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월호

‘체험 경제’ 시대에 수요 끌어올리기

 

img_20150107_16_1

비영리기관들은 마케팅 과학(marketing science)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린 편이다. 하지만 조지아 아쿠아리움의 성공사례는 앞으로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을 보여줬다.

 

2005년 개장했을 당시 조지아 아쿠아리움(Georgia Aquarium)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수족관이었다. 800만 갤런이 넘는 수조에 있는 60여 곳의 서식지에서 온 12만 마리의 생물들을 보려고 개장 첫해에 350만 명이 이곳을 찾았다. “마케팅이라고는 전혀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마케팅영업 담당 수석 부사장인 캐리 라운트리(Carey Rountree)가 말했다. “우리는 문을 다 닫고 있는데 사람들이 창문으로 밀고 들어온 경우라고 해야겠지요.” 수요가 급증하자 예약을 통해서만 티켓을 살 수 있었고, 대기 기간도 6개월 이상으로 길어졌다.

 

img_20150107_16_2

 

하지만 상황은 불과 몇 년 만에 변했다. 방문객 수는 가파르게 급락해 2008년에는 연간 200만 명 수준에 머물렀다. 당연히 수족관의 수입도 덩달아 줄었다. 방문객이 감소하긴 했지만 아쿠아리움은 조지아 주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장소 중의 하나로 꼽힐 만큼 여전히 사랑받는 곳이었다. 사실 이는 아쿠아리움, 박물관, 테마파크 등 경험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이라면 모두가 직면하는 문제다. 처음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지만 그 경험이 참신함을 잃게 되면 대개 방문객이 줄어든다. 새로운 전시회, , 다른 활동들까지 포함하더라도 신규 방문객의 유입이 느려지고 다시 찾는 발길은 더욱 줄어들기 마련이다. 조지아 아쿠아리움은 미국 내 다른 수족관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한 결과, 이는 산업 차원의 문제임을 확인했다. 따라서 라운트리 부사장은 단지 흥미를 끄는 요소들을 추가한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아쿠아리움이 급변하는 상황 때문에 고전하고 있을 때 이사회 구성원이었던 마크 베커(Mark Becker)에게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조지아주립대 총장이자 통계학자였던 베커는 조지아 주에서 일하는 마케팅 조사 및 고객 참여 전문가인 쿠머(V. Kumer)를 참여시키자고 제안했다. 쿠머는 관리자들을 만나 아쿠아리움으로 더 많은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들은 가능한 전략들에 대해 논의하면서 몇 가지 제약에 부딪혔다. 아쿠아리움의 입장료가 이미 미국 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으므로 입장료를 올리지 않으면서 수입을 늘릴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 접근방법이 필요했다. 또 고객의 수를 늘리는 대신 고객만족도를 포기하는 일도 허락할 수 없었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고객의 수가 증가하면 할수록 개별 고객들의 만족도는 오히려 떨어지는 역의 상관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출 증가세가 이미 멈춰 새로운 분야에 지출을 많이 할 수도 없었다.

 

쿠머가 보기에 아쿠아리움의 고민에 대한 해결책은 유동인구에 의존하는 사업을 하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과정들을 수반하고 있었다. “단순히 어떻게 고객을 더 많이 끌어들이느냐의 문제가 아니에요. 적합한 고객을 끌어들이고 그들이 다시 돌아오게 해야 합니다.” 쿠머는 먼저 누가 미래에 가장 가치 있는 고객이 될지부터 가려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단 그 대상을 확인해야만 그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미디어 플랜(Media Plan)[1]을 설계하고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지아 주에서 함께 일했던 아말레시 샤마(Amalesh Sharma)와 나빈 돈투(Naveen Donthu)가 합류한 쿠머의 팀은 우편번호를 기준으로 작업에 나섰다. 전체 운영기간 동안 아쿠아리움을 방문한 고객의 우편번호 상위 50개와 아쿠아리움의 순수익에 가장 많이 기여한 시즌권 소지자의 우편번호 상위 50개를 찾는 일부터 시작했다. 두 개의 리스트에 모두 포함된 40개의 우편번호를 대상으로 아쿠아리움 방문객과 지출이 많았던 시즌권 보유자의 인구학적 프로필을 추려냈다. 이들은 대체로 결혼을 한 상태이며 14세 미만의 자녀를 2명 이상 두고 있었다. 또 최소 5만 달러의 가구소득을 올리고 있었고, 야외 활동에 대한 친화도가 높은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이와 유사한 프로필을 지닌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유사 지역’ 39개 우편번호를 찾아냈다. 신규 주택과 아파트가 들어서고, 젊은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지역들이었다. 나중에 이 지역들은 아쿠아리움의 예측치보다 더 큰 폭으로 성장하는 시장으로 판명됐다.

 

이 팀의 다음 과제는 이러한 잠재 고객을 끌어들일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각 유형의 미디어가 현재 고객과 잠재 고객에게 미치는, 이미 알려졌거나 예상되는 효과를 분석하는 미디어 최적화 모델을 개발해야 했다. 이 모델은 미디어 효과에 대한 기존 데이터뿐만 아니라 미국 GDP의 변화, 목표 가격, 방문객 만족도, 현지의 타 관광명소들로 인한 경쟁과 같은 거시경제 요소들을 고려했고, 각각의 요소가 참여도와 수익에 미치는 효과를 측정하고자 했다.

 

[1]광고 계획에서 사용되는 구체적인 설명서로 이용되는 매체 대상을 명확하게 기술하고 특정한 시간 틀과 예산 범위 내에서 수행돼야 하는 매체 전략을 담고 있다 - 편집자 주

 

대략적인 분석 결과, 조지아 아쿠아리움은 다른 명소들과 마찬가지로 대중 미디어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었다. 전체 지출을 약간만 늘리면서 라디오, TV, 잡지, 야외 광고에서 타깃 선정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온라인 지출을 조금 감소시킨다면 크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새로운 계획에 따르면 미디어에 대한 지출을 2011년과 2012년의 평균치인 200만 달러에서 2013년에는 270만 달러로 증가시켜야만 했다. 이는추가 지출을 하지 말라는 제약조건에는 어긋났지만 계획에 대한 확신을 지녔던 이사회는 이 예산안을 승인했다.

 

다음 단계에서는 승인된 지출 금액을 시장 내에서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제안된 내용을 보면 많은 부분들이 당시 상황과는 상당한 괴리를 보였다. 일례로 연구팀은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도록 설치된 고속도로의 광고판을 철거하고 새롭게 파악된 시장 내에서 교통이 덜 혼잡한 도로를 따라 이를 설치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공중파 네트워크에서 하는 TV 광고를 목표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케이블방송으로 옮기고 인쇄광고 역시 목표 고객이 높은 구독률을 보이는 잡지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또 계절별로 편차가 큰 관람객 수를 고려해 이를 반영한 월별 예산 배분과 매체 구매를 고안했다. 예를 들면 방문객들로 하여금 미리 계획을 세우도록 유도하기 위해 일년 중 특정한 시기의 광고를 추가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관람객 수를 늘리면서 동시에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비시즌 기간에는 가격 할인을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데이터에 기초한 마케팅을 종종 무시하는 현실 속에서 조지아 아쿠아리움의 성과는 체험을 기반으로 한 사업에서 그런 프레임워크가 얼마나 잠재력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새 계획은 2013년에 시행됐고 이미 극적인 효과를 보이고 있다. 2012년까지의 트렌드에 기반한 예상치와 비교할 때 입장 규모는 10% 증가했고 매출은 12% 증가했다. 새롭게 시즌권을 구매한 고객이 12% 증가했고, 이를 갱신하는 경우도 10% 늘어났다. 단순한 수치로 보면 이 계획은 70만 달러의 추가적인 미디어 지출로 예상치보다 800만 달러를 초과하는 매출을 일궈내는 결과를 가져왔다. 거의 12배에 이르는 투자수익률이다.

 

아쿠아리움에서는 이처럼 늘어난 방문객으로 인해 개별 방문객들의 경험이 위축되지 않도록 여러 전략을 고안했다. 예를 들어 시설 바깥쪽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저글링이나 마임 같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이들과 함께 DJ를 배치했고, 안쪽에는 방문객들이 실내 광장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각종 퍼레이드나 가수 공연, 그리고 다른 행사들을 마련함으로써 수족관 앞의 대기라인이 줄어들도록 유도했다. “방문객이 증가했는데도 만족도는 작년보다 3% 높아졌습니다.” 라운트리 부사장은 말했다. 게다가 방문객들이 체감하는 입장권의 가치, 재방문 가능성, 카페와 기념품 상점의 매출 등이 모두 솟아올랐다.

 

조지아 아쿠아리움이 채택한 것처럼 가치 있는 미래 고객을 찾아내고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마케팅 모델을 이용하는 프레임워크는 사실상 어떠한 소비재 산업에서도 적용 가능한 방식이다. 대규모 소매 유통업체들에 이러한 기본 원칙들은 이미 구식으로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데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그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에 기초한 마케팅을 종종 무시하는 현실 속에서 조지아 아쿠아리움의 성과는 체험을 기반으로 한 사업에서 그런 프레임워크가 얼마나 잠재력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쿠머는 말한다. “적절한 마케팅 과학에 근거한 접근방식을 선택할 경우 방문객 수를 증가시키는 동시에 만족도 역시 높여야 하는 등 서로 충돌할 수 있는 목표들의 균형을 맞춰가면서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THE IDEA IN PRACTICE

 

img_20150107_16_3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마케팅 모델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는 최근에 조지아 아쿠아리움에서 진행했던 마케팅 전략 재점검 작업에 대해 이 회사의 마케팅영업 담당 수석 부사장인 캐리 라운트리와 얘기를 나눴다. 다음은 인터뷰를 발췌, 편집한 내용이다.

 

마케팅 과학에 근거한 접근방식은 영리사업에서는 일상적인 일입니다. 여기서는 어떤 점에서 새로운가요?

 

체험을 기반으로 한 산업 분야에서는 그동안 마케팅의 중요성을 받아들이는 데 느린 편이었습니다. 상품 그 자체에만 집중해왔지요. 지방 박물관에서 수백만 달러를 들여 전시관을 만들어놓고 광고비 지출을 전혀 하지 않는 경우를 보면 절망적인 기분이 듭니다. 그들은 왜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지 이해를 못합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사용한 방식은 이 산업 분야에서는 첨단이라고 할 수 있지요.

 

체험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기관들에 어떤 교훈이 될 수 있을까요?

 

누구나 가장 가치 있는 고객이 누구인지, 그들이 어디에 사는지, 구매 패턴은 어떤지, 어떤 미디어 채널을 사용하는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와 마케팅 모델이 엄청나게 많이 있습니다.

 

아쿠아리움에서는 이번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어떠한 새로운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했나요?

 

우리는 데이터 분석가를 고용했습니다. 그 전문가는 트렌드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품은 질문들에 답해주고 월별 보고서를 제공하는 등 과거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와줬지요.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습니까?

 

계획을 실행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웠습니다. 우리는 비교적 작은 기관이고 모두가 시작 단계부터 프로그램을 잘 받아들였으니까요. 게다가 새로운 프로그램에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는 경우도 아니었거든요. 대부분 기존 지출 방향을 바꾸거나 일부 감소시키는 수준이었지요.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어떤 매체를 구매해야 할지 결정하는 일이었는데 미디어에 대한 사람들의 습관은 빨리 변하므로 항상 기민하게 반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70만 달러의 추가적인 미디어 지출로 예상치보다 800만 달러를 초과하는 매출을 일궈내는

결과를 가져왔다. 거의 12배에 이르는 투자수익률이다.

 

예상외의 결과도 있었는지요?

 

아쿠아리움 패스(시즌권) 보유자 중 1% 내지 2%가 각종 시즌권이나 음식, 기념품 등에 3000달러 이상을 쓰는 통 큰 소비자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들은 자선 기부자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업개발팀에 이 고객들의 명단을 전달했지요. 우리가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부가적인 소득이었어요.

 

 

  • 아티클 다운로드
    (PDF)
    5,000원

    담기바로구매

  • 2015 1-2월호(합본호)(품절)
    17,000원
    15,300원

    구매하기

  • 디지털서비스
    1년 150,000원

    디지털서비스란

    신청하기

마케팅 다른 아티클

무료 열람 가능 아티클 수 0/1 회원가입 | 서비스상품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