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월(합본호)

습관은 어떻게 참신함을 이기는가
스콧 베리나토(Scott Berinato)

THE SCIENCE

 

습관은 어떻게 참신함을 이기는가

 

마케팅 담당자들은 소비자가 자사 제품을 선택하게 만들려고 그 제품을 돋보이도록 하는 데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그런데 참신함이 오히려 제품과 소비자를 멀어지게 한다면?

스콧 베리나토

 

언젠가는 통하지 않는 날이 온다:

어떤 이미지가 한번 각인되면 그 이미지는 우리 머리 속에서 놀라울 정도로 오랫동안 머무른다. 미국 케네소주립대의 데이비드 미첼은 다음과 같은 연구를 실시했다. 그는 피험자들에게 아래 그림A와 유사한 이미지들을 여러 차례 보여줘 암묵적 기억을 형성하게 했다. 그 이후 피험자들에게 그림B처럼 원래 이미지의 일부 조각을 보여주는 동시에 피험자들이 본 적 없는 이미지의 일부 조각도 보여줬다. 피험자들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림보다는 전에 본 적이 있는 그림을 훨씬 더 잘 알아봤다. 정말로 놀라운 결과는 따로 있다. 이 실험을 진행한 지 17년 뒤에 미첼이 후속 실험을 진행했는데, 이때 일부 피험자들은 자신이 실험에 참가했다는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수년이 지난 시점에 피험자들은 최초 실험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이미지보다 암묵적으로 기억된 이미지를 훨씬 잘 알아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습관보다 참신함을 더 중요시하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눈여겨봐야 할 실험 결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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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습관의 동물이라 참신한 것을 잘 인지하지 못한다.

인간의 뇌는 어떤 것의 정체를 파악할 때 휴리스틱[1]과 경험을 활용하며, 예상치 않은 것이나 새로운 것을 미처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신경과학자인 모셰 바르는 뇌가있을 법한 미래와 가장 유사한 예측을 내놓기 위해 끊임없이 바쁘게 돌아간다고 상정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 뭔가를 볼 때 뇌가이건 뭐지?’라고 묻는다고 흔히들 생각하죠. 하지만 실제 뇌는이게 뭐랑 비슷하더라?’라고 묻습니다.” 말하자면 인간은 세상으로부터 투입된 정보를 자신이 과거에 마주쳤던 것들과 맞춰보는 셈이다. 이 같은 신속한 예측 프로세스는 예전에 방영된 미국 TV네임 댓 튠[2]과 유사하다. 많이 들어본 노래일수록 단 몇 소절만 들어도 무슨 노래인지 알 수 있다. 뭔가를 알아보는 데 드는 에너지가 적을수록 더 좋은 법이다. 마케팅 담당자들의 목적은 이처럼 소비자가 소량의 정보만 접해도 자사 브랜드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멜로디와 가사를 계속 바꾼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인간이 참신한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바꿔 말하면 어떤 사물이 일관성을 유지하게 될수록 뇌가 그 사물을 인식하고 선택할 때 에너지가 덜 든다는 얘기다. 무려 1세기도 더 전인 1910년에 연구자들이 이런 현상을익숙함이 빚어내는 따스한 빛이라고 명명했다. 지금은 이 현상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신경학적 증거까지 나와 있다. 세제 브랜드 타이드는 우리가 별 생각 없이도 알아볼 수 있는 제품의 대표적인 사례다. 사람들이 제품이 진열대에서 자리잡은 위치, 제품의 색깔, 모양, 공간적 방위 순으로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각적 점화라는 과정이 일어나는 동안에 인간의 뇌는 이런 단서들에 의존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뇌는 낯선 사물보다 익숙한 사물을 인식할 때 정보와 에너지를 덜 필요로 하게 된다.

 

마케팅 담당자들이 참신한 제품을 만드는 데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걸 보면 이런 사실이 극히 일부만 알고 있는 비밀임이 명백해 보인다. 그러나 기존 제품의 포장에 변화를 준다고 해서 반드시 의도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제품 라인을 새롭게 단장하고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변화를 주게 되면 소비자들이 눈에 익은 상품만 찾다가 새 디자인을 간과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특정 브랜드 상품의 포장 디자인을 바꿔 진열대에 올려 두고 해당 브랜드의 제품 매니저들에게 그 상품을 찾아보게 했더니 제품을 쉽게 찾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번역: 장효선

스콧 베리나토 HBR의 선임편집자다.

[1]시간이나 정보가 불충분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거나, 굳이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사용하는 어림짐작의 기술

[2]두 명의 일반인 출연자가 음악을 듣고 제목을 알아맞히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오락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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