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월호

프리우스식 혁신
대니얼 스노(Daniel Snow),네이선 퍼(Nathan Furr)

프리우스식 혁신

 

파괴적 산업변화를 극복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하이브리드 기술이 어떻게 기업을 도울 수 있는가?

 

머스 에디슨이 발명한 전구는 전등 시대의 도래를 알리면서 가스등의 시대를 끝내버렸다. 그러나 가스회사들은 이와 같은 파괴disruption의 즉각적인 희생자가 되지도 않았고, 이후에도 완전히 굴복하진 않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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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in Brief

 

문제점

잠재적 가능성을 가진 파괴적 혁신이 산업을 전복시킬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얼마나 빨리 그런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하는 일은 쉽지 않다. 더욱이 이런 변화에 맞게 사업을 바꿔나가는 것은 더욱 어려운 과제다.

 

접근 방법

신기술과 기존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문제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이다. 기업은 이런 방식을 통해 신기술을 학습하고 업계가 지향하는 방향을 다듬어갈 수 있다.

 

세부 사항

우리는 하이브리드를 7가지 형태로 구분했다. 그리고 파괴적 혁신이 상당 부분 진행 중인지, 또는 막 시작됐는지, 또는 아직 먼 미래의 가능성인지에 따라 세 가지 범주로 분류했다.

 

에디슨의 발명이 가스등을 위협하자 기존의 기업들은 전구의 필라멘트 기술을 이용해 가스등의 효율을 5배로 향상시킴으로써, 에디슨의 신생 기업이 12년 동안 흑자는커녕 거의 파산할 지경에 이르도록 했다.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의 전문가들은 이런 사례를 숨이 멎어가는 산업이 마지막 몸부림으로 퇴출되는 기술을 떠받치려는 시도라고 지적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결국에는 에디슨과 전등 기술이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가스회사들은 파괴적 혁신이 완성될 때까지, 가스등으로 10년이 넘는 시간을 벌면서, 수익성 있는 가스난방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출구를 준비했다.

 

파괴적 혁신에 대처하는 것은 기업 경영자에게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경영자들은 한편으로는 파괴적 혁신이 슬그머니 다가와서 비즈니스를 파괴할 것이라는 경고를 받는다. 다른 한편으로는 파괴적 혁신이 완결되는 데는 여러 해, 때로는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음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때로는 날아다니는 자동차나 로봇 하인처럼 파괴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여겨졌던 혁신적 제품이 끝내 현실화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와 같은 혁신적 기술을 너무 일찍 채택하는 기업만큼이나 너무 늦게 채택하는 기업도 많다. 어느 쪽이든 모두 자원을 낭비하고 경쟁력의 우위와 중요한 성장의 기회를 잃게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존 기술,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이 새롭고 때로는 파괴적인 형태로 바뀌는 불확실한 전환기를 관리할 것인가?

 

우리는 연구를 통해 세대 간 하이브리드inter-generational hybrids가 이런 어려운 상황에 대처할 만한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많은 경우 간과되고 있음을 알아냈다. 하이브리드는 파괴적 혁신의 잠재력을 가진 신기술의 요소와 기존 기술의 요소를 결합해 만드는 새로운 제품, 서비스, 또는 비즈니스 모델로서, 현재 세대와 다음 세대 기술의 중간에 위치한다. 현재 볼 수 있는 사례로는 내연기관과 전기엔진의 요소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전기차(도요타 프리우스 등), 클라우드 컴퓨팅과 로컬 컴퓨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컴퓨팅 아키텍처Hybrid Cloud Computing Architecture(MS Office 365 )가 있다(‘연구에 대해참조).

 

우리는 파괴적 혁신에 대처해 하이브리드를 성공적으로 활용한 기업을 조사했고, 전략 목표에 따라 7가지 방식의 하이브리드를 식별했다. 이들 하이브리드를 사용하면 파괴적 혁신의 기술적 측면과, 어떤 고객들에게 이 혁신을 제공할지(또는 전혀 제공할 필요가 없는지)를 배울 수 있다. (이 글에서 우리는파괴적이라는 용어를 게임의 룰을 바꾸는 중요한 혁신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또한 혁신의 전개 양상이나 시장에서 제품화되는 방식을 능동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도 하이브리드를 이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례에서 하이브리드의 목적은 기업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지만, 때로는 파괴적 혁신을 완전히 저지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어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글에서 파괴적 혁신에 직면한 기업경영자들이 어떤 하이브리드를 언제 사용할 것인지, 그리고 자칫 방심하면 빠지게 될 함정을 어떻게 피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프레임워크를 제시한다.

 

파괴적 혁신을 극복하는 데는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므로 우리는 7가지 하이브리드를 파괴적 혁신의 긴급성에 따라 세 가지 범주로 구분했다. 일반적으로 파괴적 혁신이 성숙할수록 기존 기업이 혁신의 발전 방향을 다듬어가기 위해 하이브리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고, 파괴적 혁신이 아직 새롭고 불확실한 단계에서는 하이브리드를 주로 학습의 도구로 채택할 공산이 크다. 하이브리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사용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기업의 목표는 현행 비즈니스의 생명을 연장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파괴적 혁신에 적응할 시간을 버는 것이다.

 

파괴적 혁신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을 경우

 

파괴적 혁신이 진행되는 와중에서는 위협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다. 피해가 발생하고 고객이 이탈하기 시작한다. 기업의 목표는 현행 비즈니스의 생명을 연장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파괴적 혁신에 적응할 시간을 버는 것이다. 또한 방어가 가능한 고객 세그먼트를 유지할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세 가지 하이브리드가 도움이 된다.

 

차단형 하이브리드Blocking hybrids.가스회사들이 하이브리드 가스등을 개발했던 것처럼, 고객에게 매력적인 가격 대 성능 트레이드오프trade-off를 제공함으로써 위협적인 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일시적으로 높일 수 있다. 기존 컴퓨터 하드디스크보다 성능이 월등히 뛰어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가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했을 때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제조기업들은 이런 접근방식을 취했다. 당시 SSD의 동작속도는 하드디스크의 3.5배였지만 가격은 8.5배에 달했다. 따라서 기존 기업들은 일반적인 자료는 하드디스크에, 접속이 빈번한 파일은 SSD에 저장하는 하이브리드 제품을 개발했다. 신제품은 SSD만큼 빠르진 않았지만 하드디스크보다 2.5배 빨랐고 가격은 기존 하드디스크 제품보다 50% 정도만 비쌌다. 이처럼 트레이드오프는 대단히 매력적이었다. 많은 구매자들이 SSD에 등을 돌리고 하이브리드 하드드라이브를 구입하게 됐다.

 

물론 하이브리드 제품이 SSD 드라이브를 영원히 저지할 수는 없었지만, 산업 파괴를 지연시키고, 기업이 기존 제품에서 최대의 가치를 추출하고, SSD 기술을 배우면서, SSD가 지배할 미래로 도약할 시간을 벌어준 것은 확실하다.

 

차단형 하이브리드는 잠정적인 방안이며 당신의 비즈니스가 파괴될 가능성이 클 때, 그리고 하이브리드 제품 생산에 필요한 역량과 그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층이 기존 상황과 유사할 때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하이브리드가 기존 기술에 비해 월등하게 개선된 성능을 제공할 경우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 중요하다.

 

병목형 하이브리드Bottleneck hybrids.혁신적인 기술이 시장의 주류 제품이 되기 위해서는 보조적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전기자동차의 보급에는 내구성이 높은 대용량 배터리와 충전소의 확산이 중요하다. 파괴적 혁신을 추진하는 기업은 이처럼 보완요소가 부족한 상황을 우회하기 위해 하이브리드를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셰비 볼트Chevy Volt는 전기차로 분류되지만 아직 충전소가 부족한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 작은 가솔린 엔진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상대편도 게임에 참가할 수 있다. 혁신을 방어하는 기업도 기존 기술의 생명을 일시적으로 연장하는 하이브리드를 만들기 위해 보조적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디지털카메라의 파괴적 혁신이 시작됐을 때 디지털 사진을 찍는 일은 쉬웠지만 디지털 파일을 실제 인쇄물로 만드는 일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코닥은 면도기 회사들이 하는 것처럼 포토프린터 시스템photo printer system을 바꿨다. 필름 판매에서 잉크와 인쇄용지 판매로 전환한 것이다.

 

병목형 하이브리드는 파괴적 변화에 꼭 필요한 핵심적 보조기술이 아직 나오지 않았을 때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임시방편적 대체품이다. 그러므로 이런 유형의 하이브리드는 혁신 생태계에서 병목 구간이 남아있는 동안에만 가치를 만들어낸다. 예컨대 코닥이 포토프린터로 벌 수 있었던 시간은 디지털프린팅 서비스가 널리 보급되기까지의 몇 년에 불과했다.

 

최종단계 하이브리드End-state hybrids.많은 파괴적 혁신이 궁극적으로 전체 시장을 지배하게 되지만, 어떤 경우는 최상층 고객이나 특수한 니즈를 가진 고객까지 만족시킬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다. 이런 경우, 기존 기술과 신기술의 특성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를 도입하면 아주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창조하고 이를 계속 유지해나갈 수 있다. 예를 들면, 초창기의 디지털카메라 제품들은 성능이 제한적이어서 고성능을 원했던 고객들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니콘, 캐논 등 기존 카메라 제조사들은 이미 확보돼 있는 센서, 광도계, 집광렌즈 같은 아날로그 부품을 활용해 하이브리드 디지털 SLR카메라를 만들었다. 이 카테고리는 카메라 업계에서 계속 중요한 제품군으로 유지되고 있다.

 

최종단계 하이브리드는 파괴적 기술의 중요한 특성 중 주요 고객 집단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이 있을 때 가장 적합하다.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대체품이 존재하지 않는 기술적 요소를 채택한 하이브리드는 영구적이고 수익성이 좋은 비즈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파괴적 혁신이 가져올 불확실성이 장기간 유지되는 경우, 아직 신기술이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고객들을 노리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파괴가 막 시작됐을 경우

 

파괴가 초기단계일 때는 파괴의 진행방향과 충격의 정도가 명확하지 않다. 이런 시기에는 적응을 위한 시간을 버는 것보다 지식 기반을 확충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가교형bridging또는 틈새형niche하이브리드는 신기술만이 아니라 고객의 혁신 수용 의지, 고객에게 접근하기 위한 공급 및 유통 메커니즘, 혁신을 수용하지 않을 수도 있는 고객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학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가교형 하이브리드Bridging hybrids.기존 기업들은 언젠가는 채택하려 계획중인 신기술을 배우기 위해 가교형 하이브리드를 이용한다. 예를 들면, 도요타 프리우스는 도요타가 전기차에 대한 오랜 불확실성의 기간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을 주는 가교형 하이브리드 제품이다. 도요타는 자체적으로 전기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또 대중 시장에서 전기엔진 기술이 내연기관 기술을 대체할 때 앞장서서 차를 교체할 고객들을 미리 선점하기 위해 프리우스를 활용했다. (만약 전기차 시장이 영원히 열리지 않는다면 프리우스가 사실상 최종단계 하이브리드가 될 것이다.) 가교형 하이브리드는 추가적인 이점도 있다. 신뢰성 있고 연료 효율이 좋은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을 고객에게 심어준 도요타의 사례처럼, 신기술이 고객들에게 주는 이미지를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다듬을 수 있도록 해준다.

 

가교형 하이브리드가 기업에 새로운 역량이나 사업모델을 요구하면 별도의 사업단위로 보호해야 할 수도 있다. 신기술이 기존의 사업모델과 자원을 놓고 경쟁할 때 왜곡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틈새형 하이브리드Niche hybrids.파괴적 혁신이 가져올 불확실성이 장기간 유지되는 경우, 아직 신기술이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고객들을 노리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가교형 하이브리드가 기존 기술에서 신기술로 기업을 이동시키는 수단이라면, 틈새형 하이브리드는 고객을 기존 제품에서 신제품으로 이동시키는 길을 만들어준다.

 

예를 들면, 클라우드 컴퓨팅이 기업의 전산업무 분야에서 상당한 파괴를 가져올 것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컴퓨팅의 보안 문제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민감한 자료를 처리하는 자체 전산시스템에 부분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가 중요한 틈새 시장이 됐다. 클라우드의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이 시장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비슷한 방식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마이크로소프트 서페이스Microsoft Surface는 태블릿의 작은 크기와 중량, 편리성을 선호하면서 PC급의 소프트웨어 성능을 요구하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하이브리드다. 이 틈새형 하이브리드는 기존 기술과 신기술 모두 특정 고객집단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지만, 둘을 결합하면 가능하다. 틈새 하이브리드가 메인스트림이 될 혁신적 기술과 다른 요소가 있거나 혹은 메인스트림 기술이 만족시키지 못할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한다면 곧 최종단계 하이브리드 제품이 될 수도 있다.

 

파괴적 변화가 아직 멀리 있을 때

 

파괴의 전망이 매우 불확실할 때는 탐사형 하이브리드exploratory hybrids나 최적화 하이브리드optimizing hybrids가 가장 적합하다. 예상치 못했던 신기술이 파괴적 혁신을 일으킬 수도 있고 또는 흐지부지 소멸될 수도 있어서 어느 한쪽으로 확실한 판단을 내리기가 시기상조일 때 지식의 확충을 위해 이 같은 하이브리드가 활용된다.

 

탐사형 하이브리드.탐사형 하이브리드는 흔히 경쟁하는 대안기술이 있는 상황에서 신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탐구의 수단으로 사용된다. , 미래로 가는 다리를 놓기보다는 미래를 탐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신기술이 어떻게 적용되며 고객은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실용적인 지식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파괴의 진행 과정이 한층 명확해지면서 탐사형 하이브리드가 궁극적으로 가교형 하이브리드로 진화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인쇄업계에서 아날로그 사진 식자analog phototypesetting조판 기술이 등장하기 전엔 뜨거운 금속 활자를슬러그라 불리는 형태로 한 줄씩 녹여 넣은 다음 잉크를 묻혀 종이에 찍어내는 전통 방식이 사용됐었다. 아날로그 사진 식자는 혁신적인 광학기술로 인쇄 산업의 드라마틱한 진보를 약속하는 듯했다. 그러나 다양한 폰트를 제공하거나 단어나 글자 사이의 간격을 조정하는 데는 품질이 떨어졌기 때문에 고객이 이를 어떻게 수용할지 확실치 않았다. 그래서 많은 인쇄기업들은 어느 한쪽 기술을 확실하게 선택하기 전에 사진 식자와 주조 활자의 하이브리드 인쇄기를 만들었다. 인터타이프Intertype의 포토세터Fotosetter와 같이 기본적으로 전통적 인쇄기처럼 작동하지만 금속 슬러그 대신에 카메라가 각각의 문자열을 별도로 촬영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1947년에 발명된 이 하이브리드 인쇄기는 지금 보기에는 볼품이 없지만 인쇄 기업들이 기존 기술의 우위를 25년간 더 유지하는 동시에 신기술을 배울 수 있게 해주었다.

 

  

최적화 하이브리드.최적화 하이브리드는 파괴적 혁신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기이지만 신기술의 일정 부분이 기존 기술과 결합되면 상당한 개선이 가능할 때 흔히 사용된다. 예를 들면, 태양에너지 분야에서 실리콘 결정crystalline sillicon기술은 비정질 실리콘amorphous silicon기술의 도전을 받아왔다.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은 실리콘 결정 기술보다 비정질 실리콘 기술이 낮지만 후자는 두껍고 비싼 결정형 전지 대신에 초박막 반도체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훨씬 낮다. 이 박막을 사용한 대안기술이 태양광업계를 석권할 것인지의 논쟁이 진행되는 동안 일부 기업은 양쪽 기술의 장점을 결합했다. 비정질 실리콘 박막의 실리콘 웨이퍼silicon wafer로 이루어진 하이브리드 전지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실리콘 결정만을 사용할 때보다 매우 높은 효율로 햇빛을 전기로 바꿔준다.

 

최적화 하이브리드는 혁신적 파괴의 위협이 멀리 있을 때뿐만 아니라, 신기술이 기존 기술과 결합될 수 있고 하이브리드 제품이 기존의 고객층을 겨냥할 수 있을 때 가장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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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전략의 실행

 

언뜻 보기에는 기업의 특유한 경쟁환경에 맞는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것이 비교적 단순명료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판단능력이 요구된다. 여기서 하이브리드 전략을 실행하는 4단계 프로세스를 제시한다.

 

1단계. 필요한 하이브리드의 종류를 식별하라.당면한 상황에 적절한 하이브리드를 결정하기 위해, 우선 파괴의 위협이 얼마나 가까운지 또는 먼지를 평가하라. 그런 다음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는 전략목표를 정리해 보라. 신기술을 배우거나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기 위함인가? 파괴적 혁신의 잠재력이 있는 신기술에 대한 고객의 수용의지를 측정하기 위함인가? 업계나 시장의 미래를 구체화하는 게 목표인가? 만일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그렇게 할 것인가? 기존 고객을 혁신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안내하기 위함인가? 새로운 고객에게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려는 것인가? 당분간 수익을 유지하기 위함인가? 혁신의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함인가? 이런 질문에 답하는 게 상황과 전략목표에 맞는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올바른 하이브리드의 선택참조).

 

딱 맞는 하이브리드의 선택

 

어떤 형태의 하이브리드를 개발할지 어떻게 결정할까? 파괴가 진행 중이면 위협의 성격이 분명히 보일 것이며, 따라서 기업의 포지션과 고객의 선택을 그와 같은 맥락에서 구체화해야 한다. 파괴가 아직 멀리 있으면 신기술에 대해 학습하고, 어떤 미래 전략이 기업의 역량과 가장 잘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하이브리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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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계에서 기업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파괴적 위협의 시급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그런 기업들은 파괴적 혁신 자체로 전환하거나 대안을 고려할 시간을 벌기 위해 차단형 하이브리드를 만들기보다는 장기적인 가교형 하이브리드나 탐사형 하이브리드에 매달린다. 탐사형 하이브리드도 학습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너무 느린 대응은 기회와 경쟁력 우위를 잃게 한다.

 

2단계. 자신의 역량을 분석하라.다음으로 하이브리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검토하라. 아직 확보되지 않은 역량 중에 하이브리드의 핵심가치와 관련해 자체 개발이 필요한 부분과 외부로부터 획득할 부분을 식별하라.

 

예를 들어, 디지털 SLR 카메라 개발에 수반되는 문제를 생각해 보자. 기존 카메라 제조기업들은 (카메라설계, 광학기술, 판매망 등) 필요한 역량의 많은 부분을 이미 보유하고 있지만, SLR 광학기술과 디지털센서 기술 같이 부족한 부분도 있다. 그렇다면 부족한 기술의 중요도는 어느 정도인가? 아마도 장래에 디지털센서는 많은 경쟁자가 판매하는 상품이 되는 반면 고급 광학기술은 고유의 가치를 유지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기업은 어떤 기술을 자체 개발할지 결정하는 데 있어 통합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외부에서 부품을 조달하기로 한다면, 그것을 하이브리드에 흡수시키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생산 역량의 평가와 함께, 기존 비즈니스 체제로 하이브리드를 시장에 내놓을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요구되는지도 결정해야 한다. 기존 역량을 이용하고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맞추는 하이브리드를 개발하는 게 더 쉬울 수 있지만, 전략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새로운 역량과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예컨대 코닥은 디지털정보를 필름에 암호화해 기록하는 APS라는 하이브리드 제품을 내놓았다. 이는 기존 필름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상당부분 유지했기 때문에 후지, 아그파, 코니카 같은 필름 제조기업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이 하이브리드 제품은 기존 비즈니스의 수명을 잠시 연장하긴 했지만, 기업들이 디지털 이미징 산업의 미래를 학습하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3단계. 자원을 배분하라.주어진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하이브리드 개발에 추가적인 기술역량이 요구되면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새로운 고객층을 겨냥한다면 마케팅 투자를 강화해야 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세일즈 담당 인력과 공급망에 대한 투자를 요구할 것이다.

 

기업은 하이브리드 개발을 결정하고도 필요한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 잘못을 저지를 수도 있다. 이는 단순히 불행한 정도가 아니라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의 연구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미온적 투자가 임박한 기술적 위협이나 아직 개척되지 않은 시장의 잠재력에 대한 소극적 대처를 초래함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자동차에 들어가는 카뷰레터(기화기)가 전자식 연료분사장치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많은 자동차회사가 전자식 연료피드백 시스템(FFS)을 포함하는 하이브리드 제품을 만들었다. 이것은 그들이 아직 확보하지 못했던 핵심부품이었다. 이 부품의 중요성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몇몇 기업은 기술의 자체개발보다 FFS 부품을 조달해 기화기에 조립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근시안적 결정과 아울러 성능이 낮은 하이브리드를 만들어냄으로써 이들 기업의 다수가 전자식 기술로 전환하는 데 실패했다.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당시 타사 대비 고성능의 하이브리드를 개발했던 기업들은 이 전환기를 잘 극복했을 뿐만 아니라 전자식 시스템이 대세가 된 후에도 경쟁자들을 계속 능가했다.

 

4단계.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을 계획하라. 네 번째 단계에서는 하이브리드의 라이프 사이클을 신중하게 계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영구적인 목적인가, 일시적인 것인가? 일반적으로 그렇듯이 라이프 사이클이 일시적이라면,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궁극적으로 제공해야 할 새로운 비즈니스나 제품은 무엇이며 그 시기는 언제인가?

 

대다수의 하이브리드가 일종의 미봉책이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머리로는 이해하기 쉽지만, 실제로 기업이 오리지널 제품만큼이나 하이브리드에 집착할 수 있음을 우리의 연구결과가 보여준다. 흔히 기업의 입장에서 기존 비즈니스모델을 폐기하는 파괴적 혁신으로 가기보다는 하이브리드를 수용하는 것이 조직 내에서 정치적으로 더 쉽기 때문에 영구적인 대안으로 고려하고자 하는 유혹이 매우 크다.

 

우리는 이런 성향이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남을 보았다. 첫째, 임시적 하이브리드에 지나치게 집착한 결과 그것을 신기술 채택을 위한 징검다리로 삼지 못한다. 둘째, 최종단계 하이브리드나 틈새형 하이브리드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몫이 파괴적 혁신의 결과로 잃어버린 부분을 보충하기에는 너무 작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지속 가능한 영구적 비즈니스로 개발하려 한다.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하기 위한 시간을 버는 데 하이브리드를 활용하기보다 기존 비즈니스모델의 마진을 지키려는, 실패가 예정된 노력에 힘을 쏟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지속 가능성이 없는 작은 틈새를 향해 시장을 역주행하는 것이 파괴의 위협에 직면한 기업들이 저지르는 전형적인 실수다.

 

학습이 주된 목적인 하이브리드(최적화 및 탐사형 하이브리드와 대부분의 가교형 하이브리드)와 관련해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이런 하이브리드는 영구적인 비즈니스가 아니라 실험의 대상으로 취급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연구는 미래를 배우고 수용하려 노력하는 기업이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존하려는 기업보다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기업은 하이브리드를 활용해 최대의 전략적 가치를 획득하고 다음 세대로의 성공적 전환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를 위한 조직화

 

기업의 기존 역량들은 하이브리드를 개발할 때 자산과 부채 모두가 될 수 있다. 기존 조직에 주도권을 주면 파괴적 변화의 대응방안을 찾기보다 현상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에 회사의 기존 조직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도 풍부한 경험과 지식의 축적으로부터 단절되는 결과를 낳는다. 하이브리드를 개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이브리드 조직을 활용하는 것이다.

 

‘사슬tethers의 필요성을 분석하는 일부터 시작하라. 하이브리드 조직의 각 부분이 기존 조직에 구속되거나 구속되지 않도록 하는 게 필요한 기능을 확립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예를 들면, 볼트를 개발할 때 셰비의 하이브리드 단위조직은 차체 설계 그룹과 공기역학 그룹에 밀접하게 연결됐다. 이 두 그룹은 하이브리드차와 기존의 자동차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새로운 역량과 혁신적 아이디어를 장려하기 위해 볼트 조직과 동력전달장치 그룹은 분리했다. 개발 기간의 특정 시점에서 볼트에 대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요구된다면 이 하이브리드 단위조직은 판매 및 재무그룹과도 분리해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는 임시방편이다. 파괴적 변화에 전 재산을 걸고 예/아니오 식의 이진법적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대안을 제시해 준다. 또 길고 불확실한 불연속 구간에 다리를 놓는 데 도움을 준다.

 

 

현재 성공을 누리고 있는 기업들은 밉스 컴퓨터 시스템MIPS Computer Systems이라는 회사의 교훈을 상기하며 즐거워할지도 모른다. 이 회사는 1984축소 명령집합 컴퓨팅reduced instruction-set computing”, 줄여서 RISC라고 불린 기술을 채택한 혁명적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앞세워 시장에 진출했다. 이것은 아주 고전적인 파괴적 혁신이었다. 당시 시장의 리더였던 인텔이 널리 보급시킨 CISC(복잡 명령집합 컴퓨팅complex instruction-set computing) 마이크로프로세서보다 구조도 단순하고 가격도 저렴했다. 밉스와 선 마이크로시스템이 RICS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자 업계 전문가들은 산업 파괴적 변화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인텔은 밉스의 위협을 무시하거나 시장을 순순히 내주는 대신에 1995년 펜티엄 P6으로 대응했다. 펜티엄 P6은 기본적으로 CISC RISC 기술의 장점들을 접목한 최종단계 하이브리드 제품이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컴퓨터 칩은 여전히 이런 방식으로 제조된다.

 

이 사례에는 두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 첫째는 타이밍이다. 파괴적인 RISC 기술이 소개되고 나서 하이브리드 제품이 방어에 성공하기까지 9년이라는 간격이 있었다. 신속하고 완전하게 이뤄지는 파괴적 혁신도 있지만, 이렇게 파괴가 완성되는 데 수년, 심지어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이럴 경우 전략가, 제품 개발자, 경영자들에게는 신중한 대응 방안을 찾을 시간이 주어진다.

 

둘째는 이와 같이 파괴적인 혁신기술을 가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골리앗이 이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점이다. 인텔의 펜티엄 P6은 시장의 주류 기술이 됐지만, 대부분의 하이브리드는 신제품 카테고리의 주류로 들어가지 못한다. 그런 것이 하이브리드의 목표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는 임시방편이다. 파괴적 변화에 전 재산을 걸고 예/아니오 식의 이진법적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대안을 제시해 준다. 또 길고 불확실한 불연속 구간에 다리를 놓는 데 도움을 준다. 적절히 활용된 하이브리드는 훌륭한 수익의 원천이 되고, 또 다음 세대까지 살아남아 번영을 위한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연구에 대해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관련 연구는 전자식 연료분사기술이 출현한 시기의 자동차업계, 특히 이 시기의 모든 기화기와 EFI 제품의 제조에 대한 정량적인 연구를 포함한다. 우리의 정성적 연구는 20개 업종의 20가지 하이브리드에 대한 사례연구와, 현재 진행중인 75개 업종의 300가지가 넘는 하이브리드에 대한 요인 분석으로 구성돼 있다.

 

네이선 퍼, 대니얼 스노

 

네이선 퍼(Nathan Furr)는 인시아드의 전략 담당 부교수이며, 대니얼 스노(Daniel Snow)는 브리검영대 경영학과 부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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