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월호

일상업무 속에서 현상 유지의 파괴를 유도하는 어느 리더의 이야기
프란체스카 지노(Francesca Gino)

ARIEL INVESTMENTS

일상업무 속에서 현상 유지의 파괴를

유도하는 어느 리더의 이야기

 

아리엘 인베스트먼트의 멜로디 홉슨 사장은 반골의 행동패턴에 기초해 직원들이 모든 것에, 모든 사람에게 의문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심지어 사장인 그에게까지.

 

 

2014 2월 나는 금융 서비스 분야를 대표하는 250명의 여성 리더들이 참가한 임팩트 서밋Impact Summit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여기서 내가 특별히 주목한 인물은 바로 아리엘 인베스트먼트Ariel Investments의 멜로디 홉슨 사장이다. 아리엘 인베스트먼트는 시카고에 본사를 두고 뉴욕과 시드니에 지사를 둔 재무관리회사다. 홉슨은 에스티 로더Estée Lauder와 스타벅스의 이사로 활동 중이며, 얼마 전 컴캐스트-NBC 유니버설Comcast-NBCUniversal이 드림웍스 애니메이션DreamWorks Animation을 인수하기 전까지 드림웍스 이사회 의장직을 맡기도 했다. 굵직한 경력의 소유자인 것은 맞지만, 그것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아니다. 그가 컨퍼런스 참석자 중 유일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어서도 역시 아니다. 이유는 바로혁신적 리더십에 대한 통찰이라는 세션에서 홉슨이 얘기한 내용 때문이었다. 그는 회사에서 우리가 얼마나 쉽게 일상적인 방식에 순응하고 있는지 지적하면서 그런 순응성에 대항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우리를 기억하도록 하는 것은 다른 모든 사람과의 유사점이 아니라 차이점 때문임을 강조하며, 남과 다른 점을 감추지 말고 당당히 수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나는 홉슨의 말에 영감을 받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아리엘 인베스트먼트의 리더십을 사례 연구 대상으로 선정했다. 연구를 진행하며 나는 홉슨이 뛰어난 롤모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리더 스스로가 순응에 저항하면서 직원들도 그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도울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방법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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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개인적으로 조직 안에서 어떤 순응 압력을 겪었습니까?

 

홉슨:순응성은 많은 조직에서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다행히도 제 커리어에는 순응성이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어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유는 제가 프린스턴대 졸업 직후 아리엘 인베스트먼트에 첫 출근한 날 들었던 귀중한 조언 때문입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조언이었죠. 창업자이자 CEO인 존 로저스 주니어John W. Rogers Jr.가 제게 이렇게 말했어요. “이제 자네는 두둑한 월급을 받고 화려한 직함을 단 사람들과 한 사무실에서 일하게 될 걸세. 그렇다고 해서 자네의 아이디어가 그들보다 못하다는 뜻은 아니야. 난 자네의 아이디어를 듣고 싶네. 자네가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게 자네 임무야.” 존은 제게마음의 진실을 말할 수 있게 허락해준 셈입니다. 당시 스물 두 살의 젊은 여성의 마음속에 보이던 진실을 말이죠. 전 그 말을 듣고 굉장한 안도감을 느꼈어요. 아주 인상깊은 조언이었죠.

 

그로부터 3년 후 저는 존에게 아리엘을 칼버트 그룹Calvert Group에서 분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당시 칼버트 그룹은 아리엘의 뮤추얼 펀드를 칼버트-아리엘 펀드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아리엘은 뮤추얼 펀드에 4억 달러 가량을 투자한 상태였고요. 저는 아리엘이 자체적으로 뮤추얼 펀드를 판매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고 말했죠. 놀랍게도 존은자네 판단을 믿네라고 대답했어요. 이혼이란 게 원래 그렇지만 칼버트 그룹에서 분리하는 과정은 고통스러우면서도 해방감을 주었죠. 그렇게 한 덕분에 아리엘은 마침내 회사의 운명을 스스로 이끌어 나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얘기를 정말 입이 닳도록 했어요. 그 정도로 강력한 신뢰는 정말 큰 선물이거든요. 얼마 전 저는 우리 연구팀에 한 사람을 충원했는데, 새 직원에게 이렇게 말했죠. “나는 자네가 대화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 우리가 불편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압박하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어.” 그랬더니정말 그러길 원하세요?”라고 거듭 묻더군요. 그래서 그 직원에게그럼, 그러라고 채용한 거니까!”라고 말해 줬습니다.

 

나는자네가대화에활력을불어넣는사람이되었으면. 우리가불편한대화를있도록압박하는역할을해줬으면좋겠어.”

 

제가 순응적인 사람이 아닌 둘째 이유는 기업가적 마인드로 업무를 하기 때문입니다. 기업가적 모드로 일을 하면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하기 때문에 남들의 눈에 띌 수 있습니다. 독창적이고 독특한 사람이 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런 사람이 항상 되고 싶었죠. 그런 사람이란 단지 회의에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놓는다든가 독창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두려움 없이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합니다.

 

예컨대 저는 비즈니스 정장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관점과 다르게 생각합니다. 패션에 관한 한 저는 제 개성을 드러내는 걸 좋아해요. 제가 흑인 여성이라는 점 역시 현재 상태에 대한 도전인 셈이죠. 어떤 사람들은 민감한 이슈를 잠재적인 난관으로 바라보지만, 저는 저만의 고유성을 기억에 남을만한 사람이 될 기회로 생각합니다. 제 이름 멜로디에는 알파벳 ‘l’가 두 개 있어요. 그것도 제 독특함이죠. 저는 종종나한텐 성도 필요 없어. 이름으로 충분하니까라고 농담을 하곤 합니다.

 

 

리더로서 어떤 방식으로 직원들이 동료로부터 받는 순응 압력에 저항하도록 돕고 있나요?

 

한 개인이 순응성에 대항하고 다른 사람들이 순응성에 대항하게 힘을 실어주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리더가 도울 수 있는 크고 작은 방법들이 있죠.

 

예를 들어 브레인스토밍 중에 저는어쩌면 말도 안되는 아이디어일지 모르지만...”이라는 말을 던집니다. 그렇게 하면 다른 참석자들도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어떤 회의에 가면 저 말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요. 그러면 저는이쪽 나뭇가지에 혼자 매달려 있으려니 조금 외로운데요. 하지만 제 의견은 확고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설령 저 혼자만 한쪽 의견을 지지하고 있더라도 그 길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셈이죠. 그렇게 해서 다른 참석자들도 용기를 갖고 자기 의견을 밀어붙일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겁니다.

 

반대자의 행동을 모델로 삼기도 합니다. 예컨대 회의에서 CEO인 존과 제 의견이 충돌하면 전엄마랑 아빠가 또 싸우는군요라고 하거나 그를 바라보고 지긋이 웃으며어떻게 하시겠어요? 절 해고하실 건가요?”라고 묻습니다. 무례하게 굴려는 게 아니에요. CEO의 의견에 이의를 제기해도 괜찮고, 나는 후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겁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회의에서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거죠.

 

아리엘에서 순응적 태도를 발견하면 저는 즉시 지적합니다. 사람들이 다른 이들의 의견에 자동적으로 동의하는 모습을 보면 저는또 도넛을 만드는 중이군요라고 한마디 던집니다. 이건 몇 년 전 방영된 던킨 도너츠 광고에서 따온 말인데요. 이 광고를 보면 제빵사 프레드가 아침에 눈을 떠서도넛 만들 시간이야라고 말합니다. 그 다음날도 똑같이 일어나서 이렇게 말하죠.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별 의문 없이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는 느낌이 들면또 도넛 만드는 중이군요라고 말하는 겁니다. 제가 이 말을 워낙 오랫동안 해와서 여기 사람들은 이게 무슨 말인지 알아요. 이런 짧은 표현이 사람들을 깨우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메일 글타래 때문에 순응성이 발동하기도 합니다. 글타래가 너무 길어지다 보면 사람들이 논의의 초점을 잃고 무조건 동의하게 되거든요. 저는 항상 글타래가 길어지는 상황을 경계합니다. 세 번쯤 이메일이 오가다 보면 제가 이렇게 써서 보내요. “이메일 끝. 미팅에서 봅시다!”라고요.

 

 

정해진 규칙과 규범을 따르는 일도 분명히 필요합니다. 순응과 비순응 간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시나요?

 

순응과 비순응 사이의 경계를 그을 때는 탁월함, 그리고 규칙 준수가 기준입니다. 저희는 업무 프로세스와 관련된 명확한 규칙이 존재합니다. 조직의 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하면 곤란하겠죠. 프로세스를 최대한 따르되 만일 그 프로세스를 벗어나야 한다면 거기에 대한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후에 일이 잘못 되더라도 왜 잘못 됐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해진 프로세스에는 거래 처리 순서처럼 단순한 프로세스도 있고, 업계 광고 규정을 준수하는 방법이나 고객에게 고지서를 발송하기 전에 확인하는 방법 같은 것도 있습니다. 아리엘에는 회사 밖으로 나가는 모든 문서에 대해 반드시 2인의 검토를 거쳐 오타를 확인하는 규정이 있어요. 업무 문서에서 오타가 발견되는 건 정말 최악입니다. 브랜드 이미지에 흠집을 내죠.

 

 

사람들이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은 표준 관행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직원들이 현재 상태, 늘 해오던 업무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시나요?

 

아리엘의 직원들은 질문을 던지고, 더 깊이 조사하고, 어떠한 것도 당연시하지 말라고 배웁니다. 질문하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해요. 플라톤과 소크라테스를 보세요. 그들을 위대하게 만든 것은 바로 그들의 질문입니다. 소크라테스식 문답법 덕분에 최고의 사상과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죠. 질문을 통해 해답만이 아니라 난관에 대한 돌파구까지 찾을 수 있습니다. 저는 질문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질문을 던지는 습관이 아리엘의 DNA에 각인되기를 바랍니다. 아리엘에서는 모든 사람이 어떤 주식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면 아주 긴장해야 한다는 농담을 하곤 해요.

 

누군가에게 악마의 변호인, 그러니까 선의의 비판자 역할을 맡기는 경우도 많아요. 2008~2009년 금융위기 때는 우리 회사가 리서치를 할 때 항상 악마의 변호인을 두었습니다. 어떤 주식에 주목하는 사람이 있으면 거기에 반대하는 사람이 꼭 있어야 해요.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타인의 의견에 순응적으로 동조하거나 대세를 따라가는 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른바역투자자입니다. 근본적으로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일하려고 하죠. 그래서 대세를 거스르는 경우도 많아요. 자신의 줏대를 세우는 일에 적응해가야 합니다.

 

사람들이 현재 상황에 도전하도록 지원하는 다른 방법들도 있습니다. 여름 인턴십 프로그램 막바지에 우리는 인턴들에게 자신이 대표라면 회사의 어떤 점을 바꾸고 싶은지를 물어요. 그리고 경력직 사원이 새로 합류하면 이전 직장에서 우리가 배울만한 사례가 있는지 물어봅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의제기를 제도화하려는 노력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맞아요. 제 책상엔당신에게는 이의를 제기할 의무가 있다Uphold your obligation to dissent라는 맥킨지 인용구가 놓여 있어요. 맥킨지에서는 이의 제기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하더군요.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도 정중하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사람은 애사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두 말 모두 제게 큰 울림을 줬죠.

 

아리엘은 여러 방법으로 이런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애널리스트들에게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뭔가 새로운 걸 넣으려고 생각하는 것만큼 뺄 것이 없는지도 열심히 고민해보라는 말을 항상 합니다. 우리는 애널리스트가 잠재적 투자 대상을 좋게만 보는 건 바라지 않습니다. 어떤 투자에는 열심히 반대하길 바라죠. 투자 하나가 실패해도 그 타격은 회사 전체가 받기 때문입니다.

 

 

일터에서 다양한 관점을 찾아내는 다른 방법들도 있을까요?

 

채용 방식이 하나의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아리엘에선 가능하면 다양한 출신 배경과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뽑으려고 노력합니다. 우리는 미시간대의 스캇 페이지Scott Page의 주장을 전적으로 믿습니다. ‘다름The Difference(국내 미출간)’이라는 책을 쓰신 분이죠. 페이지 교수는 정말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다른 관점에서 그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을 데려오라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간절히 원합니다. 금융 쪽에서 정통 코스를 밟아온 사람이나 명문대를 나온 사람만 고려하지 않아요. 인문학 전공자도 얼마든지 경제학 전공자만큼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리엘은 과거 경력에 대해 그다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 않아요. 아리엘은 개개인의 능력에 맞게 직무를 조정해줍니다.

 

물론 스캇 페이지도 인정했듯이 다양성은 충돌을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저희 아리엘 내에서도 그런 일들은 있죠. 하지만 페이지 교수가 적은 것처럼 회의 도중 이견이 생겨 토론이 벌어진다면 오히려 그 이견을 박수로 맞이해야 합니다. 그 이견 덕분에 더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되니까요. 나한테 동의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면 마음이야 훨씬 편하겠지만 절대 바람직한 결과가 나올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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