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월(합본호)

과대평가된 '고객충성도'에 현혹되지 말라
로저L.마틴(Roger L. Martin),A.G. 래플리(A.G. Lafley)

 

 

 

36_img1

 

 

과대평가된고객충성도에 현혹되지 말라

 

그 대신 습관에 집중하라

 

A.G. 래플리와 로저 L. 마틴이 설명하는 누적우위 이론

36_img2

 

아이콘이란?

오른쪽에 있는 인스타그램 아이콘은 왼쪽의 아이콘에 이미 친숙한 네티즌들에게 혹평을 받았다. 인스타그램은 전통적인 카메라 이미지가 그런 카메라를 소유해 본 적이 없는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에게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이런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

 

IN BRIEF

 

문제점

기존 제품의 새 버전을 시장에 선보인 직후에 열기가 금방 식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매력적이고 의미 있는 최신형 제품이라도 말이다.

원인

고객들은 제품을 고르는 데에 정신적 에너지를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

해결책

고객의 습관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혁신 제품을 기존 제품과 단절시키기보다는 기존 브랜드의 연속선상에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2016년 늦은 봄 페이스북 카테고리 상위에 있는 사진공유 애플리케이션 인스타그램은 1억 명 이상의 기존 사용자들에게 이미 친숙하게 느껴지는 복고풍 카메라 아이콘을 버리고 밋밋한 현대적 디자인으로 교체했다. 인스타그램 디자인팀장은 새 아이콘이카메라를 암시한다고 소개했다. 경쟁 애플리케이션인 스냅챗의 위협이 점차 커지고 있던 시기였다. 인스타그램 디자인팀장은 아이콘 교체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기존 아이콘이더이상 인스타그램 공동체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보고,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세계적인 마케팅전문지 <애드위크>가 내놓은 분석은허접한 모조품 같은 인스타그램의 새 로고.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을까?’라는 기사 제목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누구도 원하지 않은 인스타그램의 로고 변경이라는 제목의기사에서 인터뷰한 디자이너들은 인스타그램의 새 아이콘을정말 경악스럽다’ ‘너무 흉하다’ ‘쓰레기라고 평하고, 변경된 디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 수년간 기존 로고로 시각적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고 사용자들에게 인스타 앱 아이콘을 누르도록 길들여 왔는데, 그렇게 이어오던 고유의 방식을 이제 와서 한꺼번에 폐기해버리고 스타버스트[1]를 휴대폰 홈스크린에 옮겨놓은 듯한 버전처럼 보이는 새 아이콘을 채택했다.”

 

이런 디자인 변화로 인해 인스타그램의 수익이 실질적으로 타격을 입을지 예측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 하지만, 리브랜딩이나 리런칭 이후 이 같은 반발에 직면한 회사는 인스타그램이 처음이 아니다. 코카콜라가 뉴코크[2]로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유명한 일화와 마찬가지로 펩시의 모기업인 펩시코는 아스파탐을 첨가하지 않은 다이어트펩시를 내놓았지만 쇄신에 실패하고 결국 엄청난 수익 손실을 안은 채 변경을 철회해야 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흥미로운 의문이 생긴다. 잘나가던 기업이 과감한 리브랜딩의 유혹에 빠지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큰 위기에 봉착한 기업이 이런 전략에 끌린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인스타그램, 펩시코, 코카콜라는 그런 경우와는 거리가 멀었다.(젊은층 사이에서 시장점유율이 특히 높은 스냅챗이 사용자들에 친숙해진 유령 아이콘을 계속 고수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미리 밝혀 두자면, 이 글의 저자 중 한 명인 A.G. 래플리는 스냅챗 이사회에 속해 있다.)

 

우리는 이 질문의 답이 경쟁우위의 본질을 크게 오해한 데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대부분의 최신 전략이론들은 오늘날 업계의 빠른 변화속도 때문에(특히 애플리케이션 업계의 변화속도는 특히 두드러질 텐데) 그 어떤 경쟁우위도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따라서 기업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경쟁상품들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해 그 어느 때보다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대의 흐름에 적절히 대응하고 우위를 지켜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인스타그램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었을 따름이다. 즉 선제적으로 변화를 실천했을 뿐이다.

 

한발 앞선 생각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에 반하는 증거들이 수없이 많다는 점 역시 사실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뱅가드, 이케아의 사례를 한번 살펴보자. 이들은 1996 HBR에 실린 마이클 포터의 대표적인 논문전략이란 무엇인가?’에서 오래 지속되는 경쟁우위를 보유한 기업의 모범으로 언급된 바 있다.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들은 해당 업계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업 전략과 브랜딩 측면에서도 기존 방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이 잠시 휘청거리거나 일부 신흥기업의 공세에 무너질 수도 있겠지만 이 공룡 기업들이 경쟁우위를 쉽게 잃을 것 같지는 않다. 조금 더 피부에 와 닿게 얘기하자면(참고로 이 글의 저자 중 한 명이 P&G 출신이다) 지난 50년 동안 타이드나 헤드앤드숄더의 우위가 지속 가능했던 적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동안 이 브랜드들을 담당했던 관리자들의 귀에는 이상하게 들릴지 모른다.(유니레버에서 도브 샴푸와 헬만스 마요네즈 같은 장수상품을 관리했던 이들도 틀림없이 같은 기분일 것이다.)

 

 

[1]미국 제과회사 리글리에서 생산하는 직사각형 형태의 말랑말랑한 과일맛 캔디

[2]코카콜라가 1985년 경쟁사 펩시에 대항해 단맛은 더하고 톡 쏘는 맛을 줄여 출시한 콜라

 

 

이 글에서 우리는 현대 행동과학 연구를 토대로 경쟁우위를 지속시키는 요인에 관한 이론을 제시하자 한다. 이 이론으로 인스타그램의 실수와 타이드의 성공 같은 사례를 모두 설명할 수 있다. 우리가 주장하는 바는 기업이 고객에게 완벽한 선택을 제공하는 대신 쉬운 선택을 제공해야 실적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가치 제안을 성공적으로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고객을 계속 끌어들인다는 보장을 할 수는 없다.

 

이 글에서 제시하는 대안적인 관점에 의하면 고객을 유지하는 비결은 고객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보나 정서적으로 봤을 때 가장 적합한 제품이라는 우월한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 고객의 니즈 변화에 끊임없이 맞춰가는 게 아니다. 오히려 고객이 다른 제품을 선택하지 않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누적우위라는 걸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 돼야 한다.

 

우선 사람들이 쇼핑을 할 때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자.

 

습관의 동물

일반적으로 경쟁우위라고 하면, 성공적으로 사업을 꾸려가는 기업들이 시장에서의 위치를 정하고 특정한 소비자군을 타깃으로 삼아 그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활동을 꾸려가는 걸 생각한다. 그 목표는 가치 제안과 고객의 니즈를 일치시켜 고객이 구매 활동을 반복하게 하는 것이고 말이다. 다시 말해 보다 독특하고 개인 니즈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경쟁자들을 물리쳐야 기업이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정의에는 소비자들이 신중할 뿐더러 어쩌면 합리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소비자들이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이유로는 아마도 감성적 요소가 꼽힐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의 구매 행위에는 언제나 지각 있는 논리가 어느 정도는 작용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런 논리를 잘 파악하고 그에 제대로 대응하는 전략이 좋은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매 결정이 의식적인 선택에서 비롯된다는 발상은 대부분의 행동심리학 연구 결과에는 반한다. 인간의 뇌는 분석적인 기계처럼 정보의 구멍을 채우지 못한다고 한다. 그 대신에 시끄럽고 불완전한 바깥 세상의 정보를 받아들이고 부족한 정보는 과거 경험에 기초해 재빨리 채워 넣는다. 이런 과정의 산물이 바로 직관이다. 직관은 깊이 생각할 겨를 없이 단시간에 머릿속에 떠오르고 행동으로 옮길 정도로 강렬한 생각, 견해, 선호를 말한다. 그러나 직관이 단순히 빈 자리를 메우는 무엇인가가 인간의 직관적 판단을 좌지우지하는 건 아니다. 직관적 판단은 빈 자리 메우기 과정이 신속하고 수월하게 처리되는 정도에 강하게 영향 받는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처리 유창성processing fluency이라고 부른다. 우리가마음이 내켜서어떤 결정을 내린다고 할 때 그 결정에 이르는 과정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법이다.

 

처리 유창성 자체는 반복적인 경험의 산물이다. 경험의 빈도가 늘어남에 따라 처리 유창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어떤 사물에 사전에 노출되면 그 사물을 인지하고 식별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어떤 사물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 그 사물을 인식하는 데 필수적이지 않은 특성들을 코드화하는 뉴런은 그 사물에 대한 반응 강도를 약화시키며, 신경망은 점점 더 선별적이고 효율적으로 사물을 인식하게 된다. 다시 말해 반복적인 자극은 지각식별역치(閾値)[3]를 낮춰 주의를 덜 기울여도 인식이 가능하게 해주고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그 사물의 이름을 대거나 읽을 수 있게 해준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새로운 자극보다 반복적인 자극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가 선택한 제품이 선택받지 못한 제품과 비교해 갖는 우위는 그 제품을 구매할 때마다 점차 축적된다.

 

요약하자면 인간의 뇌 작용에 대한 연구 결과는 사람의 마음은 의식적으로 마음을 쓰는 방식은 물론이고 다른 어느 무엇보다도 반사적으로 판단하는 방식을 더 좋아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선택의 기로에서 뇌는 같은 결정을 계속 반복하고 싶어할 것이다. 타이드의 세척력이 뛰어나다고 뇌가 인식하기 시작하고 매장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타이드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뇌는 자연스럽게 타이드를 재구매하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시중에서 잘나가는 제품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게 제일 손쉬운 결정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어떤 유통경로를 통해 제품을 구매하든 그런 제품이 가장 많이 눈에 띌 테니 말이다. 슈퍼마켓이나 대형 할인매장이나 약국에 가면 이런 제품이 매대를 장악하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아마도 구매자는 이전에도 바로 같은 매대의 같은 칸에서 그 제품을 골라온 적이 있을 것이다. 그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는 건 가장 쉬운 일이다. 게다가 그 브랜드 제품을 살 때마다 구매 결정은 갈수록 쉬워진다. 뇌도 그런 행동에 맞장구를 칠 테고 말이다.

 

한편 이전에 사보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는 일은 조금씩 어려워지고, 구매활동을 할 때마다 그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진다. 물론 구매한 제품이 소비자의 기대를 계속 충족시켜주는 한 그렇다는 얘기다. 이런 논리는 제조업 중심의 구경제만큼이나 첨단·기술 IT산업이 주도하는 신경제에서도 유효하다. 페이스북을 개인 컴퓨터의 시작페이지로 설정하면 사용자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모든 면면에 완전히 익숙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영향은 상점에서 타이드 세제로 도배된 진열장을 마주칠 때만큼이나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대형 브랜드, 접하기 쉬운 브랜드를 구매하는 행위는 시간이 흐르면서 시장점유율상의 우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순환고리를 생성한다. 소비자가 어떤 제품·서비스를 선택하고 사용할 때마다 선택 받은 제품·서비스가 그렇지 못한 제품·서비스와 비교해 갖는 우위가 점차 축적된다.

 

 

[3]각 단어가 짧은 시간 동안 제시되어도 그 단어를 식별할 수 있는 식으로 자극을 알아차리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자극 양

 

 

구매 결정을 의식적으로 재고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누적우위의 증가에 제동을 걸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30년 전을 되짚어보면 당시 수익성 좋은 미국 세탁세제 시장에서 타이드의 시장점유율은 유니레버의 서프를 33% 28%로 앞서 있었다. 소비자들은 느리지만 확실하게 서프보다 타이드를 선호하는 습관에 길들여져 있었다. 해가 갈수록 이런 습관의 차이는 더 커지고 시장점유율 격차도 더 벌어졌다. 2008년 유니레버는 세탁세제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자사 브랜드를 자체상품(PL)[4] 세제 제조업체에 매각했다. 현재 타이드는 40%를 상회하는 시장점유율로 미국 세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2위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10%를 밑돌고 있다.(이런 환경 속에서도 소형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박스글고객의 변덕 덕분에 얻는 뜻밖의 이점을 참조.)

 

고객의 변덕 덕분에 얻는 뜻밖의 이점

 

소비자가 습관의 노예라면 소비자를 자신의 이성적 니즈나 정서적 니즈를 충족해주는 특정 브랜드에 의식적으로 애착을 보인다는충성고객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사실 소비자는 많은 마케팅 담당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변덕스럽다. 충성고객 덕을 많이 보고 있다고 짐작되는 브랜드의 충성도 점수가 실제로는 낮은 경우도 종종 있다.

 

이를테면 미국 치약시장을 주도하는 콜게이트, 크레스트의 시장점유율은 75% 수준이다. 두 제품 모두에 대한 소비자들의 충성도는 50% 수준이다. 즉 이들이 1년에 구매하는 모든 치약 가운데 특별히 선호하는 브랜드의 치약을 구매하는 경우가 50% 정도 된다는 얘기다. 메인 주를 근거지로 한 틈새 브랜드인 톰스치약은 천연 치약을 취급하는데, 시장점유율이 1%에 불과하지만 이 브랜드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는 굉장히 강하다고 여겨진다. 데이터를 들여다 보면 그 1%의 고객들이 대부분 재구매자로 나타날 것이라고 지레 짐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톰스 제품에 대한 고객충성도는 겨우 25%. 대형 브랜드 수준의 절반에 불과한 셈이다.

그렇다면 톰스치약 같은 비주류 브랜드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뜻밖에도 대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50%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이따금씩 이런 틈새 브랜드가 망하지 않을 만큼 제품을 구매해 준다는 데에 있다. 하지만 소형 브랜드가 친숙함의 장벽을 극복할 수는 없으며, 전혀 새로운 브랜드가 제품 카테고리에 진출해 1위에 등극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소형 비주류 브랜드가 확고한 토대를 구축한 상위 제품의 자리를 빼앗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고객의 선택을 유도하는 보완책

소비자가 순전히 무의식적으로 구매 결정을 한다거나 고객에게 제안하는 가치의 질이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려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사람들이 처음에 어떤 제품을 살 때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리고 신기술이나 새로운 규제로 인해 기업이 제품가격을 대폭 낮추거나 제품에 새 기능을 추가하거나 고객 니즈에 맞는 전혀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해 고객이 그 제품을 사볼까 고려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사업 분야와 성공 방안을 고심하는 일은 전략에 있어서 여전히 핵심적인 부분이다. 같은 고객층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다른 업체들보다 우월한 가치를 제안할 수 없는 기업은 더 나아갈 기반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성공적으로 안착한 기업이 초기 경쟁우위를 확장하고 싶다면선택보다는습관을 제안하는 데 투자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기업이 자사의 제품·서비스를 고객이 직관적으로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게 만듦으로써 초기 경쟁우위를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하나의 보호막layer을 누적우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누적우위를 쌓지 않는 기업은 누적우위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쟁기업에 추월당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 사이트 마이스페이스가 좋은 예다. 마이스페이스의 실패는 경쟁우위가 본질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로 자주 인용된다. 하지만 우리가 이 사례를 해석하는 관점은 조금 다르다.

 

2003 8월 오픈한 마이스페이스는 2년 만에 미국 최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로 성장했고, 2006년에는 구글을 추월해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사이트가 됐다. 그런데 단 2년 만에 페이스북에 추월당했다.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의 치열한 경쟁 끝에 마이스페이스는 결국 2011 3500만 달러에 매각됐다. 2005년 뉴스코퍼레이션이 마이스페이스를 인수하기 위해 지불한 5 8000만 달러에 비하면 극히 적은 금액이었다.

 

마이스페이스는 왜 몰락했을까? 우리는 그 원인이 마이스페이스가 누적우위를 갖추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데 있다고 본다. 우선 마이스페이스는 사용자들이 자기 스타일에 맞게 웹 페이지를 꾸밀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방문자가 볼 때 모든 페이지가 제각각이었다. 광고는 어지럽게 배치돼 있었다. 게다가 선정적인 광고까지 허용한 탓에 규제기관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뉴스코퍼레이션이 마이스페이스를 인수한 뒤, 마이스페이스가 광고 밀도를 높여 사이트가 더 어수선해져 버렸다. 또 마이스페이스는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새로운 기능을 내놓았는데,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이를 두고어지러울 정도로 많은 기능들: 인스턴트 메시징, 벼룩시장 프로그램, 동영상 플레이어, 음악 플레이어, 가상 노래방 기계, 셀프서비스 광고 플랫폼, 프로필 편집 도구, 보안 시스템, 개인정보 필터, 마이스페이스 북 리스트 등등이라고 묘사했다. 이처럼 마이스페이스는 사용자들이 무심코 클릭해 방문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보다는 끊임없이 변화를 가해 사용자들이 사이트에 익숙해질 틈을 주지 않고 다음에 또 뭐가 생길지 몰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잠재의식적인 불안까지 초래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이번에는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의 행보를 비교해 보자. 페이스북은 오픈 첫날부터 누적우위를 구축해 왔다. 초기의 페이스북이 마이스페이스에 없던 몇 가지 매력적인 기능들을 제공해 고객들에게 양질의 가치를 제안한 데 따른 효과도 작용을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페이스북의 성공 요인은 페이스북이 그 외형과 분위기를 일관되게 유지했다는 점이다.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의 융통성 없는 기준을 따를 뿐 페이스북 자체는 어떤 기준이나 다른 경쟁자를 따르지 않는다. 데스크톱 기반 페이스북을 모바일 기반으로 확대한 결단은 이제 널리 알려진 사례가 됐는데, 당시에도 페이스북은 모바일 경험과 데스크톱 경험 사이의 일관성을 유지하려고 특별히 신경을 썼다.

 

물론 페이스북 기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이따금씩 디자인을 변경해 왔고, 그때마다 뒤이은 혹평을 견뎌야 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에 도입된 신규 서비스들은 대체로 편안함과 익숙함을 해치지 않는다. 그리고 새로운 기능을 선보인 초기에는 변경사항 반영 여부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한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 페이스북이라는 이름이 대학 졸업앨범 같은 익숙한 대상을 떠오르게 하는 반면 마이스페이스라는 명칭이 상기시키는 익숙한 대상은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페이스북은 익숙함을 구축함으로써 누적우위를 활용해 세계에서 가장 중독성 있는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이 아이콘을 바꾸기로 했다는 소식이 더욱 더 당황스러운 것이다.

 

 

[4]유통업체가 제조업체에 주문해 생산한 상품에 자사의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자체개발 상품을 뜻함. PB(Private Brand) 상품이라고도 한다.

 

 

누적우위를 구축하기 위한 필수원칙

마이스페이스와 페이스북은 지속적인 우위가 가능하지만 반드시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다면 제2의 마이스페이스가 누적우위라는 보호막을 생성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확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에 소개하는 네 가지 기본 원칙을 따르면 된다.

 

1. 초반에 기세를 몰아야 한다.

전략에 관한 훌륭한 선행연구들을 통해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 그다지 새로울 게 없고,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창업자 브루스 헨더슨의 사상에서도 잘 드러나 있는 원칙이다. 헨더슨은 누적생산량이 비용에 미치는 이점에 특히 주목했다. 지금은 무척 유명해진 경험곡선의 논리다. 이는 한 기업이 어떤 것을 만드는 경험이 늘어날수록 그 기업의 비용관리가 점점 효율적이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헨더슨은 기업들이 초기에 가격을 공격적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경험곡선이 시작되기 전에 말이다. 그렇게 해서 충분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면 기업은 비용을 낮추고 상대적 점유율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그의 이론이 암시하는 바는 명확했다. 초반에 점유율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마케팅 담당자들은 오랜 세월에 걸쳐 초반에 성공을 거두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이해해 왔다. 급성장하는 세탁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세탁세제 타이드는 P&G 브랜드 가운데 가장 호평을 받고 가장 성공적이며 수익성이 제일 높은 브랜드 중 하나다. 1946년 이 브랜드의 제품이 처음 선보인 즉시 타이드 광고는 해당 제품 카테고리 내에서 가장 많이 노출됐다. 그리고 P&G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세탁기에 타이드를 사은품으로 끼워 넣어 소비자들이 타이드를 이용하는 습관을 기르게 했다. 타이드는 초반에 인기를 재빨리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고 지금까지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아왔다.

 

사람들에게 무료 샘플을 뿌리는 전략은 늘 마케팅 담당자들의 단골 마케팅기법이었다. 헨더슨이 선호한 공격적인 가격 책정 전략도 마찬가지로 널리 애용되고 있다. 삼성은 저렴한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선보여 통신사들이 공짜 스마트폰 약정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함으로써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 기업으로 떠올랐다. 인터넷 사업의 경우에무료 혜택은 고객의 습관을 형성시키기 위한 핵심적인 전략이다. 이베이, 구글, 트위터, 인스타그램, 우버, 에어비앤비 등 사실상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의 모든대박기업들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사용자들이 그 서비스에 발을 담그고 점점 더 익숙해지게 만든다. 일단 습관을 들이게 되면 공급자나 광고주가 기꺼이 돈을 쓰게 되는 것이다.

 

블랙베리는 아마 사용자들이 제품에 중독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디자인한 회사의 모범사례일 것이다.

 

2. 습관을 디자인하라.

앞서 살펴봤듯이 최상의 성과를 얻는 방법은 소비자가 자사의 제품·서비스를 반사적으로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운에 기댈 게 아니라 그렇게 되도록 디자인을 해야 한다. 우리는 페이스북이 일관된 디자인, 습관을 형성하게 하는 디자인에 집중해 어떻게 수익을 올렸는지 봤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플랫폼을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습관 이상의 존재로 만들었다. 이제 10억 명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업데이트를 확인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진정한 우위는 페이스북에서 다른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로 갈아타려면 먼저 강력한 페이스북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데 있다.

 

스마트폰의 선구자격인 블랙베리는 아마 사용자들이 제품에 중독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디자인한 회사의 모범사례일 것이다. 블랙베리 창업자인 마이크 라자리디스는 홀스터에서 진동이 느껴지면 블랙베리를 꺼내 메시지를 확인하고 미니 키보드로 답장을 보내는 일련의 행동을 최대한 중독적인 습관으로 만들 요량으로 기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사용자들을 중독시키는 데 성공했다. ‘크랙베리CrackBerry’[5]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다. 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이 어찌나 중독적이었던지 블랙베리가 앱 기반의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에 밀려난 이후에도 골수 팬들은 꿋꿋하게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기를 거부했고, 회사 경영진에게 간청해 결국 이전 세대 블랙베리를 모방한 새 블랙베리를 내놓게 되기까지 했다. 새 모델은클래식이라는 만족스러운 이름을 달고 나왔다.

 

아트 마크맨 텍사스대 심리학 교수가 지적했듯이 습관을 디자인할 때는 반드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먼저 제품의 디자인적 요소들이 일관성을 지키도록 해 소비자들이 멀리서 봐도 제품을 식별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구매자들이 제품을 금방 찾을 수 있도록 말이다. 타이드의 밝은 주황색 용기, 도리토스의 로고처럼 특징적인 색과 형태를 적용하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또한 제품이 일상 환경 속에 잘 녹아들 수 있도록 해 사람들이 그 제품을 자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P&G가 섬유탈취제 페브리즈를 선보였을 때, 소비자들은 이 제품이 유용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리 자주 사용하지는 않았다. 알고 보니 제품용기가 유리창 닦는 세제처럼 생겨서 싱크대 하부장 안에 둬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점이 하나의 문제점으로 꼽혔다. 그래서 싱크대 조리대 위나 눈에 더 잘 띄는 수납장 안에 둬도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바꿨다. 그러자 페브리즈 매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제품 디자인을 너무 자주 바꾸면 소비자의 습관을 더 단단하게 만들기보다는 오히려 습관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 습관을 강화하고 재구매를 촉진하도록 디자인을 바꿔야 한다. 아마존의 사물인터넷 서비스인 대시 버튼이 좋은 예다.

 

아마존은 사람들이 자주 쓰는 제품을 손쉽게 재주문할 수 있도록 해서 소비자가 그 제품에 습관을 들이고 특정 유통경로를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었다.

 

 

[5]중독성 강한 마약 코카인의 속칭인 크랙과 블랙베리를 결합한 단어

 

 

3. 브랜드 내부에서 혁신을 꾀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기업들은 어느 정도 위험을 각오하고재런칭’ ‘리패키징’ ‘리플랫폼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이런 시도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기존 습관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기업들이 시대의 흐름에 맞게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제품·서비스가 기존 제품·서비스의 누적우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술이나 제품 기능을 변화시키는 게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누적우위를 가장 성공적으로 구축해 온 기업들도 가끔 이런 원칙을 잊을 때가 있다. 일례로 지난 70여 년 간 대규모 변화를 거치면서 타이드의 누적우위를 쌓아온 P&G는 그 과정에서 몇 가지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타이드를 출시한 이래 세제 분야의 가장 위대한 혁명은액체세제의 개발이라는 데 이의를 달기 힘들 것이다. 이런 신기술에 발맞춰 P&G 1975이러Era라는 신규 브랜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누적우위를 지니지 못했던 이러는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가루세제에서 액체세제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었는데도 주요 브랜드로 등극하는 데 실패했다.

 

제품 카테고리 내 1위 브랜드인 타이드와 소비자들 사이에 강한 유대가 있고 강력한 누적우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P&G 1984년 액체세제 제품인리퀴드 타이드Liquid Tide를 내놓았다. 이 신제품은 친숙한 가루세제 포장 용기와 일관성 있는 (‘타이드라는) 브랜드 전략을 내세웠다.

 

리퀴드 타이드는 뒤늦은 시장 진출에도 불구하고 액체세제 시장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경험을 겪은 이후로 P&G는 혁신제품들을 내놓을 때 기존의 타이드 브랜드와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세심한 신경을 썼다. 예컨대 P&G 연구진이 세제에 표백제를 첨가하는 방법을 개발해 새롭게 내놓은 제품의 명칭은타이드 플러스 블리치였다. 찬물에도 잘 녹는 혁신적인 신제품은타이드 콜드워터’, 세 가지 세탁기능을 캡슐 하나에 넣은 신개념 세제는타이드 포드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이보다 더 단순하고 명확한 브랜드 전략은 없었다. ‘이 제품은 여러분이 애용하는 타이드입니다. 표백제를 첨가한 타이드, 찬물에 잘 녹는 타이드, 캡슐 형태 타이드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략인 셈이다. 이처럼 편안함과 친숙함을 중시한 혁신 제품들은 타이드 브랜드의 누적 우위를 감소시키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화해주는 효과를 냈다. 신제품들은 모두 전통적인 타이드 밝은 주황색 포장재와 과녁 모양의 로고를 그대로 채택했다. 타이드 브랜드 역사상 포장 형태를 바꾼 적이 몇 차례 있기는 했다. 타이드 콜드워터에 파란색 포장용기를 적용한 경우가 한 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상당히 냉담한 반응을 보였고, 타이드는 포장용기의 디자인 변경을 재빨리 철회했다.

 

물론 시대 흐름에 맞추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변화해야 할 때도 있다. 이런 경우 현명한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옛 습관을 버리고 새 습관에 적응하도록 도와 변화에 성공한다. 넷플릭스는 고객에게 우편으로 DVD를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시작했다. 만일 넷플릭스가 여태까지 변화를 거부하고 연속성만 극대화하려고 했다면 아마 진작에 도태됐을 것이다. 하지만 그 대신에 넷플릭스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새롭게 거듭난 넷플릭스는 일련의 새로운 활동들을 펼치며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에 맞춘,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플랫폼을 홍보하는 와중에도 예전과 변함없는 부분들을 기존 고객들에게 각인시키는 방법을 찾아냈다. 새 플랫폼은 기존 외양과 분위기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집 안에서 최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넷플릭스 고객들은 불가피한 변화들에 적응하는 가운데서도 기존 습관들을 최대한 많이 유지할 수 있었다. ‘새롭다는 단어가 브랜드 매니저와 광고 에이전시의 귀에 아무리 근사하게 들린다 하더라도 고객 입장에서는새 제품보다개선된 제품이 훨씬 편안하고 덜 무섭게 다가오는 법이다.

 

4.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단순해야 한다.

행동과학 분야의 선구자 중 한 명인 대니얼 카너먼은 습관이 주도하는 잠재의식적 의사결정은빠르게 생각하기’, 의식적인 의사결정은느리게 생각하기라고 묘사했다. 마케팅 담당자와 광고주는 대개 느리게 생각하기 모드를 유지하는 것 같다. 이들이 새 제품이나 서비스의 여러 이점을 영리하게 엮어내고 돋보이게 광고를 만들면 업계로부터 찬사를 받는다. 물론 영리하고 기억에 남는 광고가 소비자의 습관을 바꿔버리는 경우도 있다. 느리게 생각하는 의식 상태가 광고를 집중해서 보기로 한다면, 정말 멋진데! 어서 빨리 저걸 써보고 싶어!’라는 생각으로 충분히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대개 그렇듯이 광고를 집중해 보지 않는다면 이런 기교 넘치는 커뮤니케이션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지금으로부터 2, 3년 전쯤 나온 삼성 갤럭시 S5 광고를 떠올려보자. 광고는 평범하게 생긴 스마트폰들이 (1)방수가 되지 않아 고장나는 장면, (2)어린 아이가 실수로 문자를 보내는 난처한 장면, (3)배터리를 갈아 끼우는 데 애를 먹는 장면을 짧게 연속적으로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앞서 보여준 스마트폰과 모양이 비슷한 삼성 S5를 의기양양하게 보여주며 이런 단점들을 극복했다고 말한다. ‘느리게 생각하기모드에 있는 의식적인 시청자라면 이 광고를 다 본 후에 S5가 다른 스마트폰과 차별화되고 더 뛰어나다는 메시지에 설득당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빠르게 생각하기를 하는 대부분의 광고 시청자들이 잠재의식적으로 S5와 세 가지 단점을 연관지어 생각했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 시청자들이 구매 결정을 내릴 때방수도 안되고, 툭하면 엉뚱한 문자를 보내고, 배터리를 갈아 끼우기도 번거로운 저 제품을 사지 마라고 말하는 잠재의식의 설득에 휩쓸릴지 모른다. 어쩌면 이 광고 때문에 소비자들이 경쟁사 제품에 끌릴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광고에서 방수기능의 장점을 보다 간단명료하게 전달한 아이폰7 같은 제품에 말이다.

 

이 점을 기억하자. 인간의 정신상태는 게으르다. 고도로 복잡한 메시지를 이해하려고 주의를 기울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저 삼성 S5의 방수기능을 부각시켜 보여줬다면, 아니면 차라리 판매사원이 S5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완전 방수기능을 설명하는 장면을 보여줬다면 훨씬 효과적인 광고가 됐을 것이다. 두 번째 옵션은빠르게 생각하는시청자들에게 당장 매장에 가서 삼성 S5를 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물론 두 광고 모두 광고 카피의 영리함에 초점을 맞추는 마케팅 담당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어내지는 못할 테지만 말이다.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의 종말은 지나치게 과장돼 온 측면이 있다. 경쟁우위는 여전히 지속 가능하다. 오늘날 달라진 점이 있다면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과 혁신의 미학이 강조되는 세상에서 많은 전략가들이 잘못된 믿음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기업이 제안하는 가치가 의식적인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보거나 정서적으로 봤을 때 가장 먼저 선택할 수 있는 가치여야만 경쟁우위를 지속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들은 무의식이 의사결정 과정을 지배한다는 사실을 잊은 것 같다. 하지만 결코 제대로 이해한 적이 없었거나 말이다. 결국에는 혁신적이기는 하지만 낯설어서 새로운 습관을 기르기 용이하지 않은 제품·서비스보다는 접하기 쉽고 구매 습관을 자연스럽게 강화해주는 제품·서비스가빠르게 생각하는소비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가치 제안과 브랜딩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는 덫에 빠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의 대기업이든, 틈새기업이든, 신규 진출 기업이든 누구라도 이 글에서 소개된 누적우위의 네 가지 원칙을 이해하고 따른다면 우월한 가치 제안을 통해 확보한 초반의 우위를 꿋꿋이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번역: 장효선

A.G. 래플리는 얼마 전 P&G CEO직에서 은퇴하고 스냅챗 이사회에서 활동 중이다.

로저 L. 마틴은 토론토대 로트먼경영대학원 학장을 지냈다. 래플리와 마틴은 <승리의 경영전략: 세계 초일류 기업이 벤치마킹한 성공전략 5단계>(진성북스, 2013)를 공동 저술했다. 이 글은 P&G의 행동과학 책임자 크레이그 B. 위넷에게서 영감을 받아 작성됐다.

 

 

필독 기사 목록

전문가들은 지난 수년간 경쟁우위의 본질을 두고 논쟁을 벌여왔다. 이 주제와 관련해 가장 영향력 있는 입장들을 잘 설명해 주는 기사 네 개를 선정했다. 모두 HBR.org에서 읽을 수 있다.

 

‘What is strategy’

마이클 E. 포터

1996년에 발표된 고전과 같은 이 글에서 포터는 운영의 효과성이 우수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효과적인 운영기술은 쉽게 모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의 정수는 쉽게 따라하기 어려운 활동들에 기반한 특별하고 가치 있는 위치를 선택하는 일이다.

 

‘The one number you need to grow’

프레드릭 F. 라이켈트

2003년에 발표된 이 글은 순추천고객지수(NPS)를 소개한다. NPS는 어떤 고객이 특정 제품을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있는지를 간단하게 측정하는 방법이다. 라이켈트는 NPS가 고객충성도를 측정하기에 믿을 만한 지표이며 매출 성장을 가장 잘 예측할 수 있는 도구라고 말한다.

 

‘transient adventage’

리타 건터 맥그래스

맥그래스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데에 과도하게 집착한다고 주장한다. 2013년 발표된 이 글에서 맥그래스는 급변하는 오늘날 비즈니스 환경을 감안할 때 몇 주에 걸쳐 장기 전략을 세우기보다는 리더들이 재빨리 개발하고 재빨리 폐기할 수 있는 단기 우위 포트폴리오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when marketing is strategy’

니라즈 다와르

지난 수십 년간 기업들은 공장 증축, 저렴한 원자재 조달, 효율성 확보 등 신제품 개발과 관련된 업스트림 활동 영역에서 경쟁우위를 얻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이런 활동들은 쉽게 모방할 수 있다. 2013년 발표된 이 글의 저자 다와르는 이제 우위를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우리가 또 어떤 것을 만들 수 있을까?’보다우리 고객들을 위해 또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 아티클 다운로드
    (PDF)
    5,000원

    담기바로구매

  • 2017년 1-2월(합본호)
    17,000원
    15,300원

    구매하기

  • 디지털서비스
    1년 150,000원

    디지털서비스란

    신청하기

마케팅 다른 아티클

무료 열람 가능 아티클 수 0/1 회원가입 | 서비스상품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