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6월(합본호)

‘프레임워크 내의 자율’ 조직원을 살아 숨쉬게 한다
란제이 굴라티(Ranjay Gulati)

FEATURE MANAGING ORGANIZATIONS

‘프레임워크 내의 자율조직원을 살아 숨쉬게 한다

직원의 의욕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업무 방향을 지시하는 법

란제이 굴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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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Brief

문제점

대부분의 리더들은 자율과 통제가 줄다리기의 양 끝단에 놓인 서로 상반되는 개념이며 승자는 이 중 하나라 생각한다. 그래서 직원들의 행동을 규제하는 데 자원을 쏟아 붓고, 알지 못하는 사이에 조직원의 책임감과 혁신, 성과를 저해한다.

 

해결책

직원들에게 조직의 목적, 우선순위, 원칙을 분명하게 이해시켜야 한다. 즉 자극이 되는 프레임워크를 만들어야 직원들이 회사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자율적 의사결정을 내리게 할 수 있다. 이런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정의하는 과정에 직원들이 직접 참여해야 한다.

 

효과

일관성 있는 프레임워크는 직원들이 비즈니스를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집중도, 품질, 창의성, 고객 서비스 등 여러 측면에서 성과 개선에 도움이 된다. 

  

리더들은 알고 있다. 사람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순간적으로 스마트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자유를 주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런 말은 너무 자주 반복돼서 이제 하나의 클리셰가 됐을 정도다. 그러나 문제점이 있다. 기업의 임원들은 직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과 운영상 질서를 잡는 것 사이의 긴장 상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것은 기업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하는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수십 년 동안 매트릭스 구조matrix structure에서 자가관리 팀self-managed team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영실험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그 어느 것도 분명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는 리더가 자율freedom과 통제control가 제로섬 관계라는 생각에 집착해, 양 극단을 계속 오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나 엔터테인먼트 회사, 항공사, 전자상거래 벤처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서 활동하는 10여 개의 기업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필자는 알게 됐다. 잘 설계되고 제대로 이행되는 가이드라인은 자율성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오히려 조직원들에게 회사가 어디로 나아가는지에 대한 분명하고, 긍정적이고, 자극이 되는 메시지를 줌으로써 자율성을 북돋아 주기도 한다.

 

리더들이 이렇게 기본적이면서도 직관에 반하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하나의 프레임워크 안에서 자율성을 양성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이렇게 하는 리더들은 조직의 목적과 우선순위, 원칙을 그 가이드라인에 생생하게 반영한다. 프레임워크를 만들어놓고 나서 직원들이 그 프레임워크를 잘 이해하고 그 안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상당한 자원을 투입한다.

 

‘프레임워크 내의 자율Freedom within a framework이라는 표현은 내가 만든 것은 아니다. 내가 연구한 여러 리더들은 예를 들어 자신이 직원들의 의사결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는 중앙조직과 사업단위 혹은 개별 브랜드와의 관계를 자신이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지 등을 설명하기 위해 이런 표현을 사용해 왔다. 이 글에서는 여러 상황에 적용될 수 있도록 보다 광범위한 정의를 내리고자 한다.

 

‘자율’은 여러 가지를 의미할 수 있겠으나, 여기에서는 기본적으로 조직원이 조직을 대신해 독자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믿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을 표현하도록 하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물론 조직원의 욕구는 다양하다. 그러나 조직행동에 대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일에 대해 일정한 형태의 선택권과 발언권을 원하며, 이것이 큰 책임감을 갖게 하고 성과도 향상시킬 수 있다. 인간관계 전문가들은 한 세기 전부터 이런 연관관계를 발견했으며,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 리처드 해크먼Richard Hackman, 마이클 비어Michael Beer등 여러 경영전문가들이 이런 이론을 더욱 발전시켜 왔다. 로버트 버겔먼Robert Burgelman과 조지프 바우어Joseph Bower (개인과 부서 모두에게 있어) 자율성의 정도가 혁신적인 아이디어 및 신사업의 양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케네스 W. 토머스Kenneth W. Thomas및 다른 여러 학자들은 자유로운 선택이 책임감과 동기부여에 끼치는 영향을 강조해 왔다.

 

위에서 언급한 책임감, 성과, 혁신 등의 요인은 모두 직원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하는 근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도 고려해 보자.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폭발적 성장으로 인해 사람들은 이제 수없이 많은 채널을 통해 자신의 개인적 생활에서의 아이디어나 고민 등을 공유한다. 이렇게 폭넓은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 플랫폼들과 비교하면 직장은 너무 숨막히게 답답한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다. 바깥 세상의 자유는 기업의 문을 두드리며 안으로 들어오길 원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 리더들은 여전히 문을 열기 두려워한다. 리더들은 여전히 자유와 프레임워크가 격렬한 줄다리기의 양 끝단에 놓인 서로 상반되는 개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줄다리기는 한 쪽이 승리하고 한 쪽이 패배하는 게임이므로 리더들은 직원들의 행동을 규제하는 데 자신의 자원을 쏟아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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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조직이론가인 크리스토퍼 A. 바틀릿Christopher A. Bartlett과 런던경영대학원의 경영학 교수인 수만트라 고샬Sumantra Ghoshal은 통제를 향한 기업의 편향성을 지적했다. 이들은 기업 리더들이 직원들의 책임감, 진취성, 집중 등의 부족에 대해 잘못된 불만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너무 단순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조직 모델을 계속 사용하는 게 진짜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구식 모델에서는 리더 자신이 꿈꾸는 전략에 따라 기업구조를 설계하고, 거기에 직원들이 맞출 것을 요구하는 시스템을 설치한다. 그 결과 마치 한여름 인도 캘커타의 뜨거운 햇빛처럼 직원들을 답답하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업무환경이 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거의 변화가 없었다. 필자는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AMP (Advanced Management Program) 과정 담당교수를 맡고 있다. 여기에서 필자는 통제에 대한 조직의 뿌리깊은 집착을 입증하는 수많은 일화들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다. 한 미국계 다국적기업의 인사 임원이 했던 얘기가 기억에 남는데, 그는 기업이라는 환경에서 자유는 결국불가능한 꿈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글에서 나는 그런 분석을 반박하는 여러 기업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사례들은프레임워크 내의 자율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라 할 수 있는 항공사 등 여러 비즈니스 환경에서 이것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이 프레임워크의 취약성도 알아본다. , 지속적인 에너지의 투입 없이 가만히 둘 경우 소멸되거나 관료주의로 되돌아가곤 하는 경향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겠다.

 

자유에 대한 강력한 시각: 두 가지 사례

 

내가 지금까지 보았던 기업 중에서 직원의 자유에 대한 전통적, 제한적 이해를 넘어선 곳 중 하나는 넷플릭스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이 미디어회사는 경영에 대해 방관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것으로 유명해 언론매체의 많은 관심을 받는다. 넷플릭스의 리더들은 직원이 매번 허락을 받기 위해 물어보지 않아도 될 때 최선의 성과를 낸다고 생각한다. 한 고위 글로벌임원은 자신은 개인적으로 관리 대상이 되는 것을 싫어하며, 채용을 할 때도 자신과 같은 태도를 지닌 후보자를 찾는다고 필자에게 얘기했다.

 

몇 년 전 화제가 되었던 한 자료에서 넷플릭스는 자사의 문화를자유와 책임의 혼합이라고 묘사했다. , 직원은기초적인문서에 나와 있는 전략적 우선순위 내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판단에 따라 행동한다. 이 문서에는 회사의 철학에 대한 주요 질의응답(FAQ), 효율성보다 유연성을 더 중시하고 규칙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침 등이 적혀 있다. 그 결과 넷플릭스에는 새로운 영화와 TV 콘텐츠에서 혁신적인 소셜미디어 광고에 이르기까지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낸 이니셔티브가 넘쳐난다. 또한 넷플릭스는 휴가기간, 육아휴직, 출장경비를 인사팀이 통제하기보다는 직원들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이 회사는 직원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자신의 관점을 주장하도록 권장한다.

 

그러나 반전이 있다. 이런 자유는 공짜로 누리는 것이 아니다. 직원이 자유를 행사하는 것은 조직에 대해 자신이 갖고 있는 책임의 일환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기초 문서에 나온 아이디어를 읽고, 이해하고, 토론하는 것은 직원의 업무다. 앞서 언급한 넷플릭스 글로벌 임원은 이를 위해서는광범위한 비즈니스 측면들에 대해 상당한 참여가 요구된다고 설명한다. 직원들이 그 정도 수준으로 회사의 니즈를 이해하고 나면 회사의 이익을 가장 우선하며 행동할 것이라고 회사는 믿는다. “직원들이 신뢰를 저버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그 임원은 필자에게 말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많은 회사에서재량권 영역또는영향 구역등 개별 직원이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한계를 구체적으로 정해 놓는다. 그러나 넷플릭스는 사실상 회사 전체가 그런 자율성의 영역이라고 간주한다.

 

“우리는 통제의 메커니즘을 도입할 필요가 없다.” HR 담당 임원이 내게 말했다. “우리는 직원이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실수해도 숨을 쉴 수 있게 해 주고자 한다고 그는 말했다. 예를 들면, 그는 자신이라면 채용하지 않았을 후보자를 부하관리자가 채용하는 것도 허용한다. “관리자들은 스스로 회사를 위해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결정 내릴 수 있다. 어떤 후보자에 대해서 내가 반대한다고 해도 관리자가 내 의견을 듣고도 여전히 같은 선택을 내린다면, 나는 그런 선택을 존중한다.”

 

이런 자유와 책임의 혼합은 성과를 내고 있다. 20년 전 우편주문 비디오대여 서비스로 시작한 넷플릭스는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1억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온라인 스트리밍 기업으로 발전했다. 또한 TV 및 영화 콘텐츠 제작사로서도 여러 상을 거머쥐며 지속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이 회사는 이런 성공을 자율적이고 헌신적이며 혁신적인 직원들의 공로로 돌린다.

 

넷플릭스의 접근법이 다른 여러 회사에도 적용되는지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른다. 나도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했다. 넷플릭스는 3500명 정도의 매우 뛰어난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직원들의 수가 이보다 더 많고 배경도 다양한 회사가 효과적으로 움직이려면 보다 엄격한 규칙이 필요할 수 있지만 넷플릭스는 그런 종류의 회사는 아니라는 게 한 글로벌 임원의 말이다. 이 회사의 채용 절차는 매우 까다롭고 보수도 높다. IT 기업이나 전문서비스 기업 중엔 넷플릭스와 같은 채용 및 보상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곳들이 있겠지만, 이익률이 더 낮은 일반적인 기업은 대부분 그렇게 할 수 없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다. 실수를 할 경우 많은 비용이 들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건강이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위험은 없다. 엔터테인먼트나 인터넷 산업에서 활동하는 회사들은 규제가 많은 산업이나 노조가 형성되어 있는 산업의 회사들보다 훨씬 더 큰 자율성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필자는 그런 제약을 갖고 있는 산업의 기업들도 면밀하게 살펴보았다. 그러자 전통적인 통제시스템을 보완하는 가이드라인을 내재화함으로써 직원들이 건설적으로 생각하고, 혁신하고, 스스로 고객 친화적 의사결정을 내리고, 일상의 업무에서 선택과 발언권을 행사하는 기업들을 찾을 수 있었다.

 

알래스카항공Alaska Airlines사례를 살펴보자. 항공산업은 규제가 많고 안전이 중시되며 이익률이 낮은 산업이다. 동시에 직원들의 다양성도 높고 노조도 조직되어 있다.(이렇게 많은 제약조건을 가진 산업에서 활동하는 회사가 직원들의 자유를 위한 일관성 있는 프레임워크를 수립할 수 있다면, 사실상 다른 모든 회사들도 마찬가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넷플릭스처럼, 알래스카항공도 가이드라인을 세심하게 고안하고 이행함에 따라 직원의 자율성을 높이고 강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나 초기의 시도는 조직의 니즈에 충분히 뿌리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수준을 달성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1990년대 알래스카항공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회사였으나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었다. 직원들은 승객을 친절하고 편안하게 대했으며 열심히 도우려 애썼다. 현장직원은 더 나은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의사결정을 즉시즉시 하라고 독려 받았다. 알래스카항공의 공항 트레이닝 및 리더십 담당 디렉터인 스테이시 베이커Stacie Baker “(1997년 입사 당시에) ‘자신을 믿어라. 올바른 일을 해라라는 말을 들었던 것을 기억한다. 상급자가 되었을 때 나도 다른 직원들에게 그런 가이드라인을 주었던 것을 기억한다””고 필자에게 말했다.

 

한 고위임원은 이 회사의 서비스 철학을뭘 해도 좋다Whatever It Takes라고 농담처럼 설명했다. 빠르게 성장하던 알래스카항공은 이 말을 신조로 삼았다. 만족도와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을 유지하기 위해 승객들을 돕고,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고, 심지어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직원들에게 요구했다. 리더들은 직원들이 회사의 이해관계를 이해하고 최상의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생각 또는 희망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한 번도 그 회사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 ‘뭘 해도 좋다는 슬로건은 전적으로 고객중심적이었으며, 그 의미가 제멋대로 뻗어나갔다. 기내운영부문 부사장이었던 앤디 슈나이더Andy Schneider주변에 어떤 울타리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알래스카항공의 철학이 걷잡을 수 없이 변질돼 버렸다는 것이다. 일부 직원은 승객들을 위해 어떤 제한도 없이 무엇이든 해도 된다고 잘못 이해했다.

 

이렇게 자율적 의사결정의 가치를 강조하던 중 위기가 발생했다. 2000 1, 261편 항공기가 태평양 한가운데 추락하면서 88명 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고객서비스 담당 직원들은 유가족들을 돕기 위해 즉각 조치에 나섰다. 회사는 직원 600명으로 구성된 팀을 파견했으며, 이들에게 회사 신용카드를 주고 호텔, 보모 등 피해자들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임원 중 한 명이었던 제프 버틀러Jeff Butler필요한 모든 것을 우리가 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나 이 추락사고를 계기로 알래스카항공에 문화적 변화가 시작됐다. 성장계획을 축소하고, 안전담당 부사장을 임명하고 항공기 유지보수 인력 200명을 추가 고용하는 등 안전에 더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당시는 9·11테러 공격이 있은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항공여행에 대한 수요는 급감한 반면 보안관련 비용은 증가했다. 2001년 알래스카항공은 4300만 달러의 적자를 입었다. 그해 미국 항공사들 전체로 보면 거의 40억 달러에 육박하는 정부지원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흑자에서 거의 80억 달러의 순손실로 돌아서는 상황이었다. 그러면서 알래스카항공의 정시출발률 지표도 악화되며 고객만족도를 위협했다.

 

안전, 비용, 성과 개선에 대한 상당한 압력을 받는 상황에서 알래스카항공은 자율과 통제가 상충한다는 전통적 가정을 받아들였다. “불확실한 세상에서 보다 많은 규율이 필요했다고 스테이시 베이커는 필자에게 말했다. 이는 위기나 경기침체 시에 흔하게 나타나는 반응이다. 안타깝게도 통제를 강화하면서 의사결정의 자율성이 축소되기 시작했다. 출도착플레이북이 그 예다. 사고 몇 년 뒤 안전 및 정시출발률 성과를 개선하고자 매우 세세하게 정의된 플레이북이 만들어졌는데, 그 결과로 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순이익도 2006 13800만 달러에서 2014 57100만 달러로 증가했다. 그러나 게이트 및 기내에서 근무하는 승무원들과 그 외 현장직원들이 갖고 있던 재량권이 점차 줄어들었다. 오래 근무한 직원들은 과거의 고객 중심적 전통을 이어가려고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새로 입사한 직원들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독자적 결정을 내리는 것을 불편하게 느꼈고 회사의 정시출발률 기록을 유지하는 데 집착했다. “직원들은 회사 규정을 정확히 따르지 않으면 곤경에 처하게 될까 두려워했다고 알래스카항공의 회장이자 COO인 벤 미니쿠치Ben Minicucci가 필자에게 말했다. 고객서비스 지표들은 떨어지기 시작했고, 경쟁사들이 이 기회를 파고들기 시작했다. 스테이시 베이커의 말 대로 다른 항공사들은경쟁의 수준을 높이고 있었으나, 우리는 현상 유지에 머물러 있었다.”

 

리더들이 일선 직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본 결과, 관료주의로 직원들의 손이 묶였으며 이로 인한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14년과 2015년 알래스카항공은 우수한 고객서비스의 명성을 되찾고자 일선 직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문화로 돌아가기로 했다. 회사는 그러나 이번에는 의사결정의 경계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경계선을 어떻게 그어야 할까? 만약 승객 한 명이 두고 온 소지품을 가지러 다시 터미널에 다녀오는 동안 비행기의 이륙을 지연시키는 것이 허용돼야 할까? 그렇다면 이륙 지연으로 피해를 본 나머지 승객들에게 값비싼 선물로 보상하는 것도 허용돼야 할까? 대답은 아마도아니다일 것이다. 회사는 일관적으로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규정을 준수하고 효율성을 높이려면 모두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한계선 내에서의 자율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알래스카항공의 리더십팀은 디즈니연구소Disney Institute의 훌륭한 고객 경험을 위한네 가지 열쇠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들은 서비스의 네 가지 기준을 안전safety, 보살핌caring, 서비스 전달delivery, 설명presentation으로 정의했다. 각각의 기준에 대해 직원의 태도 및 행동에 대해 광범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알래스카항공은 일선직원들(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현장on the spot근로자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이 조직의 니즈와 계획에 맞게 자율적 의사결정을 하려면 이들에게 충분한 지식이 주어져야 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래서 회사는 일선직원들이 회사의 서비스 기준을 완전히 습득하게 한다는 분명한 목표를 세웠고, 그에 맞게 포괄적인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최고경영진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학습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박물관 같은 공간에서 알래스카항공의 핵심가치와 역사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으며, 회사의 참모습을 보여주고미래의 성공은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고객 중심 가치에 기반한다는 철학을 강조하기 위해 1940년대의 유니폼 등 오래된 전시품도 직원들에게 보여주었다. 직원들은 또한 회사의 재무상태와 지속경영 계획에 대해서도 배웠다. 이런 트레이닝에서 다른 저가항공사, 그리고 델타항공 등 알래스카항공의 기반 시장인 시애틀에서 점차 입지를 쌓아가고 있는 대형 항공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일선직원들의 역할이 가장 필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JD파워 등 소비자평가기관이 회사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그리고 경쟁사들과 비교해 회사의 입지가 어떤지에 대해서도 교육했다.

 

추가적인 트레이닝 세션과 비디오 교육 등을 통해 직원들은 자신들의 의사결정 능력에 대해, 그리고 그런 자신들의 의사결정이 회사의 목표와 서비스 기준에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 한 비디오에서는 부상으로 인해 여행 일정을 변경해야만 했던 승객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한 한 직원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직원들이 스스로 사려 깊은 선택을 내려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일부 직원들은 회의적이었다. 엄격한 규정에 기반한 접근법을 탈피하면 정시출발률 성과가 악화될 것을 우려했다. 회사는 그런 우려를 해소해 주기 위해 직원들에게 다양한 테스트를 해볼 것을 권하고 그렇게 하는 동안 직원들이 내린 결정을 지지할 것임을 밝혔다. 관리자 재교육도 필요했다. 대부분의 관리자는 처음에 부하직원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넘겨주는 것을 불편하게 받아들였다. 또한 부하직원이 고객을 위한다고 해서 너무 정도를 벗어난 결정을 내린 경우, 어떤 건설적 대화를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관리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가이드라인도 필요했다. 그런 경험을 통해 부하직원의 성장을 돕는 것이 목표였다. 부하직원이 좋은 의도로 내린 선택에 대해 벌을 주지 않게 하고, 직원이 자율적 결정을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것이었다.

 

현재까지의 성과는 긍정적이다. 2017년 알래스카항공은 JD파워의 소비자만족평가에서 전통 항공사 중 최고등급을 받았다. 미국 15대 대형 항공사 중 연료효율에서 1위를 유지하는 등 저비용 선두주자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른 성과목표도 달성하고 있다. 플라이트스탯츠FlightStats 7년 연속 알래스카항공을 북미지역 정시출발률 1위 항공사로 선정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의 국내선 항공사 순위에 따르면, 알래스카항공은 4년 연속 정시출발률에서 최고, 활주로 대기 및 고객 컴플레인 수에서 최저의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트레이닝을 통해 직원간 관계가 개선되는 기대치 못했던 효과도 일어났다. “노조가 있는 조직에서 일해 본 사람이라면 조직 내에 편집증적인 우려와 거짓정보가 너무 많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고 앤디 슈나이더는 필자에게 설명했다. “우리가 항상 모든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책임감 있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 당신들(직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당신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해 주면 건전한 관계 구축에 도움이 된다고 그는 말했다.

 

프레임워크 정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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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HBR에 실린 일련의 획기적인 논문(‘Changing the Role of Top Management: Beyond Systems to People’ 1995 5-6월호 포함)에서, 크리스토퍼 바틀릿과 수만트라 고샬은 억압적 근무통제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야기하는 전략-구조-시스템 사고strategy-structure-systems thinking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이들은 기업의 목적을 직원 참여적으로 바꾸고, 효과적 경영 프로세스를 도입해 직원 개개인의 이니셔티브 추진을 독려하고, 직원 행동의 감시가 아니라 직원 역량의 개발에 중점을 두는 HR 정책에 기반하는 새로운 기업 모델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회사의 비전이 담긴강력한 중심 프레임워크strong central framework가 있어야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조언은 이론적 기반이 탄탄하지만 실행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몇 가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사의 목적을 어떻게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가? 어떻게 이니셔티브를 독려할 수 있으며, 어떻게 감시를 줄이면서도 혼란을 유발하지 않을 수 있는가? 프레임워크란 정확히 무엇이며 어떻게 작용하는가? 그래서 나는 바틀릿과 고샬의 모델을 좀 더 사용자 친화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세 가지 핵심 요인을 정의했다.

 

첫째, 바틀릿과 고샬의 주장처럼, 회사는 목적purpose을 제대로 기술해야 한다. 이는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를 요약해 보여주는 목표이다. 회사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어떻게 공통의 목적을 위해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하나로 집결시키는지를 나타낸다. 목적은 회사와 직원이 하는 모든 일에 대해 방향과 의미를 부여해 준다. 직원 또한 자신이 조직을 위해 일을 하는 이유를 목적에서 찾곤 한다.

 

하나의 목적을 만들고 이를 직원들에게 호소력 있도록 표현하기 위해 알래스카항공은 성과가 좋고 평판도 좋은 20여 명의 일선직원과 8명의 관리자로 팀을 구성했다. 이들은 최종적으로 알래스카항공의 목적은개별화된 운송과 특별한 여행경험을 제공하기 위해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기라고 정의했다.

 

이런 식의 선언문은 추상적이다.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목표를 반영하는 행동규정 즉 우선순위priorities수립이 필요하다. 회사의 이해관계를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직원들이 회사의 이해관계에 맞게 행동하고 시간 및 여타 자원을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알래스카항공은 네 가지 서비스 기준의 우선순위를 분명하게 밝혔다. 안전이 가장 우선이고, 그 다음으로 보살핌, 그리고 서비스 전달, 마지막으로 설명 순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기란 안전이나 효율성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고객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모두가 한 걸음씩 더 나아간다면, 이는 매우 큰 차이가 될 것이다라고 베이커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직의 목적과 우선순위를 기반으로 한 단순한 일련의 원칙principles이 있어야 한다. 원칙은 직원들이 자신의 일상업무에서 합리적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다. 하나의 원칙은 하나 이상의 상황에 적용되어야 한다. , 여러 종류의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원칙이 너무 광범위하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모든 직원을 존중해야 한다라는 선언문을 생각해 보자. 맞는 말이긴 하지만,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될 것인가? 직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도록 독려한다거나 혹은 자유롭게 의견을 냈을 때 보상을 해준다는 식으로 존중하는 행동 방법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편이 낫다. 원칙은 또한 회사의 비즈니스적 니즈에 따라 수립될 수도 있다. 디자인적 사고를 통한 혁신 활동을 투입한다든가, 글로벌 고객 또는 중산층 고객의 니즈에 집중한다는 등이다.

 

원칙에는 긍정적인 가이드라인뿐 아니라 행동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도 포함될 수 있다. 이상적으로는 목적, 우선순위, 원칙이라는 3단계가 각각 조직 내 모든 직원의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정의되고 변경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프레임워크가 현실에 적용되지 못하거나, 회사의 이해관계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일관성을 잃게 된다. 알래스카항공이 과거에 갖고 있었던뭘 해도 좋다캠페인에는 이 세 가지 문제가 모두 나타났었다.

 

반면 2014년 이니셔티브는 리더 및 일선직원들의 경험과 지혜를 기반으로 수립됐다. 알래스카항공의 목적, 우선순위, 네 가지 핵심서비스 기준을 정의했던 팀은 수개월 동안 몇 주에 한 번씩 만나 회의를 하면서 회사의 원칙을 정의했다. 때때로 임원들도 회의에 참석해 보고를 받고 피드백을 제공했다. 예를 들면, 한 사람이나는 회사 표준 유니폼을 착용합니다라는 선언문이설명이란 원칙에 포함된 것에 대해 불필요하게 자세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팀은 이런 가이드라인의 중요성을 주장했으며, 이 선언문을 유지하기로 했다.

 

일선근로자의 시각이 고위경영진의 시각과 충돌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프레임워크를 현실에 적용할 수 있으며 직원들의 시각에서 합리성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비록 나도 유니폼 관련 선언문이 너무 구체적이라고 했던 그 팀원의 주장에 동의하기는 하지만, 프레임워크를 실행해보고 적용해 본 이후 대화를 통해 정답을 찾아내야 하는 것은 결국 관리자와 직원의 몫이다.

 

나는 목적, 우선순위, 원칙이 어떻게 자유를 가져다 주는지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비유를 들곤 한다. 즉흥셰익스피어컴퍼니Improvised Shakespeare Company·ISC라는 한 대담한 극단의 사례다. ISC는 관객에게 우스꽝스러운 제목을 하나 제안해 보라고 한 후 그 자리에서 즉흥적으로 그 제목에 맞는 셰익스피어 스타일의 미니 드라마를 연출한다. 모든 배우들이 셰익스피어의 주제, 캐릭터, 언어에 대한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어떻게 관객들을 참여시키고 연극에 빠져들게 만드는지 깊게 이해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 배우들은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는 극단의 목표, 관객들을 웃기고 이들과 소통한다는 우선순위, 그리고 상황 및 대사가 셰익스피어 원작처럼 느껴져야 한다는 원칙을 충분히 내재화한 것이다. 그래서 일관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놀라운 창의력을 더해 즉흥 연기를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목적은 동기를 부여해주고, 우선순위와 원칙은 지식을 제공해 준다. 이 세 가지 요인은 함께 즉각적인 우수한 판단이 가능하도록 해 준다.

 

프레임워크 이행

 

직원을 신뢰하는 것은 프레임워크 이행에 있어 일반적으로 효과적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견제와 균형도 필요하다. 인터넷 시대의 안경소매점 와비파커Warby Parker의 사례를 살펴보자.

 

먼저 배경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와비파커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신생 벤처기업이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 기준으로 역사가 7년밖에 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벤처캐피털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60여 개밖에 되지 않으나, 어떤 측면에서는 넷플릭스와 유사하다. 웹 기반의 회사로집에서 착용해 보기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채용 프로세스가 매우 까다롭다.(현재 직원 수는 약 1300명이다.) 직원들은 상당한 자율성을 발휘하며 자신의 아이디어와 우려사항에 대해 발언한다. 서로간 진솔한 대화를 통하거나, 360도 리뷰에 참여하거나,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제안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서다.

 

앞서 언급한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의 자율성은 잘 정의된 프레임워크 내에서 존재한다. 회사의 목표는좋은 행동하기do good’. 예를 들어, 와비파커는 비영리단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안경 한 개가 팔릴 때마다 한 개를 기부한다. 우선순위와 관련해서, 이 회사는 직원들이 제안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 대해 30여 명의 고위관리자들이와블스Warbles라는 가중 투표를 행사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와블스를 많이 받는 프로젝트일수록 우선순위가 올라간다. 그러나 실제로는 와블스 순위는 선호도를 보여주는 것일 뿐 직접적 명령은 아니다. 엔지니어들은 이 순위를 무시하고 대신 자신의 역량과 관심, 그리고 어떤 프로젝트가 회사에 가장 도움이 될지 등의 견해에 따라 원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민주적 시스템이면서 동시에 정해진 경계선 내에서 어느 정도의 의사결정 권한을 주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이 시스템은 회사의 철학적인, 보다 넓은 목표에도 부합한다. 프로젝트 제안자들은 각자의 아이디어에 대해 동료들의 지지를 받으러 다니는 과정에서 폭넓은 대화를 하게 된다. 또 합의와 자율 모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회사의 원칙과도 부합한다.

 

물론 시스템 이행 시에는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와비파커에서는 대규모 엔지니어링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여러 직군의 관리자들을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정기적으로 모여서 무엇이 잘 되었고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에 대해 리뷰 세션을 갖는다. 예를 들어 캐나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던 당시에 있었던 일이다. 회의 참석자들은 한 캐나다 은행 카드가 회사의 결제시스템과 호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왜 오랜 시간 동안 깨닫지 못했는지에 대해 논의했다. 이런 대화를 할 때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뿐 아니라아직도 해답을 찾지 못한 질문은 무엇인가? 무엇이 여전히 우리를 당황시키는가?”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진다. 와비파커의 기술제품 관리자인 앤드루 제이코Andrew Jaico의 말이다.

 

프레임워크의 취약성

 

지금까지 수많은 회사에서 자유 프레임워크freedom framework가 실패했다. 프토로타입 프레임워크도 마찬가지다. 왜 그런 것일까?

 

간단한 답은, 자율성과 마찬가지로 프레임워크 역시 본질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다. 프레임워크는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끊임없이 에너지를 투입하지 않으면 프레임워크가 지속되리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방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사람들이 회사의 목표, 우선순위, 원칙에 대해 분명하게 계속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관리자와 직원들의 의식에서 이런 요소들이 희미해진다면 프레임워크가 위험에 빠진다. 인수합병 등으로 회사에 새롭게 들어온 신규 직원들이 가이드라인에 대해 충분한 숙지하지 않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진다.

 

또 다른 리스크는 새로운 리더들이 프레임워크의 가치를 이해하지 못해 이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는 것이다. 더 흔하게 나타날 법한 상황은, 프레임워크를 수립한 리더들이 입장을 바꿔서 직원들에게서 일부의 자유를 고의적으로 빼앗는 경우다. 그런 상황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있다.

 

위기에 대한 반응. 조직에 심각한 충격이 닥칠 때는 회사의 방향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조직원들이 그로부터 뭔가를 배우도록 하는 게 좋다. 하지만 리더들은 충격이 닥치면 급격한 변화를 추진하려는 경향이 있다. 알래스카항공이 매출과 성과가 하락했을 때 직원들의 자유를 억누르려고 했던 것이 하나의 예다.

 

성공에 대한 반응. 자율로 인해 성과를 거둔 뒤 유연성이 사라지는 시기가 찾아오기도 한다. 노키아의 사례를 보자. 1970년대 카리 카이라모Kari Kairamo CEO는 전통적 형식주의 및 프로세스를 축소하고 스피드와 민첩성을 중시했다. 그는 회사를 전자제품 및 텔레콤 시장에 진입시켜 결국 커다란 성공을 이루어냈다. 그러나 회사가 정상에 다다른 지 10년이 조금 지난 1990년대 말 노키아는 관료주의로의 전환을 거쳤다. 필자의 하버드경영대학원 동료인 후안 알카세르Juan Alcacer와 타룬 칸나Tarun Khanna의 연구에 따르면, 노키아는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여러 글로벌 시장에서 직면한 상황들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자회사로부터의 요청을 본사가 무시하거나 너무 늦게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가시장과 저가시장 모두에서 경쟁사에게 시장을 빼앗겼다.

 

프로세스의 지나친 강조. 어떤 조직에서는 업무수행 방법에 대한 규정이 너무나도 중요한 나머지, 직원들이 자율성을 행사하지 못하거나 일을 왜 해야 하는지 그 이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업무를 수행한다. 직원들이 조직의 목표를 잘 이해하고 공유하는 편인 헬스케어, 제약산업에서조차 프로세스가 의미를 가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한 글로벌 제약회사의 부사장 한 명이 필자에게 털어놓은 얘기에 따르면, 고객을 직접 대하는 직원들은우리의 가치가 살아있다면서 근본적으로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데, “본사에서 규율 준수, 트레이닝, 참여 규정 등에 대한 너무 많은 제약을 가해서 직원들이 제대로 노력을 기울일 수 없다고 한다.

 

위와 같은 프레임워크의 취약점들을 감안해서, 회사는 직원들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모니터링하고 문제점의 신호가 나타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직원들이 표현하는 관점에 진정한 다양성이 있는가? 직원들이 착수하고 있는 프로젝트 종류가 상당히 다양한가? 가장 잘 설계된 자율 프레임워크조차도 교육, 임원들의 모범사례, 철저한 사후토의 등을 통해 강화되어야 한다.

 

원래 소규모 지역항공사였던 알래스카항공은 버진아메리카Virgin America를 인수하면서 트래픽 기준 미국 5위 항공사가 됐다. 인수를 통해 3000명의 직원이 추가되었으며 이들 모두는 알래스카항공의 고객서비스에 대한 트레이닝을 받아야 했다. 직원 자율성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커졌다. 벤 미니쿠치 COO는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하면 2만 명의 사람들이 경영진과 연결되는 느낌을 가질 수 있고, 우리 회사의 목적을 이해하게 할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버진아메리카에도 나름의 자율성 프레임워크가 있었다는 점이었다. 명시적인 가이드라인이 알래스카항공보다 더 적었으며, 직원들이 직장에서 자신의 개성과 관심을 표현하는 데 있어 더 적극적이었다. 인수로 인해 알래스카항공은 버진아메리카의 목적과 가치 요인을 포용했고 프레임워크를 더욱 개선했다.

 

알래스카항공과 버진아메리카의 통합, 넷플릭스의 급속한 신규시장 확장, 와비파커의 장기적인 글로벌 전략 등의 스트레스 테스트는 직원들의 개인적 삶에서의 자유 확장이라는 배경에서 이루어진다. 자율의 개념은 매우 유동적이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재정의돼야 한다. 변화하는 회사의 니즈에 따라 함께 숨쉬고, 성장하고, 진화해야 한다.

 

이런 모든 점들이 자율성의 발전을 지원하고 강화해 주는 기반이 되는 강력하고, 일관성 있는 프레임워크 수립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번역: 한지은 / 에디팅: 조진서

란제이 굴라티(Ranjay Gulati)는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제이미 앤드 조세피나 추아 티앰포(Jaime and Josefina Chua Tiampo) 교수이자 조직행동 부문의 부문장, AMP 과정의 책임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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