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8월호

청렴성에 있어 우리회사가 탈선하기 쉬운 분야는 어디일까?
유진 솔티스(Eugene Soltes)

청렴성에 있어 우리 회사가 탈선하기 쉬운 분야는 어디일까?

위험 구역을 파악하는 간단한 설문조사

 

유진 솔티스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모든 조직에는 청렴성의 틈새integrity gaps가 존재한다. ,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행동이 그 조직의 리더가 설정한 규범에서 벗어나는 영역이다. 이런 틈새에서는 모욕적인 언사, 지나치게 공격적인 영업 관행, 이해관계 충돌 등이 간과되거나 심지어 암암리에 용인된다. 이런 탈선은 회사의 평판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규제나 책임상 위험을 가져온다.

 

많은 기업의 리더들이 문제가 위기로 번지고, 정부 조치나 소송의 위험이 눈앞에 닥칠 때까지 청렴성의 틈새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다. 이사회 임원들은왜 진작에 이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을까? 우리에게 취약한 부분이 어디이고,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했던 게 아닐까?” 하면서 종종 놀라워한다. 준법감시 와 윤리 프로그램이 이런 위기를 예방했어야 하지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문제가 커져 확장되기 전에 뿌리를 뽑는 대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한다. 하지만 다행히 기업 리더들이 정기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해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이런 위험을 예방할 수 있다.

 

청렴성의 틈새는 여러 이유로 발생한다. 지리적으로 분산된 조직의 경우, 현지 규범과 문화가 매우 다양해서 통일된 기준과 기대수준을 설정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언스트앤영(EY)이 부정한 비즈니스 관행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한 폭넓은 글로벌 설문조사를 보면, 스위스의 어떤 고위관리자도 허위로 기재된 재무 실적을 승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설문조사에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는 4분의 1이 넘는 관리자가 기꺼이 그런 속임수에 관여했다. 태도와 윤리 역시 인구통계학적 구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Y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35세 미만의 직원 다섯 명 중 한 명은 기업이 경기침체에서 살아남기 위해 현금으로 뇌물을 주는 일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35세 이상의 직원들은 여덟 명 중 한 명만이 그럴 수 있다고 답했다.

 

기업의 조직문화에 존재하는 청렴성의 틈새를 찾아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려면, 먼저 다음 두 가지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첫째, 회사에서는어느 정도위법행위가 발생한다. 최근 민형사상 고발을 당한 적 없는 혁신적인 포천 100대 기업 세 곳의 수많은 내부보고자료 데이터를 살펴본 뒤, 나는 각 회사에서 보통 사흘에 한 번꼴로 뇌물이나 재무 부정처럼 규제기관의 징계로 이어질 수 있는 위법행위를 경험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조직의 규모 때문에 문제가 더 자주 발생한 데 반해, 이들 기업은 내가 본 가장 견고하고 효과적인 통제시스템을 보유한 곳이었다. 뉴스에 보도될 만한 성격의 위반행위보다는 규모가 훨씬 더 작았지만, 이는 준법감시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기업들조차 고위층 내부에 일부 부정 행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둘째, 상당한 규모의 위법행위가 내부적으로 보고되지 않는다. 기업 리더들이 전통적인 채널을 통해 알게 되는 위법행위는 아마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고, 그런 사실이 리더들을 불안하게 만들 것이다. 일부 변호사는 회사에 불리하게 적용될 법적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가 위법행위를 파악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노력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모르는 게 약이라는 식으로는 기업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없다. 경영진에게 무시당했다고 느끼는 직원들이 언론이나 규제기관에 곧장 의혹을 제기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는 시대에, 청렴성의 틈새가 벌어지도록 놔두는 건 특히나 현명하지 못하다.

 

 

틈새를 찾기 위해 데이터 모으기

 

일단 회사에 청렴성의 틈새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그 틈새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그냥 물어보라.

 

직원들에게 간단한 설문조사를 무작위로 실시하면 고위경영진이 놓칠 수 있는 사업 관행에 대한 현장의 관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문제가 있는 곳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설문조사는 세 개 문항으로 구성된다.

 

 

 

 

회사가 질문해야 할 위법행위의 종류는 사업 모델과 위험에 따라 다르겠지만, 위의 질문은 가장 적절한 문제 영역에 대한 사례를 제공한다. 다양한 조직과 그 하위그룹에서는 설문조사의 이 부분에서 엄청나게 다채로운 응답을 얻을 것이다. 물론 특정한 유형의 의심스러운 행동을 관찰했다고 보고한 직원이 0.5%도 안 되는 회사도 몇몇 봤다. 하지만 이 수치가 일부 기업의 지리적이고 기능적인 개별 하위그룹에 따라 10% 이상에 이를 수도 있다.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할 때는 엄격한법적위반행위보다청렴성문제를 찾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예를 들어, 한 고위관리자가 법적으로 성희롱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직원들을 매우 불편하게 만드는 말을 주기적으로 할 수 있다. 혹은 기술적으로 업무를 촉진하기 위해 지급했던 합법적 비용에 대해, 해외부패방지법을 위반하는 금전 지급을 목격했다고 믿는 직원이 나올 수도 있다. 직원들이 위법행위라고 인식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일터의 사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도 여전히 확인해볼 가치가 있다. 게다가 그들은 종종 법적 혹은 규제상의 위험 사안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더 심각한 위법행위의 선행지표가 될 수 있다.

 

 

 

 

리더들, 특히 법적인 부분에 치중하는 리더들은 종종 직원들이 목격한 어떤 위반행위든 보고해야 한다는 행동규칙이 있다는 사실에 거짓 위안을 얻곤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 약속은 많은 직원들에게 그저 형식적인 훈련에 불과하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들은 대개 규칙과 실제행동 사이의 괴리를 조명할 것이다.

 

회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기적으로 조직문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가트너는, 위반행위의 유형에 따라 보고율이 매우 다르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직원들이 보고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행위는 회사기물 절도나 회계 부정이었다. 절도를 목격한 직원의 46%, 부정한 회계 관행을 목격한 직원의 41%가 이에 대해 보고했다. 하지만 부적절한 선물 제공(27%), 이해관계 충돌(34%)을 포함한 다른 경우에서는 보고율이 상당히 낮았다. 가트너의 데이터가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사실은, 인사 관련이든 영업 관련이든 규제 관련이든 상관없이, 모든 유형의 위반행위에 대한 평균 보고율이 50%가 안 됐다는 점이다.

 

 

 

 

직원들이 범법행위를 보고하지 않는 잠재적 이유는 다양하다. 보복을 두려워하거나, 관여하기를 꺼리거나, 친구가 연루된 사건이라 갈등을 겪을 수도 있다. 아니면 잘못된 행동을 노출시켜서 회사의 목표나 재무성과에 악영향을 줄까 봐 두려워할 수도 있다. 보복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가장 흔한 경향이다. 회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를 주요 우려사항으로 꼽은 직원이 10~30%에 달했다.

 

보고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대부분 직원들의 우려가 어디서 비롯되는지를 이해해야 하는 제도적 문제들이다. 관여하기 꺼리는 것 같은 다른 문제들은 보고 절차 자체가, 적어도 소문으로는 너무 번거롭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그런 인식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보고율을 높일 수 있다. 킴벌리-클라크의 준법감시부문 리더들은 최근 사내 파일럿 과정에서 청렴성 문제를 (익명으로) 보고했던 직원들을 찾아가 그들에게 보고 과정이 공정하다고 느꼈는지, 동료에게 이를 추천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특히, 준법감시 임원들은 문제를 보고한 사람들에게 조사 결과에 동의하는지를 묻지 않았다. 그 대신 사람들이 조직에서 그들의 의견을 중요시하며 존중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한다는 목표를 강조했다. 그 피드백을 토대로 현재 킴벌리-클라크는 보고절차에 관해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이들을 교육하는 방법을 개선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회사에서는 단순하게 직원들에게 짧은펄스설문조사[6]를 보내거나, 통상적인 준법감시 교육에 설문조사를 통합할 수 있다. 중요한 건 데이터 수집이 직원들의 솔직한 응답을 장려하기 위해 개인의 이름이나 신상정보를 포함하지 말고 익명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회사는 (각 하위그룹에 수십 명 이상이 있다는 전제 아래) 직원들의 위치와 직급을 포함해 식별할 수 없는 메타데이터를 수집하면서도 익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 정보를 통해 관리자들은 조직의 어느 부분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지 알아낼 수 있다. 직원들에게 기밀을 보장하기 위해 제3의 기관을 고용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사내 준법감시팀, 법무팀, 감사팀에만 제한하는 회사도 많다.

 

 

데이터에서 배우기

 

간단한 설문조사에서 얻은 이런 데이터는 세 가지 유형의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

 

중점을 둬야 할 곳.기능적 지리적 정보를 통해 청렴성의 틈새가 어디인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일이 매우 중요할 수 있다. 이런 영역에서 발생한 위법행위의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기업은 위법행위의 원인을 찾는 한편 인센티브 재설계, 새로운 통제장치 고안, 교육 시행 등의 대처 전략을 고안할 수 있다.

 

‘틈새’ 확인하기는썩은 사과를 찾아내 좋은 사과와 분리하기 위한 일회성 HR 훈련이 아니다. 가장 헌신적이고 성과가 높은 직원도 종종 위법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 심지어 이런 사람들이 특정 유형의 위법행위에 취약할 수도 있다. 예컨대 실적이 뛰어난 영업직원은 분기 말, 목표에 뒤처지고 있을 때 매출을 부적절하게 기재하고 싶은 압력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다양한 집단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중 주기적으로 데이터 수집을 해야 하는 이유다. 이상적인 방법은 분기마다 직원 중 무작위로 선정된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우려를 표명할 수 있는 더 좋은 방법. 국가별, 사무실별, 심지어 팀별로 규범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런데 어떻게 다른지, 이와 관련해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파악하는 건 어려운 문제다.

 

한 대형 소비재기업에서 직원 설문조사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응답 내용을 통해 회사는, 시민들이 독재정부의 감시와 보복을 두려워하는 한 국가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현지의 청렴성 핫라인에 전화하는 걸 꺼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회사는 직원들이 우려하는 일에 대해 더 마음 편히 보고할 수 있도록, 영국에 그들을 위한 수신자부담 전화를 개설했다.

 

빙산의 실제 크기. 범법행위를 예방하려면 수면 아래에서 진행되는 문제를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핫라인 같은 준법감시 프로세스와 다른 내부통제 시스템을 빠져나가는 문제의 유형을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설문조사 데이터는 기업이 조직에서 벌어지는 위법행위의 실제 규모와 보고되지 않는 규모를 더 잘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결과적으로 이런 유형의 모델링은 고위급 지도자들이 그렇지 않으면 결코 관심을 두지 않았을 청렴성 이슈와 위반행위를 더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많은 리더들이 공개적으로 회사가 청렴성을 유지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직원들이 뭔가 의심스러운 일을 목격하면 그에 대해 발언할 권한이 있다고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고의 리더는 이런 선언에만 의지하지 않는다. 그 대신 자신의 조직이 실제로 윤리적 기준을 고수하는지 감시·평가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한다. 한 기업의 문화적 청렴성을 유지하려면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 그리고 프로세스 평가는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리더들이 새로 발생한 틈새를 사전에 파악하게 해주는 데이터는, 그들의 회사가 다음날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할지도 모를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핵심도구다.

 

번역 이희령 에디팅 조영주

 

유진 솔티스(Eugene Soltes)는 하버드경영대학원 경영학 부교수로, 기업의 위법행위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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