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월

조직의 집단 시간을 잘 관리해야 하는 이유
레슬리 펠로(Leslie Perlow)

 

시간 관리에는 조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거둘 수 있는 성과는 사기 진작(morale)과 직원 유지(retention)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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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James Joyce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시간 관리에 대해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한다. 이들은 업무에 뒤처지는 사람들을 개인적인 역량 부족으로 실패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마치 다이어트나 운동 계획을 포기한 사람들을 자기 통제와 절제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수많은 시간 관리 전문가들은 셀프헬프(self-help•자립) 프로그램 코치들처럼 주로 개인의 습관에 중점을 둔다. 이들은 업무 목록을 더 효과적으로 작성하고, 끊임없이 e메일을 확인하는 습관을 버려야 하며, 일을 질질 끌지 말라는 조언을 한다. 물론 우리 모두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업무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직원 간의 소통과 협업을 강조하는 오늘날의 업무 현장에서 개인이 어떻게 시간 관리를 하는가는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중요한 건 집단 시간의 관리다. 다시 말해 직무를 완수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가 문제의 핵심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진정한 기회는 바로 여기에 놓여 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나는 보스턴컨설팅그룹의 한 팀을 대상으로 작은 혁신 프로그램 하나에 착수했다. 이 팀의 모든 멤버들에게 주중 하루 저녁을 지정해 회사를 떠나 업무에서 완전히 해방된 시간을 보내라고 권장하는 게 이 프로그램의 골자였다. 이는 연중 무휴의 장기 근무로 악명 높은 이 회사 직원들의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초기부터 반응이 좋았다. 여기에 참여한 그룹은 네 개의 팀으로 확대됐다가 다시 10개로 늘어났다. 그리고 내가 2009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휴식을 필수적으로, 그리고 계획적으로(Making Time Off Predictable and Required)’라는 글과 2012년에 출간한 책 <스마트폰과 함께 잠들기(Sleeping with Your Smartphone)>에서 밝혔듯이 그 결과는 대단했다. 의무적 휴식을 적용한 팀에 소속된 컨설턴트들을 살펴보면 직무 만족도가 향상됐으며, 업무와 일의 균형도 더 좋아졌고, 업무를 통해 더 많이 배운다고 느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 뒤 보스턴컨설팅그룹이 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올봄을 기준으로 현재 40개국 77개 사무실에서 수천 개 팀이 이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처음으로 이 주제에 대한 연구를 발표한 이래 나는 5년 동안 다양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이와 비슷한 시간 관련 프로그램들을 소개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런 프로그램들의 진정한 힘을 깨닫게 됐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조직의 집단 시간 사용을 최적화하기 위해 팀을 가동하는 주된 역할을 팀원들에게 맡기며 적절한 권한과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그 결과 팀들은 더욱 효과적으로 협업하고 업무를 간소화한다. 또 일의 기한을 지키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킨다. ‘계획적 휴식(structured time-off)’의 목표를 설정하고(그리고 특히, 모든 사람이 이를 실천에 옮기도록 주기적으로 만나 협의하는) 팀들은 더욱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보다 도전적인 실험과 혁신에 참여하며, 결국에는 훨씬 잘 운영된다.

 

‘생산성 향상의 날을 만들다

내가 이 일을 계속 추진하게 된 건 아직도 많은 팀들이 이미 경험해 본 프로세스에만 집착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 방식들은 친숙하지만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한 기업들조차 프로세스를 혁신한 경우는 드물다. 이런 깨달음은 내가 세 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연구하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이 팀들은 같은 회사에 근무했지만 서로 다른 문화권에 속했다. 세 팀은 모두 같은 과제를 부여받았고 같은 양의 산출물을 만들어냈지만 일을 추진하는 방식은 매우 달랐다. 중국 선전에 있던 팀은 조직을 중앙집권적으로 운영했으며 프로젝트 매니저 한 사람이 팀을 통제하고 업무를 배정했다. 인도 방갈로르의 팀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됐고 업무는 각자의 전문 기술에 따라 배정됐다. 부다페스트에 거주하던 세 번째 팀은 조직원들 사이에 팀의 일원이라는 의식이 가장 강했다. 그들은 누구보다 재능이 다양했으며 서로 업무 대체가 가능했다.

 

앞서 말한 대로 세 팀이 만들어낸 최종 결과물은 같았지만 그들의 다양한 업무 방식은 각기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예를 들어 중앙집권적 방식으로 운영하던 팀의 경우에는 다른 팀에 비해 업무에 쓴 시간이 짧았다. 반면 가장 출중한 재능을 지녔던 팀은 훨씬 더 융통성 있게 업무를 수행했으며 팀의 스케줄을 자체적으로 조정했다. 세 팀은 지구촌의 다른 지역에 있는 상대편 팀이 자신들과 다른 방식으로 근무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내가 수행한 연구로 인해 모든 과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수행될 수 있으며, 모든 조직이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상기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이 조직의 시간 관리가 보여주는 진정한 힘이다. 다시 말해 조직원들이 협업을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함양하면 효율성을 더욱 향상시킬 수 있다.

 

내가 팀 시간 관리를 위해 사용한 프로그램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문제(때때로 겹치는 경우도 있지만)를 다룬다.

 

• 근무시간을 좀 더 자율적으로 통제하기를 소망하는 직원들이 있다. 시간대를 넘나드는 업무, 엄격한 마감일이나 고객의 요구에 맞추는 과정에서 생긴 연중무휴의 근무 문화, 사람들이 언제라도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첨단기술과 이로 인한 24시간 업무 환경에 놓여 있는 데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바람을 지닌 이들을 위한계획적 휴식은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목표를 두게 된다. 대개 자신이 언제 근무를 마칠지 알게 하거나 일관성 있는 근무시간을 수립하는 방법이 동원될 수 있다.

 

• 평소에 혹은 업무가 몰릴 때 매우 오랜 시간 동안 근무하는 팀에서는 직원들이 추가적 노력을 해도 인정받지 못하며, 이 때문에 높은 이직률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팀의 멤버들에게 열심히 일한 대가로 휴식시간을 추가로 부여하면 매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예컨대, 이 경우에는계획적 휴식의 목표는 평일 특정 시간대를 지정해 직원들이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어떤 팀들은 계속되는 e메일, 과도한 회의 등과 같이 업무의 집중을 끊임없이 방해하는 요소들에 시달린다. 이 사람들은 업무를 마치지 못한 데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집으로 일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 경우계획적 휴식의 목표는회의 없는 시간처럼 조용하고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다.

 

내가 연구를 진행했던 중견 글로벌 제약회사의 상황을 살펴보도록 하자. 이곳의 직원들은 대개 오전 9~ 오후 5, 혹은 오전 9~ 오후 6시에 근무하는 방식으로 일했지만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많은 이들이 사무실에서 일을 끝내지 못하고 밤이나 주말에 집에서도 업무를 계속해야만 하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나는 이 회사에 직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회의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나의 연구 대상이었던 사업본부에서는 지나친 협업 문화로 인해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지나치게 많은 숫자의 직원들이 관여했다. 회의에는 필요 없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직원들은 회의에 이중으로 예약돼 있었고, 그들의 아웃룩(Outlook) 일정표에는 빈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때는 정규 근무 이외의 시간뿐이었다.

 

이 회사에서 내가 연구 대상으로 삼은 한 팀은 일주일 중 하루를회의 없는 날로 지정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렇게 지정된 날에는 팀원들이 집에서 일을 했고, 이들에게는 콘퍼런스 콜과 가상 회의도 금지됐다. 이런 변화로 인해 사무실에서의 업무 방해요소와 예정에 없던 업무협의가 사라졌고 출퇴근 시간도 절약됐다. 이 팀의 멤버들은 이날을생산성 향상의 날(Enhanced Productivity Day)’, 혹은 약자로 EPD라고 불렀다.

 

이 프로그램의 효과는 엄청났다. 직원들이 EPD를 활용해 제대로 업무를 수행했을 뿐 아니라 이 프로그램 자체가 변화를 불러오는 동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의 스케줄을 비우기 위해 팀은 소요 시간, 필요한 참석자 규모, 안건의 효용성을 따지면서 회의가 정말 필요한지에 대해 재고해야 했다. 그 결과, 회의 참석자 수는 감소했고 시간도 짧아졌다. 또 토의는 더 집중적으로 진행됐고 회의 횟수도 줄어들었다. 어떤 직원은 이런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제 경우에는 사무실에 있을 때보다 집에서 일할 때 생산성이 더 좋아지기는 하지만 이 프로그램의 의의는 단순히 회의를 줄이거나 재택근무를 하는 사안을 다루는 데 있지 않습니다. 사고 방식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진정한 의의를 찾을 수 있지요. 우리가 어떻게 팀으로 일을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다른 팀으로 확대됐다.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일정을 바꾸고 회의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 업무의 질도 향상됐다고 전했다.

 

아래로부터 변화를 이끌어내다

나는 어떤 대형 글로벌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적도 있는데 미국을 근거지로 둔 한 회계팀은 매월 말이면 재무 보고의 마감시간을 맞추기 위해 굉장히 오랫동안 일했다.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될까 염려한 한 관리자는 이들의 업무 압박을 덜어주기 위한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 결과우리 삶을 통제하는 시간(Control of Our Lives)’, 줄여서 COOL이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직원들에게 2주에 한 번 오후에 업무에서 벗어날 시간을 주는 게 이 프로그램의 골자였다.

 

이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후로 직원 몰입도(engagement scores)는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뿐만 아니라 월말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4일에서 2.5일로 줄었다는 사실에도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 팀은 그 어느 때보다 생산적이고 참여적이며 협조적입니다.” 이 팀을 이끄는 관리자의 설명이다. 이 관리자에 의하면 다른 관리자들도 이런 변화를 알아챘다. “아래부터 시작된 이 변화로 인해 경영진이 프로그램의 확대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다수의 의견이 조성됐지요.” 브라질, 인도는 물론이고 미국의 다른 팀들도 ‘COOL 오후프로그램 도입에 상당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직원들의 시간 관리를 돕기 위해서는 직원 개개인에게 변화를 강요하는 행동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이 협력해 업무방식을 바꿔나갈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작은 시도가 큰 변화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적당한 휴식 시간을 갖도록 하는 규칙을 설정하는 데 힘을 모음으로써 기업의 조직들은팀 단위의 시간 관리를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새로운 역량을 개발할 수 있다. 그 결과로 조직원들은 업무 이외의 생활을 더욱 잘 관리할 수 있으며 동시에 더 많은 업무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다시 말해, 팀 단위의 시간 관리는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원들의 문제를 덜어주고 핵심 업무 수행을 통해 조직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결국 관리자들에게는 커다란 윈윈(Win-Win) 효과를 안겨준다.

 

생산성으로 증명되는 사례들

많은 기업들이 팀의 업무 방식을 바꾸기 위해계획적 휴식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커다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여기에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레슬리 펠로

레슬리 펠로(Leslie Perlow)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고노스케 마쓰시타(Konosuke Matsushita) 리더십 교수이자 <스마트폰과 함께 잠들기(Sleeping with Your Smartphone, Havard Business Review Press, 2012)>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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