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6월

집단 천재성
그레그 브랜도(Greg Brandeau),에밀리 트루러브(Emily Truelove),켄트 라인백(Kent Lineback),린다 A. 힐(Linda A.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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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민한 리더들은 더 이상 자신을 외로운 선지자로 포장하지 않는다. 이들은 혁신의 규칙을 새롭게 쓰고 있다.

 

구글이 창립 후 첫 10년간 거뒀던 눈부신 성공은 이제 거의 필연이었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구글의 시스템 인프라스트럭처 그룹 내부에 들어가 보면 꼭 그렇지도 않았음을 곧 알게 된다. 구글의 급성장은 상당 부분이 회사의 인프라를 유례없는 속도로 혁신하고 확장할 수 있었던 능력 때문이었다. 빌 코프란(Bill Coughran)은 구글의 엔지니어링 수석 부사장으로서 이 그룹을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이끌었다. 1000명 규모의 조직은 구글의엔진룸’, 즉 여러 서비스가 매일 24시간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핵심 시스템과 장비들을 구축했다. 코프란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세계에서 우리 말고는 어느 누구도 하지 않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생기면 그냥 어디 가서 해결책을 구해 올 수가 없었죠. 우리가 직접 해결책을 만들어내야만 했어요.”

 

코프란은 2003년에 구글에 입사했다. 창립 후 겨우 5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그때까지 구글은 웹 검색 및 데이터 저장 문제를 다루는 방식을 이미 여러 번 재발명해온 터였다. 코프란의 시스템 인프라스트럭처 그룹은 웹 검색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해 구글 파일 시스템(GFS)을 이용하고 있었다. 한때는 획기적인 혁신으로 여겨졌던 GFS였지만 코프란은 구글의 엄청난 성장세를 고려해볼 때 이 시스템을 2~3년 안에 교체해야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검색 서비스 이용 횟수가 드라마틱하게 늘어나는 동시에 Gmail을 비롯한 여러 애플리케이션이 추가되고 있던 때였다. 그런 애플리케이션들을 운용하려면 단순히 저장 공간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GFS가 최적화됐던 기존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새로운 저장 시스템이 필요했다.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고, 또 그 다음 세대 시스템을 구축하고, 또 그 다음 세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로 시스템 인프라스트럭처 그룹의 임무였다. 현재의 엔진룸도 개선하면서 자체적으로 새 엔진 룸을 직접 만들어야 하는 게 코프란의 최우선 과제였다. 과거 코프란은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캘리포니아공과대에서 수학을 전공했으며, 유명한 벨연구소를 이끈 적이 있다. 이런 배경을 고려할 때, 아마 독자들은 코프란이 우선 기술적 해결책을 개발하는 데 집중한 다음 이를 실행하도록 팀원들에게 맡겼을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코프란은 그런 식으로 일을 진행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지도자들이 흔히 고민하는 영원한 숙제, 어떻게 해야 혁신을 계속 거듭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코프란은 혁신 리더의 역할이란 비전을 세우고 다른 사람들이 그 비전을 잘 따르게 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혁신 리더의 역할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을 의지와 능력을 갖춘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Idea in Brief

과제

조직의 경쟁력은 상당 부분 혁신 역량에 달려 있다. 조직이 직면하는 영원한 숙제는 혁신을 몇 번이고 거듭할 수 있는 조직을 구축하는 일이다.

 

열쇠

문제의 해결책이 이미 잘 알려져 있고 간단한 경우에는 가야 할 방향을 설정해주는 전통적 리더십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정말 독창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무엇이 적절한 대응인지를 그 누구도 미리 결정해줄 수 없다. 그러므로 혁신 리더의 역할은 비전을 세우고 다른 사람들이 그 비전을 따르게 하는 일이 아니라 혁신을 수행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접근법

혁신 의지를 북돋우려면 목적 의식, 공통의 가치관, 그리고교전 규칙이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각각 협업, 관찰에 기초한 학습, 통합적 의사결정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혁신 능력을 키우려면 창조적 마찰, 창조적 민첩, 창조적 결의라는 세 가지 조직적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리더십과 혁신을 연결하는 고리

구글만큼 이용 가능한 자원을 많이 확보한 회사는 거의 없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회사들은 코프란이 직면했던 근본적인 문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쓴 필자들은 2005년에 특출한 혁신 리더(innovation leaders)들을 연구하기 위해 모였다. 혁신 리더들이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무엇을 하며, 누구인지를 연구하고자 한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실리콘밸리, 유럽, 아랍에미리트공화국, 인도, 한국 등 세계 곳곳에서 찾아냈다. 그리고 영화 제작, 전자 상거래, 자동차 제조, 전문 서비스, 럭셔리 패션 등 다양한 업계를 조사했다. 우리는 리더나 혁신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훨씬 덜 알려져 있는 주제, 즉 더 혁신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리더가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싶었다.

 

우리가 연구한 경영자들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었지만 리더십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은 비슷했다. 그들은 전통적인 관점에서 멀리 벗어나 있었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이미 잘 알려져 있고 간단한 경우에는 방향을 지시해주는 리더십이 매우 효과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가 정말 독창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경우라면 무엇이 적절한 대응인지를 그 누구도 미리 결정할 수 없다. 비전을 세워 사람들에게 납득시킨 후 어떻게든 그들이 그 비전을 실행하게 하는 것이 혁신 리딩일 수는 없다. 리더란 곧 선지자(visionary)라는 통념이 워낙 널리 퍼져 있다 보니 우리가 연구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자신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이를 수정한 후에야 해당 조직을 지속적으로 정말 혁신적이게 바꿀 수 있었다.

 

조직원 개개인이 조금씩 갖고 있는 개성을 끌어내고 짜 맞춰 집단 천재성(collective genius)을 보여주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리더 자신의 행동과 조직을 구성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문제는혁신을 일으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기보다는혁신이 일어날 무대를 세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이다.

 

왜 혁신에는 다른 종류의 리더십이 필요한가

혁신이란 재미있고 창조적인 일이라고 미화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혁신은 힘든 일이며 감정적으로나 지적으로나 매우 부담스럽고 불편한 과정이 될 수 있다. 노련한 리더가 없는 조직에선 혁신적 문제 해결책이 부자연스럽고 위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협력해가며 광범위한 아이디어들을 내놓은 후 열띤 논쟁으로 개선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때 혁신이 일어난다. 협력 과정에는 격렬한 의견 충돌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런 충돌이 빚는 마찰은 조직원이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다. 긴장과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똑똑하고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에서는 그럴 공산이 더 크다. 그들은 배에 사공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느낄 수도 있다. 종종 회사 측은 조직원 간의 의견 차이를 막거나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행동은 혁신에 꼭 필요한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흐름과 풍부한 논의를 억누를 뿐이다. 리더는 그런 긴장을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 사람들이 기꺼이 자기 천재성을 공유하려 할 만큼 협력적이면서도, 동시에 아이디어를 개선하고 새로운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만큼은 대립적인 환경을 조성해내야 한다.

 

혁신에는 시행착오도 필요하다. 혁신적인 집단은 앞일을 계획하기보다 실행하며 나아가는 편인데 실제로 나타나는 해결책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방법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조직체와 구성원들은 어떤 바람직한 결과를 향해 체계적으로 나아가는 방식을 선호한다.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책임을 할당하고, 단계별로 차근차근 일을 해나가며,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진척 상황을 지켜본다. 이것이 바로 훌륭한 경영 방법 아닌가? 그렇다. 혁신과 무관한 경우에만. 혁신 리더들은 꼭 필요한 즉흥성과 현실적인 성과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끝으로, 참신하면서도 유용한 뭔가를 창조하려면 양자택일식 사고를 넘어 통합적 사고로 나아가야 한다. 이 역시 만만치 않은 일이다. 조직과 조직의 리더들은 일방적인 지시를 내리거나 혹은 여러 그룹 간의 의견 차이를 그저 중간에서 절충함으로써 전혀 독창적이지 않은 해결책을 내놓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혁신을 이루려면 아이디어를 통합해야 한다. 즉 옵션 A와 옵션 B가 상호 배타적인 것처럼 보였더라도 둘을 조합해서 새롭고 더 나은 옵션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조직 내 어느 부서의 누구든 훌륭한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게 하려면 리더의 인내심이 강해야 한다. 동시에 리더는 긴박감을 조성하고 확실한 평가 척도를 정해서 통합적 의사결정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

 

혁신은 힘든 일이다

혁신 리더의 역할은 혁신을 거듭하려는 의지와 능력을 모두 갖춘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다.

 


혁신 의지

혁신적 조직은 공동체 의식을 함양해야 한다. 이는 다시 세 가지 요소에 기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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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능력

혁신에 성공하려면 조직 차원의 의지가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조직은 세 가지 특정 능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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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의지 북돋우기

사람들의 자발적 의지를 키우려면 리더는 목적의식, 가치관, ‘교전 규칙(rules of engagement)’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2009년 루카 데 메오(Luca de Meo)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로 폴크스바겐에 입사했을 때 그의 직무는 분열된 마케팅 부서를 하나의 강력한 혁신 기관으로 탈바꿈시키는 일이었다. (2010년 말 그는 폴크스바겐그룹의 CMO가 됐다.) 데 메오는 CEO 마르틴 빈터코른(Martin Winterkorn) 1년 전에 세운 야심 찬 목표에 고무됐다. ‘10년 안에 도요타와 GM을 뛰어넘어 업계 선두에 서라.’ 그 목표에는 단순히 1위가 되는 것보다 더 깊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한 세기에 가까운 폴크스바겐의 역사를 기반으로 삼아 고객을 만족시키고, 환경 오염을 줄이며, 선구적인 21세기 자동차 제조사가 됨으로써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일이었다.

 

데 메오의 임무는 그런 담대한 야망을 뒷받침할 수 있는 마케팅 부서를 만드는 일이었다. 폴크스바겐은 여러 시장에서 강력한 브랜드를 갖고 있었지만 데 메오가 보기에는 더 강해질 여지가 있었다. 게다가 브랜드는 통일돼 있지도 않았다. 세계 곳곳에서 다르게 인식되고 있었다. 특히 폴크스바겐이 급성장을 기대하고 있던 여러 신흥 시장에서는 그런 경향이 더 심했다. 피아트 이사회 회장과 알파로메오의 CEO를 역임했던 데 메오는브랜드는 내부에서부터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폴크스바겐의 브랜드 구성 요소인 혁신, 책임, 가치가 미사여구에 그쳐서는 안 됐다. 회사와 직원들이 이를 매일같이 실천해야만 했다.

 

폴크스바겐은 154개 시장에서 영업 중이었고 마케팅은 매우 분권화돼 있었다. 폴크스바겐의 마케터들은 대부분 자기 나라 안에서만 일했고, 다른 지사 직원이나 볼프스부르크 본사 직원과 교류할 기회나 동기가 별로 없었다. 그렇게 우물처럼 폐쇄적인 상황과 마케터들이 따라야 했던매우 직선적인 업무 프로세스는 이들이하나의 목소리로 말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고 데 메오는 이야기했다.

 

데 메오는 더 걱정스러운 문제도 알아차렸다. 폴크스바겐에서 혁신이란 제품개발부 엔지니어들만의 소관이지 마케팅 담당자들의 일은 아니라고 여겨진다는 점이다. 이는 엔지니어링과 제품에 중점을 둔 회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다. 데 메오는 세계 일류 기업의 직원은 모두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혁신가, 전략가가 돼야 한다고 믿었다. 강력한 세계적 브랜드를 만들려면 마케터 본인들이 응집력 있고 협조적인 공동체의 구성원임을 느낄 수 있어야 했다. 새로운 능력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시간이 계속 흐르긴 했지만 데 메오는 우선 그런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신의 경험에 비춰 볼 때 공동체 의식이 없으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혁신에 나서지 않을 듯했다.

 

목적의식.데 메오가 밟은 첫 단계 중 하나는마케팅 웍스!(Marketing Worx!)’라는 이틀짜리 디자인 워크숍(codesign lab) 시리즈를 개최하는 일이었다. 워크숍에서는 서로 만나본 적이 별로 없는 사람들이 모여 마케팅 문제를 다뤘다. 데 메오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상호 신뢰와 존중은 오로지 교류와 대화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마케터들이 협업하고 실험하고 아이디어를 통합하면서 서로 친해지고 그런 혁신 과정에도 익숙해지길 바랐다. 무엇보다도 마케터들이 낡은 행동 방식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패턴의 상호 작용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은 전혀 없었고 앉아서 하는 활동도 거의 없었다. 워크숍은 최상의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시안을 잡고 시험하고 토론하는 곳이었다. 참가자들 중에는 열정적인 사람도 더러 있었지만 회의적인 사람이 많았다. 데 메오는 회의적인 사람들이 계속 그 과정에 참여하도록 밀어붙여야 했다.

 

목적은 어떤 집단이무엇을 하는가가 아니다. 집단 안에누가있는가, 혹은 집단이존재하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집단 정체성과 관련돼 있다. 목적 의식은 사람들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며 혁신에 내재하는 힘든 일을 해나가게 한다. 마케팅 웍스!에서 데 메오는 팀원들에게 폴크스바겐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각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그들은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그들은 폴크스바겐이국민차를 만들고,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고, 기술경제 발전을 이끌며, 환경을 중요시해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은지속가능성이 유행어가 되기 한참 전인 1970년대에 이미 환경보호를 위한 부서를 설립했다.) 그들은 업계의 주도적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에 참여한다는 사실에 고무됐다.

 

데 메오는 팀원들에게 마케팅 부서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라고 했다. “우리는 왜 여기에 있습니까?” 하고 그는 물었다. 집단의 목표가 곧 분명해졌다. 마케팅 부서의 임무는 폴크스바겐의 강력한 유산을 반영해 전 세계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브랜드를 구축하는 일이었다. 그런 목적은 마케팅 업무를필요하지만 결정적이지는 않은 일에서전략상 불가결한 일로 승격시켰다. 데 메오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브랜드는 시시한 것이 아닙니다. 훌륭한 브랜드가 하는 일을 보여주는 매우 구체적인 증거가 있습니다. 그런 일은 단지 마술에 불과한 게 아니라 진짜 비즈니스죠.” 사업의 혁신을 꾀하고 있던 폴크스바겐에서 데 메오의 팀은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했다.

 

교전 규칙은 협업 시에 생기는 긴장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 긴장은 창조적 공동체를 분열시킬 수도 있다.

 

공통 가치관.공동체를 이루려면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해 구성원들이 의견을 같이해야 한다. 그룹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개인과 집단의 사고와 행동방식도 달라진다. 공동체마다 가치관이 다르게 마련이지만 우리는 정말 혁신적인 조직들이 모두 중요시하는 네 가지를 발견했다. 담대한 야망, 공동체에 대한 책임, 협업, 학습이다.

 

폴크스바겐의 데 메오는 마케터들에게 브랜드의 세 가지 구성 요소인 혁신, 책임, 가치를 업무의 길잡이로 삼아보라고 했다. 마케팅 웍스!의 한 세션에서 그는 어떤 팀에게 결국싱크 블루(Think Blue)’라고 불리게 된 친환경 캠페인을 좀 더 구체화해보라고 권했다. 싱크 블루는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폴크스바겐의 과거 활동들을 통합하며 앞으로의 활동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다. ‘책임의 한 가지 표현이었던 싱크 블루 캠페인은 데 메오의 팀이 매우 중요시한 폴크스바겐의 풍부한 유산과 사회경제기술적 진보를 추구하는 폴크스바겐의 담대한 야망을 기반으로 했다. 마케팅 웍스!가 끝날 때 참가자들은 모두 싱크 블루에 대한 개인적 헌신을 공표하는 선언문에 서명했다.

 

‘교전 규칙’.목적 의식, 가치관과 함께교전 규칙(rules of engagement)’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중요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비생산적 행동을 삼가며 혁신 촉진적인 행동을 하도록 만든다. 마케팅 웍스!의 성공 후 데 메오는 팀의 실무 처리 방식을 바꾸는 일을 들여다봤다. 똑똑한 사람들을 하나의 팀으로서 기능하게 만들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래도 데 메오에 따르면 마케팅 웍스!긍정적인 충격으로 작용해 사람들을 한데로 뭉쳐줬다. 협업에 내재하는 긴장은 일의 진척을 더디게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창조적인 공동체를 분열시킬 수도 있다. 교전 규칙은 그런 파괴적인 힘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갈등의 초점을 아이디어에 맞추고 인신공격은 삼가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연구한 모든 조직에서 리더들은 그런 규칙을 발전시키고 시행했으며 필요시 지시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교전 규칙은 두 종류로 나뉜다. 첫 번째, 사람들이 상호 작용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즉 상호 신뢰, 상호 존중, 상호 영향이다. 이는 곧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에게 발언권이 있으며, 심지어 경력이 일천한 비정규직 사원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이다. 두 번째 종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에 대한 것이다. 무엇이든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하고, 데이터에 근거해 생각하고, 부분이 아닌 전체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의 마케팅 그룹이 자동차 신모델을 출시하는 방법을 어떻게 혁신했는지 살펴보자. 그들은 각 신모델의 라이프 사이클 전 과정에 대한 통합적 마케팅 전략을 만들기 위해 여러 부서를 망라하는 프로젝트 팀을 만들었다. 한 모델을 라이프 사이클 단계별로 나눠서 각각 다른 팀이 책임지는 릴레이 방식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한 팀은 경차 모델인 업!(up!) 시리즈의 신모델에 초점을 맞췄다. 데 메오의 직속 팀이었다. 그는 기대치는 높게 잡았지만 구체적인 지시는 주지 않았다. 그 팀은 그런 종류의 자율과 책임을 한번도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데 메오는 팀원들이 위험을 감수하며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의 규칙에 따라 독자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놓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들이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게 막아준 것은 워크숍에서 규정했던 주요 성과 지표였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 팀은 상급 관리자의 공식적인 지시 없이는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데 메오는 팀 외부의 한 젊은 리더를 불러 그가동료 중 1인자역할을 하며 의사결정 과정을 돕게 했다. ! 팀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들이 내놓은 130쪽 분량의 계획은아마도 최근에 폴크스바겐에서 실행한 것 중 가장 통합적인 출시 전략이었을 것이라고 데 메오는 말했다.

 

우리가 연구한 다른 모든 리더들과 마찬가지로 데 메오는 포괄적인 접근법을 취했다. 그는 폴크스바겐 마케팅 부서의 문화와 역량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다기능 팀을 개발했고, 우수한 마케팅 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전 세계의 마케터들을 이어주는 분기별 원탁회의를 도입했다. 그런 단계들은 특별히 획기적인 일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데 메오의 접근법에서 독특한 점은 그가 그렇게 평범한 듯한 변화들을 그 자체로 목적으로 삼지 않고 공동체 구축의 메커니즘으로 이용했다는 데 있었다.

 

데 메오의 노력은 확실히 효과를 보이고 있다. 마케팅부서는 폴크스바겐의 다른 기능 부서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의 본사지사에서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 싱크 블루는 조직 전체의 지침으로 성장했다. 40여 개국의 다른 부서 직원들이 저마다 혁신적인 싱크 블루 프로젝트를 개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3년에는 약 600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중 하나인싱크 블루 팩토리(Think Blue Factory)’는 제조 부서에서 착수한 프로젝트다. 2018년까지 폴크스바겐의 모든 공장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25%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데 메오는블루 마케팅이 정말로폴크스바겐의 중심부에 있다고 말한다.

 

혁신의 역설

혁신적 문제 해결의 핵심은 개개인이 갖고 있는 천재성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동시에 그 조각들을 한데 묶어 집단 천재성으로 만드는 것이다. 재능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일은 좋은 아이디어와 옵션들을 개발하는 데 꼭 필요하다. 재능을 한데 묶는 일은 그런 아이디어와 옵션들을 가다듬고 그중에서 새롭고 유용한 해결책을 골라내는 데 꼭 필요하다.

 

우리는 연구 중에 여섯 가지 혁신 역설을 발견했다.

리더들은 조직이 다음과 같은 양극단 사이에서 끊임없이 조정을 거듭하도록 도와야 한다.

 

• 개인 vs. 집단

• 지지하기 vs. 맞서기

• 실험과 학습 유도 vs. 성과 향상

• 즉흥성 권장 vs. 체계성 권장

• 인내심 보이기 vs. 절박함 보이기

• 바텀업식 주도 vs. 톱다운식 개입

 

이런 역설의 오른쪽 단어들에 머무는 리더들은 사람들의 천재성을 십분 끌어내지 못해 유용한 아이디어를 별로 얻지 못할 것이다. 왼쪽에 머무는 리더들은 아이디어와 옵션을 많이 얻긴 하지만 그것들을 새롭고 유용한 해결책으로 바꾸지 못할 것이다. 그 대신 갈등과 혼란이 판을 칠 것이다. 어느 순간에서 적절한 위치가 어디인지는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어쨌든 목표는 혁신에 필요한 협업, 실험, 통합을 가능하게 하는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가 연구한 리더들은 당면한 상황에 맞게 자기 행동을 조정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리더십에 대한 전통적 통념, 갈등이나 통제력 상실에 대한 거부감, 개인적 취향은 모두 리더가 역설의 양극단 사이에서 전략적으로 이동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많은 리더들이 양극단 중 하나를 택하려는 유혹에 빠진다. 계속 조정을 거듭하려면 상당한 판단력, 용기, 끈기가 필요하다.

 

정말 새롭고 유용한 해결책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 중 하나는 혁신의 과정이 워낙 너저분한데다 위의 각 역설에 내재하는 긴장감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혁신 능력 키우기

조직이 혁신에 성공하려면 의지가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능력도 필요하다. 그런 능력을 갖추려면 세 가지 조직적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 첫째, 협업을 위한창조적 마찰(creative abrasion)’, 즉 대화와 논쟁을 통해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능력이다. 둘째, 발견 지향 학습을 위한창조적 민첩성(creative agility)’, 즉 신속한 실행, 고찰, 조정으로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실험하는 능력이다. 셋째, 통합적 결정을 위한창조적 결의(creative resolution)’, 즉 이질적이고 때로는 상반되기도 하는 아이디어들을 조합해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다. 이 세 가지 능력들의 작용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구글의 빌 코프란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새로운 데이터 저장 시스템의 필요성에 대해 코프란이 이야기하기 시작하자 엔지니어들은 두 가지 유망한 대안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나눠졌다. 한 집단은 기존의 GFS 위에 새로운 시스템을 더하고 싶어 했다. 이들은빅 테이블(Big Table)’ 팀이었다. 다른 한 집단은 구글에 새로 필요한 저장 시스템은 기존의 검색 전용 GFS 시스템과는 너무나 다르므로 GFS를 조정하는 선에 그치지 말고 아예 교체해야 한다고 믿었다. 이들은새 출발(Build from Scratch)’ 팀이었다.

 

코프란은 일부러 이 두 팀을 느슨한 방식으로 관리했다. 엔지니어들에게 자유를 가능한 한 많이 주되 혼란에 빠지지 않을 만큼의 통제는 유지했다. 코프란은 기술에 정통한 엔지니어링 부서 임원들과 간부급 엔지니어들을 불러다두뇌 집단을 만들어 이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검토 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두 팀의 진척 상황을 평가하게 했다. 코프란은 지시를 하지 않는 대신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 지적 현실감과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논쟁을 유발하려고 애썼다.

 

그는 요구 사항을 확실히 정했다. 각 팀은 아이디어를 엄격히 테스트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고 이의 제기나 의견 제시를 하려면 객관적 자료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코프란은그건 하지 말라는 말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는 그런 말이 재능을 억누르고 의욕을 꺾는다고 믿었다. 또 스스로도 전문 지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문에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도록 그들을 자극해야 합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창조적 민첩은 다양한 실험을 신속히 실행하고, 실험 결과에서 뭔가를 배운 다음, 그에 따라 계획을 조정하는 능력이다.

 

창조적 마찰.코프란은 리뷰 회의를 아이디어 테스트 기회로 만들었다. 정직한 대화와 엄격한 논쟁이 목표였다. 그는 두 팀이 각각의 시스템상 한계로 보이는 문제와 열심히 씨름하도록 격려했다. ‘새 출발팀에게는 확장성이 문제였고, ‘빅 테이블팀에게는 각각 다른 시스템 요구사항을 가진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일이 문제였다. 코프란은 두 팀 모두 그들의 가정에 의문을 제기하길 바랐다. 그는 협조적이었지만, 창조적 마찰이 일어나려면 자기가 조직에 대립적인 기운을 어느 정도 불어넣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무엇이든 내가 시키는 대로 꼬박꼬박 따르기만 하는 조직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나와 논쟁을 벌일 조직이 필요한 거죠.”

 

창조적 마찰에 필요한 두 요소는 지적 다양성과 지적 갈등이다. 코프란은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법을 취한 팀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함으로써 다양성을 북돋웠다. 그리고 진지한 질문과 이의제기로 생산적인 갈등이 일어나도록 했다. 그를 비롯한 리더들은 고의적으로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코프란은엔지니어들과 내가 나누는 대화의 가치 중 90%는 그들이 내가 무엇을 질문하려는지 모른다는 데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들이 내가 어떤 12가지 특정 질문을 하리라는 걸 알고 있다면우리가 뭘 하고 있지?’ 라는 포괄적인 질문을 자신에게 던질 가능성이 더 적어질 겁니다.”

 

코프란은 두 팀을 너무 일찍 혹은 너무 자주 모아 논쟁시키는 경우의 결점에 대해서도 민감했다. “만약에 한 팀이 완벽한 왼손잡이용 물건을 만들고 있고 다른 한 팀이 완벽한 오른손잡이용 물건을 만들고 있는데 두 팀을 같은 방에 둔다면 아무리 훌륭한 중재인이 있어도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겁니다.”

 

창조적 민첩.코프란은 두 팀의 구성원들이 창조적 민첩의 세 단계를 통해 일을 진행하길 바랐다. 이 세 단계는 우리가 연구한 혁신 리더들이 대부분 권장하는 과정이다. 첫째, 코프란은 팀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빨리, 적극적으로 실행해보게 했다. 그러려면 계획을 세우는 일도 어느 정도 필요했지만 코프란은 아이디어의 실제 작용 방식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는 일을 훨씬 더 강조했다. 둘째, 그는 팀원들이 실험의 결과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거기서 뭔가를 배우길 바랐다. 셋째, 그는 팀원들이 그 결과에 근거해 계획과 행동을 조정하고 그런 지식을 반영해서 이 세 단계 사이클을 되풀이하길 바랐다.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혹은 그 접근법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이 확인될 때까지 반복하라는 것이었다.

 

창조적 결의. 2년이 지나자 코프란은새 출발팀의 시스템이 구글에 필요한 만큼 안정적이지 못하고빅 테이블팀의 시스템은 유튜브를 비롯해 점점 늘어나는 구글 애플리케이션들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했다. 하지만 그는 단기적으로 보면 빅 테이블의 접근법이 더 실용적이라고 믿었다.

 

힘든 결정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뭔가 완전히 실패하거나 완전히 성공한 경우에는 결정을 내리기가 쉬웠습니다. 하지만 애매모호한 경우는 다루기가 어렵습니다. 바로 그런 경우에 우리 시스템의 복잡성이 드러났죠. 우리는 시스템을 끊임없이 검토하고 또 검토했습니다. 한 가지 기준에서 잘되던 게 다른 기준에서는 말썽을 일으키곤 했어요. 확실한 부분은 거의 없었어요. 구글은 컴퓨팅 자원과 관련해서라면 워낙 독특한 기업이라 전례도 전혀 없었죠.”

 

코프란은 데이터 저장 엔지니어링 부서의 임원이자두뇌 집단의 일원인 캐시 폴리지(Kathy Polizzi)에게새 출발팀의 시스템에 큰 한계가 있음을 납득시키는 일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두 사람은 새 출발 팀이 자신들의 접근법을 테스트해보며 현실을 인정하게 했다. 우선 시스템을 반()가동 상태로 두고 성능과 확장성을 시험하게 했다. 폴리지는 시간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 시스템이 구글의 막대한 운영 규모를 감당해낼 수 있도록 팀원들에게 우려 사항을 해결하도록 했다. 또 그녀는새 출발팀과 오퍼레이션 팀의 합동 회의도 주선했다. 오퍼레이션 팀은 구글의 일상적인 시스템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집단이다. 다시 말해 이들은 한밤중에 뭔가 일이 잘못되면 삐삐로 호출을 받아 달려나가야 하는 당사자들이었다. 폴리지의 말에 따르면, 오퍼레이션 팀은 새로운 데이터 저장 시스템이 처리해야 할 문제, 쟁점, 우선 사항을 다룸에 있어사람 냄새를 더해줬다. 마침내새 출발팀은 자기들이 만들고 있던 시스템의 한계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결국빅 테이블팀이 개발한 저장 시스템 추가 장치가 회사 전체에서 쓰이게 됐다. 하지만 코프란은 곧 다시 똑같은 과제에 직면했다. 이 시스템은 구글의 필요 저장 용량을 몇 년 동안만 감당할 수 있을 것이었다. 그래서 코프란은 시스템 인프라스트럭처 그룹의 최고 선임 엔지니어 두 명에게 궁극적으로 현 시스템을 대체하게 될 차세대 시스템의 개발에 착수하라고 일러뒀다. 그리고새 출발팀을 불러 그 일에 참여시켰다. 결국 그 팀원들이 개발한 아이디어 중 일부가 차세대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크기의 데이터 객체 및 파일을 감당할 수 있게 하는 방식 또는 드라이브나 서버가 고장 날 경우 데이터를 보호하는 방식 등이 그런 예다.

 

톱다운식 결정을 배제하고 위와 같은 과정을 선택함으로써 코프란은 회사가 당면 문제에 대한 최상의 해결책을 개발하는 데 일조했다. 구글에 장차 필요할, 파괴적으로 혁신적인 저장 시스템의 개발에서도 진전을 봤다. 하지만 코프란에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혁신을 몇 번이고 거듭할 수 있는 공동체를 육성하는 일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어떤 팀이 열정적으로 하고 있는 일을 제 지위를 이용해서 강제로 중단시키려 한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우리는 혁신가들을 고용하죠. 의욕적인 팀이 일을 하지 못하게 막는다면 그들의 재능을 정말 잘못 쓰게 되는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전통적인 리더십 접근법을 썼다면 혁신을 얼마나 가로막았을지 생각해보라. 창조적인 의견 충돌을 억제함으로써 조화로운 상태를 유지했더라면 고려할 만한 좋은 선택지의 수가 줄어들었을 것이다. 미리 결정된 해결책으로 집단을 전진시킴으로써 절제력과 통제력을 발휘했더라면 최선의 단장기적 해법으로 이어질 발전적 시행착오를 막았을 것이다. 그리고 더 일찍, 더 자주 의사결정을 내렸더라면 가장 창조적이고 가장 사려 깊은 해결책으로 이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당신은 혁신 리더인가?

 

당신이 이끄는 조직에 대한 다음 질문들에 답해보자

• 우리 조직의 구성원들은 공동체 의식을 갖고 있는가?

• 우리 조직에는 공동의 목적의식, 즉 우리를 한데 묶어주며 힘든 혁신 과정을 함께 헤쳐나가게 만드는 의식이 있는가?

• 우리 조직의 구성원들은 담대한 야망, 공동체에 대한 책임, 협업, 학습 등의 핵심 가치를 뒷받침하는교전 규칙을 지키며 일하는가?

• 우리는 솔직한 대화와 논쟁을 통해 아이디어를 생산해낼 수 있는가?

• 우리는 신속한 실행, 고찰, 조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테스트할 수 있는가?

• 우리는 절충을 하거나 일부 집단이 우세해지게 하지 않으면서 통합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당신이 리더십을 어떻게 생각하고 실천하는가에 대한 다음 질문들에 답해보자

• 리더로서 나의 일차적 직무는 팀이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맥락을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 나는 진두지휘하는 선지자(visionary)가 아닌무대 설정자의 역할이 편안하게 느껴지는가?

• 나는 토론이 격해지고 상황이 모호하고 복잡해지더라도 의견 차이를 더 키울 수 있을 만큼 용기와 인내심이 있는가?

 

위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하나라도아니다이거나잘 모르겠다라면 당신의 리더십 역할을, 그리고 당신 조직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리더십 잠재력을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이다. 우리가 연구한 뛰어난 혁신 리더들 가운데 상당수는 다른 사람들이 리더십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도록, 또 우리가 설명한 방식으로 일하기란 결코 쉽지 않음을 인정하도록 독려해야 했다. 특히 스스로가 열정적인 천재인 사람들에게는 그런 방식으로 일하는 게 더욱더 힘들 것이다.

 

집단 천재성을 자아낼 수 있는 리더 육성하기

장기간에 걸쳐 혁신을 수행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조직을 발전시키는 일이 중요하다면 내일의 혁신 지도자를 오늘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 생각해보라. 구글에서 코프란은 자기가 직면한 과제가 기술의 문제라기보다 사람의 문제라고 믿었다. 구글은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혁신 리더 부족에 시달렸다. 코프란이 생각하기에 조직의 혁신 역량을 확장하고 유지하려면 리더십이 집단 천재성 창조와 결부돼 있음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필요했다.

 

앞서 말했듯이, 훌륭한 혁신 리더들은 자기 역할이 주도적으로 방향을 설정하는 일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혁신을 일으키도록 맥락을 조성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차세대 혁신 리더 육성에 꼭 필요한 그런 인식 변화는 조직과 인재 관리 방식에 스며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현재의 시스템에서는 혁신 리더가 될 잠재력이 있는 사람들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자기 역량을 발휘할 만한 역할을 맡기고 그들 주변 사람들의 천재성을 조각조각 끌어내 활용하는 데 필요한 수단과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혁신이란 재미있고 창조적인 일이라고 미화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혁신은 매우 부담스럽고 불편한 과정일 수 있다.

 

린다 A. , 그레그 브랜도, 에밀리 트루러브, 켄트 라인백

린다 A. (Linda A. Hill)은 하버드 경영대학원 경영학과의 월리스 브렛 돈햄 교수이자 리더십 이니셔티브 의장이다. 그레그 브랜도(Greg Brandeau)는 픽사의 기술 부문 대표로 오래 일했으며 월트디즈니 스튜디오의 전무이사(EVP)와 최고기술경영자(CTO)를 역임했다. 에밀리 트루러브(Emily Truelove)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연구원이자 박사 과정 학생이다. 켄트 라인백(Kent Lineback) 25년 넘게 관리자와 경영자로 일해왔다. 이들 네 사람은 <집단 천재성: 혁신 리딩의 기술과 실제(Collective Genius: The Art and Practice of Leading Innovation,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2014)>의 공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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