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8월

비즈니스 모델 혁신으로 가는 네 갈래 길
세르게이 네테신(Serguei Netessine),카란 지로트라(Karan Gir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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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 언제, 어떤 결정을 하는가에 따라 성공이 결정된다.

 

Idea in Brief

문제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임시변통(ad hoc)으로 이뤄지며 기회를 탐색하기 위한 프레임워크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많은 기업이 저비용으로 수익성과 생산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기회를 놓친다.

 

해결책

비즈니스 모델은 결국 일련의 의사결정을 반영한다고 가정할 때 혁신이란 어떤 제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언제 의사결정을 할 것인지, 누가 의사결정을 할 것인지, 의사결정자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저자들은 정의한다.

 

사례

전통적인 콜센터는 직원을 고용해 사무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한다. 이 방식에는 상당한 사전 비용과 리스크가 따른다. 라이브옵스는 의사결정 순서를 바꿔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 전화가 오면 집에 있는 프리랜서 중 일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사람들에게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참으로 놀랍다. 가장 단순한 혁신에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도, 새로운 시장도 필요 없다. 기존 테크놀로지로 생산한 기존 상품을 기존 시장에 팔면 된다. 게다가 이 방법에는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변화들이 숨어 있기 때문에 다른 기업이 따라 하기 어려운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비즈니스모델 혁신에 실제로 어떤 것이 필요한지 정하는 일이다. 기회를 식별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없으면 혁신 프로세스가 체계적이 되기 어렵고, 혁신이 대부분 임시변통(ad hoc)으로 이뤄지는 원인이 된다. 그 결과 많은 기업이 적은 비용으로 수익성과 생산성을 개선할 방법을 놓치고 만다.

 

이 글에서는 경영자가 신뢰할 수 있고 개선 가능한규율의 수준으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끌어올릴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소개하고자 한다. 비즈니스 모델이란 기본적으로 비즈니스에서 수익을 내고, 비용을 부담하고, 리스크를 관리할 방법을 집단적으로 결정하는 일련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이런 결정을 변화시키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팔 것인가? 언제 결정을 내리는가? 누가 결정을 내리는가? 결정을 내린 이유가 무엇인가? 이런 의사결정 측면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키면 수익, 비용, 리스크라는 세 가지 요소의 조합을 개선시킬 수 있다.

 

어떤 조합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

불확실한 수요는 모든 비즈니스가 당면한 과제이며 대부분의 경우 가장 큰 리스크 요소다. 이 리스크 요소를 줄이기 위해서 제품이나 서비스 조합(mix) 비율에 변화를 주는 방법이 있다. 금융계에서는 20% 수익을 가져올 투자 포트폴리오가 두 개 있으면 둘 중 리스크가 적은 쪽을 선택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품 포트폴리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혼합 비율을 재조정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

 

 

좁은 영역에 집중하라. 2010 10,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는아마존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라는 눈에 띄는 제목의 커버스토리가 실렸다. 이 기사에서 소개한 소규모 인터넷 스타트업 퀴드시(Quidsi)는 뉴저지에 기반을 둔 회사다. 예전에 우리 학생이었던 마크 로어(Marc Lore)가 공동 설립했으며 온라인 소매 사이트 Diapers.com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기저귀는 인터넷으로 팔기에 최악의 상품처럼 보인다. 부피가 크고 배송비가 많이 들며 코스트코에서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어디서나 팔기 때문에 마진도 낮다. 그런데 이런 단점을 모두 상쇄할 만한 장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수요를 예측하기 쉽다는 점이다. 출산율은 대체로 일정하고, 유아는 상당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오줌과 똥을 싼다. 또한 주요 기저귀 제조사가 서너 군데에 불과하고 기저귀 사이즈도 몇 가지뿐이기 때문에 제품 다양성도 한정적이다. 새로운 고객은 2년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제품을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기저귀 판매 기업은 거의 아무런 위험 없이 오랫동안 꾸준한 매출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집중된 비즈니스 모델은 명백하게 차별화된 수요가 있는 시장 부문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현재 비즈니스가 여러 부문에 걸쳐 있다면 한 가지 모델을 적용하기보다 집중된 사업부 여러 개로 세분하는 것이 좋다. 아마존은 퀴드시와 온라인 구두 및 의류 소매업체 자포스(Zappos)를 인수한 뒤에 이 사업 부문에 상당한 자율성을 허용했다.

 

한편, 집중된 비즈니스의 가장 큰 단점은 단일 상품이나 단일 서비스, 단일 고객군에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주요 고객이 원하는 부문을 놓칠 위험이 있다. ‘빵과 버터처럼 두 가지 상품을 모두 구매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제품들 간의 공통성을 찾아라. 폴크스바겐이 성공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모든 폴크스바겐 차량이 부품을 공유하는 전략이다. 물론 이 전략으로 폴크스바겐의 전체적인 수요가 흔들리는 사태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부품을 공유하면 자동차 모델을 교체할 때 공장에서 생산 모델을 바꾸기가 쉽고 다양한 부품의 갖춰야 할 필요성이 줄어든다.

 

공통점을 찾는 방법은 다양한 제품 간에 부품을 공유하는 것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과 다양한 고객군, 다양한 시장을 공략할 때도 쓰일 수 있다. 이런 기업은 기존에 갖고 있는 역량을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990년대 말 아마존은 도서에서 음악과 비디오, 게임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모두 책과 같은 물류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상품들이다. 이렇게 사업을 다각화함으로써 아마존은 여러 부문 가운데 어느 한 부문에서 충분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부문에서 만회할 가능성이 생겨 위험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광범위한 품목과 모델의 부품을 제조하는 경우에는 공통성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 게다가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부품을 공유하는 제품들의 수요가 동시에 올라가거나 동시에 내려가서는 안 된다.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금융기관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처럼 기업도 비즈니스 모델의 전체적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제품이나 시장을 나누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칠레의 란항공(Lan Airlines)이 대표적인 사례다. 화물 매출이 전체 매출의 5% 미만인 미국 주요 항공사들과 달리 란항공은 국제노선을 운항하는 대형 항공기를 이용해 화물과 승객을 모두 실어 나르는 방법을 택했다.

 

 

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가는 여객 항공기는 대부분 야간 운항을 한다. 그래서 지상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다. 란항공은 여유 시간을 이용해 화물을 운송하기로 했다. 유럽에서 화물을 싣고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로 날아간 비행기가 낮 동안 다른 칠레 도시들로 화물을 운반한 뒤에 다시 산티아고로 돌아가 야간 운항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회사의 운송능력(capacity)을 결정할 때 따르는 리스크도 줄일 수 있다. 항공사가 운송능력을 결정하는 일은 곧 새 비행기를 주문한다는 뜻으로 이는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또 번복하기도 힘들다. 어쩔 수 없이 적재량을 초과하거나 미달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는 매출에 혹독한 영향을 미친다. 승객을 화물과 분산하면 이런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 승객과 화물의 수요 곡선이 동시에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화물을 운반하면 승객 수가 적어도 수익을 낼 수 있으므로 다른 항공사들이 꺼리는 행선지도 운항할 수 있게 된다.

 

이 방법은 수요가 서로 반비례하는 상품 혹은 시장을 혼합할 때 가장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스키복 제조사는 스키 시즌이 정반대인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로 판매를 분산할 수 있다. 그러면 전체적인 수요가 일정하게 유지된다.

 

언제 주요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가?

확신을 가질 만한 충분한 정보가 들어오기 전에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점을 바꿈으로써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할 수 있는 전략

3가지를 소개하겠다.

 

의사결정을 미룬다. 많은 산업에서 기업은 대부분 실제로 상품을 팔기 전에 가격을 확정한다. 이런 의사결정 방식은 기업을 리스크에 노출시킨다. 예를 들어 항공기 좌석 가격을 일찍 결정하는 방식은 매우 위험하다. 경제 여건과 기타 여러 여건에 따라 주어진 노선의 수요가 크게 좌우되며 하루, 일주일 또는 한 달 중 언제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아메리칸항공은 1980년대에 SABRE(semi-automated business research environment)라는 예약 시스템을 사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시스템에서는 새로운 정보를 입력해 가격을 비교적 쉽고 신속하게 바꿀 수가 있다. 가격을 역동적으로 매길 수 있게 되자 항공 산업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이 지불한 가격이 같은 좌석 클래스 내에서도 크게 달라졌다. 최근에는 차량 임대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차량 공유 서비스 회사 우버(Uber)가 이 ‘surge pricing’이라는 방법을 차용했다. 수요가 많은 기간에는 운임이 올라가므로 공급은 늘어나고 수요가 줄어든다.

 

가격 견적이 개인 차원에서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카지노 및 호텔 사업을 하는 시저스 엔터테인먼트(Caesars Entertainment)는 토털 리워드(Total Rewards)라는 충성도 프로그램을 이용해 축적한 정교한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한다. 카지노를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가 예약하려고 전화를 걸면 직원이 고객의 토털 리워드 번호를 묻는다. 이 번호를 넣으면 직원은 고객의 평균 베팅 크기 등 도박 습관을 볼 수 있다. 이는 곧 카지노에 가져올 수익에 대한 정보이기도 하다. 이 정보에 따라 이 고객은미안하지만 객실이 없습니다라든가운이 좋으시군요! 귀빈실을 무료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듣게 된다.

 

의사결정 순서를 바꾼다. 어떤 회사는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점을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지만 적절한 정보를 얻을 때까지 투자 행위를 지연시키기 위해 의사결정 순서를 바꾸는 방법도 있다.

 

 

예를 들어 제품 개발은 대부분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시킬 해결책이나 테크놀로지를 제안하는 데서 출발한다. 만일 최초의 투자 이후에 이 해결책이 실패로 판명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개방형 혁신의 개척자인 이노센티브(InnoCentive)와 히피오스(Hypios)를 비롯해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성과 먼저, 투자는 그 다음에의 방식으로 바꾸면 R&D 리스크를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회사들은 클라이언트(‘seeker’라 불린다)에게 비밀보장이 되는 웹사이트를 제공한다. 클라이언트는 이 웹사이트에서 자격을 갖춘 엔지니어와 제품 디자이너, 과학자들로 구성된 글로벌 프리랜서 커뮤니티(‘solver’라 불린다) R&D 과제를 제시한다. 이 회사들은 전문가 그룹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클라이언트들이 과제를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일을 돕는다. 클라이언트가 제시하는 과제는 특정한 분자의 화학적 합성에서부터 새로운 제품의 모양과 느낌(look and feel) 설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클라이언트는 하나 이상의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한 전문가에게 금전적 보상을 하고, 전문가들은 최상의 해결책을 개발하고 보상을 쟁취하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

 

의사결정 순서를 바꿔서 성공을 거둔 콜센터 회사가 있다. 바로 라이브옵스(LiveOps). 일반적으로 콜센터는 첫 고객과 계약하거나 최초의 전화를 받기도 전에 시설과 통신설비 같은 물리적 인프라에 미리 투자한다. 또한 직원을 얼마나 고용할지, 어느 정도의 전문성과 기술을 가진 직원이 필요할지, 어떤 훈련을 시켜야 할지도 미리 결정한다. 그런 다음에 자신이 준비한 역량에 맞는 수요를 가진 클라이언트와 계약한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기술을 가진 충분한 직원들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매일, 매주 직원 배치 계획을 세운다.

 

이와 달리 라이브옵스는 전화가 올 때마다 직원을 고용한다. 라이브옵스 직원들은 집에서 독립적으로 일하며, 전화를 받을 준비가 되면 라이브옵스에 신호를 보낸다. 통화가 자동으로 기록되고 점수가 매겨지므로 직원들은 통화시간과 고객 만족도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 지능형 소프트웨어가 전화의 성질에 따라 그 순간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직원에게 연결한다. 따라서 수용 능력과 직원 배치가 실제 수요에 맞게 실시간으로 지속적으로 조정된다.

 

그런데 이 방법에는 나름대로의 한계가 있다. 수요에 맞춰 일하는 직원을 미리 훈련시키기는 어렵다. 또 전화가 오지 않으면 직원이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에 일하지 않는 시간의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주요 의사결정을 분리한다.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운동이 기업 혁신과 스타트업 세계를 사로잡고 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3 5월 호 ‘Why the Lean Start-Up Changes Everything.’ 참조.) 이 운동의 중심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결정 방식이 있다. 과거에는 위험이 큰 새로운 벤처 사업을 시작하려면 비즈니스 모델의 중요한 부분을 전부 포괄하는 상세한 사업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다. 모든 주요 결정은 즉시, 그리고 미리 내렸다.

 

린 스타트업 방식은 주요 의사결정 과정을 분리한다. 벤처 사업은 어디에 기회가 있을지에 대해 비교적 부정확하며 제한적인 가설을 바탕으로 출발한다.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해 최종적으로 유효한 버전에 도달할 때까지 정보를 수집하고 방향을 바꾸는 여러 단계가 뒤따른다. 대개는 사업이 진행되면서 설립자가 자신의 가설을 근본적으로 수정한다.

 

오늘날 스타트업 세계에서 이런 방법은 예외라기보다는 규칙에 속한다. 우리 강의실에서 탄생한 회사이며 우리 중 한 명이 투자자이자 이사회 멤버로 일하고 있는 모바일 미용 및 건강 서비스 회사 비뷰로(BBureau)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는 목표 시장을 하나 선정한 뒤에 고정된 서비스 포트폴리오에 몰두하는 기존의 방식을 버렸다. 그 대신 팝업(pop-up)식 배달 모델에 가장 잘맞는 소비자와 서비스의 조합을 알아내기 위해 여러 다양한 시장에서 많은 작은 실험을 실시하고 사업 설계 결정을 수많은 작은 결정으로 나눴다.

 

 

수많은 실험과 수정 끝에 이 회사는 부티크 호텔에서 마사지를 비롯한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무실이 많은 곳에서는 네일 관리 같은 자주 반복되는 뷰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수렴했다. 이 조합은 회사의 배달 비용을 낮춰주고 고객의 지불 의지를 높여줬다.

 

이런 방법을 사용할 때는 분리할 수 있는 결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가격 결정을 할 때처럼 의사결정 과정을 여러 단계로 나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는 의사결정을 나눌 때 어느 정도 부가적인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위험 수익(risk-return)을 계산해야 한다.

 

누가 의사결정을 가장 잘 내리는가?

비즈니스에서 단순히 의사결정자를 다른 사람으로 바꿈으로써 가치사슬에서 의사결정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더 많이 아는 사람을 의사결정자로 정한다. 직원에 대한 위임은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나 조직으로 의사결정권을 넘기는 데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 구글에서는 어떤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할지를 엔지니어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회사 경영진보다 엔지니어가 테크놀로지와 취향에 대해 더 잘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이 반드시 회사 안에 있는 것은 아니다. 25년 전쯤, 월마트는 매장 진열대 관리에 관한 의사결정권 일부를 P&G에 넘겼다. 배송과 생산 스케줄을 최적화하는 등 진열대를 관리할 정보와 인센티브를 공급자가 가장 많이 갖고 있고 적절하게 조합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월마트 대형 공급자들의 표준이 됐다.

 

최근에는 알고리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기업도 생겼다. 예를 들어 음식점에서 근무 시간을 정할 때 서빙 종업원은 일하고 싶은 시간이 아닌 일하지 않을 시간을 선택한다. 그 결과, 생산성이 가장 낮은 종업원이 수익성이 가장 높은 근무 시간에 배정되는 경우도 자주 생긴다.

 

보스턴에 기반을 둔 음식점 체인 낫유어에버리지조스(Not Your Average Joe’s)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뮤즈(Muse)라는 분석 도구를 사용한다. 뮤즈는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의 스타트업 오브젝티브 로지스틱스(Objective Logistics)가 개발한 도구로 필자 중 한 명이 이 회사의 고문이자 투자자다. 뮤즈는 고객 1인당 매출과 고객 만족도를 기준으로 종업원의 업무를 오랜 시간 추적한다. 이때 고객 1인당 매출은 음식값으로 측정하고 고객 만족도는 팁으로 측정하거나 고객에게 직접 물어서 측정한다. 이렇게 하면 기업은 생산성에 기반한 종업원 평가 시스템을 얻을 수 있고 서빙 종업원은 원하는 근무 시간과 테이블을 선택할 수 있다.

 

더 좋은 정보를 사용해 의사결정을 할 때는 분명 이점이 있지만 직원이나 공급자, 고객에게 결정을 위임하거나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일에는 어려움과 비용이 따른다. 월마트는 데이터가 끊임없이 흐르게 만들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큰 민간 인공위성 네트워크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또 사업 파트너들과 복잡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기 위해 협상하고 조정해야 했다.

 

 

결과를 가장 잘 관리할 수 있는 쪽에 의사결정 리스크를 넘긴다. 초창기 아마존이 번창할 수 있었던 열쇠는드롭시핑(drop-shipping)’ 모델이다. 이 모델은 아마존이 인기 있는 도서 2000종 정도만 갖춰 놓은 상황에서 100만 종 이상의 책을 팔 수 있게 해줬다. 나머지 도서에 대한 주문은 책 도매상이나 출판사에 전달해서 이들이 아마존 포장을 사용해 고객에게 직접 배송한 것이다.

이 혁신적인 모델에서 도매상과 출판사 네트워크는 재고를 독자적으로 관리했다. 주문이 들어올지 알지 못한 채 책을 보유하는 리스크를 떠안은 쪽도 아마존이 아닌 도매상과 출판사였다. 하지만 리스크가 넓게 분산됐기 때문에 이들은 모두 자신의 몫을 비교적 쉽게 관리할 수 있었다.

 

의사결정에 따르는 리스크를 가장 잘 관리할 수 있는 쪽에 결정을 넘기는 방법은 명백하게 더 우월한 정보를 가진 의사결정자가 없을 때 효과적인 전략이다. 사업 초기에 아마존은 카탈로그에 실린 책을 모두 재고로 갖고 있기에는 규모도 작고 현금도 부족했다. 반면 큰 도매상들은 아마존과 수많은 소규모 소매상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의사결정을 대신하는 쪽의 인센티브가 당신의 인센티브와 일치해야 한다. 출판사가 아마존의 고객을 가로챌 동기가 있었다면 이 모델은 실패했을 것이다.

 

얻을 것이 가장 많은 사람을 의사결정자로 정한다. 비즈니스 모델에서 주요 의사결정을 내릴 때 가치사슬에서 상대방보다 얻을 것이 적은 쪽이 의사결정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기업의 제품을 살 때는 고객이 기업보다 얻는 것이 적다고 느낀다. 이스라엘의 농장 점적관개(drip-irrigation) 테크놀로지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 네타핌(Netafim)도 이 문제에 직면했다.

 

점적관개는 기온이 높은 나라에서 소규모 농장들이 물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네타핌은 토양의 물 함유량과 염분 함유도, 비옥한 정도와 기상 데이터에 따라 물 공급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농부들에게 이 시스템이 작물 생산을 300%에서 500%로 증가시킬 수 있으며 수익성 높은 투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농부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다. 소규모 농사를 짓는 농부들은 이렇게 복잡한 일에 참여해 돈을 지불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농부들은 이 회사를 믿지 않았고 이 방법을 선택하면 많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네타핌은 이 문제를 무료 통합 패키지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이 패키지에는 시스템 설계와 설치,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와 정기적인 유지보수 서비스가 포함됐다. 대금은 각 농장의 작물 생산량이 증가한 부분에서 받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네타핌이 의사결정에 따르는 모든 리스크를 떠안고 농부들은 아무런 위험부담 없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강력한 기회를 얻었다.

 

네타핌이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농부들이 네타핌 테크놀로지를 채택할 경우 네타핌이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정교한 예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과 전문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농부들보다 위험 부담이 훨씬 적었다. 게다가 네타핌은 위험을 분산할 수 있었다. 한 농장에서 시스템이 실패하면 다른 곳에서 만회할 수 있었다. 농부들이 성공을 거두면 소문이 퍼지고, 네타핌의 판매가 늘어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에너지 효율 관리회사들도 이와 유사한 방식을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에너지 효율 관리회사는 고객사의 에너지 사용을 관리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효율증가 조치를 실행하고, 그에 따른 사전 비용을 모두 부담한다. 그런 다음 절약되는 에너지 비용에서 오는 이익을 고객과 나눈다. 이런 회사들은 네타핌처럼 추가적인 리스크를 잘 떠안는다. 테크놀로지를 잘 알고 있고 성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들이 이들의 테크놀로지를 채택하는 데 대한 저항이 줄어들면 이들의 매출이 그만큼 증가한다.

 

하지만 이 방법에는 몇 가지 함정이 있다. 관련 테크놀로지를 전적으로 믿을 수 있어야만 리스크를 안전하게 부담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의 행동 변화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위험성도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 효율이 올라간 것을 알게 된 고객사가 전깃불을 더 오래 켜놓게 되면 결국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도 줄어들게 된다.

 

 

의사결정자들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서로 협력할 때는 개인적인 목적 역시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왜 주요 의사결정자는 그런 결정을 내리는가?

비즈니스에서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협력할 때 의사결정자들은 가치사슬을 손상시키지 않은 채 각자 개인적인 목적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경우에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의사결정자들의 동기(motivation)를 조정하는 데서 나온다. 여기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매출 흐름을 바꾼다. 미국 국방부가 비행기를 구입할 때는 공급업자와 시간 및 물자 사용 계약을 체결한다. 이 계약에 따라 공급업자는 비행기 유지 과정에서 소비되는 노동력과 물자를 원가가산방식(cost-plus)으로 부담한다. 자동차 정비공이 자동차를 수리할 때를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공급업자가 고객에게 유리한 인센티브를 가질 수 없다. 도급업자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문제가 많이 생길수록 좋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정부가 새 비행기를 구입하는 데 1달러를 지출했다면 비행기 수명이 다할 때까지 유지비용으로 7달러를 더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급업자가 엔진의 신뢰도에 신경 쓸 이유를 제공하기 전까지는 이런 상황이었다. 2003, 비용을 절감하고 성과를 개선하라는 압력에 직면한 미 국방부는 성과에 기초한 새로운 계약 방식을 채택했다. 이 계약 방식은 공급업자의 수익 모델을 바꿔놓았다. 공급업자는 비행기가 실제로 사용된 시간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게 됐으며 국방부는 비행기 사용률이 예를 들어 95%에 달해야 한다고 기준을 정했다. 그 결과, 제트기가 유지보수 서비스를 받을 필요 없이 임무를 수행한 시간이 길수록 도급업자가 돈을 더 벌게 됐다.

 

매출 흐름을 의사결정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익과 일치하도록 바꾸는 방법은 성과를 명확하게 규정할 수 있을 때 가장 효과가 크다. 선진 테크놀로지와 원료를 사용하는 신형 비행기의 경우에는 합리적인 성과 기준을 정하고 적절한 측정 방법을 개발하기가 쉽지 않다. 알려지지 않은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시간대를 일치시킨다. 일반적으로 대외구매는 경쟁입찰 절차에 의존한다. 낮은 가격과 적당한 품질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선택된 공급자는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사업 기회를 얻고 다시 입찰 프로세스가 반복된다.

 

그런데 해외 대외구매가 증가하면서 이 모델에 단점이 생겼다. 멀리 떨어진 공급자들이 품질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심지어 부당 노동행위를 하거나, 제품을 빼돌리거나, 상품을 위조하는 일도 일어났다. 게다가 구매 거래는 대부분 1회성 거래이기 때문에 문제가 반복돼 다국적기업들의 브랜드에 오는 피해가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불량 공급자가 대가를 치르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홍콩에 기반을 둔 리앤펑(Li & Fung)은 세계의 아웃소싱 모델을 바꿔놓았다. 이 회사는 경쟁입찰 방식의 유연성과 장기적 관계의 신뢰성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리앤펑은 공급자를 선정하고 검증하고 승인한 후 이들을 필요로 하는 클라이언트사에 할당한다. 그리고 각 클라이언트와 공급자의 관계를 관리한다. 좋은 성과를 내는지, 법규를 지키는지, 또 공급자가 종업원과 시설, 원료에 투자할 인센티브를 갖고 있는지도 관리한다. 리앤펑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공급자는 클라이언트에게, 파트너에게 장기적인 가치를 제공할 동기를 갖게 된다.

 

그런데 리앤펑 같은 회사를 찾기는 쉽지 않다. 믿을 만한 중개자가 없는 사업 부문이나 지역에서 대외구매를 하려면 각 기업이 이런 관계를 직접 관리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

 

 

리앤펑은 공급자를 선정하고 검증하고 승인한 후 이들을 필요로 하는 클라이언트사에 할당한다. 리앤펑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공급자는 클라이언트에게, 파트너에게 장기적인 가치를 제공할 동기를 갖게 된다.

 

인센티브를 통합한다. 믿을 만한 중개자가 없을 때 기업은 계약서를 꼼꼼히 작성하고 잘 알려진 균형성과표(balanced scorecard) 같은 관리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계약주체들이 미리 합의된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만들 수 있다. 미국 건강보험 시스템 개혁방안 중 가장 유망한 방안도 이런 방식이다. 공동 지불 시스템에서는 환자 치료에 관련된 모든 당사자가 환자의 결과에 따라 성과를 평가받는다. (hbr.org ‘How to Design a Bundled Payment Around Value’ 참조.)

 

어떤 경우에는 계약상 고려해야 할 점들이 너무 복잡해서 아예 운영을 통합하는 방법이 더 쉬울 때가 있다. 종업원이 약 25000명에 연간 매출이 40억 달러가 넘는 인쇄회사 쿼드/그래픽스(Quad/Graphics)는 의사와 병원을 완비한 고유의 건강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직원들의 건강관리 비용을 30%가량 절감했다. 환자의 결과도 개선됐다. 예를 들어 전국의 제왕절개 분만율이 26%인 데 비해 쿼드 건강보험 시스템의 제왕절개 분만율은 12%에 불과하다.

 

이렇게 전체적인 통합을 이루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많은 기업이 핵심역량 이외의 활동을 직접 수행하기를 주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우리는 이 방법은 다른 방법이 충분하지 않을 때만 적용하는 최후의 수단이라 본다.

 

지금까지 소개한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면 노련한 경영자는 더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기업은 이 프레임워크를 사용해 혁신 프로세스를 더 체계적이고 개방적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면 비즈니스 모델을 재발명하는 일이 고립되고 내부적으로 집중된 사건이 아닌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프로세스가 될 것이다. 그런 결과로 얻은 능력은 기업에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가져다줄 것이다.

 

아마존이 걸어온 길

아마존은 1994년 미국 도서 시장을 겨냥해 설립됐다.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우리가 소개한 프레임워크에 속하는 수많은 전략을 채택했다.

 

1996

결과를 가장 잘 관리할 수 있는 쪽으로 의사결정에 따르는 위험을 넘긴다.

아마존은 현금이 부족하자 주문량이 적은 상품은 유통업체와 출판사가 직접 재고를 안고 있도록 했다.

 

1997

인센티브를 통합한다.

파트너사들이 아마존의 성장세와 빠른 배송 정책에 맞춰줄 수 없게 되자, 정책을 완전히 바꿔서 자체 물류 창고들을 만들었다.

 

1998

제품들 간의 공통된 특성을 찾는다.

책에서 성공을 거두자 음악과 비디오, 게임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전부 아마존 물류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품목들이다.

 

 

2001

결과를 가장 잘 관리할 수 있는 쪽에 의사결정 리스크를 넘긴다.

아마존은 완구회사 토이저러스(Toys“R”Us)와 도서유통회사 보더스(Borders), 대형 할인점 타깃(Target)의 웹사이트를 호스팅해주고 사이트 개발과 주문 실행, 고객 서비스를 담당했다.

 

2005

매출 흐름을 바꾼다.

품목별로 부과하는 배송 비용 때문에 구매를 포기하는 고객이 많아지자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을 제안했다. 개별 배송마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배송 회원권을 사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충동구매도 증가시킨다.

 

의사결정을 연기한다.

주문형 출판사 북서지(BookSurge)와 책, CD, DVD, 비디오를 개인이 제작할 수 있게 하는 크리에이트스페이스(CreateSpace)를 인수해 고객의 취향을 알 때까지 출판 결정을 연기할 수 있게 됐다.

 

2006

정보를 더 많이 아는 사람을 의사결정자로 임명한다.

아마존은 소매상의 모든 기능을 인수했다. 3자 서비스의 필연적인 확장이다.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데이터 저장, 단순 대기 서비스(SQS•simple queue service), 클라우드 컴퓨팅, 전자 데이터 시스템을 포함한 컴퓨팅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08-2010

좁은 영역에 집중한다.

아마존은 Diapers.com(아기용품), 자포스(신발)처럼 수직적으로 집중된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을 인수해서 효율성을 올렸다. 이들은 효율성을 유지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카란 지로트라, 세르게이 네테신

카란 지로트라(Karan Girotra)는 프랑스 퐁텐블로 인시아드(INSEAD) 테크놀로지 및 운영 경영학(technology and operations management) 교수다. 세르게이 네테신(Serguei Netessine)은 싱가포르 인시아드 글로벌 테크놀로지 및 혁신(Global Technology and Innovation) 팀켄(Timken) 석좌 교수다. 두 사람은을 공동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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