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월호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해법
에린 메이어(Erin Meyer)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해법

 

어떻게 기업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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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in Brief

 

문제점

많은 글로벌 기업이, 특히 본사와 현지의 지사 간에 소통의 실패와 오해에 따른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신뢰의 붕괴로 이어진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에게 성공을 가져다줬던 핵심 요소를 잃어버리는 경우도 흔히 나타난다.

 

도전과제

경영자는 어떻게 개개의 직원과 조직 전체를 세계화된 시장에서 일해야 하는 현실에 적응시킬 것인가?

 

해결책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원리를 주의 깊게 적용해야 한다.

(문화적) 차이의 다양한 측면들을 찾아라

•모두에게 의견을 말할 기회를 제공하라

•가장 창의적인 부서를 보호하라

•모두에게 핵심 규범을 교육하라

•모든 곳에서 획일성을 피하라

 

우리 대부분은최근까지 대체로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둔 조직에서 일했다. 우리는 같은 지역에 있고 문화적으로도 닮은 구석이 많은 동료들, 그리고 고객들과 교류했다. 동료 직원들은 다같이 한 건물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적어도 같은 나라 안에서 일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의사결정을 내렸다는 얘기다.

 

그러나 기업의 국제화가 진행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기업체 직원들은 지리적으로 분산되고 있으며 원래 공유하던 사회적 전제와 규범을 잃고 있다. 출신 국가가 다른 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에 다르게 대응하고, 소통하는 방식과 결정을 내리는 방식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인다. 유기적인 성장을 거쳐 오래도록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기업문화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 의사소통이 실패로 끝나는 일이 잦아지고 신뢰가 손상된다. 특히 본사와 지역에 있는 사업장들 간에는 그런 현상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제까지 성공의 밑바탕이 됐던 기업의 특성이 빛 바래는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문화적 분열이 일어나는 과정을 설명하고, 그에 대한 전통적 해결책이 어떤 역효과를 불러올 지를 실례를 들어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경영자가 이런 문제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섯 가지 원리를 제시하면서 결론을 맺고자 한다. 여기에 제시된 원리를 의식적으로, 현명하게 적용하면 문제 요인에 대해 보다 섬세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그 자체로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암묵적 의사소통의 붕괴

 

모든 조직 구성원이 동일한 나라에서 근무하는 기업에서는 메시지를 암묵적으로 교환하는 것이 보통이다. 공유하는 공간이 가깝고 문화적 배경이 비슷할수록무언의 신호에 대한 의존도가 강해진다. 이런 환경에서는 종종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상대방의 어조를 해석하거나 언외의 의미를 파악하는 등 약식으로 소통한다. 루이비통에서 일하는 한 관리자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회사의 관리자들은 문장을 끝내지 않습니다. 서두를 떼는 식으로 요점을 얘기하고는, 무슨 말인지 알겠지요?’ 하는 식이죠. 우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사이에 많은 업무가 이런 암묵적 방식으로 수행된다. 내가 당신의 사무실을 지나치다가 10월분 예산 자료를 근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는 동료의 모습을 본다고 치자. 이 경우, 나의 종합적인 비용분석 자료를 당신에게 보내줄 수도 있다. 또 마감시한을 맞출 수 있겠느냐는 상사의 질문에 움츠린 자세로 앉아 있는 당신을 보면라는 대답이 사실은그럴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라는 뜻임을 우리는 알아차린다. 그리고 회의가 끝난 뒤 당신의 사무실을 찾아가 실제 상황을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바로 이 같은 방식으로 저마다의 암묵적 신호에 지속적으로 적응해 나간다.

 

그러나 기업이 국제적인 규모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하면 암묵적 소통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예산 내역이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은 동료에게 당신의 자료를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다. ‘라는 대답이 실제로는아니오를 의미하더라도 동의를 표했다고 간주될 것이다. 사람들은 다른 장소에 있기 때문에 서로의 보디랭귀지를 해석할 수 없으며, 설령 그런 몸짓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하더라도 저마다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녔기에 아마도 정확한 의미를 파악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 일하는 기회가 늘어날수록 미묘한 의미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지고 오해와 비효율의 희생자가 되기 쉬워지는 것이다.

 

손쉬운 해결책은 직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반복하도록 장려하는 복수의 절차를 마련하는 동시에 누가 어떤 책임을 지고,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또 누가 언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문서와 도표로 명백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많은 기업에서 그런 종류의 변화는 대체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 한 은행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국제화가 확대될수록 우리가 의미한 바를 제대로 전했는지 확실히 하기 위해 구두와 문서로 그 내용을 되풀이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방식은 모두에게 유익했어요. 우리는 심지어 본사 직원들의 경우에도 이런 반복적인 확인 작업이 이해를 더 잘하도록 돕고 잘못된 업무에 착수할 가능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물론 한 가지 단점이 있다. 기업문화가 보다 관료적으로 변하고 소통이 느려진다는 것이다. 그것만이 유일하게 치러야 할 대가도 아니다. 예컨대 루이비통에서는신비스러움이 브랜드 차원에서 내미는 가치 제안의 일부이며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에 스며들어 있다. 직원들은 다의성ambiguity[1]에 익숙할 뿐만 아니라 그것이 회사의 성공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기 때문에 기꺼이 수용한다. 루이비통의 한 관리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가 의도한 바와 사람들이 받아들인 의미 사이의 다의성을 없애버릴수록 회사를 성공으로 이끌어온 기업문화의 필수적인 요소인 신비로움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화장품, 패션, 그리고 기타 창의성이 강조되는 업종에서는 암묵적 소통의 장점이 특히 두드러질 수 있다. 하지만 그 외 다른 영역에서 국제화를 진행 중인 다수의 기업에도 직원들에게 메시지 해석의 융통성을 부여함으로써 득을 볼 수 있는 업무 활동이 존재한다. 소통을 향상시키려고 만든 절차가 오히려 소중한 모호성을 손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1]두 가지 이상의 태도나 감성, 의미를 상기시키는 언어의 사용법. 중의성, 모호성이라고도 불린다 - 편집자 주

 

 

갈등의 출현

 

암묵적 소통이 붕괴되면 국제화 과정에 있는 기업들이 맞닥뜨리는 두 번째 문제가 악화된다. 직원들이우리 vs. 저들의 역학 구도로 편을 가르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매일같이 만나고 자신과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신뢰와 공감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점심식사를 같이하고 커피 자판기 앞에 모여 웃으면서 대화를 한다. 그러나 정기적으로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과 그런 수준의 유대감을 느끼기 어렵다. 특히 그들이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면 말이다. 뉴욕에 본사를 둔 한 금융기업은 아시아에 여러 지사를 개설했을 때 중요한 결정을 내리려면 많은 협의을 거치는, 매우 협력적인 기업문화를 전파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경영층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사들은 한 중역이해외의 누에고치라고 표현한 것처럼 현지 직원들끼리는 업무를 공유하고 협의하지만 미국에서 일하는 동료들과는 소동이 차단된 상태를 유지하는 관행을 만들어냈다.

 

“우리가 의도한 바와 사람들이 받아들인 의미 사이의 다의성ambiguity을 없애버릴수록 회사를 성공으로 이끌어온 기업문화의 필수적인 요소인 신비로움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 루이비통 관리자

 

본사는 직원의 포괄적인 업무 참여와 소통을 원하지만 사회적 관습의 차이가 방해물이 되는 경우가 자주 있다. 바로 앞서 언급한 금융기업의 태국 지사에 근무하는 한 관리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태국 문화에서는 실수를 금기시하는 경향이 강한데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이 매우 집단지향적인 편입니다. 미국 본사에서 콘퍼런스콜을 통해 우리의 의견을 듣고자 한다면 적어도 24시간 전에 미리 안건을 통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동료들의 의견을 종합하고 최종적인 의견을 제시할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도록요.”

 

이 태국인 관리자는 유감스럽게도 미국의 동료들이 대개 전화를 걸기 한 시간 전까지도 안건을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팀이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또 그들은 콘퍼런스콜에 참가한 미국 동료들이 말을 너무 빨리 하는 바람에 통화 내용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관리자는 미국인들이 태국 직원들의 의견을 말해달라고 따로 요청하는 경우가 드물었다고 설명했다. 자신들처럼 태국 동료들도 아무 때나 자유롭게 대화에 끼어들기를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식의 끼어들기는 별도의 요청이나 질문이 없으면 발언하는 경우가 드문 태국의 문화에서는 낯선 행동이다. 태국인 관리자는 자신의 견해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그들은 우리를 회의에 초청하기는 하지만 우리 의견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지는 않아요.” 결국 태국 측 참가자들은 그저 통화 내용을 듣기만 하다가 회의를 끝내기 일쑤였다. 미국 동료들에게 태국 현지 직원들은 아무것도 기여할 것이 없거나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인상을 주면서 말이다.

 

기업 문화와 현지 문화의 충돌

 

기업이 소통과 포용성에 대한 규칙을 정할 때 흔히 부딪히는 세 번째 문제가 있다. 네덜란드의 운송회사 TNT 사례를 보자. 업무지향적 효율성과 평등주의에 입각한 경영을 장려하는 오랜 전통을 가진 TNT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자 그런 가치들이 모두가 현지의 관행과는 맞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아시아 경영진이 현지의 고객을 확보하고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자신들의 스타일을 조정함에 따라 TNT 중국 지사의 기업문화는 점차 관계지향적이고 서열 중심적으로 변해갔다.

 

이런식으로 현지 시장에 적응하는 데 따른 문제점은 기업의 문화가 성공을 이루는 핵심 동력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간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로레알 사례를 보자. 활발한 의견 대립과 공개적인 이견 제시는 로레알이 지닌 기업문화의 강점이다. 한 관리자의 말대로로레알에는 논쟁이 더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회의에서 강력한 반대 의견이 더 많이 나올수록 좋은 결론에 접근하게 되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으며, 리스크를 줄이게 된다는 믿음이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와 남미를 포함해 로레알의 중요한 성장 거점으로 떠오른 많은 지역에서는 이런 태도가 집단의 화합을 중시하는 문화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한 멕시코인 직원은 이렇게 설명했다. “멕시코 문화에서는 공개적으로 이견을 말하는 것이 무례하고, 상대를 무시하며, 지나치게 공격적인 행위로 간주됩니다.” 또 다른 인도네시아인 직원이 말하기를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는 집단 내에서 대결을 벌이는 것은 상대방의 체면을 손상시키기 때문에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공개적인 방식으로 그렇게 하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합니다.”

 

당신 회사의 기업문화가 번영으로 이끄는 열쇠라고 믿는다면 설령 현지의 관행과 배치되더라도 그 문화를 모든 지사에서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런 전략은 고도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현지 시장의 경쟁자를 거의 두지 않은 기업들에 잘 통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기업의 문화가 극단적인 혁신을 선도해온데다 현지 소비자를 이해할 필요가 별로 없는 경우에는 기업의 핵심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현지의 문화를 무시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구글은 자사의 성공이 튼튼한 조직 문화에 크게 힘입었다고 믿는다. 이 문화의 한 가지 특징은 직원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제공하는 것이다. 구글의 직원 업무평가 양식은 관리자에게이 직원이 진정으로 우수한 성과를 낸 항목을 기술하라는 요구로 시작된다. 그런 다음이 사람이 보다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해 시도할 수도 있는 사항 한 가지를 제시하라는 항목으로 이어진다. 프랑스 시장에 진출한 구글은 칭찬을 아끼고 비판은 강하게 하는 것이 현지의 관행임을 파악했다. 프랑스 지사의 한 관리자가 말했다. “업무평가를 하려고 회사의 양식을 처음 접했을 때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문제점을 기술할 칸은 어디 있는 거지? ‘이 직원이 정말로 잘해낸 일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이 보였죠. 긍정적인 표현이 지나치다고 느껴졌어요.” 하지만 구글의 기업문화는 워낙 강력한 터라 종종 현지의 관행을 대체하기도 했다. 프랑스 지사 관리자는 덧붙였다. “구글 프랑스 지사에서 5년을 근무하고 나서 우리는 매우 비프랑스적인 방식으로 부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프랑스인이 됐습니다.”

 

베이징에서 브라질리아까지 어느 도시가 됐든 거의 차이가 없는 강력한 기업문화를 조성하면 기업 내부에서 보다 용이하고 효율적으로 업무가 수행된다. 그러나 그에 따른 리스크도 존재한다. 강한 조직 문화를 가진 기업은 통상적으로 그런 문화에 융합될 수 있는 직원들을 채용하고, 글로벌 기준에 맞는 방식으로 일하고 행동하도록 그들을 교육시키기 마련이다. 그러나 권위에 과감히 도전할 만한, 보기 드문 사우디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한 다음 그가 그렇게 행동하도록 장려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 직원의 평등주의적 솔직함이 현지의 고객이나 공급자와의 거래를 성사시키는 데 방해가 되는 상황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다.

 

 

“업무평가를 위해 회사의 양식을 처음으로 사용했을 때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문제점을 기술할 칸은 어디 있는 거지? 긍정적인 표현이 지나치다고 느껴졌죠.”

- 구글 프랑스 관리자

 

기업문화의 국제화를 위한 실행안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국제화를 진행할 때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소통의 붕괴, 의견 충돌로 인한 갈등, 그리고 여타 리스크를 어떻게 방지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문화적, 조직적 차원의 장애와 마찬가지로 이 문제도 증상에 비해 처방이 불명확하며 세부사항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경험에 비춰볼 때, 기업이 기본 원칙을 신중하게 적용한다면 핵심적 강점을 잃지 않으면서도 자사의 기업문화를 새로운 국가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문화적 차이의 다양한 측면들을 찾아라. 기업문화와 현지 문화의 충돌을 다룰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런 문화적 차이점들과 관련된 여러 측면들을 이해하는 것이다. 보스가 결정을 내리는가, 아니면 집단적 합의에 의해서 결정이 이뤄지는가? 모든 직원이 회사의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로 시의적절함과 조직력을 가장 중시하는가, 아니면 유연성을 우선시하는가? 갈등의 요인을 파악한 뒤에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법이다.

 

기업의 관리자들은 문화적 차이를 한두 가지 특징으로 압축하는 경향이 있고, 종종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여러 가지 측면을 아우르는 분석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HBR 2014 5월 호에 필자가 기고한문화 지뢰밭 건너기참고.) 예컨대 미국인 직원의 솔직한 의견을 기대하는 프랑스인 상사는 귀에 거슬리는 피드백을 제시하기를 주저하는 직원의 반응에 번번이 실망하게 되고, 프랑스에서 일하는 미국인은 표면상으로는 공손하고 사교적인 프랑스인 상사의 가혹한 비판에 불시의 습격을 당하기 일쑤다. 그렇기는 하지만 실제로 다뤄야 할 차이점은 대개 3~4가지 측면으로 압축할 수 있다. (분석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에 대한 추가적 정보는참고자료목록을 참조하라.)

 

모두에게 의견을 말할 기회를 제공하라.기업 문화와 업무 특성에 따라서는 많은 규칙을 수정할 수 있지만 절대적으로 고수해야 할 규칙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모든 집단에게 발언 기회를 확실히 보장해주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얘기하자면 회의가 진행되거나 기타 교류가 이뤄지는 자리에서는 다음의 세 가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특히 원격 참여자가 있을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전화나 화상회의에 현지 지사나 사무소를 참여시킬 때는 여유 있게 안건을 통보하고(당일에 보내지 말라!) 각 지점의 발언 시간을 지정하라. 이렇게 하면 참여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적절히 준비하고 동료들에게 재확인시킬 수 있다.

 

•참가자 모두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영어를 사용하되 천천히 분명하게 말하도록 하라. 그리고 내용을 정리 요약할 사람을 지정하라. 특히 토론이 가열될 때는 반드시 그렇게 하도록 하라.

 

5~10분마다 해외의 참가자를 점검하고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발언을 유도하라. “태국 지사에서는 다른 의견이 없습니까?” 또는부드사리 씨, 의견이 있습니까?”

 

이 같은 기본 원칙들을 지킨다면 사람들이 다른 문화권에 속한 동료들이정보를 감추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발언하지 않는다” “기여할 것이 없다또는우리 의견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생각하는 사태를 방지하는 데 큰 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가장 창의적인 부서를 보호하라.당신의 회사가 지리적으로 확장하게 되면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창의성과 상호 적응에 크게 의존하는 조직(통상 기능별 부서)의 영역들을 식별해 도표로 만들어라. 그런 영역들 주위로 원을 그리고, 그 안에서는 유연성 있는 직무설명서와 미리 틀을 정하지 않은 회의 등을 통해 보다 다의적인 소통이 이뤄지도록 하라.

 

그 외의 영역들, 그러니까 업무와 관련된 사안들에 대한 해석을 열린 상태로 유지하는 방식이 가져다주는 장점이 분명치 않은 부서에서는 모든 시스템, 절차, 의사소통을 공식화하라. 재무, 정보기술, 생산 같은 분야는 보다 명백한 절차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 업무 영역이다.

 

나중에 불거질 수 있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모든 것을 문서로 된 기록에 의존하려 할 수도 있다. 직원용 핸드북이 없거나 때로 핸드북의 내용이 모호할 경우에 보다 상세한 핸드북을 만들 필요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명확한 직무설명서의 초안을 작성하기 전에 비즈니스의 성공을 위해 암묵적 소통과 유연한 프로세스에 의존하는 부서가 잘 보호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라.

 

“업무평가를 위해 회사의 양식을 처음으로 사용했을 때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문제점을 기술할 칸은 어디 있는 거지? 긍정적인 표현이 지나치다고 느껴졌죠.”

- 구글 프랑스 관리자

 

모두에게 핵심 규범을 교육하라.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때는 현지의 규범에 부분적으로 순응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동시에 현지 고용인들도 기업의 일부 규범에는 적응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예를 들면 로레알에는 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대립을 다루는 기술이라는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는데, 이를 통해 전 세계 지사의 직원들이 성공을 위한 논쟁의 중요성을 배운다. 한 중국인 직원은 이렇게 털어놓았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이런 식의 논쟁을 하지 않습니다. 이 교육을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의견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으며, 심지어 중국인들끼리 모이는 회의에서도 이를 실천하고 그 가치를 깨닫게 됐죠.”

 

 

엑손모빌은 업무지향적 효율성에 대한 자긍심을 가진 기업이지만 카타르나 나이지리아같이 관계지향성이 강한 사회에서 대규모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지 직원들이 자사의 문화에 적응하도록 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카타르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업무지향적인 사고방식은 우리에게 사내 공통의 작업 플랫폼을 제공하는 셈이에요. 그래서 텍사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아랍이나 브라질, 혹은 나이지리아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협업할 때도 모두 비슷한 접근방식을 취하게 되지요. 우리에게는 문화적 차이가 다른 기업들처럼 그렇게 큰 어려움이 아니에요.”

 

모든 곳에서 획일성을 피하라.당신 회사에서 상하이에 근무하는 엔지니어의 99%가 중국인이고 런던에 있는 인력관리 전문가의 99%가 영국인이라면 갈등의 소지가 생겨날 위험성이 매우 크다. 상하이에서 일하는 직원 모두가 30대이고 런던 직원들은 모두 50대라면 그 균열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또 상하이의 직원들 대부분이 남성이고 런던의 직원 대다수는 여성이라면 사태는 더욱 악화될지도 모른다. 처음부터 각 지역에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 여러 지역에 걸쳐 업무와 부서별 기능을 섞어서 배치하고 문화적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가교를 만들도록 직원들을 지도하라.

 

프랑스와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인 비즈니스오브젝트가 인도 시장에 진출했을 때 상하 직원 간 의사소통에 대한 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한 문제가 즉시 불거졌다. 이 회사의 미국인 관리자 새라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제가 산자이의 부하직원들한테서 정보를 받아야 할 경우가 자주 있어요. 그런데 그들에게 정보를 요청하는 e메일을 보내도 응답이 없습니다. 소통의 결핍이 놀라울 정도예요.” 이번에는 산자이와 얘기를 나눴더니 그는 이렇게 말했다. “새라는 저의 승인도 없이, 심지어 제게 사본을 보내지도 않고 제 부하직원에게 직접 e메일을 보냅니다. 그런 e메일은 제게 직접 보내야 하는데 그녀는 고의적으로 저를 프로세스에서 배제하려는 것처럼 보여요. 물론 제 부하직원들은 그런 e메일을 받으면 어찌할 바를 모르지요.”

 

이처럼 비교적 사소한 문화적 오해에 기인한 갈등은 방갈로르에 근무하는 모든 현지 직원들이 평생 동안 인도를 떠나본 적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더욱 악화됐다. 상대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현지에 근무하는 대부분의 직원들은 20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던 반면 캘리포니아 사무소의 직원들은 모두 인도에 한번도 가본 적이 없는 중견 마케팅 전문가들이었다. 사소한 문제 하나가 기업을 침몰의 위기에 빠뜨린 것이다.

 

새라와 산자이의 팀은 직접 얼굴을 마주하는 회의를 열어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점에 대해 해명하고 갈등을 해소했고, 그 뒤 비즈니스오브젝트는 협업을 다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추가 조치를 취했다. 인도 지사에서 6개월 동안 다섯 명의 엔지니어가 캘리포니아로 파견됐으며 미국인 직원 세 명이 방갈로르로 보내졌다. 산자이의 팀은 방갈로르에 거주하는 미국인을 채용했으며, 새라는 캘리포니아 지역에 사는 인도인 일곱 명을 고용했다. 그 결과, 점진적으로 불화는 줄어들고 일체감이 생겨났다.

 

기업문화를바로 잡는 일은 결코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 직원 개개인과 조직 차원에서 글로벌 시장의 현실에 어떻게 적응할지를 미리 계획하지 않는 기업들은 언젠가는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문화의 함정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들이 다시 균형을 찾을 때쯤엔 비즈니스 기회는 이미 지나가버렸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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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압니다. 이력서에구금된incarcerated’이라는 단어의 철자를

아홉 번이나 정확하게 쓴 사람에게 줄 가산점이겠지요.”

 

에린 메이어

에린 메이어는 인시아드의 교수이며글로벌 가상팀 관리(Managing Global Virtual Teams)’국제 비즈니스의 관리 기법(Management Skills for International Business)’이라는 두 가지 경영자 교육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그녀는 <The Culture Map: Breaking Through the Invisible Boundaries of Global Business(PublicAffairs, 2014)>의 저자이기도 하다. Twitter: @ErinMeyerINS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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