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월호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공감 마케팅은 의외로 별 효과가 없을 수 있다.
스콧 베리나토 (Scott Berinato)

Defend Your Research

 

연구 내용:영국 임페리얼대 요하네스 하툴라Johannes Hattula교수와 그의 공동연구진 월터 헤르조그Walter Herzog, 대런 달Darren Dahl, 스벤 라이네케Sven Reinecke는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 담당자들의 개인적 선호도를 다수의 실험을 통해 조사했다. 연구진은 실험에 앞서 일부 마케팅 담당자들로 하여금 미리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의 구매자가 될 전형적인 고객을 묘사하고, 그 사람의 생각과 반응을 예상해보도록 함으로써 고객에 공감하는 자세를 취하도록 했다. 모든 마케팅 담당자들은 고객의 욕구를 예측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고 자신들의 공감 수준을 측정하는 조사에도 참여했다. 그 결과, 공감 수준이 높은 사람일수록 더욱자기중심적인 성향을 보였다. 다시 말해 공감 능력이 뛰어난 마케팅 담당자는 고객도 자신처럼 생각할 거라 믿는 경향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얘기다.

 

논의점:그렇다면 고객과 공감하려는 시도는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일까? 우리는 언제나 우리가 원하는 바를 고객도 원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일까?

 

하툴라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하툴라 교수:실험 결과는 일관성 있게 나타났습니다. 고객과의 공감 능력이 뛰어난 마케팅 담당자일수록 자신의 개인적 선호도를 토대로 고객이 원하는 바를 예측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결과가 하나 더 있는데요. 고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려 했던 마케팅 담당자들일수록 연구진이 그들에게 제시했던 고객에 대한 시장조사 자료를 무시하는 경향이 높았다는 점입니다.

 

HBR: 어떤 종류의 고객 선호도에 중점을 뒀습니까?

첫 번째 실험에서 우리 연구진은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신형 자동차 모델을 개발하고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선별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명품시계 브랜드인 롤렉스의 새로운 광고 캠페인을 결정하도록 했고, 세 번째 실험에서는 카페의 샌드위치 가격 책정을 부탁했지요. 이 모든 경우에 있어 실험 전에 미리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달라고 부탁했을 때 고객의 요구에 대한 예측은 담당자의 개인적 선호도와 더욱 근접하게 나타났습니다.

 

마케팅 담당자들이 자신들의 주관적 생각을 투영했군요?

그렇습니다. 고객이 그들과 완전히 다른 부류의 사람일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컨대 샌드위치 실험의 대상이 된 고객은 학생들이었습니다. 전혀 다른 고객층이지요. 하지만 마케팅 담당자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개인적 선호도를 학생들에게 투영했습니다.

 

이들에게는 연구진이 제시한 객관적인 시장조사 데이터가 있었잖아요? 왜 그 데이터를 의도적으로 묵살한 걸까요?

저희가 알아낸 사실에 따르면 고객과 공감하려고 시도하면 마케팅 담당자 자신이 지닌 소비자 정체성consumer identity이 활성화되고, 따라서 개인적인 소비 선호도가 작동됩니다. 연구진이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구입하는 고객을 상상해보라고 요청하면, 이들은 머릿속으로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 진열대를 훑어보고는 어떤 샌드위치를 구입할지 결정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립니다. 이렇게 한번 활성화된 이미지는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그 이후의 의사결정 사안들에 영향을 미치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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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기본적으로 지나치게 자기 위주로 생각한다는 말이군요.

그렇죠. 이 분야에서 사용하는 용어로자기중심적egocentric’이라고 합니다. 이 성향은 상당히 강력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타인의 생각이나 행동을 예측할 때 객관적인 데이터를 쉽게 묵살하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결과가 고객지향customer orientation마케팅의 개념과 질적 연구에 있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고객을 중점에 두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문헌들이 많습니다. 고객과 공감할 수 있다면 훌륭한 마케팅 방식으로 간주되지요. 내 고객은 내가 잘 안다는 식으로요. 하지만 우리 연구진은 이 모든 생각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실제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감정을 이입해 고객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공감 방식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 드러났어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만약 공감을 시도한 마케팅 담당자가 자기중심적이었지만 그 판단이 옳았다면, 그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그건 두 가지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첫째는 객관적인 시장조사에 결함이 있는 경우이고, 둘째는 마케팅 담당자의 개인적 선호도가 고객의 선호도와 완벽하게 상응하는 경우입니다. 저희 연구팀이 볼 때 이런 상황은 매우 희박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경영진과 직원들 사이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날까요? CEO가 부하 직원(관리자)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자 노력할 경우 오히려 반대의 효과를 보게 될까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를 하지 못했지만 아무래도 그럴 것 같습니다. 마케팅 담당자 역시 소비자잖아요. 그래서 그들 자신의 소비자 정체성이 그토록 강력하게 활성화되는 것이고요. 마찬가지로 임원들 역시 대부분 자신의 상사와 함께 일을 하는 직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임원들에게 미리 직원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생각해달라고 제안할 때 그들은 분명 개인적 경험이 실린 관점에서 바라볼 것입니다.

 

본인이 내린 마케팅 결정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실의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는 경우라면요? 그릇된 결정을 내리면 직장을 잃을지도 모르고, 업무능력을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시장조사 데이터를 살펴볼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저희는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자기중심적 판단이 얼마나 강력하게 나타나는지 증명하기 위해 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밝혀낸 한 가지 사실은 아무리 노련한 마케팅 담당자라 할지라도 똑같은 방식으로 행동했다는 점입니다. 경력이 불과 몇 년에 지나지 않은 젊은 마케팅 담당자와 똑같이 수십 년의 경력을 지닌 담당자 역시 객관적 데이터를 묵살하더군요. 실제 상황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하게 연구해야겠지만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공감의 효과는 명확하다고 봅니다.

 

마케팅 담당자가 단순히 데이터를 잘못 해석할 수도 있나요?

마케팅을 담당하는 관리자들이 자신의 논리에 적합하도록 데이터를 어떻게 짜맞추는지 우리 모두가 이전에 접해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할 수만 있다면 이들은 자신의 자기중심적 관점을 지지해줄 데이터를 찾아나설 거예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접근방식은 이러한 행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죠.

 

우리가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는 있나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공감 방식과 자기중심적 사고를 조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할까요?

존재한다고 봅니다. 또 다른 실험에 따르면 단순히 사람들에게 자기중심적 편향을 인식시켜주는 것만으로도 지금까지 설명한 현상이 완화되는 듯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연구진은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비디오게임 회사가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계약을 체결해야 할지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요청했어요. 연구진으로부터 자기중심적 편향에 대한 정보를 받지 못한 마케팅 담당자들은 이전 실험에서의 피험자들과 동일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즉 상대방과 공감하려는 행동이 자기 본위적 선호도를 강화하게 만들었다는 얘기지요. 이와 반대로 자기중심적 편향에 대해 미리 인지하고 있던 담당자들은 그러한 성향을 자각하고 억제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으로는 어떤 게 있을까요?

저희는 집단적 의사결정이 어떨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진은 개인의 의사결정에 대해 연구했잖아요. 그런데 집단적 의사결정 방식은 자기중심적 편향을 줄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럿이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어쩌면 반대되거나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고, 서로 다른 경험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다시 생각해보는 자세를 갖게 될 테니까요. 그룹 내에 속해 있으면서 어째서 이 사람은 이렇게 생각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르게 생각하는지를 고민하게 되겠지요. 대표적으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버핏은 회의를 할 때 투자전략에 대해 완전히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초청한다고 합니다. 일부러 부정적인 견해들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이러한 행동이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할 때 나타나는 자기중심적 편향을 극복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HBR 독자들을 떠올려보고 있는데, 이번 인터뷰를 대단히 좋아할 것으로 예상되는군요.

그건 본인 생각이겠죠.

 

인터뷰 진행 스콧 베리나토Scott Berin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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