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월

행동주의 투자자보다 한 수 앞서는 방법
빌 조지(Bill George),제이 W. 로쉬(Jay W. Lorsch)

헤지펀드가 우리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고 변화를 요구하기 전에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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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Yarek Waszul

 

2013 7, 행동주의 투자자(activist investor) 넬슨 펠츠는 미국 음료회사 펩시코 회장 겸 CEO 인드라 누이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트라이언 펀드 매니지먼트(Trian Fund Management)가 펩시코에 13억 달러 이상의 지분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그리고 펩시코가 몬델레즈 인터내셔널(Mondel?z International)을 인수하고 펩시코를 각각 음료와 식품에 주력하는 두 개 사업으로 분사하도록 요구했다. 펠츠는 몬델레즈에 10억 달러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전에 펠츠는 세계적인 식품회사 크래프트에 대해서도 비슷한 간섭을 한 적이 있다.

 

크래프트 CEO 아이린 로젠펠드에게 영국 식품회사 캐드베리 슈웹스를 인수하도록 압력을 넣은 다음 합병한 회사를 글로벌 스낵 비즈니스(몬델레즈)와 식료품 비즈니스(크래프트)로 분리했다. 이렇게 탄생한 몬델레즈는 네슬레와 유니레버 같은 세계적인 대기업과 경쟁하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펠츠의 펩시코 계획이 나왔다.

 

인드라 누이와 펩시코 이사회는 넬슨 펠츠의 무자비한 공격에 맞설 준비가 돼 있었다.

 

펠츠의 제안은 대담하고 충격적이지만 오늘날에는 이런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행동주의 헤지펀드(activist hedge fund)라는 새로운 종류의 주주가 나타나 기업과 시장 사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데 행동주의자들의 이런 행동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업의 적대적 매수를 막는 이사회 시차임기제(staggered boards)와 포이즌 필(poison pills)을 폐지하는 등 지배구조 변화를 꾀하는 방법은 1990년대 이후 공무원연금과 노동조합연금 펀드들의 행동과 유사하다. 기업이 부채를 더 많이 떠안고 주주에게 더 많이 지급하도록 하는 행동은 1980년대의 기업 사냥꾼들을 떠오르게 한다. 실제로 펠츠와 칼 아이칸을 비롯한 유명한 행동주의 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예전에 기업 사냥꾼이었다.

 

이 행동주의자들은 기업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한 압박을 극적으로 증가시켰다. 이들은 거의 매일 새로운 회사를 목표로 삼았다. 로펌 왁텔, 립튼, 로젠 앤 카츠(Wachtell, Lipton, Rosen & Katz)에 따르면 2013년에 200개 이상의 행동주의 캠페인이 시작됐고, 행동주의 펀드가 관리하는 자산이 50% 이상 증가했다. 이 펀드들의 가치는 약 1000억 달러(미국 기업의 총 주식 시장 가치의 1%에 불과하다)로 추산되지만 행동주의자들의 영향력은 이들이 투자한 달러를 훨씬 뛰어넘는다.

 

행동주의자들이 사용하는 수법은 간단하다.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주식을 사들인 후에 주주에게 현금을 더 많이 돌려주거나 주식 가격을 끌어내리는 사업을 포기하는 등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자신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일을 하도록 경영진을 압박하는 것이다. 이사회에 자리를 요구하거나, CEO를 교체하거나, 특정한 비즈니스 전략을 주장하는 등 기업 지배에 깊이 관여하는 일도 점점 더 잦아지고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행동주의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주식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루시안 벱척(Lucian Bebchuk)과 앨런 브래브(Alon Brav), 웨이장(Wei Jiang) 1994년부터 2007년까지의 행동주의 투자에 대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목표 기업의 5년간 운영 성과가 개선됐다.

 

헤지펀드 행동주의가 미국 기업과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사실 우리는 헤지펀드 행동주의가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는 태도를 조장하고 재무지표에 과도하게 치중하는 경향을 강화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렇지만 행동주의자와 이들을 따르는 기관투자가들이 실질적인 수익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헤지펀드 행동주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CEO와 이사회는 기업을 위해서 행동주의의 간섭에 대해 불평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인드라 누이와 펩시코 이사회는 넬슨 펠츠의 무자비한 공격에 맞설 준비가 돼 있었다. 아래에서 자세히 기술하겠지만 인드라 누이와 펩시코 이사회는 음료 사업과 스낵 사업을 분리하라는 펠츠의 단순한 제안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시장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적절한 전략 계획을 갖고 있었다. ‘명확한 전략적 초점을 갖고 이에 집중하라.’ 이것이 최고경영진과 이사회가 행동주의의 도전을 물리치고 조직을 개선할 수 있는 6가지 방법 중 하나다.

 

Idea in Brief

 

도전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기업과 시장의 상호작용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의 수법은 간단하다. 저평가됐다고 생각하는 주식을 사서 주식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되는 일을 경영진이 하도록 압력을 넣는 것이다.

 

위험

행동주의자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이들은 대개 기업에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급진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행동주의자들이 이끄는 대로 끌려가다가 길을 잃는 일이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

 

대응 방법

1.명확한 전략을 갖고 집중한다.

2.자신의 비즈니스를 행동주의자가 하듯 분석한다.

3.외부 고문단을 미리 준비해둔다.

4.이사회가 공감대를 형성한다.

5.공표한 목표를 수행한다.

6.행동주의자의 아이디어를 무시하지 않는다.

 

명확한 전략적 초점을 갖고 이에 집중하라.

2006년에 펩시코 CEO로 취임했을 때 인드라 누이는 비만과 제2형 당뇨병의 세계적 증가 추세로 인해 소비자의 요구가 건강에 좋은 식품과 음료 쪽으로 바뀌고 있으며 종국에는 펩시코의 핵심 비즈니스인 탄산음료와 스낵 사업의 성장에 방해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런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누이는목적이 있는 성과라는 기치를 내세우고 아침 식사용 시리얼 퀘이커 오츠와 스포츠용 청량음료 게토레이 같은건강에 좋은 제품제품 혁신’ ‘신규 시장을 목표로 성장 전략을 추진했다. 기업 인수 등 이 세 가지 사업을 추진하는 데 필요한 실질적인 투자는 펩시코의 핵심 비즈니스에서 나온 현금 흐름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펩시코는 브라질과 인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같은 신생 경제에서 여러 식품 및 음료 회사를 인수하는 등 이 계획을 정확하게 추진했다.

 

그런데 이렇게 중대한 변화를 시도하는 일은 경영진과 이사회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결과가 나타나려면 적어도 5년에서 10년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누이의 전임자 스티브 레인먼드가 말한 것처럼중대한 변화는 숫자로 증명되기 전에는 박수를 받을 수 없다”. 결국 2010, 펩시코는 난관에 부딪혔다. 코카콜라가 탄산음료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다이어트 콜라가 펩시콜라를 제치고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잘 팔리는 탄산음료가 된 것이다. 펩시코 주식은 4% 하락한 반면 코카콜라 주식은 40%나 올랐고 주주들은 누이가 탄산음료에 충분히 투자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누이는 이사회의 지지를 얻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핵심적인 경영 변화를 도모했지만 원래의 전략 기조는 고수했다. 그 결과, 지난 2년 동안 펩시코는 모든 분야에서 확고한 성장을 이뤘고 주식시장에서 코카콜라를 현저하게 앞질렀다. 2013년에 펩시코의 매출과 주당 순이익은 각각 1% 10% 증가했다. 반면 코카콜라의 매출과 주당 순이익은 각각 2% 3% 하락했다.

 

집중된 전략을 고수하고 그 전략이 결실을 거둠으로써 누이와 펩시코 이사회는 펠츠의 제안을 손쉽게 물리칠 수 있었다. 2013년 여름, 펩시코 CFO 휴 존스턴은펩시코의 포트폴리오는 지금도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다. 800조 달러짜리 인수(몬델레즈) 같은 복잡한 일을 했다면 주주에게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펩시코의 주주 대부분이 이 말에 동의했음은 물론이다. 그 후에도 펠츠는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까지도 그는 여전히 가시적인 진척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행동주의자처럼 비즈니스를 분석하라.

CEO는 이사회가 행동주의 투자자의 전술을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고 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다시 말하면, 행동주의 투자자가 회사의 일부 부문을 독립시키는 분사와 자회사 매각, 또는 자사주 취득과 부채 증가 같은 금융공학 기법을 통해 단기 주주 가치를 높일 것인지를 분석하고 자사의 전략과 자본 구조의 취약점을 알아내야 한다. 다른 기업의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행동주의자들은 일반적으로 더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변화를 추구한다. 그런데 이 방법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기업이 회사 전략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고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행동주의자가 강요하기 전에 먼저 행동에 옮겨야 한다.

 

스위스 건강 관련 회사 노바티스의 경우, 신임 회장 요르그 라인하트의 주도로 이런 분석이 한창이다. 2013년 이 회사의 3•4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CEO 요제프 지메네츠는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규모의 비즈니스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선언했다. 노바티스의 세 가지 주요 비즈니스인제약’ ‘눈 관리(eye care)’ ‘복제약(generics)’ 부문은 각기 한 해 최소한 100억 달러 매출을 창출하며 시장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백신과 진단’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약품’ ‘동물 건강부문은 지메네스가 제시한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노바티스는 행동주의자가 간섭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 결국 일부 비즈니스의 경우 인수를 통해 사업을 확대하거나 매각하는 방법을 고려할 것이다.

 

홀푸드마켓은 이사회의 헌신과 공감대, CEO와의 의사소통 덕분에 사업적 난관과 나쁜 평판, 헤지펀드 행동주의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다각화된 기업이라면 기업 전략이 개별 비즈니스 단위의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지 결정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런 분석은 매우 엄밀해야 한다. 경영진이 시너지와 가치 창출에 대해 충분히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2004, 오랫동안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소매상 가운데 하나였던 종합 유통업체 타깃 코퍼레이션은 자사의 소매업 부문인 데이턴 허드슨(Dayton-Hudson), 머빈스(Mervyn's), 타깃에 대해 비슷한 분석을 했다. 그 결과 세 사업 간의 시너지는 제한적이고 타깃만이 실질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른 두 부문을 매각했다.

 

외부 고문단을 미리 확보하고 고문단이 회사와 익숙해지도록 하라.

2007년과 2008, 빌 애크먼의 퍼싱 스퀘어(Pershing Square) 헤지펀드는 불황 기간 동안 타깃이 점포당 매출이 하락해 분투할 때 이 회사의 주식을 매입했다. 그런 다음 애크먼은 신용카드 운영조직을 분사하도록 타깃 이사회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이사회는 저항했다. 자사 카드를 이용하면 소비자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데 커다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이사회는 비즈니스의 47%를 미국 은행 JP 모건 체이스에 넘기는 데 동의했다. 애크먼은 나머지 53%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사회는 거절했다.

 

애크먼은 이번에는 매장 680개 가운데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사업을 분리해 부동산 투자 트러스트(REIT•real estate investment trust)에 넣을 것을 제안했다. 타깃 이사회와 경영진은 그렇게 하면 매장 부동산에 대한 통제력을 잃게 되고, REIT로부터 매장을 다시 임대하기 위해 운영비용이 상승하고, REIT에 너무 많은 부채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애크먼의 요구를 다시 거절했다.

 

그러자 애크먼은 오랜 이사회 이사들을 자신이 선택한 사람들(애크먼 자신과 다른 4)로 교체하기 위해 주주총회 위임장 쟁탈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애크먼은 거의 매일 CNBC TV에 나타나서 투자자들에게 직접 호소했다. 타깃 이사회와 경영진은 주요 주주들을 직접 만나는 방법으로 맞섰다. 결국 2008년 연례 주주총회에서 타깃 이사회가 투표 수의 73%를 얻어 승리를 거뒀고 애크먼은 곧바로 타깃 주식 대부분을 팔아 치웠다.

 

이런 식의 도전에 대비하기 위해서 기업은 경영진과 이사회가 믿을 수 있는 외부 고문단을 갖고 있어야 한다. 타깃은 1996년에 미국 유통업체 J.C. 페니가 인수를 시도하다 실패한 사건 이후에 줄곧 재정 고문으로 골드만삭스, 외부 법률 자문으로 왁텔(Wachtell), 립튼(Lipton)과 함께 일해 왔다. 이 고문단은 타깃이 데이튼 허드슨과 머빈스를 분사할 때도 관여한 바 있다. 고문단은 타깃을 잘 아는 사람들이었고 이사회의 신임을 얻고 있었다. 그래서 타깃은 자사의 전략이 적절하며 애크먼의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확신할 수 있었고 경영진과 이사회가 주주총회 위임장 쟁탈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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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와 공감대를 형성하라.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목표 기업의 이사회를 분열시키는 방법을 자주 사용한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객관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사회가 오랫동안 형성한 공감대를 토대로 단합해야 한다. 이런 공감대는 중요한 사안을 함께 처리하고,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CEO와 솔직하게 대화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 중에서도 마지막 요소는 CEO가 고도의 투명성을 보여야 가능하며 의사결정과 관련한 가장 민감한 정보도 기꺼이 나누는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행동주의자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사들이 회사와 회사의 장기 목표에 완전히 헌신해야 한다.

 

2008년과 2009, 미국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마켓이 사업상 난관과 나쁜 평판, 헤지펀드 행동주의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은 것도 바로 이사회의 헌신과 공감대, CEO와의 의사소통 덕분이었다. 1978년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단일 자연 식품 매장으로 출발한 후 홀푸드는 빠른 속도로 성장해 건강에 좋은 식품에 주력하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으로 발전했다. 이전에 사업 경험이 거의 없었던 홀푸드마켓의 공동 설립자 존 매키는 베테랑 소매업자들과 정통한 금융투자자로 구성된 이사회를 설립했다. 매키에게 홀푸드 프랜차이즈를 세우는 방법을 조언하는 과정에서 이사회는 홀푸드마켓과 더 견고한 공감대를 갖게 됐다.

 

이후 30년 동안 꾸준히 성장한 이 회사는 2008년에 경제가 불황에 빠지면서 홀푸드 제품은 비싸다는 소비자의 인식과 맞물려 동일 점포 매출 성장률이 3~4%포인트 감소했다. 게다가 지속 가능한 식사를 주장하는 마이클 폴런의 베스트셀러 <잡식동물의 딜레마(The Ominivore’s Dilemma, 2006)>에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소형 식품 체인 와일드 오츠(Wild Oats)를 인수하기 위해 연방통상위원회의 동의를 얻으려던 즈음, 매키가 와일드 오츠를 폄하하는 글을 인터넷에 익명으로 올린 사실이 드러났다. 그 결과, 2006 1월에서 2008 11월 사이에 홀푸드마켓 주식은 90%나 폭락했다. 이때 홀푸드마켓은 우호적인 외부 투자자 레오나드 그린 & 파트너스(Leonard Green & Partners)를 영입했다.

 

주식 가격이 급락하자 행동주의 투자자 론 버클이 980만 주(총 주식의 7%)를 매입한 다음, 성장세를 늦추고 단기 수입을 증가시키도록 이사회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물러서지 않았다. 매키와 홀푸드마켓이 내세우는 사명과 가치 아래 단합해 버클의 요구를 거절했다. 그리고는 몇 가지 변화를 도입했다. 매키는 회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CEO 자리를 유지했고 다음 해에 월터 로브가 공동 CEO가 됐다.

 

홀푸드마켓의 이사들은 그동안 형성한 공감대를 토대로 단결하고 건설적인 행동을 취함으로써 버클의 도전에 저항할 수 있었다. 이 회사는 결과적으로 더 잘된 것처럼 보인다. 지난 4년 동안 매년 동일 점포 매출이 높은 한자릿수로 증가했고, 매출은 50% 성장했으며, 주당 순이익은 세 배가 됐다. 홀푸드마켓 주식은 변화를 감행한 이후 750% 올라 지난 가을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목표를 공표하고 단기적인 성과를 내라.

결국 행동주의 투자자에 대한 최상의 방어는 기업이 공표한 목표를 실현하고 꾸준히 성과를 내는 것이다. 그 외에 다른 방법은 오히려 회사를 취약하게 만든다. 빌 애크먼이 J.C. 페니의 주식을 사들이고 회사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 것도 당시 CEO 마이런 마이크 울먼이 운영한 회사의 성과가 보잘것없었기 때문이다.(2007년에서 2010년 사이에 주가가 65%나 하락했다.) 애크먼은 경영 변화를 요구했고 이사회가 애크먼의 요구를 수용했지만 회사 상황은 더 나빠졌다. 만일 J.C. 페니가 계속 성과를 냈다면 이렇게 외부의 주목을 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2013 5, 미국 생활용품 회사 P&G 이사회가 CEO 밥 맥도널드를 교체하기로 결정한 사건도 애크먼의 도전에서 시작됐다. 애크먼은 P&G가 수익을 빠르게 높일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P&G는 맥도널드가 CEO로 있던 2009년에서 2012년까지 성과가 신통치 않았다. 이 기간 동안 P&G는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전략을 자주 바꿨다. 2012년에 맥도널드가 100억 달러 비용 절감 계획을 세워 P&G 주식을 끌어올렸지만 이사회는 맥도널드를 전 CEO A.G. 래플리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유니레버의 폴 폴먼이 그랬던 것처럼 맥도널드가 취임한 후에 P&G가 좀 더 공격적인 변화를 추구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외에도 비슷한 많은 사례를 볼 때 확고한 성과를 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이와 동시에 현실적인 기대치를 설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많은 기업이 과도한 목표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거나 시장에 공격적인 방향 제시를 하다가 실패한다. 요즘 같은 환경에서는 분기 실적 전망 발표를 아예 건너뛰거나 회사가 직면한 불확실성을 고려해 결과를 제시하는 등 기업과 이사회가 얻을 수 있는 현명한 조언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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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자의 아이디어를 무시하지 말라.

대부분의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똑똑하고 의욕적인 사람들이며 이사회와 경영진이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간과한 것을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의 권고에 귀를 기울이고 타당한 권고는 따르는 편이 좋다. 예를 들어, 2006 12월에 릴레이셔널 인베스터스(Relational Investors)의 랄프 위트워스는 건축자재 유통회사 홈디포 CEO 로버트 나델리가 회사 성과가 형편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급료를 받는 것에 대해 미국 노동총연맹산업별 회의(American Federation of Labor and Congress of Industrial Organizations, AFL-CIO)가 반대 캠페인을 벌인다는 소문을 들었다. 위트워스는 곧바로 홈디포를 목표 기업 명단에 올리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분석 결과, 홈디포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연례 보고서 10-K에 회계상 실수가 있었으며 새로 시작한 도매업 부문의 총자산 이익률이 너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릴레이셔널 인베스터스는 홈디포에 작은 지분을 확보한 다음 이사회에 편지를 보내 자신이 발견한 것을 설명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위트워스를 만난 이사회는 회계상 실수로 인해 투자된 자본에 대한 실제 이익이 두 배로 보고됐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이 사건으로 나델리가 즉시 회사를 떠났고 위트워스의 오랜 동료 데이비드 베첼더가 이사회에 임명됐다. 이어서 홈디포는 핵심 소매 사업에 집중하고, 더 건전한 자본 할당 프로세스와 규칙을 확립하고, 투자자들에게 비즈니스 전략을 더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위트워스가 권고한 몇 가지 변화를 수용해 실천했다.

 

 디포는 신임 CEO 프랭크 블레이크의 지휘 아래 2007 6월에 도매 사업을 종료하고, 고객 서비스를 소생시키고, 225억 달러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블레이크가 취임한 이후 이 회사의 주가는 두 배로 뛰었다. 이 사례를 통해 우리는 행동주의자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으며 이사회는 그들의 제안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주주 전체에 최선을 다한다.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는 기업이 성공하도록 만들어준 사명과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해당 산업 부문에 경험이 없는 몇몇 행동주의 펀드매니저들이 급진적이며 입증되지 않은 변화를 기업에 제안하는 사례가 자주 있었다. 물론 중요한 변화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기업이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외부 행동주의자에게 변화를 허락하면 직원들과 소비자의 참여와 헌신을 잃을 위험이 있다.

 

2010년에 애크먼이 J.C. 페니를 인수했을 때 그런 일이 일어났다. 애크먼은 소매 비즈니스에 경험이 없었지만 회사를 혁신하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공들여서 계획을 세웠다. 먼저, 울먼을 해고하고 애플의 소매업 부문 선임 부사장이었던 론 존슨을 CEO로 앉혔다. 애크먼과 존슨은 페니의 가격 모델을 바꾸고 쿠폰과 큰 폭의 가격인하 제도를 없앴다. 그 결과는 거의 재앙이었다. 이 결정은 매출과 이윤은 물론 애크먼의 투자에도 치명적이었다. 애크먼의 투자금은 5억 달러 가까이 줄었다. 지금은 울먼이 돌아와 훨씬 작아진 회사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헤지펀드 매니저 에드워드 램퍼트(Edward Lampert) 2005년에 종합 쇼핑몰 시어스(Sears)를 인수해 중대한 변화를 감행했다. 케이마트(Kmart)와 합병한 후에 CEO를 네 명이나 갈아치웠는데 그중에 소매업에 경험이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램퍼트는 시어스를 30개가 넘는 사업 단위로 쪼개고 각 단위마다 사장과 이사회를 두고 손익계산서를 만들게 했다. 그러면 책임감이 높아질 것이라는 이론에서였다. 하지만 이 방법은 혼란만 불러일으켰다. 각 사업 단위가 회사 자금과 기타 다른 자원을 놓고 서로 경쟁했기 때문이다. 2013 1, 램퍼트가 스스로 CEO 자리에 오르자 <포브스>는 그에게 2013년 최악의망한 CEO’ 3위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다. (론 존슨이 2위였고 억만장자에서 백만장자로 추락한 브라질 재벌 EBX 그룹의 에이케 바티스타가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매우 똑똑한 사람들이지만 대기업을 운영할 경험과 지혜가 없는 경우가 많다.

 

행동주의자들은 대개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거나 거절당한 후에 곧바로 지분을 빼가기 때문에 이들이 회사의 미래와 성공에 헌신적인가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이들의 행동은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장기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힐 수 있고 이들이 즐겨 제안하는 고 부채 재무 구조(high-leverage financing structures)는 경제 상황이 나빠졌을 때 기업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새로운 행동주의자들이 금방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주식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는 것도 의심할 여지가 없다. 최근에 애크먼과 P&G, 데이비드 아인혼의 그린라이트캐피털(Greenlight Capital)과 애플, 칼아이칸과 애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의 도전으로부터 안전한 기업은 없다.

 

하지만 이사회와 경영진이 잘 준비돼 있다면 행동주의자들의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최근에 워런 버핏이 이 문제에 관해 현명한 조언을 했다. 그는나는 금방 떠날 주주보다는 계속 함께할 주주를 위해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행동주의 투자자가 접근해오면 이사들은 기업과 주주 전체(가장 참견하기 좋아하는 주주들뿐만 아니라)에 대한 수탁인의 의무(fiduciary duty)를 기억하고 기업의 사명과 전략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빌 조지와 제이 W. 로슈

빌 조지(Bill George)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이며 의료기기 회사 메드트로닉(Medtronic) 회장 겸 CEO. <트루 노스(True North, Jossey-Bass, 2007)>를 비롯한 베스트셀러 네 권의 저자이기도 하다.

 

제이 W. 로슈((Jay W. Lorsch)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루이스 E. 커스틴(Louis E. Kirstein) 인사조직 교수이며 <이사회의 미래: 21세기 지배구조의 도전을 만나다(The Future of Boards: Meeting the Governance Challenges of the Twenty-First Century,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2012)>의 편집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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