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월

자사주 매입, 경제 번영을 가로막는다
윌리엄 라조닉(William Lazonick)

img_20140901_34_img1

PHOTOGRAPHY: ELISE

자사주 매입은 시장을 조작하고 대다수 시민들의 상황을 악화시킨다.

 

대침체(Great Recession)1]가 공식적으로 끝난 지 5년이 지난 지금, 기업들의 수익성은 높아지고 주식시장은 호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미국인들은 경기 회복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전체 소득자 가운데 기업의 최고위급 경영진 대부분을 포함한 상위 0.1%가 거의 모든 수익 증가분을 가져가는 반면, 좋은 일자리는 계속 사라지고 새로운 고용 기회는 불안하며 보수도 적다. 기업의 수익성이 전반적인 경제적 번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Idea in Brief

문제점

기업의 생산성이 경제 번영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미국 기업의 경영진은 이익을 혁신과 생산 역량에 투자하지 않고 엄청난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데 쓰고 있다.

 

연구

이런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릴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득 균형, 고용 안정, 경제 성장을 약화시킨다. 자사주 매입은 주식의 형태로 보수의 상당 부분을 받는 경영진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진다.

해결책

기업들이 공개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주식 기반 급여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노동자와 납세자들은 기업 이사회에 그들의 대표를 참석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의회는 가치 추출이 아니라 가치 창출에 보상하는 방향으로 조세 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주요 원인은 기업이 수익을 자사주 매입(stock buyback)에 사용하기 때문이다. 2003년에서 2012년까지 상장된 S&P500 기업 중 449곳을 살펴보자. 이 기간 동안 해당 기업들은 총 24000억 달러의 수익 중 54%를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다. 대부분은 공개시장을 통해 주식을 매입했다. 수익 중 37%는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로 인해 생산 역량에 대한 투자나 직원들의 임금 인상에는 자원이 별로 사용되지 않았다.

 

사실 자사주 매입 열풍이 너무 거세졌기 때문에 이런 기업 행위의 수혜자로 여겨지는 주주들조차 우려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회장 겸 CEO 로렌스 핑크(Laurence Fink)는 지난 3월 미국 경제계에 보낸 공개서한에서금융위기 여파로 많은 기업들이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에 잘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이 걱정스럽습니다. 너무 많은 기업들이 자본 지출을 삭감했고, 심지어 배당금이나 자사주 매입을 늘리기 위해 부채를 늘리기도 했습니다라고 적기도 했다.

 

왜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자원을 자사주 매입에 쏟아붓는 것일까? 기업 경영진은 몇 가지 이유를 제시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뒤에서 논의하겠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단순한 사실만큼 설득력 있는 설명은 없다. 즉 경영진 보수의 대부분은 주식을 토대로 하는 항목들로 구성되는데 자사주를 매입하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올라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 상장기업들의 위임장 권유신고서(proxy statement)에 등재된 최고 연봉 임원 500명은 각각 평균 3030만 달러를 받았다. 이들이 받은 보수의 42%는 스톡옵션에서, 41%는 스톡어워드(stock award)2]에서 비롯됐다. 공개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므로 일시적이라고 해도 주가가 자동으로 올라간다. 그리고 이를 통해 회사의 분기 주당순이익(EPS)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전혀 놀랍지 않게도, 이 같은 행동은 생산 역량에 투자해 공동의 번영을 추구해야 할 사람들이 스스로의 이익을 늘리는 일에 회사 수익의 대부분을 투입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조정한다고 해도 미국 최고경영진의 보수는 이미 과도하다고 여겨졌던 1990년대 상반기 이후 두 배 혹은 세 배까지 늘어났다. 그사이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성장은 불안해졌다.

 

미국이 소득을 공평하게 분배하고 안정적인 고용을 제공할 수 있는 성장을 이루려면 정부와 재계 리더들이 자사주 매입과 경영진 보수를 통제하는 조치들을 취해야만 한다. 미국 경제의 건전성이 여기에 달려 있다.

 

생산성과 임금은 언제 격차가 벌어졌는가

1948년에서 1970년대 중반까지는 생산성과 임금이 나란히 증가했다. 이후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img_20140901_34_img2

출처 ECONDATAUS.COM/WAGEGAP12.HTML

 

[1]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전 세계가 겪은 경제 침체 상황을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에 빗대 부르는 말 - 역주

[2]퇴직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에 주식으로 지급되는 일종의 상여금 - 역주

 

가치 창출에서 가치 추출로

지난 30년간 나는 자원 배분에 대한 주요 미국 기업들의 결정이가치 창출(value creation)’가치 추출(value extraction)’ 사이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런 관계가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연구해왔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70년대 후반까지 미국의 주요 기업들은 대체로유보와 재투자(retain-and-reinvest)’ 방식으로 자원을 배분했다. 이들은 수익을 사내에 유보하고 이를 역량 향상, 특히 회사의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직원들에게 재투자했다. 노동자들에게 더욱 높은 소득과 고용 안정을 제공했고, 이를 통해 내가지속 가능한 번영(sustainable prosperity)’이라고 부르는, 공정하고 안정적인 경제 성장에 이바지했다.

 

이런 패턴은 1970년대에 무너지기 시작했다. 비용을 줄인 뒤 확보된 현금을 투자 관계자들, 특히 주주들에게 배당하는감원과 배당(downsize-and-distribute)’ 방식으로 대체됐다. 가치 창출보다 가치 추출을 중시하는 이 방식은 고용 불안정과 소득 불균형을 초래했다.

 

경제학자 토마스 피케티(Thomas Piketty)와 이매뉴얼 사에즈(Emmanuel Saez)의 연구가 보여주듯, 미국 가구 가운데 가장 부유한 0.1% 2007년 미국의 총소득 중 12.3%를 가져갔다. 이 비율은 대공황 직전인 1928년의 11.5%를 뛰어넘는 역대 최대치다. 2008~2009년 금융위기 때는 이 비율이 현저하게 떨어졌지만 이후 반등을 거쳐 2012년에는 11.3%를 기록했다.

 

1980년대 후반 이후 상위 0.1%의 소득을 구성하는 최대 요소는 주식을 토대로 하는 보수였다. 그사이 노동자들의 임금은 천천히, 산발적으로 증가했다. 1998~2000년의 인터넷 호황기는 예외였는데, 이때는 지난 46년 중에 실질 임금이 3년 연속 2% 이상 증가한 유일한 시기였다. 1970년대 후반 이후 실질 임금의 평균 증가율은 점차 생산성 증가율보다 뒤처졌다. (‘생산성과 임금은 언제 격차가 벌어졌는가그래프 참조.)

 

따라서 지난 30년간 미국의 노사 관계가 변화를 겪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대규모 공장 폐쇄로 노동조합에 소속된 수백만 노동직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졌다. 사무직 노동자의 경우, 한 회사에서 정년까지 일한다는 통념이 사라졌다. 그리고 대규모 해외 아웃소싱 때문에 미국의 모든 근로자들이 해고에 무방비 상태로 놓이게 됐다. 고등교육을 받고 상당한 업무 경험을 지닌 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처음에는 이런 구조적 변화들이 기술과 경쟁의 변화에 대한 불가피한 대응이라는 논리로 어느 정도 정당화될 수 있었다. 1980년대 초에는 우수한 일본 제조업체들이 내구 소비재와 자본재 산업에 침투하면서 공장들이 영구 폐쇄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초에는 한 회사에서 정년까지 일한다는 원칙이 IT 부문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microelectronics)3] 혁명이 불러온 개방형 시스템 구조에서는 나이 든 직원이 가진 기업 고유의 기술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에는 저임금 개발도상국에서 쓸 수 있는 인력이 늘고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급감하면서 단순 소프트웨어를 만들거나 고객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 틀에 박힌 업무를 해외에 아웃소싱하는 일이 가속화됐다. 이를 통해 미국 기업들은 국내 직원들을 부가가치가 더 높은 업무에 집중시킬 수 있었다.

 

이런 방식은 미국 근로자들의 충성심을 깎아내리고 소비력을 약화시켰으며, 미국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많은 경영진은 재무적 이익을 신속하게 창출할 수 있는 데 만족해서 그 장기적인 영향을 무시했고, 정당화할 수 있는 시기가 지났는데도 계속해서 이런 방식을 추구했다.

 

전환점이 된 것은 1980년대 미국을 휩쓴 적대적 인수(hostile takeovers)였다. 기업 사냥꾼들은 목표 회사의 무사안일한 리더들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비판은 이사회가 경영진의 보수 가운데 주식에 기반을 둔 급여 비중을 크게 늘려 경영진과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증권가의 기대에 맞게 항상 더 높은 분기 주당순이익을 창출하는 것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게 되면서 최고경영진은 주가를 직접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 30년간 미국 경제에 혁신과 일자리 창출을 안길 수 있었던 수조 달러의 자금이 주가 조작에 효과적인 자사주 매입에 활용됐다.

 

[3]반도체 및 반도체 기술을 직접적으로 응용한 기술의 총칭역주

 

생산성 증가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어디로 갔는가?

지난 20년간 자사주 매입은 배당금과 더불어 크게 치솟았다. (이 데이터는 2013 1 S&P500에 속한 251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암젠, 오라클, 델처럼 1981년 이후 상장된 기업들을 포함시키면 자사주 매입의 증가 현상은 훨씬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경영진은 주식이 저평가됐을 때만 매입한다고 말하지만,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 매입이 증가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런 주장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img_20140901_34_img3

출처 S&P COMPUSTAT 데이터베이스; 산학연구네트워크 주 평균 자사주 매입과 평균 배당금 금액은 2012년 달러 가치 기준.

 

좋은 자사주 매입과 나쁜 자사주 매입

자사주 매입이 언제나 공동의 번영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자사주 매입에는 공개 매수(tender offer)와 공개시장 매입(open-market repurchase)이라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공개 매수는 회사가 주주들을 접촉한 뒤 규정된 가격으로 특정 시점에 주식을 사들이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이 가격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주주들은 회사에 자신의 주식을 판다. 공개 매수는 소유지분을 충분히 갖고 있고, 회사의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경영진이 낮은 주가를 활용해 소유권을 회사에 집중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무엇보다도 단기 수익을 극대화하라는 주주들의 압력에서 벗어나 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 헨리 싱글턴(Henry Singleton) 1970년대에 텔레다인(Teledyne)에서, 워런 버핏(Warren Buffett) 1980년대에 가이코(GEICO)에서 공개 매수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이코는 1996년 버핏의 지주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전액 출자한 자회사가 됐다.) 버핏이 언급했듯, 이런 종류의 공개 매수는 주가가 회사 생산 역량의 내재가치에 미치지 못하고, 실제 투자 계획에 차질을 빚지 않고도 주식을 사들일 수 있을 만큼 회사가 충분히 수익을 내고 있을 때 행해져야 한다.

 

하지만 공개 매수는 오늘날 일어나는 자사주 매입 가운데 작은 일부일 뿐이다. 현재 대부분의 자사주 매입은 공개시장에서 단행된다. 내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공개시장에서 일어나는 자사주 매입은 주로 생산 역량에 대한 투자를 포기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는 주주들에게 별로 좋지 않다.

 

1982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증권거래소법 제10b-18항을 제정한 이후, 기업들은 사실상 어떤 제약도 없이 공개시장에서 자사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이 규정에 따라 기업의 이사회는 고위 경영진에게 특정 기간 동안 또는 기간의 제한 없이 일정 금액까지 자사주를 사들일 권한을 부여할 수 있고, 회사는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개적으로 발표해야 한다. 이후 경영진은 매입 물량이 직전 4주간 일평균 거래량의 25%라는안전치 규정(safe harbor)’을 넘지 않는다면, 증권거래위원회가 주가 조작 혐의로 고발할지 모른다는 우려 없이 영업일에는 언제든 다량의 자사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기업들이 분기별 총 매입 금액을 신고하도록 하기는 하지만 일별 매입 금액의 신고까지 요구하지는 않는다. 이는 증권거래위원회가 따로 조사하지 않으면 25% 한도를 위반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 30년간 기업들의 주식 매입이 증가했지만, 특정 기업이 자사 주가를 조작하기 위해 매입을 이용했다는 혐의로 증권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서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25% 한도 안에서도 기업들은 엄청난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 가령 2003년에서 2012년까지 기업들 가운데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엑슨모빌(Exxon Mobil)은 하루에 약 3억 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매입할 수 있고, 애플은 하루에 15억 달러까지 매입할 수 있다. 10b-18항은 본질적으로 공개시장 매입을 통한 주가 조작을 합법화한 셈이다.

 

이 조항은 1934년 증권거래소법에 명시된 근본적인 권한과 거리가 멀다. 증권거래소법은 광란의 20년대에 투기를 부채질하고 1929년 주식시장 붕괴와 대공황으로 이어진 다수의 비도덕적인 활동을 규제하기 위해 제정됐다. 이 법은 그런 부정행위들을 막기 위해서 증권거래위원회에 규칙과 규정을 공표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했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 증권거래위원회는 이 규정들을 축소하기 시작했다. 1981년부터 1987년까지 위원회 의장은 E.F. 허튼(E.F. Hutton)의 전 부회장이자 월스트리트 출신으로는 50년 만에 처음으로 위원회 수장을 맡은 존 샤드(John Shad)였다. 그는 증권시장의 규제를 완화하면 더 효과적으로 저축이 경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었고, 사기나 조작 같은 일부 범죄를 밝혀낼 수 없다고 해서 기업들에 너무 벅찬 공시 의무를 지우는 일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증권거래위원회가 10b-18항을 채택한 것은 이런 견해를 반영한 결과다.

 

주식 매입 정당화에 대한 반박

기업 경영진은 공개시장 자사주 매입을 정당화하는 세 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하나씩 살펴보자.

 

1. 자사주 매입은 저평가된 자사 주식에 투자해 회사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는 활동이다.이 주장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미국 주요 기업들은 상승장에서 자사주를 사들이고 하락장에서는 이 규모를 급격하게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생산성 증가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어디로 갔는가?’ 그래프 참조.) 이들은 주가가 높을 때 사고, 낮을 때 판다. 내가 공동으로 설립한 후 수장을 맡고 있는 비영리기관 산학연구네트워크(Academic-Industry Research Network)에서 연구한 바에 따르면,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들은 절대 더 높은 가격에 주식을 되팔지 않는다.

 

때로는 호황일 때 주식을 높은 가격에 사들인 회사가 불황기에 재정적 어려움을 완화하려고 싸게 파는 경우가 있었다. 예를 들어 GE 2008 1~3분기 동안 주당 평균 31.84달러에 총 32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금융위기로 GE캐피털이 손실을 본 그해 마지막 분기에는 트리플A라는 신용등급을 지키기 위해 주당 평균 22.25달러에 120억 달러의 주식을 발행했지만 결국 목적 달성에는 실패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자사주를 비싸게 매입하면 장기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결국 떨어진다. 워런 버핏은 1999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렇게 적었다. “실질적 가치 이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면 장기 주주는 불이익을 당합니다. 1달러 지폐를 1.1달러에 사들인다면 이 회사에 계속 투자하는 이들에게는 좋은 사업이라고 할 수 없지요.”

 

2.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 주당순이익이 떨어지는 일을 상쇄하려면 자사주 매입이 필요하다.스톡옵션 프로그램을 폭넓게 운영하는 하이테크 기업들을 대상으로 내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공개시장 자사주 매입 규모는 대개 직원들이 행사하는 옵션 규모의 두 배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어떤 경우든 직원의 스톡옵션 행사로 인한 가치 저하를 상쇄할 목적으로 자사주 매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는 합리적인 경제적 근거가 없다. 직원들에게 옵션을 주는 것은 미래에 더 많은 회사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지금 더 열심히 일하라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경영진은 당장 주당순이익을 끌어올리려고 회사 자금을 사용하기보다는 직원들에게 부여한 인센티브가 효과를 발휘하도록 기다려야 한다. 회사가 수익을 더 많이 창출하면 직원들은 더 높은 주가로 옵션을 행사할 수 있고, 회사는 늘어난 수익을 다음번 혁신을 위한 투자에 할당할 수 있다.

 

재투자를 위한 자금은 왜 고갈됐는가

공개시장 자사주 매입에 대한 제약이 크게 완화된 1980년대 초 이후로 순이익 가운데 엄청난 금액이 주주들에게 배당됐다. 이로 인해 기업의 재투자를 위한 여지는 훨씬 줄어들었다.

img_20140901_34_img4

비고 여기에 사용된 데이터는 2013 1월자 S&P500 기업 중 1981~2012년 공개 상장된 251개 기업의 자료다.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암젠, 오라클, 델처럼 1981년 이후에 상장된 회사들을 포함하면 순이익 중 자사주 매입의 비율은 훨씬 더 높을 것이다.

 

3. 우리 회사는 충분히 성장해서 더 이상 수익을 낼 만한 투자 기회가 없으므로 남는 자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어떤 이들은 주주들에게 수익을 나눠주는 수단으로 배당금보다 자사주 매입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장기 자본이익과 적격 배당금에 대한 세율이 같아진 2003년 이후에는 더 이상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다. 그런데 훨씬 중요한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CEO의 핵심 역할은 무엇인가, 그리고 주주들에게 CEO는 어떤 책임을 지는가?

 

오랜 기간에 걸쳐 생산 역량을 쌓아온 회사들은 관련 시장에 진입할 때 조직적, 재정적으로 엄청난 이점을 갖는다. 최고경영진의 주요 역할 중 하나는 이런 역량을 활용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대신 대규모의 공개시장 자사주 매입을 추진한다면 이들이 과연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 CEO의 주요 의무는 주주들에 대한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이런 시각은 현대 기업에서 주주들이 하는 역할을 오해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주주들에게 기업의 모든 초과 이익을 지급해야 한다는 생각의 근거는 이렇다. ‘주주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본을 통해 최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므로 자원을 배정받을 때도 가장 먼저 받아야 한다.’ 이런 설명은 수년 동안 많은 지지를 받은주주 가치 극대화(MSV·maximizing shareholder value)’의 핵심이며, 대표적인 학자는 마이클 C. 젠슨(Michael C. Jensen)이다. MSV 학파는 주주들만이 수익 보장 없이도 위험을 부담하면서 투자를 하기 때문에 소위 가용현금흐름(free cash flow)이 주주들에게 배당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MSV 학파는 수익 보장 없이도 투자를 해서 위험을 부담하는 경제 내 다른 참여자들을 간과하고 있다. 우선 납세자들은 정부기관을 통해 사회기반시설과 지식을 창출하기 때문에 이런 위험을 부담한다고 볼 수 있다. 근로자들도 자신을 고용한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스스로의 역량 개발에 투자하기 때문에 역시 위험을 부담한다고 볼 수 있다. 즉 납세자들은 세금으로 기업을 지원하고, 근로자들은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위험을 부담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적어도 주주들만큼 수익을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

 

MSV가 지닌 역설은 상장기업의 주주들이 대개 회사의 가치 창출 역량에 전혀 투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이들은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이미 발행된 주식을 사들인다. 기업 경영진은 시장을 조작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며 이를 통해 주주들의 기대를 부채질한다. 애플이 일반 주주들에게서 모집한 유일한 자금은 1980년 기업공개 당시 모금한 9700만 달러가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데이비드 아인혼(David Einhorn)이나 칼 아이칸(Carl Icahn) 같은 헤지펀드 활동가들이 애플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한 뒤 역대 최대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하라고 회사를 압박했다. 이들은 수십 년간 애플의 성공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

 

지난 10년간 많은 배당금과 엄청나게 증가한 자사주 매입은 미국 제조업체들이 새로운 경쟁적 도전 상황에 직면하던 시기에 나타났다. 이것은 기업의 현금흐름 가운데 얼마만큼이 정말자유롭게주주들에게 지급될 수 있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게리 P. 피사노(Gary P. Pisano)와 윌리 C. (Willy C. Shih) 2009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게재한미국의 경쟁력 회복(Restoring American Competitiveness)’이라는 글과 공저 <번영의 창출(Producing Prosperity)> 등에서 주장했듯, 많은 학자들은 미국 기업들이 연구와 제조 역량에 훨씬 더 많이 투자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첨단기술 산업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보이익(retained earnings)은 언제나 혁신을 위한 투자의 토대였다. 따라서 MSV를 지지하는 경영진은 조직의 지속적 혁신이 필요한 생산 역량에 폭넓고 깊이 있게 투자해야 하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셈이다. MSV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가치 창출에 대한 이론이 아니라 가치 추출에 대한 이론이다.

 

경영진은 자신의 이익을 우선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개시장 자사주 매입이 증가하는 데는 단순하고도 훨씬 그럴듯한 설명이 있다. 바로 주식 기반 급여의 증가다. 주식을 토대로 결정되는 인센티브는 월가의 압력과 결합해 고위 경영진에게 엄청나고 대대적인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도록 자극한다.

 

자사주 매입을 가장 많이 하는 10개 기업을 살펴보자. 이들은 2003년에서 2012년까지 총 8590억 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썼는데, 이는 이들의 총 순익 중 6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자사주 매입 상위 10개 기업참조). 같은 기간 이 기업들의 CEO는 각각 평균 16800만 달러를 보수로 받았는데, 평균 34%는 스톡옵션이었고 24%는 스톡어워드였다. 이 기업들에서 CEO 다음으로 보수가 많은 고위 경영진 4명은 10년 동안 평균 7700만 달러를 받았다. 이 중 27%는 스톡옵션, 29%는 스톡어워드였다. 하지만 2003년 이후 자사주 매입이 많은 10개 기업 가운데 3(엑슨모빌, IBM, P&G)만이 S&P500지수보다 나은 실적을 냈다.

 

자사주 매입 상위 10개 기업 2003–2012

다음에 나열한 미국 선도 기업들 대부분에서 주주들에 대한 배당은 순이익을 훨씬 초과했다. 이로 인해 혁신과 고용은 저해되고, 정유회사와 제약회사의 경우 고객들은 더 높은 제품 가격을 지불해야 했다.

img_20140901_34_img5

img_20140901_34_img66666

출처
S&P COMPUSTAT 데이터베이스; S&P EXECUCOMP 데이터베이스; 산학연구네트워크

2003~2005년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현실화한 수익을 포함한 주식 기반 급여의 비중에 2006~2012년 제한된 스톡그랜트(STOCK GRANT, 성과연동주식 무상지급권)의 공정가치 또는 스톡어워드 수령으로 현실화된 수익을 더함. 10억 단위에서 반올림했으므로 전체적인 비율이나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영향이 있을 수 있음. * 2000 1월부터 2014 2월까지 마이크로소프트 CEO였던 스티븐 발머(STEVEN BALLMER)는 주식 기반 급여를 전혀 받지 않았지만, 130억 달러 가치를 갖는 마이크로소프트 주식 4%를 보유함.

 

시스템 개혁 방안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집착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들이 다시유보와 재투자방식으로 안정적이고 공정한 성장을 추진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과감한 조치들이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공개시장 환매를 금지하라. 2003 10b-18항을 만들면서 증권거래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주식 발행인이 주가를 조작하려는 동기가 강할 때는 안전치 규정을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자사주 매입을 결정하는 경영진의 주식 기반 급여 자체가 주가 조작 동기를 갖게 한다. 이처럼 명백한 문제를 바로잡으려면 증권거래위원회가 안전치 규정을 없애야 한다.

 

이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증권거래위원회가 지난 30년간 공개시장 자사주 매입이 자본 형성, 제조 기업, 미국 경제에 끼친 피해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벌여야 한다. 예를 들어 이 기간 동안 시장에서 빠져나간 주식은 거의 매년, 발행된 주식보다 많았다. 2004년에서 2013년까지 이렇게 이탈한 금액은 연간 평균 3160억 달러에 달한다. 종합하자면 주식시장이 기업 투자를 위한 자금의 원천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유보이익이야말로 기업 투자의 토대가 된다. 나는 경영진의 보상을 주가와 결부시키는 방식 때문에 물적, 인적 자본이 형성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주식 기반 급여를 제한하라.여러 연구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경영진 보상에 대한 업계 현황을 조사하기 위해 동일한 컨설턴트들을 활용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들은 고객사가 CEO에게 평균보다 높은 보수를 지급하도록 권한다. 그 결과 경영진의 보수는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주가가 하락해도 경영진의 보수가 늘어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주가가 떨어지면 이사회는 최고경영진의 이탈을 막고 주가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들에게 훨씬 더 많은 옵션과 스톡어워드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1991년 증권거래위원회는 최고경영진이 옵션으로 얻은 주식을 즉시 매각해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6개월간 주식을 보유하거나 또는 단기 이익을 아예 포기해야 했다. 이 결정으로 경영진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일에 개인적으로 큰 관심을 두게 됐다. 그리고 기업은 일일 매입 현황을 공개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경영진은 매입 시점에 대한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몰래 거래할 수 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적어도 경영진이 옵션 행사 직후 주식을 매각하는 일을 더 이상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막는 규칙을 제정하면 2010년 도드 프랭크 법안(Dodd-Frank Act)주주승인권(Say on Pay)’ 제도를 보완하는, 의미 있는 개혁을 위한 논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이 제도는 주주들에게 보상 문제에 대해 이사회에 권고를 할 수 있도록 했지만 권고에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무의미한 제도다.

 

전반적으로 주식을 토대로 하는 보수는 엄격하게 제한돼야 한다. 인센티브 보상은 주가가 아니라 혁신 역량에 대한 투자를 반영하는 성과 기준에 따라 지급해야 한다.

 

경영진의 보수를 결정하는 이사회를 변화시켜라.최근 이사회들은 경영진에게 더 많은 보상을 안기고 싶어 하는 동료 CEO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주주들에게 엄청난 배당을 지급하고 최고경영진에게 주식 기반 급여를 승인하면서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점이 큰 문제다. 대부분의 주주들은 단지 이미 발행된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로, 수익을 지키거나 손실을 최소화하고 싶을 때에는 주식을 쉽게 팔아버릴 수 있다. 앞에서 적었듯, 기업의 생산 역량에 진정으로 투자하는 사람은 납세자와 근로자다. 납세자는 정부 투자를 활용하는 기업이 이익을 내고 이에 대한 세금을 낼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다. 이렇게 기업이 납부하는 세금이 바로 납세자의 투자 수익이다. 근로자는 회사가 수익을 내서 급여를 올려주고 안정적인 고용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다.

 

미국의 기업지배구조가 21세기로 진입하는 시점이다. 이사회에 납세자와 근로자들의 자리를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들의 대표자는 강한 동기와 통찰력을 갖고 경영진이 혁신과 가치를 창출하는 역량에 가장 많이 투자하도록 만들 것이다.

 

워싱턴에 필요한 용기

하버드대 로스쿨 학장인 어윈 그리스월드(Erwin Griswold) 1960스톡옵션은 통제를 벗어나고 있는가?’라는 글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게재한 뒤, 앨버트 고어(Albert Gore) 상원의원은 경영진의 스톡옵션에 대한 특별 세금 혜택을 줄여나가도록 의회를 설득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1976년 조세개혁법(Tax Reform Act) 이후 보상 전문가 그라프 크리스털(Graef Crystal)은 자본이득 세율의 대상이 되는 스톡옵션이한때 경영진 보상 방식 가운데 가장 인기가 있었으나의회에 의해 종말을 맞았다고 선언했다. 또한 1970년대에는 미국의 전체 소득 가운데 상위 0.1% 가구가 차지하는 소득 비율이 지난 세기 중 가장 낮았던 적도 있었다.

 

미국 상하원 의원들은 용기를 가지고 전임자들이 남긴 유산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경영진에 대한 지나친 보상을 바로잡기 위해주주승인권제도를 뛰어넘는 뭔가를 이뤄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가치 추출자들이 가치 창출자인 것처럼 보상을 받고, 미국 경제 경쟁력에 필수적인 사회기반시설 및 지식에 투자하는 정부의 역할을 간과하도록 하는 현재의 잘못된 조세 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

 

오늘날 기업들은 훨씬 많은 자원을 자사주 매입에 쏟아부으면서 연구, 개발, 탐색을 위해 연방정부 보조금을 타내려고 로비하며 실제 성공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같은 위선 사례 세 가지를 소개하겠다.

 

대체 에너지.미국진보센터(Center for American Progress)에 따르면, 엑슨모빌은 석유 탐사를 위해 미 정부로부터 매년 약 6억 달러의 보조금을 받는다. 그러면서 매년 약 210억 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쓴다. 이 회사는 대체 에너지 연구에 사실상 아무런 투자도 하지 않는다.

 

또 마이크로소프트와 GE 같은 기업의 최고경영진은 미국에너지혁신위원회(American Energy Innovation Council)를 통해 미국 정부가 대체 에너지 연구에 투자와 보조금을 매년 160억 달러로 세 배나 늘리도록 로비했다. 그러나 이들은 자체적으로도 대체 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을 충분히 갖고 있었다. 지난 10년간 마이크로소프트와 GE가 매년 자사주 매입에 들인 금액만 해도 그 정도가 된다.

 

나노기술.인텔 경영진은 미국 정부가 나노기술 연구에 지출을 늘리도록 오랫동안 로비해왔다. 2005년 당시 인텔의 CEO였던 크레이그 R. 배럿(Craig R. Barrett)미국이 정보기술 영역에서 계속 세계의 리더 자리를 지키려면 학계, 산업계, 주정부와 연방정부를 포함한 대규모의 조직적인 연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국가 나노기술 전략(NNI · National Nanotechnology Initiative)을 출범한 2001년부터 2013년까지 인텔이 자사주 매입에 들인 금액은 NNI 예산의 거의 네 배에 달했다.

 

의약품.미국 의약품 가격이 다른 나라들보다 최소 두 배 이상이라는 불평이 일자 화이자(Pfizer) 등 미국 제약회사들은 높은 가격(관대한 지적재산 제도와 느슨한 가격 규제 덕분에 가능해진)으로 발생하는 이득 덕분에 미국에서 더 많은 연구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003년부터 2012년까지 화이자는 수익의 71%에 달하는 금액을 자사주 매입에, 수익의 75%에 달하는 금액을 배당금에 쏟았다. 다시 말해 화이자는 벌어들인 것보다 더 많은 자금을 주식 환매와 배당금에 썼으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본준비금을 이용했다. 실제로 미국인들은 주요 제약회사들이 주가를 올리고 경영진의 급여를 늘릴 수 있도록 약값을 비싸게 지불하는 셈이다.

 

주식시장과 기업이 경제와 사회에 대해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고 통제할 의지도 없는 사람들의 행동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미국의 규제기관이 개입해야 한다. 증권거래위원회 웹사이트에는 이런 설명이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사명은 투자자들을 보호하고, 시장을 공정하고 질서 있고 효율적으로 유지하며, 자본 형성을 용이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살펴봤듯, 자사주 매입과 경영진 급여에 대한 감시 및 판결에서 증권거래위원회는 이런 목적에 반하는 행동을 취해왔다. 이들은 미국이 생산성 향상으로 얻은 이익의 상당 부분을 최고경영진을 포함해 사회의 가장 부유한 0.1%가 가져가도록 한 반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그 혜택에서 배제했다. 특히 10b-18항은 주주들에게 상당한 기업 자금을 배당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주식시장의 조작을 용이하게 했고, 이 때문에 인적자본을 포함한 자본 형성이 어려워졌다.

 

기업의 자원을 할당하는 프로세스는 경우에 따라 미국 경제를 안정시킬 수도 있고 불안정하게 만들 수도 있다. 만약 기업의 이익이 곧 공동의 번영으로 이어지는 경제를 원한다면 무분별한 자사주 매입과 경영진 보상은 중지돼야 한다. 모든 중독 현상이 그렇듯, 익숙한 관행을 중지하면 고통이 뒤따른다. 그러나 훌륭한 경영진은 기업을 지속시키고, 기업의 성공을 돕는 노동자들에게 더 높은 생활 수준을 제공하며, 기업에 필수적인 기반을 제공하는 정부가 세입을 창출할 수 있도록 회사의 자원을 할당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따른 합당한 보수를 받는 데서 만족을 얻을 것이다.

 

윌리엄 라조닉

윌리엄 라조닉(William Lazonick)은 매사추세츠대 로웰 캠퍼스(University of Massachusetts Lowell)의 경제학 교수다. 이 대학 산하 산업경쟁력센터(Center for Industrial Competitiveness)의 공동 창립자이며 산학연구네트워크(Academic- Industry Research Network) 회장이다. 저서 <새로운 경제하에서의 지속 가능한 번영(Sustainable Prosperity in the New Economy? Business Organization and High-Tech Employment in the United States)>으로 2010년 슘페터 상(Schumpeter Prize)을 받았다.

  • 아티클 다운로드
    (PDF)
    5,000원

    담기바로구매

  • 2014 9월호(품절)
    17,000원
    15,300원

    구매하기

  • 디지털서비스
    1년 150,000원

    디지털서비스란

    신청하기

재무회계 다른 아티클

무료 열람 가능 아티클 수 0/1 회원가입 | 서비스상품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