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9-10월호

업무몰입도 측정의 오류
피터 카펠리니(Peter Cappelli)

업무몰입도 측정의 오류

시행착오의 역사와 교훈

피터 카펠리, 리앗 엘더

 

 

 

 

원들의 업무몰입도를 측정하는 조사가 기업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업무몰입도 측정 결과를 이용해 직원들의 생산성과 창의성을 높이고 이직률을 낮추고 싶어한다. 하지만 컨설턴트와 학자들은 이런 조사 결과를 통해 추론할 수 있는 것을 두고 오랫동안 합의를 보지 못했다. 비즈니스 리더는 이런 조사를 실시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근로자에게 적용되는업무몰입도에 대한 보편적 정의가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업무몰입도가 결근, 이직, 인사고과 점수 등 직원 성과와 어느 정도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이 관련성은 개인별 성과 차이의 일부만을 설명해 준다. 보통, 기업은 직원의 동기부여에 관심을 두고 업무몰입도 조사를 실시한다. 업무의욕이 높은 직원일수록 높은 성과를 내리라고 보는 것이다. 자신의 업무가 회사의 성공에 중대한 역할을 하거나 사회에 기여한다고 느낄 때, 리더가 자신을 지지해 줄 때,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을 때 직원들의 업무의욕과 업무몰입도가 더 높은 경향이 있다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요인에 변화를 줘서 업무몰입도와 업무의욕을 개선하는 건 극히 어려운 일이다.

 

비즈니스 리더는 직원들의 업무몰입도를 조사하기 전에 이 조사의 단점을 이해하고, 조사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더 나은 다른 대안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를테면 급여, 수당, 근무일정 같은 특정 요인에 대한 직원만족도 조사나 직속상사 평가조사가 직원 이직률을 낮추는 데 더 유용할지도 모른다.

 

업무몰입도 조사의 기원

 

현재 인사부에서 보내오는 설문조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실시한사기 조사morale surveys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기 조사는 광범위한 주제를 아우르는 평가를 일컫는 포괄적 용어지만, 미군은 특히 부대의 전투의욕에 관심이 많았다. 전쟁이 끝나자 사기 조사를 담당했던 수많은 전문가가 민간 부문으로 자리를 옮기고, 군사심리학을 기업 근로자들에게 적용하는 조직들을 만들었다. 이 같은 조사는 1930년대 기업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당시 시어스 로벅Sears Roebuck같은 기업들은 이런 조사를 통해 노조에 대응하는 방법을 알아내고자 했다. 초기의 조사가 급여, 상사의 관리 등과 같은 요인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에 중점을 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직원들의 높은 불만족도를 파악하고 그 이유를 알게 된 기업은, 노조가 나서기 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50년대에 접어들자 노조 결성에 대한 기업의 우려가 줄어들었다. 이제 기업은 노조에 굴복하거나 노조를 원천 차단하는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택했다. 그래도 인사부는 여전히 직원들을 대상으로 급여, 수당, 근무일정에 대한 만족도 등 인사부 담당 업무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기업은 이런 조사를 통해 직원들의 이직 여부를 예상해볼 수 있었다. 만족도가 높은 직원이 생산적인 직원이라는 관념 덕분에 조사의 인기는 더 높아졌다. 하지만 1980년대에 등장한 정교한 분석방법으로 만족도만으로는 업무수행도를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인기가 주춤해졌다.

 

이런 연구결과는 새로운 연구분야의 등장과 함께, 만족도보다 업무몰입도를 측정해야 직원들의 업무성실성을 더 잘 알 수 있다는 인식을 기업이 수용하도록 했다. 업무몰입도 개념은 개인이온전한 자신의 모습full selves으로 업무에 에너지를 쏟는 정도에 관심이 있었던 보스턴대 심리학자 윌리엄 칸William Kahn의 학술연구에서 비롯됐다.

 

이런 아이디어는 직원들이 직장생활로 인해 심리적·정서적으로 고갈되면서 업무실적이 부진해지는 직무탈진employee burnout문제를 인지하면서 진전을 보였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윌마르 샤우펠리Wilmar Schaufeli교수와 동료들은, 에너지 부족 상태가 나쁜 것이라면 그 반대인 업무몰입을 좋은 것으로 상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 업무몰입에 대한 수많은 정의는 직원 헌신도(나는 고용주의 이해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가)와 동기 부여(나는 이런 고용주의 이해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가)라는 개념을 활용한다.

 

업무몰입도의 문제점

 

기업들이 업무몰입 척도를 사용할 때 종종 맞닥뜨리는 문제 중 하나는, 업무몰입의 정의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다. 일례로 샤우펠리와 연관이 깊은 유럽에서는활력vigor개념이 강조되며, 그 밖에 다른 여러 개념이 존재한다. 컨설턴트들도 동종업계 경쟁자들과 다른 정의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 혼란을 더한다. 예를 들면 갤럽 컨설팅은 업무몰입도를 일에 대한 자부심, 열정, 의욕으로 본다. 컨설팅기업 윌리스 타워스 왓슨은 업무몰입도를기업의 성공에 기여하고자 하는 직원들의 의향과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가장 널리 인용되는 업무몰입도 관련 문헌에서는일에 대한 개인의 참여와 만족도와 의욕이라는 또 다른 정의를 제시한다. 난감한 점은 직원들의 업무성실성을 알고 싶어서 업무몰입도 조사를 실시하는 고용주가, 직원의 일에 대한 자부심이나 기여능력과 같은 엉뚱한 요소를 측정하고 만다는 것이다.

 

업무몰입도 조사의 두 번째 중대한 문제는, 이런 조사를 하더라도 경영진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조사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들이 많다는 점이다. 2014년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원의 70%가 업무몰입도 조사에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30%가 이런 조사가 쓸모없다고 생각했다. 이 같은 정서는 여전히 만연해 있다. 우리는 직원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할 때, 우리가 응답자의 생각에 진지하게 관심이 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실질적 조치를 취할 거란 점을 알린다. 만일 우리가 응답자들의 생각에 별 관심이 없고 설문조사 후에도 그리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을 직원들이 알게 되면, 이후에 추가 설문조사를 실시하더라도 직원들의 소외감은 높아지기만 할 것이다.

 

마지막 문제는 많은 고용주들이 업무몰입도가 업무수행도, 그중에서도 특히 직원들의 근무성실성 정도를 알려준다고 믿기 때문에 업무몰입도에 관심을 둔다는 점이다. 하지만 업무수행도를 비롯한 직원 행동은 대부분의 업무몰입도 조사가 고려하지 않는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이런 요인에는 매일 달라지는 업무과제, 상사의 현재 업무, 프로젝트나 회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등이 있다. 게다가 건강문제, 가족문제처럼 일과 무관한 다른 많은 요인도 개인의 성과에 영향을 준다. 업무몰입도 조사 결과는 업종에 따라서도 크게 달라진다. 이를테면, 투자은행처럼 사회적 임무가 없는 조직보다 아동구호 같은 명확한 사회적 임무가 있는 조직에서 업무몰입도가 훨씬 높게 나타난다.

 

이 모든 점을 고려할 때, 어떤 사람의 현재 정신상태에 대한 자기보고식 진술을 근거로 그 사람의 향후 업무수행도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건 현실성이 없다. 따라서 고용주는 현재의 조사전략을 다시 점검하고, 원하는 목표 달성에 가장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줄 수 있는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무엇이 대안인가

 

직원 설문조사를 실시하기 전에, 먼저 조사를 통해 얻고 싶은 정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직원들이 회사의 보상 및 복지 정책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면 직원들에게 직접 물어보라. 퇴사 의향이 있는 직원이 있는지 알고 싶다면 역시 직접 물어보라. 직원들의 업무수행도를 알고 싶다면 직원들의 생각을 조사해보면 된다.(더 좋은 방법은 이들의 직속상사에게 묻는 것이다. 동기 수준motivation level에 대한 직원들의 자기 보고보다는 상사의 평가가 훨씬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간단한 방법은 직원들에게당신의 업무와 상사의 직원 관리방식에서 무엇을 바꾸고 싶습니까?” 같은 개방형 질문을 던지고, 상사들과 함께 업무효율에 방해가 되는 요소에 대한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업무몰입도 조사 대신 이런 질문을 활용한다면, 성과를 개선하는 방법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직원의 업무의욕과 헌신도에 진지하게 관심이 있어서 업무몰입도 조사를 실시하는 경우, 이 조사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업무몰입도 점수를 받은 다음에는 조사 결과의 의미를 현실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직원들의 업무몰입도가 100%에 가까워지기를 기대하면 안 된다. 사무실에 있는데도 일에 완전히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업무몰입도 점수는 시간이 지나도 상당히 안정적인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업무에 완전히 몰입하는 직원이나 그렇지 않은 직원 모두 앞으로도 지금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다. 신규 보상체계나 새로운 조직문화를 통해 업무몰입도 점수가 향상될 수 있다고 기대하지 마라.

 

둘째, 업무몰입도 점수가 직원들의 인식을 측정한 결과이긴 하지만 인과관계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유념하라. 어떤 조사에서는 직원들에게 업무에 몰입하지 않는 이유를 직접 묻기도 하는데, 자가진단은 보통 쉽지 않은 일이다. 가장 좋은 접근방식은 연구 결과 업무몰입도에 영향을 끼친다고 밝혀진 요소에 대해 직원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다. 이를테면, 직원들은 일을 하면서 목적의식을 갖고 자신의 업무가 조직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느끼고 싶어한다. 모범을 보여주고, 직원들에게 힘이 돼 주고,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 주고, 주기적으로 의미 있는 피드백을 제공해 주는 리더를 원한다.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도 안전하다고 느끼는 환경을 원한다. 지금의 일터는 이런 조건에 얼마나 부합하는가?

 

마지막으로,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를 취하라. 직원들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요소를 개선하라. 인사부나 언론에서도 업무몰입도를 중요하게 다루긴 하지만, 이런 조사의 최종 목적이매일매일 직원 관리 잘하기라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이루기 어려운 일임을 명심하라.

 

 

 

피터 카펠리(Peter Cappelli)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 경영학 교수이자 이 학교 인적자원센터 이사장이다. < Will College Pay Off?: A Guide to the Most Important Financial Decision You’ll Ever Make >를 비롯해 여러 권의 책을 썼다.

 

리앗 엘더(Liat Eldor)는 와튼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연구원이다. 노사관계와 직원의 업무몰입도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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