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월

중간지대를 노려라: 이스라엘 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
엘리 오펙(Elie Ofek),아미트 노암(Amit Noam),조너선 프리드리히(Jonathan Fried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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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 Getty Images

ABOVE 테바제약의 직원이 헝가리 공장에서 병을 정리하고 있다. 2012

 

국내 시장에서 회사를 키운 중소기업 경영인이 해외로 진출하려고 고려할 때 거대한 두 경쟁 집단과 겨뤄야 한다는 생각을 떠올린다. 한 집단은 대규모 자원과 강력한 브랜드, 규모의 경제 등을 가진 다국적 기업이고 또 다른 하나는 현지 기업이다. 이들은 고객의 니즈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각종 규제에서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급자, 유통업자, 소매업자는 물론 정부 관료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정된 자원을 가진 회사가 거인과 현지인 사이에서 스위트스폿(가장 효율적인 곳)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다. 리더들이 스위트스폿을 물색하는 데 신중하지 못하면 회사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40년 동안 1억 달러 이하의 매출을 올렸던 기업에서 수억~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75개 이상의 이스라엘 기업들은 스위트스폿의 실현 가능성을 잘 증명하고 있다. 이들은 다국적 기업에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으며 현지 기업들은 기회가 발생해도 충분하게 대처할 수 없는 국가, 지역에 집중한다. 이후 두 경쟁 집단이 이스라엘 기업들이 진출해도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만한 중간지대(middle ground)에 침투한다.

 

이스라엘 기업들이 성장하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그리 많지 않다. 국내 시장은 규모가 작고 이웃인 중동 국가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제한돼 있다. 이웃나라들은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에 적대적이거나 최소한의 상업적인 관계만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기업인들은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에 합병되거나 새로운 시장에서 중간지대를 개척하는 2가지의 방법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스라엘 기업들은 자신들이 경쟁시장에서 약자로 치부되는 상황을 매우 익숙하게 느끼고 있다. 이런 생각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기업인 대다수는 국가병역제도인 이스라엘 방위군(Israel Defense Forces•IDF)에서 장교로 복무하거나 다른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섬세한 군사전술을 직접 경험한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이스라엘 방위군은 주변국가의 군대에 비해 병력과 무기에서 열세였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쟁을 치러야 했다. 1967 ‘6일 전쟁(Six Day War)’에서는 남쪽의 이집트 군대, 동쪽의 요르단 군대, 북쪽의 시리아 군대를 동시에 상대해야 했다. 군 수뇌부는 부족한 병력을 어떤 식으로 전장에 배치시킬지 고민한다. 한 부대가 매일 위치가 다른 전장에서 싸우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이스라엘 방위군은 병력을 어디에 집중시킬지 끊임없이 결정하고 새로운 국면에서는 빠르게 대처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갖춰야 했다. 이스라엘 장교들은 적군의 약점과 맹점을 찾아 활용하고, 기습공격을 개시하며, 비밀 임무를 수행하고, 전략을 세워서 적군을 공격하는 훈련을 받는다.

 

네타핌(Netafim), 테바제약(Teva Pharma-ceutical Industries), 암독스(Amdocs) 등 이스라엘 기업들은 군사 전술을 기업의 글로벌화에 적용했다. 만약 이 회사들이 기존 비즈니스 전략인 원가절감을 통한 가격 경쟁을 추구하거나 현지 기업들이 이미 호황을 누리고 있는 제품 및 시장에 진출해서 큰 규모의 기업들과 경쟁했다면 지금처럼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외에 스트라우스그룹(Strauss Group), 컴버스테크놀로지(Comverse Technology), 델타갈릴(Delta Galil Industrie), 나이스시스템스(NICE Systems), 닐리트(Nilit), 오보텍(Orbotech), 세라곤네트웍스(Ceragon Networks), DSP그룹(DSP Group), 기븐이미징(Given Imaging), 고텍스(Gottex), 막테심아간(Makhteshim Agan), 케터(Keter), 폴가트(Polgat), 타워세미콘덕터(Tower Semiconductor) 등의 이스라엘 기업들도 같은 방법으로 성공했다. 이 글은 필자가 30개 이상의 이스라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컨설팅회사인 샬도르(Shaldor) 40개 이상의 이스라엘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도록 컨설팅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중간지대 찾기

이스라엘 기업들의 핵심 전략은 글로벌 거대기업들이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시장과 현지 기업들이 노리는 시장 사이에서 존재하는 중간지대를 발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2가지 평가방법이 활용된다.

 

1. 우리가 입지를 확고히 하기 전에 현지 시장이 거대 기업들에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까?다음 조건들 중 하나 이상이 해당된다면 이 질문에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

 

•해당 시장의 잠재력이 거대 기업의 성장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너무 규모가 작다.

 

•기존 글로벌 제품을 현지에 맞게 바꾸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 오히려 폭넓고 통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현지에 맞게 개선한 제품, 서비스가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에는 맞지 않다고 판단한다.

 

다국적 기업들은 통상 경쟁우위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매출과 순이익을 비교적 빠르게 증가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거대 기업들이 자신들을 경쟁우위로 끌어올리는 요인은 바로 풍부한 자금력, 거래조건을 조정할 수 있는 힘, 포괄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능력, 브랜드 인지도 등이다.

 

2. 현지 기업이 우리 회사에 비해 상당한 단점을 갖고 있는가?다음 조건들 중 하나 이상이 해당된다면 이 질문에그렇다라고 답할 수 있다.

 

•현지 기업들이 우리보다 구식 기술을 사용하거나 현재 구상 중인 제품에 적합하지 않은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현지 기업의 운영 노하우, 관행이 우리보다 현저하게 떨어진다.

 

•현지 기업들이 우리에 맞서 싸울 때 사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이 정부의 원조금액을 포함해도 제한적이다.

 

•현지 규제기관들이 현지 기업에 특별한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

 

현지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해도 현지 시장에 진입하는 글로벌 기업은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글로벌 기업은 제품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더 뛰어난 전문성을 갖출 수 있다. 또 여러 국가를 동시에 공략한다면 공략하는 시장의 총합이 매우 크기 때문에 현지 기업들이 생각할 수 없는 규모의 경제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공략할 수 있는 중간지대를 찾았다면 이후에는 해당 시장에 들어가서 장악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는 글로벌 거대기업 피하기, 현지 기업으로 위장하기, 약점 공략하기 등 3가지 전략이 사용될 수 있다. 3가지 전략이 각각 따로 사용되거나 일부 결합해서 활용될 수 있다.

 

거인을 피하라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가장 위협적인 상대가 다국적 기업이라면 이들을 깨워서 경쟁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이들과 경쟁하지 않는 방법은 대다수의 고객이 바라는 제품과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들을 공략하는 것이다. 거대 기업의 관심을 끌기에는 규모가 작은 틈새시장이지만 여러 국가의 틈새시장을 모으면 규모가 상당하며 새로운 기회가 된다. 다만 현지 기업들이 이런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기술, 제조, 공정 노하우 등을 활용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네타핌은 물 소비를 줄이면서도 작물의 생산량을 향상시키는 점적 관개(drip irrigation) 시설에서 혁신적인 신기술을 개발했다. 네타핌이 1980년대 미국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았는지 살펴보자. 네타핌은 이스라엘의 사네게브(Negev), 아라바밸리(Arava Valley) 등 건조한 지역에서 자신들의 기술이 농업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입증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국내 시장에서는 성장하는 데 한계에 부딪혔다. 이후 하와이와 호주에서 사탕수수 재배를 위한 관개시설을 만드는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네타핌은 이런 프로젝트들을 통해 해외에서 어떻게 사업을 하는지 처음으로 배울 수 있었다.

 

1980년대 초 네타핌의 연 매출은 6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당시 CEO인 오데드 윙클러(Oded Winkler)는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처음으로 상시적인 해외지사를 개설했다. 그는 글로벌 거대기업들이 대규모 농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규모 농장들은 대규모 관개 장비를 대량으로 구매하고 유지보수 서비스를 받기를 원했다. 윙클러는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현지 경쟁업체들이 최신 점적 관개 기술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네타핌의 최첨단 솔루션과 노하우를 쉽게 복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거대 기업의 레이더망을 피하면서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 몇 년 동안 이들을 교란시키는 기간을 가졌다. 네타핌은 물 부족이 주요 관심사이고 포도처럼 점적 관개를 통해 확실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중소농장을 겨냥했다. 먼저 미국으로 진출했고 몇 년 뒤에는 호주, 이탈리아, 프랑스, 남아프리카로 확대했다. 네타핌의 경영진은 2가지 이유에서 전통 방식의 관개시스템을 공급하는 큰 회사들이 점적관개시설에 관심을 가져도 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네타핌의 고객은 농장의 규모가 영세하고 전통방식의 관계시스템에서 점적 관개 시설로 전환할 때 교육, 훈련 등으로 비용이 많이 소요됐다. 게다가 이들이 미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에 불과했다.

 

네타핌은 미국에 자회사 네타핌 USA를 설립했다. 직원들은 이스라엘 제품전문가와 타깃 고객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 경험을 가진 현지 마케터로 구성됐다. 네타핌 USA는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처럼 물 절약 프로그램이 이미 잘 시행되고 지역 관리자들이 검증된 솔루션을 선호하는 곳에 마케팅을 집중했다. (네타핌은 이스라엘에서 운영한 수년간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성공적이었다. 토로(Toro), 자인 이리게이션(Jain Irrigation) 등 대형 회사들은 네타핌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뒤 10년 가까이 지날 때까지도 이런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디어(Deere) 등 다른 기업들도 2000년대 중후반 이후에 이 시장에 진출했다. 2000년대 중후반에는 이미 네타핌이 전 세계적으로 입지를 굳혔을 때다. 이들은 네타핌을 대적하기 어려웠다. 미국의 레인버드(Rain Bird) 등 중소 현지 기업들도 이 시장에 진입하려고 했으나 네타핌과 비슷한 수준의 전문지식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또 네타핌은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제조원가에서 다국적 기업과 현지 기업을 능가하는 수준의 우위를 점유할 수 있었다. 오늘날 네타핌은 점적 관개 분야에서 전세계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우뚝 섰다. 2013 100여 개국가를 대상으로 75000만 달러(7900억 원 정도) 이상의 매출액을 올렸다.

 

Netafim

네타핌은 대기업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건조한 지역 중소농장에 새로운 기술을 제공해서 점적 관개 분야의 글로벌 리더가 됐다.

 

연간 매출액

1980년대 초 6000만 달러

201375000만 달러 이상

 

현지인으로 위장하라

현재 경쟁업체가 규모가 작을 때는 스스로 현지 기업으로 위장한다. 이후 현지의 소규모 경쟁업체들보다 시장에 더 부합하는 맞춤형 제품을 개발한다.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다국적 기업들이 핵심 역량을 다른 곳으로 집중하거나 고객에게 다른 가치를 제공하려고 몰두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런 기회가 다국적 기업의 관심에서 벗어날 수 있다. 테바제약(Teva Pharmaceutical)의 글로벌화 전략은 좋은 사례 중 하나다. 테바제약의 CEO 엘리 후르비츠(Eli Hurvitz)와 경영진은 1980년대 중반 회사의 매출액이 5000만 달러밖에 되지 않았을 때 국내 시장에서는 회사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테바제약은 대형 제약사의 허가를 받아 약품을 제조하고, 유통하고 있었다. 특히 특허권이 만료된 제네릭약품(복제약품)을 생산해서 이스라엘에서는 큰 성공을 거뒀다.

 

제네릭약품 사업은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국가별로 의약품의 제조, 유통 등에 대한 규정이 따로 존재한다. 특히 제네릭약품에 대한 규정은 매우 엄격하다. 특허권의 보호를 받는 의약품보다 제네릭약품의 이익률은 크게 낮다. 테바는 첫 해외시장 진출지역으로 미국을 선택했다. 그러나 거대 기업의 관심을 회피하는 데 주력했던 네타핌과 달리 테바는 현지의 중소 업체들과의 경쟁을 우려했다. 그리고 네타핌처럼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지 않는 틈새시장에 집중하기보다 미국 제네릭약품시장에 전면적으로 도전하기 위해 현지 업체들을 이용했다.

 

테바의 경영진은 다양한 제네릭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회사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984년 해치-왁스만법 제정으로 인해) 당시 미국식품의약국(FDA•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의 규정이 변경됨에 따라 제네릭약품이 승인을 받기 위한 필수 테스트가 쉬워졌다. 의료보험회사들은 비용절감에 더욱 집중할 가능성이 있었다. CVS Walgreens처럼 급성장하는 전국 단위의 약국체인들은 유통단계를 축소해서 비용을 줄이는 데 관심을 두고 있었다. (“Teva Pharmaceutical industries, Ltd”, “Tarun Khanna, Krishna Palepu, and Claudine Madras, Harvard Business School Case 707441 참조.)

 

테바제약 경영진은 신약개발업체인 화이자와 머크가 제네릭약품시장에는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제네릭약품시장에 진입하려면 신약을 개발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기업문화도 다른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의 제네릭시장에는 대형 기업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이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은 특정 주(state)나 지역을 기반으로 특정 의약품에서만 전문성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 연간 매출액이 2000만 달러 이하의 소규모 기업들이었다. 후르비츠는 테바가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약품공급 승인을 받고 이스라엘의 제조공정을 적절히 활용하며 현지 기업 인수, 업무제휴 등을 추진한다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테바는 전국의 모든 약국에서 직접 다양한 품목의 제네릭 의약품을 판매했다. 이는 경쟁업체들에 비해서 비용이 적게 들어가고 편의성을 증대시켜서 규모의 경제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후르비츠의 첫 행보는 특수화학제품 사업을 하고 있는 미국 재벌기업 W.R 그레이스(W.R. Grace)와 파트너십을 맺는 일이었다. 이를 통해 제네릭 사업의 큰 잠재력을 확인하려고 했다. 1985년 테바와 그레이스는 5050으로 TAG제약(TAG Pharmaceutical)을 설립했다. 이들의 파트너십은 테바가 그레이스의 지분을 모두 사들인 1991년까지 지속됐다. 그레이스는 TAG제약의 자본금 대부분을 투자했고 실제 회사 운영을 담당했던 테바는 기술력과 제네릭 제품 등을 제공했다. TAG는 탄탄한 유통망을 보유한 펜실베이니아의 제네릭 회사인 레몬(Lemmon)을 인수했다. 테바는 인수 2년이 채 안 된 시점에서 레몬의 수익을 인수 이전의 2배가 넘는 4000만 달러까지 성장시켰다. (1990년대 중반까지 미국 시장에서는 레몬이란 이름을 사용했다.)

 

미국의 제네릭 제조업체들은 테바-그레이스 파트너십이 레몬을 인수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테바의 규모가 작고 잘 알려지지 않아 위협적인 존재로 여기지 않았다. 이후 경쟁사들은 제품 다각화, 유통 효율성, 기준 소매가격 등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1993년을 기점으로 테바의 미국 시장 매출액은 이스라엘의 내수 매출액을 넘기 시작했다. 테바는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의 제네릭 생산을 위해 미 식품의약국의 허가를 취득했고 현지 경쟁사들과 비교할 때 계속해서 우위를 이어갈 수 있었다. 테바는 1990년대 중반 미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제네릭 허가를 가장 많이 받은 회사가 됐다. 테바는 미국 시장에서 했던 것과 유사한 기업 인수방식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제네릭 업체인 에이피에스버크(APS Berk)와 헝가리의 바이오갈(Biogal)을 인수했다. 2012년 테바는 60여 개국에서 200억 달러(21조 원 정도)가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Teva Pharmaceutical

테바제약은 약국 체인망에 직접 다양한 제네릭 약품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초창기 규모가 작은 현지 업체를 인수해서 현지 기업에는 오랫동안 위협적인 존재로 비춰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연간 매출액

80년대 중반 5000만 달러

2012200억 달러 이상

 

약점에 집중하라

이 전략의 목표는 광범위한 문제 중에서 한정되고 명확한 부분을 다룰 때 거대 기업과 현지 기업보다 잘 대처하는 것이다. ‘거인을 피하라전략은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기존에 보유한 기술로 틈새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어서 시장을 포기하는 상황에 적용된다. 반면 이 전략은 대규모 기업들이 하나의 통일된 솔루션에 주력할 때 주류 고객을 공략하는 방법이다. 이런 접근법을 활용하는 기업은 거대 기업들이 다각화된 플랫폼 솔루션이나 통합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시장에 진입한다. 거대 기업과 현지 기업을 비교할 때 특정 애플리케이션과 컴포넌트를 원하는 고객의 니즈를 더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기술 개발에도 더 집중한다.

 

이스라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암독스(Amdocs)가 그 사례다. 이 회사(당시 Aurec Information and Directory System) 1980년대 초 전화번호부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이 프로그램을 이스라엘의 한 전화번호부 업체에 적용했다. 당시 암독스의 CEO였던 보아즈 도탄(Boaz Dotan)은 회사가 더 성장하려면 해외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전화번호부 업체들의 다양한 니즈를 이해하기 위해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에서 여러 소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후 암독스는 미국으로 눈을 돌렸고 1984 AT&T의 기업분할로 기회를 얻었다. 암독스는 이후 사우스웨스턴벨(Southsesten Bell•SBC)의 전화번호부사업부, 벨애틀랜틱(Bell Atlantic), 퍼시픽벨(Pacific Bell), GTE 등과 계약을 맺었다. 암독스는 미국 시장에는 전화번호부 분야에서 기술력을 가진 소규모 소프트웨어업체가 없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IBM, Microsoft, Lotus 등 거물들은 기업과 가정용 컴퓨터 사용자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관련 오퍼레이팅 시스템과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었다. 전화번호부 자동화 사업을 매력이 없고 한정된 응용프로그램 시장으로 인식했다.

 

암독스는 기존 제품보다 훨씬 더 고객 중심적인 다양한 방법을 제안했다. 예를 들면 시스템 중심에 전화번호가 아닌 고객사 이름을 넣었고 매출, 디렉토리 생성, 외상 매출계정 등 다양한 개별 기능을 하나의 인터랙티브 시스템에 통합했다. 이 제품을 통해 큰 통신회사들이 이전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최신 전화번호부를 발간할 수 있었다. 수익도 더 냈다. 암독스는 1980년대 후반 미국 전화번호부 소프트웨어 시장을 섭렵한 뒤 동일한 솔루션을 이용해 다른 6개 국가로 사업을 확장했다. 성공적으로 첫 걸음을 디딘 암독스는 빌링솔루션과 고객관리솔루션 등 전화번호부 업체들에 필요한 다른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판매에서도 입지를 굳혔다. 암독스는 전화번호부의 글로벌 시장을 여러 기업용 소프트웨어 응용프로그램을 내세워 점령한 뒤 빌링솔루션과 고객관리 솔루션을 다른 분야에도 제공했다. 1991년 유선전화 시장을 시작으로 1993년 모바일 시장까지 확장했다. 암독스는 현재 통신-결제-자동화 솔루션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2013년 현재 70개 이상의 국가에서 33억 달러(34600억 원 정도)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Amdocs

암독스는 초창기 현지 중소기업들은 시도하기 어렵고 대기업들은 관심이 거의 없었던 전화번호부 소프트웨어에 집중한 결과 통신결제 자동화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성장했다.

 

연간 매출액

1980년대 초 2000만 달러 이하

201333억 달러

 

다음 도전과제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중간지대를 확보하면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필자의 연구와 샬도르컨설팅이 이스라엘의 글로벌 기업들과 수행했던 폭넓은 프로젝트를 면밀히 검토하면 2가지 새로운 도전 과제를 도출할 수 있다.

 

기존 중간지대를 넘어서는 선택, 시기, 방법 찾기. 경영진은 새로운 분야에 진출할지, 아니면 기존 고객을 위한 신상품을 개발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2가지 변화 모두 상당한 규모의 연구개발과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다. 위험부담도 크다. 만약 새로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는 중간지대를 가지고 있고 기업이 이전에 쌓은 신용도가 새로운 분야에서도 효력을 발휘한다면 성공할 가능성은 더 크다. 암독스가 사업 분야를 유선 전화 자동화와 모바일 빌링 솔루션 분야로 옮길 때 2가지 요소가 모두 크게 작용했다. 네타핌이 점적 관개시스템 시장에서 지배적인 우위를 차지한 이후에도 경영진은 도취되지 않고 중간지대가 작았던 분야인 대규모 관개시장을 피해가는 현명한 결정을 내렸다. 최초의 성공 이후 수년이 지난 1994년 드디어 조경업에 뛰어들었고 정밀 점적 관개 장비를 새로 선보이면서 올림픽과 도심공원 같은 대규모 공공프로젝트의 관리자들을 공략했다. 테바는 1990년대 후반 첫 약품을 출시하면서 마침내 신약개발에도 뛰어들었다. 하지만 제네릭 분야에서 먼저 입지를 탄탄하게 굳히고 R&D와 마케팅에서도 역량을 구축한 이후라서 이런 결정이 가능했던 것이다.

 

불가피한 전투에 대비하기. 중소형 기업이 시장 선도자로 중간지대에 발을 들여놓고 이 분야의 사업을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개발하기 시작하면 시계는 작동한다. 거대 기업들이 중간지대에서 기회를 알아채고 뒤쫓을 결심을 한다. 현지 기업들은 먼저 시장에 진입한 회사의 운영 노하우와 기술을 리버스 엔지니어링(기존 시스템을 역으로 추적해서 설계기법 등을 얻는 것)의 방법으로 알아내고 격차를 줄이려고 할지도 모른다. 기업들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중간지대에서 입지를 확고하게 다져야 한다. 테바는 기업인수로 성공했고 네타핌은 농작물의 유형, 기후조건 등을 고려한 새로운 상품과 모델을 도입해서 혁신을 추구했다. 초창기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현지인력 채용, 재원 확보, 새로운 유통망 구축, 합작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장애물은 도처에 널려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 기업들은 겸손하고 신중한 기획력을 가지고 단련된 기업가정신을 보태서 중소기업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스라엘의 기업들은 중간지대전략을 추구해서 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번역 | HBR포럼코리아

 

조너선 프리드리히, 아밋 노암, 엘리 오펙

조너선 프리드리히(Jonathan Friedrich)는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소재 컨설팅회사인 샬도르의 부사장이고, 아미트 노암(Amit Noam)은 선임 컨설턴트다. 엘리 오펙(Elie Ofek)은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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