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in DBR (~2013)

디지털시대의 브랜딩: 의사결정 깔때기 모델 버려라
데이비드 C. 에델먼(David C. Edelman)

1

2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2010 12월 호에 실린 맥킨지앤컴퍼니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전략 공동 책임자 데이비드 C. 에델먼의 글 ‘Branding In The Digital Age: Youre Spending Your Money In All The Wrong Places’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인터넷은 소비자가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인터넷은 마케팅에 관한 기존 경제학 담론을 변화시키고 있다. 마케팅 부서의 전통적 전략과 구조 중 상당 부분을 쓸모 없는 존재로 전락시켰다. 즉 마케팅 담당자들이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이제 살아남을 수 없다.

자동차를 구매하는 방식을 생각해보자. 얼마 전만 해도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람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꼼꼼하게 살펴보며 선택의 범위를 줄여나갔다. 그 후 자신이 생각하는 조건에 가장 잘 맞는 방안을 찾아냈다. 자동차 중개인은 자동차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를 낚아채 거래를 성사시킨다. 구매가 종료되면 소비자와 자동차 중개인의 관계, 소비자와 자동차 제조업체와의 관계가 모두 끝이 난다.

하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좀 더 복잡한 방식으로 브랜드 관계를 맺는다. 제조업체 및 소매업체의 통제권이나 지식 수준을 벗어나는 새로운 미디어 경로를 통해서 수없이 많은 브랜드와 관계를 맺고, 선택 가능한 브랜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평가한다. 심지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선택 가능한 브랜드의 수를 한층 더 늘리기도 한다.

구매를 한 후에도 해당 브랜드와 적극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가령, 자신이 구매한 제품을 공개적으로 홍보하거나 공격하기도 하고, 브랜드 개발에 협조하는 식이다. 해당 브랜드가 갖고 있는 의미에 도전하고 새로운 의미를 형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계를 유지해나간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명료한 브랜드 약속(brand promise)을 원한다. 기업이 가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주기를 기대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달라진 걸까? 소비자가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접점과 그런 순간에 기업이 소비자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브랜드 인지도 구축에 대부분의 자원을 쏟아부은 후 구매 시점에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도록 만드는 마케팅 전략이 매우 유효했다. 하지만 접점의 수도 늘어났고 접점의 본질도 변했다. 따라서 기업은 소비자가 실제로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는 접점과 일치하도록 전략과 예산 활용 방식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

소비자의 결정을 깔때기에 비유하는 방식은 별 효과가 없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아내기 위해 오랫동안 소비자의 결정 과정을 깔때기에 비유해왔다. , 소비자가 수많은 브랜드를 염두에 둔 채 깔때기의 넓은 부분에서 의사 결정 과정을 시작해 선택의 폭을 점차 줄여나가 마지막 선택을 한다고 생각했다.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자사의 브랜드가 고객의 고려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홍보하고, 궁극적으로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깔때기를 따라 위치하는 소수의 명확한 접점에서 유료 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푸시 마케팅(push marketing)을 활용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깔때기에 비유하는 방식으로는 변화의 본질을 포착할 수 없다.

필자의 동료 데이비드 코트(David Court) 3명의 공저자들은 맥킨지쿼털리(McKinsey Quarterly) 2009 6월호에서 소비자가 브랜드와 관계를 맺는 방식에 관한 좀 더 미묘한 관점인 ‘소비자 결정 여정’을 소개했다. 코트와 공저자들은 3개 대륙에 거주하는 5개 산업(자동차, 화장품, 보험, 소비가전, 이동통신)의 소비자 2만여 명의 구매 결정 결과를 조사해 새로운 모델을 개발했다. 이들은 연구를 통해 현대의 소비자들이 체계적으로 선택권을 좁혀 나가기는커녕 ‘고려’, ‘평가’, ‘구매’, ‘향유/지지/유대감 형성’ 등 네 단계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를 과거와 비교해보면 소비자가 조금 더 반복적이나, 조금 덜 환원적인 여정을 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고려 소비자 결정 여정은 소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고려 대상에서 출발한다. , 광고나 매장 진열을 통해서 관심을 가진 제품이나 브랜드, 친구의 집에서 보고 알게 된 제품이나 브랜드, 혹은 기타 자극을 통해서 인지하게 된 제품이나 브랜드를 먼저 고려한다. 깔때기 모델은 고려 단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브랜드가 포함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미디어의 과감한 공략 덕에 선택의 폭이 넓어진 요즘 소비자들은 결정 여정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제품의 수를 줄이기도 한다.

평가 소비자가 지인, 동일한 브랜드를 사용한 후 평가를 남기는 사람, 소매업체, 자신이 고려 중인 브랜드, 해당 브랜드의 경쟁 브랜드 등으로부터 추가 정보를 얻는다. 때문에 평가 단계에서 고려의 대상이 늘어날 때가 많다. 정보가 늘어나고 선택의 기준이 변화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새로운 브랜드를 고려 대상에 포함시키고 맨 처음 고려했던 브랜드 중 일부를 고려 대상에서 제외한다.

구매 소비자가 실제 매장에 발을 들여놓을 때까지 구매 결정을 미루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는 매장에서 기존의 결정을 쉽게 번복한다. 따라서 제품 진열, 포장, 효용, 가격 책정, 판매 상호작용 등이 총동원되는 구매시점은 한층 강력한 접점이 된다 

향유, 지지, 유대감 형성 구매가 이뤄지면 소비자는 제품 및 새로운 온라인 접점과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와 해당 브랜드 사이에 한층 깊은 관계가 맺어진다. 필자의 동료들은 연구를 통해 얼굴에 사용할 목적으로 화장품을 구매한 소비자 중 제품을 구매한 후 온라인상에서 검색을 하는 소비자가 60%를 넘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구매 이후의 시점은 깔때기 모델에서 전혀 고려되지 않는 접점이다.

자신이 구매한 제품에 만족한 소비자는 구전을 통해 해당 제품에 대한 지지를 보낸다. , 다른 사람들이 평가를 내릴 때 참고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해당 브랜드의 잠재력을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물론 특정 브랜드에 실망한 소비자는 해당 브랜드와의 관계를 끊어버릴 수도 있다. 어쩌면 단순한 관계 단절보다 더욱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탄탄한 유대감이 형성되면 향유-지지-구매로 구성된 순환고리가 가동돼 소비자가 고려 과정 및 평가 과정을 완전히 건너뛸 수도 있다.

소비자의 의사결정 여정에 관한 실제 사례

소비자의 의사결정 여정의 기본 전제가 급진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현대 마케팅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텔레비전, 라디오, 온라인 등 다양한 미디어에 자원을 할당하는 방식에 집중하기보다 결정 여정의 단계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필자는 동료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며 대부분의 마케팅 자원이 할당되는 부분과 소비자가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접점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수십 건의 마케팅 예산 사례를 분석한 결과, 7090%의 지출이 고려 및 구매 단계에서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광고 및 소매매장 내 홍보 활동으로 흘러갔다.

하지만 실제로는 소비자들이 평가 단계와 향유-지지-유대감 형성 단계에서 더 큰 영향을 받을 때가 종종 있다. 수많은 제품 카테고리 내에서 소비자의 구매를 부추기는 가장 강력한 자극제는 해당 브랜드에 대한 다른 누군가의 지지다. 하지만 많은 마케팅 담당자들은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미디어 지출(주로 광고)에 주력한다.

근사한 배너 광고, 가장 높은 순위의 검색 결과,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동영상 등의 기법을 활용하면 고려 대상 브랜드로 선정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 올라와 있는 평가 내용이 그리 좋지 않거나, 아예 제품이 논의조차 되지 않으면 선별 과정에서 살아남기가 힘들다.

둘째, 많은 기업의 마케팅 예산이 아직도 이미 한물간 전략을 추진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돼 있다. 깔때기 비유가 지배적이던 시절에는 기업이 일방적인 의사전달 방식을 활용했다. 또 소비자와 상호작용을 할 때마다 미디어 변동 비용이 발생했다. 당시 경영진은 ‘운전 미디어 지출(working media spend: 현재 유료 미디어라고 알려진 미디어에 할당되는 마케팅 예산)’에 집중했다.

이 방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이제 기업들이 소유 미디어(owned media: 웹사이트와 같이 브랜드가 통제하는 경로)와 획득 미디어(earned media: 브랜드 애호가들의 모임과 같이 고객이 직접 만들어내는 경로)도 고려해야 할 때가 됐다. 또한 ‘비운전 지출(nonworking spend: 다양한 경로에서 활용할 콘텐츠의 창조 및 관리, 감시나 참여를 위해서 필요한 인재와 기술)’에 할당되는 예산도 늘려야 한다.

시범 프로그램 도입

깔때기에 비유하는 전략을 버리고 소비자 의사결정 여정을 활용하는 전략을 도입하려면 3부문에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첫째, 소비자의 의사결정 여정을 이해해야 한다. 둘째, 우선 순위를 둬야 할 접점을 결정하고 해당 접점을 활용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셋째, 우선순위에 따라 자원을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조직의 관계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할 수도 있다.

A사는 맥킨지(McKinsey & Company)의 고객이자 세계적인 가전제품 업체다. 자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는 높지만 구매 시점이 가까워지면 소비자들이 구매대상에서 자사 브랜드를 제외시키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깨달은 A는 소비자 결정 여정 분석에 돌입했다. 어떤 지점에서 고객이 A 브랜드에 대한 흥미를 잃는지,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명확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마케팅 지출 할당을 위해 그동안 A가 활용해 온 미디어 믹스(media mix) 모델로는 다양한 접점이 갖고 있는 각각의 목표를 모두 고려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었다. 각각의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적 마케팅 투자도 어려웠다.

A는 하나의 시장에서 단 하나의 사업부에만 소비자 의사결정 여정 기반 접근방법을 시범적으로 적용해보기로 결정했다. A가 채택한 전략은 중요한 신형 텔레비전 모델을 출시하는 방식이었다. A의 최고 마케팅 담당자는 협동을 장려하고 적극적인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첫 단계에서부터 고위관리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A의 디지털 마케팅 부사장은 마케팅, 시장 조사, IT, 재무 등 조직 내 다양한 부문에서 선발한 대표들로 팀을 꾸리는 등 시범 프로젝트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새로 꾸려진 팀은 텔레비전을 구매하는 소비자의 결정 여정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무엇을 하고, 무엇을 보고, 무엇을 말하는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3개월에 걸쳐 심층 시장조사를 진행했다.

무엇을 보는가 A의 프로젝트팀은 소비자의 경험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몇몇 쇼핑객을 고용해 각자 다른 임무를 맡겼다. 가령 새로 이사 갈 집에 설치할 텔레비전을 찾는 일, 침실에 놓아 둘 소형 텔레비전을 찾는 일, 친구 집에 놓여 있는 텔레비전을 관찰한 후 온라인에서 관련 정보를 찾는 일 등을 부탁했다.


연구 결과, 소비자의 구매 방식에 관한 통념 중 일부가 사실로 드러났다. 하지만 A가 오랜 기간 의존해왔던 가정 중 일부가 완전히 뒤집혔다. 필자와 동료들은 연구를 통해 텔레비전 광고, 매장 내에서 제품을 훑어보는 행위, 직접적인 구전 등 오프라인 경로가 고려 단계에서만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려 단계에서 소비자들이 몇 안 되는 제품 및 브랜드를 염두에 두고 있을 수도 있다. 이때 과거의 경험이 소비자의 의견 형성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고려 단계에서 소비자의 태도와 고려 대상은 너무도 쉽게 변한다. 과거에는 평가 단계에 접어든 소비자들이 검색 엔진을 뒤지는 데서부터 출발하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곧바로 아마존닷컴(Amazon.com)을 비롯한 소매 사이트로 달려갔고, 제품 비교 정보, 소비자와 전문가가 매긴 평점, 시각 정보 등이 풍부한 이들 사이트는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3

대부분의 기업들이 디지털 지출의 상당 부분을 투입하는 제조업체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소비자는 10%도 채 되지 않았다. 프로젝트팀은 고려 단계에서 디스플레이 광고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가격인하 정보가 포함돼 있거나 구매 단계에 근접했을 때에만 디스플레이 광고를 클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여전히 직접 매장을 방문해 물건을 구매하지만 소매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한 후, 직접 배송을 받거나 매장을 방문해 물건을 받아오는 방법을 택하는 경우도 점차 증가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구매를 한 후에 수많은 브랜드와 적극적인 관계를 맺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깔때기 모델에서는 향유-지지 단계가 완전하게 배제된다. 구매 후 브랜드와 적극적인 관계를 맺는 소비자는 소셜네트워크에서 자신의 구매 이야기를 늘어놓고 온라인상에서 브랜드와 관련이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할 때가 많다. 특히 물건을 구매한 후 소매업체로부터 e메일을 받을 때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이런 고객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조언이 필요할 때 제품에 관한 의견이 올라와 있는 후기 사이트의 도움을 종종 받는다.

무엇을 보는가 A의 프로젝트팀은 소비자의 경험을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몇몇 쇼핑객을 고용해 각자 다른 임무를 맡겼다. 가령 새로 이사 갈 집에 설치할 텔레비전을 찾는 일, 침실에 놓아 둘 소형 텔레비전을 찾는 일, 친구 집에 놓여 있는 텔레비전을 관찰한 후 온라인에서 관련 정보를 찾는 일 등을 부탁했다.

쇼핑객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내용과 A의 브랜드를 경쟁업체의 브랜드와 비교한 내용을 들려줬다. ‘검색엔진에서 A의 텔레비전에 관한 어떤 이야기를 발견했는가?’ ‘소매업체 웹사이트에서 A의 텔레비전이 얼마나 눈에 띄었는가?’ ‘소비자들이 올려놓은 의견을 보면 A의 텔레비전이 어떻게 평가돼 있는가?’ ‘A의 텔레비전에 관한 정보가 얼마나 철저하고 정확한가?

결과는 걱정스러웠다. 텔레비전 브랜드와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는 쇼핑객들은 매우 분열적인 경험을 했다. A의 브랜드건, 경쟁업체의 브랜드건 그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페이지 디자인과 모델 번호는 바뀌는데 관련 정보는 바뀌지 않아 링크가 제대로 걸리지 않는 상황이 태반이었다. 좋은 평가 내용이 많았지만 정작 소매업체의 웹사이트에서 제품에 관한 의견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뿐만 아니라 A의 브랜드가 검색엔진 내 텔레비전 카테고리에서 첫 페이지에 등장하는 일도 드물었다. 링크가 깨질 때가 많은 것도 한 원인이었다.

11 조사를 실시했을 때에도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방문하는 사이트나 매장에 따라 모든 브랜드의 모델 넘버, 제품 사양, 판촉 여부가 달랐다고 말했다. 심지어 제품 사진이 다르기도 했다. 평가 단계 동안 온라인에서 특정한 텔레비전 브랜드를 고려했던 쇼핑객 중 3분의 1이 정보 불일치에 혼란과 좌절감을 느껴 구매 단계에서 매장을 떠났다. 

텔레비전이라는 카테고리 전반에서 결정 여정이 파괴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따라서 A는 고려 단계에서부터 구매 이후의 단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통합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만 했다. 사실 텔레비전이라는 카테고리 전반에서 그런 문제가 나타나고 있었기 때문에 통합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만 있다면 경쟁우위 확보에 매우 유효했다. 달리 말하면 통합적인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면 다른 접점을 둘러싼 전장에서 승리한다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무엇을 말하는가 마지막으로 A의 프로젝트팀은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자사 브랜드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중점적으로 관찰했다. 프로젝트팀은 소셜미디어 감시 도구를 활용해 소비자들이 자사 제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이 사용하는 핵심적인 단어를 찾아냈다. 그 후 깊은 혼돈에 빠졌다. 텔레비전과 관련된 전문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에 토론 참가자들이 엉뚱한 답을 내놓기 일쑤였다. 제품 평가와 소비자 추천이 유용하고 포괄적인 논의로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평가가 좋지 않을 때에는 소비자들 간의 대화가 오히려 자기강화적인 소용돌이로 변질되기도 했다. A사의 홍보 전략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은 소비자들조차 A의 브랜드에 대해서는 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평가 단계에서 온라인 지지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브랜드에 관한 언급 자체가 없다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였다.

조치를 취하기 위한 노력

A는 분석을 통해 마케팅을 할 때 어떤 부분을 강조해야 할지를 정확히 찾아냈다. 우선 텔레비전을 시범적으로 출시하면서 과거 유료 미디어에 집중됐던 지출 중 상당 부분을 다른 경로로 이동시켰다. A의 마케팅팀은 자사 웹사이트에 자사의 텔레비전 브랜드를 판매하는 여러 소매업체 사이트를 링크한 다음 링크가 오류 없이 연결되도록 소매업체들과 긴밀하게 협력했다.

무엇보다 클릭 동향 분석(click stream analysis)을 통해 평가 단계에서 A사 제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접점이 아마존이라는 사실을 찾아냈다. 마케팅팀은 아마존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판매팀과 협력해 아마존을 찾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콘텐츠와 링크를 만들었다. A의 마케팅팀은 소비자 사이의 구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온라인상에서 제3자가 올려놓은 긍정적인 의견을 확산시켰다. 전통적인 미디어를 활용해 홍보와 사회적 경험이 포함돼 있는 온라인 환경으로 소비자를 유도했다.

마케팅팀은 소비자가 구매를 한 후에도 브랜드와 관계를 유지하고 계속해서 지지의 뜻을 내보일 수 있도록 온라인 커뮤니티 전략, 경연대회, e메일 홍보 등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마지막으로 일관성 없는 설명과 구매 시점에서 잠재적인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떨어뜨리는 메시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콘텐츠 개발 시스템 및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A의 새로운 소비자 의사결정 여정 전략이 판매에 도움을 줬을까? 신형 텔레비전은 마케팅 담당자들의 기대를 훨씬 웃돌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아마존닷컴 사이트에서 최고의 인기 상품으로 등극했고 A의 여러 제품 중 소매매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자랑했다.

고객 경험 계획

앞서 살펴본 가전제품업체 A처럼 소비자 결정 여정을 자세히 관찰한 결과 고객에게 일관성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계획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브랜드 자체의 경계를 확장할 필요가 있을 때도 있다. 고객 경험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은 기업의 제품, 목표 고객집단, 홍보 캠페인 전략, 미디어 믹스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계획을 제대로 실행하기만 하면 소셜미디어에서 이뤄지는 논의에서부터 매장 내 쇼핑 경험, 제조업체 및 소매업체와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에 이르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자각할 수 있다.

애플(Apple)은 제품에 관한 어렵고 복잡한 전문 용어를 없앴다. 설명도 일관성 있게 정렬했고, 설명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많은 동영상도 제작했다. 고객 서비스를 위해 오프라인에서 지니어스바(Genius Bar)도 운영했다. 이 모든 노력 덕에 애플은 모든 접점에서 완전한 일관성, 정확성, 통합을 이뤄낼 수 있었다.

나이키(Nike)도 ‘그냥 할 것(Just Do It, 나이키의 홍보 문구)’을 소비자들에게 권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실천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사용자의 운동 데이터를 기록하고 전송하는 나이키 플러스(Nike +) 용품을 내놓고, 전 세계에서 기금 조성을 위한 달리기 대회를 열고, 맞춤형 온라인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이다. 특히 나이키라는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는 구매로 인해 시작되거나 끝나는 게 아니다. 일본에서는 수백만 명의 소비자들이 맥도날드(McDonalds)의 휴대전화 메시지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이 서비스를 통해 할인 쿠폰, 경연대회 참가 기회, 특별 행사 초청, 기타 독특한 맥도날드만의 콘텐츠 등을 포함한 맞춤형 메시지를 고객의 휴대전화로 전송한다.

애플, 나이키, 맥도날드 등이 고객과 관계를 맺어나가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모든 전술을 활용하는 건 아니다. 이들은 제품 카테고리, 브랜드 포지션, 경로 관계 등을 고려해 맞춤형 접근법을 활용한다. 애플은 아직 고객 데이터를 심층 분석해 고객 개인인의 특성이 반영돼 있는 메시지를 제공하고 있지는 않다. 검색 엔진에서 나이키의 존재는 그리 두드러지지 않는다. 맥도날드는 회사 웹사이트를 활용하기 위해 그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다. 하지만 애플과 나이키, 맥도날드는 명료한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신중한 결정을 내렸다.

마케팅의 새로운 역할

통합적인 고객 경험을 지원하는 소비자 결정 여정 중심적인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하려면 마케팅 부서가 새로운 역할이나 좀 더 커다란 역할을 맡아야 한다. 아직 마케팅 부서에 맡길 새롭고 포괄적인 역할을 완전히 개발한 기업은 없다. 하지만 필자가 컨설팅을 해줬던 가전제품 업체를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그런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필자는 향후 다음 3가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정자 소비자 접점의 상당수가 회사 웹사이트, 제품 포장, 고객 서비스, 판매 부서 등 소유 미디어 경로에 해당된다. 이런 접점들은 마케팅 부서가 아니라 조직 내 다른 부서의 관리하에 있다. 맥킨지의 고객이자 내구 소모재 제조업체인 B는 이런 경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깨달음을 바탕으로 자사의 소유 미디어 기능을 최고 마케팅 담당자의 권한 아래 두었다. 최고 마케팅 담당자에게는 여러 소유 미디어 기능을 조정할 책임이 주어졌다. B의 최고 마케팅 담당자는 전통적인 마케팅 방식과 디지털 마케팅 방식을 모두 활용해 고객 서비스, 시장 조사, 제품 인쇄물 디자인, 제품 등록, 보장 프로그램 등을 관리하고 있다.

발행인과 ‘콘텐츠 공급망’ 관리자 마케팅 담당자들이 생산해내는 콘텐츠의 양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발행인이 되기도 한다. 혹은 실시간 멀티미디어 운영자가 되기도 한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모든 제품과 관련된 마케팅, 판매, 서비스를 위해 동영상을 제작하고, 쿠폰과 기타 홍보 내용을 제작해 소셜미디어를 통해 배급한다. 고객이 온라인상에서 자동차를 ‘만들고’ 자동차의 가격을 매길 수 있도록 돕는 도구 등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소비자의 결정을 돕는다.

맥킨지의 다른 고객이자 소비재 판매업체인 C는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20건이 넘는 파티와 30개가 넘는 접점을 포함해 160개의 콘텐츠를 개발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주의 깊은 조정 과정 없이 이토록 많은 양의 자료를 생산하다 보니 자연히 효율성이 떨어졌고 일관성 없는 메시지가 등장해 브랜드를 손상시켰다. 필자와 동료들은 최우수 사례를 찾는 과정에서 소수의 기업들이 콘텐츠 공급망을 관리하고 응집력 있는 소비자 경험을 만들어내기 위해 필요한 역할 및 시스템을 구축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C가 깨달았듯 아무런 계획 없이 무분별하게 메시지를 남발하면 소비자 결정 여정이 중단될 수 있다. 필자와 동료들은 연구를 통해 마케팅 부서가 최고 발행 책임자의 역할(제품 관련 콘텐츠의 생성 및 흐름을 합리화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는 기업에서는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를 더 명료하게 이해하고 특정 제품의 특징을 더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역할을 맡고 있는 마케팅 부서는 자사의 마케팅 콘텐츠에 더 민첩하게 대처해서 마케팅 콘텐츠를 판매직원 훈련용 동영상에 반영하거나, 소비자 결정 여정을 개선하기 위해 활용한다.

시장의 지능형 리더 점점 더 많은 접점이 디지털화되면서 소비자 의사결정 여정을 이해하고 소비자의 경험을 짜맞추기 위해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에서 데이터와 관련 예산의 수집 및 관리를 맡고 있는 건 IT 부서다. IT 부서는 오래전부터 운영 효율성 개선에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에 자원을 마케팅 목표에 할당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략적, 재무적 관점이 부족하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마케팅 부서가 마케팅 데이터를 관리하기에 적합하다. 세계적인 대형 은행 D는 이에 관한 새로운 방안을 마련했다. D는 고객을 응대하는 모든 부서에서 직원을 선발해 디지털관리위원회(Digital Governance Council)를 신설했다. 디지털관리위원회를 총 지휘할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은 마케팅 전략을 설명하는 최고 마케팅 담당자다. 마케팅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방안을 나열하고 위원회로부터 통솔을 받고 자금을 할당 받는 최고 정보 담당자도 디지털 관리 위원회에 참여한다.

필자와 맥킨지의 동료들은 마케팅 부서가 고객에 관한 통찰력을 조직 전반에 분산시키는 과정에서 점차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예를 들어 소비자 결정 여정을 지나는 동안 고객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발견하면 제품 개발이나 서비스 프로그램에 커다란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마케팅 부서는 조직 내에서 적절한 사람들을 모아서 그동안 쌓아온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실행에 옮겨야 하며 회사 전체가 노력에 동참할 수 있도록 후속 방안도 관리해야 한다.

여정의 시작

필자와 동료들의 조언을 받아 이 길을 걷고 있는 기업들은 협소한 영업 부문이나 협소한 지역(혹은 둘 다) 내에서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 범위가 좁아야 하나의 소비자 결정 여정을 명료하게 이해한 다음 전략과 자원을 적절하게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지역적인 차원에서 완전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직면한다. 콘텐츠 관리 시스템을 지원하기 위해 회사 전체의 인프라를 새롭게 구축해야 할 때도 있다. 범위가 제한적인 전략에 맞추어 소셜미디어 프로그램 설계를 변경해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연구를 진행하던 중 최고 마케팅 담당자가 경영팀보다 앞서 시범 프로젝트를 옹호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하의상달 방식의 시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시에 최고 마케팅 담당자의 지휘 아래 여러 부서를 아우르는 문제, 인프라 관련 문제, 조직적인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상의하달 방식의 전략을 공동 추진할 때 가장 뛰어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에는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수정하고 프로젝트의 규모를 조정할 수 있도록 진행 과정, 성공, 실패 여부를 정확하게 포착해야 한다. 소비자 결정 여정 전략이 확대된다고 마케팅 전략의 기본 구성이 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장과 제품에 따라 구체적인 전술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가전제품 제조업체 A는 동아시아에서 소비자 결정 여정 전략을 도입했다. A는 접점 분석을 통해 동아시아의 소비자들이 서양 소비자에 비해 블로그나 후기 사이트에 의견을 남기는 걸 더욱 좋아하는 편이지만 제조업체나 소매업체의 웹사이트에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아시아의 소비자들이 이런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은 제조업체나 소매업체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온라인 구매를 꺼리는 편이다. 하지만 구매시점에 자세한 제품 정보를 얻기 위해 바코드 인식기와 같은 휴대전화용 응용 프로그램을 더욱 열심히 활용한다.

디지털 시대에 마케팅 전문가를 괴롭히는 건 점진적 변화가 아니라 근본적 변화다. 소비자 의사결정 여정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중요하지 않은 때는 없다. 하지만 디지털 접점의 경이적인 범위, 속도, 상호성 등으로 인해 브랜드 경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일 자체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즉 경영진 수준의 고위관리자가 브랜드 경험의 중요성을 이해해야만 한다. 새로 생겨나는 신생업체에서 설립자가 이런 역할을 맡은 사람에게 필요한 비전을 제시하고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힘을 부여하는 기업도 많다. 기존 업체에서도 이런 노력을 주도할 사람이 필요하다. 이제 최고 마케팅 담당자가 리더의 역할을 맡아 경영팀에서 한층 강력한 지위를 구축하고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이 기업 전략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때다.

번역 |김현정 jamkurogi@hotmail.com

데이비드 C. 에델먼

 

데이비드 C. 에델먼(David C. Edelman, david_edelman@mckinsey.com)은 맥킨지앤컴퍼니의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전략(Global Digital Marketing Strategy) 사례 공동 책임자다.

 ※<HBR in DBR>에 소개된 기사는 HBR Korea 창간(2014년 03월) 이전에 DBR에 실렸던 번역 기사로 HBR Korea에게 다운로드 관련 저작권이 없습니다. PDF다운로드가 불가하오니 이 점 양해바랍니다.

  • 디지털서비스
    1년 150,000원

    디지털서비스란

    신청하기

마케팅 다른 아티클

무료 열람 가능 아티클 수 0/1 회원가입 | 서비스상품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