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월호

럭셔리 브랜드 그룹이 인재를 양성하는 법
프레데릭 고다르(Frederic Godar),앤드루 시필로브(Andrew Shipilov)

럭셔리 브랜드 그룹이 인재를 양성하는 법

 

LVMH, 케어링, 리치몬드 같은

럭셔리 브랜드 그룹은 어떻게

디자이너와 관리자를 양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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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in Brief

 

의문점

주류 경영학에서는 거대 기업집단에 속한다고 해서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는 건 아니라고 설명하지만 LVMH, 케어링, 리치몬드 같은 거대 럭셔리 그룹들은 모두 성공을 거두고 있다. 350개 이상의 패션기업을 분석해보면 대형 그룹에 소속된 브랜드가 독립 브랜드보다 오히려 더 창의적이다.

 

해답

그룹으로서 가질 수 있는 진정한 가치는 그룹의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재능 있는 직원들에게 엄청나게 풍부한 학습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떻게 가능했나?

럭셔리 브랜드 그룹들은 직원들이 다양한 제품 카테고리 혹은 다양한 국가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우수한 경영법이 그룹 전반에 전파되며 마케팅과 디자인 부문의 혁신을 위한 새로운 영감의 근원이 생긴다. 이들 그룹은 디자인과 관리 부문에 필요한 신입 인재를 공급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럭셔리 산업이 아닌 다른 업계로부터 기능별 전문가를 전략적으로 채용하기도 한다.

 

50년 전만 해도

패션과 럭셔리 업계는

패밀리 비즈니스

혹은 디자이너 개인이

운영하는 브랜드들이

지배했다.

 

오늘날 세계 일류 브랜드와 상표는 대부분 몇몇 대기업 그룹에 속해 있다. 그중 매출이 가장 큰 그룹은 모엣샹동과 루이비통을 보유한 LVMHLouis Vitton, Moët & Chandon, Hennessy이며 까르띠에, 끌로에 브랜드를 소유한 리치몬드Richemont그룹, 구찌, 생 로랑 브랜드를 가진 케링Kering( PRR) 그룹이 LVMH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이런 거대 럭셔리 그룹의 성공은 주류 경영학에 역행하는 현상이다. 기업이 핵심사업과 역량에 집중할 때 더 나은 수익을 올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는 아주 많다. 사업 다각화는 일반적으로 상당한 비용 절감이나 사업부 간의 업무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는 한 기업 가치를 증대시키지 못한다. 하지만 럭셔리 브랜드 기업들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이들은 아주 다양한 상품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운영한다. 각 브랜드는 자율적으로 관리되고 브랜드마다 손익 계산을 별도로 한다. 매니저에 대한 업무평가는 각자가 맡고 있는 브랜드의 수익성과 밀접하게 연결되며 이로 인해 내부적으로 브랜드 사이에서 힘 겨루기가 많이 일어난다. 어느 그룹의 임원은 농담처럼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룹의 유통 부문을 맡고 있을 때, 브랜드 매니저들은 많은 일을 나에게 비밀로 했었죠. 심지어 내가 우리 브랜드들에 대해서 회사 밖에 있는 소비자를 통해 더 많이 알게 될 때도 있을 정도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LVMH나 케링, 리치몬드 같은 럭셔리 그룹에 소속되면 브랜드의 가치가 상승한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350개 이상의 패션 기업이 달성한 실적의 원인을 분석해 봤더니 거대 그룹에 속해 있는 브랜드일수록 성공적이며 창의적인 패션 컬렉션을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 고가 의류를 취급하는 소매상과 도매상들은 그룹에 속한 브랜드가 만든 컬렉션이 독립적인 경쟁 브랜드에서 만든 것보다 평균적으로 세 배 정도 더 창의적이라고 평가했다(‘대형 그룹 소속 브랜드가 더 창의적이다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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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룹은 관리업무와 물류, 금융, 부동산 관리 등의 지원 기능을 중앙 집중화해 어느 정도 비용절감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프라이빗에퀴티펀드처럼 효율적인 기업 내 자본 배분방식을 통해 미래 전망이 밝은 브랜드를 발굴하고 그 브랜드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본을 효과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그룹으로서 가질 수 있는 진정한 가치는 교육의 기회다.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활용해 사업 관리자와 디자이너들에게 풍부한 학습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그룹에 속한 브랜드가 디자인과 사업혁신 부문에서 뛰어난 성과를 발휘하는 이유다.

 

럭셔리 그룹들이 어떻게 이런 인재관리 측면에서의 경쟁우위를 구축했는지 알아보기 위해 구체적인 사례 연구를 진행했고 고위임원들을 대상으로 50차례 이상의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앞서 언급한 세 그룹 모두 그룹 내에서 인재들을 활발하게 순환근무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물론 이 때문에 브랜드 사이에서 강한 라이벌 의식이 생겨날 때도 있다. 하지만 인재들은 순환 근무를 하며 각자의 지식과 최선의 업무수행 방식을 그룹 내에 널리 퍼뜨리게 된다. 이제 이들의 경영 방식을 살펴보자.

 

 

그룹 내 직무 이동성 제공

능력이 뛰어난 직원은 다른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이유로 괜찮은 직장을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케링과 LVMH, 리치몬드에 근무하는 야심 많은 직원들은 떠날 필요가 없다. 그들이 옮겨가고 싶은 회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그룹 내에 모두 있기 때문이다. LVMH의 브랜드 매니저 직에 공석이 생기면 약 3분의 2 LVMH 내부 인재들로 채워진다. 더욱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직원들은 그룹 내에 계속 머물며 자신들만의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직원 입장에서는 회사가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비옥한 터전이 되는 것이다.

 

그룹 입장에서 볼 때의 장점은 직원들을 여러 자리에 돌려 앉히면서 그들이 가져다줄 수 있는 가치를 최대한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어느 마케팅 담당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인재를 다른 곳에 뺏기지 않으려면 그룹 내 각 브랜드 사이에서 인재를 공유해야 합니다. 최고경영자는 한 브랜드 담당 임원이 그 브랜드에서 더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그 임원을 경쟁사에게 뺏기는 대신 그룹 내 다른 브랜드 책임자로 발령합니다.”

 

세 그룹은 모두 직원의 그룹 내 순환근무를 장려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리치몬드에서는 임원이 네 가지 측정 기준으로 부하직원들을 평가한다. 일반 재능에 해당하는지적 순발력’, 목표달성 능력을 뜻하는결과 지향성’, 사업을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시키는변화관리 능력’, 다른 직원을 리드할 수 있는인적 관리능력의 네 가지 기준이다. 이 기준에서 좋은 평점을 받은 개인은 인재 풀에 소속되며 다른 브랜드에서 사람을 찾을 때 이 인재 풀을 활용한다. 2013 300명의 직원이 참여한 LVMH의 푸투라FuturA프로그램도 이와 비슷한 목적으로 생겨났다. 이 프로그램은 그룹이 5년 내에 주요 직책을 맡길 수 있는 관리자들을 찾아내고 양성하는 역할을 한다. 푸투라 프로그램에 참여한 관리자들은 학습 속도, 참여와 헌신, 열망 등 세 가지 요소로 평가를 받는다.

 

물론 비슷한 프로그램이 다른 산업에도 많이 있지만 럭셔리 브랜드 그룹의 인재양성 프로그램은 다른 산업과 구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직원들은 보통 자신이 인재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리치몬드의 한 고위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어느 직원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집단에 포함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의욕을 잃게 되고, 프로그램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상사와 부하직원 사이에서 불편한 논쟁이 일어나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역학관계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예 알려주지 않는 게 더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직원들이 어떤 일을 새로 맡을지 미리 정해놓은 방식은 없다.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속한 직원은 다양한 브랜드에 배치된다. 하지만 어떤 브랜드 업무를 맡고, 또 얼마나 빨리 순환 근무가 이루어질지는 사안에 따라 다르다. 이는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 럭셔리 브랜드 산업의 불확실성 때문이기도 하다.

 

프로그램들은 각 브랜드의 역사를 강조한다.와인 양조회사 샤토디켐Château d’Yquem[1]에서 순환근무를 하는 임원은 누구라도 이 회사가 18세기 초부터 포도원을 운영해 왔으며 미국 독립선언서 작성자인 토마스 제퍼슨,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고객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소비자가 한 병에 수만 달러씩 하는 와인을 사도록 만드는 광고는 이런 역사에 대한 지식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이렇게 그룹 내에서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데도 여전히 퇴사하는 인재들은 있기 마련이다. 그룹 내에 없는 길을 추구하거나 다른 곳에서 특정 팀과 일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몇몇 그룹들은 직원이 회사가 싫어서 떠나는 게 아니라고 여기며 퇴사한 직원들과 계속 관계를 유지한다. LVMH의 경우는 퇴사자를 재고용하는 일이 일상적이다. 우리가 인터뷰한 한 임원은 첨단 기술을 갖춘 신생 화장품 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미용 제품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LVMH의 화장품 브랜드 겔랑에 재고용됐다. 또 다른 임원은 그룹을 떠나 구글에 취업한 뒤, 첨단 웨어러블 제품을 디자인하는 전문성을 습득해서 그룹에 복귀했다. 한 선임 임원은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우리 그룹을 떠나 경쟁 기업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배우고 다시 돌아오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일입니다.”

 

[1]세계 최고의 스위트 와인 생산회사로 알려진 프랑스의 양조회사. 1999년부터 LVMH가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역주

 

 

직무 이동성 덕분에 대형 패션 그룹들은 최상의 실행방안을 찾아내서 각 브랜드에 전파할 수 있다. 시계 산업의 예를 들어보자. 전통적으로 럭셔리 시계 브랜드들은 기술적인 우수성과 우아한 디자인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펼쳐왔다. 그런데 대형 그룹에 속한 시계 브랜드들은 더 많은 매출 성장을 이루기 위해 그룹 내 화장품 브랜드와 패션 브랜드의 마케팅 관리자를 데려오기 시작했다. 이 부문 출신 관리자들은 자신들의 전문성을 발휘해 이 브랜드가 특정 시계 모델을 디자인한 이유와 시계를 제작하는 장인들의 철학을 담은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이렇게 그룹 내 다른 부문이 갖고 있던 브랜드 구축과 광고기획의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그룹사의 시계 브랜드들은 독립 시계 브랜드에 비해 경쟁우위를 갖는다. 독립 브랜드가 이렇게 하려면 많은 돈을 내고 외부 전문가를 고용해야 할 것이다.

 

시계 부문이 아닌 다른 부문에서 온 전문가는 힘든 새로운 오퍼레이션 역량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 임원은 이렇게 기억했다. “저는 럭셔리 브랜드 시계의 아시아 담당입니다. 우리 팀은 한번도 고객관계관리CRM 기능을 갖춘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룹 내 패션과 화장품 부문에서 CRM 경험이 있는 임원을 채용했습니다. 그 임원은 CRM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우리 팀에 이식했고 실적 벤치마킹 기준도 도입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 직원들은 제품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됐습니다.” 새로 도입한 CRM 시스템 덕분에 이 시계 브랜드는 소비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과잉 재고로 인한 위험을 줄일 수 있었다. CRM 시스템이 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곧바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패션 부문에서 온 임원이 도입한 고객관계 중심의 접근법은 이 시계 브랜드가 중국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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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험을 가진 전문가 활용

해외 근무 경험이 임원들의 자질 개발과 능력 향상에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럭셔리 브랜드 그룹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세계 곳곳의 사업장에서 외국 근무 경력이 있는 관리자를 쉽게 구하거나 혹은 직원들을 해외로 파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장점은 두 가지 측면에서 그룹의 주력 브랜드가 성공을 거두는 데 기여했다.

 

창조적 영감의 근원.우리가 분석한 통계를 보면 해외 근무 경험이 있는 패션디자이너가 창의적인 컬렉션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해외 근무 경험은 디자이너에게엣지를 준다참조.) 2~3개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면 특히 더 높다. LVMH의 일류 디자이너는 모두 다문화적 관점을 디자인에 적용한다. 파리에서 태어나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예술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디자이너 피비 필로Phoebe Philo는 전형적인 프랑스 패션 브랜드 셀린느를 런던에서 경영하고 있다. 루이비통에서 근무하는 동안 제품 구성을 여행 관련 상품에서 패션의류로 확대하는 데 성공한 마크 제이콥스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교육을 받았다. 펜디와 (LVMH 그룹에 속하지 않은) 샤넬의 책임 디자이너인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는 같은 날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오가며 일할 때도 있으며 자신을 ‘1인 다국적 패션 센세이션이라고 부른다. 이 세 명의 거물 디자이너는 자신들의 지역 네트워크를 벗어나 세계 곳곳의 다른 디자이너와 생산자, 공급자 등과 관계를 맺고 이들에게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 다양한 문화에서 받은 영향은 세 디자이너의 콜렉션에 고스란히 스며들어 브랜드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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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근무 경험이

있는 패션디자이너가

창의적인 컬렉션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 2~3개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면

특히 더 높다.

 

케링그룹은 다문화 체험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에영감을 찾는 여행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럽과 미국 출신 디자이너들이 일본과 중국, 아프리카, 중동 등 다른 지역을 둘러본다. 여행을 하면서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패턴과 원단, 그리고 새로운 개념을 접하고 이를 자신들의 디자인에 적용할 수 있다.

 

소비자에 대한 더 많은 이해.토마스 마이어Tomas Maier는 럭셔리 수영복과 니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이며, 케링그룹이 일부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고위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중국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디자이너가 있다면 그건 문제입니다.” 우리가 인터뷰를 했던 많은 임원들은 외국 근무 경험이 대부분의 럭셔리 생산국인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와 현재 가장 큰 럭셔리 소비시장인 미국, 아시아, 중동 사이를 이어주는가교역할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럽 디자이너가 소비자에게 럭셔리의 의미를 설명할 수는 있지만 그 지역 소비자들이 럭셔리의 어떤 면을 좋아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국 시장에 대한 경험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미국 소비자는 시계를 살 때 기능이나 특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아시아 지역 소비자는 브랜드의 명성을 더 많이 고려한다.

 

하지만 좋은 경험도 너무 과하면 좋지 않다. 중국이나 브라질에서 근무하면 디자인 작업이 실제로 진행되는 파리나 밀라노, 제네바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리치몬드 그룹의 남미, 카리브 해 지역 사장이었던 크리스토프 메인코트Christophe Maincourt는 이상적인 경력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20대 혹은 30대에는 여행을 많이 하고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하지만 40대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큰 뜻을 품은 사람이라면 40대에는 회사의 전략적 우선 순위, 브랜드의 상호관계, 내부 부서 간의 역학관계, 조직 내 업무수행 방식 등 그룹 차원의 일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출장과 해외 근무를 주로 하는 관리자는 구매나 유통 같은 지원업무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지만 그룹 차원의 책임 있는 자리를 원한다면 결국 그룹 본사가 있는 나라에서 자리를 잡고 근무해야 한다.

 

 

외부 인재에 대한 전략적 관리

폼 나는 브랜드를 갖고 있고 다양한 커리어 기회를 제공하는 럭셔리 그룹은 아주 매력적인 직장이다. 와인이나 패션, 보석 등의 고가 제품을 다루는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이력서에 모엣샹동, 구찌, 혹은 까르띠에 같은 브랜드 근무경력을 써넣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이런 좋은 브랜드를 갖고 있는 그룹이라면 새로운 인재를 찾기 위해 그렇게 많은 노력을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브랜드의 특별한 명성을 유지하려면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계속 도입해야 한다는 사실은 이들도 인정한다. 새 아이디어와 혁신은 그룹 외부에서 찾아야 할 때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럭셔리 브랜드 그룹은 인재 발굴의 중요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다음 두 가지 방향으로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미래 인재 양성.럭셔리 브랜드 그룹은 럭셔리 산업에 적합한 관리 기술을 개발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예를 들어 리치몬드는 파리에 있는 인스티튜트 슈페리어 드 마케팅 드 럭스Institut Supérieur de Marketing du Luxe[2]의 럭셔리 브랜드 마케팅 교육과정을 후원한다. 다른 그룹들도 비슷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LVMH와 케어링, 리치몬드는 함께 프랑스 그랑제꼴grandes écoles[3]중 하나인 ESSEC 경영대학에 개설된 인터내셔널 럭셔리 브랜드 매니지먼트 MBA 과정을 지원한다. 럭셔리 브랜드 그룹은 다양한 제품 카테고리를 기반으로 연구원, 교사들과 협업해 학생들에게 높은 수준의 교육과정과 실무경험을 제공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실무교육을 받을 수 있고, 기업은 장래가 촉망되는 매니저급 학생들에게 회사를 홍보할 수 있다. 이들 프로그램을 발판으로 삼아 그룹 임원으로 성장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외에도 세 그룹은 모두 젊은 디자이너와 기능공 훈련에 중점을 둔다. LVMH는 프랑스의 몇몇 공예학교와 함께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를 들어 파리의 유명한 귀금속 세공 학교 BJOPÉcoles de la Bijouterie-Joaillerie의 학생은 LVMH 소속 럭셔리 귀금속 브랜드 쇼메 혹은 루이비통의 대표 장인 아래에서 견습생으로 일할 수 있다. 의상디자인을 전공으로 하는 파리 의상조합 학교 ECSCPEcole de la Chmbre Syndicale dd la Couture Parisienne의 학생은 디올이나 지방시, 겐죠 등의 의상디자이너로부터 지도를 받을 수 있다. 다른 두 그룹도 ECSCP를 지원한다. 이 학교는 LVMH의 칼 라거펠트[4]와 리치몬드의 톰 반 링엔Tom Van Lingen, 케어링의 토마스 마이어Tomas Maier같은 거물 디자이너를 배출했다. 이런 교육지원 프로그램은 두 가지 목적으로 실시된다. 기본적으로 기능교육 프로그램은 각 부문의 장인들이 재주를 후대에 전수해 보존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관리자 양성 프로그램은 그룹에게 미래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다른 산업 부문의 인재 채용. 럭셔리 그룹의 리더들은 다른 업계의 인재들이 종종 럭셔리와 패션 분야 사람들보다 업무 능력이 뛰어날 때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루이비통의 전임 CEO였던 이브 카셀Yves Carcelle은 도요타자동차에서 몇 명의 관리자를 채용하기도 했다. 그 관리자들은 루이비통의 공급망 관리체계를 개선했으며 특히 하청업체들과 IT 시스템을 통합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그 결과, 이제 루이비통은 도요타처럼 소비자의 수요에 관한 정보를 하청업체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이들의 생산일정을 적절하게 조정한다. 이를 통해 공급자 협력관계에서 다른 그룹보다 비교 우위에 설 수 있다.

 

다른 업계에서 채용된 사람들은 럭셔리 산업의 고객 서비스 개념도 재정립했다. 많은 럭셔리 브랜드는 고상하고 우아하게 사는 특권 계층이나 부르주아 계층을 상대하며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힙합 가수 혹은 IT 사업가가 이들의 최고 고객이다. 까르띠에와 구찌 같은 브랜드의 매장직원들이 고객을 대하는 방식이 매장을 실제로 방문하는 고객과 어울리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리치몬드 그룹은 이런 변화에 먼저 적응한 호텔산업 출신 관리자들을 채용한다. 이 중 한 명은 우수한 고객 서비스로 잘 알려진 아시아 지역 호텔 체인에서 스카우트됐다. 그는 리치몬드 산하 한 브랜드의 직원들을 훈련시켜 직원은 매장의호스트이고 고객은 매장을 찾는게스트라고 인식하게 만들었다. 또 그는 호텔업계에서 사용되는 고객서비스 품질 측정법을 가져와서 해당 브랜드의 매장 서비스 측정 기준도 만들었다.

 

사업 다각화를 이룬 거대 조직이라는 점은 럭셔리 그룹이 다른 산업 부문에서 인재를 데려올 때 장점이 된다. 앞서 말한 도요타의 공급망 관리자가 소규모의 독립된 럭셔리 브랜드에 합류할 가능성은 낮다. 왜냐하면 그 다음 커리어 옵션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LVMH와 리치몬드, 케링 같은 그룹은 더 많은 기회와 진정한 경력 발전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업계에서 인재를 데려오기도 좋다.

 

지금까지 우리가 설명한 경영 방식들 덕분에 세 럭셔리 그룹은 조직을 탁월한 인재들로 채울 수 있었고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도움이 됐다. 이것이 바로 대형 그룹에 속한 전통적인 브랜드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변화할 수 있는 이유다. LVMH와 리치몬드, 케링 그룹에 속한 브랜드들이 내는 컬렉션이 높은 창의성을 발휘하는 이유는 결국 이들이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와 관리를 통해 인재 프리미엄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루이비통의

전임 CEO

도요타자동차에서

몇 명의 관리자를

채용해 공급망

관리체계를 개선했다.

 

[2]까르띠에와 까르띠에 회장 및 리치몬드그룹 CEO를 역임한 알랭 도미니크 페랭(Alain Dominique Perrin)이 함께 25년 전 파리에서 설립한 교육 기관으로 럭셔리 브랜드 마케팅과 인터내셔널 매니지먼트에 특화된 MBA 코스가 있다역주

[3]높은 경쟁률의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쳐 소수 정예 신입생을 선발하고,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교육을 통해 프랑스 사회 엘리트를 양성하는 프랑스 특유의 전통적인 고등교육연구기관이다. 그랑제꼴은 프랑스 사회 각 분야의 엘리트의 산실로서 흔히 '대학 위의 대학'으로 불리기도 한다 - 역주

[4]라거펠트는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며 LVMH 그룹에 속한 펜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도 겸하고 있다 - 편집자 주

 

 

앤드루 시필로브, 프레데릭 고다르

앤드루 시필로브(Andrew Shipilov)프레데릭 고다르(Frédéric Godart)는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 교수다. 인시아드는 프랑스, 싱가포르, 아부다비에 캠퍼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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