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월호

행동주의 투자자를 위한 변론
월터 프릭(Walter Frick)

Synthesis

 

행동주의 투자자Activist Investors[1]를 위한 변론

 

월터 프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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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6,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은 미국의 송유관회사 노던 파이프라인Northern Pipeline에 간단한 요청사항 한 가지를 담은 편지 한 통을 보냈다. 이 회사에 지분을 약간 갖고 있었던 그는 노던 파이프라인이 철도 채권 및 기타 증권 수백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후에 월 스트리트의 학장the dean of Wall Street으로 불리게 된 가치투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은 증권을 매각하고 그 이윤을 주주들에게 배당금 형태로 나눠 달라고 요청했다.

 

노던 파이프라인의 임원들은 달가워하지 않았다. ‘송유관 운영은 복잡하고 전문화된 사업이어서 평생 일해 온 경영진과 달리 주주들은 사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레이엄은 단념하지 않고, 1년에 걸쳐 록펠러재단을 포함해 노던 파이프라인의 주식을 100주 이상 가지고 있는 주주를 모두 만나가며 수동적인 투자자들이 자신의 소액주주 참여 활동에 동참해 줄 것을 설득했다. 록펠러재단에는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기도 했다. “이런 방향의 계획은 경영진보다는 주주들이 추진해야 마땅합니다. 기업에서 불필요한 자본을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주주들에게 돌려줄 것인가를 우선적으로 결정하는 사람은 자본의 관리자보다는 자본의 소유자여야 합니다.”

 

노던 파이프라인을 둘러싼 이 전투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대립되는 견해가 드러난다. 그레이엄에 의하면, 경영진은 주주가 소유한 기업을 경영하는 고용인이다. 반면 노던 파이프라인의 경영진은 기업이 경영진의 것이며, 사업에 대한 이해가 없는 주주는 자본을 투자함으로써 기업의 성공에 기여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레이엄은 뜻했던 바를 이루었고, 행동주의 투자자의 시대가 열렸다.

 

90년이 지난 지금, 주주 자본주의는 단기 이윤에만 지나치게 집착하고 직원과 지역사회보다 투자자를 우선시한다는 이유로 맹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출간된 두 책에서 설명하듯, 행동주의 투자를 반대하는 의견은 그 근거가 다소 명확하지 않은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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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Chairman:

Boardroom Battles

and the Rise of Shareholder Activism

제프 그램

하퍼비즈니스, 2016

 

노던 파이프라인의 사례가 인용된 <Dear Chairman (HarperBusiness, 2016)>에서, 헤지펀드 전문가이자 컬럼비아대 강사인 제프 그램Jeff Gramm은 상장기업의 주주와 이사회 사이에 오고 간 서면자료를 중심으로 행동주의 투자의 역사를 재구성했다. 그램의 설명에 따르면, ‘좋은 편지(서면)는 투자자가 이사회나 임원과 소통하는 방법, 매수 대상 회사를 평가하는 방식, 이를 통한 수익 창출 전략을 가르쳐 주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필수적인 학습 자료다. 이러한 소통의 기록은 전략적 지혜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사냥꾼의 몸값 요구 편지ransom letters of corporate raiders (1980년대 흔히 쓰이던 표현)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발상이 의아하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램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투자자들은 단순히 배당금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1985년 로스 페로Ross Perot가 미국의 자동차회사 GM의 회장 로저 스미스Roger Smith에게 쓴 편지를 살펴보자. “저는 GM이 기술과 자본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서 세계적 기업이 되고 동시에 가격경쟁력도 갖추게 되는 것이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일본 기업이 앞서가는 것은 기술이나 자금 때문이 아닙니다. 그들은 오래된 장비를 쓰지만, 저렴하고 좋은 차를 만듭니다. 경영을 잘하기 때문입니다. 일본 내에서도 그렇지만 미국의 자동차노동조합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합니다.” 기업이 이를 수용하든 말든 일단 페로는 전략을 제안했다.

 

개인적으로 2005년 대니얼 레브Daniel Loeb가 미국의 에너지기업인 스타 가스 파트너스Star Gas Partners의 회장 이릭 세빈Irik Sevin에게 보낸 편지를 가장 좋아한다. 레브는 기업 경영에 대해 핵심을 찌르는 직언을 한다. 78세인 회장의 어머니가 이사회에 포함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당신이 임원으로서의 직무 수행에 태만할 경우 당신을 해고해야 하는 직책에 어머니를 임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라고 레브는 썼다.

 

[1]사업의 실적을 예측해 투자하는 소극적 투자에서 벗어나 특정 기업의 주식을 대량 매수한 후 주주로 등재해 기업의 혁신, 구조조정 등 기업 경영에 관여해 수익을 내는 적극적 투자자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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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 Value:

Why Activist Investors

and Other Contrarians Battle

for Control of Losing Corporations

토비아스 E. 칼라일

와일리, 2014

 

<Dear Chairman>이 사례 연구법을 따랐다면, 토비아스 E. 칼라일Tobias E. Carlisle <Deep Value (Wiley, 2014)>는 개인적인 행동주의 투자의 사례를 엮어 비즈니스 지침서를 만든 것이다. 학계 논문 검토서 같은 느낌으로, 주석이 굉장히 많이 달려 있긴 하지만 흥미로운 내용이다. 이 책은 가치투자, 즉 평가절하된 주식을 발견한 사례를 다루고, 워런 버핏과 같은 현역 투자자들 및 이보다 공격적인 성향의 칼 아이칸 같은 행동주의자들이 어떻게 시장에서 초과 수익을 냈는지 설명한다. (그램의 책에도 1964년 워런 버핏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 1985년 칼 아이칸이 필립스 석유Phillips Petroleum에 쓴 편지가 실려 있다.)

 

초창기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모두 그레이엄의 발자취를 따른다. 상장기업은 기업 요소의 총합, 즉 매각됐을 때 창출하는 총액보다 저평가될 경우가 있다. 그레이엄의 표현에 따르면, 이러한 기업은월 스트리트의 판단에살아 있는 것보다 죽었을 때 가치가 높다.’ 주주들은 이런 기업이 남은 현금 자본을 낭비하고 기계를 멈춰 결국 투자했던 시점보다 가치가 떨어질까 염려한다. 이 경우 경영진을 설득하여 매각을 유도하거나 적어도 배당금을 높이게 함으로써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행동주의자들은 다양한 행보를 보였다. 1980년대에는 경영권을 인수하겠다고 위협하며 할증을 붙여 주식 환매를 유도했다. 소위그린메일Greenmail이라고 불렸던 이 행위는 현재 미국 일부 주에서 불법이고, 연방 정부에서는 이런 행위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한다. 오늘날의 행동주의자들은 인수 제안을 수락하거나 사업 일부를 매각하거나, 경영을 개선하도록 기업을 압박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레이엄의 의견처럼, 행동주의 투자자가 기업 전략 수행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행동주의 투자자의 의견이 기업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의외로, 일부 지표에 따르면 답은그렇다인 듯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활동은 그 직후 분기가 아닌 3년 후까지도 기업의 수익성과 생산성을 높인다고 한다. 또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개입에 의해 연구개발비가 줄어들기도 하지만, 이후 기업의 혁신적 변화를 유도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행동주의 투자자가 개입해 정보기술 분야에서 경쟁사보다 뒤처진 표적기업을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으로 만들어 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행동주의 투자자의 사회적 영향에 대해서는 더더욱 밝혀지지 않은 면이 많다. 위에 언급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표적 기업에 소속된 직원들의 보수가 이윤이나 생산성에 비례하여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불평등과 임금 정체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회에서는 크게 문제 삼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CEO 보수를 제한한 기록도 있다.) 하지만 미국의 비영리 싱크탱크 조직 루스벨트 인스티튜트Roosevelt Institute에서 2015 11월 발표한 단기적 이익 추구에 대한 논문 2건에서 행동주의 투자자는 단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아이칸이나 레브와 같은 행동주의자들은 정치적 표적이 되기 쉽다. 목소리를 높이는 데 주저하지 않고 행동주의 투자자로서의 의견을 밀어붙이며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기 때문이다. 애플을 대상으로 한 아이칸의 최근 활동을 보면, 행동주의 투자자는 여전히 배당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다시금 알 수 있다.[2] 그러나 주주 자본주의로 인해 발생한 모든 문제에 대해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집단만을 비난할 수는 없다. 짧아진 CEO 임기와 수동적 투자자들의 분기 수익에 대한 지나친 집착 역시 비난의 대상이다. 윌리엄 라조닉William Lazonik 2014 HBR에서 설명했듯, 경영진에 대한 보상체계 역시 또 하나의 주범이다. 행동주의 투자자에게도 책임이 있는지 아닌지와 관계 없이, 주식으로 보수를 받은 CEO는 주식 환매를 통해 단기적으로 회사의 주가를 올리고 싶은 동기를 부여받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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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 터클: 내가 읽는 책

 

<The Road from Coorain> 질 커 콘웨이Jill Ker Conway, Knopf, 1989.

“콘웨이는 오스트레일리아 시골에서부터 대학 학장으로서 선구자적인 사람이었고, 여성학의 발명을 도왔으며, 학자들이 영악한 사업가, 창의적인 박애주의자, 뛰어난 작가일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셰리 터클(Sherry Turkle)MIT 교수이며, <Reclaiming Conversation: The Power of Talk in a Digital Age (Penguin Press, 2015)>의 저자다.

 

[2] 애플의 지분 약 1%를 보유한 칼 아이칸은 2013년부터 팀 쿡 애플 CEO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상승 유도를 압박하고 있다역주

 

월터 프릭(Walter Frick)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선임 편집 고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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