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월호

장바구니 들고 마트 가면 유기농식품 많이 사지만 정크푸드도 더 구매한다
스콧 베리나토 (Scott Berin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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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d  Your Research

장바구니 들고 마트 가면

유기농식품 많이 사지만

정크푸드도 더 구매한다

 

연구 내용:하버드경영대학원의 마케팅 담당 우마 칼마르칼Uma Karmarkar부교수는 듀크대 푸쿠아경영대학원의 브라이언 볼린저Bryan Bollinger부교수와 함께 수천 명의 캘리포니아 쇼핑객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식료품 구입 영수증을 분석했다. 식품매장에서 본인이 직접 가져온 재사용 장바구니reusable bags를 사용하면 약간의 할인을 받는데, 연구진은 이때 고객의 영수증에 표시된 할인 유무를 통해 자신의 장바구니를 사용한 고객과 나머지 고객의 구매행태를 비교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 스스로 장바구니를 가져온 고객은 유기농 식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들이 고지방, 고열량의 정크푸드 역시 더 많이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다는 점이다.

 

논의점:우리에게는 자신이 올바른 행동을 했다고 느낄 때 스스로에게 그에 대한 작은 보상을 해주는 경향이 있을까?

칼마르칼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칼마르칼 교수:우유 같은 일반 제품과 유기농 제품이 같이 판매되는 경우 평소에는 일반 제품을 구입하던 사람들도 자신의 장바구니를 가져온 날에는 유기농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확실히 높았습니다. 하나의 친환경 행동이 또 다른 친환경 행동으로 이어진 것이죠. 하지만 이 구매자들은 동시에 아이스크림, 감자칩, 사탕, 쿠키 같은 제품들 역시 많이 구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유기농 제품을 구입할 때처럼 다른 제품을 대체한 게 아니라 평소에 자제하던 정크푸드를 추가로 장바구니에 담았다는 사실입니다.

 

HBR:식품매장에는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어떻게 그런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었나요?

브라이언 교수가 훌륭한 정량분석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저희는 소비자들의 개별 구매행동을 통해 연구 결과를 도출한 게 아닙니다. 고객의 쇼핑 마일리지 카드에 담겨 있는 모든 구매정보를 분석했죠. 따라서 동일한 고객들에 대해 그들이 장바구니를 가지고 왔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구매행태를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일상적 형태의 장보기가 아닌 경우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예를 들어 개인 사업을 위한 대량 구매나 한두 가지 제품만 구입한 소량 구매는 분석에 포함하지 않았죠.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일수록 유기농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높다고만 할 수는 없겠네요?

, 그렇습니다. 저희는 꽤 오랜 시간 동안 소비자들의 구매행태를 관찰했기 때문에 장바구니를 항상 갖고 다니는 사람들과 이따금씩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후자의 경우 장바구니의 소지 여부에 따라 구매 행동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죠. 매우 흥미로운 결과였어요.

 

전형적인 자기보상행위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올바른 일을 한 대가로.

맞습니다. 착한 행동을 한 대가로 스스로에게 쿠키를 선물하는 것과 같습니다. 소비자 심리학에서는라이선싱licensing효과라고 표현하죠.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 바른 행동을 한 경우에 그 상황과 관계없는 또 다른 상황에서는 올바르지 않은 행동을 해도 된다는 일종의 권리를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걸 말합니다. 건강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주제로 비슷한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었는데요. 일반 콜라 대신 다이어트 콜라를 선택했으니 햄버거를 먹어도 괜찮다는 심리작용을 발견할 수 있었죠. 저희 연구 결과에 대입하자면 장바구니를 가져온 사람들은 자신이 친환경 행동을 실천했다고 느꼈고, 그 보상으로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즐겼습니다.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고 느낀 겁니다.

 

하지만 그 두 행동이 꼭 연결됐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은데요. 차에서 무심히 꺼내서 카트 바닥에 던져놓은 장바구니가 어떻게 이후 구매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까요?

본인의 행동을 인지하는 것 자체가 구체적인 행위를 야기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물론 잠재의식이 작용했을 수도 있지요. ‘오늘은 장바구니를 가져왔으니 도넛을 좀 사야지라고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지는 않을 테니까요. 이는 처음에 제 호기심을 자극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매장에 장바구니를 갖고 오는 행동은 매대에서 어떤 제품을 선택하는 행위를 직접적으로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 영향을 미치기는 한다고 봅니다.

 

장바구니 사용이 보다 보편화된다면 조금 다른 결과가 나올 듯합니다. 빈 병을 재활용하는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죠. 예전에는 사람들이 병을 재활용하면 왠지 자신이 좋은 일을 하는 것처럼 느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공병을 재활용했다는 자부심에 스스로 쿠키를 사먹는 사람은 없잖아요. 오히려 재활용하지 않으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할 뿐이죠.

 

 

 

장바구니를 가져온 고객이 유기농 식품이나 정크푸드를 구입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나요?

저희가 진행했던 조사 중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오지 않으면 거래가 불가능한 매장에서 쇼핑하는 상황을 설정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런 조건에서도 유기농 식품 구매율은 똑같이 높아졌지만 정크푸드 구매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강제적인 상황에서는 올바른 행동을 한 데 따른라이선싱 효과가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죠. 공병을 재활용하는 경우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저희 연구는 장바구니 사용이 이제 막 걸음마 단계인 미국 시장에서 진행됐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장바구니 사용이 보편화된 사회에서는 좀 더 다른 결과가 나왔을 테니까요.

 

또 아이들을 데리고 매장에 나온 고객들에게서도 그런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유아용품을 사들인 고객들은 정크푸드를 구입하지 않았거든요.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어린아이를 둔 부모에게는 다른 동기들이 더 강하게 작동하지요. 자녀에게 모범을 보인다든지, 아이들의 건강을 지킨다든지 하는 식으로요.

 

그런 보상행위에 대한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친환경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 얼마를 지출하나요?

그게 바로 이 연구가 까다로워지는 지점입니다. 사실 장바구니를 채운 제품들의 총 구매액과 비교했을 때 자기보상행위에 쓰인 금액은 상대적으로 소소한 편이니까요. 하지만 가격은 보상제품을 선택할 때 그다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보다는 열량과 지방함유량처럼 제품 자체의 특성이 중요하죠. 물론 제품 가격이 비쌀수록 자기보상행위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기는 합니다. 또 비식품nonfood이라는 완전히 다른 영역도 존재하고요. 라벤더 향이 은은하게 나는 세탁세제를 구입하는 것도 자기보상행위라 부를 수 있을까요? 아마도요. 하지만 저희는 연구 대상을 식품으로 한정했습니다.

 

식료품 쇼핑 중에 일어나는 보상행위와 관련해 또 어떤 연구가 진행될 수 있을까요?

지역적인 차이가 있을 듯합니다. 보스턴과 캘리포니아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지요. 그리고 제 관심을 끈 주제가 한 가지 더 있었는데요. 만약 계산대에서 점원이 고객에게 장바구니를 가져온 데 대한 칭찬을 했을 때 계산대 근처에 진열된 제품을 충동구매하는 데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자기보상에 해당하는 제품의 매장 내 진열 위치는 얼마나 중요할까요? 반대로 자기보상 제품이면서 동시에 친환경적인 유기농 쿠키에 대해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그리고 이런 연구 결과가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로 하여금 그들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구매로 이끌도록 활용될 수 있을까요? 아직도 연구할 영역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식료품 매장에서의 쇼핑객 행위에 대한 연구만 하셔도 일생의 커리어를 바칠 수 있을 듯한걸요?

(무안한 듯 웃으며)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평생을 바칠 것 같지는 않네요.

 

오늘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를 잘 끝냈으니 저는 오후에 반차라도 내야겠어요.

아하, 전형적인 자기보상행위를 하시려는 분이 여기에 또 있군요! 인간의 심리란 참 재미있어요. 우리가 내리는 수많은 결정 뒤에 이런 미묘한 무의식이 작용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흥미로운 분야예요.

 

인터뷰어 스콧 베리나토Scott Berin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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