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월호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하기
벤저민 에델만(Benjamin Edelman)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하기

 

벤저민 에덜먼의 전략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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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in Brief

 

문제점

디지털 플랫폼 사업은 매력적이다. 의미 있는 가치를 제공하는데다 일단 궤도에 오르면 네트워크 효과로 경쟁우위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그만큼 어렵다.

 

원인

모든 플랫폼은 시작할 땐 비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은 두 종류 이상의 사용자를 끌어와야 한다. 예를 들어 택시 앱이라면 택시 승객뿐 아니라 택시 운전사들도 고객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해결책

플랫폼 사업을 성공적으로 실행하려면 많은 수의 초기 사용자를 확보하거나, 사용자 수가 적어도 상관없는 가치를 제공하라. 신뢰성을 확보하고 기존 시장을 지배하는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확보하라.

 

라인 플랫폼 비즈니스에서 고객을 모으는 일은 가장 어려운 과제다. 구매자와 판매자를 이어주는 쇼핑 포털이나 여행자와 호텔 운영자를 이어주는 예약 서비스 업체처럼 두 종류 이상의 사용자 집단을 연결하는 플랫폼의 성공확률이 가장 높다. 성공적으로 이 사업을 시작하려면 플랫폼의 규모가 아직 작을 때에도 초기 사용자들이 안심하고 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화를 나누고픈 상대가 있는 사람만이 스카이프를 설치할 생각을 하게 된다. 결제할 곳도 없는데 페이팔에 가입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무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플랫폼이라면 특히 이 점을 유념해야 한다. 다양한 유형의 사용자들을 끌어들여야 하는 다면플랫폼multisided platform에서는 위험이 더욱 크다. 카셰어링 플랫폼이라면 스마트폰으로 차를 예약하려는 고객을 폭넓게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차를 운전할 운전자 역시 충분히 보유해야 한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최근 몇 년간 온라인 플랫폼의 수는 크게 치솟았다. 이 업종에 매력을 느끼고 창업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이유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우선 디지털 플랫폼은 다른 방식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교류나 상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 또한 물리적인 상품을 만들거나 재고를 관리할 필요가 없어 운영비가 적게 든다. 일단 자리를 잡고 나면 네트워크 효과 덕분에 시장에서의 지위를 쉽게 유지할 수 있다. 잘나가는 플랫폼은 이탈하는 사용자가 드물다.

 

나는 10여 년간 플랫폼 산업의 역학을 연구해왔다. 또한 피터 콜스Peter Coles, 크리스 딕슨Chris Dixon, 톰 아이젠만Tom Eisenmann, 안드레이 헤이규Andrei Hagiu등의 동료와 함께 수십 곳의 플랫폼 사이트와 제품에 대한 사례 연구 결과를 정리하고 분석했다. 큰 뜻을 품고 자신만의 플랫폼을 구축하려는 사업가들이 올바른 전략적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연구 결과를 일부 소개한다. 이 프레임워크는 다섯 가지의 기본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많은 사용자를 한 번에 끌어들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창업자의 첫 번째 고민은 어떻게 하면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사용자를 모집할 수 있을지의 문제다. 시작부터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면 미래의 불확실성을 대부분 없앨 수 있다. 영업 개시 1일째부터 플랫폼의 생존에 필요한 규모의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 경험상 신생 플랫폼은 아래 두 가지 조건 중 적어도 한 가지는 갖춰야 이런 출발을 할 수 있다.

 

이미 다른 플랫폼을 통해 사용자를 충분히 확보해놓은 상태일 때. 2003년에 출범한 구글의 콘텍스트(문맥) 광고 서비스 애드센스AdSense가 여기에 해당한다. 지금은 수많은 웹사이트 어디서나 ‘Ads by Google’이라 표시된 광고를 만날 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광고주들은 이 서비스를 선뜻 구매하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웹사이트 운영자들이 자신의 사이트에 게재된 광고를 부정 클릭하지나 않을지(그 사이트의 수입은 늘어나는 반면 광고주의 이익은 줄어든다), 광고가 부적절한 사이트에 실리지는 않을지(성인용 콘텐츠 사이트 등)를 우려했다.

 

그러나 광고주 중에는 구글 검색 결과에 들기 위해 광고 문구와 결제정보를 제공하는 인기 플랫폼 애드워즈AdWords의 기존 가입자가 많았다. 구글은 이 광고주들을 애드센스에 동시에 등록시키는 방법으로 탄탄한 출발을 할 수 있었다. 광고주가 충분히 확보되자 구글은 사이트마다 내용과 관련 있는 광고를 배치해 사이트 운영자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었다. 물론 이런 방식은 법적 문제를 낳기도 한다. 광고주들이 요구하지도 않은 새로운 서비스를 멋대로 제공해도 되는 걸까? 구글이 계약서에서 광고를 노출시키는 위치에 대해 큰 재량권을 갖는다는 내용을 명시했기 때문에 현재까지도 광고주들은 원치 않는 구글의 광고 배치에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사용자의 데이터를 공개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때.부동산 정보 사이트 질로Zillow가 초창기에 미국 내 대부분의 주택을 위한 프로필 페이지를 만들고제스티메이트Zestimate라 불리는 추정가격과 인근지역 정보, 교육 여건 등을 제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생각해보자. 당시에 질로는 부동산 소유자를 통해 검증할 수도 없는 정보를 힘겹게 알아내는 방법을 피하는 대신 정부기관으로부터 자료를 수집했다. 처음부터 소비자의 관심을 끌 만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자 부동산 소유자들도 기꺼이 틀린 정보를 수정하거나 사진과 추가 정보를 제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동산 중개인들도 질로에 광고를 싣는 데 돈을 지불하게 됐다.

 

질로의 방식은 광고에서 수익을 얻는 플랫폼을 시작할 때 거쳐야 하는 3단계 과정을 잘 보여준다. (1) 공개된 정보에서 자료를 수집해 고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재구성한다. (2) 사용자들이 한층 가치 있는 정보를 플랫폼에 직접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한다. (3) 기업에서 돈을 받고 원하는 위치에 광고를 게재해준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구글의 검색엔진 역시 이런 방식에서 출발했다. 처음에는 정보를 여기저기서 마구 긁어모으다가 여러 사이트로부터 체계적인 데이터를 공급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광고를 검색 결과 가까이 노출시켜주는 대가로 광고주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받는다. 이것은 검증된 성공 공식이다. 많은 플랫폼이 초창기에 직면하는 최소 이용자 확보라는 장벽을 쉽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독립형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게 여의치 않다면 가입자 수가 아무리 적더라도 개별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1980년대의 VCR 업계를 생각해보자. 소비자 입장에서는 볼 만한 비디오테이프가 충분히 나와 있어야 VCR을 구입할 가치가 있겠지만, 영화 콘텐츠를 보유한 기업들은 VCR이 충분히 보급돼야만 비디오테이프를 생산할 가치가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더구나 호환이 불가능한 여러 포맷이 서로 경쟁하는 통에 이 문제는 더욱 악화됐다.

 

이렇게 실패작으로 끝날 뻔했던 VCR은 녹화기능 덕분에 회생의 길을 찾을 수 있었다. TV 방송을 녹화할 수 있다는 가치는 VCR을 소유한 사람이 많아야 한다거나 비디오테이프가 다양하게 출시되어야 할 필요와는 상관이 없다. 녹화 기능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1984년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불법이 아니라는 판정도 받았다) VCR은 수많은 다면플랫폼의 성공을 가로막았던 이용자 확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다.

 

물론 독립형 가치 창출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부가 기능을 구현하는 데 값비싼 장비가 필요하다면 특히 그렇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이나 앱에 기능을 부가하기는 어렵지 않다. 당신이 만든 택시 예약 앱에 등록된 운전자 수가 적어 승객 사이에서 인기가 없다고 해보자. 이럴 때는 기차와 버스 스케줄을 함께 제공하거나 기존 콜택시 운전자들의 연락처를 제공하는 방법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적당한 콘텐츠를 더해 충분한 고객을 확보한 후에는 택시기사들도 앱 가입을 꺼리지 않을 것이다.

 

어떤 독립형 가치를 어느 고객에게 제공해야 할지 고민이라면 다음 두 가지 전략을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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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 공략으로 시작한다.당신의 플랫폼에 쉽게 관심을 가질 만한 사람들로 구성된 비교적 좁은 시장을 조준하는 것 또한 훌륭한 전략이다. 리뷰 사이트 옐프Yelp는 현재 미국 내 거의 대부분의 소규모 업체와 상당수의 해외 업체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샌프란시스코 내 에스닉레스토랑이라는 극히 좁은 분야만 취급했다. 이를 기반으로 옐프는 열성적인 평론가와 관심 있는 고객을 끌어모았다. 입소문과 회원들의 발품 덕분에 다른 도시로 영역을 확대했고 다음에는 레스토랑 이외의 분야에도 손을 뻗쳤다. 옐프는 리뷰 서비스에서 예약 대행, 온라인 주문, 할인쿠폰 발행 등 다른 기능까지 자연스럽게 포섭해나갔다.

 

규모를 키우는 데만 욕심을 부리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기 쉽다.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리뷰 플랫폼을 구축한 옐프는 처음부터 전 세계의 모든 업종을 대상으로 삼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열렬한 팬층과 고급 콘텐츠를 확보할 때까지 좁은 분야에 주력하며 향후의 성공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

 

소규모 사회적 집단을 찾거나 구성한다. 소규모 집단의 사회적 수요를 이해하고 만족시키면서 성공을 거둔 플랫폼도 있다. 스카이프를 사용해보고 고품질의 무료통화 서비스에 크게 만족한 한 쌍의 사용자가 있다고 하자. 그들 외에는 가입자가 전혀 없다 해도 이 두 사람만큼은 서비스의 혜택을 확실히 누릴 수 있다. 스카이프는 바로 이런 식으로 퍼져나갔다. 부모와 통화를 하려는 학생,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연락을 주고받으려는 친구 등 사용자들은 주로 짝을 지어 함께 가입했다. 물론 가입자 수가 늘어날수록 스카이프의 서비스가 나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스카이프는 사용자들이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입소문을 퍼뜨리고 지인들에게 가입을 권유할 만한 동기가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퍼져나갔다. 하지만 모든 플랫폼이 본질적으로 사회적 성격을 띠는 것은 아니어서 인위적으로 플랫폼의 가치제안 속에 사회성을 포함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다. 컴퓨터비디오 게임은 원래부터 사회적인 활동은 아니다. 예전엔 주로 혼자서 하는 놀이였다. 그러나 징가Zynga같은 게임회사들은 온라인 게임에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게임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징가에서 가상 농장운영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는 핵심 아이템이 떨어지면 같은 게임을 하는 실제 친구에게 빌려올 수 있다. 징가는 이러한 사회적 특징에 힘입어 널리 전파될 수 있었다. 도움을 받을 친구가 있으면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 스스로 더 많은 친구를 플랫폼으로 초청할 동기가 충분한 셈이다.

 

사회관계를 활용한 또 다른 사례로 소셜커머스 업체 리빙소셜Livingsocial을 들 수 있다. 친구 세 명을 모아 같은 서비스를 구매하면 레스토랑 식사권, 스파 이용권 등 지역 내의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했다. 이 방법은 동종 업체들에 큰 부담이 되는 높은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됐다.

 

위 전략은 대부분 플랫폼 설계자가 자신의 권한 내에서 선택할 수 있다. 플랫폼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도시마다 택시기사 수백 명씩을 모집하겠다든가, 시중의 인기 영화 콘텐츠를 모두 확보하겠다든가 하는 식으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적절히 목표를 조절한다면 사용자가 소수, 심지어 단 한 명일지라도 얼마든지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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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까?

같은 업계에서 다수의 플랫폼이 경쟁 중이라면 사용자에게 당신의 플랫폼에 가입할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한다. 게임기 구입처럼 소비자가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특히 그렇다. 초기 사용자를 끌어들이고 싶다면 새 플랫폼은 사람들에게 향후의 성공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우선 영향력 있는 협력업체를 포섭할 필요가 있다. 게임기 제조사는 인기 게임을 확보할 역량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유명 게임 개발자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게임을 제공받는다. 때로는 게임기 제조사가 게임 개발업체 자체를 사들이기도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헤일로Halo를 인수해 동명 게임을 Xbox에서 즐길 수 있게 했다.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유명 게임배급사를 독점적으로 참여시켜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 콘텐츠를 독점 공급받는 대가로 일부 게임 개발자에게 프리미엄을 지급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럴 경우 게임 마니아들은 원하는 게임을 하려면 Xbox 게임기를 구입하는 수밖에 없다.

 

영향력 있는 협력업체와 독점계약을 맺는다면 플랫폼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다만 그만큼의 보상을 해줘야 한다. 보상금액이 너무 커지면 신규 플랫폼 업체에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협력업체를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이 워낙 높다 보니 플랫폼 내에서 스스로의 역량으로 해결하려는 유혹을 느낄 법도 하다. 그러나 내부 개발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 생기는 역효과도 있다. 잠재적 사용자들이 그걸 경쟁으로 받아들이면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애플이 1984년부터 하드웨어 제품군에 프린터를 추가하자 갑자기 다른 프린터 제조업체들이 맥Mac용 프린터 제조를 꺼리게 됐다. 애플이 결국은 자체 생산하는 프린터에 더 무게를 두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이는 상당 부분 근거 있는 우려였다. 주요 파트너를 잃을 위험에 비하면 프린터 생산의 수익이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애플은 1997년에 결국 프린터 사업에서 손을 뗐다.

 

플랫폼 창립자를 위한 체크리스트

 

폭넓은 사용자 기반을 구축한다

  기존 사용자 집단을 끌어온다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독립형 가치를 제시한다

  플랫폼 가입자 수가 극히 적을 때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한다

 

영향력 있는 사용자를 모집한다

  대가를 지불해 플랫폼에 영입한다

  유명 브랜드를 사들인다

 

사용자의 위험을 줄인다

  사용량에 따른 과금 방식을 적용한다

  초기 가입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한다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확보한다

  새로운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 정도의 호환성이면 족하다

  기존 시스템의 저항은 각오해야 한다

 

 

사용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과금할 것인가?

역동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용자에게 어떻게 돈을 받아낼지 정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디지털 플랫폼의 기능이 다양해지면서 이런 선택을 할 때의 유연성도 높아졌고 새로운 플랫폼이 기존 산업표준에 도전할 여지도 늘어났다. 성공적인 플랫폼들이 채택한 두 가지 주요 가격책정 방법을 살펴보자.

 

사용량에 따른 과금pay-as-you-go. 비용이 발생한 만큼 청구하는 방식은 많은 사용자들에게 플랫폼 이용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루폰Groupon의 경우를 보자. 만일 레스토랑들에 광고를 정액제로 판매했다면 낮은 가격에 한 도시 내 모든 그루폰 이용자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익숙한 인쇄광고처럼 단순하고 예측 가능한 가격책정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레스토랑에 상당한 위험도 안겨줄 것이다. 그루폰에 가입한 소비자 회원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회원들이 그 레스토랑에 별 관심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루폰은 회원들이 해당 레스토랑의 바우처를 구매할 때만 레스토랑에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 방법은 다른 문제를 낳긴 했지만 이용자 수가 적거나 관심 부족으로 레스토랑이 떠안아야 할 위험은 피해갈 수 있었다.

 

그루폰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맞춤형 과금은 적용범위를 점점 더 넓혀갈 수 있는 방법이 되고 있다. IT의 발달 덕분에 개인의 거래내역을 자동적으로 확인하고 기록하는 것이 더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초창기의 팩스기기에 종이의 숫자를 세는 장치를 붙여 몇 장의 문서를 송신하거나 받았는지를 체크하는 방식의 사업은 이루어지기 힘들었을 것이다. 사용자가 장치를 조작해 요금을 줄이려고 할 것이고, 가뜩이나 비싼 기기에 조작방지장치까지 추가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플랫폼들은 사용자가 전체 서비스에 가입하기 전에 시험적으로 이용해볼 수 있는 방법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고, 그런 다음에 사용량에 따라 과금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갖추고 있다.

 

사용자 보조금. 시리얼 회사를 차리든 레스토랑을 개업하든 마케터는 소비자에게 새 제품과 서비스 이용을 권장하기 위해 할인과 홍보행사를 진행한다. 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보조금이 한층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용률이 낮은 초기에는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가입할 때 소요되는 비용이나 번거로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카셰어링 서비스 리프트Lyft가 좋은 예다. 운행시간과 거리당 운행비를 높게 제시해 운전자를 모집한다 해도 운전자의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 아무리 운행비가 높아도 승객 수가 적다면 운전자들은 충분한 수익을 얻지 못할 것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리프트는 초기 운전자들에게 다른 보상방식을 적용했다. 운행 시간과 거리에 따른 보상뿐 아니라 콜을 기다리는 시간에 대해서도 보상을 했다.

 

이와 동시에 리프트는 통 큰 판촉행사를 통해 승객의 관심을 유도했다. 일부 도시에서는 초기 가입자에게 다섯 번의 차량 무료이용 서비스를 제공했다. 특히 사용자 양측(운전자와 승객)을 대상으로 한 한두 가지 홍보방식이 서로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대기하는 운전자에게 이미 돈을 지불하였기 때문에 추가 비용 없이 소비자에게 서비스 홍보를 위한 무료 라이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서비스 공급자와 소비자 양측을 다 보조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요구되므로 플랫폼의 자본금을 소모하게 된다. 다행히 플랫폼의 규모가 어느 정도 성장하기 시작하자 승객을 찾으려는 운전자의 관심 등 사용자 상호간의 네트워크 효과가 커지면서 보조금을 지급할 필요도 줄었다.

 

그러나 규모가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도 특정 유형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을 계속 지급해야 할 때가 있다. 그래야만 수익성이 좋은 다른 서비스에 더 높은 요금을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구글은 검색, e메일, 지도 서비스를 통해 많은 고객을 확보한 덕분에 시장의 반대편 이해관계자인 광고주들에게 더 높은 광고비를 부과할 수 있다. (영구적인 일방 보조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Stragegies for Two-Sided Markets’, HBR, 2006 10월호 참고.)

 

 

나의 플랫폼이 기존 시스템과 호환되게 하려면?

전혀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는 플랫폼은 드물다. 보통은 사용자들을 이전 시스템에서 새 플랫폼으로 갈아타게 하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따라서 안정된 출발을 하고 싶다면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당신의 플랫폼을 구식 테크놀로지에 결합해야 한다.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트러스트Paytrust가 시작된 1998년으로 되돌아가보자. 페이트러스트는 보안사이트에 접속한 고객이 각종 공과금과 통신요금 청구서를 확인하고 클릭만으로 결제를 승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종이, 봉투, 우표가 더 이상 필요치 않은 시스템을 마련했다. 처음에는 주요 과금업체를 모집해 청구서 발송과 결제를 자동으로 대행하겠다는 전략을 구상했다. 이렇게 하면 클라이언트사의 종이 사용량과 우편요금만큼은 확실히 줄여줄 터였지만, 컴캐스트나 버라이즌 같은 대기업이 이용자도 없고 검증되지도 않은 신생 업체의 시스템에 자신들의 시스템을 연동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대신 페이트러스트는 고객이 청구서 수령지를 업데이트하게끔 유도해 청구서가 페이트러스트에 송달되도록 했다. 그런 다음 각 청구서를 스캔해 해당 고객의 온라인 계정에 올렸다. 또 고객의 은행계좌 정보를 확보해 고객을 대신해 수표로 대금을 결제할 수 있었다.[1] 이렇게 페이트러스트는 과금업체가 이용하던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확보해 이들 업체가가입하기 전부터 이미 소비자에게 유용한 서비스가 됐다. 소비자를 성공적으로 유인할 방법을 갖추자 과금업체에도 한층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고 업체들도 종이와 스캐닝을 없앤 디지털 청구서 전송방식을 받아들이게 됐다.

 

오늘날의 플랫폼들은 호환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반적으로 상호운용과 데이터 변환, 정보 동기화 등의 방법을 사용한다. 사람들은 구글의 지메일 서비스에 신규 가입한 후에도 여전히 기존 e메일 계정을 통해 메시지를 수신한다. 구글의 메일페처MailFetcher는 그런 메시지를 지메일로 가져와 전환비용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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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초의 전자결제 시스템

페이트러스트Paytrust의 공동설립자 에드 매클로플린Ed McLaughlin

 

 HBR: 페이트러스트는 어떤 서비스였나요?

 

매클로플린:온라인에서 각종 고지서를 받고 공과금 등을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1998년에는 대단한 일이었죠. 우선 고객이 관계 기관에 청구서를 페이트러스트로 보내달라고 요청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인쇄된 청구서를 단순한 PDF가 아닌 독특한 전자고지서로 변환하죠. 그런 다음 고지서가 도달했으니 우리 사이트에서 그 내용을 확인하고 납부할 수 있다는 e메일을 고객에게 발송합니다. 우리는 맞춤형 알림 서비스, 자동이체, 결제내역 관리 등의 기능도 제공합니다. 우편으로 청구서를 받고 용지를 뜯어내어 현금을 첨부한 다음 업체에 부치면 업체가 그 금액을 다시 전자화폐로 전환해야 했던 기존 절차를 완전히 바꿔버린 셈이죠.

 

최초의 고객은 어떤 사람들이었나요?

 

그 시절에는 인터넷으로 요금을 결제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인터넷 사용조차 익숙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처음 페이트러스트를 사용할 때 사람들은 우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계좌로 시험 삼아 지불을 하기도 했죠. 그래서 우리는 e메일을 자주 이용하거나 본인 명의로 한 건 이상의 전자상거래를 하는 사람을 마케팅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여행을 많이 하거나 별장을 소유하고 있어 청구서를 제때 수령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찾아보았습니다. 특히 많은 시민들이 동일한 회사에 요금을 지불하는 도시지역에 주목했습니다. 이런 경우 청구서 변환이 매우 수월해지니까요.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객을 그룹별로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내기 위해 페이트러스트를 이용하는 부모 집단을 예로 들 수 있죠.

 

요금 청구 회사에 제안한 가치는 무엇이었나요?

 

요금 징수 과정에서 서류를 완전히 없앨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고객과 연결되므로 요금 청구와 징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설득했죠. 고객과의 터치포인트는 전자청구서가 종이에 인쇄된 서류보다 훨씬 우월합니다. 고객을 깊이 이해해 추가 제품과 서비스를 더욱 쉽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페이트러스트의 수익 모델은 어땠나요?

 

우선 무료체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일단 시스템에 익숙해지고 나면 사람들은 기꺼이 한 달에 7.95달러의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게 됩니다. 요금을 10.95달러로 올렸을 때도 고객이 크게 줄지는 않았어요. 결제고객층을 확보하자 우리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완벽한 전자청구와 전자결제 시스템을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이 늘었고, 그 결과 더 많은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었죠. 은행도 우리 기술을 라이선스해 요금결제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에 우리는 페이트러스트를 금융결제 서비스 업체에 매각했습니다. 그 업체는 인튜이트Intuit에 고객 서비스를 라이선스하고 있죠. 우리 서비스는 지금도 성장 중이고 저도 여전히 공과금을 낼 때 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에드 매클로플린은 페이트러스트의 공동설립자이자 전임 CEO이며 현재는 마스터카드의 최고 신흥 결제 책임자를 맡고 있다.

 

[1]미국 가정은 수표(check)를 우편으로 보내 공과금을 내는 경우가 많다 - 편집자 주

 

 

호환성이 반드시 완벽해야 할 필요는 없으며 어느 정도 수용 가능한 정도면 족하다. 스마트폰 앱을 생각해보자. 애플의 획기적인 제품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나온 2007년만 해도 제3자가 만든 앱은 아이폰에 설치할 수 없었다. (애플은 1년 이상 지난 후에야 앱스토어와 제3자 애플리케이션을 추가했다.) 내장 앱을 통해 정해진 도구만을 이용할 수 있을 뿐 다른 개발자가 만든 프로그램을 추가할 방법은 없었다.

 

그러나 아이폰 웹브라우저 덕분에 사용자들은 웹을 기반으로 하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비록 데스크톱용으로 제작되어 아이폰의 기능을 완전히 활용할 수는 없는 앱이었지만 사용자들의 큰 관심으로 그 가능성은 충분히 증명됐다. 아이폰이 급속히 보편화되자 개발자들은 아이폰의 기능을 십분 활용한 고유 앱을 개발하게 됐다.

 

플랫폼은 서비스의 혜택을 맛보기로 보여줄 정도의 호환성은 갖추어야 하지만

그 호환성이 지나치게 완벽해 새 시스템으로 갈아탈 필요성을 못 느끼게 할 정도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미묘한 균형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은 수많은 플랫폼에서 이렇게 불완전한 호환성을 제공하고 있다. 호환성은 사용자를 끌어들여 새 플랫폼으로 완전히 전향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사용자들은 윈도에서도 도스DOS앱을 돌릴 수 있지만 윈도의 주된 기능은 구현할 수 없다(클립보드 공유와 장치 드라이버 등). 블루레이 재생기로 일반 품질의 DVD도 재생할 수 있지만 블루레이의 주된 강점인 뛰어난 화질은 포기해야 한다. 플랫폼은 서비스의 혜택을 맛보기로 보여줄 정도의 호환성은 갖추어야 하지만 그 호환성이 지나치게 완벽해 새 시스템으로 갈아탈 필요성을 못 느끼게 할 정도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미묘한 균형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모든 업종에서 호환성을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 소유자가 새로운 경쟁상대의 위협을 느껴 호환성을 차단하려 할 때도 있다. 리얼네트웍스RealNetworks 2004년에 개발한 음악 서비스인 하모니Harmony를 생각해보자. 이는 애플 아이튠즈iTunes의 경쟁상대로 떠올랐던 서비스다. 이미 아이튠즈 파일을 구입한 고객을 위해 리얼은 아이튠즈 파일을 리얼 장치에서도 재생할 수 있는 컨버터를 제공했다. 이 영리한 전략 덕분에 하모니는 성공적인 출발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애플은 리얼의 컨버터를 차단하기 위해 파일 포맷을 발 빠르게 바꾸었다. 애플의 계속되는 포맷 변환과 소송 위협으로 리얼은 호환성을 포기해야 했다. 이를 비롯한 몇 가지 이유로 하모니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애플이 하드웨어의 지배력을 불법적으로 소프트웨어로까지 확장했다는 독점금지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다.)

 

구글 역시 애드워즈 플랫폼에 대한 데이터 동기화를 차단하려 시도했다. 2006년부터 2013년까지 구글은 광고주들이 애드워즈에서 광고를 복사해 마이크로소프트 빙과 야후 등의 경쟁 검색엔진으로 옮기는 도구를 만드는 것을 금지했다. 경쟁 규제기관에 의해 이러한 조치에 제동이 걸리고 나서야(내가 2008년에 감정인으로 증언했다) 구글은 제한을 풀었다. 이제는 클릭 한 번으로 광고를 다른 플랫폼으로 복사할 수 있게 됐다.

 

온라인 서비스와 플랫폼 사업에서 가장 짜릿하면서도 힘겨운 시기는 바로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순간이다. 온라인 플랫폼이 널리 퍼지면 다양한 유형의 사용자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제공한다. 그러나 가입자가 거의 없는 초창기에는 어떤 잠재적 고객이라도 어차피 실패할 서비스에 가입하느라 본인의 시간과 자원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수수께끼만큼이나 답이 없어 보이지만 위에 소개한 전략을 잘 활용한다면 성공적인 출발의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벤저민 에덜먼(Benjamin Edelman)은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부교수다. 그는 구글 등 여러 기업에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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