크와 아마존의 사례에서 보듯이 핵심 고객을 선정하고 그 고객이 무엇을 중시하는지 파악하면 이를 바탕으로 회사 자원을 어떻게 편성할지, 다시 말해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할지에 대한 중대 결정이 가능해진다.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기본 구성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낮은 가격.핵심 고객이 가능한 최저가를 찾는다면 당신의 회사는 규모의 경제 및 범위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의 자원 대부분을 집중화된 운영 업무(상품 진열, 유통 등)에 투입해야 한다. 그리고 매장이나 식당처럼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부문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월마트는 이런 구성 방식을 사용한다.

 

지역적 가치 창출.고객이 지역마다 다른 취향, 선호, 법규에 맞춰진 제품과 서비스를 중시한다면 당신의 회사를 네슬레처럼 조직해야 한다. 네슬레는 지역 관리자들이 맞춤화된 제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자원을 각 지역본부에 몰아주는 한편 핵심 운영 업무는 본사 차원의 지원 활동으로 한정한다.

 

수월성의 국제 표준(global standard of excell-ence).고객이 지역에 상관없이 최고의 기술이나 브랜드를 찾는다면 당신의 회사는 제품 라인에 따라 글로벌 비즈니스를 정의하고 이에 맞게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이런 구성은 연구개발, 브랜드 마케팅, 유통에 대한 집중과 활용을 가능케 한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Windows), 서버, MSN, 모바일, 엑스박스(Xbox)를 각각 별도의 비즈니스 부문으로 갖고 있다. 각 부문은 매출과 이익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지고 자체 연구개발 인력도 보유한다(참고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구글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 지식을 갖춘 조직으로 회사 구조를 바꿀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전담 서비스 관계.고객이 지속적이고 긴밀한 서비스를 받기를 원한다면 당신의 회사를 IBM처럼 조직해야 한다. 이 모델에서는 제품 기반의 중심 조직인수평형부문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를 산업 기반의수직형고객팀이 정리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전문 지식. 마지막으로 핵심 고객이 기술적인 전문 지식을 찾는다면 당신의 회사는 구글과 머크의 사례를 따라야 한다. 이들 기업에서는 연구개발부서가 회사의 가장 많은 관심과 자원을 차지하는 제품 조직을 이끌고 다른 업무부서들은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때로 전 세계 센터들에 흩어져 있는 이들 연구개발 주도의 제품 부문들은 매출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들은 오직 제품개발과 획기적인 기술 창출에만 집중한다. 모든 영업매출은 별도로 조직된 영업 부문을 통해 나온다.

 

 

물론 이 다섯 가지 기본 구성은 다양한 변형과 조합이 가능하다. 많은 기업들은 이 중 몇 가지 모델의 장점을 동시에 활용하고 싶어 한다. 어떤 기업들은 가령 지리적 특성과 업무 기능, 혹은 비즈니스 부문과 지역을 동시에 강조하는 매트릭스(matrix) 구조를 실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의 회사가 ABB 같은 엔지니어링 기업이고 당신의 핵심 고객이 최고의 기술적 기능(세계적 수준의 우수성) 및 맞춤화된 콘텐츠(지역적 가치 창출) 모두를 요구하는 정부기관의 구매자라면 이처럼 절충안을 찾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매트릭스 조직은 매우 관리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매트릭스 조직은 고객의 욕구와 선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누가 핵심 고객인지에 대한 내부 혼란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어떤 기업의 핵심 고객이 하나 이상이라면 조직을 별도의 부문으로 나눠 각각의 핵심 고객이 지닌 니즈에 자원을 최선으로 집중할 수 있는 구성을 선택해야 한다. 가령 네슬레는지역적 가치 창출구성을 사용해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조직했지만 자사의 두 브랜드인 네스프레소(Nespresso)와 뫼벤픽(Mövenpick)에 대한 전략은 각기 다르다. 이들 두 브랜드의 고객들은 지역에 상관없이 일관된 최상의 브랜드 경험을 원한다. 따라서 이들 비즈니스는 회사 자원을 전 세계적으로 집중화해 관리하는수월성의 국제 표준구성에 따라 이뤄진다.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할 때 경영진이 해야 할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회사의 조직 구조에 대해 내린 선택은 우리의 핵심 고객 선정을 바탕으로 이뤄졌는가?’ 만약 이 질문에아니요라고 대답한다면 당신의 회사는 핵심 고객 선정에 따라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경쟁사들에 패배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4단계 인터랙티브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라

 

당신의 비즈니스 모델이 현재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고객의 취향이 변하고 새로운 기술이 낡은 기술을 대체한다. 또한 예상치 못한 경쟁사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법규 및 인구 특성도 달라진다. 이 말은 당신이 경쟁적 환경의 변화, 특히 핵심 고객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에 관한 정보를 끊임없이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뜻이다. 당신은 고객이 중시하는 가치와 고객의 수익 잠재력을 재정립할 새로운 위협 및 기회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 만일 변화의 정도가 크다면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심지어 상황이 극도로 심각하다면 핵심 고객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필요한 정보를 얻는 최선의 방법은 회사의 관리 시스템(control system)을 인터랙티브하게, 즉 상호적 소통이 가능한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조직 내 모든 사람은 학습과 토론을 위한 기초로서 동일한 성과 측정 기준을 사용해야 한다. 특히 고객의 행동 및 경쟁 환경의 변화를 관찰하는 업무를 특정 부서에 위임해서는 안 된다. 이와 관련해 최근 한 기술 임원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어떤 회사가혁신이라는 문구를 지닌 부서를 만든다면 그 회사는 혁신을 오해하고 있다. 우리는 회사 내 모든 사람이 혁신을 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당신의 비즈니스 전략과 산업에 따라 기존의 어떤 관리 시스템(이익 계획 시스템, 브랜드 매출 시스템, 수주 관리 또는 신규 거래 시스템 등)도 상호적인 소통의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가령 HBO의 경영진은 영화제작사의 신규 프로그램 입찰에 대한 자사의 성공률을 지속적으로 측정한다. 그리고 이 측정결과를 사용해 자사의 전략에 영향을 줄 경쟁적 시장 변화에 관해 전체 관리자들 사이에 토론을 유도한다. 아마존의 카테고리 매니저(category manager)들은 상품구색 선정, 매출 성장, 고객 주문, 재고회전율 등에 관한 데이터 학습의 토론장으로 월요일 아침 회의를 활용한다. 이 회사의 리더십 원칙은 고객에 대한 집착(customer obsession), 실행 중시(bias for action), 타인의 신뢰 획득(earn trust of others), 깊게 몰입하기(dive deep), 중심을 지니고(have backbone) 필요 시 반대 의견을 내며(disagree) 결정된 사항은 철저히 따르기(commit) 등 이다. 회의는 이런 원칙을 반영하며 다양한 부서에서 온 관리자들이 데이터를 해석하고 실행 계획을 만들어내기 위해 협력하는 등 상호 간 소통이 매우 활발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런 실행 항목들 중 일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새로운 전략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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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와 아마존의 사례처럼 잘 작동하는 인터랙티브 시스템에는 세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 첫째, 기존 전략의 바탕에 깔린 가정들을 약화시키는 불확실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최고경영진은 이런 불확실성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 둘째, 이런 시스템은 모든 수준의 운영 관리자들이 관심을 갖고 자주 들여다보며 조직 내에서 널리 활용된다. 셋째, 새롭게 나오는 데이터, 가정, 실행 계획에 초점을 두고 벌어지는 회의들도 이런 시스템에 포함된다. 참가자들이 직함을 떼고 자유롭게 진행하는 토론에서는 그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에너지와 창의력이 흘러나온다.

 

인터랙티브 관리 프로세스를 활용할 때 관리자들은 항상 다음 세 가지 사항을 질문해야 한다. 무엇이 변화됐는가? 왜 변화됐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 변화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 예를 들어 고객의 수익 잠재력에 변화가 생겼다면 핵심 고객 선정을 재고해야 한다. 또한 취향, 법규, 기술, 경쟁 등에 변화가 일어나면 핵심 고객이 중시하는 가치가 바뀔 수 있는데 이때는 회사의 자원을 재할당하거나 비즈니스 구조를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

 

 

회사가 신기술 덕분에 상당한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면(혹은 경쟁사들이 자리 잡는 데 고전하고 있다면) 당신은 핵심 고객 선정을 피하고 대신 사업을 유동적으로 관리하면서 여러 가지 실험들을 해보는 데 집중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업 세계에는 모든 고객에게 전부가 되려다가 망해버린 회사들의 시체가 널려 있다. 야후의 경우처럼 이들은 위기가 몰아닥칠 때까지 그럭저럭 해나가고 때로는 쇠퇴해가는 비즈니스에 기강과 새로운 초점을 부여하려는 마지막 노력으로 새로운 리더를 영입하기도 한다. 나는 주도적으로 핵심 고객을 규정하는 전략적 모험을 감행하는 편이 궁극적으로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확신한다. 여기저기 발을 담그며 안전을 꾀하려는 기업은 단호하고 과감한 결정을 내리는 경쟁사들의 꽁무니만 바라보게 된다.

 

로버트 사이먼스

로버트 사이먼스(Robert Simons)는 하버드경영대학원(Harvard Business School)에서 찰스 M. 윌리엄스(Charles M. Williams) 경영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일곱 가지 전략적 질문(Seven Strategy Questions: A Simple Approach for Better Execution,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2010)>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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