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6월호

우리는 왜 돈에 휘둘리는가
캐슬린 D. 보스(Kathleen D. Vohs)

ARTICLE

우리는 왜 돈에 휘둘리는가

역사적 관점에서 살펴보기

캐슬린 D. 보스

 

 

 

 

우리는 대단히 많은 시간을 돈을 생각하며 보낸다. 돈 이야기를 하고, 돈 걱정을 하고, 당장 필요한 니즈를 충족할 만큼 돈이 충분한지 궁금해한다. 운이 좋아서 돈이 많은 사람은 그 돈으로 새 차나 새 집을 사거나 꿈꾸던 휴가를 떠나볼까 고민한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돈을 가장 중요한 수단의 하나로 인식해 왔다. 그러나 돈은 다른 대부분의 수단과 달리 그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행동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고 남을 돕는 것보다 자신의 기분, 욕구, 목표를 우선시할 가능성이 커진다. 돈은 개인주의적 동기와 대인적 동기 사이에 긴장을 일으킨다.

돈이 우리를 이토록 강하게 지배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돈의 전신인 거래를 생각해 보면 좋다. 초기 인류가 살던 시기는 네안데르탈인이 살던 시기와 대략 5000년 정도 겹친다. 생물학적으로 보면 네안데르탈인이 우위에 있었다. 그들이 지구상에 먼저 나타났고, 몸집과 뇌의 크기도 더 컸다. 그런데 어떻게 인류의 조상이 네안데르탈인을 앞지를 수 있었을까? 인류의 조상은 네안데르탈인보다 더 많이, 더 먼 거리까지 거래를 했기 때문에 훨씬 풍부하고 다양한 자원을 접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생존 확률이 높아졌다. 인류학자들은 이런 초기 인류를호모 에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라고 부르면서 그 특징을 드러내기도 했다.

 

돈의 탄생으로 거래는 훨씬 쉬워졌다. 이런 상황을 가정해 보자. 오렌지를 갖고 있는 당신은 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소를 가진 사람 중 오렌지를 필요로 하는 이가 없다. 당신이 필요한 것을 갖고 있으면서 당신이 갖고 있는 것을 원하는 사람을 찾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제 시간이라는 요소를 생각해 보자. 지금 거래하려는 물건이 우유처럼 상하기 쉬운가? 한창때를 넘겨 힘이 떨어진 소처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가? 이제 교환율도 생각해 보자. 당신이 소가 필요하고 오렌지를 갖고 있을 경우, 소를 오렌지로 교환하는 것은 그다지 공정한 거래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더 공정한 거래를 위해 살아 있는 소의 일부만 떼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가치의 저장수단인 돈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 돈은 모아둘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 계획할 수 있다. 우리는 돈의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받아 오늘날의 인간이 됐다.

 

내 연구는 인간이 돈을 사용하고 돈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 한번은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이런 실험을 수행한 적이 있다. 우리는 한 피험자 집단에게 돈과 관련된 임무를 주고, 다른 집단에게는 돈과 관련 없는 비슷한 임무를 줬다. 이를테면 현금 다발의 가치를 속으로 셈하게 하거나, 종이에 적힌 숫자를 합산하는 일을 맡겼다. 이 실험을 비롯한 다른 여러 비슷한 실험들을 통해, 우리는 돈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크게 두 가지 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첫 번째는 대체로 긍정적인 효과였다. 돈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어려운 문제가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으려고 했다. 임무를 더 잘 수행하고, 더 오래 열심히 일했다. 조직과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좋은 현상이다. 두 번째 효과는 좀더 부정적이었다. 이들은 돈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사람보다 타인과 공유하고, 타인을 돕고, 타인에게 공감하는 경향을 덜 보였다. 사회의 도덕적 구조를 생각하면 그리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다.

 

우리는 아동에게서도 이와 비슷한 행태를 발견했다. 3~6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우리는 한 피험자 집단에게 동전과 지폐를 주고 다른 집단에게는 단추와 종이를 준 뒤, 어른에게 크레용을 갖다주는 것처럼 타인을 돕는 일이나 미로, 퍼즐 등을 푸는 인지과제를 시켰다. 돈을 받은 피험자들은 남을 돕는 경향을 덜 보였다. 하지만 어려운 퍼즐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미로를 탈출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등 영리하고 성실하게 맡은 임무를 수행했다.

 

나는 돈이 주는 약간의 긍정적 효과를 감안해, 최근에는 그 부정적 효과를 완화하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연구해 왔다. 나와 동료 연구자들은 서로를 아끼는 사람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우리는 연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집산주의 사회(인도)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각각 실험을 진행했다. 양쪽 모두 유사하고 익숙한 결과가 나타났다. , 돈에 대해 일러준 뒤 사람들은 서로에게 덜 다정하고, 덜 관대하고, 서로를 도우려는 경향이 감소했다. 돈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만 놓고 보면 이 실험 결과는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는사람들은 왜 이렇게 돈에 대해 신경 쓸까?’라는 중대한 질문으로 돌아가게 된다. 돈이 인간의 진화 과정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대답이 될 수 있다. 돈이 인간 종()의 성공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 머릿속에서 돈이 차지하는 공간이 이토록 큰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돈은 정부가 보증하는 동전 혹은 화폐의 상징적 가치를 넘어 우리의 행동에 지속적으로 강력한 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돈을 사용하는 방식과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 시간에 따라 변화하면서(신용카드, 모바일 간편송금 서비스 벤모Venmo, 비트코인을 떠올려 보라), 돈이 인간 관계에 끼치는 영향에 계속 관심을 갖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의 모습을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한 돈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캐슬린 D. 보스(Kathleen D. Vohs)는 맥나이트 특훈 교수이자 미네소타대의 마케팅 학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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